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삼국유사가 품은 식물 이야기](http://www.ekn.kr/mnt/thum/202306/2023061701000765400037211.jpg)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지오북이 ‘삼국유사가 품은 식물 이야기’를 출간했다.선덕여왕의 이야기로 모란은 향기가 없다고 흔히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모란에는 향기가 있으며 화중왕(花中王), 국색천향(國色天香)으로 사랑받아 왔다. 그렇다면 선덕여왕은 왜 모란은 향기가 없다고 한 걸까.모란은 6~7세기부터 원예품종이 만들어졌으며, 그 후 다양한 색깔과 모양, 향을 가진 품종들이 개발됐다. 선덕여왕 시기 중국에서 들어온 모란은 향이 약한 초기 품종이었을 것이다. 선덕여왕이 모란에 향기가 없다고 말한 것은 스스로의 능력으로도 충분히 신라의 문화를 발전시키고, 정치적 안정을 이룰 수 있음을 선언한 것일지도 모른다.신라 경문왕의 두건 만드는 장인이 대나무숲으로 가서 왕의 비밀을 외쳤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서 나온다. 이 일화에서 유래해 현대에 ‘~ 대나무숲’이라는 인터넷 용어가 탄생했다. 두건을 만드는 장인은 왜 하필 대나무숲으로 가서 외쳤을까. 대나무는 침엽수처럼 피톤치드를 다량 방출해 항염, 항균, 스트레스 조절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쩌면 두건 장인은 대나무숲으로 가 비밀도 외칠 겸 힐링하고 온 건 아닐까.삼국 시대에도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통해 서역 국가와 교역이 활발했으며, 많은 이민자가 정착했음을 알 수 있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나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열 명의 아들을 보고 150세가 넘도록 해로한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과 가락국 수로왕의 결합이다. 수로왕릉에 그려진 두 마리의 물고기 문양, 자손의 성씨가 허씨도 있다는 점이 서로의 문화가 조화롭게 융합했음을 알 수 있다. 문화 차이, 부부 간 갈등, 국제결혼 자녀의 차별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현대의 다문화 가족에 시사점을 던진다.2020년 말 집계된 전국의 보호수는 1만3864그루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7293그루가 느티나무다. 수백 년에서 길게는 1000년 이상을 산 느티나무 노거수 19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느티나무는 오랫동안 살기 때문에 줄기가 굵고 치밀해 큰 건물의 기둥, 고급 가구와 식기, 불상이나 악기를 제작하는 데에도 쓰였다. 천마총이나 가야고분에서 출토된 관도 느티나무였다. 안진흥 교수는 환인이 내려온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가 당산목으로 많이 심은 느티나무라는 가능성도 제시했다.삼국유사와 같은 고문헌에서 전통식물 지식도 찾을 수 있다. 단군 신화에서 곰이 먹은 영쑥은 약초로 쓰이는 ‘개똥쑥’이나 ‘인진쑥’일 수 있다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중국의 투유유 박사는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개똥쑥은 항산화 및 항균 효과와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이에 이 쑥을 재배하는 농가가 생기고 개똥쑥을 테마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기도 했다.제목 : 삼국유사가 품은 식물 이야기저자 : 안진흥발행처 : 지오북yes@ekn.kr[신간도서] 삼국유사가 품은 식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