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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충격’에 AI 고도화…전략 닮아가는 네카오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해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인공지능(AI) 사업을 강화해 퀀텀 점프를 노린다. 양사는 그동안 전략적 측면에서 다른 접근방식을 구사해 왔는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을 기점으로 결이 비슷해진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조7377억원·영업익 1조97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32.9% 증가한 수치로,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서치플랫폼·커머스·콘텐츠 등 사업 전반의 고른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실적은 매출 7조8738억원·영업익 49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2%·6.6% 증가했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 여파에도 카카오톡 기반 광고·쇼핑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방어했다는 평가다. 양사의 올해 공통목표는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접목해 기능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실적발표를 거치며 전략이 조금씩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점은 양사의 방향성이 딥시크 파장 이후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체 모델과 글로벌 모델을 동시에 활용, 상품 및 서비스 특성과 사양에 맞춰 적용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네이버는 자체 기술·인프라를 활용하는 소버린 AI 전략을 강화해 왔다.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로 구성된 '팀네이버'를 꾸리고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서비스 적용 범위를 넓혀온 가운데 다음달 개선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답형 질의를 적용하는 한편 신뢰도 높은 요약 정보를 제공하고, 맥락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정확도를 높이는 게 골자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경영일선 복귀 소식도 소버린 AI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앞서 네이버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이 GIO의 사내이사 임명을 포함했다. 이 GIO가 그동안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관련 사업에 힘을 실을 것이란 시각이 높았다. 다만 최근 필요에 따라 자체 모델뿐 아니라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딥시크의 연구 성과가 속속 나타나면서 시장 경쟁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자체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외부 LLM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직 서비스 제공에 직접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없지만, 글로벌 빅테크나 외부의 다양한 LLM에 대해서도 협업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서비스에 따라 제각기 다른 AI 모델을 적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2021년 자체 모델 코(Ko)GPT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노렸지만, 지난해 개발 중단 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넓히는 방향으로 한 차례 선회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전략적 협업을 선언했다. 양사는 이용자 경험 강화에 초점을 맞춰 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연내 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나나를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에 자체 모델과 함께 오픈AI의 최신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오픈AI 외에도 퍼플렉시티와 같은 AI 검색 탭을 추가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선택지에 자체 개발 모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아 대표는 1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는 이미 지난해부터 메타 AI 모델 '라마' 등 다양한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들을 튜닝해 내재화한 카나나 플렉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소규모언어모델(sLM)에 더불어 이번 협업을 통해 자본적 지출(CAPEX)·비용 관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AI 서비스에 적용될 전략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고려아연 “소수주주 보호 안건, MBK·영풍 측의 반대로 부결”

고려아연이 지난달 말 열린 임시주주총회의 의결권 행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고려아연 경영진과 이사회가 제안한 '소수주주 보호 명문화' 안건이 MBK·영풍 측의 반대로 부결됐다고 주장했다. MBK·영풍 측 계열사 및 개인주주들이 모두 '소수주주 보호 명문화'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가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 측의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부딪혀 소수주주 보호 조치가 무위로 돌아갔다고 13일 밝혔다. MBK파트너스 혹은 영풍의 특수관계인 중 소수 지분이라도 해당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면 소수주주 보호를 정관에 명문화하는 안건이 통과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이 이번 임시주총에서 스스로 제안했던 집행임원제를 오히려 반대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다고도 지적했다. 