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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밸류업 프로그램 지속 추진…새 도약에 중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일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2025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거래소는 자본시장의 관리자로서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중점 사항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우리 자본시장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도 국내 경기의 둔화, 자국 우선주의의 강화 등으로 국내외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도 여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102개사, 시가총액 기준으로 41%의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다"며 “올해는 더 많은 대표 기업들이 참여해 주주 가치 중심의 경영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정 이사장은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글로벌 거래소들의 주요 수익원인 데이터, 인덱스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는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라며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차세대 감시시스템 등 시장감시 인프라를 개선하고, 부실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조속한 퇴출을 통해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올릭스와 피씨엘] ①엠큐렉스 지분 양도 대박 아닌 ‘쪽박’ 착시 ‘주의보’

피씨엘이 엠큐렉스 주식 양도와 관련해 실제 15억원 규모의 거래를 130억원으로 공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피씨엘은 연초 첫 거래일에 전일 대비 30% 상승한 주당 72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이는 공시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피씨엘은 타법인 주식 양도 관련 공시를 냈는데 양도금액 항목에 130억원으로 기재됐다. 하지만 실제 양도 금액은 15억원 남짓이다. 물론 피씨엘은 공시 말미에 “양도내역의 양도금액은 장부가액을 의미하고, 실제 양도금액은 14억8409만원이다"고 기입했다. 하지만 앞단의 공시만 볼 경우, 피씨엘은 상당한 현금을 확보한 공시로 오해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0일과 2일 관련 기사를 낸 3개 매체는 양도금액을 130억원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시가 가능한 이유는 실무상 관행 때문이다. 주요사항보고서 관련 서류에는 작성요령이 없다. 관련 항목 기입은 금감원에서 발행한 기업공시실무 안내서를 기준으로 이뤄지곤 한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양도금액 항목에는 장부가액과 양도가액의 큰 금액을 기입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무상으로 장부가액과 양도가액 중 큰 금액을 쓰는 건 맞다"고 말했다. 코스닥 업체에서 공시 업무를 담당하는 한 부장은 “손실이 났을 때 장부가액을 양도가액에 기입하는 건 공시 담당자들의 스킬이자 꼼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무전문가들은 거래의 실질을 반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관련 거래로 피씨엘은 115억원 이상의 손실이 났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피씨엘의 총자산이 665억원을 고려할 때 총자산 6분의 1이 사라진 거래이다. 그럼에도 착시효과로 인해 피씨엘의 주가는 급등했다. 공시를 대행하는 한 대표는 “공시를 처음 보면 130억원에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해가 있는 공시를 내는 건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피씨엘 측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는 없었다. 한편 피씨엘은 지난해 1월과 4월 공시불이행으로 각각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되기도 했다. 또한 피씨엘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허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11월 21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씨엘 단독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삼성전자 로봇사업 진출에 로봇주 일제히 강세

삼성전자가 로봇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로봇 관련주가 새해 첫날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로봇 시장 자체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8분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 거래일 대비 4만8800원(29.99%) 오른 21만150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이날 주가 상승세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5위로 뛰어올랐다. 이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가 삼성전자가 변경됐다는 소식에 투심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7%에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지분을 35.0%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2대 주주에서 최대주주가 됐으며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로봇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시장에서는 로봇 사업 분야가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로봇 관련주도 덩달아 오름세다. 이날 같은 시간 두산로보틱스는 전 거래일 대비 9100원(17.40%) 오른 6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로보스타(15.53%), 에브리봇(10.94%), 엔젤로보틱스(9.11%) 등도 강세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특징주] 금양, 새해 첫날 장 초반 10%↓ ‘이차전지 공장 준공 연기’

금양 주가가 새해 첫날 장 초반 10%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시 30분경 금양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28% 하락한 1만902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하락 출발한 금양은 장중 한때 1만845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금양은 작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2월 30일 장 마감 후 '동부산 E-PARK 산업단지 이차전지 공장'의 준공일을 오는 5월 31일로 연기하겠다고 공시했다. 해당 공장 준공일은 본래 작년 말까지였으나 약 5개월가량 미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생산 설비 설치 종료일도 7월 30일로 지연됐다. '동부산 E-PARK 산업단지 이차전지 공장' 건설은 금양이 지난 2023년 8월에 공시한 사항이며, 작년 9월 기공식을 연 바 있다. 해당 설비에서는 4695 및 21700 원통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준공일이 연기된 만큼 금양의 이차전지 부문 실적 성장 시점도 미뤄지자, 그만큼 투심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특징주] 현대글로비스, 7조 해상운송계약 소식에 강세

