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日 은행들은 ‘저성장 시기’ 어떻게 극복했나…한국 금융권이 잡을 실마리는

한국경제가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 구조 변화 속에서 내수부진 등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 진입에 놓였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금융권이 전반적 구조 개혁부터 미래 먹거리 대비까지 다양하게 살펴야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우리금융그룹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18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경제 흐름 분석을 통해 한국 금융권이 놓인 구조적 문제점을 분석하고 돌파구를 모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전반적으로 낮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1분기 마이너스 0.2%로 역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연간 성장률은 1% 내외에 머무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0.7%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1998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7%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1년 3.7%로 떨어진 이후 줄곧 3% 안팎을 기록해왔다. 이런 와중 올해 경제성장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은 좋지 못한 시그널로 읽힌다. 최근 5년래 추이를 보면 2022년 2.7%, 2023년 1.6%, 2024년 2.0%를 나타내 하락 추이를 보이고 있다. 앞서 2020년에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에도 1%대 성장률이 나타나면서 큰 틀에서 점차 경기침체의 수렁에 빠지고 있다는 평가다. 저성장 원인은 내수와 수출의 부진 등 자금경색과 대내외적 금융 환경 악화가 꼽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2024년 2.3%→2025년 1.7%)되지만 실업률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3.3%로 상승할 것이란 예상에 따라 저성장기조 지속이 전망된다. 고령화와 저성장이 맞물린 사회를 먼저 경험한 일본은 경제와 금융 분야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현재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지나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는 추세로, 여기엔 아베노믹스를 중심으로 한 양적완화, 확장적 재정정책, 구조개혁 등이 전환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런 각종 구조적 개혁 이후 기업 실적 개선과 수출 경쟁력 회복, 고용 회복 등으로 이어졌다. 30년간 이어진 디플레이션(내수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은 지난 2013년 3월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했다. 재정적자 누적으로 인한 국가채무를 우려하기보다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재정지출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 확대한 것이다. 이어 성장 전략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공조를 통해 내수부진 탈출 여건을 조성했다. 특히 총리가 바뀌어도 이런 정책기조를 장기간 유지하면서 동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즉, 정부 주도의 양적 완화 통화정책의 지속성이 성장 추진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2010년 이후 일본 기업들에 활력이 불어넣어지는 시기에 일본 금융권에선 투자 중심의 생태계가 정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시기 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부동산업으로, 현재도 일본의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주거용의 2.7배에 달한다. 당시 고이즈미 내각 이후 저성장 타개를 위해 대대적인 도심 재개발이 추진됐고, 이 과정에서 사업용 부동산 시장의 확대와 자금 수요가 동시에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일본 부동산금융은 자본적 투자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졌다"며 “은행은 리츠와 부동산펀드 디벨로퍼를 대상으로 대출을 수행하고 계열 신탁 은행은 리츠 등 간접투자 기구에 투자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부동산 금융 활성화 방식이 매우 특징적으로 우리 금융권에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일본 부동산금융의 특징 중 하나는 주요 시행사(디벨로퍼)들의 자기자본비율이 30%를 상회하고, 차입금은 회사채나 신용대출 형태로 조달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을 공격적으로 이용하기에 유리한 초저금리 환경이지만 주택담보대출비율(LTV)가 50%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 자금 조달의 중심을 자기자본에 두는 일본의 방식은 부채 의존도가 높고, 빠르게 건축한 뒤 매각 차익을 실현하는 한국식 PF 모델과 구조적인 차이점을 갖는다. 박 소장은 “대출 총액은 늘었으나 부채 의존도는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개발부터 운용에 이르는 긴 과정에 자기자본, 즉 '내 돈'이 투입되면서 사업성 판단이 보다 신중해지고 단기적 가격보다 부동산 내재가치 제고에 집중하게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일본 금융회사의 구체적 대응 전략에도 이목이 모인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금융사들은 수익성 향상을 위해 사업구조 개편과 비은행 부문 확장, 글로벌 전략을 강화해왔다. 고령화와 자산 양극화에 대비해 자산관리(WM)부문과 연금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는 추세다. 저금리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 자본시장 강화, 비이자 수익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국내 금융권에서도 포착된다. 