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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폭풍의 눈’ 들어선 韓 기업···‘제2의 사드보복’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3 15:08

G7 회담 이후 中 보복 본격화 "마이크론 제재"



네이버·다음 등도 차단···"반사이익 기대하기는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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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제2의 사드보복’을 우려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장 한국을 향한 중국의 직접적 보복타격이 시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다.

23일 재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자국 기업들에게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에 맞춰 발표된 제재다.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D램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이 일이 삼성·SK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이 뚜렷한 근거 없이 외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은 ‘반도체법’ 등을 들고 중국 사업을 확장하지 말라고 우리 측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또 최근 인터넷 부문 통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 주요 지역에서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접속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현지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에 접속할 수 없었다. 검색·메일 등 서비스는 이용 가능했지만 G7 정상회담을 전후로 이마저 막힌 것이다. 또 포털사이트 다음은 2019년 1월부터 차단됐다. 작년 말부터 판호가 열리기 시작한 게임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는 중국 정부가 아닌 소비자들이 ‘제2의 사드보복’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미중 갈등 국면 속 한국을 ‘미국편’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2017년 ‘사드보복’ 이후 판매가 급감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 경향을 꼽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현대차 등은 스마트폰·자동차 분야에서 중국 공략법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작년 전세계 1위(22%) 자리를 지켰지만 중국에서는 0%대에 불과하다. 이에 기술 격차가 있는 폴더블폰 등을 앞세워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사드 보복’ 이전인 2016년 중국에서 114만2016대의 차를 팔았지만 작년에는 25만9000대까지 급감했다. 이에 최근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현지 진출을 선언하고, 기아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EV5’ 같은 현지 전략 차종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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