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하이트진로 100년대계](중) 진로소주, 2026년 베트남공장 첫 해외생산 ‘동남아 공략’

[타이빈(베트남)=조하니 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간) 방문한 베트남 북부지역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단지에는 'K-소주의 대중화'를 선포한 하이트진로의 해외 첫 생산공장이 들어설 광활한 부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 자그마치 축구장 약 11개를 합친 크기인 8만2083㎡(2만4830평) 부지 현장은 붉은 깃발로 표시돼 있었다. 현재 설계 단계로 아직 허허벌판 상태지만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은 오는 2026년 2분기에 완공한 뒤 본격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후 공장 증설을 위해 1차로 일부 녹지 지역은 남겨두고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되는 진로 과일소주 등 제품은 향후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수출된다. 초기 목표 생산량은 올해 해외 판매량 목표치의 약 17%인 연간 100만 상자다. 추후 생산 규모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생산기지 건립 지역으로 하이트진로가 타이빈성을 선택한 이유는 동남아 시장 거점으로서 전략적 요충지라는 판단 때문이다. 수도 하노이와 가까운 타이빈성은 풍부한 노동력은 물론, 국제공항·항구·해안도로 등의 인프라로 물류 접근성 확보에 용이한 지역으로 꼽힌다.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은 공장 부지를 둘러보며 “현재 하노이에서 하이퐁까지 연결되는 고속도로가 마련돼 있고, 지방 국도는 확장 단계다"라면서 “특히, 하이퐁 해안을 따라 베트남 남단으로 연결되는 하이퐁 해안도로가 공단 옆을 통과하는데, 물류 측면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장이 들어서는 그린아이파크산단은 베트남 경제 개발 특구로 현지 북부지역 최대 산업단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세금과 토지 임대료 혜택 등 베트남 정부와 타이빈성의 풍부한 지원도 받고 있다. 변압기가 2대 수준인 일반 공단과 달리 그린아이파크산단은 4대로 전력 공급 용량도 현지 최고 수준이며, 폐수·급수장과 소방 시스템, IT(정보통신) 센터 등의 안정적인 유틸리티도 마련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가 처음으로 해외 생산공장 설립에 나선 것은 수출 물량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하이트진로는 국내 공장에서만 과일 소주 5종 등을 만드는 탓에 생산주기가 길었다. 국가별 제품 상표도 달라 적시에 제품 공급이 어려웠다. 과거 소주의 세계화를 선포한 2016년 이래 지난해까지 진로의 해외 판매 외형이 연평균 12.6% 성장한 데다, 6년 내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운 만큼 공급량 확충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그린아이파크 산단에는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건설 프로젝트 설명회도 열렸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 정성훈 베트남 법인장을 비롯해 응웬 칵 턴 타이빈성 성장, 부 낌 끄 타이빈성 공단관리위원회 위원장 등 다수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설명회 발표를 맡은 정 법인장은 공장 설립 목표로 '해외 표준 공장 건설', '하이트진로 가치와 문화를 담은 공간 조성', '지속가능한 제조환경 조성' 3가지 주요 콘셉트를 공개했다. 표준형 공장 설립의 경우 공장운영·품질관리·통합 모니터링·물류·생산설비 등 전 단계에 걸쳐 최적화·효율화를 이루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최신 양조 설비 △고도의 수처리 시스템 △피킹·보관 상차 등 이력과 재고관리 전산화 △국내 해썹(HACCP) 기준에 준하는 품질 관리 시스템 △최초 생산 제품인 과일 소주 5종 외 향후 신제품 등 다양한 취급품목 수(SKU) 소화를 위한 유연 생산 시스템 구축 등의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 기업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과 현지 소비자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전시관, 견학로도 조성하기로 했다. 스팀·전력 사용량 절감, 이산화탄소 배출 관리와 에너지 규제 대응 체제를 구현해 환경친화적 공장을 조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 법인장은 “올해 연말까지 건축 설계를 마치고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 설립, 토지인프라 임대 계약 체결, 설계사와 건축사 선정, 설계와 설비 검토 완료 등의 여러 인허가 작업을 거칠 예정"이라며 “이후 내년 1분기 건축 공사를 시작해 3분기 생산 설비를 설치한 뒤 오는 2026년 2분기 시운전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삼성바이오·셀트리온·한미약품, 세계 1위 면역항암제 ‘격돌’

지난해 처음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오른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시장을 차지하려는 국내외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발빠르게 움직여 온 우리기업의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CT-P51'의 미국 임상 3상 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에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총 606명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인 키트루다와 CT-P51 간의 유효성·동등성 입증을 위한 비교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시작한데 이어 4월에는 글로벌 임상 3상에도 착수해 임상 1·3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러한 '오버랩' 전략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상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존재하는 만큼 적정 투여용량을 검증하는 임상 2상은 생략한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인체내 면역세포를 속여 파괴되지 않고 번식하는 것(면역회피)을 막는 기전을 통해 면역세포가 정상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하는 면역항암제이다. 