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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 가팔라 주택시장 대응 어렵다…‘경착륙’ 예고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국내외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시장, 금융시장이 모두 침체되는 복합위기로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15일 한국주택협회·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위기의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 세미나에서 일련의 금리상승 속도가 시장이 대응하기엔 버겁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양시장 및 기존 주택시장, 금융시장이 복합적인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비교를 중심으로 ‘주택시장진단과 정책대응’ 발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허 위원이 실제로 한국주택협회 회원사 대상 건설과 주택사업 경력자 7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66%는 ‘경착륙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고 경력 10년 이상은 69%가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서는 먼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완화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어 조정대상지역 해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를 주요 과제로 인식했다. 이런 가운데 8·16대책 중엔 인허가 절차 개선을 가장 유의미하고 시급한 과제로 평가했다.레고랜드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사태와 관련해선 정부의 지속적 대응이 강조됐다. 허 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을 강화했으나 부동산금융은 오히려 더 위험한 비은행권으로 비중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 수도권 아파트 전체 주택 대비 거래량 통계는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허 위원은 "가격하락, 거래 감소, 판매 저조, 금융 리스크 확대 상황을 종합하면 현재 주택시장은 침체기에 진입했다"며 "정부가 지난 10일 대책을 내놨지만 현재 금리 상승 속도로는 주택시장을 대응하긴 어려워 지속적 정부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이어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정부와 서울시 정비사업 정책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주택시장이 매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입지의 주택수요는 여전하다"며 "수요가 있는 곳에 품질 높은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정비사업 활성화가 현 정부 주택공급 정책의 핵심이다"고 판단했다.특히 물가상승 우려로 정부의 재정지출이나 유동성 공급에 많은 제약이 있는 현 시점에서 규제개선만으로도 사업 활성화가 가능한 정비사업은 업계 어려움 극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재건축 안전진단과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개선과 통합심의 확대 등 현장에서 요구하는 제도개선이 완료되면 사업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현재는 분양가상한제,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 제도 개편 외에는 아직 시행된 것이 없어 속도가 늦다는 지적도 나왔다.이 부연구위원은 "관계자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책 취지와 현장과의 괴리로 사업지연과 불필요한 비용상승 등 부작용이 심각한 점이 확인됐다"며 "시공사 선정 시기 조기화, 공사비 검증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은 과도한 공공기여 요구와 일방적 추진이 우려되는 만큼 정책 목표와 취지달성을 위해 토지주들의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jh123@ekn.kr15일 서울 논현 건설회관에서 이충재 건산연 원장이 ‘위기의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준현 기자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이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준현 기자

[르포] 첫 삽 뜬 ‘계양신도시’ GTX 없이는 글쎄…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S-BRT(간선급행버스체계)로는 서울 출·퇴근자 수요 못 잡을 겁니다. GTX든, 5호선이든 도시철도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계양신도시는 검단신도시나 루원시티보다도 못한 도시가 될 겁니다."(인천 계양구 동양동 A공인중개사)15일 인천 계양구 동양동 일원에서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계양신도시)가 3기 신도시 중 최초로 첫 삽을 떴다. 이를 시작으로 계양신도시는 귤현동·동양동·박촌동·병방동·상야동 일원에 총 면적 333만㎡ 규모로 청년주택을 포함한 공공주택 9000가구 등 1만6600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내년 10월 본청약 공고 후 2026년 상반기엔 입주가 시작된다.다만 계양신도시가 성공하기에는 여러 악재를 견디고 일어서야 하는 핸디캡이 있다. 수도권 서부권에서 서울과 가장 가깝다고 해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비롯한 5호선 연장 계획이 없어 급행철도 및 지하철 없는 신도시가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물음표가 붙는다.◇ 사전청약 인기몰이…본청약 흥행은 ‘미지수’이날 기자가 찾은 착공식 현장 주변 동양동과 귤현동 거주민들은 지난 2018년 12월19일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쾌재를 불렀던 바 있다. 주변 시세도 같이 오르고, 저렴한 가격에 분양 기회도 잡을 수 있어서다.특히 지난해 7월에는 가장 먼저 진행된 1차 사전청약 709가구 모집에 52.6: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국민평형 84㎡는 무려 381.1:1을 기록했다. 