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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업계, 3Q 실적도 긍정적… 그룹 의존도 낮추기는 숙제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들이 이번주 중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러한 흐름을 장기적으로 가져오기 위해선 그룹사 내부거래 의존도를 지속 줄여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삼성SDS·포스코DX·현대오토에버를 시작으로 SK C&C와 LG CNS 등 주요 IT서비스 공급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이들은 지난 2분기 AI·클라우드 사업의 호조세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실적 상승을 이끌었는데, 3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SDS는 올해 3분기 매출 3조4798억원, 영업익 2318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7%, 20.06%, 직전 분기(매출 3조3690억원·영업익 2209억원) 대비 각각 3.82%, 4.9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오토에버의 예상 매출은 지난해보다 20.52% 상승한 8988억원, 영업익은 32.74% 오른 600억원으로 집계됐다. LG CNS와 SK C&C의 경우 비상장기업인 만큼 구체적인 실적 규모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직전 분기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LG CNS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 1조4496억원, 영업익 137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이들의 실적 성장 요인으로는 생성형 AI 관련 사업의 매출이 본격화됐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업무 AI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클라우드와 같은 서비스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AI 서비스 개발과 사업 전략 수립에 주력하는 시기였다면,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매출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하반기는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빅4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자체 AI 서비스를 앞세워 제조·유통·금융·공공 분야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그룹사를 시작으로 기업고객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SDS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코파일럿'과 '패브릭스' 고도화에 집중하며, SK C&C는 자기업 특화 솔루션 '솔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 'AI 랜딩존'을 앞세워 수익 다각화를 모색한다. LG CNS는 자체 지난해 10월 언어생성형 AI 서비스 'GenAI Text'를 고도화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과 합작법인 'LG 시나르마스 테크놀로지 솔루션'을 출범시키는 등 해외 진출 기반도 마련 중이다. 다만 매출의 절반 이상이 그룹사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상승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선 의존도를 줄이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그룹사 내부거래 비중은 6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공정위 가이드라인 기준 내부거래 비중은 △포스코DX 90.4% △현대오토에버 79.3% △삼성SDS 65.8% △롯데이노베이트 66.3% △LG CNS 59.8% 등으로 집계됐다. 애초 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로 출발한 기업들이 가진 공통적 한계지만, 계열사 의존도가 높을수록 외연 확장이 어려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선 글로벌과 신시장 공략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을수록 계열사 사업 전략과 실적 등이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만큼 그룹사 외부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공공기관에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국내에선 공공부문 진출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애플에 치이고 中에 쫓기고…삼성 스마트폰 ‘위태로운 1위’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향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대 라이벌 미국의 애플과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각각 '프리미엄'과 '저가형' 이미지를 구축해 삼성전자를 맹추격하면서다. 최근 들어 하드웨어적 혁신도 보여주지 못하며, 삼성 스마트폰 위기론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18%를 차지했다.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2%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애플과 샤오미는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삼성전자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에 3%p 뒤처지던 애플은 올 3분기 소수점 이하 격차로 뒤진 18%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점유율 격차도 작년 3분기 6%p에서 올 3분기엔 4%p까지 좁혀진 상태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라인업 '아이폰15' 시리즈가 아직도 견조한 수요를 보이며 점유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루나르 비요호브데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역대 최고의 3분기 판매량을 달성했다"며 “아이폰15 시리즈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3분기 실적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북미·유럽 등 지역에서의 프리미엄 기기에 대한 선호도 상승이 애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의 수요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점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에서 애플의 향후 전망도 밝은 상태다. 샤오미는 저가형 시장을 사로잡은 것이 통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미는 올해 들어 매 분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저가형 제품을 앞세운 시장 공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저가형 = 샤오미'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킨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신흥 시장으로 평가 받는 인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점도 샤오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샤오미는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7%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6%로 3위에 그쳤다. 1위는 19% 점유율을 기록한 중국 제조사 비보다. 