은행연합회가 최근 이재명 정부에 제출한 '은행권 주요 건의사항' 초안엔 은행이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출자(타 산업 진출)가 가능하도록 하는 비금융업 전면 허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는 성장성 둔화에 직면한 우리나라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연계할 지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일본이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전환금융'을 국가적 새 아젠다로 던지고 본격적인 도입에 나선 점을 예로 들어 한국 금융권이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전환금융 도입을 위한 제도화 과정에서 일본 메가뱅크가 실행한 전략을 한국 금융권 새로운 사업화의 주춧돌로 삼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전환금융 프로젝트에선 일본 내 12개 주요 발전사 중 11개사의 주채권 은행인 미즈호의 성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즈호는 탄소다배출 기업인 발전사 고객들에 고효율 LNG 발전 시설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전환금융을 공급해 2021~2023년 누적 1조엔의 전환금융 실적을 달성했다. 한 우리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일본의 전환금융 전략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한 건 메가뱅크로, 일본 대형그룹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소장은 아직까지 규모의 차이로 인해 현실적으로 대입이 어려운 한계점도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일본이 기축 통화국이기도 하고 금융그룹 사이즈는 우리 금융권보다 10배 수준인데다 직원, 네트워크, 해외사업 경력 등 모든 면에서 우리가 많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카드사, DSR 규제 앞두고 고심…주수익원 발목 잡혀

가맹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설상가상'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수익성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규 취급되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은 금액과 무관하게 1.5%의 스트레스 금리가 일괄 적용된다. 가계부채 관리 등을 위한 조치지만, '서민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론에 중·저신용자 접근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본업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카드론 비중을 높여왔던 카드사도 실적 향상이 발목잡힐 수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에서 카드론 수익이 가장 크거나 두 번째로 많기 때문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 8곳(삼성·신한·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의 카드론 수익 총합은 사상 첫 5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체 수익의 17.7% 수준이다. 카드론을 적게 취급한 BC카드를 제외한 비율은 20%를 넘었다. 가맹점수수료 비중(약 22.7%)과 맞먹는 셈이다. 이에 대해 1금융권에서 대출 받지 못한 차주들이 카드론으로 유입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카드사 등 2금융권과 은행권 사이에는 10%p의 격차가 있다는 것이다. 1금융권을 '노크'했던 차주들의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언급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로 카드론 확장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추가적인 '브레이크'가 생기는 것은 문제로 꼽힌다. 실제로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39조원대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특정 차주가 주담대와 카드론을 포함한 대출 잔액이 1억원을 넘어서면 카드론 한도가 감소하는 등 전체 파이가 악영향을 받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카드사들도 차주들의 한도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 등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선 상황에서 수익이 줄어들면 타격이 클 것"이라면서도 “취약차주 비중이 줄어들면 연체율 관리에는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김승연 회장 보좌…그룹 재무역량·전략 강화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이 한화그룹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의 미래비전을 수립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등 김 회장의 아들 3형제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도 지원사격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여 부회장을 경영지원실장으로 내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여 부회장은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룹 내에서 재무·전략통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그는 한화그룹이 삼성의 방산·화학 계열사를 인수할 당시 실무를 맡았다. 한화그룹이 K-방산의 한 축을 담당하는 데 일조한 셈이다. 이후 2019년부터 한화생명의 수장으로 있으며 금융계열사 실적 개선 공로 등을 인정 받아 2023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3연임에 성공했다. 한화생명은 권혁웅 전 한화오션 부회장과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사장 각자대표체제가 됐다. 권 부회장은 한화에너지·한화토탈에너지스·한화오션 대표 등을 역임했고,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한화생명의 사업 다각화 및 지속성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권 부회장은 한화오션의 초대 수장으로서 흑자전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을 이끈 바 있다. 한화생명 '본업'은 정통 보험영업 전문가인 이 사장이 책임진다. 한화그룹은 이 사장이 영업현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풍부하다고 판단했다. 2022년 11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 부임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 1위로 도약한 성과를 인정한 것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트황상’ 쓰는 아멕스 블랙카드, 국내 상륙…정태영표 프리미엄 절정

