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석탄발전소(사진=AP/연합)
지속되는 폭염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국제사회의 목표가 달성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최대 석유공룡인 엑손모빌은 28일(현지시간) 연례 '글로벌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2030년까지 약 360억톤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50년에는 270억톤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 배출량 대비 약 25% 감소한 규모다.
재생에너지 확대, 탄소포집 및 저장(CCS), 수소, 바이오연료 등 친환경 기술 확산으로 탄소배출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전망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만으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제한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50년까지 글로벌 탄소배출량이 110억 톤 수준으로 줄어야 2도 이하 목표가 가능하다고 제시한 바 있다.
심지어 올해 엑손모빌이 예측한 2050년 글로벌 탄소배출량 전망치는 작년에 발표된 보고서 대비 4% 증가한 수치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견고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실제 작년과 비교해 올해 발표된 보고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석탄 비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석탄소비는 88억톤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이 감축을 약속했지만 엑손모빌은 2050년까지 글로벌 에너지 믹스에서 석탄 비중이 14%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2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IPCC가 요구하는 석탄 비중 목표치인 5%와는 큰 격차가 있다. 또 석유와 천연가스 비중은 55%로, 지난해 전망치(56%)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2050년 화석연료 전체(석탄·석유·천연가스) 비중을 67%로 예상한 바 있다. 단순 계산하면 작년에 예측된 2050년 석탄비중은 11%로, 올해 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는 의미다.
엑손모빌은 석탄 수요 확대 배경으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발전 구조를 꼽았다. 크리스 버드살 경제·에너지·전략 계획 총괄은 기자들에게 “전 세계적으로 석탄을 이용한 발전 비중이 다시 늘고 있다"며 “석탄발전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발전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석탄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에너지 믹스에서 석탄 비중이 지난해 11%에서 2050년 3%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비(非)OECD 국가들의 경우 같은 기간 34%에서 19%로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석탄(사진=픽사베이)
이런 가운데 중국은 여전히 석탄발전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중국에서 21기가와트(GW)의 석탄발전소가 새로 가동됐다고 밝혔다. 상반기 기준으로 봤을 때 이는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같은 기간 새로 착공되거나 건설이 재개된 석탄발전소 규모는 46GW에 달했다.
CREA는 “정책적 조치가 없다면 석탄발전소가 새로 가동되는 추이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석탄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폐쇄 대상인 석탄발전소들의 수명이 연장됐다. 미국 석탄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 에너지부는 연방전력법 202조(c)에 의해 가동 중단을 앞둔 미시간주 JH캠벨 석탄발전소를 지난 5월 말부터 90일 동안 연장하라는 긴급명령을 두 차례 연속 내렸다. 이에 따라 이 발전소는 오는 11월 19일까지 강제로 가동된다. 올해 폐쇄 예정인 펜실베이니아주 에디스톤 화력발전소도 가동이 90일 연장됐다. 해당 법안은 전력수급이 불안해지는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 에너지부 장관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한편, 엑손모빌은 전기차 판매 둔화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2030년 정도에 정점에 도달하고 2050년에도 하루 1억배럴 이상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가스의 경우 발전 확대에 힘입어 2050년 글로벌 수요가 지난해 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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