인도 시장은 중국을 뛰어넘는 신규 스마트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80%를 넘는 데 비해 인도의 보급률은 5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교체 수요 보다 신규 수요가 많아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약진으로 인도 내 삼성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저가형 폰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공세 때문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선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높인 애플과 저가형 전략을 내세운 중국 업체와 달리 삼성 스마트폰은 포지셔닝이 불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프리미엄과 저가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폰은 경쟁사와 비교해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우위도 점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샤오미가 선보인 폴더블 폰 '믹스 폴드4'의 경우 두께가 9.47㎜로,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Z 폴드 스페셜 에디션(10.6㎜)'보다 1㎜ 이상 얇다. 폴더블 폰 상품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얼마나 더 얇은지'가 꼽히는 가운데 삼성 폴더블 폰이 중국 업체의 폴더블 폰과 비교해 하드웨어적인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것.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생태계 확장 전략으로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삼성 스마트폰 내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갤럭시 AI의 지원 언어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자연스레 판매량 증대로 이어질 거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선 경쟁사들도 자체 구축한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AI만으로 반등을 이뤄낼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애플의 첫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공식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샤오미도 단말기에 AI를 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HD현대·효성, 선별수주 힘입어 전력기기 사업 ‘맑음’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젓기'를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887억원·영업이익 163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영업이익은 91.8% 증가했다. 특히 종속법인의 영업이익이 56.0% 성장했다. 미국의 경우 선별 수주 효과로 실적이 향상됐고, 중국은 고압차단기 물량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배전기기도 국내·중동·미주 등 주요 시장에서 육상용 배전반 매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24.1% 확대됐다. 회전기기는 북미시장과 선박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1~3분기 수주는 30억2500만달러로, 연간 목표의 80.8%를 채웠다. 수주잔고는 53억9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1% 많아졌다. 또한 북미 시장에서 공급부족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4분기에도 미주향 배전기기 납기가 증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주잔고 내 미주 비중도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중동시장은 고압차단기 수주 증가가 이뤄지는 중으로, 오만과 쿠웨이트 등 사우디아라비아 이외의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앨라바마 공장 증축과 울산 변압기 철심공장 신축으로 생산력도 끌어올렸다. 이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연간 2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HD현대일렉트릭이 올 4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효성중공업은 매출 1조1800억원·영업이익 1000억원 안팎의 실적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5.7% 가량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건설부문을 제외하고 중공업부문만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대 성장이 점쳐진다. 역내 분쟁으로 이연된 중동향 매출이 이제 반영된다는 것이다. 수익성 높은 수주잔고가 매출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도 실적 향상 전망에 힘을 싣는다. 유재선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력부문에서 국내 매출 비중이 높지만, 해외 매출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마진도 우상향 추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효성중공업은 지난 7월 노르웨이 국영 송전청과 330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미·유럽·중동 지역에서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 공장 증설 완료시 생산력도 현재의 40% 가까이 불어난다. LS일렉트릭은 매출 1조212억원·영업이익 665억원을 시현했다. 매출은 소폭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5% 낮아졌다. 북미향 초고압변압기 실적은 양호했으나, 대형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납기가 조정된 탓이다. 자동차·2차전지·반도체 등 전방산업 회복이 늦어진 것도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전력사업은 반등을 기다리고 있다. 초고압변압기 수주잔고는 지난해말 2조3000억원 규모에서 올 3분기 2조9000억원으로 상승했다.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에서 생산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17% 수준이었던 전력사업 내 북미 비중을 올 3분기 기준 21%로 끌어올리는 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 대형 유통사 확보로 직진출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주 경험을 앞세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 일감도 확보한다는 목표다. 