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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기상박물관, 90년 역사 경성측후소 지진관측실 공개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기상청(청장 유희동) 국립기상박물관은 1932년 당시의 지진관측 시설인 경성측후소 지진계실 상설 전시실을 새롭게 단장해 오는 31일부터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지진계실’은 서울에서 지진관측이 본격화된 역사의 기록임과 동시에 근대 역사의 현장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전시실에서는 지진계실 공간 구성과 당시 사용했던 오모리식·비헤르트지진계 관측장비를 관람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연계 프로그램인 유물 수집 안내서와 특별전시해설도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기상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상박물관은 서울시민대학과 공동으로 국가 주요 소장 문화재인‘측우기’에 대한 전문가 특강과 체험 강연을 각각 오는 24일과 26일 2회에 걸쳐 개최한다. 1837년에 만들어진 국보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는 현존하는 유일한 측우기로, 겉면에 새겨진 규격이 ‘세종실록(1442년)’의 기록과 일치하고 있다. 측우기 발명과 전국적인 우량관측망을구축해 국가 운영에 활용하게 한 측우제도를 증명해 주는 유물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개관 3주년을 맞은 국립기상박물관이 삼국시대부터최첨단 현대기상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기상 역사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기상과학문화 확산에 이바지하는 문화공간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wonhee4544@ekn.krclip20231023135704 국립기상박물관 경성측후소 지진계실의 모습. 기상청

친환경 ‘그린수소’ 버스 제주서 전국 첫 정식 운행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제주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연료 버스 1대가 시범 운행을 마치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청정수소 생산, 운송, 활용 등 전주기 생태계가 제주도에 구축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제주 밭담 테마공원에서 수소버스 정식 개통식을 23일 개최했다. 제주도는 오는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5개소(현재 1개소)와 2030년까지 수소버스 300대(현재 9대)를 보급하는 등 수소생태계를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김범수 산업부 수소경제정책관 직무대행은 국내 청정수소 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해 청정수소 인증제 도입, 수소분야 세액공제 확대 등 정책적인 지원을 지속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에 따르면 그린수소 버스 1대(312번)가 이날 오전 7시 5분 제주시 함덕리를 출발해 제주시 한라수목원 노선 29㎞를 운행했다. 이 버스는 편도 기준 하루 6∼7회 노선을 달린다. 그린수소 버스는 앞서 지난달 4일부터 시범 운행했으며 시범 운행 49일 만에 정상 운행을 시작했다. 제주도는 현재 보유한 다른 수소버스 8대도 단계적으로 정상 운행할 계획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 수소로,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수소를 말한다. wonhee4544@ekn.kr운행 들어간 제주 그린수소 버스 전국에서 처음으로 운행을 시작한 그린수소 연료 버스 1대가 23일 제주시내 도로를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스공사, 이-팔 전쟁 대비 ‘LNG 수급 비상대응반’ 운영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비상대응반’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가스공사는 이번 무력 충돌로 현재까지 국내 LNG 도입과 운송에는 특별한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확전 가능성에도 대비해 상황을 5단계로 나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재고 현황 모니터링, 생산·공급 시설의 안정적 설비 관리 등을 통해 천연가스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 장기화로 중동산 천연가스 도입 차질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도 가스공사는 이미 동절기 필요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가스공사는 지난 17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재 가스 수급 점검회의와 지난 18일 동절기 수급대책팀 회의 등을 통해 수급 안정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이번 중동 분쟁을 계기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는 만큼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춰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국민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천연가스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onhee4544@ekn.kr한국가스공사_본사사옥_전경(2)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전경.