1999년부터 전 세계 초우량 고객(VVIP)들이 쓰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센츄리온' 카드가 국내에서도 모습을 드러낸다.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하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행보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아멕스 센츄리온 상품 설명서를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이 카드는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발급되는 중으로, 국내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카드는 잠재 고객을 선별하고 초청할 계획이다. 연회비는 700만원으로, 경제·사회적 지위 등을 모두 갖춘 인물에게 발급되는 것이 특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아리아나 그란데 등 심사를 거쳐 초대된 인사들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아이유와 블랙핑크 리사 등이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 소지자는 전담 매니저(컨시어지)가 제공하는 호텔·항공·여행·쇼핑·문화·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추천 및 전시·액티비티 예약 대행을 비롯한 전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검은색 플레이트에는 아멕스의 상징 로마군 지휘관 '센츄리온'이 금색으로 새겨진다. 이 카드는 현대카드가 2005년 선보인 연회비 100~200만원급 VVIP카드 '더블랙'의 원조로 불린다. 정 부회장은 더블랙 출시를 계기로 아멕스의 프리미엄 전략을 표방했고, 2023년 맺은 제휴를 통해 아멕스 카드 3종(플래티넘·골드·그린)에 이어 최상위 등급 카드 출시로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DB생명, 깊어지는 자본잠식 늪…지원사격·자구책 효과 의문

국책금융기관의 '수혈'에도 불구하고 KDB생명을 둘러싼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인구구조 변화·저성장을 비롯한 비우호적 환경에 노출된 가운데 자체적인 고충이 겹친 탓이다. 20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말 기준 KDB생명의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163.9%로 전분기말 대비 5.7%포인트(p) 올랐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권장하는 비율을 웃돌고 있다. KDB생명이 “(자본잠식 상태가) 보험금 지급 여력이나 현금 유동성 부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는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KDB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됐고, 산은이 1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하는 것도 KDB생명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그러나 KDB생명의 경과조치 전 기준 킥스 비율은 40.6%에 머물렀다. 경과조치에 의한 차이가 123%p에 달한 셈이다. 이는 생보업계 전체(18.5%p), 경과조치를 적용한 기업 평균(81.2%p) 보다 훨씬 큰 폭의 격차다. 자본 감소와 부채 증가가 함께 진행되면서 경과조치 전 킥스 비율이 전분기말 대비 12.4%p 가까이 하락하는 등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2022년말 2조4000억원을 넘었던 자본총계는 2023년말 3855억원, 지난해말 613억원에 이어 올 1분기 -1348억원으로 나빠지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15조7184억원에서 17조1489억원으로 불어났다. 금리인하 등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OCI) 급락이 자본 감소를 야기한 주범으로 꼽힌다. 2022년말 1조50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말 -1조1609억원에 이어 올 1분기말 -1조3554억원으로 악화됐다. 경영지표 개선 등을 위해 변액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 상품을 꾸준히 판매했던 것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부채의 현재가치가 불어나는 것을 막기 힘든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다는 의미다. 최근 다수의 보험사들이 투자손익으로 재미를 본 것과 달리 소폭의 흑자 또는 적자를 시현하는 가운데 올 1분기 보험영업비용이 수익을 넘어서는 등 현금흐름 개선도 쉽지 않다. 실제로 2022년 1000억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은 2023년 468억원·지난해 392억원, 당기순손익도 813억원에서 239억원·204억원으로 줄었다. 올 1분기에는 각각 58억원·27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본업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iM라이프와 한화손해보험 등에서 재무 노하우를 축적한 정진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한 것도 이같은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KDB생명은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에 데이케어센터 1호점을 개소하는 등 신성장동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이다. 