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세계 최대 K-반도체 클러스터, 전기 없어 개점 휴업될 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장기간에 걸쳐 경기 남부권에 세계 최대 규모 생산 기지를 건립할 예정이지만 업계는 전력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출액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 구조상 관련 기업들의 공장에 전력 공급을 원활히 해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재생 에너지 도입량 확대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경기 남부권에 622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2043년까지 용인시에 380조원을 들여 218.3만평의 부지에 파운드리 팹 6기와 첨단 연구팹 3기를 공사 중이거나 착공할 예정이다. 평택시 내 약 87만평의 대지에는 2015년부터 2030년까지 약 120조원을 들여 메모리 파운드리 팹 6기를 짓는다는 계획이고, 현재까지 3기는 완료됐고 1기는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용인시 내 126만평 수준의 부지에 122조원을 투입해 메모리팹 4기를 건설한다는 방침 아래 부지 작업을 이어가고 있고, 내년 초 1기 팹 착공을 시작한다. 이처럼 대규모 K-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실행되고 있지만 정작 완공 이후 구체적인 전력 공급 계획이 사실상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준공 시점을 이미 5년을 넘긴 동해안-신가평 선로는 2026년에도 가동 여부가 불투명하다.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의 반대, 지방 자치 단체 소송 등 각종 방해 요소 탓에 준공 지연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북당진-신탕정 송전 선로는 11년 5개월, 신장성 변전소는 5년 2개월 지연됐다. 통상 공장 인근 액화 석유 가스(LNG) 발전소 추가도 부지 선정과 각종 인·허가 등 운영에 이르기까지 최소 3~5년 가량 소요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래 국가 수출액 중 반도체 산업의 비중은 20% 이상으로 무역 수지 흑자에 기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허가 지연이나 송전망 미확충, 전력 부족 등으로 시설이 적기에 가동되지 않거나 중단될 경우 대규모 피해 발생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성 또한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군은 타 산업 대비 전력 의존도가 최대 8배 가량 높다. 때문에 업계는 전력 수급 개선책인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처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비근한 예로 대만반도체제조(TSMC)는 전력난으로 인해 신규 데이터 센터를 짓지 못하고 있고, 반도체 산업군 전반에 걸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상 2038년까지 수도권에 세워지는 반도체 공장의 전력 수요는 총 15.4G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한국이 전기본에 따라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려야 AI와 반도체 분야의 예상 전력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미국에서는 주 정부 단위로 이뤄지던 송전 계획을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주도로 바꿔 신속성과 효율성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평택 캠퍼스를 가동하기 위해 고덕-서안성 간 23km에 이르는 송전망 구축에 4000억원을 직접 부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고동진 국민의힘(강남 병) 의원은 정부 책임 아래 전력·수력 인프라 신속 구축 지원 방안을 담은 '반도체 특별법'을 제출했고 계류 중에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한국전력공사는 '긴급 전용 송전망'을 깔면 수익자가 부담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전력망을 회사 비용으로 갖추는데 전기료까지 지불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이중 부담을 하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도로·용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도 추진돼야 한다"며 당국의 적극 행정을 주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코오롱ENP ‘친환경 EP’ 앞세워 400억 영업익 찍는다

올해 사명을 바꾼 코오롱ENP가 국내외 친환경·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17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2018년 807억달러였던 글로벌 EP 시장이 2022년 1072억달러로 성장했고, 2027년 1409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P는 강도와 내열성이 높고 가벼워 △자동차 △전기·전자 △항공·우주 △레저스포츠 산업 등의 분야에서 금속과 세라믹 재료를 대체 가능한 소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오롱ENP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4000억~5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277억원에서 2022년 460억원으로 확대됐다가 지난해 338억원으로 하락했다. 올해는 4000억원 후반대의 매출과 4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매출이 5000억원대로 높아지고 영업이익도 2022년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상반기에도 전기차 부품용 난연 소재, 전기·전자 부품용 커넥터 소재, 차부품용 레이저 마킹 소재 개발 등 연구개발(R&D) 성과를 냈다. 코오롱ENP는 기존 화석연료 대신 바이오 원료로 만든 EP 등을 만들고 있다. 90여개국 네트워크를 토대로 해외 마케팅도 강화하는 중으로, 폴리이터-에스터 열가소성 탄성체(TPEE)와 폴리아미드(PA)를 포함한 제품의 판매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TPEE는 기계적 성질이 우수해 자동차 엔진용 에어덕트 등에 활용된다. 컴파운드 부문에서 생산하는 PA는 내열성과 강성이 높아 자동차 및 전기·전자 부품의 원자재로 쓰인다. 오는 19일(현지시각)까지 독일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플라스틱 무역 전시회 '파쿠마 2024'에서 폴리옥시메틸렌(POM)과 폴리부틸렌 테레프탈레이트(PBT) 등 EP 제품군 5종을 선보였다. POM은 높은 내마모성과 내마찰성에 힘입어 창문구동장치, 안전벨트 버튼, 연료펌프 등에 투입된다. PBT는 전기적 성질이 좋고 강도·내화학성 등이 우수한 범용 EP다. 올해 런칭한 친환경 브랜드 '에코(ECO)'도 소개했다. 