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일부 도시가스 종목이 지난해 3~5배 가량 치솟으면서 올해도 그 추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도시가스사 자체의 이익이 증가하지 않고 주가가 상승해 1년 전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격 매수에 각별히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했다.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천리의 주가는 지난해 1월 3일 9만1000원에서 현재 39만1000원으로 1년 간 329.67%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40만9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삼천리는 경기·인천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서울 일부·경기 서북부 지역의 도시가스 공급 사업자인 서울가스도 1년 새 155.26% 올랐다. 12월 28일에는 42만9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대성홀딩스도 지난해 131.75% 상승했다. 해당 회사는 대구·경북 지역의 도시가스 공급 사업자인 대성에너지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도시가스 종목을 바라보는 증권사의 시선은 곱지 않다. 급격한 주가 상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때 유럽 국가들은 다른 국가들로부터 더 비싼 값을 주고 천연가스를 사 와야만 했다. 실제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 h) 당 79유로(2월 22일)에서 한때 346유로까지 4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천연가스 값이 급등하면서 도시가스 업체의 영업이익도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강하게 작용됐다. 특히 도시가스 업체들이 각 지역의 독점사업자로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도 투심을 자극한 이유이기도 하다.하지만, 정착 도시가스 업체들의 실적에는 천연가스값 상승과는 연관성이 적다. 국내 도시가스업체들은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각 지역의 소비자에게 독점으로 공급하는 구조여서다.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도매요금에 연동해 결정된다. 도매요금은 천연가스 가격에 맞춰 변동되는데, 값이 오르더라도 곧바로 소매요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가스전이 없는 국내 도시가스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셈이다.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도매 요금이 올라도 실제 소매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6개월 가량이 걸리는데, 현재 도시가스 관련주의 주가 상승세는 과도하고, 이미 현 주가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며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소매요금 전가에 걸리는 시차를 고려하면 연간 별도 이익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일부 종목에만 매수세가 몰리면서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인천도시가스, 경동도시가스, 예스코홀딩스 등은 1년 간 주가 변동이 크게 없었다.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에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도 보였다.올해는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도시가스 종목을 위주로 급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됐지만, 연도별 도시가스 판매 성장률이 미미한 점도 주가를 끌어내릴 만한 이유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주택용·일반용 등 도시가스 요금이 서울시 소매 요금을 기준으로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2.7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택용 요금은 MJ당 16.99원으로 15.9% 상항 조정됐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이 월 평균 사용량 2000MJ를 기준으로 하면 월 3만3980원에서 3만9380원으로 5400원 가량 증가했다. 천연가스 값도 떨어지고 있다. TF 가스 선물시장에서 1월 인도분 가스 거래 가격은 지난해 말 ㎿h당 80.04유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틀 전(79유로) 수준이다.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가스 값이 올라가면 영업이익도 상승한다는 논리가 적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겨울철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올해 주가와 실적이 과거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한다"고 강조했다.yhn7704@ekn.kr도시가스 계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