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잠정실적이 공개됐다. 대체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호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단기간 지나치게 급등했기 때문에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80배 이상으로, 동종업계 PER와 증권가가 제시한 목표주가 PER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잠정 매출은 2조106억원, 영업이익은 10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5%, 161.3%씩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다.금투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잠정 실적에 대해 대체로 예상치와 부합했다는 반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매출 및 영업이익 예상치는 각각 1조9588억원, 1137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코프로비엠의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876억원으로 전망되는데, 이 역시 실제 실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에 에코프로비엠의 투자 전망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작년 말 종가 기준 9만9800원이었다. 그러나 연초 이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2차전지 수요 확대, 향후 성장 기대감에 따른 수혜를 동시에 받으며 주가가 3배 이상 뛰었다. 이날은 전날 대비 0.68%가량 오른 29만4500원에 마감했다.이에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도 작년 말 9조75억원에서 이날 28조8025억원까지 확대됐다. 코스닥 시장 시총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기존 1위이던 셀트리온헬스케어(10조5871억원)과의 차이를 크게 벌린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315조4987억원에서 425조6350억원으로 약 110조원 상승했는데, 이중 약 10%에 달하는 상승분을 에코프로비엠 홀로 견인했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코스피 시총 12위 카카오(26조4274억원)를 넘어섰다.대부분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에코프로비엠의 현 주가 수준을 봤을 때 투자과열 국면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자체의 성장성은 여전하지만, 유럽·미국 시장의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2030년까지 점차 둔화되므로 관련주들도 이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양극재 공급업체들의 성장속도는 낮아지는 추세로 알려졌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강점은 높은 글로벌 경쟁력이지만, 유럽·중국·일본 동종업체들의 시장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실제로 기업 가치 대비 주가의 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PER를 살펴보면,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말 33배 수준에서 이날 기준 87배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동일 업종 PER가 73배 수준인 점을 볼 때, 성장주임을 감안하더라도 주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PER와도 상당한 괴리가 있다.한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기준 PER는 올해 실적 기준 51.6배에서 2025년 25.8배, 2027년 14.4배로 점차 낮아진다"며 "에코프로비엠의 미래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이익을 반영해 당분간 이를 검증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현재 에코프로비엠의 현 주가 대비 높은 적정 주가를 제시한 곳은 NH투자증권 단 한 곳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리포트를 통해 에코프로비엠이 올해 다수 신규 계약을 확보하며 양극재 생산능력(CAPA)을 크게 끌어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2027년 말까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71만톤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2026년 말 조기 달성을 예상한 것이다.한편 코스닥 시총 2위이자 에코프로비엠의 모기업인 에코프로의 잠정 매출은 2조589억원, 영업이익은 17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2.5%, 233.2% 증가한 수치다. 이날 주가는 작년 말 대비 526%가량 오른 76만9000원에 마감했다.suc@ekn.kr2019~2023년 에코프로비엠 주가 월별 추이 차트. 사진=네이버 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