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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中 리스크···깊어지는 韓 기업 ‘대응 전략’ 고심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 주요 기업들이 새해 벽두부터 ‘중국 리스크’에 직면했다. 중국 당국이 노동이사제 확대 등을 골자로 한 ‘회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우리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다. 이미 소비재 기업들은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중간재 수출 기업들 상황도 좋지 않다. 석유화학·철강 등 일부 업종에서 이미 ‘탈(脫)중국’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 SK, 현대차, 포스코 등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4일 재계와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최근 상무위원회를 열고 회사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기업에 대한 정부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인대는 중국의 의회 역할을 한다. 오는 7월 1일 시행되는 개정법은 종업원 300인 이상 유한책임회사가 이사회 안에 직원들이 선출한 직공 대표를 포함하도록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이 노동이사제 확대 대상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2년 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노동이사제를 실시했다. 현재까지는 노조의 입김이 너무 커진다는 이유로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작년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이사가 과도하게 경영에 개입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개정 회사법은 ‘유한회사 사원 실권 제도’도 도입했다. 신규 법인은 5년 내에 자본금을 모두 완납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우 자본금 납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재계는 2016년 ‘사드 보복’과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시장 구도가 크게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지에서 부동산 등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한국 소비재에 대한 충성도도 확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중국과 교역에서 무역적자를 내기도 했다. 금액으로는 180억달러(약23조6000억원) 수준이다. 중국의 매력이 떨어지며 일부 업종은 이미 다른 활로를 찾아 나선 상태다. 동국제강은 2021년 사업을 접었고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롯데삼강케미칼을 팔았다. 현대차·기아는 일부 생산시설을 정리하고 있고 현대제철도 베이징·충칭법인 매각을 진행 중이다.그렇다고 세계 최대 수출공장이자 거대한 내수 시장을 지닌 중국을 포기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현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역시 고부가가치 차종이나 전기차 위주로 주력 판매 차종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90억달러(약 11조8000억원)를 들여 인텔의 중국 낸드 공장을 인수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yes@ekn.kr중국 허베이성에 위치한 현대차 창저우 공장 전경.

OPEC+ 감산에도 국제유가 횡보...에너지株 전망은 올해도 먹구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주요 산유국 협의체)의 지속적인 감산에도 국제유가가 횡보세를 보이자 에너지 관련주들이 휘청인 가운데 이들의 주가가 올해도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비(非)OPEC+ 산유국들이 원유 공급을 주도하면서 유가 상승이 제한돼 석유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미국 S&P500 지수 11개 섹터 중에서 에너지가 두번째로 크게 하락한 업종이라고 보도했다.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등으로 구성된 S&P500 에너지 지수는 672.34로 2023년을 시작했지만 연말엔 640.05로 5% 가량 하락 마감했다. 이 지수는 특히 작년 10월부터 본격 추락했는데 S&P500 지수가 10월 저점에서 반등한 이후 사상 최고치(2022년 1월 3일·4796.56) 근접까지 폭등한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필두로 한 OPEC+의 지속적인 감산에도 유가가 지난해 전반적으로 박스권 장세를 보였던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부분은 중동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이날 크게 올랐음에도 월가에서는 비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날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29% 오른 배럴당 72.70달러, 3월물 브렌트유는 3.11% 오른 78.25달러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5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마감했으며, WTI 하루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그 영향으로 이날 S&P500 지수 11개 섹터 중 에너지가 1.52% 상승을 기록해 가장 크게 오른 업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즈호증권은 이날 엑손모빌,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을 포함해 석유·가스 기업 8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줄하향했으며 일부 에너지 기업들의 목표주가도 낮췄다. 엑손모빌과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경우 목표주가가 각각 133달러→117달러, 72달러→63달러로 하향됐다. 니틴 쿠마르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오르고 내리는 일이 많겠지만 잡음을 배제하고 펀더멘털만 집중한다면 결국 오른 선택을 하게될 것"이라며 글로벌 석유 생산은 올해 시장 공급을 잘 유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는 올해 내내 횡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도 올해 원유시장에 공급이 충분해 유가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분석업체 베타피(VettaFi)의 스테이시 모리스 에너지 리서치 총괄은 "에너지 업종을 떠바칠 만한 호재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지정학적 위기 등에 따른 국제유가와 에너지 관련주 급등에도 월가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신호라고 전했다. 중동의 긴장 고조에 따른 공급차질 우려는 중대한 리스크 요인이지만 늘어나는 원유 생산에 상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주간 원유생산량이 하루 133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브라질, 가이아나 등의 산유량도 대폭 늘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동시에 원유 수요는 불확실하다. 씨티그룹의 앤서니 유엔 에너지 전략 총괄은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선 전기차 대중화가 원유 소비에 구조적인 역풍으로 작용해 수요를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부분에서도 S&P500 에너지 업종의 추가 약세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전략가들은 "S&P500 에너지 지수와 S&P500 지수의 비율을 차트로 그려보면 헤드앤숄더 패턴이 나온다"며 "이는 에너지 관련주들의 추가 약세를 시사하는 기술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S&P500 에너지 지수가 시세의 하락장을 예고하는 ‘데스크로스’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데스크로스는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위에서 아래로 돌파할 때를 가리킨다. 한편,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2023년 4분기 실적은 이달 중순부터 발표될 예정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이 기간 국제유가가 전년 동기보다 더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만큼 에너지 업계의 실적이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원유시추기(사진=로이터/연합)지난 1년간 WTI 가격 추이(사진=네이버금융)

