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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배추 잡으려 중국산 배추 수입…농민은 발만 ‘동동’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아무 대책이 없고,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 득달같이 수입해 가격을 떨어트리는 정책만 있습니다.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폭락과 폭등, 농민의 소득 불안정성은 시장만으로 해결할 수 없어요.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죠." 충남 부여에서 쌀과 밀, 채소 등의 농사를 짓고 있는 신지연씨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정개혁 정책 제안 토론회'에서 정부의 농산물 수급 안정화 대책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산물 가격안정과 농민 소득 보장을 동시에 잡으려면 '공공수급제'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가격을 잡기 위해 중국산 배추를 다음달까지 매주 200t씩 총 1100t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산 배추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큰 상황이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배추 작황이 떨어지며 가격이 크게 올라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여름배추 1포기의 평균 소매가격은 9662원이었다. 지난달 하순(21일~월말) 평균(7133원)보다 35.5% 비싸졌다. 지난해 9월 하순(6193원)과 비교해도 56% 올랐다. 강선희 사단법인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도 “밥과 김치를 만드는 쌀과 주요 채소에 대해서만큼은 공공수급제를 실시해야한다"며 “농민들이 원하는 건 생산비 지원이다. 생산비를 낮추면 농산물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촌 현장에서 도입을 요구하는 '공공수급제'는 계약재배와 정부비축, 공공급식을 확대하는 제도다. 주요 농산물 공급 과잉 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매수하고, 부족 시에는 방출하는 제도다. 공공수급제와 비슷한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가격안정제'라는 이름으로 농산물에 대한 최저가겨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 기준 88개 지자체가 가격안정조례를 제정했고, 지난 6월 기준 16개 지자체가 실제로 지원했다. 문제는 지자체 조례로 시행하고 있다 보니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고, 또 지자체 재정 여건에 따른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춘수 국립순천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지자체에서 가격안정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자체 조례 근거로 운영돼 법적 근거가 미흡하고 지자체 재정여건 상 지원에 한계가 있다"면서 “기준가격이나 지원비율 등의 적절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농산물 가격위험은 농가 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여러 요인에서 기인한다는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 안정화와 함께 농가소득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필요가 있다. 농산물의 장기적 가격 안정을 위해서 '농가소득 안정'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핫 트렌드] 요즘 대세 흑백요리사, 맛집 예약 ‘이곳’에서

최근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예능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이 큰 인기를 끌면서 관련 업계까지 흥행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각종 플랫폼 중심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 식당 예약을 위한 섹션 마련에 한창이다. 3일 넷플릭스 톱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9월 23일부터 29일까지 흑백요리사는 49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재생 시간으로 나눈 값)을 기록하며 비영어 TV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공개 직후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4개국 1위를 비롯해 총 28개국 톱 10에 오르는 등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흑백요리사의 인기 비결로는 거대 자본을 투입한 세트장과 함께 화려한 출연진들의 요리 대결을 박진감 있게 연출한 점이 꼽힌다. 