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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불확실성 시대 ‘디자인 사고’로 대처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를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로 대처하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22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4' 개회사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최적의 사업을 펼치는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며 “인공지능(AI) 사업과 같이 모든 사업 영역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쿄포럼은 2019년부터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매년 공동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미래를 설계하고, 내일을 디자인하다'(Shape the Future, Design for Tomorrow)를 주제로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이날 최 회장은 SK그룹의 역사와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 활용된 디자인 사고를 소개했다. 그는 “SK그룹은 70여년의 역사에 따라 섬유에서 석유와 통신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반도체와 AI로 포트폴리오를 혁신했다"며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디자인 사고가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사람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주어진 자원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특징은 근본적으로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도 패널로 참석했다. 여기서 미래 시점의 탄소 감축 성과를 예측해 지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환경보호크레딧(EPC)을 제안했다. 그는 SK그룹이 만든 사회성과인센티브(SPC) 개념을 소개하면서 “SK그룹 내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장려하기 위해 이 측정을 핵심성과지표(KPI)와 연계해 적용,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회장은 “현대사회에서 더 많은 문제 해결사를 확보하려면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SPC는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주어지는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SPC와 비슷한 개념으로 EPC를 제안하면서 “EPC는 미래 시점의 탄소 감축 성과를 예측해 지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라며 “기업은 약속한 탄소 감축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되고 투자자는 미래 수익을 기대하고 이런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그룹 7개 계열사, 주주 가치 제고…자사주 소각·배당 늘린다

LG그룹 상장 7개 계열사가 수익성 강화·주주 환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밸류 업'을 추진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LG화학·LG이노텍·LG유플러스·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 등 LG그룹 7개 계열사는 밸류 업 계획을 내놨다. 지난 달 밸류 업 계획을 공지한 LG전자를 필두로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기업 가치 높이기에 나선 것이다. ㈜LG는 내년부터 기존에 연 1회 지급하던 배당금도 중간 배당 정책을 도입해 연 2회 지급하기로 했다. 중간 배당금도 2025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승인을 통해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배당 기준일을 후에 설정하는 방식을 도입해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으로 주주 권익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7개사는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인 배당 성향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각각 60%, 30%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을 제외하고 △㈜LG(50%→60%) △LG전자(20→25%) △LG화학(20→30%) △LG이노텍(10→20%) 등은 기존 대비 주주 환원율 제고를 약속했다. LG그룹의 이번 밸류 업은 단순 주주 환원만 늘리는 게 아니다. 기업 가치를 근본적으로 높이겠다는 게 요점이다. ROE(Return on Equity)는 자기 자본 이익률 또는 자본 수익률이라고도 불리며,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재무 지표다. 이와 관련, ㈜LG는 ROE를 오는 2027년까지 8~10%까지 달성한다는 게 재무 목표다. 아울러 ROE가 3.7%인 LG전자와 4.2%인 LG화학, 7.5%인 LG유플러스는 10%를 상회하도록 하고 작년 12%를 기록한 LG이노텍은 2030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중심의 지속 가능성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글로벌 최대 종합 전지 소재 회사가 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해 관련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시장 선도 지위 강화와 동시에 효율적인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겠다고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역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사업을 전개하고 비 전기차 사업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이 외에도 전기차 고객을 다변화하고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신규 응용처 고객의 저변을 키워나간다. 더불어 차세대 기술과 솔루션을 강화해 고객 가치를 차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LG이노텍은 앞으로 전략적 생산지 재편과 인공 지능(AI)∙DX를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현금 창출력∙자산 운영 효율성 강화 등 전사적 수익성 개선 활동 전개와 동시에 사업 부문별 수익 창출력을 강화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육성 사업의 매출 규모를 8조 이상으로 키운다. 자율 주행 핵심 사업 가속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 AI∙반도체 신사업 육성을 통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법원, APU 제기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 중지’ 가처분 각하…M&A 박차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이 국적 대형 항공사 간 기업 결합 승인의 전제 조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제기한 가처분을 재판부가 수용하지 않았다. 이로써 국내에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장애물은 모두 치워져 대한항공 주도의 통합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우현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 합의 51부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APU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는 '기각'과는 달리 소송의 형식적인 요건 조차 갖추지 못해 청구 자체에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처분이다. 