집행임원제 역시 MBK·영풍이 찬성했다면 가결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결국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MBK가 공언한 고려아연 유통주식 수 개선안에도 반대했다고 고려아연은 목소리를 높였다. MBK는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주주가치 보호 방안 중 하나로 액면분할을 거론하며 고려아연의 제한된 유통주식 수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MBK·영풍 측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일 MBK·영풍 측은 입장문을 통해 “(최윤범 회장이) 우호주주를 동원해 소액주주보호 명문화 안건을 반대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도 저질렀다"며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물론, 고려아연 주주분들 모두가 최윤범 회장 및 고려아연 현 경영진, 이사진들에 대해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사의 모든 구성원은 비판을 위한 비판과 비방전을 멈추고, 기업 경쟁력을 해치는 불필요한 소모전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분쟁’ 다음 승부처는 정기 주총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MBK·영풍 측이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 결과와 상관없이 물리적 시간상 임시 주주총회를 다시 여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음달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는 지난달 진행됐던 임시 주총 가처분 신청 결과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영풍이 의결권 제한의 단초가 됐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지도 주목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가 다음달 정기 주총에서 다시 맞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 21일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의 심문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심문 이후 가처분 결과는 2월 말 3월 초에 나올 예정이다. 이 경우 3월 중순 혹은 하순 열릴 정기 주총 이전에 임시 주총을 개최하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영풍은 지난달 23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총 결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경영권 박탈 위기에 처하자 기습적으로 상호주 관계를 만들고, 상호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상법 규정을 근거로 고려아연에 대한 영풍의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해당 임시 주총에서 선임된 고려아연 이사 7명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같은 법원에 제기했다. 두 건의 가처분 신청 결과는 함께 나올 가능성이 높고, 다음 정기 주총 결과를 좌우할 만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어 양측이 주목하고 있다. 만약 법원이 영풍의 의결권 사용을 제한한 행위가 부당하다고 인용하고, 이에 근거한 임시주총 통과 안건의 효력을 모두 정지시킨다면 MBK·영풍이 정기 주총에서 매우 유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아직 50%에 가까운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집중투표제 도입 이전 상황에서 이사회를 장악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혹은 법원이 고려아연 임시주총 통과 안건 중 일부의 효력을 인정하고 일부는 인정하지 않는 '부분 인용'이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이때는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 변경안과 이사수 19인 상한 안건이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둘 중 하나가 인용(효력 정지)된다면 향후 정기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혹은 이사수 상한이 없는 상황에서 표 대결을 통해 승부가 정해지게 된다. 양측 모두에게 '차선'의 결과이지만, 더 많은 의결권을 가진 MBK·영풍 측에 좀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법원이 집중투표제, 이사수 상한, 신규 선임 이사 직무집행정지 등의 주요 가처분을 기각하게 된다면 당장 최 회장 측이 유리해진다. 이사수 상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집중투표제로 이사회 과반을 방어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큰 변수가 없다면 적어도 최 회장이 1년 이상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사용을 제한한 행위가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을 내릴 경우 영풍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지도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지난달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무력화했던 '영풍-고려아연-썬메탈코퍼레이션(이하 SMC)-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을 회복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재계에서는 영풍이 순환출자 고리가 된 SMC 지분율을 희석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자를 비롯해 여러 수단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영풍이 이 같은 상황에서 정기 주총을 앞두고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풍은 가처분 이외에도 최 회장과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등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 고려아연 관계자들을 공정거래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향후 공정위와 검찰의 조사가 추진될 상황에서 영풍이 명분과 정당성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부당한 상황을 해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경우 정기 주총 이후 공정위와 검찰의 결정이 중요해지는 탓에 경영권 분쟁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내년 이후까지 법정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풍 관계자는 “SMC 지분 희석을 위한 증자 등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최 회장의 불법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 관계자는 “SMC의 영풍 주식 매입은 적법하며 저가 매입은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상호주 의결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임시 주총이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스마트폰·TV·반도체까지…中, 韓 주도 프리미엄 시장 총공세

