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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원외처방 매출 5년연속 1위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한미약품이 국내 원외처방 매출 5년 연속 1위 기록을 세웠다. 특히 연 100억원 이상 처방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처방약을 총 18종 확보하며 탄탄한 성장동력을 과시했다. 5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의약품 데이터 제공업체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전년대비 6.4% 성장한 7891억원의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를 기록하며 5년 연속 수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성과는 외국 제약사 등 외부에서 도입한 약품 등으로 창출한 ‘상품 매출’이 아니라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제품을 통해 이룬 ‘제품 매출’이 대부분이란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18종의 블록버스터 제품 중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와 공동개발한 고혈압 약 ‘로벨리토’를 제외한 나머지 전 품목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해 출시한 제품이다. 이 가운데 이상지질혈증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전년대비 13.9% 성장한 1403억원의 처방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단일 복합신약으로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최고 매출을 올렸다. 또한, 고혈압약 ‘아모잘탄패밀리’ 제품군이 총 1305억원 매출을 달성한 것을 비롯해 역류성식도염치료 개량신약 ‘에소메졸’ 546억원,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한미탐스’ 337억원, 소염진통치료 복합신약 ‘낙소졸’ 230억원의 매출을 나란히 기록하며 개량·복합신약 명가(名家)의 위상을 더욱 굳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 5년간 매년 매출 기록을 자체 갱신하며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의약품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R&D 기반 고품질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제약강국, 의료강국으로 가는 길의 선봉에서 뛰겠다"고 말했다. kch0054@ekn.kr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본사 전경

SK바사 독감백신, 칠레 허가 획득...중남미 첫 허가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독감백신에 대해 칠레에서 품목허가를 획득, 중남미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의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 프리필드시린지’에 대해 칠레 공공보건청으로부터 최종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2일 밝혔다. 스카이셀플루가 중남미 국가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스카이셀플루의 허가를 획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칠레를 시작으로 중남미권에서도 스카이셀플루 허가 국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칠레의 품목허가 여부를 자국 품목허가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데이터포케스트에 따르면 중남미 독감백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5000만달러(약 5545억원)에서 오는 2027년 6억6000만달러(약 8128억원)로 연평균 7.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칠레는 최근 빠른 고령화 등으로 의료비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스카이셀플루는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으로 기존 유정란 방식의 독감백신에 비해 생산기간이 절반 정도로 짧아 팬데믹이나 변이 바이러스 등장 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국내 10개 의료기관에서 성인 1503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포배양 독감백신 중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의 제조과정, 품질, 임상시험 결과를 평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증하는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지난 2020년까지 국내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며 국내 공급이 일시 중단됐지만 올해 독감백신 접종 시즌에 맞춰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올해 생산이 재개될 스카이셀플루는 이미 검증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팬데믹을 거치며 세계에서 주목하는 백신기업으로 위상이 높아진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다양한 백신들이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kch0054@ekn.kr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마이크로니들 잡아라…제약사-바이오텍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요즘 ‘마이크로 니들(미세바늘)’을 기반으로 하는 의약품 개발에 꽂혀 있다.