전력 수요 증대가 배전 인프라 확대로 이어진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증가와 데이터센터 증설 및 노후 설비 교체가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번 분기는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았으나, 미국 금리인하와 유럽 시장의 회복이 피크아웃 시기를 미루면서 추가 투자도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영풍·MBK vs 고려아연, 임시주총 ‘이사회 장악’으로 공 넘어갔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공개매수에서 주주총회 표 대결과 법정 다툼으로 전환된다. MBK·영풍 측이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한 상황에서 지분율이 소폭 불리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려면 상대방의 이사회 장악 시도를 방어해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방어전을 준비하는 최 회장에게 유리한 요소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MBK·영풍 측이 공개매수 이후에도 장내 매입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공개매수 가격의 30% 이상 고공행진하는 고려아연 주가도 최 회장에게 긍정적이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국가핵심기술 판정도 상대측 전략을 흔들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 최 회장 입장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28일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진행한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 9.8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백기사' 역할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한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지분 1.41%를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주당 89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주식 233만1302주가 응모했고 고려아연은 이를 모두 매수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고려아연은 앞서 계획한 대로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한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매수한 1.41%다. 이로써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MBK·영풍 측은 지난 14일 종료된 별도의 공개매수로 38.47%까지 지분을 확보해 놓았다. 양측 모두 결정적인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기에, 국민연금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최 회장이 추월할 여지가 있다. 이 같은 구도로 경영권 분쟁의 전장이 공개매수에서 '주주총회'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실제 이날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확인한 후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 기타비상무이사 2인, 사외이사 12인을 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사회 의장인 최윤범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해 총 13인으로 구성돼 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임시주주총회에서 14인의 이사 선임에 성공할 경우 15대 12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측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하지만 주총 소집 권한이 있는 현재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 요청을 거부할 가능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MBK 측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따로 신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1~2개월이 소비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 윤범 회장 입장에서 당장 표 대결에 들어갈지 1~2개월 가량 준비 시간을 가질지 전략을 점검하고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방어전을 치르는 최 회장 입장에서 유리한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고려아연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23일 8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던 고려아연 주가는 24일 113만800원, 25일 125만3000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양 측의 공개매수로 유통 가능 주식 수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면서 나머지 주식 가치가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공개매수 종료 이후에도 장내에서 고려아연 주식을 매입하려던 MBK·영풍 측에 있어서는 큰 악재로 분석된다. 25일 종가인 125만3000원은 MBK·영풍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83만원보다 50.69% 높은 수준이다. MBK·영풍이 공개매수를 시작하기 이전 최근 1년 동안 (2023년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고려아연의 평균 주가인 49만543원에 비해서는 2.5배 이상 올랐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과거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 주가는 MBK·영풍이 장내매수를 진행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주가가 한동안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이 신청한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도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24일 자사의 '리튬이차전지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재의 양극 활물질 전구체 설계, 제조 및 공정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현재 2차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심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가핵심기술이란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가 필요한 국내 기업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도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이후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신청했다.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신청이 승인될 경우 해외로의 매각·기술 이전 시 정부의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안전판을 마련하겠다는 목적으로 관측된다. 이후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하더라도 해외에 고려아연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향후에도 이 같은 입장이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다.