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올해 역대급 세수 펑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연말 배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고, 정부가 세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연말 배당성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기업은행이 올해 주당배당금 1000원대, 현금배당수익률 1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당배당금 960원, 배당수익률은 8.6%였는데, 올해는 배당규모가 작년보다 다소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 59.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자체적으로 배당을 결정할 수 없고, 정부와 협의체에서 배당성향이 결정된다. 정부와 기업은행은 매년 당기순이익에서 법정적립금, 신종자본증권 배당을 차감한 금액을 기본 배당가능 이익으로 하고, 차년도 정책금융 수행을 위한 중소기업대출 자금 공급시 적정 BIS자기자본비율 유지에 필요한 필요자본액을 추가로 고려해 배당금액을 협의한다. 기업은행의 최근 5개년 평균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일반주주 기준 30.8%이고, 작년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31.2%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업은행이 올해 연간 배당금을 결정할 때 정부의 세수 부족 이슈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은행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1조20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는데, 이러한 호실적 기조가 연말에도 이어진다면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 입장에서는 기업은행의 배당을 줄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나 금융지주사들이 분기, 반기 배당을 실시하는 것과 달리 기업은행은 기말배당만 지급하고 있고, 기업들의 주주환원정책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점도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과거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권고에서도 제외된 바 있다. 금융당국은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금융사들에게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결정했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신한금융지주도 배당성향을 23%로 전년보다 낮췄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별도 기준 배당성향 29.52%로 30%에 육박했다. 당국이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는 정부가 손실을 보전한다는 이유로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출자기관으로부터 받는 배당금 가운데 기업은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정부가 출자기관에서 받은 배당금은 총 1조2387억원이었는데, 이 중 기업은행의 배당규모가 455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2625억원), 산업은행(1647억원), 수출입은행(932억원), 한국투자공사(641억원) 순이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세수부족분에 비하면 기업은행의 배당금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굳이 기업은행의 배당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하반기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은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기업은행이 다른 은행과 다르게 자본비율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고, 선진화된 주주환원책을 가동하지 않는다는 점은 주가에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거론된다. 또 하반기 대규모 추가충당금이 발생하면 전년 대비 이익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배당성향 확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 JB금융지주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자본비율에 따라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고, 반기배당, 분기배당도 실시하고 있다"며 "연말에만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은행의 특성상 배당락 전에 주식을 매매하는 전략을 가동하면 단기간 주가는 양호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타사 대비 주가 흐름이 뒤쳐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작년 은행 별도기준 배당성향 31.2%, 최근 5개년 평균 30.8%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배당금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ys106@ekn.krIBK기업은행.2023 정부 배당수입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