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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X4 m40i, SUV의 탈을 쓴 스포츠카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BMW의 중형 SUV X4.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주행성능을 자랑하는 X4 m40i는 '운전의 재미란 이런 것이구나'를 일깨워 주는 차량이었다. 5일 BMW X4 m40i(X4)를 타고 서울시 도봉구부터 경기 용인시까지 왕복 약 100km의 코스를 주행했다. 서울의 복잡한 정체구간을 지나 한적한 국도까지 경험하며 차량의 다양한 성능을 체험했다. 중형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AC)인 X4는 2021년 11월 출시된 모델로 유려한 루프 라인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외관과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연식이 꽤 된 차량이지만 다른 신차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전혀 손색이 없었다. 특히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X4 중에서도 '고성능 라인'에 속하는 m40i로 날렵한 차체와 더불어 심장을 뛰게 하는 배기음, 어떤 주행환경이든 버티는 단단한 강성이 돋보였다. X4의 전면부는 BMW의 감성을 가득 담고 있었다. 한층 크기가 커진 싱글 프레임 키드니 그릴과 슬림한 헤드라이트, 새롭게 디자인된 앞 범퍼가 조화를 이뤄 존재감이 한층 강화됐다. 후면부는는 3D 리어라이트와 사각 형태의 테일 파이프, 입체적으로 디자인된 언더바디 프로텍션이 조합돼 스포티한 매력을 발산한다. 측면은 전형적인 쿠페형 SUV라인으로 날렵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21인치의 큰 휠이 차량의 강인함과 스포티함을 더욱 부각시켰다. 실내공간은 BMW답게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웠다. 특히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12.3인치 대형 컨트롤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훌륭했다. 또 송풍구, 기어 셀렉터, 각종 제어 버튼들도 간결하고 편리하게 디자인됐다. 이어 버네스카 가죽 스포츠 시트와 앞좌석 통풍 기능, 3-존 에어 컨디셔닝 등이 기본 장착돼 안락하면서도 쾌적한 이동을 지원한다. 주행-편의사양도 대폭 강화됐다. 기본으로 탑재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안정적으로 작동돼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또 3D 그래픽으로 나타내는 '어시스티드 드라이빙 뷰' 기능도 있어 좁은 길이나 주차를 할 때 편리함을 더해줬다. 차량의 주행성능은 스포티한 외관 그 이상으로 날렵했다. 텅 빈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쭉 밟았을 전혀 불안함 없이 부드럽게 가속됐다. 가속 때 들리는 배기음은 너무 시끄럽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졌다. 코너링도 훌륭했다. 고속으로 코너를 진입하거나, 코너를 돌면서 가속을 해도 쏠림이나 미끄러짐, 흔들림 없이 안정감을 유지했다. 자동차에 크게 관심이 없는 동승자도 “코너링이 진짜 쫄깃하다"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출시된지 약 3년이 지났고, 1억원에 육박하는 차량이지만 값어치는 충분했다. BMW m40i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어울릴 차량으로 다음에 한번 더 운전하고 싶은 모델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수출도 주춤한 르노·KGM, 하반기엔 신차로 반등 모색

국내 자동차 업계 '중견 3사' 한국지엠·르노코리아·KG모빌리티(KGM)는 그간 부진한 내수실적에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판매량을 방어해 왔지만 지난달부터 이마저도 둔화세에 진입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엔 한국지엠을 제외한 2개사가 전년 동월 대비 수출시장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르노와 KGM이 하반기 적극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반등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국내외 판매 실적은 반조립제품(CKD)을 포함해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한 71만956대로 집계됐다.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월에 대비 늘어난 지난 4월 이후 한 달 만에 뒷걸음질 친 수치다.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중견 3사 중 유일하게 한국지엠은 5만924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7.2% 증가를 기록하며 23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50.8% 감소한 2340대의 내수 판매를 기록했지만 수출이 이를 보완했다. 지난달 한국지엠의 해외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7.8% 증가한 4만8584대를 기록했다. 