한·사우디 정상회담, 원유·수소 등 에너지분야 협력으로 이어져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양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유 확보와 청정수소 생산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정부는 사우디와 원유 교역 중심의 협력에서 나아가 미래 에너지원 개발을 위해 함께할 협력관계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 한-사우디 주요 에너지협력 계약 내용 계약 주체 주요 내용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산업통상자원부(한국) - 에너지부(사우디) 수소 생산-유통-활용-제도 등 수소경제의 全벨류체인에 대한 양국 협력강화 사우디 블루암모니아 생산 한국전력,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한국) - 아람코(사우디) 사우디 內 블루암모니아 생산 사업 관련 상호 협력 청정수소 에너지사업 협력 HD현대오일뱅크(한국) - 아람코(사우디) 블루암모니아 개발보급 협력 및 탄소 포집 기술 활용한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 수소사업 협력 한국전력(한국) - 알조마이(사우디) 양국 간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 운송, 판매, 유통, 인증 개발 협력, 정보 교환 석유공사-아람코 원유 공동비축사업 계약 한국석유공사(한국) - 아람코(사우디) 아람코, 석유공사 원유 저장소에 원유 저장 후 판매, 국내 수급 비상시 한국이 원유 우선구매권 행사530만배럴 / 2023.7월~2028.7월(5년간) 현대일렉트릭-알지하즈 간 변전소 협력 계약 현대일렉트릭(한국) - 알지하즈(사우디) 사우디 EPC 업체인 알지하즈의 사업 관련 ‘ARFTW 380kV’ 변전소(546억원) 및 ‘Neom Mountain STATCOM’(92억원) 등 두건의 공사 계약 서명 비에이치아이-레자아트 그룹 간 발전 기자재 공급 협력 비에이치아이(한국) - 레자아트 그룹(사우디) 사우디 및 걸프협력회의 국가 내 발전플랜트 공사에 대한 정보교류 및 현지 제작 공조 자료= 산업통상자원부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서 산업부와 에너지 유관 기관 및 관련 기업들이 사우디 측과 총 7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양국은 정부 간 양해각서로 청정수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사우디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를 체결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서명했다.전통적 자원부국인 사우디는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에 대응하고 미래에너지 개발을 위해 청정수소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과 사우디는 그간 민관합동으로 청정수소 생산, 유통, 활용 등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친 협력 로드맵을 마련해왔다. 수소협력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한국전력공사,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 등 국내 기업과 사우디 아람코는 사우디 라스 알카이르 지역에서 사업비 155억달러 규모의 블루암모니아 생산사업을 함께 하기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HD현대오일뱅크와 아람코 간 ‘청정수소 에너지사업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됐고, 한전과 사우디 알조마이는 수소사업 협력에 합의했다.사우디가 제1의 원유 공급국인 만큼 이번 사우디와 계약에서 원유 우선 구매 계약도 체결됐다.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분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다.한국석유공사는 사우디 아람코와 ‘원유 공동비축계약’을 체결해 평시에는 아람코가 원유를 울산 비축기지에 저장해 국내외로 판매한다. 국내 석유 수급 비상시에는 최대 530만배럴의 아람코 원유를 한국이 우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전력설비 수출에 대한 계약도 이어졌다. HD현대일력트릭과 사우디 알지하즈간에는 변전소 수주 협력, 비에치아이와 레자아트 그룹은 발전기자재 공급 협력 등 양해각서를 체결했다.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정상 경제외교 성과를 토대로 한·사우디의 관계가 석유 등의 기존 에너지원 기반에서 청정수소 등 미래 에너지원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wonhee4544@ekn.kr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국감] 김회재 의원 "상반기 60세 미만 민간 전일제 취업자 9만명 넘게 줄어"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올해 상반기 60세 미만 취업자가 10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 경제침체 위기에 민간 일자리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시을)이 통계청 고용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60세 미만 민간 전일제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9만 2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60세 미만 민간 전일제 취업자는 1905만 1647명, 지난해에는 1914만 3338 명을 기록한 바 있다. 통계청이 평소 적용하는 ‘머릿수 세기 방식’으로 집계한 전체 상반기 취업자 수는 지난해 대비 약 37만 2000명이 증가했었다. 