배경·계급을 기준으로 유명 셰프인 '백수저'와 무명 셰프 '흑수저' 셰프로 나눈 자극적인 설정은 물론, 40명이 동시에 요리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촬영장을 바탕으로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특히, 방영 이후 소셜 서비스(SNS) 위주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들의 식당 명단이 돌면서 예약 마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편승해 식당 예약·지역생활 커뮤니티·지도 앱 등 플랫폼들도 발 빠르게 해당 셰프들의 식당을 예약하거나, 방문할 수 있는 전용 서비스 준비에 분주하다. 외식업 전문 통합 솔루션 기업 와드가 운영하는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은 최근 흑백요리사 셰프 식당 리스트를 한눈에 모아보는 '흑백요리사 맛집' 섹션을 공개했다. 백수저 셰프와 흑수저 셰프 기준으로 카테고리를 구분하건, 방송 라운드별 회차로 분류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획전 페이지를 통해 흑백요리사 셰프 식당 가운데 80%를 바로 예약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검색 지도 내 전용 뱃지를 통해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 식당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식당별 페이지에 셰프에 대한 상세 정보도 추가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도 오는 13일 자체 숏폼 서비스 '당근 스토리'를 통해 서울 소재 흑백요리사 셰프들의 식당 정보를 소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동네생활 탭 내 맛집 카테고리나 동네지토 탭의 스토리 섹션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페이지 접속 시 출연 셰프 식당을 이용한 고객들의 리뷰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영상은 이용자의 위치와 가까울수록 페이지 상단에 노출되며, 영상 하단 부분에 식당 이름과 주소를 보여준다. '길찾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가게까지 이동하는 경로·시간도 파악할 수 있다. 대기업도 일찌감치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의 식당 정보를 한 데 모아 공유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지도 서비스를 통해 해당 셰프들이 운영하는 116개 식당 명단을 공개했다. 전국 대상으로 음식점·바·카페 등 카테고리별로 확인할 수 있으며, 지도 서비스를 통해 즉시 예약도 가능하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맵도 흑백요리사 식당 128곳 명단을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 지도 서비스 내 컬러순 정렬 기능을 통해 흑수저·백수저별 식당 구분이 가능하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인터뷰] “조선호텔 간편식 성공비결은 호텔 셰프 레시피·합리적 가격”

“호텔 리테일 식품은 일상에서 즐겨야 하는 음식이니 가격대가 호텔에서 식사하는 정도로 높으면 고객 니즈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제품을 어디서 판매해 어떤 고객이 구매할 것인가에 맞춰 품질을 어느 정도로 구현할지 선택한 것이 조선호텔이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약 140%씩 성장하며 호텔업계 리테일 상품 선두주자로 앞서나간 비결입니다." 호텔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웠던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음식부터 숙박까지 호텔 리테일 상품이 온라인으로 확장돼 현재는 마켓컬리, 지마켓,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이커머스에서 호텔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선호텔은 지난 2022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호텔업계 최초로 입점하는 등 리테일 상품 판매에 앞장선 선두주자로, 호텔업계가 신규 사업에 연이어 뛰어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기자가 만난 정지혜 조선호텔앤리조트 리테일팀 식품MD(상품운영·기획)파트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중식 제품군 위주로 소소하게 판매하던 리테일 식품을 육개장, 삼계탕 등 한식부터 베이커리까지 60여개 제품으로 확대하는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정 파트장은 대학원에서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간편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연구를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홈플러스에서 온·오프라인몰 인기 상품을 출시·유통(소싱)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조선호텔에서는 이때의 경험을 살려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과 레스토랑 상품(RM) 등 2개 카테고리의 상품을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정 파트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리테일 상품을 개발할 때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상품만 구현한다는 방침이었으나 현재는 호텔 레시피를 활용한 레스토랑 상품뿐 아니라 셰프가 제안하는 가정간편식 상품까지 확장했다"며 “가정에서 프리미엄 식사를 하려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셰프들과 논의를 거쳐 원재료 풍미를 살리기 위한 레시피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레스토랑 상품의 경우 조선호텔의 중식 레스토랑인 '홍연'에서 탕수육을 먹어본 사람이 리테일 상품을 먹었을 때 비슷한 맛이 난다고 느끼게 하는 게 목표다. 