美 연준 "기준금리 고점 도달, 올해 인하 적절"…시기는 언급 없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고 올해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미국 금리가 3월에 첫 인하될 것이란 시장 전망은 크게 안 꺾인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지난달 회의에서 이번 긴축사이클에서 정책금리가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에 있다는 데 공감했다. 위원들은 또 올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부분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위원들이 각자의 견해를 담아 제출한 전망을 토대로 할 때 거의 모든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해 2024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의사록은 밝혔다. 의사록은 그러나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이 명확해질 때까지 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에 유지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 경제 전망과 관련해 위원들은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여건 변화에 대응해 추가 긴축 카드를 여전히 정책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강조한 것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한 연설에서 "‘자동 조정장치(autopilot)’는 없다"라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완화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올해 금리 조정의 속도와 시기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에 달렸다며 "예측은 어렵고, 조건은 항상 변화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접근 방식도 또한 그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고, 점도표를 통해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긴축 정책의 수준을 언제 되돌리는 게 적절하겠느냐는 질문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는 오늘 회의에서도 논의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연준이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정책 전환(피벗)을 시사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채 금리가 급락하고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3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방향에 여전히 무게를 기울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3월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66.5%로, 12월 FOMC 의사록이 발표되기 전날(69.6%)과 큰 차이가 없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스튜어트 폴은 "연준 위원들의 과도한 비둘기파적 신호는 연준이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올 1분기 안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우리의 관측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기준금리에서 한국 기준금리를 차감한 역전 폭은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사상 최대인 2.00%포인트로 7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 ING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이르면 2분기에 금리를 처음으로 내려 올해 기준금리가 총 50bp(1bp=0.01%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USA GOVERNMENT 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EPA/연합)

비트코인 시세, 새해 장미빛 전망 ‘증발’? 가격 폭락 주의보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휘청거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3시(서부 낮 12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5.21% 내린 4만 2619달러(5585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새해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며 21개월 만에 4만 5000 달러까지 돌파했다. 다시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10분께는 비트코인 가격이 단 몇 분 만에 10.87%까지 급락(4만 625달러)하며 4만 달러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한때 12.5%까지 추락하는 등 6% 이상 하락했다. 이날 급락은 SEC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시장 기대와 달리 SEC가 이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나왔다.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의 전략 책임자인 마르쿠스 틸렌은 이날 보고서에서 "겐슬러 SEC 위원장이 암호화폐를 수용하지 않고 있고, 그가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에는 승인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SEC가 1월에 모든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또 "SEC가 승인을 거절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며 "20% 급락해 다시 3만 6000 달러∼3만 8000달러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일부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회복력이 제한되면서 그간 기대와 달리 불안함이 감도는 모양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오늘 시장 반응에서 알 수 있듯이 시장은 이미 ETF 승인을 거의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ETF 승인에 따른 상승 여력은 미미하지만, SEC가 신청을 다시 거부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잠재적 하락 여력은 심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그동안 레버리지로 강세를 보여 왔기 때문에 단지 소문만으로도 반대로 레버리지 급락(cascade)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SEC에 제출된 신청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포함해 10여건에 달한다. 그동안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시한인 1월 10일이 가까워지면서 기대감이 치솟았다. 작년 11월 초만 해도 3만 4000달러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은 두 달에 걸쳐 상승 곡선을 그리며 4만 5000달러대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hg3to8@ekn.kr2021052601001107500049141 암호화폐 비트코인 모형.