이는 26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세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KGM은 수출마저 부진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내수 1901대, 수출 4777대로 총 6678대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내수는 전년 5월 1778대 대비 6.9% 상승하며 다소 선방했지만 수출은 전년 동기 1만3376대보다 64.3% 감소했다. 이에 르노코리아의 지난달 전체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55.9% 감소했다. KGM은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했다. KGM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8% 감소한 4001대, 수출은 18.3% 줄어든 4129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중견 3사 실적의 차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인기 신차의 유무'를 뽑았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출시된지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뜨거운 인기를 보이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수출, 내수 시장에서 영향력을 보였다. 트랙스는 5월 한 달 동안 전년 동월 대비 111.5% 증가한 3만1757대가 해외 시장에 판매되며 출시 이후 최대 해외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내수 시장에서도 전월 대비 6.0% 증가한 1841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KGM은 큰 변화없는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사명과 엠블럼을 바꾸며 새로운 모델은 내놓았지만 실질적으로 기존 모델에서 엠블럼과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라 여전히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양사는 하반기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부진을 탈피하겠다는 전략이다. 르노코리아는 오는 하반기 신형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로라 모델은 하이브리드 중형 SUV로 볼보, 링크앤코 등에 사용되는 길리그룹의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이 차량은 부산 모터쇼에서 첫 공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GM은 토레스 쿠페, 전기 픽업트럭, 코란도 후속 모델 등 다양한 신차 출시를 예고하며 하반기와 내년 실적 반등에 나설 방침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일본車 또 부정행위···현대차·기아 ‘반사이익’ 노린다

토요타·혼다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연이어 '부정행위'에 연루되면서 현대자동차·기아가 조심스럽게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다. 미국, 동남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차 브랜드에 신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수십년간 각종 인증 등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러왔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토요타, 마쓰다, 야마하발동기, 혼다, 스즈키 등 5개 업체로부터 자동차 성능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전날(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들 업체가 인증 부정을 신고한 모델은 모두 38개다. 이 중 지금도 생산되고 있는 차량은 6개 모델이다. 일본에서 '국민차'로 불리는 토요타 코롤라도 포함됐다. 이는 히노자동차, 다이하쓰, 토요타자동직기 등 토요타그룹 자회사에서 연이어 부정행위가 드러난 이후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주로 보행자 보호 시험과 관련해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충돌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범했다. 연비를 조작하거나 배출가스 양을 속인 경우도 있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은 3일 일본 도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그룹 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그룹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월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한 데 이어 불과 4개월여만에 또 고개를 숙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 후폭풍이 어느 정도일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까지는 토요타·혼다 등의 부정행위가 2014년부터 있었으며 대상 차량은 170만대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닛케이 등 현지 매체들은 정확한 사건의 전모는 이달 말게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토요타는 일단 일본 혼슈 동북부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6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일본차 브랜드들이 조작 행위를 하다 적발된 게 수십차례가 넘는다는 점이다. 