하지만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 공공일자리 등을 제외하자 질 좋은 민간 일자리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는 전일제환산 (FTE) 을 적용한 고용지표로 주 40시간 일한 것을 ‘취업자 1 명분’ 으로 보는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이용하는 통계다. 예를 들어 20시간 일하면 0.5명, 80시간 일하면 2명으로 산출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FTE 방식은 고용의 질을 판단할 때 유용하다. 김회재 의원은 여기에 농림어업, 공공행정, 보건복지 취업자 수를 제외해 민간 일자리 수를 산출했다. 업종별 60세 미만 민간 풀타임 취업자 감소폭은 제조업이 13만 4000명으로 가장 컸고, 도매 및 소매업은 8만 9000명, 건설업은 5만 3000명 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1월 (-42만 1636명), 2월(-17만 74명)감소하다 3월(+19만 9839 명) 반등했으나, 4월(-3만 2860명), 5월 (-11만 3138명), 6월(-1만 2280명) 3개월 연속 다시 감소했다. 취업전선 현장에서는 이미 민간 일자리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평가와 함께 정부의 인식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12일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상반기 기준 취업자 수가 37.2만명 증가하고 ,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김회재 의원은 "전 정부 탓 만하고, 부자감세를 하면 경제가 살아날 것처럼 호도하더니, 결국에는 질 좋은 민간 일자리 급감은 물론 국제기구로부터도 경제 낙제점을 받고 있다" 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 전면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jjs@ekn.krclip20231022170016 김회재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갈 곳 없는 핵폐기물] 베사 에우라요키시장 “온칼로 성공 비결은 일자리·주민소통"

[에너지경제신문 / 에우라요키(핀란드) = 오세영 기자] "최종 처분장을 짓기 위해서는 주민 수용성이 핵심요소입니다. 특히 주민들과 안전에 기반한 믿음을 구축해야 하죠.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원전사,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주민들에게 원전과 최종 처분장에 대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활발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에우라요키 주민 대다수가 사용후 핵연료 최종 처분장 시설 설립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원전이 지어진 1979년부터 지금까지 45년 넘게 주민들과 활발하게 소통해 온 결과입니다."세계 최초 사용후 핵연료 최종 처분장인 ‘온칼로’(ONKALO)가 들어서는 에우라요키의 베사 라까니에미 시장은 핀란드 현지 취재차 에우라요키 시청을 방문한 기자에게 "전 세계적으로 미래에는 원전이 더 필요할테고 한국도 관련 산업이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원전과 최종 처분장 시스템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온칼로가 들어서는 에우라요키시는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북서쪽으로 250㎞ 떨어진 해안 지역이다. 지난 9일 헬싱키에서 차를 타고 자작나무 벌판을 지나 북서쪽으로 3시간 30분 정도 이동해 한적한 시골 마을인 에우라요키에 도착했다.에우라요키에는 925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 가운데 53%의 주민들이 원전과 관련된 산업에 종사한다. 원전은 에우라요키의 대표 지역 산업이기도 하다. 핀란드 내 발트해 지역에 가동중인 5개 원전 중 3개 호기가 에우라요키의 올킬루오토 섬에서 운영되고 있다. 가장 최근 가동되기 시작한 올킬루오토 3호기는 1600MW 설비용량으로 유럽 최대이자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한다.베사 시장은 "에우라요키 주민들은 감자를 캐고 베리류를 채집하는 등 농사를 지으면서 원전 산업에도 종사한다"며 "정부, 지자체, 원전사들이 안전을 가장 중요한 기조로 삼고 운영하고 있으며 주민들도 특별히 위험한 일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사용후 핵연료 최종 처분장인 ‘온칼로’가 에우라요키에 세워지기로 결정되기 까지는 오랜 기간이 필요했다. 핀란드 정부가 부지 조사부터 사용후 핵연료 최종 처분장의 후보 지역을 선정하기까지 만 17년이 걸렸다.온칼로가 들어서는 올킬루오토 섬의 부지 조사는 1983년부터 시작됐다. 핀란드는 최종 처분장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1997~1999년까지 4개 후보지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를 실시했다. 올킬루오토가 부지로 선정된 건 2000년이다.핀란드 고용경제부는 부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때 지자체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올킬루오토 섬이 영구처분시설 부지로 선정될 때에는 에우라요키 시의회의 표결을 거쳤다. 그 결과 찬성 20, 반대 7로 최종 처분장 부지로 결정됐다.베사 시장은 "의회에서는 주민들 대다수가 원전 산업에 종사하면서 경제 활동에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종 처분장이 생기면 더 많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지자체에서도 우리 주민들이 가장 원전에 관련된 일을 잘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일자리가 많아지면 세금도 많이 걷힐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무엇보다 ‘가장 선구화된 전력 도시’라는 에우라요키 지자체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에우라요키가 주민들에게 원전과 최종 처분장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기까지도 반세기에 가까운 기간이 걸렸다.