음식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공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공장과도 다양한 논의를 거쳤다고 정 파트장은 덧붙였다. 반면, 가정간편식은 호텔에서 현재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호텔 셰프의 레시피와 노하우를 적용했을 때 시장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첫 가정간편식 제품은 기력회복을 위한 음식인 만큼 프리미엄급 품질에 대한 수요가 높은 보양식인 삼계탕으로 출시했다. 실제로 이 삼계탕 제품은 출시 당시 마련했던 물량 6000개가 완판된 데 이어 지난 5~8월에는 3개월 사이에 19만개가 판매됐다. 정 파트장은 “이마트 자체 브랜드 삼계탕이 1만원이면 저희는 1만1900원 수준"이라며 “집에서도 호텔 음식 경험을 느끼고 싶다는 고객의 수요가 있으나 호텔에 와서 상품을 구매할 용의가 있는 가격 선과 마트나 온라인몰에서 구입할 때의 기준은 다르다"고 말해 호텔 셰프의 레시피와 노하우가 담긴 음식이면서 마트 제품과 차이가 크지 않게 가격을 책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선호텔은 마트·온라인몰 등 시장 상품 대비 20~30% 정도 높은 금액을 상한선으로 정해놓고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전략은 조선호텔이 2020년 식품 리테일 사업에 본격 뛰어들어 매년 연평균 약 140%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85%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다. 정 파트장은 “조선호텔의 성공에 힘입어 많은 호텔이 새로운 비지니스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호텔 관점에서만 보고 사업을 해 나가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 쉽지 않다"며 “결국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마트나 온라인몰인 만큼 호텔과 다른 색을 가진 유통시장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파트장이 프리미엄 간편식 출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도 호텔 관계자들한테 이 점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다만 정 파트장은 호텔 영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조선호텔 셰프가 조리한 레스토랑 음식과 가정간편식 등을 구분하지 않고 한 제품에 만족하면 다른 제품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결이 같은 제품을 출시한다는 내부 방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조선호텔 개관 110주년에 맞춰 선보인 애플파이 제품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 양식당이자 조선호텔 양식 레스토랑의 전신인 '나인스 게이트'에서 판매했던 음식 레시피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호텔 스토리텔링을 담아 식품 리테일 상품을 만들기도 한다고 정 파트장은 귀띔했다. 정지혜 파트장은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비전은 고객이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조선호텔과 함께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을 저희의 최종 목표로 삼고 고객의 일상을 조선호텔 상품으로 채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외식업계-배민 ‘배달수수료 갈등’…상생 대신 공정위로

배달 중개수수료(이용료)를 둘러싸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배달앱 배달의민족 간 갈등이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있다. 양자간 힘겨루기에 정부가 민관협의체를 꾸려 중재에 나섰으나 입장차를 좁혀지 못한 채 오히려 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배민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돌입으로 중개수수료 상생해법은 더욱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27일 공정거래위 서울지방사무소에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협회는 배민이 △가격 남용 △자사우대 △최혜대우(음식 가격 등을 플랫폼 사의 요구에 맞게 준수하도록 하는 정책)등을 요구하며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달앱 업계의 가격 남용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고, 60%대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배민을 가장 먼저 신고해 공정위의 조사와 시정조치를 요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쿠팡이츠·요기요 등 다른 배달앱 업체를 추가 신고할 수 있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공정위도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신고 이전에 배민의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이 불거지면서 관련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배민이 입점업체에 요구한 최혜대우가 배달앱 간 경쟁을 막고 수수료 상승도 초래하는 핵심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신고 내용에서 최대 쟁점은 배민의 수수료 인상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여부다. 