이러한 기전 덕분에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 삼중음성 유방암 등 다양한 암종에 활용도가 높아 지난해 글로벌 매출 250억달러(약 32조원)를 올리며 처음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에 올랐다. 키트루다는 오는 2029년 미국, 2031년 유럽에서 각각 물질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때문에 지난해 초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된 기존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처럼 글로벌 제약사 사이에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미국 암젠, 스위스 산도스가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에 들어갔고 중국 바이오테라솔루션 등이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적응증이 40개나 되는 키트루다의 높은 활용도 덕분에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을 추진하는 국내 제약사도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4월 머크와 협력계약을 체결, 자체개발 중인 이중항체 항암제 'BH3120'과 키트루다의 병용 요법 글로벌 임상 1상을 추진 중이다. BH3120은 한미약품이 자체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항암 신약으로,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암세포와 면역세포에 동시에 작용해 항암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높이는 것이 장점이다. 업계는 지난 약 10년간 연매출 30조원 안팎을 올리던 휴미라가 특허 만료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전년대비 32% 감소한 약 20조원에 그친 것으로 파악하고 우리 기업들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자궁내막암 등 지속적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는 키트루다가 올해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약 36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시장에서도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조달청 ‘中企 프렌들리’ 규제개혁 약속

조달청이 중소기업의 숙원을 담은 '공공조달 킬러규제 혁신방안'을 최근 발표한 가운데 19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은 만난 임기근 조달청장이 '중소기업 프렌들리' 규제 개혁을 약속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조달청장과 중소기업인 간 간담회는 앞선 조달청의 혁신방안 발표에 중소기업 숙원이 많이 담겼던 만큼 현장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엊그제 발표된 '킬러규제 혁신방안'에 중기업계가 바라던 내용이 많이 담긴 것 같다"며 “100% 만족한다 할 수는 없겠으나, 70~80% 정도는 담기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기업에만 너무 유리하게 되면, 오히려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기근 조달청장도 “80~90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70~80점은 좀 박한 것 같다"고 답변해 간담회장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임 청장은 “정부도 입장이 있어 중기업계의 목소리를 100% 담을 수가 없었다"며 “그러나 중소기업을 위하는 마음만큼은 120%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협조를 구했다. 중기중앙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약 208조원 규모의 공공조달시장에서 약 64.6%는 중소기업이 납품하고 있다. 그만큼 공공조달시장은 중소기업에게 중요한 시장이라는 의미다. 앞서 조달청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24년 공공조달 킬러규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징벌 중심의 행정제재 방식 개선 △불합리한 비용 부담 경감 △업무 처리방식도 효율화·간소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부분 앞선 간담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현장 건의사항들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임 청장은 “조달청의 첫 번째 캐치프레이즈는 '중소기업의 벗'"이라며 “조달청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중소기업에게 도움을 주고, 잘 되는 중소기업을 더 잘 되도록 밀어주는 '친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도 △다수공급자계약(MAS) 2단계 경쟁 금액기준 및 가격제안 하한율 상향 △공공조달형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 △과도한 부정당업자 제재제도 개선 △레미콘의 조합 실적 상한제 시행 유예 등 약 30개의 현장애로 사항을 전달했다. 임 청장은 “속도감 있는 실천이 규제혁신의 생명"이라며 “총 102건의 과제 중 40건은 선조치하였으며 나머지 62건의 과제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계약 법령 등을 개정하여 이행하고, 조달기업이 이번 개선사항을 상세하게 알 수 있도록 안내와 교육, 홍보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홈플러스 슈퍼 인수, 中알리 대신 GS리테일 유력?

