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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가평군 상면 대보교 방문...인명구조 최우선 지시”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가평군에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한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도록 지시하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 가평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즉각 지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김 지사는 이날 가평군 상면 대보교를 찾아 호우피해현황을 직접 살펴보고 “모두 복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 김 지사는 이어 “매몰된 지역이나 격리된 지역에 있는 연락 안 되는 분들을 중심으로 인명구조를 최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가평군을 중심으로 도가 함께 힘을 합쳐서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 도민들의 생명과 재산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피해 보신 가구들의 뒷수습이나 보상 문제 등에 대해서도 보듬어 주시고 이재민들이 빠른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교량 안전진단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고 농가에 보험도 지원하겠지만 다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두 포함해서 도에서 필요한 것들을 적극 지원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도는 이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과 병행해 가평군 조종면 행정복지센터에 경기도-가평 합동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고 인명피해 최소화를 최우선 목표로 수색·구조, 이재민 구호, 응급복구 등의 지원활동을 하기로 했다. 통합지원본부는 행정1부지사를 본부장으로 안전관리실장을 부본부장, 자연재난과장을 총괄반장으로 하며 총괄반, 구조반, 이재민구호반, 응급복구반 등 4개반에 11개 실국이 참여해 활동에 들어간다. 가평 현장 방문 후 김 지사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을 보니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필요한 수준이다. 아침 중대본 회의에서 장관께서도 관련 지시를 했으니 인명피해도 발생한 상황에서 피해액 산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명백한 추정치로도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오늘 중으로 가평군에 조사팀을 파견하겠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이날 아침 중대본 회의에서 “피해가 커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은 절차와 시간을 단축하여 우선적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 지사는 가평군 현장 방문에 앞서 이날 아침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비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뒤 실종자, 매몰 및 고립자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누락된 피해 지역이 없는지 적극 수색할 것을 지시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집중호우 피해 관련 도지사 지시사항'을 각 시군에 보내 △매몰 및 고립자 인명구조 최우선 △인명구조 및 수습지원 위해 가용중장비 총동원 △누락 피해지역 없는지 확인 △현장 파견 공무원 안전 확보 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일 오후 5시부터 예상 강수량 20~80mm보다 2~4배 많은 비가 포천과 가평 등 경기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내렸다. 19일 0시부터 20일 오전 10시 기준 누적 강수량으로 포천 209mm, 가평 197mm, 의정부 178mm를 기록했으며 포천에는 시간당 104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으며 도는 현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3단계로 격상해 대응 중이다. 이번 호우로 지금까지 파악된 인명피해는 가평군에서 사망 2명, 실종 9명이며 도는 피해 현장에 전기와 통신이 두절된 상황임을 감안해 추가 피해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도는 지난 17일부터 고가도로 성토부 옹벽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들어가 현재까지 280곳을 점검했다. 도는 화성시 동탄역 상부도로와 지하주차장에 옹벽 배부름 현상이 나타나 오는 21일까지 주차장 진입 통제하고 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임종룡 회장 “그룹 골든타임...전사적 AX 실행 가속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임직원들에게 “전사적 AX(인공지능(AI) 전환) 실행을 가속화해, 선도 금융그룹으로서의 진짜 저력을 보여주자"고 주문했다. 20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달 18일 서울 회현동 본사에서 '2025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개최하고, 그룹 시너지 계획과 전사적 AX 추진을 중심으로 하반기 전략 방향을 공유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이달 초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편입 이후 처음 열린 그룹 경영전략 행사다. 우리은행을 포함한 보험, 카드, 증권 등 전 계열사 임직원 약 400여명이 참석해 그룹의 새로운 도약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이날 행사는 △이재진 서울대 교수의 AI 특별강연 △상반기 그룹 우수직원 시상 △하반기 그룹 주요 아젠다 발표 △CEO 메시지 순으로 진행됐다. 