현대글로비스가 완성차 해상운송계약 체결 소식에 새해 첫 거래일 강제다. 2일 오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4분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전 거래일 대비 8.38% 오른 12만8000원에 거래중이다. 앞서 지난해 12월31일 현대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와 약 6조7000억원 규모의 완성차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올 1월1일부터 2029년 12월31일까지 5년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와 3조3655억원, 기아와 3조3340억원에 각각 계약을 맺었다. 총 6조6995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26조6832억원)의 26.1%에 해당한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사측에 직접 면담 요청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이하 소액주주연대)가 2일 회사를 상대로 연대의 요청에 대한 답변을 촉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이는 최근 시장에서 떠돌고 있는 루머에 대한 대책 일환이다. 소액주주연대 측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 측은 지난달 3일 보도된 '이수페타시스, 제이오 인수 포기...김상범 이수 회장 결단'이라는 기사에 대해 이날 '사실 무근'이라는 반박 공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달 이수페타시스의 제이오 인수 및 대규모 유상증자 공시 이후 주주행동을 개시, 사측에 공식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소액주주의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고 △소액주주 소통 전담 직책 신설 △유증 철회 및 대안 논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에 대한 공식 입장 제시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사측은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날 사측에 다시 한번 “이전에 거부된 소액주주연대의 요청에 대해 권한 있는 임원진과의 면담 진행 여부를 명확히 답변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답변이 없을 경우 퇴근 시간까지 사옥 인근에서 기다린다는 계획이다. 소액주주연대는 만약 사측과의 면담 일정이 성사될 경우, 유상증자 철회와 소액주주 소통 강화, 경영 개선 담당 직책 신설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면담에 권한을 가진 임원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며, 단순히 사측 입장을 전달하려는 직원만 참석한다면 이는 소통이 아니라 면피"라고 했다. 사측이 답변을 거부할 경우 이수페타시스의 소통 부재에 대한 소액주주연대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당국 또한 유상증자 관련 정정 요구 과정에서 “주주 설득 및 소통 계획을 명확히 보완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롯데케미칼, 회복 시그널 보이지 않아…목표가 ↓ [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2일 롯데케미칼에 대해 저조한 수익성의 장기화를 고려하면 저평가 상태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8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24%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NH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 영업적자 205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최영광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2025년 주가순자산비율(PBR) 0.2배 수준으로 하락했으나, 음(-)의 영업이익, 순이익,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저조한 수익성의 장기화를 고려하면 저평가 상태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주가 반등 시점은 석유화학 업황 개선 시그널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2025년 유가 하락 폭은 가파르기보다는 완만할 것"이라며 “제품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완만한 원료 가격 하락이 스프레드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글로벌 설비 가동률은 과거 평균치 대비 크게 낮아져 있는 가운데 2025∼2027년 신증설 규모도 커 누적된 공급 과잉 해소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농심, 미국 시장 성장세 주목…목표주가 ‘상향’ [KB증권]

KB증권은 2일 보고서를 통해 농심의 목표주가를 5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신라면 툼바 글로벌 출시와 강달러 환경 속 해외 사업 비중 확대를 반영해 2025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2322억원으로 4.7% 상향 조정한 것이 목표주가 상향의 주된 요인"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북미 및 남미 지역에서 신라면 툼바의 판매량 증가가 기대되며, 미국 월마트 내 메인 매대로의 이동이 실적 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류 연구원은 “2025년 유베이와의 협업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중국 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24년 4분기 거래선 이관 작업이 마무리되고 온라인 중심의 협업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2024 K-바이오’ 코스피 무너져도 뭉칫돈 유입…2025년은?