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뿐아니라 작은 스타트업까지 가세해 팔에 붙이는 ‘패치형’, 먹는 알약 등에 마이크로 니들을 탑재하는 신기술을 개발해 다양한 활용법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1일 마이크로 니들 개발 스타트업 주빅에 따르면, 새로운 ‘마이크로 니들 기반 패치형 백신접종 기술’이 세계 권위의 재료공학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매터리얼즈’ 최신호에 표지 논문으로 실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빅과 연세대 정형일 교수(생명공학과)팀이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백신이 함유된 미세한 바늘모양 구조체를 반창고처럼 피부에 붙이고 누르면 체온 작용으로 구조체가 녹으면서 백신이 피부 속으로 흡수되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주빅의 신기술이 기존 마이크로 니들 기술과 차별화된 점은 저렴하게 대량생산이 가능한 ‘적용기(약물흡수유도기)’에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적용기는 패치(반창고) 위에 붙은 동그란 버튼으로, 무수한 마이크로 니들과 약물이 각질층을 뚫고 피부 속에 고르게 흡수되도록 해주는 장치다. 마이크로 니들 의약품은 주사제의 통증을 없애주고 상온보관이 가능할 뿐 아니라 근육보다 면역세포가 많은 피부에 약물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기존 적용기는 구조가 복잡하고 가격이 비싸 마이크로 니들 의약품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져 왔다. 적용기 없는 제품은 미세바늘이 각질층을 뚫고 피부 속에 골고루 흡수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빅의 적용기는 엄지의 누르는 힘에 의한 탄성 변형 에너지로 미세바늘이 효율적으로 고르게 퍼져 용해되도록 설계됐다. 저렴하게 대량생산이 가능해 마이크로 니들 의약품 대중화의 길을 연 이 기술은 국내에서 특허를 획득했고 미국, 유럽 등 5개국에 특허 출원 중이다. 주빅은 동아에스티와 협력해 마이크로 니들 기반 호르몬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양휘석 주빅 대표는 "패치형 백신은 코로나19, 인플루엔자, 결핵 등 다양한 백신에 효과적으로 적용 가능한 만큼 향후 본격적인 상용화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텍 ‘라니 테라퓨틱스’와 공동개발 중인 마이크로 니들 기술도 높은 혁신성으로 기대받고 있다. 경구형 캡슐 속에 마이크로 니들을 탑재해 장 속에서 캡슐이 분해되면 용해가능한 마이크로 니들이 소장 내벽 혈관에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 라니 테라퓨틱스와 연구협약을 체결하고 현재 임상시험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우스테키누맙’을 이 경구형 캡슐에 적용할 계획이다. 대형 제약사인 GC녹십자도 미국 스타트업 ‘백세스 테크놀로지스’와 마이크로니들 기반 패치형 인플루엔자 백신을 공동연구해 지난해 12월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이밖에 대웅제약의 바이오텍 자회사 대웅테라퓨틱스의 경우,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니들 플랫폼을 토대로 보툴리눔 톡신, 호르몬치료제, 비만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업계는 마이크로 니들 제품이 지난해부터 모공 개선 등 에스테틱(피부 미용) 분야에서 상용되기 시작했지만 의약품에서 상용화된 사례는 아직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한다.이처럼 마이크로 니들 기술이 보툴리눔톡신 등 화장품은 물론 백신·비만·성장호르몬 등 의약품에도 활용도가 높은 만큼 약물을 보유한 제약사와 마이크로 니들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간 기술제휴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kch0054@ekn.kr주빅의 논문이 실린 재료공학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매터리얼즈’ 최신호 표지. 백신 접종도구의 역사가 칼, 주사에서 마이크로니들로 발전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주빅

한미약품 항암신약 1호 美서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한미약품의 첫 바이오신약이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국내 1호 항암 신약인 ‘롤베돈’(한국 제품명 롤론티스)이 미국 출시 3개월만에 매출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달성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31일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이 "지난해 10월 미국 전역에 출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이 3개월 동안 1000만달러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고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스펙트럼은 이 발표에서 "지난해 출시 이후 70개 거래처들이 롤베돈을 구매했으며 전체 클리닉 시장의 22%를 차지하는 상위 3개 커뮤니티 종양 네트워크에서 롤베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롤베돈은 지난달 미국 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가 제시하는 열성 호중구감소증 예방 및 치료 옵션 가이드라인에 포함되기도 했다.롤베돈은 항암 화학요법을 받은 암 환자에서 발생하는 중증 호중구(백혈구의 일종) 감소증의 치료 또는 예방을 위한 바이오신약으로, 효과 지속시간이 짧다는 바이오의약품의 단점을 보완해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이러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미국 FDA는 지난해 9월 시판허가를 승인했다. 세계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8조원 규모로, 이 중 미국 시장만 3조원으로 추산된다. 