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에 국내에 원매자가 없다는 이유로 해외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가 MBK의 계획을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수준의 주가가 유지된다면 최 회장 입장에서 긍정적이고, 국가핵심기술 지정이나 법정 공방 등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며 “국민연금도 현재 경영진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잘 준비한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MBK·영풍 측은 주가 급등 등이 최 회장에 유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영풍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결국 돈이 많은 MBK·영풍 측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며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다면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가 개선되는 관점에서 바라볼 문제지 우리 측에 전혀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배태원 인텔 코리아 사장 “루나레이크, 가장 효율적인 x86 프로세서…AI 도입 가속화”

인텔이 인공 지능(AI) PC에 들어가는 x86 아키텍처 기반 신형 프로세서 '루나레이크'를 내놓으며 관련 시장 경쟁자들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28일 인텔 코리아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AI PC 최신 프로세서 출시 국내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지난달 인텔 코리아의 새 대표로 선임된 배태원 사장이 참석했다. 배 사장은 “'AI'라는 말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삶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고 해 AI PC와 AI 생태계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루나레이크는 전 세대 대비 AI 전용 신경망(NPU) 뿐만 아니라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중앙 처리 장치(CPU) 기능이 모두 대폭 개선돼 사상 가장 효율적인 x86 프로세서"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 파일럿 플러스 역시 지원할 예정이고 당사는 소비자는 물론, 기업에서도 AI 도입을 가속화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AI PC는 AI 가속화 기능으로 아키텍처 전반에 걸쳐 CPU의 신속한 응답 속도와 NPU의 저전력, GPU의 높은 처리량을 보이는 특징을 지닌 새로운 세대의 개인용 컴퓨터다. 인텔은 2025년까지 AI PC 사용자가 1억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2028년까지 AI PC가 전세계 PC 시장의 8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PC 경험을 혁신하는 지능형 플랫폼을 만들고, 미래를 위한 혁신적인 아키텍처를 제공함과 동시에 AI를 대규모로 구현하기 위한 전체 생태계 활성화에 힘쓴다는 입장이다. 잭 황 인텔 세일즈 마케팅 그룹 APJ 세일즈 디렉터는 “AI PC로는 최대 95% 빠른 게임 구동, 50% 빠른 사진 편집, 65% 빠른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며 “스트리밍과 원격 회의 시 시 전력 소모율을 각각 40%, 38%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텔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하이브리드 성능에 초점을 맞춘 엘더레이크와 랩터레이크를 선보였다. 작년부터 올해까지는 시스템 분리와 최적화에 강점을 지닌 메테오레이크와 애로유레이크를 내놨다. 이로써 전성비와 AI 확장성을 모두 잡았다는 게 인텔 측 설명이다. 황 디렉터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이루는 200S 시리즈 중 애로우레이크의 설계 목표는 와트당 성능 측면에서 전작 대비 패키지 전력 40% 감소와 15% 이상의 세대별 멀티 스레드 성능 제공, 게임 성능 유지 등이 있다"며 “사용자 경험 면에서는 AI 가속 확장과 최신 미디어 지원을 위한 Xe-LPG 통합, 게임 중 패키지 온도 약 10°C 저감 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민철 삼성전자 MX 사업부 갤럭시 에코 비즈팀장(상무)는 '삼성 갤럭시 북 5 프로 360'을 선보였다. 이 상무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 2를 탑재한 이 제품은 전작보다 NPU 성능이 3배, 아크 GPU 성능은 17%, 싱글 코어 프로세싱 능력은 16% 개선됐다"며 “76Wh의 배터리가 내장돼있어 25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윤준보 인텔 코리아 상무는 AI PC 사용 시연에 나섰다. 이번 프로세서의 이름인 '루나레이크'를 생성형 AI에 입력하자 달과 호수를 연상시키는 그림 생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상무는 “텍스트나 음성을 인식해 이미지를 만들고 3D 맵을 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앞으로 AI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발전을 거듭해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영풍, 고려아연에 임시주총 소집 청구···신규 이사 14인 선임

영풍은 고려아연에 최대주주로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고 28일 공시했다.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은 이사진 선임을 위한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예고해왔다. 이날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가 공개된 뒤 즉시 행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영풍은 총 14인의 이사 선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 기타비상무이사 2인, 사외이사 12인을 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사회 의장인 최윤범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해 총 13인으로 구성돼 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임시주주총회에서 14인의 이사 선임에 성공할 경우 15대 12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측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투트랙 타는 SK하이닉스, ‘eSSD’ 독자 생태계 확장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과 eSSD라는 두 개의 성장 엔진을 가동하고 있다. HBM은 엔비디아-TSMC와의 협력을 통해, eSSD는 독자 생태계 구축을 통해 각각 다른 성장 경로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eSSD 사업은 최근 테슬라와의 대규모 계약을 계기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년 전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이후 eSSD 시장에 빠르게 안착 중이다. 2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테슬라와 약 1조원(7억2500만달러) 규모의 eSSD 공급 계약을 협상 중이다. 