지난해 코스피가 내리막을 걸을 때 제약·바이오는 성장 가도를 달린 가운데, 올해도 순항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구개발(R&D)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정치적 불확실성을 이겨낼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 KRX 바이오 TOP 10 지수는 2242.49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23년 12월28일 종가 2000.77 대비 13% 늘어난 수준이다. 시가 총액은 38% 급증했다. 지난달 30일 현재 KRX 바이오 TOP 10 지수 시가총액은 166조230억원으로 1년 전 121조1110억원 대비 45조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와 시가총액은 각각 9.7%, 8%씩 감소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따른 의료파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정책 우려, 하반기 발생한 계엄 리스크 등 악재가 지속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실제 지난 1년 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63조원이나 줄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실패, 임상 실패 등 부정적인 이슈도 있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의정갈등으로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제약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다. 이에 제약·바이오 지수도 3~4월에 1년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중 미국 생물보안법이 발의되면서 국내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들이 수혜 대상이 될 것이란 기대감과 잇달아 전해진 R&D 소식, 악재 속에서도 개선된 실적 등 호재가 잇따르며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내년 제약·바이오주는 영광을 이어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고 있다. 트럼프 2기로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새로운 임상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인수·합병(M&A) 확대, R&D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영증권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 취임하는 1월이 변수이나 우량한 CDMO와 R&D 기업에는 여전히 기회가 될 한 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확인한 확실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모멘텀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새로운 우량 펀더멘털 기업을 선별하고 펀더멘털이 약화된 기업은 과감히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신영증권이 제시한 업계 탑픽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녹십자이며, 관심종목으로 꼽은 기업은 SK바이오팜과 바이넥스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되며 섹터에 부정적일 우려가 확산되고, 관세정책 강화로 면제 대상인 의약품까지 확대될 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대선 중 뚜렷하지 않았던 헬스케어 관련 정책이 이달 20일 트럼프 정식 취임 이후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2025년 주목할 만한 바이오 3선' 보고서를 통해 디앤디파마텍,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유한양행 등 내년 기대되는 주요 기업들을 소개했다. 이들 기업은 차세대 비만, 알러지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모멘텀을 갖춰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비상장솔루션팀 팀장은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유상증자, FDA 허가 실패, 임상 실패 등의 부정적인 소식도 있었지만 국내 신약 R&D 부문 질적 성장이 확인된 해"라며 “올해는 중요한 임상 결과 등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전성기 다시 한번’ 증권업계 자본 늘리고 해외 확장

2025년 실적 성장을 위한 증권사들의 '각자도생'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는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신흥국인 인도·인도네시아 등지로 발판을 넓히고 있다. 대신증권 등은 자기자본 확대를 시도해 투자금융(IB) 영업에서 이점을 얻으려 한다. 대표이사 교체와 회사 매각 등으로 새 국면을 맞는 곳도 있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증권업계는 자기자본 상위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실적이 대체로 증가했다. 상반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늘었고, 하반기에는 해외 주식 매매 수요가 증가하며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확대됐다. 더불어 시장금리 하락으로 채권 운용 수익도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증권업황은 여전히 불안하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경기둔화 우려 등 악재로 증시 전망이 불투명하고, 중소형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리스크에 여전히 발목이 잡혔다. 이에 새로운 성장을 위해 작년에 진행한 각 증권사의 노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첫손에 꼽히는 것은 업계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증권의 움직임이다. 작년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기준 연결 누적 순이익 6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다. 그러나 한국금융지주(9385억원), 삼성증권(7513억원)에 밀리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여전히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며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 850억원 등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일부 반영된 결과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이 선택한 전략은 해외법인 확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해외법인 영업망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며, 3분기 기준 해외법인 발 세전이익만 1108억원에 달한다. 작년 미래에셋증권이 선택한 새로운 시장은 인도였다. 중국을 제치고 인구 1위, 제조업 신흥 강국으로 평가받는 인도에 조기 진입해 선점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11월 28일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완료하며 '미래에셋쉐어칸'으로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다. 쉐어칸은 고객 310만명과 지점 120여개를 보유해 현지 10위권 상위 증권사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증권뿐만 아니라 한화투자증권도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 인수를 완료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인구 4위 국가로, 젊은 연령층이 많아 신흥 금융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토스증권은 미국 뉴욕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신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자기자본 확대 움직임도 주목받는다. 대신증권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과 자회사 배당으로 자기자본을 3조원대로 확대하며 작년 11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신청을 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대신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헤지펀드에 자금을 대출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지는 등 영업 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IB 부문 영업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얻게 된다. 이에 수년 전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위축됐던 대신증권의 위상이 회복될지 주목된다. 현대차증권도 비슷한 목적으로 작년 11월 2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도했다. RCPS 조기 상환 등을 통해 재무를 개선하고 자기자본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유증은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동이 걸렸지만, 회사는 여전히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겪는 곳도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기존 김상태 대표가 1300억원대 유동성공급자(LP) 손실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이선훈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에 김 대표가 추진해 온 IB 강화 등 사업 방향성에도 일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한양증권은 연내 어느 시점에 매각이 완료될지 관심사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KCGI가 OK금융그룹, 메리츠금융그룹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신청을 준비 중이다. 매각이 완수되면 새 대주주에 의해 기존 한양학원보다 더 나은 자본 확충이 기대된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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