임종룡 회장은 “증권사, 보험사 편입으로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지금이야말로 우리금융의 실질적인 시너지를 보여줘야 할 골든타임"이라며 “각 자회사가 본업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사적 AX 실행을 가속화해, 선도 금융그룹으로서의 진짜 저력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행사 중반 직접 그룹사 AX 담당 실무진 25명을 직접 소개하며, 현장에서 AX를 이끌고 있는 이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임 회장은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함께 일하는 파트너로,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미래의 핵심 인재"라며 “그룹 차원에서 AX 인재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임 회장은 “지난해 완전 민영화를 통해 기업문화의 새로운 틀을 마련했고, 올해는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성공적으로 완성했다"며, “하반기에는 AX 추진, 내부통제 혁신, 그룹 시너지 이행이라는 세 가지 핵심과제를 실천해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자"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노인성 난청 유발하는 청력 유전자 변이 기전 세계 첫 규명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 공동 연구팀(제1저자 김주앙 박사, 한은정 박사)은 세계 최초로 노인성 고심도 난청을 유발하는 호머-2(HOMER-2) 유전자 돌연변이의 존재를 규명하고 구체적 발병 기전을 제시했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청력이 저하되며 작은 소리부터 점차 들리지 않는 병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40% 이상이 앓고 있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다. 고심도 난청으로 진행될 시 치매, 우울증, 당뇨병, 어지럼증 및 낙상 등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의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인공와우 수술 없이는 소리를 듣기 어려워 고령화 시대의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노인성 난청은 흔히 중년 이후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노화의 산물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타고난 유전적 특성과 환경에 따라 사람마다 발현 시기와 진행 속도의 차이가 매우 크다. 문제는 소음, 약물, 기저질환 등 노인성 난청을 가속화시키는 환경 요인은 많은 부분이 규명돼 실제 치료 전략에도 반영되고 있는 반면, 유전적 요인은 밝혀진 사항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청각과 관련이 깊은 'HOMER-2 유전자' 손상이 유력한 가설로 제시되고 있으나 이 역시 구체적인 병리 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최근 연구팀이 HOMER-2 유전자의 단백질 구조를 크게 변형시키는 돌연변이를 발견하고 구체적 기전을 밝히는 데 성공해 노인성 난청의 유전적 특성 연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연구팀은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고령의 고심도 난청 환자에서 'c.1033delC' 유전변이를 발견했으며, 분자 모델링과 동물실험(제브라피쉬)을 통해 이 변이가 HOMER-2 유전자의 염기서열 말단에서 '사이토신' 염기를 삭제해 단백질 구조를 변형시키고, 청각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방해해 심각한 난청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뿐만 아니라 심장 이상 등을 포함한 전신의 발달 문제까지 일으킨다는 점도 확인됐는데, 이는 노인성 고심도 난청을 유발하는 유전변이가 심장을 포함한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한 발견이다. 이번 연구는 노인성 고심도 난청이 단순한 노화와 생활환경의 결과물이 아니라, HOMER-2와 같은 유전자 수준에서의 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질환임을 구체적인 기전을 통해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Journal of Molecular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는 “노인성 고심도 난청을 유발하는 유전적 원인의 한 갈래를 분자 모델링과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낸 연구 결과"라며 “향후 정밀한 유전 진단 전략을 마련하고 최적의 시기에 보청기 및 인공와우를 적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더 나아가 난청 유전자 치료 등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대안산병원 최준 교수는 “동물 모델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HOMER2 유전자 돌연변이가 청력 변화뿐만 아니라 심장 등 신체 다른 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노년층 난청을 넘어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유통업계, 폭우 피해 이재민에 ‘구호 손길’

유통업계가 기록적인 폭우가 덮친 수해 지역의 이재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고객 참여형 포인트 기부 행사를 진행하거나, 식음료 중심의 긴급 구호 물품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방식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까지 현대백화점은 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 공식 앱(App)에서 '수해 이웃돕기' 포인트 기부 매칭 캠페인을 진행한다. 고객이 기부한 포인트와 동일한 액수를 현대백화점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지난 2022년부터 현대백화점은 기부를 희망하나 참여 방법을 모르는 고객들을 위해 이 캠페인을 운영해왔다. 올 3월 실시한 경북·경남·울산 산불 피해 복구 긴급 모금 캠페인의 경우 시작 하루 만에 1만3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목표액도 초과 달성했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전례 없는 집중호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와 피해를 본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회복되길 바란다"며 “지역사회의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고객들과 함께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원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도 호우 피해 복구 지원에 나섰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최근 광주광역시, 전남 곡성군, 나주시 이재민들에게 생수·간식류 등 구호물품 4000여개를 전달했다. GS리테일은 향후 호우 피해 상황·수요를 파악해 추가 지원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박경랑 GS리테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파트장은 “예기치 못한 호우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께 작은 위로라도 전하고자 긴급 지원을 결정했다"며 “GS리테일은 전국 사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 사회의 든든한 안전망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편의점 CU 운영사인 BGF리테일도 지난 18일 행정안전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구축한 국가 재난 긴급 구호활동인 'BGF브릿지'를 가동했다. 