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 등 주가조작 관련 사건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약 1년간 주가가 3배 이상 오른 급등주를 놓고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단 2차전지 등 업종 같이 실적 개선이 뚜렷한 종목들도 있어 급등주가 무조건 작전주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한국ANKOR유전 같이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이상 급등한 종목들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5월 9일부터 올해 5월 8일까지 52주간 3배 이상 오른 종목은 총 9개 종목이다. 한국ANKOR유전이 3770.00% 올라 가장 상승 폭이 컸으며, 그 뒤를 △하이드로리튬(1635.90%) △금양(1192.60%) △에코프로(645.55%) △알에프세미(510.28%) △중앙디앤엠(399.49%) △자이글(383.68%) △레인보우로보틱스(372.02%) △강원에너지(331.00%)가 이었다. 이들 9종목은 지난 4월 한달간 모두 개인투자자 순매수를 기록했다.그러나 5월 들어 이들 종목에 대한 개미들의 투심이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다. 지난 4월 수백억대의 순매수가 이뤄졌던 하이드로리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달 각각 11억, 42억원의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나머지 한국ANKOR유전(1700만원), 금양(155억원), 에코프로(2447억원), 중앙디앤엠(27억원), 자이글(12억원), 강원에너지(12억원)은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에 비해 규모가 대폭 줄었다. 4월 대비 순매수가 늘어난 곳은 알에프세미(5억원)가 유일했다.
지난 4월말 발생한 ‘SG증권발 하한가 사태’가 대규모 주가조작 논란으로 비화한 후로 급등주에 대한 개미들의 의심을 키웠다는 평가다. 실제로 1년간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었던 폐쇄형 펀드 한국ANKOR유전의 주가는 실제 순자산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국ANKOR유전은 미국 ANKOR 유전 광업권을 보유한 회사의 지분을 취득해 원유 판매대금을 받는 것이 수익 구조였다. 그러나 주요 자산인 유전의 생산량 하락으로 손실이 나자 펀드가 보유한 대부분의 자산이 이미 청산됐으며, 유통망 등 극소수 남은 자산들도 청산 절차에 놓였다.작년 말 기준 한국ANKOR유전의 순자산 규모는 약 110억원으로, 주가로 환산하면 150원대 수준이다. 그러나 이달 8일 기준 한국ANKOR유전의 주가는 774원으로 약 5배에 달한다. 지난달 말에는 일시적으로 1000원대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이는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을 투자자들에게 분배금으로 배당한 것이 호재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잔여 보험금이 남아 향후에도 분배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그 규모는 주당 몇십원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다. 현재 한국ANKOR유전은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받은 상태다.한국ANKOR유전 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해당 펀드의 실질적인 기준 가격은 100원 미만"이라며 "보험금 및 자산의 처분이 끝나는 대로 곧 청산될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리며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라고 밝혔다.단 주가가 급등했다고 해서 무조건 작전주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대표적으로 에코프로, 금양, 하이드로리튬 등 2차전지 관련주다. 이들의 주가 급등은 최근 1년간 2차전지 시장이 크게 확대되며 수혜를 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른 에코프로의 경우 작년도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13.41% 급등해 실적이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전년 대비 60.10%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오는 2025년까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최근 시장교란 행위 관련 사건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주가 상승이 실적 개선과 병행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만일 그런 종목이라면 투자를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suc@ekn.kr사진=연합2022년 5월 9일~2023년 5월 8일간 주가 300% 이상 급등 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