여기에는 탄소포집 기술로 얻은 원료를 사용한 'ECO-LC(로우 카본)',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기반의 원료가 적용된 'ECO-E'를 비롯한 제품군이 포함된다. 산업현장 스크랩 원료(PIR) 및 최종 소비자가 사용한 제품에서 추출해 재가공간 생활폐기물 재생원료(PCR)가 쓰인 컴파운드 제품군 'ECO-R'도 전시했다. 고부가 의료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상용화에 성공한 의료전용 POM 제품라인 'KOCETAL® M-Series'도 알렸다. 디지털 토탈 솔루션 플랫폼 '코아포리즘'도 첫 공개했다. 이는 코오롱ENP의 소재를 적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고객사가 원하는 수준의 성능을 얻을 수 있도록 다차원 해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제작 공정상 불량을 사전 예측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코오롱ENP는 고객 마케팅에 코아포리즘을 활용할 계획이다. 조성아 NICE디앤비 선임연구원은 “EP 산업은 원료 선정, 중합반응 제어, 컴파운딩 배합, 응용제품 설계·제조 등 공정별 기술 중요도가 높고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코오롱ENP는 유기화학물질-베이스 레진-컴파운드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제조공정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천 공장과 코오롱바스프이노폼 합작공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연간 15만t의 POM을 생산할 수 있고, POM은 운송·의료기기 산업의 수요 증가에 따라 성장이 예상된다"며 “컴파운드 부문도 다양한 자동차 OEM 스펙으로 차부품 시장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만 TSMC, 3분기 순익 전년比 54% 급증…예상치 웃돌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1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TSMC의 올 3분기 순이익은 3253억 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급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3000억 대만달러(약 12조7600억원)를 웃돈다. 앞서 TSMC는 지난 9일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5% 증가한 236억22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또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실적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주주 보호” vs “소송 남발”… 이사 충실의무 확대, 경제단체만 ‘반대’

정부가 상법 상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노력 의무'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가운데 경제단체들의 반대가 여전하다. 하지만 이들의 논리가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경제인협회 등 8개 경제단체는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기업 지배구조 규제 강화 법안 발의 자제를 요청했다. 경제단체들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의 법안이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단체 관계자들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며 “경영 혼란과 소송 남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정부는 상법 개정 논의에 대한 재계의 반발을 감안해 “이사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2항으로 신설하는 상법 개정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일반주주까지 확대하자는 야당 안과 재계의 우려 사이의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전혀 굽히지 않는 경제단체들의 주장은 여러 연구 결과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저 채이배 전 의원(전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이 2013년 발표한 “상법 제382조의 3 (이사의 충실의무) 개정 필요성" 연구보고서를 보면 “현행 상법상 충실의무 규정이 이사와 지배주주의 사익추구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전 의원은 “이사 및 지배주주의 사익추구 방지를 위해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을 개정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경북대 교수가 한국상사법학회를 통해 2022년 발표한 “충실의무 조항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명시하는 법안에 대한 검토" 논문에서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 이익 보호 내용을 추가하는 법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거래를 통한 일반주주 이익 편취 방지, 이해상충 판단기준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가 공동 개최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견해가 제시됐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국내 상장기업 거버넌스의 핵심 문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충돌 및 부의 이전"이라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회사법에 일반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제단체들이 주장하는 '글로벌 스탠더드 역행' 논리도 해외에서 발표된 논문 등을 참고하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존 아머(John Armour) 옥스퍼드 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등은 2018년 발표한 '주주와 회사에 대한 이사의 의무: 비교 분석'(Directors' Duties to Shareholders and the Company: A Comparative Analysis) 연구에서 “여러 국가에서 이사의 의무 대상을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는 오히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가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앤드류 S. 