홈플러스가 SSM(기업형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근 유력후보였던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인수설을 부인하는 공식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홈플러스의 매각 향방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알리의 업태 특성을 감안하면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국내의 동종 SSM 경쟁사인 GS리테일에 인수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시장 분석이 나와 홈플러스의 움직임에 더욱 귀추가 모아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전날 홈플러스 인수합병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알리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가 국내 유통 기업과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한다. 해당 인수합병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이같은 입장 표명과 별개로 업계에서도 알리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홈플러스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 인수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이유는 알리가 한국시장에 관심 있지만, 이커머스 입장에선 물류센터 확보가 발등의 불인 상태로 오프라인 하이퍼마켓(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에는 정작 메리트를 느끼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인수할 후보로 SSM 경쟁사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국내 주요 SSM 업체로는 GS더프레시, 롯데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이마트에브리데이와 롯데프레시는 모회사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실적부진, 희망퇴직 등 경영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SSM 인수에 나서기엔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이 높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GS리테일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앞의 유통업계 관계자도 “GS리테일이 편의점사업 운영 노하우가 있어 시너지가 제일 많이 날 것"이라며 GS리테일의 인수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업계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영업이익이 나는 알짜매물인 만큼 MBK파트너스가 우선적으로 매각 시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대형마트는 수익성이 좋지 못한 만큼 당장 홈플러스의 인수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 주효했단 분석이다. 2023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매출은 1조2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가 총매출 6조9315억원, 영업손실 1994억원, 당기순손실 5743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SSM은 효자 사업인 셈이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추진중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4조3000억원을 금융권에서 빌려 테스코에 7조2000억원을 주고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후 매각 후 재임차와 점포 매각 등 구조조정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부천소사점 토지와 건물을 지난달 부동산 개발사인 퍼스트씨엔디에 매각했다. 해당 매물은 10층 규모로, 400억원대 규모로 알려졌다. 퍼스트씨엔디는 이에 앞서 홈플러스 순천풍덕점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폐점한 홈플러스 서면점도 올 들어 부동산 임대 업체 휴먼빌리지에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경영 효율성 강화 작업을 추진한 결과, 홈플러스 점포 수는 2019년 6월 140개에서 현재 130개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SSM 매각 추진과 함께 당분간은 점포매각후 재임차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지속하며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기업 가치 높이기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본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마약수사 셜록홈즈’ 국과수 김은미 박사 이달 퇴임…홍조근정훈장 수여

국내 마약류 분석의 최고 전문가이자 베테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김은미 박사(60)가 이달 말 정년퇴임한다. 오는 27일 국과수 원주 본원에서 열리는 퇴임식에선 정부 홍조근정훈장을 받는다. 김 박사는 국내외 연구진과 함께 세계 최초로 '프로포폴 분석법'을 개발한 주역이다. 또한, 박유천·황하나·로버트 할리 등 연예인 및 재벌 3세의 마약 투약 사실을 집요하게 밝혀낸 사실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마약 수사의 셜록 홈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특히 최근까지 국과수 법과학부장을 역임하며 올해 2월 확정된 마약대응과(마약과) 신설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퇴임을 앞둔 김박사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규제, 재활, 교육의 삼박자가 필요하다"면서 “마약 사범에 대한 수사력 강화와 중독자들 재활 중심 치료, 청소년 등 국민을 대상으로 한 마약의 유해성 교육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마약 대책 중 수사 분야가 많은 발전을 이뤘음에도 여전히 재활이나 교육 부분은 상당히 열악한 현실을 지적한 대목이다. 김 박사는 “규제, 재활, 교육의 세 가지 정책이 조화를 이루면서 추진된다면 마약 없는 안전한 국가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64년 강원도 원주 출생인 김 박사는 이화여대 약학사·약학석사·약학박사를 받았고, 1989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입사해 마약분석과 등을 거쳐 △부산과학연구소장 (2013∼2015) △독성학과장 (2019∼2021) △법과학부장 (2021∼2023)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국과수 마약대응과 신설을 35년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평가한 김 박사는 퇴임 이후 계획에 “국과수에서 진행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적원조개발(ODA) 사업에 마약 전문가로 참여할 수 있고, 대학에서 법과학 후학을 양성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하며 “어디서든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곳에 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이슈&트렌드] 배달의민족 라이더 “배달 거부”…뿔난 이유는?

