[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와 영국 금융시장 불안 여파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만 9590.41까지 내려오면서 3만 선이 붕괴됐다. 이는 또 6월 저점보다 밑으로 떨어져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가 경신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6월 저점을 하향 돌파하지는 않았지만 연중 최저치 경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의 긴축행보와 이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연준은 앞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금리를 추가로 1.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내년 말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4.6%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금리인상 영향으로 S&P500 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4300에서 3600으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 정부의 최근 감세안 발표 또한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3일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이러한 소식에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그만큼 달러화 가치는 크게 올랐다는 의미다. 달러지수는 이날 113을 돌파하며 200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보다 채권에 대한 매력도가 더 높아진 점도 증시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 거론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2년 미 국채 수익률을 찾고있다고 전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3.82%까지 올랐고, 2년물 국채금리도 4.27%까지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2010년 이후 최고치를, 2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의 안드류 시츠 최고 자산 전략가는 "현금과 단기 채권은 변동성이 작고 수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도이치방크에 따르면 이달에 국채 관련 상장지수펀드(EFT)에 유입된 자금이 주식 관련 ETF 규모를 웃돌았는데 이는 3년만에 처음 일어났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증시는 이번 주에도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각종 인플레이션 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보스턴, 애틀랜타, 댈러스, 클리블랜드,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 캔자스시티, 리치먼드, 뉴욕 등 10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나머지 7명의 이사와 2명의 지역 연은 총재를 제외한, 점도표에 나온 절반 이상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디지털 화폐에 대해 27일 연설에 나서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연설은 30일 예정되어 있다. 이들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나올 경우 증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0일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오히려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8월 근원 PCE 물가가 전년 대비 4.7% 올라 전달의 4.6% 상승을 웃돌고, 전월 대비로도 0.5% 올라 전달의 0.1% 상승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날에는 미시간대학이 발표하는 기대 인플레이션도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들은 1년 후 인플레이션이 4.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5년 후에는 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이전보다 전망치가 하향됐다.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것은 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내구재 수주와 각종 주택 지표,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에서 경기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다. 아울러 자산관리자들이 월말과 3분기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변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RBC 글로벌 자산관리의 안드르제즈 스키바 미 국채 총괄은 기준금리가 4.6%에 피크를 찍고 이에 따른 시장 전망은 인플레이션 추이에 좌우된다며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떨어질 것이란 점이 우리의 시각이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는 낮다"고 말했다.GLOBAL-FINANCE/ 미 월가(사진=로이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