토지보상 역시 지난 5월 완료하며 3기 신도시 중 가장 빠른 진행 속도를 보였다. 다만 당시에는 사전청약 그 자체가 인기여서 흥행을 기록했지만 이 분위기를 본청약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실제로 이미 기반이 잡힌 2기 신도시 ‘인천검단 AA21블록’은 지난 9월 본청약 때 사전청약 당첨자 811가구 중 약 40%에 해당하는 320가구가 청약을 포기했다. 파주운정3 A23블록(공공분양/1012가구) 역시 사전청약 당첨자 835가구 중 50명이, 양주회천 A24블록도 사전청약 612가구 중 23.7%에 해당하는 145명이 본청약을 포기했다.귤현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B공인중개사는 "귤현아이파크와 계양센트레빌이 있는 귤현동은 공항철도 계양역 수혜를 보며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후 시세 안정화를 보이고 있다"며 "이들보다 계양역이 더 먼 계양신도시는 철도 이용자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S-BRT가 서울과의 접근성을 크게 높인다고 하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와는 크게 차이가 있다는 반응이다.참고로 간선급행버스인 S-BRT는 전용도로와 첨단 정류장 운영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급행기준 평균 운행속도 35km/h(일반 25km/h), 출·도착 일정 2분 이내 간격을 유지한다. 도로 위 철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계양신도시를 지나는 ‘인천계양·부천대장 S-BRT’는 총연장 16.7km로 2026년까지 총사업비 65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검단·한강·대장신도시와도 경쟁해야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도시철도 계획이 없는 계양신도시는 금세 찬밥신세가 됐다는 것이 거주민들 반응이다. 특히 같은 3기 신도시지만 철도계획이 있는 △남양주 왕숙(9호선 연장선, GTX-B) △고양 창릉(고양선, GTX-A) △하남 교산(3호선 연장) 등과 비교된다.게다가 최근 윤석열 정부가 김포 한강2신도시에 콤팩트시티를 조성한다고 발표해 한강신도시와도 경쟁해야 한다. 김포 골드라인 장기역, 마산역, 구래역 등의 이용자들은 5호선 연장에 따른 수요 분산으로 도시철도 혼잡도를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돼 부동산 가치면에서 호재다.입주물량 폭탄으로 역전세난이 예고된 검단신도시도 계양신도시보단 사정이 낫다. 이 지역은 현재 전세가격이 무너지며 매매가격까지 뚝 떨어지고 있지만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연장 신설역이 대기 중이다. 또한 인천시는 지난 13일 공개적으로 5호선 연장사업에 인천을 포함시켜 달라 제시한 만큼 5호선이 들어선다면 검단신도시로 노선이 배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계양지구 바로 옆 부천 대장신도시도 상승 요인이 있다. 본래 이 지역은 광역교통대책이 없던 교통 불모지였다가 지난해 4월 국토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대장홍대선(부천대장-홍대입구·17.8km)이 구축됐다. 특히 GTX-D 노선에도 포함되기도 했다.하지만 계양신도시는 그나마 장점이 저렴한 주택가격이다. 예상분양 가격이 4억원대 초반인 반면 33평 기준 분양가가 3억8000만원 수준이었던 귤현동 계양센트레빌이 현재 5억8000만원에 실거래가 진행 중이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계양신도시는 인천1호선 등을 제외하고 철도교통이 먼 편이고 내년까지 인천일대 아파트 입주량이 많은 것이 부담이지만 전반적으론 분양가 만족도나 실거주 목적의 주택으로는 유효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인천계양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가 들어설 건설현장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15일 국토교통부 등이 인천계양테크노밸리 착공식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준현 기자계양신도시 주변 귤현동 계양센트레빌 현장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착공식 현장. 국토부

대출자 10명 중 7명은 지난해보다 이자부담 ‘늘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이 있는 10명 중 7명은 지난해보다 대출 이자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애플리케이션 접속자 총 948명을 대상으로 대출 상황에 대한 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기간은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일까지 15일간이며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 ±3.18%포인트(p)다.조사 결과 현재 부동산 매입 및 전세금, 임대료 마련을 위한 대출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1.4%가 대출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이자 부담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어떠한 지를 묻는 질문에는 70.7%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변동없다’는 응답은 26.0%, ‘줄었다’는 응답은 3.3%로 나타났다.대출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41.4%의 대출 목적은 ‘거주 부동산 매입’이 54.3%로 가장 많았고 △전·월세 보증금(37.5%) △투자 목적(6.6%) △기타(1.5%)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30대는 ‘전·월세 보증금’ 목적이 가장 많았고 40대 이상은 ‘거주 부동산 매입’ 비중이 높았다.대출 금액은 ‘1억원~3억원 미만’이 4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00만원~1억원 미만(24.7%) △5000만원 미만(17.3%) △3억원~5억원 미만(9.9%) △5억원~7억원 미만(3.3%) △10억원 이상(1.3%) △7억원~10억원 미만(0.5%) 순으로 나타났다. 80% 이상이 3억원 미만이었다.현재 대출 이자는 ‘3% 미만’이 21.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3.5~4% 미만(17.3%) △3~3.5% 미만(14.3%) △6% 이상(12.5%) △4~4.5% 미만(11.7%) △4.5~5% 미만(8.9%) △5~5.5% 미만(8.4%) △5.5~6% 미만(5.1%) 순으로 나타났다.