전 세계 스마트폰, TV,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 기업들의 전방위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가성비를 넘어선 고급화 전략으로 맹렬히 공세를 펼치며, 국내 업체들이 장악해 온 프리미엄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부문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며 삼성전자와의 매출 격차를 줄여가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0%p 이상이던 두 기업의 매출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9%p로 좁혀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해온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하이센스와 TCL이 각각 24%, 17%의 출하량 점유율을 기록하며 2,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30%)가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LG전자는 4위로 밀려났다. 이에 따라 2023년 3분기 28%p에 달했던 한국과 중국의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 격차는 1년 만에 5%p로 좁혀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합산이 한국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의 공세가 거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해온 D램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중국 최대 메모리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다. 이 회사는 기존의 범용(레거시) 반도체뿐만 아니라, 최신 DDR5 D램과 AI 칩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까지 개발하며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에는 중국 제품이 '가성비' 위주로 평가됐지만, 최근에는 고급화 전략으로 변모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전 산업군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며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샤오미는 한때 '대륙의 실수'라 불릴 정도로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200만원대 '샤오미 13 울트라'와 폴더블 스마트폰 '믹스 폴드 4'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자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TV 중심이던 하이센스와 TCL도 '미니 LED' 등 프리미엄 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던 프리미엄 TV 시장의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이제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LCD 시장을 주도하던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한국이 선점한 프리미엄 TV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CXMT는 기존에는 범용(레거시) 반도체에 집중했지만, 지난해 12월 AI 메모리에 필수적인 DDR5 서버용 메모리를 출시하며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DDR5 D램은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2배 높여 대형 서버에 탑재된다. CXMT는 DDR4에서 한국을 따라잡는 데 6년이 걸렸지만, DDR5에서는 그 격차를 4년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HBM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XMT는 이미 HBM2~HBM2E 제품을 양산 중이며, 중국에서는 HBM2 생산을 위한 28만㎡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동안 압도적 우위를 보이던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는 국내 기업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기술 초격차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스마트폰과 TV 분야에서는 AI 기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에 맞춤형 정보 브리핑 서비스 '나우 브리프'를 추가했고, LG전자는 AI 전용 버튼을 탑재해 접근성을 개선한 2025년형 '올레드 에보'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도 기술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첨단 메모리 분야에서는 아직 국내 기업들이 앞서 있지만, 중국의 추격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며 “올해 HBM 등 AI 메모리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번 충전에 서울서 부산까지”…아이오닉9 ‘아빠차’ 시장 접수한다