배달앱 라이더(배달기사)들이 최근 배달의민족(배민)의 배달료 삭감에 크게 반발하며 집단 배달거부 움직임을 보여 실제 배달파업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은 오는 21일 하루 24시간 동안 배민 앱을 끄고,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모여 집단항의 행동(당일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라이더유니온에는 가입한 노조원 수는 1000여 명이며, 대부분이 배민에서 활동하는 라이더들이다. 배민 라이더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이유는 최근 배민이 라이더의 운임을 크게 삭감했기 때문이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달 30일부터 장보기 서비스인 '배민B마트'의 구간배달을 도입하면서 배달 기본료를 기존 3000원에서 2200원으로 약 30% 낮췄다. '단건 배달'은 기본료 3000원으로 동일하지만 여러 건을 배달하는 '묶음 배달' 수수료를 2200원으로 하향조정한 것이다. 배달 기본료를 내린 것은 배민이 최근 'B마트' 배달 체계를 개편한데 따른 조치다. 기존에 B마트는 한 번 배달할 때 배달 1건만 수행하는 '한집배달'을 하도록 했다. 다만, 라이더의 편의를 위해 여러 건의 배달을 한 번에 묶어서 배달할 수 있는 '묶음배차(묶음배달)'를 임시로 적용했다. 그러다가 배민은 음식배달에만 적용하던 배민배달 주문 1건만 수행하는 한집배달·여러 배달을 함께 수행하는 방식의 알뜰배달을 식료품이나 생필품 등을 배달해 주는 B마트에도 지난 5월 말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묶음배달의 라이더 운임이 삭감된 것이다. 라이더유니온이 반발하는 배경은 운임 삭감이 라이더들의 소득 저하 피해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배민이 밝힌 상위 10% 라이더의 월소득은 404만원으로, 언뜻 보기엔 라이더 소득이 많은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라이더가 배달에 필요한 경비(오토바이 구매, 기름, 보험료 등 120만원 상당)을 직접 충당하는 사정을 감안하면 실제로 가져가는 월수입이 280만원에 불과하다는 게 라이더유니온의 주장이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상위 라이더들의 순수입도 단순 시급으로 나누면 1만4000원이 나오는데 이게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이 더한 가격(1만1843원)보다 2000원 정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즉, 이같은 라이더들의 상황을 감안하면 배민의 라이더 운임 삭감은 더 큰 수익 감소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라이더유니온에 소속된 라이더들은 배민이 운임 삭감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향후 투쟁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라이더 유니온 관계자는 “사측이 받아들일 때까지 이 투쟁은 계속 될것"이라며 “하루 이렇게 날을 잡아가지고 파업 투쟁 방식으로 했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배민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이같은 라이더들의 문제 제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배민라이더의 파업 예고에 “당일 배달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없도록 지속적으로 상황을 점검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세라젬, 뷰티케어 재도전 ‘새 캐시카우’ 만든다

척추질환 치료 의료기기에 주력해 온 세라젬이 12년만에 얼굴 피부미용 관리를 위한 뷰티케어 시장에 재도전한다. 세라젬은 18일 “고주파·초음파 등 피부 건강을 위한 4가지 전문기술을 적용해 탄력·각질 관리 등을 집에서 할 수 있는 뷰티케어 디바이스 '셀루닉 메디스파프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뷰티케어 신제품은 세라젬이 지난 2012년 출시한 뷰티케어 기기 '레이디'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인 신제품이다. 셀루닉 메디스파프로는 △각질 케어와 성분 흡수에 특화된 토닝샷 △피부 탄력을 위한 퍼밍샷 △페이스 라인을 정리해주는 실키샷 △피부 진정과 수분 손실 방지를 돕는 카밍샷 등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전체 매출 비중에서 척추·온열 등 의료기기가 80% 이상 차지하는 세라젬이 최근 렌털가전 강자 코웨이의 헬스케어 기기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해 뷰티케어 시장을 다시 주목하고, 새 캐시카우로 키우려는 전략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세라젬은 뷰티케어 기기뿐 아니라 앞서 뷰티케어를 위한 또다른 사업인 화장품 사업도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이처럼 세라젬의 뷰티케어 디바이스 재도전은 가전·헬스케어 제품과의 유사성이 높아 관련 기업들에게 진입장벽이 낮으나 수요가 높은 고가 제품으로 시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실제로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은 지난 2013년 8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조 6000억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전 세계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지난 2022년 425억 달러(약 58조원)에서 오는 2030년 1769억 달러(22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 수출을 노리기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가정용 미용기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6700만 달러(925억원)로 집계됐다. 