토요타 자회사 다이하쓰는 1989년부터 64개 차종의 충돌·배기가스·연비 시험 등 과정에서 최소한 174건의 부정을 저질렀다. 다른 자회사 히노자동차도 지난 2022년 배출가스·연비 허위 신고 사실이 드러나 형식 지정이 취소됐다. 미쓰비시는 경차 4개 차종의 연비를 부풀리기 위해 데이터를 마음대로 바꾸는 만행을 저질렀다. 1991년부터 법령을 따르지 않았고 2006년 이후 판매한 모든 차종의 수치를 조작했다. 이 여파로 미쓰비시는 닛산에 매각됐다. 안전 문제로 인한 리콜도 계속되는 중이다. 토요타는 에어백이 폭발해 운전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5만대를 올해 초 리콜하기로 했다. 작년 12월에는 에어백 센서 문제로 아발론, 캠리, 라브4 등 112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일본차 브랜드들이 '조작 기업' 이미지를 입으면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토요타가 미국에서 380여만대 가량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을 당시에도 판매가 늘어나는 성과를 낸 적 있다. 일본차 브랜드들의 계속되는 거짓말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토요타, 혼다 등은 지난 2019년 '노 재팬' 운동 당시 판매에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에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4월 일본차의 신규 등록 대수는 8005대로 전년 동기(7060대) 대비 13.4%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시장 규모는 8만2594대에서 7만6143대로 7.8% 줄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등을 겪으며 제조사의 부정에 일정 수준 내성이 생겼다는 점은 살펴야 할 것"이라며 “일본 당국이 (자동차 산업 보호 차원에서) 조작 관련 발표를 띄엄띄엄 하며 김을 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 후폭풍이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없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시승기]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의 ‘정석’

혼다의 정통 세단 '어코드'는 클래식한 멋을 자랑하는 외관과 간결하고 아늑한 실내, 정숙한데 날렵한 퍼포먼스, 리터당 19km 이상의 연비가 특징인 중형 세단이었다. 2일 서울시 도봉구부터 인천 영종도까지 약 200km의 코스를 혼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주행했다. 정체구간이 많지 않아 차량의 고속 성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높은 속도에서 유지되는 정숙성도 인상적이었다. 11세대 완전변경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어코드)'는 이전 세대 대비 전장이 65mm 길어졌다. 전면부는 일자로 뻗은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6각형 형태의 그릴이 조화롭게 어울려 '고급 세단'의 느낌을 자아냈다. 헤드라이트와 그릴이 길쭉하게 전면부를 가득 채우다 보니 차량의 폭이 더 넓고 웅장해보이기도 했다. 측면은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이 적용됐다. 앞은 길고 날렵한데 뒤는 다소 높게 설계돼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 후면부 디자인은 간결했다. 수평한 리어 램프가 후면을 가득 채웠다. 트렁크는 넓었다. 473L의 용량으로 동급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인테리어는 심플하지만 편리했다. 그립갑이 좋은 스티어링 휠(핸들)이 안정적인 운전을 지원하고 핸들링도 엄청 부드럽고 탄탄해서 주행의 재미를 높였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적당히 보기 좋은 위치와 크기를 자랑한다. 터치감도 높아서 조작이 용이하다. 그 밑에 달린 공조장치들은 '버튼식'으로 이뤄져 직관적이고 간편했다, 최근 대부분의 신차들이 터치식 공조장치를 탑재해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호소하곤 했는데 어코드는 이러한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간파했다. 이 차량의 진짜 매력은 주행성능이다. 혼다만의 특별한 하이드리브 기술과 탄탄한 바디강성이 조화를 이뤄 역동적인데 효율까지 갖춘 '펀드라이빙'을 제공한다. 어코드는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강화한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 기술 덕분에 어코드는 환경성과 주행감, 정숙성 등 3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엔진은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18.4kg∙m, 모터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4kg∙m로 이전 모델 대비 성능이 강화됐다. 또 엔진을 이용해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모드'가 추가돼 EV 구동 범위가 확대고 50km/h 이하 속도 범위에서의 EV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구동력도 증가됐다. 또 스티어링 휠 뒤의 '패들 시프트'로 모터의 개입을 조절할 수 있었다. 왼쪽 시프트를 여러번 누르면 '회생제동'이 극대화 되면서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했다. 