[미국주식] 뉴욕증시, 애플 악재 다음은 FOMC…엔비디아·테슬라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낙폭을 확대하며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84.85p(0.76%) 하락한 3만 7430.19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02p(0.80%) 떨어진 4704.81로, 나스닥지수는 173.73p(1.18%) 밀린 1만 4592.21로 마감했다. 이번 연말연시에는 산타랠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스닥 지수는 연초부터 이틀 연속 1% 이상 하락했고 S&P500지수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 전후 마지막 5거래일과 연초 2거래일간 0.9%가량 내렸다. 해당 기간 지수가 하락한 경우는 2015년~2016년 연말연시 이후 처음이다. 애플 주가 하락에 기술주 전반 투자 심리가 악화한 데다 10년물 국채금리도 4%까지 오르면서 기술주에 악재가 되고 있다. 오후에 발표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주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발표된 1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이라는 데 동의했다. 또한 올해 중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서도 구체적인 시점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의사록은 "회의 참석자들이 대체로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신중하고 지표에 의존하는 접근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인플레이션이 위원회 목표를 향해 분명히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갈 때까지 정책이 한동안 제약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참석 위원들은 향후 경제 상황이 추가 금리 인상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동안 제약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과 추가 금리 인상 위험을 강조한 점은 시장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할 위험을 높인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한 연설에서 "‘자동 조정장치(autopilot)’는 없다"며 시장 금리 인하 기대를 완화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올해 금리 조정 속도와 시기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에 달렸다며 "예측은 어렵고, 조건은 항상 변화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접근 방식도 또한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킨 총재는 "연착륙이 점점 가능해 보이지만, 결코 당연한 일은 아니다"라며 경제가 강력한 성장과 함께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국채금리는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까지 오르면서 12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폭을 축소하며 3.91%까지 떨어졌다. 2년물 금리는 4.34%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부진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기업들 채용 공고 건수는 3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노동부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채용공고 건수는 879만 건으로 직전월보다 6만 2000건 감소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하는 미국 제조업 지표는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여전히 위축세를 나타냈다. ISM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로 집계돼 전월 46.7보다 높았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47.2도 소폭 상회했다. 그러나 수치는 여전히 50을 밑돌아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임을 시사했다. S&P500지수 내 부동산 관련주는 2% 이상, 임의소비재, 산업, 자재, 기술 관련주는 1% 이상 떨어졌다. 에너지 관련주는 유가가 3%가량 급등했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다. 전날 3% 이상 급락했던 애플 주가는 이날도 0.8%가량 떨어졌다. 번스테인은 애플의 주가가 고평가돼 있으나, 현 수준에서 크게 하락할 위험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엔비디아가 1.2%, 테슬라가 4% 넘게 하락했다. 월트디즈니 주가는 행동주의 투자기업 밸류액트 캐피털이 디즈니 이사회를 지지하는 데 동의했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다. 포드 주가는 F-150 리콜 소식에 3% 이상 하락했다. 제록스 홀딩스 주가는 직원 15%를 감원한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12%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원하는 만큼 연준이 빠르게 돌아서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베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에 "12월 시장을 움직인 단기 모멘텀은 주로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인식에 기반을 둔 것이지만, 사실상 경제 지표는 시장이 원하는 만큼 빠른 방향 전환(pivot)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근원 PCE 가격지수가 여전히 2%를 웃돌고 있어 금리가 현재 가격보다 더 오래 더 높이 유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앱투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존 루크 타이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말 두 달간 우리가 본 것은 금리와 경제에 나타날 최고의 잠재적 결과에 대한 낙관론"이라며 "그것은 멍청할 정도로 좋은 것이었지만,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 여러 차례 금리가 인하될 만큼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오는 3월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70.8%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80% 수준에서 하락한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4p(6.36%) 오른 14.04를 기록했다. hg3to8@ekn.krAAPLE-IPHONE/ 애플 매장 아이폰 15 광고판 앞 고객들.로이터/연합뉴스

