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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너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시중 부동자금이 채권이나 자산관리계좌(CMA) 등으로 몰리고 있다. 주식·부동산 등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과 시장금리 인하로 인한 은행 예금상품의 매력이 떨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총액은 지난 6일 기준 64조398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9월23일(64조3087억원) 이후 반년 만에 최대치다.
CMA 잔액은 지난해 11조원가량 감소했다가 올해부터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계좌 수도 3640만개로 CMA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개인투자자의 계좌수와 잔고도 각각 3625만개, 53조5789억원으로 집계됐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국공채나 양도예금증서(CD), 단기 회사채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예치 기간에 제한이 없고, 수시 입출금, 급여 이체, 카드 대급 납부, 체크카드 사용 등이 가능해 사실상 예금 계좌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사 CMA는 운용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머니마켓랩(MMW)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뉜다. 다만 CMA는 은행 예·적금과 달리 투자자의 원금이 보장되지 않아 유의해야한다.
채권 투자도 급증했다. 올해 1분기(1~3월)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8조6554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금액은 전년 동기(1조4451억원) 대비 498.9%나 증가했다. 종류별로 보면, 국채(3조487억원) 순매수액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여신금융채(2조5966억원), 회사채(2조956억원) 등이었다.
시중의 부동자금이 채권이나 CMA 등으로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신금리 인하’가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해도 시중은행과 일부 상호저축은행은 연5~7%대 특판 상품을 쏟아냈지만, 현재는 연3%로 떨어진 상태다.
실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우대금리 적용 기준)는 연 3.40~3.53% 수준이다. 금리 하단이 기준금리(3.5%)보다도 낮은 셈이다. 상호저축은행도 연 3~4.5% 수준에 그친다.
증권사 CMA와 다르게 주요 은행들의 예·적금 잔액은 감소세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총 수신 잔액은 1871조5370억원으로 전달(1889조8045억원) 대비 18조2675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잔액(805조3384억원)과 정기적금(37조908억원)도 전달 대비 각각 10조3622억원, 37조908억원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국내 증시 반등이 겹치면서 증권사 CMA로 추가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CMA는 장기간 자금을 예치해야 하는 은행 정기예금과 달리 단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 금융 이용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MA의 수익률은 최근 연3.50~3.80% 수준이다.
채권투자도 향후 기준금리가 하락할 때 매도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과 만기 보유 후 이자수익을 누릴 수 있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차전지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경제 지표 등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면서 주식투자 대기자금의 성격으로 CMA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면서 "아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꺾인 것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투자보다 안정적인 채권이나 CMA가 당분간 인기를 끌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