직방 관계자는 "절반 이상이 4% 미만의 이자를 감당하고 있었지만 이자가 6% 이상이라는 응답도 12%가 넘는다"며 "부담하고 있는 이자 범위의 편차가 상당히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부동산 매입 및 전세금, 임대료 마련을 위한 대출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 556명에게 올해 안에 부동산 관련 대출 계획이 있는지를 물은 질문에 과반수인 56.5%가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서 응답자의 60% 이상이 대출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형태는 ‘고정 금리형’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69.1%로 가장 많았다.직방 관계자는 "대출규제 완화와 연이은 규제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금리 부담이 큰 만큼 거래에 나서는 수요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당분간 거래시장은 투자 목적보다는 실 거주 위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giryeong@ekn.kr직방의 앱 접속자 대상 대출 관련 설문조사 결과, 부동산 관련 대출이 있다는 응답자가 41.4%로 나타났으며 연령별로는 40, 50대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직방대출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이자 부담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현재 대출 이자가 ‘3% 미만’이라는 응답이 21.7%로 가장 많았고 ‘6% 이상’이라는 응답도 12.5%로 집계돼 이자 범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

[르포] 잠실 전세 9억원대로 2억원 ‘뚝’…서울 대단지 역전세난 공포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10억원 초반에 내놨던 전세 매물들도 이달 들어 9억원대로 낮췄어요. 집주인들도 최대한 세입자 조건에 맞춰서 가격 조정을 하려는 분위기입니다." (송파구 잠실동 A 공인중개업자)서울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송파구는 서울 25개 구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이 가장 크다 보니 전세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송파구에서는 2년 전 12억 선을 웃돌던 전세 가격이 9억원대에 거래되는 등 가격을 낮춘 전세 매물이 대거 등장하면서 역전세난 공포가 일파만파 번지는 양상이다.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면적 84.97㎡는 전세 가격이 13억원선까지 올랐지만 지난 9일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에서 10억원선이 무너진 것이다.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매물들도 이 정도 선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매물 사이트에서는 잠실 엘스를 비롯해 인근 리센츠, 트리지움에서도 9억5000만~9억9000만원대 해당 단지 매물을 찾아볼 수 있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면서 최초 매물 등록가격보다 많게는 1억원까지 낮아진 매물도 등장했다.잠실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엘스의 경우 지난달 10억5000만원에 내놨던 매물들도 이달 들어 10억원, 9억5000만원으로 호가를 낮췄다"며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으니까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서라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계약 가격보다 낮춰서 전세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부쩍 많아졌다는 게 송파구 내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잠실 인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 2020년12월 1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는데 2년 만인 지난 1일 3억5000만원 하락한 8억원에 계약됐다.매도를 포기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전세로 돌리면서 전세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전세 수요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전세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송파구 전세 매물은 총 4682건으로 1년 전 3118건이었던 것보다 1500건 이상 늘었다. 잠실동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지난해 658건에서 이날 기준 1360건으로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전세 가격 하락에 기존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역전세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집주인이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신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전세 가격을 대폭 낮춰 계약하게 되면서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집주인을 통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 새로 들어가는 전셋집 잔금을 치를 때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서 채워 넣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송파구의 한 아파트 세입자 조 모씨는 "올해 초 급한 마음에 조금 비싼 가격에 전세 계약하고 이사 왔는데 전세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신경이 쓰인다"며 "요즘 시세를 보면 같은 단지 내 더 넓고 더 높은 고층 전세가 더 저렴하게 나와 있어서 이대로라면 만기일에 나갈 때 집주인에게 돈을 못 돌려받을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역전세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HUG 전세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이 가장 안전한 보호장치라고 볼 수 있고 경매에 넘어갈 경우를 대비해 대항력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라며 "뿐만 아니라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나 실거래가를 꼼꼼하게 조회해볼 필요가 있고 전세 보증금을 낮추고 일부 월세로 전환하는 것도 위험 부담을 낮추는 방안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giryeong@ekn.kr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단지. 사진=김기령 기자