"쌀 때 쓸어담자"…구리 가격, 공급대란에 ‘1만5000달러 전망’ 힘실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국제 구리 가격이 2025년까지 1만5000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글로벌 투자은행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세계 광산들의 공급차질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따른 수요 증가가 맞물려 구리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은행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각국의 재생에너지 목표치가 높아지면 2030년까지 구리 수요가 420만톤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세계 60개국 이상은 2030년까지 글로벌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3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지지한 바 있다. 그 영향으로 구리 가격은 2025년에 1만 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기록된 사상 최고치인 1만 730달러를 훌쩍 웃도는 것은 물론,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 종가인 톤당 8430달러 대비 78% 가량 급등한 수준이다. 구리는 전기차, 전력망, 풍력 터빈 제조 등에 요구되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에 핵심 원자재로 꼽힌다. 주요 광산에서 구리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해 11월 캐나다 광산기업 퍼스트퀀텀 미네랄즈가 운영한 코브레 파나마 광산의 생산활동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글로벌 광산기업 앵글로 아메리칸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구리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생산량을 올해와 내년에 줄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잇따른 공급 차질은 구리 시장의 공급이 부족해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우리의 견해를 뒷받침한다"며 당장 올해 50만톤 이상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구리 가격이 올해 1만 달러를 돌파하고 2025년에는 평균 1만5000달러로 재평가될 것이란 확신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도 금값 상승의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구리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구리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매티 자오 아시아태평양 소재 총괄은 "구리 가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거시경제적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산하 시장조사기관인 BMI 역시 보고서에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 추진에 따른 수요 증가와 올 하반기 달러화 약세 전망 등으로 구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낙관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 여파로 글로벌 경제 둔화세가 지속돼 구리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구리는 가격 흐름이 실물경기 방향을 앞서서 잘 보여준다는 뜻에서 ‘닥터 코퍼’로 불린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킹덤 퓨처스의 말콤 프리맨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 상반기에는 세계 경제가 더욱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일부에서 거론되는 강세론이 당분간 보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또한 구리 가격이 2025년에 1만5000달러까지 뛸 것이란 전망은 "미국, 유럽이 연착륙을 달성하고, 세계 경제가 조기에 회복하고 중국에선 규제 등이 상당히 완화된다는 점을 가정한 것"이라고 했다.구리(사진=픽사베이)

이스라엘 공격에 하마스 2인자 사망…중동전쟁 확대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국의 2인자인 살레흐 알아루리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측 공습으로 숨지자 확전 위기가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에 있는 하마스 사무실이 드론 공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알아루리를 비롯해 하마수 수뇌부 6명이 사망했다.하마스 정치국장인 이스마엘 하니예의 부관인 알아루리는 하마스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을 창설한 초기 멤버 중 1명으로, 서안지구에서 하마스 조직을 이끄는 동시에 레바논 내 친이란 무정정파 헤즈볼라와의 연락책 역할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전쟁 발발 전부터 그를 제거하겠다고 공언해 왔다.레바논 국영 매체들은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드론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했고, AP 통신 역시 이스라엘에 의한 공격이 명백해 보인다고 전했다.이번 전쟁 기간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거점인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이 아니라 베이루트 지역에 대한 공격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스라엘이 가자지구가 아닌 타국에서 활동 중인 하마스 수뇌부를 제거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관련 질의에 "우리는 하마스와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으며, 어떤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답했다.사건 직후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임시 총리는 "레바논을 새로운 국면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한 사건이라는 내용의 공식 항의서를 제출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하마스 정치국장 하니예는 이번 공격을 "테러 행위, 레바논 주권 침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적대행위 확대"라고 규정하며 "반드시 보복하고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진행 중이던 휴전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한 하마스 관계자는 알아루리가 지난해 11월 말 성사된 일시 휴전 당시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알아루리 암살은 묵과할 문제가 아니다. 저항 세력은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고 있다"며 복수를 다짐했다.중동 내 반이스라엘 세력을 이끄는 이란은 외무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레바논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한 ‘암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순교자의 피는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온주의 점령자들에 맞서 싸우려는 저항의 동기를 다시 불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이스라엘은 이날 예정된 전시 내각 회의를 취소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종전까지 가자지구 전후 구상 논의를 꺼려왔으나, 전쟁 국면 전환을 앞두고 마련된 이번 회의를 통해 처음으로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이었다.