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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카드가 쿠팡과 손을 잡고 PLCC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업계는 최근 각종 제휴를 통해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쏟아내고 있다.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카드업계가 수익성 악화에 빠진 가운데 궁여지책 중 하나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선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모객에만 집중하는 틈에 소비자 피해가 가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PLCC는 카드사들이 특정 기업과 제휴를 맺고 혜택을 내걸어 출시하는 특화 카드 상품이다. 카드사는 고객이탈을 막거나 모집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카드는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 중 하나인 쿠팡과 손을 잡고 PLCC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전월 실적 조건 없이 쿠팡에서 2% 적립(월 2만원 한도) 혜택을 제공하며, 쿠팡 외 결제 건에 대해서도 0.2% 적립(월 2원 한도) 등의 혜택을 담고있다.
국민카드는 카드 출시에 맞춰 혜택을 대폭 늘린 프로모션을 앞세워 모객에 나설 예정이다. 쿠팡 이용 시 기본적립 2%에 추가 2% 적립(월 2만원 한도), 쿠팡 외 가맹점 이용 시에도 0.2%에 더해 1%를 추가로 적립(월 1만원 한도)함으로써 고객이 쿠팡과 쿠팡 외 가맹점에서 월 100만원씩을 이용하면 각각 4만원과 1만2000원이 적립돼 월 최대 5만2000원의 적립 혜택을 받게 된다.
신한카드는 최근 3000만 멤버십 회원을 보유한 CJ ONE과 손잡고 CJ ONE 특화 PLCC를 선보였다. 뚜레쥬르, CGV, 빕스 등 인기 CJ브랜드 이용 시 최대 30%의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모객 중이다.
BC카드는 획기적인 적립금 프로모션을 내세우며 단박에 이용자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4월 BC카드는 컬리 PLCC 출시로 두 달 만에 3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컬리에서 운영 중인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5%의 기본 혜택을 주며 최대 7%의 멤버십 추가 혜택을 더해 12%까지 적립금을 쌓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인기를 끌었다.
우리카드와 PLCC를 맺은 오케이몰은 지난 2021년 9월 ‘오케이몰 우리카드’ 출시 이후 매출 450억원을 달성하면서 협업사와 카드사 모두 결제 대금 상승 효과가 일어난 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밖에 우리카드는 외화 충전 및 결제 서비스 플랫폼 ‘트래블월렛’과 함께 PLCC 상품을 냈고, 삼성카드는 지난 7월 GS리테일과 협업한 상품을, 하나카드는 유니온페이와 함께 저가항공사 통합 마일리지 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PLCC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까닭은 최근 수익성 악화에 빠지자 타개책의 하나로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금리 부담과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역마진 구조로 허덕이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5억원(12.8%) 줄었다.
카드사로선 제휴사 데이터를 확보하게 돼 잠재적인 새 수익원을 확보하는 이점도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자사가 협력하는 회사의 결제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 등을 더해 PLCC 파트너사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로 확장하기도 했다. 기업들의 마케팅 협업을 잇는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협업사들로부터 영향력을 높이고 잠재적 제휴 기업도 발굴하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다만, 경쟁적인 카드 출시 이면에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무분별한 확장에 따라 소비자들의 연회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휴면카드도 늘고 있어서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국내에 처음 나타난 PLCC는 올해 7월 기준 733만8677장이 발급됐다. 현대카드는 지난 7월 말 기준 PLCC카드 56종을 운영하며, 전체 발급수 대비 78.41%를 차지하고 있다. BC카드는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 1년간 7종의 카드를 출시를 통해 발급수가 11만2094장 늘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PLCC 중 하나인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는 꾸준히 쓰이며 효용성이 입증됐지만 업계 전반에서 최근 각종 제휴를 통해 발급량이 늘어나면서 사용량이 적거나 휴면상태로 전환된 카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소비자의 합리적 소비에 도움이 돼야 할 PLCC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면 안된다. PLCC의 확장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책임감 있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