수도권서 청약 당첨 후 미계약 1년새 3배 증가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꿈 꿀 수 있던 청약시장의 인기가 확 수그러들었다. 최근에는 금리인상 압박과 아파트 집값 하락 우려 때문에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하지 않는 물량이 지난해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1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1월(11월 10일까지 청약접수일 기준) 사이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7363가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698가구보다 2.7배 증가한 수치다. 참고로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2번 이상 무순위 청약을 받은 단지의 가구 수를 중복으로 집계했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청약 완료 후 부적격 당첨이나 계약 포기로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된 물량에 대해 청약을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제로 뽑아 일명 ‘줍줍’으로 불린다. ‘로또청약’으로 일컫던 무순위 청약이 올해 들어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경쟁률이 급락하는 등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해 1∼11월 수도권 아파트 미계약 물량 경쟁률은 118.7:1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 경쟁률은 44.9:1로 급락했다. ‘청약 불패’ 서울시장도 녹록치 않다. 같은 기간 서울 청약 당첨자 미계약 물량은 371가구에서 1573가구로 4배 이상 늘었고, 경쟁률은 734:1에서 143.7:1로 떨어져 5분의 1 수준이 됐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는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5차 무순위 청약 공고를 냈고,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도 14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경기는 1885가구에서 4136가구로 미계약 물량이 증가했고, 경쟁률은 21.7:1에서 19.3:1로 하락했다. 인천도 442가구에서 1654가구로 4배 가까이 미계약 물량이 늘고 경쟁률은 16.3:1에서 15:1로 소폭 떨어졌다.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자이SK뷰도 지난달 청약 당시 522가구 모집에 2900명이 몰려 평균 5.6: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당첨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미계약분 508가구가 나왔다. 무순위 청약에도 6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9125가구에서 1만4060가구로 늘고,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44.8:1에서 28.8:1로 하락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수도권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2배 이상 하락한 것은 금리 인상 등으로 분양시장이 냉랭해지면서 무순위 선호도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청약 안내문 서울 서대문구 인근 주택청약종합저축 안내문. 최근 청약시장 인기가 수그러들자 가입자 수도 줄어들고 있다. 사진=김준현 기자

수도권 규제완화 맞춰 서둘러 밀어내기 분양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규제지역 해제가 본격화되자 수도권에서 밀어내기 분양이 실시되는 가운데 이번 주부터 전국 약 9600가구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공급된다.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15개 단지에서 총 9567가구(일반분양 6754가구) 분양이 시작된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에서 예정됐던 분양 단지들이 규제지역 해제 이후로 시기를 미루는 분위기였다"며 "다음 주에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밀어내기 분양이 본격화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지난 10일 제3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과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 4개 지역을 제외한 전국 전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규제지역 해제는 관보 게재가 완료되는 오는 14일 0시를 기해 효력이 발생한다.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50%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최대 70%로 완화되고,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되는 등 주택 매매와 관련한 규제가 크게 완화된다.특히 다음 주에는 서울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SKVIEW롯데캐슬,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파크솔레이유 등 오랜만에 서울에서 민간 택지 신규 분양이 진행되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급격한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분양시장이 냉각된 가운데 이 단지들의 분양 성패에 따라 향후 청약 시장 분위기도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이 밖에도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동탄파크릭스, 대전 서구 용문동 둔산더샵엘리프 등에서 청약을 진행한다.견본주택(모델하우스)은 경기 용인시 죽전동 e편한세상죽전프리미어포레, 대구 달서구 두류동 두류역서한포레스트, 경남 창원시 대원동 창원센트럴파크에일린의뜰 등 4곳에서 개관된다. kjh123@ekn.kr견본주택을 찾는 예비 청약자들. 사진=김준현 기자