협회는 배민의 수수료 인상이 '수급 변동', '공급에 필요한 비용 변동' 등의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민은 2022년 3월부터 점주가 부담하는 '배민1' 주문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했다. 종전에는 배달 건당 1000원을 부과했다면, 요금제 개편 후 주문금액의 6.8%로 내야 했다. 올 8월에는 해당 수수료를 6.8%에서 9.8% 올렸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지난 19일 예정된 공정위 신고를 한 차례 미루고, 우아한형제들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협회는 당시 배민에 제시했던 정률제에서 정액제로 회귀하거나, 정률제 유지 시 2년 전 정액제 요금인 1000원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5%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수익성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9.8%의 중개 수수료율도 쿠팡이츠(9.8%), 요기요(9.7%) 등 경쟁사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무료배달 출혈경쟁 속에서 타사 대비 낮은 요율을 유지해 온 자체 배달요금체계를 현실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협회가 제시한 법적 쟁점에 대해 위법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현재 공정위가 조사 중이니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선 양측 간 양보 없는 줄다리기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상생 방안을 도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생안 마련을 위해 정부 주도로 출범한 상생협의체도 가동 중이지만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지난 7월부터 5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는 10월 상생안 발표가 목표임에도 지난 24일 5차 회의에선 중점 안건인 '수수료 인하'를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교촌치킨 재도약 키워드는 ‘소스·상생·글로벌’

“코카콜라사가 제조 비법을 가지고 있듯 교촌치킨 맛의 핵심도 소스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26일 교촌에프앤비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생산공장에서 만난 송원엽 대표는 산지 농가와 계약 재배를 통한 재료 수급, 자동화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소스 생산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당초 비에이치앤바이오는 교촌에프앤비의 소스사업부에서 시작됐다. 2015년 소스 사업 강화를 위해 교촌에프앤비로부터 인적분할된 후 2017년 충북 진천 소재 산업단지에 1만5375㎡(약 4650평) 부지에 연면적 9392㎡(약 2841평) 생산기지를 조성했다. 해당 공장을 거점으로 현재 간장·레드·허니 등 핵심 소스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컵포장기, 파우치 포장기 등 5종(10대)의 충진 설비, 10대의 배합탱크를 통해 하루 30~40톤(t)의 소스를 생산한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1만2465톤에 이른다. 재료 수급 단계부터 교촌의 새 기업 철학인 '진심경영'을 반영해 산지 농가와 상생경영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계약 재배를 통해 간장·레드·허니 소스 등에 들어가는 국산 마늘, 청양홍고추, 천연 아카시아 벌꿀 등을 수매하는 것이 골자다. 시장가격과 상관없이 정해진 납품가격으로 일괄 구매하고, 납품 후 2주 이내 대금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최근 3년간 매입한 청양홍고추만 2800t 이상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58%)이 계약재배 물량이다. 기존 계약 농가와 관계는 유지하되 신규 농가 흡수를 위한 비료 지원 등 장려책도 펼치고 있다. 고추의 경우 충청·강원 지역에서 주로 수급 중인데, 내년부터 전라도까지 계약 재배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기후 위기 등 재료 구매에 어려움은 있으나 농가와 연간 계약을 맺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연간 마늘은 400t 구매해 사용하지 않는 부분을 제거해 실 사용량은 200t 수준이며, 청양홍고추와 아카시아 꿀은 각각 920t~1000t, 80t 정도"라고 설명했다. 최첨단 스마트팩토리 설비도 소스 생산력의 핵심이다. 