이후 BGF로지스 아산 물류센터를 통해 아산시·당진시·예산군 등 충남 지역에 구호물품을 긴급 배송했다. 구호물품은 생수·라면·초코바·캔커피 등 13종, 1만2000여개 식·음료로 구성됐다. 최민건 BGF리테일 ESG팀장은 “행정안전부 등과 24시간 핫라인을 유지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상시 구호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재민들을 위한 활동에 더해 향후 피해 지역의 복구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교통사고 환자 ‘치료기간 8주 제한’ 위법 소지 많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은 보험사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교통사고 피해자의 정당한 진료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자동차보험 상해 12∼14등급에 해당하는 교통사고 피해자의 8주 초과 진료여부를 가해자측 보험사가 결정토록 하는 내용의 법률안 개정에 한의사들은 물론 국회의원들과 소비자들이 가세해 반대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윤종군·전용기·염태영·정준호 국회의원 공동주최와 소비자주권시민회의·보험이용자협회·대한한의사협회 공동주관으로 '자동차보험 제도개편,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정책토론회(좌장 김선제 성결대학교 교수)를 개최했다. 이번 국회 정책토론회에서는 △자동차보험 제도개편이 환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가?(신현희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책실장) △입법예고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의 위헌성(김진한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 등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신현희 실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은 △가해자측 보험사 셀프 심사로 심의 중립성 침해 △법과 의료상 근거없는 환자 8주 진료제한으로 환자권리 침해 △8주 초과 치료희망 시, 입증책임 환자 부담 △이의신청 심의 중립성 및 행정절차 효율성 문제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신 실장은 가해자측 보험사에게 셀프 심사를 맡기고,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추가 진료에 대한 입증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교통사고 피해자의 치료권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환자의 부담만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이로 인해 선의의 피해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신 실장은 “자동차보험 제도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통사고 피해자 진료비의 증가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피해자의 진료행태 및 과잉진료 유인을 억제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교통사고 피해자 심사는 환자 상태를 가장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의료진 중심이 되어야 하며, 관련 법령도 의료진 중심으로 환자의 정당한 진료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역임한 김진한 변호사는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의 위헌성을 언급하고, 해당 개정안은 교통사고 피해자 보호보다는 보험회사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관점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해당 개정안과 관련해 교통사고 피해자의 치료 기간을 제한하고 환자의 기본권 제한과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교통사고 피해자의 치료기간을 공정한 판단권자가 아닌 자에 의해 결정토록 하고 있다는 문제와 환자의 의견 반영 기회가 제한적이고 이의제기 기간이 짧다는 문제 등은 적법절차 원칙에 비추어 볼 때 헌법 위반의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여러 결정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적법절차 원칙은 모든 국가작용에 적용되며 형식적 절차와 실체적 내용 모두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차원에서 해당 개정안은 환자의 기본권 보장을 강화하고,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하며, 자동차손해배상법의 기본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흡연,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 높인다