[르포] 모아타운 선정 강남 대청마을 가보니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발표 당일 대청역과 가까운 A구역 신축 1.5룸 빌라가 6억원대에 바로 나갔어요. 이제는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회수하고 7억9000만원까지 올렸습니다."(대청마을 공인중개업소 A 대표)서울 강남구 마지막 재개발지 일원동 대청마을. 고층 건물이 즐비한 강남 개포·일원동 일대에서 유일하게 30~40년째 반지하~최고 2층 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이다.이런 가운데 지난 7일 서울시는 대청마을 모아타운 대상 소위원회를 열고 일원동 619-641(대청마을 A·B구역) 일대를 모아타운으로 추가 선정했다. 모아타운은 서울시가 대규모 정비사업이 어려운 10만㎡ 내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의 단위로 모아서 대단지 아파트처럼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이다.그동안 대청마을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층수와 아파트 건설이 제한된 곳이었지만 반지하 주택 비율이 높고 침수우려 가능성이 높아 모아타운 막차에 탑승하게 됐다. 특히 이번에 모아타운 대상지에 선정됨에 따라 1종 지역(4층)이 2종 지역으로(7층~12층)으로 종상향 가능성이 커졌다.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모아타운은 노후도가 떨어지는 사업성 안 좋은 지역에서 차선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다"며 "대청마을은 2차 모아타운 선정 당시 2주간 검토해보고 추가 발표한다는 예고가 미리 있어 두 곳 중 한 곳 이상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모아타운, 신속성이 최대 장점 지난 12일 기자가 찾아간 대청마을 A·B구역(면적 9만992㎡)은 서울지하철 3호선 대청역 3번 출구에서 5분~10분만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먼저 찾은 A구역은 반지하를 포함한 붉은벽돌 주택과 필로티 신축빌라, 공사 중인 건축물들이 혼재해 있다. 대부분 거리는 고즈넉하고 방치되지 않은 채 깨끗하게 정비돼 있다. 기존 신속통합기획을 준비 중인 슬럼가를 연상하는 재개발 예정지와는 크게 비교되는 모습이다.1종 일반주거지역이 대부분인 A구역은 지난 2021년 ‘공공주도 3080+ 재개발’(2·4대책)로 준비했으나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다가 모아타운으로 선정되며 재차 아파트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결국 최근 정비사업 추세는 신속성이라는 결론이다.A구역은 대청역 3·4번 출구와 초·중·고교를 품고 있어 상당한 입지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학교 너머 큰길 맞은편에는 재건축을 준비 중인 개포우성7차와 개포한신아파트, 시세 23억~28억원을 자랑하는 래미안개포루체하임 등이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청마을 주거밀집지역 신축빌라가 7억원~8억원대인데 이곳에 아파트가 지어진다면 최소 15억원 이상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B구역은 앞서 C구역과 함께 민간재개발 방식인 신속통합기획 1차에 공모했다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현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실거주자만이 아파트를 매매할 수 있다. A구역보단 빌라 매물이 저렴하다고 하지만 필로티 건축물인 4층짜리 빌라가 지난해 1월 4억15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9억3000만원(31㎡)에 나온 상태다. ◇ 빌라가격 키우는 모아타운 정비사업이날 대청마을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주말 오전부터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발걸음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중개소 지난달 말에 붙은 안내문 가격은 이미 회수한지 오래고 새로운 가격이 형성되고 있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2년 전만 하더라도 3~4억원이면 살 수 있는 주택들이 최근에는 8억원에서 웃돈을 더 줘야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더라도 올해 거래된 가격은 7억원대로 마무리됐으나 네이버부동산에 올라온 현재 매물들은 8~9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돼 있다.최근 아파트 가격이 매주 하락폭을 키우는 가운데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빌라들은 가격 급등을 불러일으키며 하락세를 역행하고 있다. 실제로 본지가 취재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선 43년 된 4억원 빌라가 지난 9월 12억원에 거래된 사례를 포착하기도 했다. 자양동 사례와 별개지만 일각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이 실거주가 아닌 투자목적으로 구매가 가능한 부분이 있어 현금보유자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박병찬 리얼피에셋컨설팅 대표는 최근 직방TV 인터뷰에서 "과거 뉴타운이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정책이었다면 모아타운은 빌라 가격을 올리는 정책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아타운 정비사업은 과거의 정비사업처럼 단계마다 가격이 올라가지 않고 초반부터 가격이 훅 오르는 선반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모아타운으로 인해 주변 개발 예정지에서도 동의서를 걷기 시작하면서 빌라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동의서를 걷는 행위 자체가 재개발 희망을 키운다는 해석이다.그는 "모아타운은 사실 선정이 됐다고 해도 주민동의율 80% 이상을 채우지 못하면 성공할 수가 없다"며 "빌라투자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만큼 전문가 상담이 필수적이다"고 주의를 요망했다. kjh123@ekn.kr반지하 주택이 밀집한 대청마을 A구역 일대. 