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재무부는 정치권 합의가 불발될 경우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는 시기인 이른바 ‘X-데이트’를 6월 1일로 발표한 상태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의 이율이 우량 기업의 회사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는 8월 8일이 만기인 마이크로소프트(MS) 회사채 이율은 4%를 살짝 상회하는 반면, 8월 6일 만기인 국채 이율은 5.2%를 넘어선다. 채권 이율 하락은 매수세가 몰려 채권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존슨앤드존슨(J&J)이 발행한 11월 만기 회사채도 비슷한 만기의 미 국채보다 이율이 1.0%포인트 가까이 낮다고 WSJ는 전했다. MS와 J&J는 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최상등급을 받은 기업이다. 현금 보유액이 1040억 달러(약 137조 원)에 달할 정도로 재정이 건실한 MS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J&J도 기록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만기별 초단기 국채 금리의 경우 디폴트가 일어날 시기인 다음 달 1일 5.736%로 급등한 뒤 다음 달 6일 6.015%를 찍고, 15일 6.098%를 기록했다. 또 미 재무부가 발행한 21일짜리 증권 ‘캐시 매니지먼트 빌’(CMB) 금리는 6.2%를 찍었다. 통상 회사채 이율은 국채 이율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지만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국채에 대한 이자 지급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도하면서 회사채로 몰리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투자정보업체 인베스코의 미국 투자 분야 대표 매트 브릴은 "채권 투자를 할 경우 만기에 채권 발행자가 제대로 상환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미국 연방정부의 상환 능력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자를 낼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는 현금과 금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JP모건 투자전략팀은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과 회사채 비중을 줄이고 현금을 2% 늘렸다. 또 원자재 포트폴리오 내에서는 안전자산 수요와 부채한도 관련 리스크 헤지 등을 감안해 에너지 관련 자산을 팔고 금 매수로 전환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부채한도 문제가 신속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이 시장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하지만 지난주 반등에도 위험자산은 올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원자재와 신용 부문은 박스권 하단에서 거래되고 있다"면서 "주가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지만, 자사 포트폴리오 모델은 지난달 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4개월 새 3번째 손실"이라고 말했다.US-POLITICS-ECONOMY-DEBT-BIDEN-MCCARTHY 백악관 집무실에서 부채한도를 논의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사진=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