롤베돈이 향후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수 있음을 기대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스펙트럼은 오는 3월 개최할 스펙트럼의 2022년 종합 실적발표 때 스펙트럼의 구체적 재무상황과 롤베돈 관련 성과들을 상세히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kch0054@ekn.kr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고한승 바이오협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이 글로벌 투자위축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이오업계의 자금순환을 위해 적극 올 한해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31일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고 회장은 지난 26일 신년사를 통해 ‘회원사간 협업과 상생’, ‘바이오 생태계 조성’ 등 두 가지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고 회장은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간의 협력과 더불어 레드바이오 산업 뿐만 아니라 미래의 환경·에너지 기술을 집약한 화이트바이오 산업, 미래 인류의 식량·농업을 위한 그린바이오 산업, ICT를 위시한 융합바이오 산업 등 바이오의 전 산업 간의 활발한 협업을 위해 회원사간 소통의 통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바이오산업은 그레이존(중첩영역)이 많은 대표적 융복합산업으로 꼽힌다. 세포·유전자 기술로 개발한 소재는 응용분야에 따라 의약품(레드), 식량(그린), 에너지(화이트) 등 어느 분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환자 모니터링이 가능한 마이크로칩을 내장한 스마트알약(스마트 필)은 제약바이오 분야에 IT 기술이 융합돼 비로소 실현된다. 고 회장은 올 한해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간의 협업은 물론 레드·화이트·그린·융합 바이오 산업간의 협업을 이끌며 진정한 의미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고 회장은 글로벌 투자냉각으로 임상중단, 인원감축 등 바이오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업의 원활한 자금순환을 위해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력 활성화, 국내외 펀드와의 연결을 통한 투자유치, 창업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성장을 지원하는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액은 총 1조1058억원으로 전년도 1조6770억원에 비해 34.1%나 감소했다. 업계는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감소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공통 현상인 만큼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금상황에 여유가 있는 대·중견기업이 유망한 바이오벤처 인수합병(M&A)과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한승 회장은 "바이오협회가 운영해온 스타트업 투자유치 지원 프로그램인 ‘벤처 플레이그라운드’, 해외기업의 투자유치 및 홍보를 위한 ‘글로벌 밍글’, 국제 바이오 컨벤션인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코리아’ 개최 등 활동을 통해 바이오 산업을 해외시장에 더 많이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인 고한승 회장은 지난 2021~2022년 제7대 바이오협회 회장을 맡아 2년 임기 동안 협회 회원사 수를 34% 늘려 회원사 수 600개 돌파 등 회원사 네트워크를 강화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일 제8대 회장에 연임됐다. kch0054@ekn.kr0004156242_001_20190107174444017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 회장. 사진=한국바이오협회

K-바이오 투자엔진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지난해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액이 전년대비 30% 넘게 급감했다. 더욱이 감소 폭이 해외 다른 지역과 비교해 미국 다음으로 큰 수준이어서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급부상했던 ‘K-바이오’의 성장 동력이 실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31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발표한 ‘2022년도 국내외 바이오벤처 투자 동향’ 이슈브리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액은 264억달러(약 32조5000억원)으로 1년 전인 2021년 342억달러(약 42조8000억원)보다 2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럽의 바이오벤처 투자 규모(평균)는 86억달러(약 10조6000억원)에서 40억달러(약 5조원)로 절반이 넘는 무려 53.5%나 추락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평균)도 81억달러(약 10조원)에서 71억달러(약 8조8000억원)로 12.3% 줄었다.바이오경제연구센터의 이번 이슈브리프는 미국 바이오분야 전문매체 ‘바이오센추리’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한 수치다.◇ 러-우크라 전쟁, 인플레이션·고금리 여파로 글로벌 감소 ‘동조화’바이오센투리 자료에는 한국 바이오벤처 투자 수치는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29일 발표 ‘2022년도 연간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액은 1조1058억원으로 직전 2021년의 1조6770억원과 비교해 34.1% 크게 감소했다.미국쪽 자료와 중기부의 자료를 연계해 상호비교한 증감폭을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바이오벤처 투자 감소폭은 유럽에 이어 큰 수치에 해당한다.