일반 주행 시엔 멀미를 유발할 수 있지만 코너링 주행을 할 때는 엑셀에서 발만 떼도 제동이 들어가서 재밌고 편리한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회생제동 주행에서 혼다의 섬세함도 느낄 수 있었다. 회생제동의 경우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아니라 후미등이 들어오지 않아 뒤에 오는 운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반면 어코드는 회생제동과 동시에 후미등이 들어왔다. 이처럼 훌륭한 성능에 연비는 덤이다. 복합 주행시 1리터 당 19.2km의 연비가 기록됐다. 차량의 성능을 테스트하느라 전혀 연비주행을 하지 않은 상황에도 20km에 육박하는 연비가 나온 것이다. 이에 어코드는 저공해자동차 2종을 획득해 전국 공영 주차장 및 공항 주차장 이용 시 주차료 50% 할인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시승기] 푸조 408 ‘프리미엄 데일리카’ 가치 빛났다

도로 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차'가 아니다. 디자인이 꽤 매력적이고 라인도 섬세하다. 내부 공간 활용도가 꽤 높고 전체적으로 군더더기가 없다. 수준급 달리기 성능을 지닌데다 연료 효율성도 뛰어나다. 푸조의 '프리미엄 데일리카' 408 얘기다. 푸조 408은 독창적인 실루엣과 디자인으로 C-세그먼트에 새로운 서막을 알리는 모델이다. 개성을 중시하고 자기표현에 적극적이며 감각적인 MZ세대들에게 이 차가 주목받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푸조 408 GT를 시승했다. 기존 푸조 차량들과는 사뭇 다른 얼굴을 지녔다. 브랜드 로고 자체가 바뀐데다 전면부 그릴 등을 대담하게 디자인해 눈길을 끈다. 브랜드 상징으로 자리잡은 '사자 송곳니 모양 주간주행등'도 꽤 예쁘게 보인다. 루프 뒤쪽의 '캣츠 이어'는 408만의 독특한 디자인 요소다. 전고는 낮은데 축간 거리는 여유롭게 가져간 형태다. 푸조 408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700mm, 전폭 1850mm, 전고 1485mm, 축거 2790mm다. 308과 비교하면 길이와 축거가 각각 320mm, 110mm 길어져 확실히 여유로운 느낌이다. 실내 거주공간은 충분하다. 키 180cm 성인 남성이 1·2열에 앉아도 머리 위 공간이 답답하지 않았다. 1열은 체형에 맞게 시트 포지션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2열 무릎 아래 공간도 예상보다 잘 뽑혔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36L를 제공한다.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611L까지 확장할 수 있다. 덕분에 다양한 짐을 실을 수 있다. 2열 시트는 60:40으로 폴딩된다. 푸조는 이 차의 운전석을 일부러 낮은 드라이빙 포지션으로 구현했다. 브랜드의 상징과 같은 작은 스티어링 휠은 이 덕분에 더욱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가죽 시트 등 재질이 고급스러워 놀라웠다. 손에 닿는 부분은 플라스틱들도 나름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했다. GT 트림 중앙 인포테인먼트 화면 아래에는 i-토글 디스플레이가 위치했다. 책을 펼친 듯한 모습으로 배열돼 또 다른 미학을 선사한다. 공조, 전화, 미디어 등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구성을 바꿀 수도 있다. 주행은 안적적이다. 1.2L 퓨어테크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이다. 408에 올라간 3기통 엔진은 배기량을 낮추고 터보차저를 장착해 크기와 무게를 줄인 게 특징이다. 여기에 저마찰 소재와 연소의 최적화를 구현해 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줄였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엔진은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힘을 발휘한다. 원하는 대로 속도를 내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공차중량이 1455kg에 불과해 초반 가속감이 꽤 강렬하게 느껴진다. 엔진이 가볍다보니 핸들링은 더욱 정교해진 느낌이다. 고속으로 달릴 때도 자세가 잘 흐트러지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공인복합연비는 12.9km/L를 기록했다. 도심에서 11.5km/L, 고속에서 15.0km/L의 효율을 보여준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도로를 달려도 13~14km/L 수준의 실연비를 보여줬다. 60~80km/h 속도로 브레이크 사용을 제한하며 정속 주행을 하면 16km/L 이상까지 연비가 올라갔다. '프리미엄 데일리카'라는 별명이 정말 잘 어울리는 차다. 기본기가 탄탄해 부담없이 매일 탈 수 있는데 럭셔리한 프랑스 감성도 놓치지 않았다. 푸조 408의 가격은 4690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캐딜락, 첫 번째 전기차 ‘리릭’…럭셔리 시장 ‘새로운 강자’로 부상?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이 첫 전기차 '리릭'을 국내 시장에 공개했다. 약 3년 전부터 출시설이 돌며 소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던 리릭은 기다린 만큼의 가치가 있는 매력적인 럭셔리 전기차였다. 리릭은 1억원이 넘는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최근 '고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럭셔리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기존 시장을 꽉 잡고 있던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들에 뒤처지지 않는 성능도 주목받고 있다. 