사진=김준현 기자2종주거지역인 대청마을 B구역 빌라 밀집 지역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 여전히 비싸”…대폭 쪼그라든 매수심리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금리인상 압박과 집값 고점심리 인식 등으로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27주 연속 꺾이면서 매매수급지수 70선도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0.7로 2013년 2월 넷째 주(70.1)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지수는 72.9로 한 주간 2.2p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미만일 경우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많은 매도우위시장을 의미한다.서울 아파트 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 조사에서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을 하회한 뒤 52주 연속해서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매수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며 역대급 거래 절벽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결과다.구체적으로 서울 5대 권역이 일제히 지난주보다 지수가 하락했다.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의 지수가 66.5로 가장 낮았고 노원·도봉·강북구 등의 동북권이 66.5로 뒤를 이었다.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은 지난주 69.3에서 이번 주 68.1로 떨어졌고,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지난주 78.4에서 이번주 72.9로 지수가 급락했다.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동남권은 76.7로 서울에서 가장 지수가 높았지만 역시 지난주(77.4)보다 하락했다.경기(74.1)와 인천(73.9)도 지난주보다 지수가 떨어지면서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 75.2에서 금주 73.0으로 내려왔다. 단순 수치로 2012년 10월 넷째 주 72.2이후 약 10년1개월 만에 최저다.전국 아파트 지수는 78.5로 지난주(80.6)보다 하락하며 지수 80선이 무너졌다. 2019년 7월 첫 주(77.8) 이후 3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 5대 광역시(77.8)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83.5)의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이다.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시장에 전세를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상대적으로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만 많아지는 분위기다. 이번주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국 80.4, 수도권 74.3, 서울 73.0을 기록하며 지난 주보다 일제히 하락했다. kjh123@ekn.kr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은마아파트, 5년 만에 경매 시장 등장했지만 유찰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지난 2017년 이후 5년 만에 10일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최근 서울시의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상승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높은 감정가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다.10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22동 전용 84㎡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를 진행했지만 입찰자를 찾지 못하고 유찰됐다. 감정가는 27억9000만원으로 책정됐으나 한 명도 응찰하지 않은 것이다.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하면서 지지부진하던 재건축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심의를 통과한 계획안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4424가구에서 5778가구로 탈바꿈하며 최고 35층까지 짓게 된다.이러한 영향으로 시장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경매 시장에서도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시세보다 감정가가 높게 책정된 탓에 유찰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9월 25억원에 거래됐다. 이번 경매 감정가는 27억9000만원으로 최근 실거래가보다 2억9000만원 높다.지난해 11월 최고가인 28억2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실거래가가 계속 하락하는 추세인데 감정가는 실거래 최고가와의 차이가 3000만원에 그쳤다. 시장에서 감정가가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은마아파트가 경매 시장에 나온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2017년 7월 경매로 나온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14명이 입찰한 끝에 13억3111만원에 낙찰됐다. 당시 감정가는 11억7000만원으로 낙찰가율은 113.77%로 집계됐다.업계에서는 최근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론 우세 등의 영향으로 경매 시장도 얼어붙고 있는 상황도 이번 유찰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17.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기록한 최저치인 22.4%를 뛰어넘은 것이다. 전국 아파트 낙찰률 역시 두 달 연속 30%대에 그쳤다.경매 시장에서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투자 가치가 높은 대단지 아파트가 경매 물건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낙찰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목동을 대표하는 재건축 추진 단지인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101㎡ 역시 최근 감정가 26억2000만원에 시장에 나왔지만 두 차례 유찰되면서 다음달로 매각 일정이 연기됐다.한편 은마아파트는 이번 유찰로 최저입찰가는 기존에서 20% 낮아진 22억3200만원으로 매각이 진행될 전망이다. 