즉, 지난해 국내 바이오벤처에 투자 위축이 유럽보다는 덜했지만 미국과 중국을 포함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평균보다는 나빴음을 보여준다.국내 바이오벤처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벤처 투자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이전에 점진적으로 증가하다가 코로나 기간 동안 급성장한 이후 지난해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고금리 기조 등으로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글로벌 공조 현상의 하나로 풀이된다.실제로 최근 5년간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액은 2018년 8417억원에서 △2019년 1조1033억원 △2020년 1조1970억원 △2021년 1조677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 6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1조1058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꺾였다. ◇ 업계 "투자금 회수 IPO 의존, M&A시장 미활성화로 투자 위축 더 심해"바이오벤처업계는 국내에서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바이오벤처의 기업공개(IPO)에 국한돼 있고,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환경을 들어 투자 위축과 주식시장 침체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한계를 지적했다.이 때문에 국내 바이오업계는 이 기회에 M&A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 바이오벤처의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대기업이나 중견제약사에게는 유망한 바이오벤처를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실제로 휴젤·메디톡스·대웅제약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제약바이오 기업으로는 드물게 선정돼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앞으로 3~4년간 자체 보유 현금 1조6000억원 등 자금을 활용해 국내외 바이오텍 인수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현재 다국적 제약사들의 재정 여력은 역대 최고 수준이고 국내 바이오분야 대·중견기업의 현금성 자산 또한 증가 추세"라며 "바이오벤처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하락은 기존 대·중견기업과의 M&A 등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오픈이노베이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ch0054@ekn.kr대웅제약 연구원이 의약품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진격의 K-바이오, 글로벌 허브로 가는 길] 바이오클러스터, 언제 선진국 따라잡나

국내 바이오업계가 코로나를 계기로 높아진 글로벌 위상과 정부의 잇따른 지원 약속과는 정반대로 심각한 생존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된 원인은 글로벌 고금리에 따른 ‘돈 가뭄’ 탓이다. 특히 바이오 생태계에서 ‘새싹’ 역할을 하는 벤처기업의 고사 위기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국내 바이오업계가 처한 현실과 해외 주요국 동향을 전문가 진단으로 짚어보고, 처방도 총 3회로 나눠 제시해 본다. <편집자 주>[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융복합 산업인 바이오산업은 ‘K-스마트시티’ 산업에 비유된다. 스마트시티가 단순 주택건설을 넘어 교통·에너지 등 IT 인프라와 주거문화까지 패키지로 수출하듯이 바이오산업 역시 의약품을 넘어 화장품·의료기기 등 제조업과 의료서비스 등을 패키지로 육성·수출할 수 있다. 바이오산업은 기업·연구소·대학·병원 등이 한 곳에 밀집한 클러스터 형태로 성장하는 것이 효율적인데 세계 주요 바이오클러스터(Bio Cluster)는 거대 제약사 또는 병원, 대학·연구소, 공공기관 중 어느 한 기관 이상이 앵커(주축) 역할을 맡아 전체 클러스터의 성장을 이끄는 것이 공통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 ‘혁신선도국’의 바이오클러스터는 기업·대학·병원 등 민간부문이 선도해 자생적으로 형성됐다. 세계 최대인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1970년대부터 하버드대·메사추세츠공과대(MIT) 등 대학이 앵커 역할을 맡아 형성됐다. 여기에 화이자 등 세계 톱 20 빅파마(거대 제약사) 중 19곳이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에 연구소를 두고 있다. 보스턴에 이어 2위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만) 바이오클러스터’는 1976년 세계 최초의 바이오기업 ‘제넨텍’ 설립을 계기로 형성됐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의 지역 생명과학 협회로 불리는 비영리단체 ‘커넥트(CONNECT)’가 1985년 결성돼 투자금 유치 등 1700여개 입주기업의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미국 ‘텍사스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세계 최대 어린이병원인 텍사스어린이병원이, 네덜란드 ‘레이든 바이오사이언스 파크’는 네덜란드 최고(最古) 대학인 레이든대가 앵커기관이 돼 자생적인 바이오생태계 단지로 성장했다. 반면 일본, 싱가포르 등은 주로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앵커역할을 맡아 바이오클러스터를 발전시켰다. 