캐딜락은 지난 29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더 하우스 오브 지엠에서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리릭'을 공개했다. 리릭은 제너럴 모터스(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ULTIUM)'을 적용한 최초의 모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외관이다. 고급스럽고 탄탄한 디자인으로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특히 전혀 전기차스럽지 않은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보통의 전기차들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동글동글하고 거북이 같은 디자인을 보유했다. 반면 리릭은 각지고 단단하면서 날렵한 라인을 자랑한다. 외관과 다르게 성능은 전기주행에 특화됐다. 리릭은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로 구성된 배터리 셀을 12개의 모듈에 배치한 102kWh의 대용량 배터리 팩을 탑재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적용된 무선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각 배터리 모듈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고 유기적인 연동이 가능하게 하며 혁신적인 열 순환 시스템, BEV3 히트 시스템을 통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얼티엄 플랫폼을 통해 리릭은 4륜구동을 기본으로 제공함에도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를 465km까지 끌어 올렸으며 시간당 최대 190kW 출력으로 충전할 수 있는 DC 고속 충전도 지원해 약 10분의 충전 시간으로 약 12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또 리릭은 무게중심을 낮춰 단단한 섀시 역할에 도움을 주는 배터리 배치와 차체 앞·뒤로 장착된 두 개의 모터로 50:50에 가까운 전·후방 무게 배분을 완성했다. 이어 미국차다운 강력한 주행성능도 지녔다. 듀얼 모터에서 생산되는 최대 출력 500마력, 62.2kg·m의 강력한 힘을 보유했다. 이처럼 매력적인 디자인, 충분한 주행가능거리, 강력한 주행 성능을 고루 갖춘 리릭은 최근 성장 중인 '고가 전기차' 시장에서 유의미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 전기차는 총 9127대가 판매되며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전기차 출시 초반인 2022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BMW의 IX, I7과 메르세데스-벤츠의 EQS, EQE 등의 전기차들은 최소 1억에서 많게는 2억원을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나는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캐딜락 리릭의 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BMW, 벤츠에 비해 희소성이 있고 디자인, 주행가능거리 등 성능 부분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데다 가격은 오히려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부족한 캐딜락의 서비스센터 수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품성 자체는 럭셔리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명옥 한국지엠 커뮤니케이션 총괄 겸 최고 마케팅책임자는 “리릭은 올해 1분기 북미 EV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 중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이미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며 “새로운 차원의 럭셔리 EV를 국내 고객들이 직접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포] 럭셔리카 오너의 삶은?…‘BMW 엑설런스 라운지’에 가다

1억원이 넘는 자동차의 소유주들은 어떤 혜택을 받고 있을까. 브랜드 최상위 모델을 구매한 고객들을 위한 'BMW 엑설런스 라운지'에서 그들만의 세계를 잠시 엿봤다. 라운지에서 BMW 최상위 모델들을 살펴보고 회원들에게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자세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다과와 커피, 도슨트 투어, 레더 클래스 등을 경험하며 럭셔리카 오너의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BMW코리아는 지난 23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소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BMW 엑설런스 라운지'를 진행한다. 2018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BMW 엑설런스 라운지는 BMW 엑설런스 클럽 멤버와 BMW 럭셔리 클래스 모델 출고 대기 고객, 잠재 고객에게 BMW만의 특색 있는 문화 경험과 차별화된 가치를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프라이빗 이벤트다. 