베사 시장은 "원전이 지어진 1979년부터 지금까지 40년 넘게 주민들과 소통해왔다"며 "에우라요키 주민들은 원자력 문제에 대해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주민 설득을 위해 1970년대부터 에우라요키 내 협력위원회가 설립됐고 1995년에는 에우라요키, 에너지회사인 테오리수든보이마(TVO), 포시바 협력단이 구성됐다. 에우라요키가 주관해 고용경제부, 방사선원자력안전청(STUK)와 함께 공식 공청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온칼로에 대한 기술 설명과 시설 모형 등이 전시된 방문자 센터에는 해마다 1만5000명이 방문한다.베사 시장은 "주민과의 소통방식은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며 "해마다 4∼5번 공개 토론을 진행하고 주민들과 언론, 소셜미디어, 이메일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에우라요키시가 주민들을 상대로 지난 1984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용후 핵연료를 핀란드 암반에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의견에 찬성하는 비율이 30년 동안 30% 이상 올랐다.베사 시장은 "정부, 지자체, 원전사들이 함께 주민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노력 끝에 원전 및 최종 처분장 건설 찬성률이 최근에는 80%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claudia@ekn.kr본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핀란드 에우라요키시의 베사 라까니에미 시장이 지난 9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오세영 기자핀란드 에우라요키시 온칼로 방문자 센터에서 바라본 올킬루오토 원전 3호기. 사진=오세영 기자핀란드 에우라요키 지자체에서 지난 1984년부터 2013년까지 주민들을 상대로 진행한 ‘사용후 핵연료 최종 처분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 핀란드 에우라요키시

[갈 곳 없는 핵폐기물] 핀란드, 2025년 세계 첫 핵연료 영구 처분장 ‘온칼로’ 운영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는 국내 원전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으로 지적됐다. ‘탈(脫)원전’ 정책으로 고사위기를 맞았던 국내 원전 산업에 다시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국내에 핵폐기물 처리 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원전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 신세가 되고 있다. 원전 산업 부활만큼 중요한 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다. 원전업계와 학계에서는 진정한 원전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고준위 방폐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준위 방폐장을 마련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되는 특별법안 입법 조차 국회에 발이 묶인 상태다. 에너지경제신문은 고준위 방폐장 시설 마련에 고충을 겪는 국내 현주소를 알리고 해외사례에서 해법을 찾고자 ‘갈 곳 없는 핵폐기물’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스위스, 핀란드, 프랑스 등 선진국을 찾아 현장의 생생한 사례를 소개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모았다. [편집자주]<글 싣는 순서>① 국내 실태·대책② 해외사례-스위스③ 해외사례-핀란드④ 해외사례-프랑스[에너지경제신문 / 에우라요키(핀란드) = 오세영 기자] "핀란드에 세계 최초 사용후 핵연료 최종처분 저장소인 온칼로(ONKALO)를 짓는 건 굉장히 역사적인 일입니다. 최근 독일에서 온칼로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타국에 가서 설명을 하다 보니 더 큰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죠."온칼로 운영사인 ‘포시바’(POSIVA)의 파시 투오히마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이달 핀란드 현지 취재차 온칼로 방문자 센터를 방문한 기자로부터 "세계 최초 사용후 핵연료 최종처분장 운영을 이끌어 가야 할 입장으로서 소감이 어떻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핀란드는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사용후 핵연료 최종처분 저장소를 짓고 있다. 이 사용후 핵연료 최종처분장은 ‘온칼로’다. 이곳은 현재 △ 영구 처분 △ 심층 처분 △ ‘캐니스터’(핵연료봉 밀폐용기) 사용 등에서 모두 세계 최초로 평가받는다. 최신 최고의 처분 방식이 적용된 만큼 안전성도 당연히 가장 우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게 포시바 측의 설명이고 자랑이다.온칼로는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북서쪽으로 250㎞ 떨어진 해안 지역 에우라요키의 올킬루오토 섬의 지하 450m 깊이에 마련된다. 올킬루오토 섬은 핀란드 내 최대 원자력발전소 밀집지역이다. 핀란드가 보유한 원전 총 5기 중 3기가 이곳 올킬루오토 섬에 자리잡고 있다. 온칼로는 1979년 올킬루오토 섬 원전 건설 이후 총 45년 만에 들어선다. 1983년 시작된 부지선정에만 17년이 걸렸다. 2016년 착공한 실제 건설 기간 만도 9년이 소요되는 셈이다. 그 과정에서 핀란드는 관련 연구 및 제도 마련, 주민설득 노력을 꾸준히 펼쳐왔다.