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이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향후 대신파이낸셜그룹 경영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인다. 양 부회장의 이번 선임으로 기존 이사회 의장이었던 이어룡 회장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리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경영 전략을 유지하는 한편 2026년 자기자본 3조원대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양홍석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1981년생인 양 부회장은 대신증권 창업주인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다. 2007년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이사, 2008년 대신증권 부사장, 2014년 대신증권 사장을 거쳐 2021년 12월부터 대신증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대신증권 지분 10.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기존 이사회 의장이었던 이어룡 회장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ESG 경영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 결의, 이사의 직무집행 감독 등을 담당한다. 양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이사회를 소집하고 이사회를 주재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간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이어룡 회장과 양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대신증권을 비롯한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을 뒀다. 이는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오너 증권사와 비슷한 구조다. 다만 양 부회장과 이 회장의 경우 다른 증권사와 달리 경영 전면에 나서거나 공식 행사에 참석하기보다는 그룹의 살림을 챙기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금융권 전반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신증권은 이러한 우려에서 비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이후에도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둔 경영 기조를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ESG 경영은 회사 수익성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 회장이 ESG를 총괄하기로 한 것은 새로운 시각으로 ESG 전략을 다듬어야 한다는 내부의 의견이 있었던 것 아니겠냐"고 했다.업계 안팎에서는 과거 대신증권과 자기자본 측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던 증권사들이 잇따라 별도기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만큼 대신증권 역시 자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말 기준 대신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은 2조원으로 증권사 중 10위에 그친다. 9위인 키움증권(4조691억원)과 8위인 신한투자증권(5조2382억원), 7위인 메리츠증권(5조3718억원)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실제 대신증권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자사의 단점으로 "경쟁 대형사들의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대규모 자본 경쟁에 다소 취약한 부분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지난해 6월 대신금융그룹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바꾼 것은 대신증권,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저축은행 등 각 계열사를 키워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겠다는 뜻인데,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애로사항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은 그룹 내 부동산 비즈니스의 모든 밸류체인을 갖춰 2031년 기준 연결 자기자본 10조원을,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6조원대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지난달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인 카사 지분 90%를 매입하기 위한 인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신증권 측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기자본 규모를 급격하게 키우기보다는 대신증권을 비롯한 각 계열사의 기반을 강화하면서 다른 그룹사와 차별화된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ys106@ekn.kr대신증권.(사진=에너지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