이날 생산현장에 들어서니 원료 투입 단계부터 포장까지 로봇이 투입돼 제품 공정에 한창이었다. 현재 27명의 소규모 인력만 배치할 만큼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소스는 지상 4층에선 원료의 전처리와 배합 공정을, 2층과 1층에선 각각 포장과 완제품 적재 단계를 거쳐 생산한다. 특히, '물이 없는 공장'을 앞세운 만큼 제조 시설과 포장실 바닥에 물기가 전혀 없도록 관리해 미생물 증식을 막고 있다. 교촌의 핵심 소스 3종은 비가열 공정으로 진행되는데, 예컨대 마늘의 경우 1차 세척 후 70도 온도에서 살균, 3·4차 냉각 후 분쇄하는 전처리 작업을 거친다. 이후 다른 원료들과 함께 배합실로 옮겨져 소스로 만들어 진 뒤 품질검사를 거쳐 박스 포장되고, 무인 운영되는 적재실을 통해 팔레트에 적재·보관되는 구조다. 이 같은 소스 생산력을 바탕으로 비에이치앤바이오는 과거 교촌 소스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했으나 현재 외부 대기업 제품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25억원을 기록한 B2B 매출만 올해 50억원을 달성하고, 같은 기간 전체 매출도 285억원에서 35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K-소스를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비에이치앤바이오는 미주·중국·인도네시아 등 7개국에 진출한 교촌치킨 매장에서 판매하는 소스를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100% 비가열·냉동 형태로 제품을 선보였으나, 가열 시 보관이 용이해지는 점을 고려해 최근 가열 제품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중동·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문화권 수출을 위해 일찌감치 모든 치킨용 소스와 생산시설에 할랄 인증도 마쳤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현재 대기업과 함께 수출용 고기소스 4종을 진행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떡볶이 소스도 준비하는 중"이라며 “물량 테스트를 끝낸 뒤 오는 11월~12월 중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배민 독과점 남용” 프랜차이즈협회, 공정위에 신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프랜차이즈협회)가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강수를 둔다. 배달앱 시장에서 60%대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배민이 배달수수료를 2차례에 걸쳐 대폭 인상한 행위를 독과점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로 규정하고 공정위에 조사와 시정조치를 요구하기로 한 것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달 수수료가 너무 높아져 팔면 팔수록 손해가 되는 구조가 돼버렸다. 이젠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늘 오후 공정위에 배민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한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업계가 배민을 대상으로 공정위에 신고한 것은 배달앱시장 1위 사업자라는 배민의 시장지배적 지위 때문이다. 협회는 배달앱업계의 가격 남용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배민을 가장 먼저 신고했다고 밝혀 향후 다른 배달앱 업체를 추가로 신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협회는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선 협회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수집 중"이라고 전했다. 프랜차이즈협회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3월 점주가 부담하는 배민1 이용료를 기존 '주문 건당 1000원' 정액제에서 '주문금액의 6.8%' 정률제로 변경했다. 올 들어 8월에는 9.8%로 수수료율을 인상했다. 외식업계는 고객 1인당 주문 금액 객단가를 2만~2만5000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주문당 객단가를 2만원으로 가정하면 점주의 배민 이용료는 6.8% 정률제를 적용해 1360원으로 산정된다. 기존 1000원에서 36% 가량 인상된 금액이라고 협회는 밝혔다. 또한, 배민이 이용료 인상 근거로 제시한 △수급 변동 △공급에 필요한 비용 변동 등이 정당성 없다는 점을 들어 외식업계는 가격 남용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프랜차이즈협회는 가격남용행위 외에도 자사우대 행위, 최혜대우 등 불공정행위도 지적했다. 자사 우대의 경우 자회사 우아한형제들을 통해 운영하는 배민1 서비스 도입 당시 소비자·입점업체를 유입하기 정액 이용료 인하, 할인 쿠폰 지급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우아한 형제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우아한 청년들은 사실상 동일체에 해당한다"며 “배민1에 파격 혜택 제공은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목적의 자사우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올해 5월 배민이 무료배달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배민 멤버십)을 운영하면서 입점업체가 다른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메뉴 가격보다 낮게 책정하도록 요구한 행위도 최혜대우로 꼽았다. 