온칼로는 지하 심층처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사용후 핵연료를 가장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 따라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게 포시바측의 설명이다. 높은 열과 방사선을 방출하는 사용후 핵연료를 처분용기(캐니스터)에 담아 지하 500~1000m 천연암반 내 시설에 영구 보관하는 방식이다.핀란드는 원전 도입 후 6년 만에 부지 선정에 나서 심층처분 방식을 적용한 사용후 핵연료 최종 처분 저장소 건설 45년 대장정의 결실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핀란드가 원전을 이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1977년으로 한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원전 도입 후 똑같은 5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한 채 임시저장시설 포화 상황을 걱정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 8일부터 4박 6일간 핀란드 현지를 직접 방문해 온칼로 건설부터 운영까지의 과정, 온칼로 시설에 대한 설명, 온칼로 부지 지역 주민 수요성 해결 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온칼로, 지하 450m 깊이·매립 터널 10㎞ 규모의 ‘숨은 동굴’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차를 타고 자작나무 벌판을 지나 북서쪽으로 3시간 30분 정도 이동해 한적한 시골 마을인 에우라요키의 올킬루오토 섬에 도착했다. 이 섬에는 올킬루오토 원전 3개 호기가 위치해 있다. 온칼로는 올킬루오토 원전 부지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투오히마 매니저는 "원전이 무탄소 친환경 전력인 건 맞지만 사용후 핵연료의 방사선 수치가 반감기에 따라 ‘0’ 즉 자연 상태로 돌아가려면 10만년이나 걸린다"며 "핀란드에서는 이런 부담을 미래세대에게 떠넘길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현재 과학적으로 가장 안전하다고 연구된 심층처분 방식을 이용한 처분장을 짓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핀란드어로 ‘숨어있는 곳’, ‘동굴’이라는 뜻의 온칼로는 약 2km²규모의 면적에 마련된다. 지하 400∼450m 깊이로 파여있으며 나선형 접근 터널, 4개의 수직 통로(인원 통로·폐기물 캡슐 운반 통로·2개의 환기 통로), 터널과 기술실들로 구성돼 있다. 지하 끝에는 사용후 핵연료가 영구 보관될 매립 터널들이 나열돼 있다. 매립 터널의 총 길이를 합치면 10㎞다. 온칼로의 총 공간 규모를 합치면 약 200만㎥다.온칼로 시공과 운영은 에너지회사인 테오리수든보이마(TVO)와 포르툼 전력회사가 출자해 설립한 포시바 주식회사가 맡는다.핀란드가 지난 1977년 원전 가동을 시작한 다음해부터 원전 운영사들이 방폐장 건설을 위한 기금 축적에 나섰다. 핀란드 정부는 지난 1983년 의회가 결정한 ‘방폐물에 관한 원칙 및 관리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2000년 부지를 확정했다.이후 2015년 핀란드 정부로부터 온칼로 건축 허가를 받은 포시바는 이듬해인 2016년 12월 온칼로 착공에 돌입했다. 온칼로는 내후년인 2025년부터 최종처분을 시작하면서 운영될 계획이다.온칼로가 원전 부지인 올킬루오토섬에 지어지는 이유는 원전을 생산하는 곳에서 폐기물도 처리해야 한다는 핀란드의 인식 때문이다.오스카리 람피 주한핀란드대사관 정치·기후·녹색전환 담당 서기관은 "핀란드 정부가 1970∼1980년대부터 방폐장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써왔던 연료로 인해 발생한 폐기물을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 오늘부터 원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까지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가 없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최대 6500t 분량 핵 폐기물 10만년 봉인 계획포시바는 최대 6500t 분량의 사용후 핵연료를 약 10만년 동안 온칼로에 봉인한다는 계획이다.온칼로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할 때 가장 중요한 설비는 캐니스터다. 온칼로 지하에 깔려 있는 터널들은 사용후 핵연료봉을 담은 캐니스터를 묻는 공간이다. 온칼로에는 3250개의 캐니스터가 묻힌다.캐니스터는 주철로 된 내부 밀폐용기와 구리로 된 외부 밀폐용기로 구성돼 있다. 캐니스터는 지름 1m, 길이 3.5m~5.2m 크기다.투오히마 매니저는 "사용후 핵연료를 연료봉으로 조립해 내부 캐니스터에 넣은 뒤 구리로 된 외부 캐니스터에 담는다. 최종 캐니스터를 점토의 일종인 벤토나이트로 감싼 뒤 화강암 암반 속 터널에 깊숙이 묻는 게 온칼로의 심층처분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사용후 핵연료를 캐니스터에 담는 작업은 로봇이 진행한다. 각 캐니스터에는 2t의 핵 폐기물 연료봉이 담긴다. 이후 전용 이송 및 설치 차량(KSAA)으로 캐니스터를 퇴적지까지 운반한다. 캐니스터를 묻고 나면 지하수 침투를 막기 위해 구덩이와 터널을 진흙으로 메운 뒤 입구를 콘크리트로 밀봉한다.◇ 핀란드, 국가 전력 40%가 원전…"국민들, 신뢰하며 친환경 에너지로 여겨"핀란드는 원전을 활발하게 활용하는 국가 중 하나다. 원전으로 생산한 전력이 국가 전체 전력의 40%를 차지한다. 핀란드는 발트해 지역에 5개 원전(로비사 1·2호기, 올킬루오토 1·2·3호기)을 가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 가동되기 시작한 올킬루오토 3호기는 1600MW 설비용량으로 유럽 최대이자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한다.