지방간은 간에 과도한 지방이 쌓여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간의 5% 이상이 지방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간세포 중 5%에서 약 30% 이하가 지방으로 이루어지면 경증 지방간, 30~60%면 중등도 지방간, 60%가 넘어가면 중증 지방간이다. 지방간은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 지방간과 과도한 열량 섭취로 인한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크게 나눈다. 과거에는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만이 지방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최근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서도 지방간이 자주 발생한다. 이처럼 술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에서 발생한 지방간을 비알코올 지방간이라고 한다. 흡연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왔다. 또한 금연 기간이 10년 이상일 경우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조현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PLoS One)에 최근 발표한 '흡연 상태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연관성' 논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연구팀은 순천향대 천안병원 건강검진센터의 데이터를 활용해 201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남성 1만 2241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1.19배 높았으며 흡연자의 경우 흡연량이 증가할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담배 한갑을 10~20년 동안 피운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1.289배 높게 나왔다. 반면 금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10년 이상 금연한 사람은 10년 미만 금연한 사람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1.33배 감소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통계를 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연간 진료인원은 2020년 36만7346명, 2021년 40만5950명, 2022년 40만7719명, 2023년 40만4447명, 2024년 39만4178명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나친 첨가당류나 고탄수화물 식사,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요 원인이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흡연이 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금연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결심하는 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과도한 열량 섭취로 인해 생기므로 비만 및 당뇨병과 연관되어 발생하며, 한 가지 병이라기보다 가벼운 지방간에서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에 이르는 다양한 병을 포함한다.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간병변·간부전에 이어 간암으로까지 악화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염이나 과도한 음주 없이 지방이 축적되는 상태를 말하며, 최근 비만과 관련된 문제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대한폐고혈압학회, ‘폐 미리(Family) 희망 캠페인’ 펼쳐

대한폐고혈압학회(회장 정욱진)가 최근 열린 제10회 학술대회(PH Korea 2025)에서 폐고혈압의 생존율 향상과 실질적 극복을 위한 다양한 과제와 정책 제언을 발표했다. 정욱진 회장은 “폐고혈압은 조기에 진단하고 전문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식 부족과 치료 접근성의 한계로 많은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정부, 의료진, 환자가 함께 협력해 폐고혈압 치료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16개국에서 4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총 20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특히 소아심장학회, 대한심부전학회와의 공동세션을 통해 다학제 협력 모델을 실제 임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활발한 논의가 펼쳐졌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폐고혈압은 통합된 진단코드로 분류되어 있다. 정부의 전문질환군 지정 기준은 수술·시술 중심이기 때문에 고난이도 약물 치료가 핵심인 폐동맥고혈압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폐고혈압 전문센터의 유무에 따라 환자의 생존율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진료체계 개편은 생존율 향상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해외에서 이미 표준 치료로 사용되는 신약들이 국내에서도 점차 허가 및 보험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일부 약제는 급여화를 위한 평가 단계에 진입한 상태로, 조만간 국내 폐고혈압 치료 옵션의 지형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회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유연한 심사와 폐고혈압에 대한 정책적 우선순위 부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대국민 인식개선 활동인 '폐, 미리(Family) 희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조기 인식을 위해 의료진 교육자료 개발은 물론, 일반인을 위한 질환 정보 영상도 제작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 중이다. 정 회장은 “폐고혈압은 더 이상 난치성질환으로 방치돼서는 안 되며, 국민 건강을 위한 실질적 대응이 필요한 질환"이라며 “학회는 앞으로도 환자, 정부, 전문가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제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폐고혈압은 세계 인구의 1%에서 여러 원인에 의해서 생기는 난치성 질환으로, 국내 환자 수는 약 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폐고혈압의 한 종류인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약 6000명으로 추산되며 국내 5년 생존율은 약 72%, 평균 생존기간은 13.1년으로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폭우 지난 후 ‘씻고, 끓이고, 삶고, 말리고’ 더 철처히