미국은 오는 5일께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던 블링컨 장관의 방문 일정을 다음 주로 연기했다고 관련 소식통이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말했다. 일정 조정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같은 소식은 알아루리 사망 사건 직후에 알려졌다.앞서 미국 정부 당국자는 최근 이스라엘의 일부 병력 철수에 대해 "우리가 촉구한 대로 저강도 작전으로의 전환을 위한 출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무렵 미국은 전쟁 직후 동지중해에 급파한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도 복귀시키기로 하는 등 전쟁 국면 전환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국의 2인자 살레흐 알아루리(사진=로이터/연합)

‘전기차 굴기’ 무섭네…중국 비야디, 테슬라 넘어 세계 1위로 오를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가 올해 해외시장 확장을 통해 전기차 부문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BYD가 2024년에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를 휘어잡을 것"이라며 "자국내 경쟁을 극복한 이후 해외 확장이 BYD의 다음 우선순위"라고 보도했다. 비야디는 이미 지난해 4분기에는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다 순수 전기차 제조업체 지위를 차지한 바 있다.비야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순수 전기차 판매는 52만6409대였다. 테슬라는 같은 기간 48만4507대를 고객에게 인도해 분기 실적으로는 처음으로 2위로 밀려났다.중국 전기차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소차를 포함한 중국의 신에너지 차량 판매는 지난해 첫 11개월 동안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3대 중 1대 이상이 전기차였다.이 가운데 비야디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비야디는 지난해에 300만 대 이상의 신에너지 차량을 판매했고, 이는 전년 대비 62% 늘어난 규모다.판매분의 약 절반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였지만, 순수 전기차 판매는 73% 성장할 정도로 속도가 더 빨랐다.비야디 매출의 거의 90%가 지난해 12월에도 여전히 중국에서 나왔지만, 수출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었다.덩달아 비야디의 홍콩 상장 주식은 지난해 11% 올랐다. 지난해에 배로 오른 테슬라에는 뒤졌지만, 홍콩 항셍지수가 14% 내려 4년 연속 하락한 것을 보면 선전한 셈이다.비야디는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버핏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8년 2억3200만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해 BYD 주식 2억2500만주를 주당 평균 8홍콩달러(약 1350원)에 매수했다. 비야디는 홍콩 증시에서 지난해 여름 280홍콩달러(4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209홍콩달러(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보유 지분을 여러 차례 매도하며 큰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비야디는 치열한 자국 내 경쟁을 치르는 가운데 리튬과 같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나 수익성을 더 높이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HSBC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는 158개의 새로운 자동차 모델이 나오고, 이 중 80%는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비야디는 2022년 3월 내연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신에너지 차량에 집중한 바 있다.비야디는 지난달 중국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헝가리에 전기차 조립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유럽 진출을 알린 바 있다.비야디는 2030년까지 유럽 전기차 시장의 10%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반면 서방은 저렴한 중국 전기차들이 시장에 몰려오는 것에 불안해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를 놓고 유럽은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고, 미국은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WSJ은 비야디가 자국 내 성공을 발판으로 글로벌 전기차 경쟁에서 선두 자리에 올랐다며 이제 전 세계를 상대로 똑같은 성공담을 재현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중국 전기차 BYD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전기차·재생에너지부터 선거까지…올해 글로벌 기후·에너지 트렌드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2023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은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세계 기후변화 대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올해의 트렌드들이 소개돼 관심이 쏠린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기 위한 전 세계의 지난해 노력은 ‘전기차 붐’을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실패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통화긴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논란 등을 비롯한 다양한 요인들이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멀게만 느껴지던 기후 위기가 갈수록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2023년은 12만5000년 만에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많은 과학자는 화석연료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인간의 각종 개발 행위 등으로 지구 온도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한다.