올해 행사는 '오감'이라는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는 테마 중 '촉각'을 주제로 진행된다. BMW 엑설런스 클럽은 BMW 7시리즈, 8시리즈, X7, XM 등 BMW 럭셔리 클래스 모델 구매 고객을 위한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이는 단순히 차량 유지 보수에 필요한 서비스만이 아니라 고객 맞춤형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혜택이다. 행사가 열리는 서울옥션 강남센터 초입에 들어서면 BMW의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인 'XM'이 고객들을 반긴다. 강렬한 전면부와 우람한 차체를 자랑하는 이 모델은 BMW가 어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차량이다. XM 옆엔 이석우 공예 디자이너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 작품은 이 디자이너가 XM을 떠올리면서 만든 것으로 BMW의 메리노 가죽과 자연스러운 질감의 빈티지 가죽이 접목됐다. 이석우 디자이너의 작품은 라운지 본관에도 여러개 전시돼 있었다. 이어 지하 4층으로 내려가면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조명이 가득한 엑설런스 라운지가 등장한다. 럭셔리 고객 대상 프라이빗 행사인 만큼 내부는 푹신한 소파와 아늑한 분위기가 흘렀다. 들어가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메인 무대에 설치된 고급 전기 세단 'I7'이었다. 가수 지드래곤이 타는 차로 유명한 이 모델은 BMW의 온갖 기술이 가득 담긴 럭셔리 전기차다. 행사는 BWW코리아 관계자들의 엑설런스 클럽 고객 혜택 소개 발표로 시작됐다. 에어포트 서비스, 백화점 프라이빗 쇼핑, 골프행사 초청 등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혜택들이 제공되고 있었다. 이어지는 시간은 도슨트 투어다. 1명의 도슨트가 6명의 기자들을 이끌며 차량 모델과 그 옆에 전시된 이석우 디자이너의 작품을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도슨트는 이번 행사의 주제가 '촉각'인 만큼 차량의 시트나 대시보드 등을 꼭 만져보길 추천했다. 더불어 BMW의 내장 소재를 테마로 만들어진 이석우 디자이너의 작품도 직접 만지며 느껴볼 수 있었다. 실제 고객 행사에선 도슨트 투어 이후 전시된 모델의 시승도 가능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가죽공방 B:브런치스튜디오의 '레더 클래스'가 진행됐다. 부드러운 소가죽을 활용해 직접 여권 케이스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군대 전역이후 실과 바늘을 손에 쥐어본 적이 없어 걱정됐지만 전문가들의 상세한 설명을 차근차근 따라하니 튼튼하고 고급스러운 여권 케이스이 완성돼 있었다. 매우 쉬운 난이도의 작업이었지만 뿌듯한 시간이었다. BMW 엑설런스 클럽은 국내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BMW만의 프리미엄 회원제 서비스다. 최근 수입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BMW의 이러한 전략은 럭셔리카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메리트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럭셔리카의 오너가 된다는 것은 BMW가 추구하는 새로운 럭셔리를 경험하는 것"이라며 “BMW 엑설런스 라운지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BMW 럭셔리 클래스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수소 전환의 한줄기 빛’…韓 산업계 ‘액화수소’에 집중

수소 사회 전환이 한 걸음 가까워지고 있다. 수소 보급 확산을 앞당길 '액화수소'의 상용화가 실현되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액화수소 생산·운송·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인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지난 8일 준공했다. 이 시설은 SK E&S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시설로 하루 30t급 액화수소 생산설비 3기와 20t급 저장설비 6기 등으로 이뤄졌다. 특히 SK E&S의 액화수소 플랜트는 대규모 공급이 가능해 그동안 수소차 시장의 성장을 발목 잡은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수소는 '궁극의 친환경 연료'라 불릴 정도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생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전기보다 훨씬 환경 오염도가 적은 연료다. 반면 '기체'라는 한계로 인해 저장-운송 과정에 큰 비용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많은 기업과 국가들이 수소사회 전환을 외치면서도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한줄기 빛처럼 등장한 것이 '액화수소'다. 액화수소는 기체 상태의 수소를 영하 253℃까지 냉각시켜 액체 형태로 만든 수소다. 이렇게 만들어진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 대비 800분의 1의 부피로 줄어든다. 동일한 저장 공간에 수소를 800배 더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수소의 부피가 작아지면 충전소의 설치가 용이해진다. 저장해야 하는 연료가 기존대비 800배 작아졌기 때문에 충전소의 부지, 탱크 등도 간소화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적은 양을 넣어도 충전이 되기 때문에 수소차의 충전 속도도 앞당길 수 있다. 이어 액화수소는 운송 안정성도 높다. 