앞서 프랜차이즈협회는 지난 19일 예정된 공정위 신고를 한 차례 미루고, 우아한형제들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시 협회는 정률제에서 정액제로 환원하거나, 정률제 유지 시 2년 전 정액제 요금인 1000원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5% 인하할 것을 제시했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13차례에 카드 수수료를 매출액에 따라 4.5%에서 0.5~1.5%로 대폭 인하시켰다"면서 “배달앱 이용액도 신용카드 수수료처럼 시장의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 독과점시장 탓에 자영업자가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일갈했다. 따라서, 공정위가 배민 불공정행위를 엄정하고 신속하게 조사하고, 정부 차원에서 배달 이용료 개선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정 협회장은 촉구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화제의 신상품] 홍삼 특유 맛·향·색 없앴다…정관정 ‘스노우 쿨스틱’

KGC인삼공사의 홍삼 브랜드 정관장이 제품 입문자와 까다로운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신개념 홍삼 제품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화제의 신상품은 KGC인삼공사 최초로 홍삼 고유의 맛과 향취·색을 없앤 '홍삼 스노우 쿨스틱'이다. 26일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자체 연구개발(R&D) 기술을 통해 홍삼의 단점으로 꼽히는 특유의 향과 쓴맛을 없애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도록 만든 것이 장점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스노우 쿨스틱에 사용된 홍삼은 여과를 통해 색소 물질과 방향 물질을 제거하고, 사포닌과 비사포닌 성분을 회수하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홍삼하면 전통적인 붉은 색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번 신제품은 제품 특유의 청량감을 강조하고 시각적인 효과도 극대화하기 위해 하얀색 홍삼농축액 분말을 사용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상쾌한 맛을 강조한 만큼 홍삼향 대신 천연복숭아향의 분말이 사르르 시원하게 녹아들도록 식감도 강조했다. 입 안에서 분말이 뭉치지 않고 빠르게 녹아 청량감을 선사하는 '스노우멜팅' 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KGC인삼공사는 이너뷰티(먹는 화장품)·제로 슈거(Zero Sugar) 등 최근 시장 트렌드를 접목한 원료 설계로 차별화도 줬다. 실제 제품 한 포(1.5g) 당 당류는 0g로, 열량도 5㎉다. 항산화 작용으로 유해 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의 영국산 비타민C와 함께 식이섬유인 벨기에산 치커리뿌리 추출물, 핀란드산 자일리톨 등도 함유했다. 제품 크기는 휴대성을 살리기 위해 1포 크기를 검지손가락 정도로 줄여 휴대성도 살렸다. 제품 개봉도 손으로 쉽게 뜯을 수 있는 '이지컷' 기술을 적용했으며, 언제 어디서든 입에 톡 털어 먹거나 탄산수에 타먹는 등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무향·무취에 하얀색 홍삼을 개발 출시한 배경에는 외국인 소비자들이 홍삼 맛과 향이 비교적 덜한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 KGC인삼공사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다각화 차원에서 양갱, 수제약과, 무가당 캔디 등 외국인 고객 눈높이에 맞춘 홍삼 제품들을 선보여 왔다. 이번 '홍삼 스노우 쿨스틱' 출시를 계기로 정관장 제품의 해외시장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정관장의 무향·무취, 하얀홍삼 등 독자기술을 활용해 향후 다양한 형태의 홍삼제품이 구현될 수 있다"면서 “소비자 취향과 트렌드를 고려해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익산 NS푸드페스타 ‘식품스타트업 요람’ 자리매김

“올해는 '신선함'을 강조한 행사와 청년스타트업·중소기업 발굴 육성에 주안점을 뒀습니다."(NS홈쇼핑 관계자) 26일 전북 익산 하림퍼스트 키친에서 열린 제 15회 'NS 푸드페스타(Food Festa 2024 in Iksan)'는 행사 주최자인 NS홈쇼핑의 직원 말처럼 일단 유달리 식재료의 신선함을 강조한 행사가 많았다. 대표적인 행사가 '미식 스튜디오'다. 미식스튜디오는 NS홈쇼핑이 NS푸드페스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행사로, '최고의 맛은 신선이다'를 콘셉트로 식재료 신선도 유지시켜주는 프레쉬박스를 활용해 요리대회에 참가하는 행사다. 대회에서 우승한 요리는 상품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자체 진행하는 만남의 광장이 지역 특산품 소비 진작시키는 것에 착안, 지역 우수 식재료.를 요리대회에 활용해 지역 식품산업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다 미식스튜디오 행사장은 식품 조리 전공 대학생으로 구성된20개 팀이 참가하며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대학생들은 하림이 제공하는 닭고기와 익산 지역 특산물 고구마를 식재료로 활용해 대회에서 자신만의 요리 레시피를 뽑냈다. 