골드(Andrew S. Gold) 브루클린 로스쿨 교수는 2009년 발표한 '회사법에서의 새로운 충실의무 개념'(The New Concept of Loyalty in Corporate Law) 논문에서 “이사가 주주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할 뿐만 아니라, 주주에게 정직해야 하고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새로운 충실의무 개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성명을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로 오히려 우리나라의 관련 법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기업 밸류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단체들은 소송 남발과 경영 불확실성 가중을 우려하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오히려 이사의 충실의무를 명확히 함으로써 불필요한 소송과 경영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경제단체들의 반대 논리는 최근의 연구 결과와 글로벌 트렌드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는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연결·브랜드’ VS ‘휴대성·가성비’…삼성-에이수스 ‘AI 노트북’ 경쟁 불붙는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노트북 시장에도 불며 'AI 노트북'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대만의 노트북 브랜드 에이수스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양사는 각각 '연결성'과 '휴대성·가성비' 등을 무기로 한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갤럭시 북5 프로 360'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앞서 에이수스는 지난 7일 '젠북 S 14 OLED'를 한국에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을 지원하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 2(코드명 루나레이크)'를 탑재한 AI 노트북이다. AI 노트북이란 NPU가 탑재된 노트북을 일컫는다. NPU는 AI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계된 특수 프로세서로, 기존의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 처리장치(GPU)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통해 AI 연산을 가능하게 한다. AI 노트북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에서 해당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조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 노트북이 오는 2025년 전체 노트북 출하량의 5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오는 2027년 노트북 시장에서 4대 중 3대가 AI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측했다. AI 노트북의 경우 인터넷 연결 없이도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할뿐더러, 회의 녹취록 요약, 이메일 초안 작성 등 AI 기반 생산성 도구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히려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 함께 1위를 맹추격 중인 에이수스 모두 AI 노트북 판매 증대가 절실한 이유다. 성능적인 측면으로 판매 희비가 갈리지는 않을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에이수스의) 두 제품 모두 동일한 프로세서가 탑재돼 비슷한 성능을 낼 것"이라며 “성능 외에 다른 부가적인 요소가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5 프로 360의 마케팅 포인트로 연결성을 꼽는다. 갤럭시 스마트폰과의 연결로 스마트폰 내 AI 기능을 노트북에서 활용 가능한 점이 강점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갤럭시 북5 프로 360에서 연결 기능을 활용해 갤럭시 스마트폰의 '서클 투 서치', '실시간 통역' 등의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며 “다양한 AI 기능을 대화면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젠북 S 14 OLED의 강점으론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이 제품의 가격은 189만원대부터 시작돼 200만원을 훌쩍 넘는 갤럭시 북5 프로 360 대비 저렴하다.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것이란 관측이다. 휴대성도 갖췄다. 젠북 S 14 OLED의 무게는 1.2㎏으로 갤럭시 북5 프로 360(1.69kg) 대비 500g가량 가볍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 면에선 삼성전자의 우위가 점쳐진다. 에이수스는 소비자 접점 강화로 존재감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이수스 관계자는 “신제품인 젠북 S 14 OLED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체험존 팝업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며 “더 많은 고객들이 에이수스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채널에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원자재값 상승 악재 타이어 업계, AI 도입해 수익성 끌어올린다

타이어 업계의 3분기 실적이 2분기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무 등 원자재 값 상승이 원인이다. 이에 업계는 생산과정에 인공지능(AI)를 도입하고 있다.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감소하고 시간을 절약해 추후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17일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3분기 실적에 대해 지난 분기 혹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타이어 업계는 지난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단가가 높은 '고인치 타이어'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 2020년 즈음 출고된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주기가 도래하면서 수익성이 좋은 '전기차 전용 타이어' 판매도 증가하면서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 영업이익만 살펴보면 한국타이어 4200억원, 금호타이어 1515억원, 넥센타이어 629억원을 달성하는 등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이상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반면 3분기 실적은 이를 따라잡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분기부터 예고됐던 원자재비 상승으로 인해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 3분기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 2분기 대비 2.74%, 16.3% 감소할 전망이다. 