미용기기 수출액은 지난 2020년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 중으로, 수출 가능성을 입증한 것도 힘을 보탰다. 세라젬은 현재 운영하는 온열치료기 체험 매장인 웰카페에 뷰티 디바이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레이디존'을 도입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세라젬은 △순환에 도움을 주는 전위음파체어 '셀트론' △다양한 의료기기를 모듈형으로 결합할 수 있는 '마스터 메디컬 베드' △헬스케어 통합 플랫폼인 '홈 메디케어 플랫폼' △개인 맞춤형 위장 질환 개선 의료기기 '밸런스워터' 등 다양한 제품군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한미약품그룹 ‘임종윤-종훈 형제경영’ 본격화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그룹 지주사에 이어 주력사인 한미약품의 사내이사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미약품그룹은 '형제경영' 체제가 본격화됐으며, '한미약품 임종윤 대표-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라는 마지막 단계만 남겨두게 됐다. 18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규 이사 4명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신규 선임된 이사는 △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사내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남병호 사외이사로,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남병호 헤링스 대표 등 형제측 지지세력이 이사진에 합류했다. 이로써 장남 임종윤 이사와 차남 임종훈 이사는 지난 3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에 선임된 이후 주력사 사내이사까지 선임되며 오너가 경영권 분쟁에서 최종 승리하고 '형제경영'을 본격화하게 됐다. 한미약품그룹은 기존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이 주력해 오던 항암·비만·당뇨 신약개발에 더해 임종윤·종훈 형제가 강조한 사업다각화를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임종윤 이사는 기존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활용도를 높여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5년 내 시가총액 50조원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임종훈 이사는 지난 4월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이사에 오른 후 5월에는 기존 대표이사였던 송영숙 회장을 밀어내고 단독대표에 올랐다. 이후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의 의약품 유통 계열사 온라인팜을 중심으로 유통사업을 확대하고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집중 투자해 사업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다만 이날 한미약품 임시주총 후 예상됐던 이사회는 열리지 않아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 선임은 추후를 기약하게 됐다. 업계는 통상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가 열리는 관행을 감안해 임시주총에서 임종윤 사내이사가 선임된 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는 열리지 않았고 주주총회에도 이사 중에서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만 참석했다. 이에 업계 일부는 아직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측과 임종윤·종훈 형제측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임시주총에서 이사회에 진출한 형제측 이사는 총 4명으로, 박재현 대표이사 등 송 회장·임 부회장 체제에서 선임돼 회사를 이끌어 온 이사 6명보다 적다. 더욱이 한미약품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했다는 이유로 임종윤 이사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다만 한미약품측은 애초에 이날 임시주총 개최만 예정됐을 뿐 이사회 개최 계획은 없었음을 강조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새로운 이사진은 탁월한 역량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의 방향성 제시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새로 선임된 4명의 이사는 기존 6명의 이사들과 일정을 조율해 이사회 개최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박영선 전 장관 “한국 반도체·AI 희망, 中企에 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8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희망이 중소기업과 벤처, 스타트업에 있다"며 “이들의 힘을 응집시켜 