다음 매각일은 다음달 15일이다. giryeong@ekn.kr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규제해제’ 부동산 연착륙 준비…시장이 주목해야 할 것은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대출한도 및 과세 강화 기준이 되는 규제지역이 전면 해제됐다. 구체적으로 투기과열지구는 경기도 9곳, 조정대상지역은 경기도 22곳 및 인천 전 지역(8곳), 세종 등 총 31곳이 해제됐다. 단 서울과 4개 지역은 주변 지역 파급효과, 개발 수요, 높은 주택수요 등을 감안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유지됐다.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규제지역 해제는 정부가 금리인상 기조 및 가격 고점인식 등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확고히 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이로 인해 주택시장의 청약·보유·거래 전반을 제약했던 규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특히 제도 개편에 따라 앞으로 무주택자는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에 상관없이 모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를 적용받게 됐다. 그중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수원, 안양, 안산단원, 구리, 군포, 의왕, 용인수지·기흥, 동탄2 등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이 배제됨과 동시에 청약 가점제 85㎡ 이하 추첨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재당첨 제한이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든다.이에 따른 경기 지역 주요 대단지 매매가격 하락세가 멈출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경기 지역은 최근 가장 많이 상승한 만큼 가장 큰 하락세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업계가 취합한 올해 경기도 부동산거래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3444건이 거래됐는데 지난달에는 1981건까지 뚝 떨어지기도 했다.시장에선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지역 중 용인수지신정마을주공1단지를 주목하고 있다. 실거래를 보면 지난 5월 25평이 8억2500만원에서 지난 9월 6억1000만원으로 4개월 만에 2억1500만원이 하락했는데 앞으로의 하락세가 멈출지 관심사다.인근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것은 분명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라고 평가했다.규제가 완전 해제된 주요 지역도 추후 달라질 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지역은 고양, 수원팔달 등, 안양 만안 등, 안산, 구리, 군포, 의정부, 김포 등 지자체에서 해제를 강력히 요구한 곳들에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 지역은 앞으로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할 때 생기는 취득세 중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가 없어진다. 그중 하나로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꿈에그린아파트는 39평이 지난해 2월 17억6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6월 15억2000만원으로 거래된 이후 실거래가 없다. 현재 매물이 20건 이상 적체돼 있는 만큼 향후 거래활성화를 기대케 한다. 킨텍스 인근 공인중개업소 B 대표는 "대출 막힌 게 풀려서 나쁘지 않는데 금리가 일단 안정화돼야 반응이 올 것 같다"며 "급매물부터 우선 소진되고 나면 향후에 다른 매물도 점차 소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낙폭이 가장 큰 인천과 세종 지역 규제 완전 해제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끈다. 인천은 국제도시가 있는 송도와 청라, 영종도에서 집값이 지속 하락 중이다. 특히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는 대규모 입주물량 폭탄 예고로 하락폭이 확대되던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인천 아파트값 하락폭은 -1%로 서울 -0.47%, 경기 -0.85%보다 컸다. 또 지난달 말을 보더라도 인천은 한 주간 -0.51%로 전국에서 가장 크게 하락했다.검단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업소 C 대표는 "갑작스럽게 거래가 활성화되지는 않겠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하나라도 더 호재를 진단해줄 수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며 "그렇다고 해도 당장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거래절벽 현상이 가장 심한 세종 역시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최근 전세가격 하락폭이 커지다 보니 매매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 올해 지난 1월3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집계된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취합한 결과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격이 올해 들어 -13.56%나 떨어진 상태다.이와 함께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시·군 거주지에서 무주택자로만 한정한 것도 긍정적이다. 최근 경기 의왕시 대단지로 주목받은 인덕원자이SK뷰같은 경우 무순위청약에서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는 거주지 한정이라는 이유가 컸다. 다만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는 규제정상화라는 정책목표에 맞춰 더 일찍 시행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kjh123@ekn.kr최근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세종(왼쪽)과 인천 아파트 단지. 사진=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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