넥센타어는 2분기 대비 8.27% 상승될 것으로 예견되지만 전년 동월 대비 2.29% 하락이 예상된다. 하락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원료인 천연고무가 생산지역내 홍수와 병충해로 생산량이 정체됐고 환경 제재에 대비한 재고 비축수요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합성고무의 경우 올해 일부 업체의 생산 차질과 전방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불가피한 원가 상승을 맞이한 타이어 업계는 'AI 도입'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생산 공정에 AI 기술을 적용해 제조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해 생산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국타이어는 AI 기반의 '버추얼 컴파운드 디자인(VCD)' 시스템을 도입했다. AI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이어 컴파운드 특성을 예측해 최적의 컴파운드 조합법을 만드는 기술로 개발 기간을 최대 50%까지 단축하는 성과를 냈다. 한국타이어는 VCD를 비롯해 타이어 전 개발 단계에서 '가상 타이어 개발' 기술을 적용해 실물 제품 개발 방식보다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AI와 디지털트윈 기술을 결합해 가상의 타이어 제품을 개발하고 제품 성능을 가상으로 테스트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제품 개발 기간 단축, 성능 향상, 개발 비용 절감 등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향후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트윈 기술을 클라우드 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해 타이어 설계자가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동일한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고도화 시킬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는 AI 기반 제품 검사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생산 현장에 적용했다. 기존에 작업자의 시각에 의존하던 검사 이미지 판독을 AI가 돕는 것이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방식으로는 하나의 검사 장비를 대상으로 6~12개월까지 걸리던 딥러닝 모델 생성 기간을 이틀로 단축했다. 또 신규 공장 또는 설비에도 즉각 활용이 가능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최신 AI∙빅데이터 기술 도입으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관련 기술을 중심으로 직원 역량 강화, R&D 혁신을 이끌어내 미래 하이테크놀로지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2024 국감] MBK,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국감 소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 불공정거래 우려가 나오면서 MBK 경영진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됐다. 최근 진행된 공개매수 관련 가격 경쟁 과열과 국가기간산업의 자본과 기술이 해외 유출에 대해 우려한 것이다. 두산·SK그룹 재무담당 경영진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기업그룹의 계열사 합병 과정에서 소액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이들에 대한 보호 방안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조치다. 17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공격적 인수합병(M&A)과 대기업 그룹 내부의 분할·합병 관련 사안이 큰 주목을 받았다. 정무위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동시에 김민철 두산그룹 재무담당 사장,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 부사장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광일 부회장은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에 대한 공격적 MA& 관련 우려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이달 초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최근 진행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한 바 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17일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한 의혹이 있다며 금감원에 진정을 제기하고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사를 요구한 부분은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영풍·MBK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오후 1시 12분 당일 최고가인 82만원까지 올랐다. 당일 한때 장중 주가가 83만 원에 근접하면서 시장에서는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2시간 만에 77만9000원까지 내려갔고 결국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0.1%(1000원) 내린 79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려아연 측은 당시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후 특정 시간대에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간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그룹 지배구조와 소액주주 권익보호 문제도 국감의 중요 화두로 주목을 받았다. 우선 두산그룹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분할한 이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구조개편을 추진했다. 다만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이 소액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감원이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해 두 차례 정정을 요구하며 구조개편에 제동을 걸면서 두산그룹 측이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 관련 주주총회를 연기하고 새로운 합병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8월 단행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역시 합병비율이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논란이 일었던 사안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합병이 주주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합병 안건에 반대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실제 국감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결국 밥캣을 로보틱스에 매각하면 되는데, 편법적 지배구조 개선방식을 통해서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소액주주에게 피해주는 것"이라며 “결국 두산 오너가의 경영권 승계 편법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원장은 “두산 관련해서는 의도 자체를 평가할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도 여러 의사결정 경위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부분이 많아 저희도 거듭 (증권신고서) 반려 요청을 했다"며 “이후에도 잘 살펴보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하라”…KT 김영섭 체제 노조 반발에 첫 난관