투오히마 매니저는 "핀란드에서는 전력의 90%를 원전이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탄소 없이 생산한다"며 "그 중에서도 올킬루오토에서 가장 많은 원전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협회인 핀란드에너지(Energiateollisuus)는 "핀란드의 원자력 발전소는 용량 규모에 있어서 21세기에 해마다 세계 정상에 올랐다"며 "국가 전력의 40%를 원전으로 생산하는 만큼 핀란드 사람들은 원전을 신뢰하고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실제 핀란드에너지 자료에 따르면 ‘국가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어떻냐’는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1980년대에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응답이 많았던 반면 지난해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긍정적이다’라는 답변은 1983년 24%에서 2022년 60%까지 올랐다. 반면 ‘부정적이다’라는 답변은 같은 기간 38%에서 11%로 줄었다.특히 에우라요키 주민들 사이에서 사용후 핵연료 최종 처분 저장소를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형성됐다. 원전을 운영하면서 직접 원전 산업의 장점과 경제적으로 지역에 이득이 되는 부분들을 체감했기 때문이다.투오히마 매니저는 "주민들과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전 산업으로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있고 안정적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을 충분히 하고 실제 사업을 하면서 이를 실현시켰기 때문에 주민들과의 신뢰가 쌓였다"고 말했다.claudia@ekn.kr본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세계 최초 사용후 핵연료 최종처분 저장소인 ‘온칼로’가 핀란드 에우라요키시 올킬루오토 섬에 지어지고 있다. 포시바파시 투오히마 포시바 커뮤니케이션 매니저가 지난 9일 온칼로 방문자 센터를 찾은 기자에게 온칼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오세영 기자포시바 직원들이 온칼로 시공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시바핀란드 에우라요키 올킬루오토섬의 온칼로 방문자 센터에 전시된 ‘캐니스터’ 모형. 사진=포시바/오세영 기자온칼로의 사용후 핵연료 최종 처분 처리 방식. 포시바핀란드에너지(Energiateollisuus)가 지난해 핀란드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가 에너지원으로 원전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핀란드에너지(Energiateollisuus)

한전發 금융시장 충격 오나…채권 한도 임박에 전환사채 발행 만지작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의 자금난이 1년 사이 해소는 커녕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가까스로 한전채 발행한도를 늘려 전력시장 붕괴 위기를 넘겼으나 여전히 누적 적자 폭과 부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에 내년에는 한전의 회사채 발행한도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중동사태 등으로 국제유가, 천연가스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겨울철 난방비대란 재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4분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20∼30원 정도 인상하지 않으면 전력시장을 넘어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을 안겨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한전은 전년 실적을 기준으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다. 올해 발행할 수 있는 한전채는 약 102조원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전채 발행 잔액은 68조 4500억원이다. 여유가 있어보이지만 올해도 약 10조원의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1분기에는 적립금이 자본금과의 합계 약 15조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한전채 발행한도가 약 75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요금인상이 없다면 내년에는 기존 회사채 대신 다른 대출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정부는 전환사채(CB), 은행대출 등 다른 자금조달 방법도 많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전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국채와 다름 없는 한전채가 높은 금리로 발행되자 시중 자금은 모두 한전채로 쏠렸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대두된 가운데 한전채가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다른 기업들은 차환할 자금조자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문규 장관 "전환사채로 자금 조달 가능"…업계 "한전 일부 민영화 될 수도"그럼에도 전력당국은 한전채가 여의치 않을 경우 요금인상 대신 전환사채 등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내년 3월 주주총회가 지나서 적립금이 줄어 채권 발행을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자금조달 방법은 다양하다. 한전채 발행은 회사채에 한정된 거고 은행에서 차입하는 방법 등이 있다"며 "지주은행에서 차입하면 통계에 포함되지 않고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전환사채는 사채로 발행되었으나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사채권자의 청구가 있을 때 미리 결정된 조건대로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특약을 지닌 사채를 말한다. 