반도체 설계와 패키징 분야를 적극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2024년 제2차 KBIZ' 문화경영포럼에 초청강연자로 나선 박 전 장관은 “반도체 패권을 두고 국가 간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반도체 주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국가와 기업이 반도체 전략에 힘을 합쳐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박 전 장관은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자 하는 미국의 글로벌 전략에서 한국이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는 국가 간 분업 체계가 구축돼 있는데 그간 한국은 '제조'를 잘하는 나라로 꼽혀왔다"고 언급한 박 전 장관은 “그런데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인공지능(AI) 시장의 본격적인 확대를 경험한 후부터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로니 채터지 전 백악관 반도체 조정관이 제시한 미국 정부의 신(新)반도체 공급망에 한국과 대만은 없다는 점을 적시하며 “이는 한국에 더 이상의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를 외교적으로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우리 정부의 주요한 과제"라고 박 전 장관은 밝혔다. 또한, 중기부 장관 재임시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논의했으나, 추진되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박 전 장관은 “대신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설계 업체 암(Arm)과 협력하게 됐고, 그 결과 3개의 스타트업을 키워내게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날 강연에서 글로벌 AI 주도권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미국에 구글이 있다면 한국에는 네이버가 있다"며 “그런데 지금 오픈AI에 대적할 만한 한국 기업은 어디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AI 주도권을 뺏길 수 있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중소기업, 벤처,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AI를 활용한 소프트웨어(SW) 개발은 우리 중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직후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명강의에 감사하다. 언제 이렇게 깊이 공부하셨는지 궁금하다"면서 “강연과 관련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얼마 전 뉴스에 총리가 되실 거라 나왔다가 아무 소식이 없는데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박 전 장관은 “과거 방송사 경제부 기자를 오래 하면서 故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인터뷰를 하는 등 반도체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할 일이 많았다"고 답했다. 총리설과 관련해서는 “질문에 대해 '동문서답'을 하는 것 같지만, 한 말씀 드리자면 지금 대한민국에는 수평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래야 일 추진에 속도가 붙고 크리에이티브가 생긴다"고 에둘러 답했다. 한편, 박 전 장관은 현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고문,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초 '반도체 주권국가'라는 저서를 펴낸 데 이어 이날 새 책 'AI, 신들의 전쟁' 출간 소식도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한국교통대 창업동아리 엔에코, (사)함께만드는세상 청년창업 프로젝트 선정

한국교통대학교 창업동아리 '엔에코'(팀장 김산, 4학년)가 '해조류를 활용한 습식 공기청정기' 아이템으로 사단법인 함께만드는세상에서 주최한 청년창업 자조활동 라운드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선박 제조 시설 및 해양 농가에 버려진 폐 해조류를 활용하여 공기청정기로 리사이클이 가능한 필터로 만들고, 재활용이 어려운 부분은 비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특히, 이 기술은 향후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을 가치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산 팀장은 “군 현역 복무 시절, 군 창업 멘토링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창업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라며 “사회적 약자들이 깨끗한 공기를 누리는 환경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한편, 엔에코의 해조류 공기청정기 프로젝트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SK하이닉스에서 주최한 충북대학생 창업챌린지에서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한국교통대학교 LINC3.0 ▲한밭대학교 LINC3.0 ▲KT&G 장학재단 ▲충북바이오헬스산업혁신센터 ▲국립금오공대 강소특구육성사업단에 선정돼 본격적인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