테슬라는 AI 슈퍼컴퓨터 '도조' 구축을 위해 SK하이닉스의 대용량 eSSD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계약은 SK하이닉스가 4년 전 인텔의 낸드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거둔 가장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인수를 결정할 당시만 해도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일각에서는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도 했다. 하지만 AI 시대가 됐다.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로봇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AI 학습에 매년 1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eSSD(Enterprise Solid State Drive)는 반도체 메모리를 사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SSD 중에서도 특히 데이터센터와 서버용으로 특화된 제품을 말한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어, AI 시대의 필수 부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eSSD 사업 성장은 2020년 90억달러 규모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서 시작됐다. 인수는 두 단계로 진행됐다. 1단계로 2021년 12월 인텔의 SSD 사업부와 중국 다롄 낸드 공장을 70억 달러에 인수했고, 자회사 솔리다임을 설립했다. 오는 2025년 3월에는 2단계로 낸드 웨이퍼 제조 및 설계 관련 IP와 R&D 인력을 20억 달러에 추가 인수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SK하이닉스의 eSSD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0%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HBM 매출 성장률 330%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체 낸드플래시 매출에서 eSSD가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넘어섰다. 글로벌 eSSD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을 합친 점유율은 31.8%로, 삼성전자(43.2%)에 이어 2위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해 고성능 eSSD의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멀티 플러그(Multi-Plug) 기술과 올(All) PUC(Peri. Under Cell) 기술을 업계 최초로 확보한 덕분에 제품 크기를 줄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QLC(Quadruple Level Cell) 기술을 통해 AI 서버용 eSSD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QLC 기술은 고용량 특화와 함께 읽기/쓰기 속도를 개선했으며, TCO(총소유비용) 절감이라는 장점까지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60TB 대용량 eSSD 공급 능력을 확보했으며, 2024년 상반기에는 122TB eSSD 고객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1c 미세공정을 적용한 DDR5 D램을 통해 생산성을 30% 이상 향상시키고 9% 이상 개선했다. 이 기술들을 적용할 경우 데이터센터의 전력 비용을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시대에 데이터센터용 대용량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eSSD 시장은 2027년까지 2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시장 확대에 대응해 QLC 낸드플래시 기반의 차세대 eSSD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eSSD 사업이 AI 시대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했고, eSSD는 다양한 고객사 확보로 리스크를 분산시켰다"며 “특히 eSSD 사업은 독자 생태계 구축을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고려아연 자사주 9.85% 매수···백기사 베인캐피털도 1.41% 확보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진행한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 9.85%를 확보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백기사' 역할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한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지분 1.41%를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주당 89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최대 20%를 목표로, 베인캐피털 측과 안분비례하면 자사주 최대 17.5%, 베인 측 우호지분 2.5%가 최대였다. 이날 고려아연 공시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주식 233만1302주가 응모했고 고려아연은 이를 모두 매수했다. MBK·영풍 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의 지분 경쟁도 팽팽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MBK측은 기존 지분 약 33%에 공개매수 지분 5.34%를 더해 38%대 수준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을 합한 기존 지분이 약 34%였고, 공개매수를 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베인캐피탈 몫 공개매수 지분 약 1.41%가 더해지면 최대 36% 수준으로 추산된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전체 주식수량이 줄어 MBK·영풍 측과 최 회장 측 지분이 각각 약 40% 이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포토뉴스] ‘화끈한 드리프트’ 선보이는 아키오 회장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이 27일 용인 스피드웨이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서 랠리카 퍼포먼스 주행을 선보이고 있다. 조수석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타고 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모리조(MORIZO)'라는 이름의 마스터 드라이버로 활동하며 다수 레이싱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아키오 회장은 “지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토요타와 현대차가 함께 손잡고 더 나은 사회와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포토뉴스] “사랑해요” 현대차·토요타 행사 관객들에 인사하는 아키오 회장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이 27일 용인 스피드웨이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서 관객들을 향해 “사랑해요"를 외치며 인사하고 있다. 아키오 회장은 “올해 초 정의선 회장과 일본에서 만나 이야기가 진행됐고, 10개월만에 이 이벤트를 실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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