KT 제1·제2노조가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광화문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방적 조직개편을 중단하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KT가 내년 자회사 2곳의 설립을 의결하며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노조의 반발에 부딪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KT는 이사회를 열고 인력구조 혁신 방안 안건을 의결했다. △KT OSP △KT P&M 등 2개 자회사(가칭)를 설치해 네트워크 관리 부문 인력 약 5700여명을 옮기는 게 골자다. 이에 KT 다수노조인 KT노동조합(제1노조)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이스트 사옥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집회를 열었다. 1노조가 집회를 연 건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집회에는 김인관 1노조위원장을 비롯 전국 간부 288명이 참여했다. 제2노조인 KT새노조도 현장에 함께 참석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혁신안이 나올 것으로 예측은 했지만, 그 안에 구조조정이란 내용이 담길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부장들과 조합 간부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지방본부 위원장들과의 회의를 소집해 조합원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협의를 진행시킬 것을 약속한다"며 “여러분 마음 속 각오와 제 마음 속 각오가 다르지 않다. 이제부터 시작될 철야투쟁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김배정 1노조 조직기획국장도 “지난해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의 흑자를 낸 기업이 노조에 이같은 인력개편안을 통보한다는 것이 있을 법한 일인가"라며 “통신사업 성장 둔화를 빌미로 수십년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을 사무실에서 떠나라며 문 밖으로 내밀고 있다. 일방적 조직개편을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는 회사 성장을 위해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본사 조직 인력 규모가 비대하고, 일부 국사 현장 인력 운용이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KT의 전 직원 수는 1만9370명이다. SK텔레콤은 5741명, LG유플러스는 1만695명이다. KT 관계자는 “AICT(AI+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 혁신을 추진하게 됐다"며 “일반적으로 '구조조정'하면 연상되는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인력 감축이 아닌,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 및 인력의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시공 등을, KT P&M은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 등을 맡는다. 내년 1월 1일 법인 등기를 마치고 출범할 예정이다.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직원 중 약 3800여명(OSP 3400명·P&M 380명)이 신설 자회사 2곳으로 전출된다. 상권·법인가치영업 및 현장지원 업무는 비효율 사업으로 판단해 폐지한다. 대상 직원들에게는 기존 기본급의 50~70%만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기본급과의 차액은 정년 잔여기간을 반영해 별도 일시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자회사로의 이동을 원치 않는 경우 희망퇴직을 시행할 방침이다. 회사는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퇴직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KT의 조직개편은 2009년 이석채 회장, 2014년 황창규 회장에 이어 세 번째다. 당시 각각 5992명, 8304명 규모의 인력이 조정됐다. KT 측은 합리적 수준의 처우를 보장하고 고용 연장 기회를 부여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인력구조 혁신 방안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한편, 노조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니어 컨설턴트 제도 등 일부 조건을 놓고 의견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제도는 매년 정년퇴직자의 20%를 직무와 근무지를 유지하면서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기간은 최대 2년 보장된다. 이에 대해 1노조는 현재 3600명 규모를 받는 해당 제도 접수 인원을 늘리고, 연장 횟수 및 급여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협의를 중단하겠다는 게 아니고 전향적인 자세로 임했으면 하는 것"며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사측이 보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방사청, 서울대와 국방과학기술 발전 위해 협력