물 폭탄을 퍼붓는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크고 작은 수해를 입은 지역에서 항시 전염병의 발생이 우려되는데, 다음 주부터는 다시 폭염이 기승을 부릴 전망이어서 수해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세균·바이러스·곰팡이가 더욱 창궐할 전망이다. 몸도 마음도 파김치가 될 지경인 만큼, 감염병 예방과 건강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8일 감염병 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지자체와 국민에게 감염병 예방홍보, 발생 감시강화 및 모기 등 매개체 방제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해 감염병에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인한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장관감염증, A형간염,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등) △물 웅덩이 등 모기 증식이 쉬운 환경으로 인한 모기매개감염병(말라리아, 일본뇌염) △오염된 물 등에 직접 노출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렙토스피라증·눈병 등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청은 우선적으로 안전한 물과 음식을 섭취하고, 손씻기 등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여 줄 것을 당부했다. 침수지역에서 수해복구 등의 작업 시에는 장화를 신고 방수장갑(고무장갑) 등으로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작업 종료 후에는 반드시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을 위해 조리 전·후와 식사 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도록 하고, 안전한 물(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과 익힌 음식물을 섭취하도록 한다.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경우 식재료 세척 등 조리과정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며, 오염된 물이 닿거나 일정시간(약 4시간) 이상 냉장이 유지되지 않은 음식은 폐기하여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모기 유충 서식지인 물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 고인 물을 제거하고, 매개모기가 주로 흡혈하는 야간(밤 10시∼새벽 4시)에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모기기피제를 3~4시간 간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실내로 모기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충망 점검한다. ◇호우 뒤 폭염 예보…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창궐 '경고등' 렙토스피라증은 균에 감염된 쥐 같은 설치류·가축 등의 소변에 오염된 물이나 토양 등을 통해 전파되며, 특히 집중호우나 홍수 이후 오염된 물에 접촉할 경우 상처 부위를 통해 감염이 이뤄진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유행하는 유행성 각결막염 등 안과 감염병은 호우나 장마로 습도가 높아지면 원인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 등의 생존성이 높아져 더욱 주의가 요구 된다. 유행성 눈병은 △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수건, 베개, 안약 등 함께 사용하지 않기 △눈이 불편한 경우 손으로 만지지 말고 안과 전문의의 진료받기 △환자는 사람이 많은 곳 피하기가 4대 수칙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수해발생 시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한 물·음식물 섭취와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의 집단발생 시 전파를 막기 위하여 발열·설사 등 증상이 있는 경우 보건소로 신속히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수해를 입었을 때 뿐만 아니라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기본으로 지켜야 하는 감염병 예방수칙이다. 하나, 손 자주 씻기다. 특히 외출 후, 식사 전, 배변 후에는 30초 이상 올바른 손씻기를 한다. 둘, 끓인 물이나 안전하게 포장된 물을 마신다. 셋, 음식물 용기가 오염이 의심되는 경우 세척 혹은 폐기한다. 넷, 음식물은 충분히 가열하여 섭취하며, 조리한 음식은 오래 보관하지 않도록 하고, 설사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조리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섯, 집주변 물웅덩이 등 모기 서식지 제거, 야간 외출자제, 가정 내 모기장 사용, 외출 시 밝은색 긴 옷 착용 및 기피제 사용 등으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여섯, 침수지역에서는 작업 시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방수복, 장화, 방수장갑 활용) 노출된 경우 반드시 깨끗한 물로 씻어낸다. 일곱, 눈이 불편할 경우 손으로 만지지 말고 안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다. 여덟, 발열·설사가 있는 경우에는 진료를 받고, 집단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보건소에 꼭 신고한다. ◇수해복구 작업 시 잦은 찰과상, 봉와직염 주의해야 수해 지역 복구 작업시 찰과상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데, 상처부위 소독이 미흡한 경우 2차 세균 감염에 의한 봉소염(봉와직염)이 잘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및 한양대병원에 따르면, 봉소염은 주로 다리에 잘 발생하며 국소적으로 붉은 홍반·압통이 있고 심한 오한·발열이 있은 후에 홍반이 뚜렷해지면서 주위로 급격히 퍼진다. 만지면 따뜻하게 느껴지고 손가락으로 누를 때 들어가고 압통과 통증이 있다. 표면에 작은 물집이 생기거나 가운데가 화농되어 단단한 결절처럼 되었다가 터져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물집은 고령이나 당뇨병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고 치료 기간이 더 길다. 봉소염 증상이 심해져서 주변으로 퍼지면 균이 몸 안으로 들어가 온몸에 열이 나면서 춥고 떨리는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다리에 무좀이 있거나 림프부종이 있을 경우 재발률이 매우 높으며, 합병증으로 피부 괴사, 패혈증, (고름이 터져 관절로 들어가는) 화농 관절염, 골수염, 사망 등이 올 수 있다. 장마를 전후해 무좀, 완선, 어루러기 등 곰팡이균 감염이 급격하게 번져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곰팡이에 의한 진균성 피부염은 습진 등과 혼동하기 쉽지만 치료법이 다르므로 잘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피부자극에 의한 피부염도 잘 생긴다"면서 “피부를 깨끗하게 씻고 습기가 남지 않도록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피부 감염병 및 접촉피부염 등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깨끗이 씻고 물기를 잘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면으로 된 양말을 신고, 발에 땀이 많이 날 경우에 는 양말을 자주 갈아 신는 것도 좋다. 곰팡이균은 발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신체 다른 부위에 전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발 등 질환 부위를 만진 손으로 다른 부위를 만지면 안 된다. 만진 후에는 깨끗이 씻어주고 발수건은 따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구두나 운동화도 일광소독을 주기적으로 하여 잘 말리도록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늘어나는 건전성 부담에 리스크 관리도…‘상생’ 엇박자 내는 금융권