이날 야외에서 펼쳐지는 하림산업의 '프레시바(FRESH BAR)'도 닭구이 발골쇼, 로스트 치킨, 육즙만두, '황등비빔밥' 시식행사 등을 선보여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황등비빔밥은 행사장 인근인 익산 황등면에서 유명한 음식이 하림 퍼스트키친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상품이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황등비빔밥은NS홈쇼핑 모회사인 김흥국 하림그룹 회장이 고향에서 즐겨찾는 비빔밥 식당을 벤치마킹해 선보인 상품이다. 김회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비빔밥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밝히며 직접 황등비빔밥의 상품화 계기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더미식 황등비빔밥은 지난 7월 온라인 중심으로 먼저 론칭했고, 하반기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으로도 운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에 추가로 행사장에서 진행된 요리경연대회는 프레시박스를 활용해 신선함을 내세운 맛 대결 자리였다. 가정간편식 부문에 참여한 60개 팀은 개막식 직후 '자연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최고의 맛'을 주제로 60분간 열띤 경쟁을 펼쳤다. 올해 NS푸드페스타는 식품산업의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컨퍼런스와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이틀째인 행사 마지막날 27일에는 우리나라 식품산업 발전을 이끌어갈 농식품 우수 청년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식품 스타트업 경진대회'도 열린다. 농식품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식품 스타트업 경진대회'는 9개 식품사업 청년 스타트업들이 참여하며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창의상 1000만원 등 총상금 5000만원이 주어진다. 아울러 농식품전문 벤처캐피털이 참여해 이들 청년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 등을 지원하게 된다. 농촌진흥청과 경기대, 하림 등 산학관연이 함께 하는 소스산업 기술교류 세미나와 대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국내 식품기업 우수사례를 조사해 발표하는 대학생 식품기업 분석대회와 경연대회 우승 셰프와 함께하는 쿠킹클래스도 열릴 예정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점주 수익 보호에 소비자는 뒷전? 이중가격제 논란

최근 중개수수료를 둘러싸고 배달 플랫폼과 신경전을 벌이는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가맹점주 수익성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이중가격제'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매장 메뉴와 배달 메뉴의 가격을 차등화해 가맹점주의 배달 중개수수료 등 제반비용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이지만, 소비자들은 결국 배달음식 인상분을 떠넘기는 가격 구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중심으로 이중가격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토종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 요구를 반영해 조만간 직영점 등 일부 매장에 한해 이중가격제를 시범 운영한다. 인상 폭 등은 점주 협의회를 통해 현장 의견을 취합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롯데GRS의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롯데리아도 24일부터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 판매 가격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배달 앱으로 주문 시 매장 판매가보다 단품 메뉴는 700원~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씩 더 내야 한다. 일찌감치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햄버거 세트 주문 시 현재 매장 가격과 배달 앱 주문 가격이 1300~1400원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2년 만에 이중가격제를 재도입한 KFC에 이어 파파이스도 한 달 뒤인 4월에 배달 메뉴 가격차등제를 공식화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컴포즈커피·메가커피도 배달앱으로 아메리카노 음료를 주문 시 매장가격 대비 500원 비싸게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외식프랜차이즈의 큰 축인 치킨업계는 아직 이중가격제 도입에 망설이는 분위기다. 치킨프랜차이즈 빅3로 꼽히는 교촌치킨·bhc·bbq는 현재 “도입 계획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는 입장이다. 