한 마디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채권이다. 채권자를 통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 채권자가 주식전환권을 청구하면 채권이 주식으로 바뀌어 그에 따른 주가상승에 의한 차익을 취하는 구조다. 다만 전환사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기업에 돈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당연히 해당 주식에 투자하는 주주들에게는 악재다.또한 전환사채를 발행하려면 정관 또는 정관 변경의 특별결의서로서 전환의 조건, 전환으로 인해 발행할 주식의 내용, 전환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 등을 정해야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금리를 높게 발행해야 하는데 초우량 기업인 한전이 대량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다른 기업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며 "또한 민간기업도 아니고 공기업이라 정부 지분도 많은데 정관을 변경해서 발행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전은 사실상 정부 소유인 만큼 꾸준한 상환 및 소각을 통해 주식전환 물량을 관리해 주주ㆍ기업가치 훼손을 최소화 할 것으로 보이지만 무분별하게 찍어내다 상환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부 주식이 민간에 매도 일부 민영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산업부 "전력시장 지키는 게 우선"…금융권 "높은 대출 금리, 다른 기업에 부담 고려해야"산업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전력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전환사채 외에 은행대출까지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술적으로는 개별 은행들이 동일 차주에게 자본의 20%를 대출해 줄 수 있는 만큼 사실상 정부 소유인 한전이 정부지급보증 등을 내세워 강력하게 요청할 경우 실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금융시장에 다소 충격을 주더라도 전력시장 붕괴를 막겠다는 논리지만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공급 능력과 설비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법 및 전기사업법 등에 의해 한전의 사업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또한 한국전력공사법에 의해 한전이 발행하는 사채 원리금의 상환을 정부가 보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 개정 등으로 공사의 법적, 사업적 지위가 현격히 약화하거나 민영화로 정부지원이 저하되지 않는 한 신용등급은 계속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한전은 사실상 정부인 만큼 강원도가 2000억원 가량 상환을 포기하면서 채권시장이 경색됐던 레고랜드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급하면 재정을 투입하지 않겠느냐"며 "다만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 ‘관치금융’ 논란 등과 함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이미 시중에 대출이 많이 풀려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다만 이미 한전의 금융부채 비중이 수년째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무작정 대출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개별 은행이 한도까지 빌려줄 경우 아직 여유가 있지만 향후 전기요금 인상 등 상환능력, 기존 채권 발행량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무작정 다 빌려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한 은행입장에서는 대출이 많아지면 위험도가 올라가니 가산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다. 가산금리가 올라가면 당연히 이자부담이 늘어난다. 그러면 한전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이나 가계는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jjs@ekn.kr한국전력.한전 연도별 부채 구성. 자료= 한국전력방문규 산업부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태양광 발전용량, 6년간 3배 늘었는데…매출액은 16.5% 감소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최근 6년간 태양광 발전사업의 신규 용량이 3배 넘게 뛰어오르는 동안 태양광 관련 제조산업의 매출액은 1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기간 태양광 모듈의 국산 점유율은 3%포인트 줄었고, 이는 고스란히 중국산 모듈의 점유율 증가로 이어졌다.국내 태양광 보급이 국내 산업 매출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및 산업통계’에 따르면 태양광 신규 용량은 2015년 1225메가와트(㎿)에서 2021년 3915㎿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태양광 신규 용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25.6%에 달했다.그러나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 증가 추세와는 반대로 산업의 고용인원과 매출액은 매년 쪼그라들었다.태양광 산업 고용인원은 2015년 8639명에서 2021년 6654명으로 6년 새 23% 줄었다.태양광 관련 산업의 내수, 수출, 해외공장 매출을 합한 총매출액은 2015년 7조5551억원에서 2021년 6조3113억원으로 16.5% 감소했다. 