방위사업청(청장 석종건)이 국방과학기술의 첨단화를 위해 서울대학교와 손잡았다. 방사청은 10월 11일 서울대에서 첨단 국방공학 및 정책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미래 국방혁신 4.0 완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협약은 인공지능(AI), 우주, 첨단소재, 유·무인 복합 시스템 등의 첨단 국방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민간과 군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두 기관은 국방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여 국방 분야의 첨단기술 개발과 우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부터 유·무인 복합 시스템까지, 첨단 국방 기술 협력 확대 방사청과 서울대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 우주, 첨단소재, 유·무인 복합 시스템 등 첨단 국방공학 과제 발굴 및 기획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국방공학기술 발전을 위한 정책 수립과 연구 협력에 집중하고, 양 기관 간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해 최신 기술 정보를 신속하게 교환할 방침이다. 아울러 두 기관은 국방 분야의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관련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첨단 국방기술 분야에서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국방혁신 4.0을 위한 기반 마련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협약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AI와 무인 시스템 같은 첨단 과학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국내 최고 연구대학인 서울대와 협력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양 기관의 역량을 결집해 국방기술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국방혁신 4.0의 완성을 목표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방사청은 민간의 우수한 기술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방 연구개발(R&D) 분야에서 혁신을 꾀할 예정이다. 특히, 산학연의 참여를 확대하고 첨단기술 분야의 민간 역량을 국방 기술에 접목하여 국내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모바일 신제품’ 날개 단 삼성D, 미래 동력으로 ‘IT용 OLED’ 낙점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3분기 실적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신제품 출하로 패널 공급량을 늘린 효과다. 다만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하며 미래 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고성장이 예견된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증권가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 3분기 매출은 약 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2200억원) 대비 3.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소폭 감소가 예상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의 경우 최근 3년 내 두 번째로 좋았던 실적인 걸 감안하면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3분기 각각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 플립6·폴드6'와 '아이폰16' 시리즈를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6 전 모델과 갤럭시 Z6에 OLED 패널을 공급하며 수익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일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적 성장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다만 성장세 자체는 올 1분기 10%, 2분기 12%보다 꺾였다. 카날리스는 “시장 상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스마트폰 수요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패널 매출에 의존하는 삼성디스플레이 특성상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면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을 대체할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선이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 IT용 OLED 시장에 쏠린다. 성장성이 담보된 분야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IT용 OLED 출하량이 연평균 4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오는 2027년 3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모니터 시장이다. OLED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모니터도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OLED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아질 거란 판단에 따른 것.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OLED로 모니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선봉장 역할은 퀀텀닷(QD)-OLED가 맡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QD-OLED는 OLED의 일종으로, 블루 OLED에서 나온 빛이 QD 발광층을 통과하며 색을 만들어내는 자발광 기술을 일컫는다. 빠른 응답 속도, 높은 색재현력 등으로 모니터와 같은 대형기기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27형·31.5형·34형·49형으로 구성된 모니터용 QD-OLED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반기 출하량 100만대를 기록했다. 연내 200만대 돌파도 점쳐지는 분위기다. IT용 OLED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적극적 행보도 눈길을 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타이베이에서 '삼성 OLED IT 서밋 2024'를 열고 에이수스, 델, HP 등 글로벌 IT 기업들에게 노트북, 모니터 등 IT 시장에서 삼성 OLED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강점을 소개했다. IT 기기 시장 내 OLED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다. IT 제품용 OLED 패널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이어나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에 약 2조40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8.6세대) OLED 디스플레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충남 아산에 4조1000억원을 들여 8.6세대 OLED 신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IT 제품은 액정표시장치(LCD) 채택률이 99%가 넘었지만, 최근 들어 OLED로 빠르게 전환하는 추세"라며 “IT용 OLED 시장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