배달 수요가 높은 치킨업계 특성상 매출의 80% 가량이 배달로 잡히는 만큼 이중가격제 도입에 따른 '소비자 저항'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배달 플랫폼들이 입점업체에 수수료를 전가하면서 가맹점주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특히, 배달앱 간 무료배달 경쟁이 격화되면서 중개수수료가 9%대 후반까지 오르자 타개책으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중가격제가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를 방해하는 불리한 가격 구조라는 점이다. 예컨대 배달앱 무료배달 서비스를 통해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세트 메뉴 2개를 주문할 경우 매장가 대비 2600원을 더 내야한다. 사실상 기존 배달수수료에 준하는 금액을 더 내야하는 셈이다. 제도 시행 내용마저도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사례도 발생해 소비자 알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선택권도 침해한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실제로 맥도날드는 이 같은 내용의 지적이 제기되자 25일 뒤늦게 배달의민족 내 매장별 페이지에 “배달 시 가격은 매장과 상이하다"는 안내문을 올렸다. 일각에선 이중가격제를 비롯해 배달 수수료를 둘러싼 배달 플랫폼와 외식업계 간 줄다리기 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양쪽 집단 모두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중가격제 도입에 따른 가격차를 소비자가 인지하면 부담이 커져 배달 주문을 줄일 것"이라며 “결국 입점업체 점주 매출이 감소하고 플랫폼 입장에서도 결제 규모가 줄어 양측 모두 손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농어촌공사 “영농정착 청년농 1만명 늘린다”

정부가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 활성화를 위해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지원 대상자를 2배 가까이 늘린다. 정부의 청년 농업인 육성 확대 기조에 한국농어촌공사도 주력사업의 하나인 농지은행사업의 내년 관련 예산을 확대하는 등 적극 보조를 맞춰 나간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정부는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수혜대상자를 올해와 내년 각각 5000명씩 2년에 걸쳐 총 1만명으로 증원한다.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은 만 18~40세 초보 청년농업인에게 초기 안정적 정착을 위해 3년간 매월 최대 110만원씩 영농·생활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8명 1600명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이후 매년 지원대상자 규모를 늘려 지난해 신규 지원대상자를 4000명으로 확대해 누적 1만2600명을 지원했다. 올해에는 신규 5000명, 내년에도 신규 5000명을 추가 선정해 누적 2만2600명에게 지원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영농은 물론 생활자금으로도 쓸 수 있는 지원금을 매달 100만원 안팎씩 지원하는 만큼 높은 인기를 끌어 지난해 4000명 모집에 시·도 지역은 4.7대 1, 그밖의 지역은 1.6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지원대상자 중 영농경험이 없거나 농업계 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청년, 여성 청년농업인 비중이 늘고 있는 것도 도시청년의 농촌유입 측면에서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이 사업의 지원대상자는 지원기간의 2배인 총 6년간 의무적으로 영농을 영위해야 한다. 초보 영농인으로서 실패 우려가 높음에도 '청년농 육성사업 현장지원단' 등 지원에 힘입어 정착률이 90%(이탈률 10%)에 이른다. 농어촌공사는 해당 사업에서 지원대상 청년농에게 우량농지를 우선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업 지원대상인 청년농 명단을 농지은행사업에 편입시켜 매매·임대 농지 발생 시 대상 청년농에게 최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 농지은행사업의 초점도 청년농 육성에 맞춰 관련 예산을 늘린다. 지난달 정부는 농어촌공사의 2025년 농지은행사업 정부 예산안을 1조1000억원으로 의결, 지난해 9월 의결했던 올해 정부 예산안 1조8000억원보다 40% 가까이 줄였지만 농지매매사업, 선임대후매도사업 등 청년농에게 주로 지원되는 세부사업의 예산은 증액했다. 농어촌공사는 내년 농지은행사업 중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에 총 9625억원을 투입, 상속·이농 등 비농업인 및 고령·은퇴농 소유의 우량농지 2500헥타르(ha)를 매입해 이를 청년농업인에게 80% 감면된 임대료로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농업인에게 최장 30년간 장기임대하고 농지대금을 모두 상환하면 소유권을 이전해 주는 '선임대후매도사업'도 지난해보다 21억원 증액된 193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청년농이 자경농지도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농지매매사업' 예산도 전년대비 28.7% 증가한 953억원 투입하고 융자금 지원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농업인 육성과 농가 소득안전망 확충을 위해 내년도 농지은행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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