기체수소 운송 시엔 최대한 많은 양을 실을 수 있도록 기체를 200bar 이상의 고압으로 압축하는 반면 액화수소는 이미 부피가 1/800 수준이라 추가로 압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높은 액화수소의 활용도에 발빠르게 움직인 기업이 바로 SK E&S다. 이 회사가 최근 완공한 플랜트의 연간 생산 능력은 최대 3만t으로, 단일 액화수소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액화수소 3만t은 1년간 수소버스 50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액화수소의 국내 생산이 가능해지자 물류업계도 움직였다. CJ대한통운은 SK E&S의 플랜트에서 생산된 액화수소를 전용 특수 탱크트레일러에 실어 전국 각지 충전소로 운송한다. CJ대한통운은 액화수소 운송이 가능한 유일한 물류업체로 2021년부터 액화수소 운송을 위해 SK E&S와 긴밀히 협의했다. 지난해 액화수소 탱크트레일러 3대를 확보해 올해 초부터 전국 충전소의 테스트를 위한 초도물량을 운송하며 운영역량을 검증했다. 이어 국내 대표 조선기업 HD현대는 액화수소 해상 운송 기술 개발에 나섰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과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을 위한 기술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양사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을 개발해 향후 본격화될 액화수소 해상운송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화수소는 수소 사회전환을 앞당길 게임체인저"라며 “기체 수소보다 대용량 저장·운송에 유리해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떄문에 여러 기업들이 눈독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시승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장거리 여행에 적합할까?

캐딜락의 플래그십 모델 에스컬레이드는 이미지가 분명하다. 엄청난 크기, '미국차'를 상징하는 압도적인 존재감, 질주본능을 자극하는 8기통 엔진 등이다. 이 차를 타면서 효율성을 생각하는 이는 드물다. 직접 만나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의외로 '팔방미인'이었다. 다들 예상할 수 있는 매력 외에도 은근히 뛰어난 효율성과 높은 활용도를 보여줬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타고 서울 인근에서 대구광역시를 왕복하는 장거리 주행을 해봤다. 600km 정도를 달리면서 연비와 주행감각 등을 주로 살폈다. 출발 전 걱정은 연료비 부담이었다. 공인복합연비가 7km/L 내외인데다 공차중량도 2.8t에 달하기 때문이다. 막상 달려보니 실연비가 생각보다 잘 나와 놀라웠다. 고속도로에서 90~100km/h 수준으로 정속 주행을 하니 9~10km/L 수준이 찍혔다. 흐름이 원활한 도로에서 연비에 최적화된 주행을 했더니 11km/L 이상으로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운전 습관에 따라 크기가 더 작은 SUV와 비슷한 연비를 발휘할 수 있는 셈이다. 특정 주행 상황에서 8개의 실린더 중 4개의 엔진 실린더를 능동적으로 비활성화하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기술이 적용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내부는 편안했다. 시트 자체가 고급스러운데다 내부로 들어오는 소음·진동이 워낙 잘 차단돼 안락한 여행이 가능했다. 공간은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넓다. 2열 좌석의 경우 앞·뒤 거리는 물론 각도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2열이 독립 시트로 구성돼 3열로 이동도 편리하다. 키 180cm 성인남성이 3열에 앉았을 때 좁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일반적인 SUV의 2열 정도 편안함을 생각하면 된다. 캐딜락 5세대 에스컬레이드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5380mm, 전폭 2060mm, 전고 1945mm, 축거 3071mm다. 일반적인 미니밴 모델보다 200mm 가량 높고 길다고 생각하면 된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시야는 승용차보다는 버스에 가깝다. 적재 공간은 기본 722L를 제공한다. 3열을 안 접어도 일반 승용차의 트렁크보다 더 넓게 느껴진다. 3열을 접으면 2065L, 2열까지 접으면 3427L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차가 예쁘다는 점도 이 차가 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이유 중 하나다. 웅장한 크기에 크롬 장식이 곳곳에 들어가 조화를 이룬다. 날렵한 헤드램프 등 곳곳에 디자인 요소가 잘 적용됐고 측면 라인도 잘 뻗었다. 실내에는 38인치 LG 커브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돼 각 영역에서 차량에 대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2열 승객 역시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각종 여가를 즐길 수 있다. 6.2L 8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품었다. 숫자만 봐도 가슴이 뛸 수준이다. 엔진은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의 힘을 발휘한다. 10단 자동변속기는 이 커다란 차가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고속에서 움직임이 꽤나 날렵하다. 