패밀리카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500㎞ 이상의 주행거리와 3열까지 널널한 실내공간을 확보한 현대차의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이 출시됐다. 현대차그룹은 서울부터 부산까지 주행이 거뜬한 아이오닉9을 통해 '아빠차' 시장서 영향력을 확대할 전략이다. 현대차는 첫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인 '아이오닉9'을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아이오닉9은 E-GMP 기반의 대형 전동화 SUV로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갖췄으며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32㎞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짧은 주행거리라는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고 넓은 공간이라는 장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9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에어로스테틱 실루엣을 연출했으며 세계 최초로 전면 범퍼 하단에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을 탑재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 또 공력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 요소와 기술들을 적용해 대형 SUV로는 최고 수준인 공기저항 계수 0.259를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오닉9은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뒤처지지 않는 차급을 확보했다. 아이오닉9은 전장 5060㎜, 축간거리 3130㎜, 전폭 1980㎜, 전고 1790㎜로 넓은 공간을 갖추고 동급 최대 수준의 2, 3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이에 업계선 아이오닉9이 패밀리카 시장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도 “서울부터 부산까지 주행이 가능한 모델"이라며 “최근 늘어나는 패밀리카 수요에 딱 맞는 차량"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자동차 시장엔 SUV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UV 판매량은 81만4389대로, 종전 최다 판매인 2023년(80만2974대)을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SUV에 카니발과 같은 레저용 차량(RV)까지 더한 '패밀리용 대형 승용차'의 지난해 판매량이 전체 승용차 판매의 66.4%를 차지했다. 이처럼 패밀리카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아이오닉9 역시 괜찮은 선택지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격이 합리적이다. 아이오닉9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국비 보조금과 지방비 보조금을 고려했을 때 6000만원 초중반대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출시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상위 트림과 비교했을 때 얼마 차이 나지 않는 가격이다. 가격은 내연기관급인데 주행 성능은 편안하고, 유지비는 더 저렴하니 가족과 여행을 꿈꾸는 아빠들에겐 제격인 모델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분들이 아이오닉9을 더욱 가깝게 만나볼 수 있도록 전국 주요 전시장에 아이오닉9을 전시하고 카마스터를 통해 차량에 대해 전문적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했다"며, “현대차가 처음 선보이는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인 아이오닉9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전동화 경험을 제공해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美 모하비주행시험장 방문…“선구적 기술에 집중해야”

현대자동차∙기아의 품질 경영을 상징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모하비주행시험장)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현대차∙기아는 1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시티에 위치한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설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완벽한 품질과 성능 확보를 위해 노력해온 연구원들을 치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완성차 담당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 양희원 사장(R&D 본부장) 등이 참석해 임직원들과 모하비주행시험장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년 동안 모하비주행시험장과 연구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AI, 로봇 공학, SDV, 전동화, 수소 기술과 같은 선구적인 기술에 집중해야 하고 이러한 혁신을 위해 모하비주행시험장과 같은 연구시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선 회장은 현지 연구원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20년의 여정에서도 도전을 기회로, 좌절을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에 참석한 모하비주행시험장 임직원들 또한 최고의 안전과 품질, 성능을 제공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재확인하며 더욱 빈틈없는 담금질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지난 2005년 현대차∙기아는 모하비 사막 한 가운데 약 1200억원을 투자해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1770만㎡(약 535만 평) 규모의 모하비주행시험장을 건립했다. 이 주행시험장은 10.3km의 타원형 고속주회로와 6개 기울기로 구성된 등판성능 시험로 5km의 와인딩트랙 18종류 노면의 승차감 시험로 오프로드 시험로 미국 고속도로 재현 시험로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곳에서 승차감과 핸들링 평가부터 소음, 진동 및 내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름철이면 54℃를 넘나드는 기후를 활용해 차량과 부품의 열 내구성 평가나 냉각 성능을 시험하는 등 차량의 품질을 다각도로 검증한다.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는 지금까지 5000여 대의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차량이 약 3200만km 이상의 혹독한 주행 시험을 거쳤으며, 이를 통해 최고 수준의 품질과 내구성, 신뢰성, 안전성을 갖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가혹한 테스트와 실도로 조건 이상의 담금질을 통해 완성된 현대차∙기아 신차들은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이끄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한 단계 향상된 상품, 품질 덕분에 현대차∙기아는 2010년 글로벌 톱 5를 기록한 이후 12년 만인 2022년 처음으로 세계 판매 3위에 올랐으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R&D 연구거점과 앨라배마 및 조지아 등에 위치한 생산거점 등을 포함, 미국에서 직간접적으로 57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2002년부터 미국에 205억 달러(약 30조 원) 이상을 투자해오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포] “갤럭시 S25 AI 기능 ‘그림의 떡’ 이라면 이곳으로”