이는 부적절한 소송을 걸러내 법원의 효율적인 운영과 불필요한 소송 진행을 방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APU는 지난달 28일 서울남부지법에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을 승인한 이사회의 결의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해 11월 2일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윤창번 김앤장 법률 사무소 고문은 이사회에서 화물본부 매각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 점을 APU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유는 김앤장이 종래까지 대한항공에 기업 결합 관련 법률 자문을 제공해와서다. 이를 근거로 APU는 윤 고문이 대한항공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사측은 윤 고문이 상법 해석과 대법원 판례에 입각하면 의결권 행사에 제한이 있는 '특별 이해 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아울러 APU의 주장에 따라 이사회 결의 효력이 정지된다 한들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에 기업 결합 최종 승인을 얻고자 경쟁 제한성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시정 조치안을 제출했다는 사실은 번복되지 않아 가처분 실익 또는 다툼이 있는 권리 관계가 없다고 부연했다. 양측의 의견을 살펴본 김 판사는 APU의 가처분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본안을 심리하지 않은 채 재판을 마쳤다. 아시아나항공 사측은 “법원 결정을 환영한다"며 “기업 결합이 원활히 끝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리아 주버 EC 경쟁 부문 대변인은 지난 21일 “티웨이항공이 티웨이항공이 인천-바르셀로나·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 4개 노선에서 일정 기간 동안 일정 운항편을 띄워야 한다는 조건을 채웠고, 향후 두 시즌이나 2025년 10월까지 해당 노선에서 서비스를 위한 항공권을 판매해야 하는 요건도 만족했다“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조건부 승인에 명시됐던 여객 부문 시정 조치를 충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시정 조치 사안이라고 언급한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에 관해서는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를 품게 될 에어인천에 대한 현장 실사 등 매수인 평가를 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이 끝났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연방 법무부(DOJ)는 반 독점법(셔먼법)을 근거로 소송을 위한 증거 수집 절차에 착수조차 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승부수는 만 4년 여 만에 성공적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 CEO 내정’ 호세 무뇨스 “미국 규제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전동화 결국 가야할 길”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련해 “어떤 규제가 나오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A 오토쇼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동화는 장기적으로 가야 하는 길이지만, 그 과정에서 유연하게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심지어 수소전기차까지도 생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현대차는 전기차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모든 기술에 투자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진 적이 있는데 아주 좋은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무뇨스 사장은 기존의 전동화 방향성은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는 글로벌 3위의 자동차 제조사이자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다음으로 큰 회사"라면서 “회사 전략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기차에서는 미국 업계 평균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인 26%의 성장이 있었고 하이브리드차는 올해까지 37% 성장했다"면서 “(전동화) 속도가 조금 더딜 순 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전날 공개된 아이오닉9에 대해선 “차량의 공간성도 너무 좋고 차량에 타면 아주 편안하다"며 “전기차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타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뇨스 사장은 지난 15일 사장단 인사에서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현대차 CEO인 대표이사로 외국인이 선임된 것은 1967년 현대차 창사 이래 처음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금감원, 장고 끝에 두산그룹 개편안 승인…다음달 임시 주총 개최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통과했다. 두산그룹 관련 3사는 다음달 1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개편안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감독원은 두산로보틱스가 이달 12일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증권신고서 안엔 두산에너빌리티의 일부 사업 부문과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신설 법인으로 분할한 이후 두산로보틱스에 편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골자는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것이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금감원의 문턱을 넘기까지는 4개월이 소요됐다. 당초 두산그룹은 최초 증권신고서를 지난 7월 15일 제출했다. 그 직후 시장에서는 곧바로 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 로보틱스 간 합병비율, 로보틱스와 밥캣의 주식교환 비율 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알짜회사인 밥캣이 시장에서 저평가됐으며, 적자회사인 로보틱스는 고평가된 결과 합병비율 산정이 소액주주에 불리하다는 불만이 커졌다. 이후 금감원도 합병비율 산정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7월과 8월 두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두산은 해당 증권신고서를 철회한 이후 지난달 21일 절충안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우선 로보틱스와 밥캣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과 로보틱스 간 분할합병 비율도 기존 1대 0.0315에서 1대 0.0432로 상향조정했다. 에너빌리티 주주 입장에서는 로보틱스 주식을 좀 더 많이 받게 된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통상 열흘 정도 걸리던 증권신고서 심사를 한 달 가까이 끌며 장고했지만 결국 두산그룹의 절충안을 승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신고서 승인을 받은 두산그룹은 관련 3사의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개편안 문제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3사의 임시 주총은 내달 12일 진행될 예정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경찰 고발 취소…“대승적 차원”