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올해 일어날 수 있는 ‘2024 기후 전망’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기후변화는 선거부터 자연 재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시장은 올해도 ‘GO’올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은 정부 주도 인센티브, 정책, 탈(脫)탄소 기조 등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 산하 조사기관 BNEF는 태양광 비용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중국이 올해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풍력발전소 신규 설치량도 올해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성장 속도는 태양광보다 느릴 것으로 전망됐다. ◇ 미국과 EU 선거…기후변화 대응 주요 분수령올해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와 유럽의회 선거가 기두변화 대응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후변화가 사기라고 주장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 기후법안인 인플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가 기정사실화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연합(EU)에선 6월에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됐다. 최근엔 기후변화 대응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극우파 세력들이 이탈리아,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등지에서 약진하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EU의 친환경 노선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승리하면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헤이르트 빌더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 등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지도자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 전기차 신차 쏟아지는데…판매량은?올해 시장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기차 모델들이 새로 출시되지만 판매량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BNEF에 따르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167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대비 20% 가량 높지만 BNEF가 작년 6월에 예상했던 수치보단 4% 낮다. ◇ 이상기후·기후 재난은 이어져올해도 엘니뇨(해수 온난화 현상)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과학자들은 기온이 기록적으로 치솟아 폭풍, 산불, 홍수 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엘니뇨가 올 여름까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식량 공급망을 비롯한 인플레이션 등에 영향은 수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ESG 규제 강화,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의 새로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논란, 메탄 배출 단속 활성화 등도 올해 주요 전망으로 제시됐다. 한편,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총회(COP29)는 오는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다. 지난해 COP28에선 각국이 진통 끝에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합의를 힘들게 도출한 바 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위해 자국이 보유한 천연가스가 필수격이라고 지난달 강조했다. 이에 화석연료 퇴출을 둘러싼 각국의 줄다리기가 이번 COP29에서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가뭄(사진=로이터/연합)태양광 패널(사진=로이터/연합)충전 중인 전기차(사진=로이터/연합)

IB 한마디에 애플 주가 휘청…무슨 말 했길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부정적인 평가로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흔들렸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8% 하락한 185.6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주가는 지난해 11월 14일(187.44달러) 중순 이후 약 2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시가총액 또한 3조 달러에서 더 멀어졌다. 이날 주가 하락은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부정적 평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애플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 축소’(underweight)로 하고, 목표 주가를 기존 161달러에서 160달러로 내렸다. 바클레이스 팀 롱 분석가는 "현재 아이폰15의 판매 부진, 특히 중국에서의 부진은 (올해 새로 나올) 아이폰16의 판매 부진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는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에 전반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애플의 수익성 높은 서비스 부문도 규제로 인해 일부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 부문은 애플 전체 매출 중 아이폰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팀 롱 분석가는 "올해 구글 트래픽획득비용(TAC)에 대한 첫 판결이 나올 수 있으며, 일부 앱스토어 관련 조사도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검색엔진 시장의 약 90%를 장악하는 구글이 애플 기기에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하기 위해 검색 광고 수익의 36%를 애플에 지급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구글 반독점 소송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나오면 애플이 받는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구글이 최근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와 앱스토어 및 결제 서비스를 둘러싼 소송에서 패하면서 애플 앱스토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주가가 3% 이상 하락하면서 애플 시가총액(2조8870억달러)은 2위 마이크로소프트(MS·2조7560억 달러)와의 격차도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애플이 MS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일 ‘2024년 기업 전망’을 통해 "MS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제휴로 생성 AI 물결을 타고 있다"며 "(이 물결이) 소프트웨어 판매 증가와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의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시가총액 선두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APPLE-APPLE WATCH/ITC 애플스토어 매장(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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