요양사업은 보험사를 보유한 금융지주가 잇따라 참전할 정도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에 이어 우리금융지주도 보험사 편입을 계기로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KDB생명도 보험과 요양서비스를 결합해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요양전문업체 나우케어컴퍼니와 손잡고 상품 설계·판매와 요양상담이 모두 가능한 인재를 양성 중이다. 다만 요양사업이 과실을 맺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외형 성장을 위해 부동산과 인공지능(AI) 키오스크를 비롯한 설비 매입을 늘리면 회수 기간도 길어진다는 논리다. 수요와 땅값이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는 만큼 '원가 절감'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인뱅 토스뱅크서 횡령 사고…20억원대 규모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에서 20억원대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최근 재무 팀장급인 A씨가 법인계좌에서 20억원대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했다. 토스뱅크는 해당 사실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했고,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토스뱅크 측은 “현재 조사 중인 내용으로 횡령 금액은 아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비대면 영업 구조로 금융 사고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대면 영업이 이뤄지는 시중은행에서는 직원의 시재금 유용이나 서류 조작, 허위 대출 등을 통해 횡령 등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터넷은행도 내부 직원이 고의적인 시도를 하면 금융 사고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국정기획위 경제1분과, 금융위에 “AI 활용방안 진전없다” 쓴소리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가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벤처 스케일업, 인공지능(AI)·데이터 활용방안 등은 이전 정부부터 논의된 주제인데,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정기획위는 금융위가 냉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19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는 부처 업무보고 둘째 날인 이날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경까지 진행된 금융위 업무보고에는 정태호 경제1분과장, 경제1분과 기획위원 및 전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과 주요 국장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우선 금융위원회의 당면 현안인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회사 건전성과 공급망 재편·관세 대응방안 등을 점검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금융분야 공약 이행방안과 관련해서는 2차 추경에 반영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채무부담 완화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AI 세계 3대 강국 실현 등을 위한 100조원+α 규모의 첨단전략산업 지원방안과 기술주도 성장을 위한 벤처 및 과학기술 혁신에 있어서의 금융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은 국정기획위원회 위원들은 가계부채, 부동산PF, 제2금융권 건전성 등과 관련해 우리 경제·금융의 안정성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금융위가 중장기적 시계에서 세심한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태호 경제1분과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금일 금융위 보고사항 중 벤처 스케일업, AI·데이터의 활용방안 등은 이전 정부부터 논의된 주제인데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정부가 냉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정태호 경제1분과장은 소상공인 금융채무 부담 완화와 관련해 일각에서 도덕적 해이 우려를 제기한다는 금융위의 주장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재정의 역할 등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과 불법추심 등 장기간 채무상환 압박에 놓인 취약 소상공인의 입장을 고려하면 마땅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제1분과는 오늘 업무보고와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금융위, 유관기관 및 시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이행계획을 구체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美 금리 동결에 한은도 ‘신중론’…가계대출 과열 주시

미국이 네 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신중 모드에 한미 간 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데다, 무엇보다 국내 가계대출과 부동산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연 4.25~4.5%로 유지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3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1%포인트(p) 내린 후 올해 1월과 3월, 5월에 이어 이날까지 정책금리를 네 차례 동결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에 불확실성이 커졌고, 수입 물가 상승, 경기 침체 등이 나타날 수 있어 금리 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를 보면 연말 정책금리 중간값은 3.9%로 기존과 같았다. 연말까지 2번의 금리 인하를 시사한 셈인데,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란 예상은 4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미 연준의 이번 결정에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로 낮췄고 현재 한미 간 금리차는 최대 2%p까지 벌어져 있다. 