“인공지능(AI) 기능이 조금 어렵게 느껴져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 왔어요. (갤럭시 S25) 제품 디자인도 너무 예뻐 만족스럽네요." 13일 '삼성 강남'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의 말이다. 서울 강남역 10번출구 바로 앞에 있는 이 곳은 삼성전자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곳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이벤트 등이 펼쳐지다보니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오전 10시 정식 개장 시간 이전부터 삼성 강남 앞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다양한 연령대 15명 가량이 줄을 서 있었다. 대부분 서비스센터를 찾은 고객들이다. 강남 한복판에 있다 보니 갑자기 제품 수리가 직장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한다고 전해진다. 1층의 테마는 갤럭시 S25 체험이다. 전작 대비 강화된 AI 성능을 안내원들이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비디오 부스에서 직접 사진·영상을 찍은 뒤 이를 직접 편집해볼 수 있다. 동영상에 들어온 잡음을 없애는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놀라웠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배경음악 또는 목소리만 콕 집어 없앨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갤럭시 S25만의 장점도 경험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다음달 3일 독일로 출장가는데 프랑크푸르트 직항 항공편좀 알아봐줘"라고 말하니 순식간에 최적 항공권이 검색됐다. “해당 일정 정리해서 삼성 노트에 저장하고 부장님한테 문자 보내줘"라는 명령도 척척 수행했다. 부장님한테 보내는 문자 내용을 존댓말로 변환한다는 점이 신기했다. 관람객들 만족도는 높아 보였다. 특히 총 4개의 미션을 완료한 뒤 스탬프를 찍으면 우산, 가방 등 기념품을 나눠준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사은품을 받기 위해 친구와 방문했다는 한 20대 여성은 “주요 기능들을 세세하고 친절하게 소개해주니 이해가 잘 된다"고 했다. 50대 남성은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AI 기능이) 자연스럽다"고 언급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갤럭시 S25를) 사고 싶다"는 말이 자주 들렸다. 각 체험공간에는 2~3명의 직원들이 머물며 각종 질문에 답했다. 관람객들은 주말에 더 많고 2030부터 가족 단위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일 적어도 100명 이상은 갤럭시 S25의 강화된 AI 기능을 체험한다고 전해진다. 제품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20여분간 진행되는 '갤럭시 AI 클래스'를 들으면 된다. 오후 1시부터 시간대별로 진행되며 예약제로 운영된다. 2층은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을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갤럭시 S25는 물론 갤럭시워치7, 갤럭시링, 태블릿·노트북 등을 만날 수 있다. 다채로운 폰·무선이어폰 케이스 등도 준비됐다. 오예스, 햇반, 에이스, 하겐다즈 등 귀여운 모양 버즈 케이스가 눈길을 잡았다. 스마트폰을 삼성 강남에 직접 수령하러 오는 이들도 많다. 삼성 강남에서 받으면 액세서리 50%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가 '여러 앱 간 자연스러운 AI 경험'을 구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일상 속 맞춤형 정보 브리핑을 제공하고, 잠금 화면에서도 손쉽게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전작부터 적용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도 진화했다고 소개한다. 다양한 데이터 형태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이 적용돼 기존 이미지, 텍스트 검색에 더해 기기에서 재생되는 사운드 검색도 가능하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갤럭시 S25 사전계약은 130만대를 돌파했다. 역대 S 시리즈 중 최다 판매 신기록이다. 더 많은 고객들이 신제품을 체험하다보면 'AI폰'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온오프라인에서 고객 접점을 다양하게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M&A 미리 알려달라는 IT 노조, 현실성 있을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노조들이 최초로 공동요구안을 제시하며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해당 요구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온도 차가 뚜렷하다. 노동조합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 강화, 인사평가 기준 공개, 대기발령 제한, 기업 변동 시 사전 통보 등을 요구했지만, IT업계 경영진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3일 IT업계에 따르면 IT업계 산하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위원회는 최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IT기업을 대상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관련한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IT업계에 노조가 결성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공동요구안으로,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노조 연대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IT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기업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항목은 인사평가 기준 공개 요구다. IT위원회는 기업이 인사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평가 등급별 인원 비율 및 연봉·인센티브 인상률까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IT기업들은 이를 경영 기밀로 간주하고 있어 공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별 연봉·인센티브 체계는 핵심 경영 전략 중 하나다. 노조가 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상장사일 경우, 자본시장법상 공시 규정을 지켜야 하지만 일반 직원들의 인사평가 기준까지 공개할 의무는 없다. 