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감산 효과도 올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실적은 지난 1분기 최저치를 기록한 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실적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인 99억달러를 기록했다.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메모리반도체 감산에 들어간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보다 이른 올해 초 감산에 돌입했다. 통상 감산 효과는 3개월 뒤 시작해 6개월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올 초부터, 삼성전자는 4월부터 감산에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연말부터 내년 1분기까지 감산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소 지난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최대 5%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공급 업체들의 메모리 감산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이어 D램 시장은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D램 고정거래가격도 지난달 하락세를 멈췄다.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 12나노급 32Gb DDR5 D램을 개발했다. 32Gb는 D램 단일 칩 기준으로 역대 최대 용량이다.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고성능 D램인 LPDDR5X의 24GB 패키지를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또 다른 먹거리로 떠오른 HBM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8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 50%를, 삼성전자가 40%를 기록하는 등 양사는 HBM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와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2조4236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실제 영업이익은 이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1조6804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적자다.아울러 양사가 감산을 지속 중인 것과 달리 3분기 감가상각,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오히려 늘어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는 상승하겠지만 감산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단위 원가 부담이 높아져 실적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