일본 고베시 ‘고베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KBIC)’는 1999년 일본 후생노동성과 고베시 등이 주도해 형성된 클러스터로, 재생의학 등 고령인구 대상 의약품·의료기기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4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는 2003년 싱가포르 정부의 ‘바이오메디컬 이니셔티브’ 정책에 따라 조성된 바이오클러스터로, 특히 규제기관의 신약 승인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하고 익명화된 개인 병리데이터 활용을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규제완화로 머크, 론자,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기업의 연구시설을 다수 유치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역시 1970년대 자생적으로 형성됐지만 1985년 설립된 비영리 지원기관 ‘메사추세츠 바이오테크놀로지 위원회(MassBio)’와 2000년대 들어 메사추세츠 주정부가 설립한 ‘메사추세츠 생명과학센터(MLSC)’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 나아가 미국은 국가 주도의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미국은 지난해 9월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에 대한 업계와 학계 등 전문가의 의견을 백악관이 주도해 수렴 중이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는 지난해 7월 기준 ‘바이오경제 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생명과학·농업·에너지·재료 등 광범위한 바이오산업의 주요 프로젝트에 총 1045억달러(약 130조원) 가량의 투자를 이미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업계는 미국, 유럽 등 ‘선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과 같은 ‘추격국’으로 분류되는 만큼 정부 주도의 바이오클러스터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제조기업 중심의 인천 송도, 벤처창업 중심의 서울 홍릉, 기초연구 중심의 대전 등 특성에 맞는 차별화 지원은 물론 지역 클러스터간 연계와 해외 클러스터와의 전략적 제휴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업계는 조언하고 있다. kch0054@ekn.kr싱가포르의 바이오클러스터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 전경. 사진=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희목 회장의 마지막 당부 "제약주권 확립"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임기 마지막 신년기자회견 자리에서 ‘제약주권 확립’을 강조하며 완제의약품 자급률을 높이는데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원 회장은 30일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 본관에서 ‘2023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와 업계의 과제들을 제시했다. 지난 6년간 제약바이오협회를 이끌어 온 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약주권 확립이 최우선"이라고 피력했다. 원 회장은 제약주권의 핵심지표인 우리나라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20%대에 불과하고, ‘완제의약품’ 자급률도 2010년대 80%대에서 2020년대 60%대로 떨어졌으며 ‘백신’ 자급률도 50%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원료·필수의약품과 백신의 국내 개발·생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완제의약품의 약가 우대와 세제지원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는 개인 소신과 업계의 바람사항을 밝힌 것이다. 아울러 원 회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 정책을 총괄할 국무총리 직속의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하고, 메가펀드 규모를 기존 5000억원 규모에서 1조원대로 확대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전략적인 연구개발(R&D) 투자 시스템 구축을 통한 정부 R&D 지원의 효율성 제고를 언급한 원 회장은 "기존 정부 R&D 지원이 기초연구에 편중돼 ‘연구를 위한 연구’에 그칠 가능성이 큰 만큼 제약사 등 기업이 수행하는 신약개발 활동과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임상 2·3상 지원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원 회장은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국익 창출과 제약주권 확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미국과 우리나라 정부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지원정책을 비교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원 회장은 "미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초고속작전’에 돌입, 총 14조원을 화이자·모더나 등 백신·치료제 개발회사에게 지원했다"며 "연구소 규모에 불과했던 모더나는 대부분 정부 지원을 받아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 백신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기업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지난 2년간 총 4000억원 가량이라고 설명한 원 회장은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며 이러한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발생 2년 반만에 국산 1호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지난해 제약바이오 정부 R&D 예산 1조8000억원 중 기업 지원은 14.6%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며 그 비중을 30%로 높이고, 동시에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신약에 R&D 투자 비중도 기존 15.4%에서 30%로 높일 