일부 기업들은 평가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수준에서 협의가 가능하지만, 노조의 요구처럼 세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요구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위원회 설치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IT위원회는 사용자가 아닌 노사 동수(3:3)로 구성된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르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받거나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법은 조사의 주체를 명확히 지정하지 않았지만, 사용자에게 조사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동등한 비율로 참여하는 조사기구는 기존 법 체계와도 맞지 않고, 기업이 내부 감찰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전제한 요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기존 조사 시스템은 사측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실효성이 낮다며 위원회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제시한 대기발령 제한 요구 역시 기업들로서는 부담스러운 사안이다. IT위원회는 대기발령 시 노조에 사전 통보하고, 대상자에게 발생 사유와 일정 계획을 공개하며, 3개월 이내 전환배치를 완료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대기발령 기간 동안 임금을 전액 지급하고, 직무교육과 교육비 지원을 의무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 요구가 사실상 구조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T업계의 특성상 프로젝트 개편과 인력 이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노조 요구대로 모든 대기발령자를 3개월 내에 전환배치해야 한다면 기업 운영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대기발령에 대한 명시적 규정은 없다. 판례에 따르면 대기발령은 사용자의 인사권 범위 내에 있지만 그 기간은 합리적이면 된다. 기업 변동(분할, 합병, 양도, 휴업) 시 노조에 3개월 전 사전 통보하고, 시행 2개월 전에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하며, 1개월 전 노조의 서면 동의를 받으라는 요구는 가장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라는 평가다.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사업 구조조정은 기업의 경영권에 속하는 문제로, 현재 상법과 자본시장법상 주주총회와 공시 의무는 있지만 노조 사전 통보 의무는 없다. 한 IT기업 관계자는 “M&A는 기밀 유지가 필수적인데 노조에 미리 통보하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상장사라면 노조에 이런 내용을 미리 말하면 공정 공시 규정을 위반하는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IT업계는 비교적 유연한 근무환경과 고액 연봉을 제공하는 대신, 조직 운영에 있어 경영진의 권한이 강한 편이다. 반면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이 잦고 평가 기준이 불명확한 IT기업의 특성을 지적하며,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특유의 입장차이로 주요 기업들이 이번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노무사는 “노조가 제기한 일부 요구는 단체협약을 통해 협상할 수 있지만, 인사평가 기준 공개나 M&A 사전 통보 같은 요구는 현실적으로 기업이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번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향후 IT업계의 노사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동요구안이 실제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나 평가 기준 일부 공개 같은 요구는 내부 절차 개선을 통해 조정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대기발령 제한이나 기업 변동 시 사전 통보 같은 조항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이태민 기자 khc@ekn.kr

[시승기] “팰리세이드보다 좋은데?”…현대차 아이오닉9, 넓고 오래가는 대형 전기 SUV

현대차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은 자동차를 넘어 마치 집 같은 편안함을 주는 전기차였다. 널널한 주행거리에 편안함을 극대화한 실내공간과 여러 기능들이 어우러져 운전자, 동승자 모두에게 안락함을 선사하는 SUV였다. 12일 현대자동차는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아이오닉9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했다. 시승은 행사장부터 경기 양평군 카페까지 왕복 100㎞ 주행으로 구성됐다. 하필 이날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마음 편하게 도로를 달리진 못했지만 그 와중에도 이 차량이 얼마나 안정감을 주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오닉9은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플래그십 모델로, E-GMP 기반 동급 최대 휠베이스를 통해 실내 공간을 극대화했으며 110.3kWh 배터리 탑재로 전 모델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500㎞ 이상의 성능을 보유했다. 또 전장 5060㎜, 축간거리 3130㎜, 전폭 1980㎜, 전고 1790㎜로 넓은 공간을 갖추고 동급 최대 수준의 2, 3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특히 현대차의 대표 SUV 팰리세이드와 비교했을 때 전장, 전폭은 동일한데 휠베이스는 더 넓어 아늑한 실내 공간을 제공했다. 아이오닉9의 디자인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듯했다. 묵직하고 큰 차체와 라인은 만족스러웠지만 전면과 후면의 디자인은 너무 개성이 확실했다. 그나마 전면은 전기차스럽고 기존 아이오닉5와 패밀리룩으로 괜찮았지만 후면은 너무 큰 리어 램프가 부자연스러웠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 들어오는 센터 리어 램프는 보는이에게 부담감을 줬다. 아쉬운 외관 대비 내부는 합격점이었다. 탑승자의 편안함을 극대화한 사양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전면에 설치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각각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를 곡선 형태로 연결해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였다. 