한화오션이 경찰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밀 유출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한 것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해양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앞서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달라며 고발장을 접수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8월 KDDX 기본설계 사업을 수주했다. 당시 양측의 차이는 0.056점이었으나,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업체가 향후 프로젝트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서는 특성상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등을 맡을 공산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이 직원들의 군사 기밀 누설을 비롯한 혐의로 내년 11월까지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을 적용 받게 되면서 흐름이 바뀌었고, 한화오션도 추가 수사를 요구했다. 다만, 방산업계와 군은 양사간 갈등으로 KDDX 사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t급 구축함 6척을 2030년까지 전력화한다는 목표였으나, 경찰 수사가 늦어지면서 사업자 선정도 지연된 탓이다. 한화오션이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적기 전력화 등 국익을 고려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체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피력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따라 실사단 평가와 현장실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며 “방위사업청 등 정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결과를 수용하고 상호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늦었지만 한화오션이 고발을 취소한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KDDX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확인된 사실"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도 철회, KDDX 사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며 “K-방산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세 이어져…존폐 위기 가시화

국내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수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가며 존폐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력이 커지며 가입자 이탈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시장점유율'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0만477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3631만106명)보다 5328명(0.01%) 감소한 규모다. 가입자 수 첫 감소가 나타난 직전 반기에 이어 2개 반기 연속으로 줄었지만, 감소폭은 둔화됐다. 지난해 상반기에서 하반기 감소폭은 3만7389명(0.01%)이었다. 유료방송 매체 중 가입자 순증을 기록한 건 인터넷TV(IPTV)가 유일했다. 위성방송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가입자 수가 줄어들면서 전체 가입자 수 감소로 이어진 모양새다. 매체별 가입자 수는 △IPTV 2092만5902명(58%) △SO 1241만2496명(34.2%) △위성방송 282만716명(7.8%)으로 나타났다. IPTV의 가입자 수는 직전 반기보다 14만5664명(0.4%p) 오른 반면, SO와 위성방송은 각각 12만9004명(0.4%p)·2만1988명(0.77%p) 줄었다. 다만 IPTV 가입자 순증세는 꾸준히 둔화하는 흐름이다. 증가폭은 2020년 하반기 4.38%에서 2021년 하반기 3.61%, 2022년 하반기 1.79%, 지난해 상반기 1.21%, 지난해 하반기 0.54%로 나타났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KT 885만2093명(24.4%) △SK브로드밴드(IPTV) 674만8365명(18.6%) △LG유플러스 547만1108명(15.1%)다. 같은 기간 사업자별 SO 가입자 수는 △LG헬로비전 356만7159명(9.83%) △SK브로드밴드 282만4441명 (7.78%) △딜라이브 194만6328명(5.36%) △CMB 137만5381명(3.79%) △HCN 126만2903명(3.48%) △개별 SO 9개사 143만6284명(3.96%) 순으로 집계됐다. 이 중 SKB의 경우, SO 사업자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기술중립성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난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중립성 서비스 가입자는 15만6153명으로 지난해 하반기(7만7825명)보다 약 2배가량 증가했다. 사업자별로 △SKB 14만2752명 △LG헬로비전 9336명 △서경방송 4065명 순이다. 이는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방송 서비스로, 유료방송 사업자 간 전송방식 구분을 없앤 것이다. 이에 따라 신규 서비스 도입과 고품질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에 처한 SO와 위성방송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낡은 규제 철폐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케이블TV 지역채널 지원 방안 토론회'에서 “SO에 지역방송으로서의 정책적 지원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 마련 및 법적 지위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방송의 일부로서 가치 향상을 통해 케이블TV 스스로 투자 확대를 유인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경희대 교수도 “지역 채널을 운영하며 지역민 밀착 콘텐츠를 제공하는 SO의 지역 채널 커머스 방송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지역 미디어를 중심으로 방송, 커머스, 정보통신기술(ICT) 등 지역거점 미디어 허브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 중심 SO의 정의, 역할, 정부 지원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시민단체, 구글-게임 4사 불공정 담합 의혹 제기…게임사 “사실무근”

게임 이용자 단체가 구글(LLC·구글코리아·구글 아시아퍼시픽)과 엔씨소프트·넷마블·펄어비스·컴투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 4곳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들이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에 담합해 뒷돈을 챙겼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국내 게임사들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게임소비자협회·게임이용자협회 등 게임 이용자 단체 2곳은 2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회관에서 '구글 게임사 인앱결제 관련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등 공정위 신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핵심은 게임사들이 구글의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에 담합했는지 여부다. 이들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앱을 독점 출시하는 대가로 구글에 지불한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돌려받거나 광고혜택 등을 지원받았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란 구글이 특정 모바일 게임사에게 경쟁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앱마켓 피처링, 해외진출 지원 등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시민단체 측은 구글이 거래 구조를 악용해 게임 이용자들의 인앱결제를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쟁 개발사들의 매출 30%에 달하는 중계수수료를 공제하는 등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게임산업 생태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해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공개된 구글 내부 문서를 제시했다. 