필요가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원희목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이 임기 마지막임을 의식한 듯 "제약바이오를 국가 핵심전략산업으로 육성해 바이오헬스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약속대로 정부는 제약주권 확립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 줄 것을 강력히 건의한다"며 ‘K-바이오산업’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kch0054@ekn.kr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 본관에서 열린 ‘2023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마스크 완전 해제, 5월이면 가능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코로나19 방역 자문위원 위원장이 실내 마스크 전면해제 시점을 오는 5월께로 예측한다는 개인 견해를 내놓았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3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가) 2단계까지 가서 우리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때는 아마 5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모든 논의는 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충분한 논의를 하고 그때까지 나오는 자료들을 보면서 할 것"이라고 말해 전면해제를 위한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걸칠 것임을 강조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30일부터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하는 1단계 해제를 시행했으며, 향후 상황에 따라 2단계로 모든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실내 마스크 의무 완화 1단계 조치와 관련해 정 위원장은 "(대중교통 등) 3곳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고 나머지 장소에선 자율적으로 착용을 하시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국을 착용 의무 유지 장소로 정한 배경으로 "아픈 분들이 간다는 전제하에서 병원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의무착용을 권고로 완화했음에도 정 위원장은 여전히 착용 의무가 없어진 장소라 하더라도 고령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 등에선 마스크를 적극 착용해 달라고 권고했다. 이날 정 위원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30일 기준 고위험군에 속하는 약 1420만명 중 감염 후 6개월 이내, 마지막 백신 접종 후 4개월 이내로 면역이 있는 인구는 60%인 830만명가량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고위험군 중에 약 40%는 면역이 없다"고 강조한 정 위원장은 "고위험에 속하는 분들은 가능한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주길 강력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개량백신 접종을 당부했다.정기석 단장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JW중외제약, 머크와 손잡고 AI 신약 개발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JW중외제약이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을 신약 연구에서 원료의약품 연구 분야로까지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손을 잡았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의 원료의약품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협약에 따라 머크는 JW중외제약에게 자사의 AI 소프트웨어 ‘신시아(Synthia)’를 제공한다. 신시아는 신약개발 단계 원료의약품의 합성 루트를 신속하게 분석·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머크는 자사의 주문합성연구소 ‘CS랩’의 신규 물질 합성 노하우도 JW중외제약에 컨설팅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 원료연구센터는 자체 신약 후보물질의 합성연구에 신시아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비임상·임상 시험에 사용할 화합물(주성분) 제조방법에 대한 연구시간을 줄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신시아를 활용하면 대부분의 신약개발 초기단계에 필요한 저분자의 합성경로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몇 주 단위에서 몇 시간 또는 몇 분 단위로 절약할 수 있다. 또한 JW중외제약은 신시아가 제시한 합성 조건을 바탕으로 로봇이 연구원을 대신해 24시간 원료합성을 하는 ‘무인 자동화 실험실’ 환경도 구축할 계획이다.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는 "자체 R&D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혁신 AI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다각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이번 머크와의 협력은 앞으로 진행할 다양한 신약연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ch0054@ekn.kr머크 MOU 체결식 진세호 JW중외제약 원료연구센터장(왼쪽)과 이남구 머크 사이언스 앤 랩 솔루션 비즈니스 대표가 27일 서울 서초동 JW중외제약 본사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JW중외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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