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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6개월여가 지난 가운데 주가 부양, 비은행 사업 재편, 해외투자자와 소통 등을 통해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취임 초기에는 관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상생금융, 취약계층 지원 등 금융당국과 코드 맞추기에 주력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금융지주 회장으로의 본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확장 전략과 관련해 최근 매물로 나온 보험사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고, 기존 계열사 간 경영 효율화, 시너지 창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간에 합병을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우리금융지주가 2019년 지주사 출범 직후 처음으로 단행한 비은행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우리금융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음달 중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합병을 각각 결의하고, 내년 1월 우리자산운용을 존속법인으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합병 후 사명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자산운용은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에 강점이 있고,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자산을 주력으로 한다.
우리금융이 두 회사 간 합병을 결정한 것은 금융지주 내 자산운용사를 각각 두기보다는 국내자산, 대체자산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재편은 지난 8월 말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은 연장선상이다. 당시 우리종금,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완전자회사 편입은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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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
이와 동시에 우리금융은 임 회장 주도 아래 물밑에서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에 대해서는 적정한 인수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증권사는 임 회장이 취임 후 강조하고 있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 걸맞은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관건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증권사를 우선적으로 품는 것이 그룹의 기업금융 시너지를 창출하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취임 초기 기업문화 개선, 상생금융 등에 상대적으로 집중됐던 임 회장의 행보가 최근에는 투자자와 소통, 주가 부양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임 회장은 이달 금융감독원과 함께 영국 런던에서 투자설명회(IR)를 진행한 데 이어 다음달에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매년 열리는 연차총회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 재정·개발 부처 장관, 민간기업 경영자, 학자 등이 참석해 전 세계 경제 기조 및 금융흐름을 파악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국제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해외 주요국 인사들과 소통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지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측은 "해당 행사 참석 후 별도의 IR 행사를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임기 중후반부로 갈수록 투자자 소통을 통한 주가 부양, 그룹의 외연 확장 등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 초기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상생금융을 비롯한 ESG 경영에 집중했다면,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CEO의 경영능력을 판가름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측은 "상생금융도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가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은 ESG 경영을 포함해 고객과 신뢰를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