이는 역대 최대 금리차로, 금리 격차가 벌어질 경우 높은 금리를 좆아 외국인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총 1%p 낮추며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간 만큼 정책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 정부가 20조원이 넘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도 확정하며 시장에 미칠 파급력도 지켜봐야 한다. 특히 가계부채와 집값 급등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크게 확대되며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는 강화되고 있으나, 일부에서 진보 정부 하에 집값은 반드시 오른다는 심리까지 작용하며 부동산 시장은 불장 초입에 들어선 모습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6조5000억원이 늘어난 후 가장 증가폭이 크다. 실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기준금리를 언제, 어느 정도 내릴지는 가계부채, 주택시장, 외환시장 등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며 “과도하게 유동성을 공급해 기대심리를 증폭시키는 잘못을 범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이 주택가격 상승세를 확산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위원은 “환율 상승 우려가 완화되고 성장 전망이 크게 하향 조정된 것에 비해 금리 인하 속도가 다소 느린 면이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 주택가격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위험을 점검하며 속도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상승세가 지속되면 한은은 지난해 여름처럼 가계대출에 대한 경계심을 높일 것"이라며 “당시는 기준금리가 연 3.5%로 긴축적인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긴축적이지 않기 때문에 한은의 가계대출 경계심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카드업계, 신세계백화점 이용 고객 대상 혜택 제공

카드사들이 신세계백화점과 손잡고 내수경기 활성화에 나선다. '신세계 신백리워드 삼성카드', '신세계 The BLOSSOM 신한카드', '내맘대로 쁨(하나카드)' 등 제휴카드 이용 고객들은 캐시백과 무이자 할부를 비롯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신한·하나카드 등은 오는 29일까지 신세계카드 'Birthday Week' 행사를 진행한다. 삼성카드는 명품·패션·잡화 매장에서 200만원 이상 이용시 최대 7%의 신백리워드를 증정한다. 단일 매장에서 100만원 이상 결제시 2만원 캐시백(1인 1회)도 증정한다. 30일까지 5만원 이상 결제하면 최장 5개월의 무이자 할부 혜택도 제공한다. 케이크 브랜드에서 4만원 이상 결제시 1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식품 행사도 마련됐다. 식당가·스위트·델리 브랜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할인권도 증정한다. 신한카드도 명품·패션·잡화 단일 브랜드 결제건에 대해 최대 7% 신백리워드를 제공한다. 결제 금액에 따라 최대 350만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스위트/델리 브랜드 3000원 할인권 등 '해피버스데이' 쿠폰팩도 증정한다. 카드 커버 제공 이벤트도 선보인다. 행사 기간 동안 이벤트에 응모하고 제휴카드로 합산 금액 1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을 추첨해 5천명에게 카드 커버 1종 교환권을 증정한다.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과 22일까지 단일 브랜드에서 당일 100만원 이상 결제시 2만원을 캐시백해주는 추가 이벤트도 참여할 수 있다. 하나카드 역시 명품·패션·잡화 브랜드에서 결제시 결제액(최대 5000만원)에 따라 최대 7% 신백리워드를 적립해준다. 신세계 제휴 하나카드로 건당 100만원 이상 결제시 3만원 청구할인 또는 캐시백도 받을 수 있다. 560원 단위의 식품 초특가(유정란 2560원·삼겹살 500g에 1만560원 등, 18일 20시 오픈 및 선착순 1인 1개)를 선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BC카드도 결제금액별로 최대 350만원 상당의 리워드를 제공한다. 22일까지 제휴카드로 10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은 별도 이벤트 신청 없이도 2만원 청구 할인을 추가로 받는다. 29일까지 페이북 앱을 통해 7일 이상 출석한 고객에게 최대 50%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출석 챌린지'도 진행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5Mazing Card Festa'에 이어 이번 이벤트를 추가로 마련했고, 하반기에도 제휴사들과 함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를 선보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신보·충청남도·농협은행, 충남 베이밸리 입주 중소기업 육성 금융지원

신용보증기금이 충남도청에서 충청남도, 농협은행과 '충청남도 베이밸리 입주 중소기업 육성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베이밸리는 충남 북부와 경기 남부의 아산만 일대를 반도체, 수소경제, 미래 모빌리티 등 4차산업을 선도하는 '한국판 실리콘 밸리'로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번 협약은 충청남도 천안·아산·당진·서산·예산 등 베이밸리 권역 내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지역 거점 산업을 육성하고,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보는 올해 하반기부터 충청남도가 추천한 베이밸리 소재 중소기업에 대해 농협은행의 출연금 10억원을 재원으로 500억원 규모의 특별출연 협약보증과 보증료 지원 협약보증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보는 특별출연 협약보증으로 3년간 보증비율 100%를 적용하고 보증료율 0.2%p를 차감한다. 보증료지원 협약보증을 통해서는 2년간 연 0.5%p의 보증료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충청남도는 협약보증 대출에 대해 2년간 연 2.0%p의 이자 차액을 보전한다. 채병호 신보 이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한 만큼 충남지역이 첨단산업 중심지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신보는 지자체, 민간과 긴밀히 협력해 지역의 산업기반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