초대형 SUV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과격한 모습을 보여준다. 초반 가속감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운전의 재미를 찾는 고객들도 에스컬레이드를 많이 찾고 있다. 5세대 모델부터는 '에어 라이드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새롭게 적용됐다. 이를 통해 적재 무게와 주행 상황, 승하차 및 주차 시 최대 75mm까지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단순히 '미국차' 이미지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데다 장거리 여행도 편안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적인 모습도 갖췄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가격은 1억5900만~1억6900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창간 35주년] [기업도 대비한다②] 똑똑해지는 제조업 공장···‘스마트 생산’ 박차

한국의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추후 국내 산업계의 '인력 부족'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 HD현대 등 제조업계는 '스마트 생산'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조선기업 등은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통계청 '2023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률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사망자는 늘고 출생아는 줄면서 인구수가 역성장하고 있다. 인구감소는 곧 인력 부족으로 이어진다. 특히 마땅한 자원 없이 오로지 기술과 노동력으로만 성장해온 한국의 경우 인력 부족은 사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실제로 여러 조선업계는 호황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업계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조선소 등 자동화 생산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공장의 센서를 통해 AI가 상황을 인식하면 컴퓨터가 분석, 판단하고 로봇이 실행하는 제조 방식이다. 한 라인에서 비슷한 차량만 찍어내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취향, 부품 공급 상황을 예측해 생산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기능을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HMGICS에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기반 유연 생산 시스템 △현실과 가상을 동기화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 생산 운영 △인간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는 제조 공정 등 다양한 환경 변화와 고객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 로봇과 사람의 유기적인 연결도 HMGICS의 특징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작업자가 가상의 공간에서 지시를 내리면 부품, 차체, 조립 등 각각의 공정에 배치된 로봇들이 최적의 타이밍과 경로를 계산해 업무를 수행한다. 이처럼 공정 전반에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에 근로자는 반복적이고 무거운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어 HD현대,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이다. 이 기술은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조선업계는 이 기술을 통해 조선소의 자동화율을 높여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최근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의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했다. 눈에 보이는 조선소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다. 이를 통해 건조공정의 상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대기시간 절감, 중복업무 감소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HD현대는 오는 2030년까지 FOS 프로젝트를 완료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미국선급(ABS)과 2026년까지 '디지털 십빌딩' 기술 검증을 위해 협력한다. 디지털 십빌딩은 선박생산의 모든 과정을 가상 현실 기법을 이용해 구현하는 것이다. 이어 한화오션은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야드'를 구축해 안전성을 제고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 숙련직 감소에 대처할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통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FOS 고도화를 통해 생산성 혁신을 이루고 조선업계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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