구글은 당시 구글플레이에 앱을 출시하는 조건으로 게임사들에 △판매 수익 배분 △광고 입찰가 담합 등 대가를 지불해 주는 내용의 '프로젝트 허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게임 4사가 구글로부터 2019년 환율 기준 총 5억6400만달러(한화 약 6850억원)의 불건전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추산했다. 세부적으로 △엔씨소프트 2억7000만달러(3279억원) △넷마블 1억4800만달러(1797억원) △컴투스 8200만달러(996억원) △펄어비스 6400만달러(777억원) 등으로 기재돼 있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광고를 따내기 위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이를 위해 많은 게임사는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며 “하지만 4개 대형 게임사는 이와 상관없이 광고 분배를 우선적으로 받았고, 이는 게임사 간 공정한 경쟁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들은 투명한 세부 전수조사, 추가 시정명령 및 과징금, 소비자 보호를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게임 4사에는 총 698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을, 구글플레이에 대해선 현행 30%인 인앱결제 수수료를 4~6%로 인하하는 시정명령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 강요 및 과도한 수수료 부과 등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 중 국내 중소게임사와 함께 미국에서 집단 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정호철 경실련 정보통신위원회 간사는 “과거 공정위의 조사에 국내 기업들은 참고인으로만 들어갔다 보니까 (구글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에 국내 게임사 4곳이 공정위 조사에 협조해 구글의 혐의에 대해 소명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게임사 4곳은 불공정 거래 행위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타 앱마켓 출시 제한 등의 불공정 행위에 가담하거나 이에 대한 대가를 받은 바가 전혀 없다"며 “특정 플랫폼사의 영향력을 높이는 대가로 다른 회사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한 내용으로 회사와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구글플레이는 “한국의 개발자와 이용자들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타 앱마켓들과 성실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회사 서비스 수수료는 앱 마켓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개발자의 99%는 15% 이하의 수수료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종합] LG, 정기인사로 AI·바이오 전문가 대거 발탁

LG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AI·바이오·클린테크(ABC) 분야의 젊은 전문가들을 대거 발탁하며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했다. LG그룹은 21일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전체 신임 임원의 23%에 달하는 28명을 ABC 분야에서 선발했다. 특히 글로벌 수준의 AI 전문성을 갖춘 80년대생 3명을 임원으로 발탁해 주목받았다. LG AI연구원의 이문태·이진식 수석연구위원과 LG유플러스 조현철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 리더십 강화다. 고객가치, 영업, 재무, 마케팅, 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7명의 여성 임원이 새로 선임됐다. 이로써 LG그룹 내 여성 임원은 총 65명으로 늘어나 2018년(29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R&D 분야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신규 임원 21명이 새로 합류하면서 그룹 전체 연구개발 임원은 21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허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전자 조휘재 부사장과 LG에너지솔루션 이한선 전무도 승진했다. LG그룹은 주요 계열사 수장도 교체하며 변화의 고삐를 당겼다. LG유플러스 신임 CEO에는 전략 컨설팅 전문가인 홍범식 사장이 선임됐다. 그는 모니터그룹, 베인앤컴퍼니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ABC 전략 수립과 실행을 주도해왔다. LG전자는 ES(Eco Solution)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에 이재성 부사장을 발탁했다. 이 부사장은 에어솔루션 분야에서 R&D, 상품기획, 마케팅, 영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장에 김상민 전무를, 첨단소재사업본부장에 김동춘 부사장을 각각 선임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사장 승진자도 2명이 배출됐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김영락 부사장은 구독 서비스와 온라인 브랜드 숍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LG CNS CEO 현신균 부사장은 AI, 클라우드 등 디지털 신기술 기반의 DX 사업에서 성과를 창출했다. 80년대생 임원도 크게 늘었다. 이번 인사로 LG그룹 내 80년대생 임원은 총 17명으로 5년 전보다 3배 증가했다. 이는 젊은 인재들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해 그룹의 변화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은 외부 전문가 영입도 활발히 했다. 올해 총 10명의 외부 인재를 새로 영입했는데, 특히 LG화학은 북미 외교 전문가인 고윤주 전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를 영입해 지경학적 리스크 대응력을 강화했다. 이번 승진 인사의 전체 규모는 지난해(139명)보다 줄어든 121명이며, 신규 임원은 86명이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와 같은 49세다. LG그룹은 글로벌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경영진 대부분을 유임시켰다. 한편 ㈜LG는 이상우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경영관리부문장 겸 전자팀장으로, 이장환 책임을 상무로 승진시켜 비서팀장으로 선임했다. LG사이언스파크 신임 대표에는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이 선임됐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고려아연, 금감원에 추가 진정서 제출…“MBK·영풍, 사기적 부정거래”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금융감독원에 추가로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MBK와 영풍은 지난달 초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고 법원에 2차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같은 달 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1.36%(28만 2366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2차 가처분 신청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시장 불안을 조장했다"며 “심문기일인 지난달 18일에 고려아연 지분을 저가 매수한 행위가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자본시장법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법에 따르면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등 거래와 관련해 부정한 수단이나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고려아연 측은 “합리적 근거 없이 2차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했다"며 “시세 변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려 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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