특히 공조 장치가 물리버튼과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절하게 배치되며 디자인과 편의성을 모두 잡았다. 콘솔 박스도 인상적이었다. 유니버설 아일랜드 2.0 콘솔은 최대 190㎜까지 후방 이동이 가능하고 전방과 후방에서 모두 열 수 있는 양방향 멀티 콘솔을 적용해 1열뿐만 아니라 2열 승객까지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손이 가기 딱 좋은 위치에 드라이브 모드 변경, 무선 충전패드가 있어서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혁신적이고 안정적이었지만, 낯선 탓인지 다소 불편했다. 잘 찍히고 있는걸까?하는 불안감도 들었고 실제보다 거리가 더 가까운 듯 보이기도 했다. 주행을 1시간 정도 하다보니 금방 익숙해졌지만, “이게 고장나면 어쩌지?"란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2열엔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동승자의 지루함을 달래줬다. 여러 OTT들이 담겨 있어 주행 뿐만아니라 휴식을 취할 때도 차를 찾게 될 것 같았다. 시트 또한 너무 안락해 집 소파에서 티비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3열도 나쁘지 않았다. 신장 180㎝ 성인 남자 둘이 앉았을 때 넓진 않지만 큰 불편함 없이 주행이 가능했다. 물론 장시간은 힘들 것 같았다. 주행감은 전기차답게 민첩하고 가벼웠다. 엄청난 차체 무게에도 불구하고 가속이 수월했고 제동도 안정적이었다. 지난 팰리세이드 시승 땐 차량이 무겁고 엔진 배기량이 작아 출력이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이오닉9은 이 불만을 싹 잠재워줬다. 회생제동 레벨과 드라이브 모드 설정에 따라 다양한 주행감도 느껴졌다. 눈이 많이왔던 탓에 스노우 모드로 설정하고 주행했는데 체감상 보다 안정적이고 조심스럽게 차가 구동되는 듯 햇다. 아이오닉9은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532㎞ 주행 가능하며 전체 모델이 500㎞ 이상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를 달성했다. 공인 복합 전비는 1kWh당 4.1㎞였지만 실제 주행을 완료했을 때 전비는 1kWh당 4.5㎞를 달성했다. 아이오닉9은 항속형과 성능형 모델이 있으며, 후륜 모터 기반 항속형 2WD 모델은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 전비 4.3㎞/kWh,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532㎞로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 항속형 AWD 모델은 최고 출력 226kW, 최대 토크 605Nm, 전비 4.1㎞/kWh,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503㎞이며, 성능형 AWD 모델은 최고 출력 315kW, 최대 토크 700Nm, 전비 4.1㎞/kWh,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501㎞로 뛰어난 성능을 확보했다. 아이오닉9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 시 7인승 기본 트림 기준 6000만원 초중반대로 구매할 수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허태수 GS그룹 회장, AI·디지털 협의체 참석…미래 선도방안 논의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AI·디지털 협의체에 참석해 양자컴퓨터 등 혁신 기술 시대에 대비할 방안을 살펴보고 미래 사업 생태계를 선도할 방안을 논의했다. GS그룹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빌딩에서 허 회장과 최고경영진, 임원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AI·디지털 협의체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AI·디지털 협의체는 그룹의 변화를 공유하고 내·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들은 후 미래 전략을 세우는 협의체다. 올해 신년 임원 모임 이후 전체 사장단과 각 계열사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 경영진들은 이날 AI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사업적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GS그룹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의 전면적인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협업 툴 노션(Notion)과 업무협약을 맺고 AI 지식허브를 구축하는 등 내부 개혁을 동반한 노력이다. 이번 협의체에서는 GS파워와 GS E&R이 각기 다른 사례를 통해 AI를 어떻게 현장에 적용하고 있는지 발표했다. GS파워는 각 발전소에서 나오는 수많은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앞으로 머신러닝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S E&R은 풍력발전량 예측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잡한 산악 지형의 특성과 풍속, 온도, 기압 등 다양한 기상변수를 반영해 업계 최초로 풍력 발전량 예측 오차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협의체에서는 양자컴퓨터까지 주제를 확장해 폭넓은 토론을 펼쳤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 컴퓨터로, 연산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 '꿈의 기술'로 불린다. 양자 기술 전문 스타트업 SDT의 윤지원 대표를 강연자로 초청해 양자컴퓨터의 기술적 진전과 미래에 대해 강연을 듣고, 향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찾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경영진들은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경우 AI와 같이 산업계에 혁신을 가져올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정유, 석유, 발전, 건설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사로서 양자전환(QX)이 필요할 것이라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허 회장은 “우리는 AI 반도체와 같은 제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지 않지만,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자산으로 삼아 제대로 관리하고, AI를 활용해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면 기술을 넘어선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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