태양광 모듈의 국산 점유율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새 3%포인트 줄었다.지난 2016년 국산 태양광 모듈 비율은 71.91%였다가 지난해 68.91%로 3% 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모듈 점유율은 28.09%에서 31.09%로 3%포인트 늘었다. 국산 모듈 점유율이 줄어든 만큼 중국 모듈 점유율이 늘어난 것이다.풍력발전의 경우엔 2015∼2021년 신규 용량과 고용인원이 동시에 줄었다.풍력발전 신규 용량은 2015년 208㎿에서 2021년 64㎿로 69.23% 감소했고, 고용인원은 2015년 2232명에서 2021년 1745명으로 22% 줄었다.재생에너지 신규 용량이 증가했음에도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양금희 의원은 "재생에너지 보급과 국내 산업 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산업·경제 기여도를 측정하는 항목을 재생에너지 입찰에서 반영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wonhee4544@ekn.kr태양광 모듈의 모습.

6.5조 규모 전력산업기금…"취약계층보다 재생에너지 과도 지원"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전력산업 기반 조성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조성된 전력산업기반기금이 재생에너지 등 일부 사업에 과도하게 사용됐고 운용도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받은 전력기금 분석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기금은 약 6조5000억원(결산 기준) 규모다.전력기금의 재원은 전기요금의 3.7%를 부담금으로 부과해 조성한다. 기금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력산업 경쟁체제 도입에 따른 사회취약계층 보호와 산간 도서벽지 전력공급,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등을 목적으로 사용한다.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전력기금은 매년 과다 적립되는 추세다.전력기금은 지난 2019년 3조1536억원에서 2020년 4조4775억원으로 42.0% 늘어난 데 이어 2021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27.8%, 13.4% 증가한 5조7235억원, 6조4917억원으로 늘어났다.기금 재원은 쌓이고 있지만, 기금 사용은 일부 정책 사업에 집중되고 취약계층 지원 등 공익 목적 사용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전력기금은 지난해 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가장 많은 1조2657억원이 사용됐다. 이는 전체 기금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8년 전(5978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농어촌전기공급지원 사업에는 지난해 1858억원이 투입됐는데, 이는 전체 기금 사용액에 2.9%에 불과하다. 8년 전(1755억원)과 비교하면 5.9%(10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사업의 경우 지난해 사용액(1839억원)은 8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28.1%(720억원) 쪼그라들었다.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9%로 미미한 수준이다.전력기금이 과다 적립되면서 사업에 쓰이지 않는 여유자금도 매년 불어나고 있다.전력기금 여유자금은 2020년 2258억원에서 2021년 5524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5885억원으로 불어났다.그러나 여유자금 운용도 전문성 부족 등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전력기금 여유자금은 대부분 연기금에 위탁 투자하거나 직접 운용한다.전력기금 여유자금 운용수익률은 2020년 1.11%에서 2021년 0.83%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다가 지난해 2.50%로 다소 높아졌다.국회예산정책처는 구 의원실에 제출한 ‘산업부 산하 기금 여유자금 운용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이를 두고 전력기금 운용 전담 인력의 전문성 보완과 투자 다변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한편, 지난 7월 국무조정실의 조사에서는 전력기금 사용의 문제점이 대거 드러났다.지난 2018∼2022년 5년간의 전력기금 사용 실태 점검 결과, 총 5359건에서 5824억원의 위법·부적정 집행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국무조정실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전력기금 사업에 지난 5년간 약 12조원이 투입됐음에도 기금 운용이나 집행에 대한 점검이 미흡했다"며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과 사후 관리 중요성을 지적했다.구자근 의원은 "최근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력기금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한 전력기금 인하방안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 등 특정 사업에 과다한 지원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금의 균형 있는 배분과 여유자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문성 강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wonhee4544@ekn.kr새만금에 설치된 육상태양광 발전시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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