은행권에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축소되고, 카드업계에선 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상품 출시 요구가 무산됐다. 새 정부 들어 상생금융 기조 확대에 따른 금융권 부담이 점차 가중되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방어적인 태도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금리 신용대출(연 7~10%) 취급 비중은 3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 3월 7.26%의 비중을 보였지만 4월 6.22%, 5월 5.78%로 지난해 5월(13.4%)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5월 13.6%였던 비중이 올해 5월 1.7%로 11.9%p 감소했다. 신한은행(18.5%→11.2%), 하나은행(12.8%→4.3%), KB국민은행(14.1%→7.7%), NH농협은행(8.0%→4.0%)도 중금리대출 비중이 1년새 많게는 3분의 1가량 줄었다. 은행권은 연체율 급등으로 인해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을 축소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가 겹쳐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자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29%에서 지난 5월 0.36%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상승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의 평균 NPL 비율은 지난해 말 0.33%에서 올해 5월 0.45%로 0.12%p 상승했다. 카드업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위원회가 소상공인연합회와 개최한 여신업계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소상공인 전용 저금리 상품' 출시와 카드수수료 인하 요청에 대해 카드업계가 우회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품목별 수수료 구분의 어려움, 재정당국과의 협의 필요 등의 요인에 카드수수료 부담 조정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2금융권 이용 고객의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도와 조달 비용으로 인해 부담을 느낀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중금리대출의 금리 상한선이 하향 조정된 이후 수익성 방어와 조달비용에도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최근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추가 상생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를 내는 데는 새 정부 들어 보다 강해진 상생 기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금융권은 지난 정부부터 꾸준히 상생 요구에 따른 보폭을 키워오고 있다. 은행권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자금 사정이 빠르게 악화되자 올 들어 소상공인 대상 금융상품 확대와 컨설팅 강화 등 맞춤형 지원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카드업계 및 2금융권에서도 금리를 내린 중저소득자용 맞춤 상품이 적지 않다. 전 금융권을 통틀어 조 단위 상생 금융이 계속되면서 업권마다 더 이상 저신용자를 위한 혜택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일각에선 금융권 일부에서 저신용자 지원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와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시중은행이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내주고 있다는 건 곧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문은 닫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신용점수 기준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 5월 일반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신용점수는 933.8점이었다. 카드사들은 역마진 우려를 강하게 표하면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련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하기도 했다. 업권에선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가 우선되는 상황이 도래한 금융권에 정부 차원의 추가 조치가 병행돼야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비중이 많아지면 예대율에서 일부를 제외해주는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부차원의 세밀한 추가 대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데스크칼럼] 21세기 AI 전성시대 ‘AI맹’ 없어야

지난해 미국 오픈AI의 생성형 챗GPT가 한창 국내외 이슈를 몰고 왔던 시기에 한 모임에서 인공지능(AI)을 재판 과정에 도입하는 문제가 안주거리로 올랐다. 당시 필자를 포함해 참석자 전원이 'AI 재판관' 도입에 찬성했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인간 재판관'보다 AI 재판관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함으로써 사법 서비스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다만, AI 재판관의 업무 영역을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판사와 변호사 역할까지 AI에 맡겨 개인의 감정과 가치관이 개입되는 '인간적 오류'를 차단해야 한다는 실용주의 견해와 법리 해석의 '기계적 한계'를 지적하며 판결만은 마지노선으로 지켜야한다는 인본주의 견해로 팽팽히 맞섰던 것이다. 오픈AI의 챗GPT가 지난 2022년 11월 첫 공개된 이후 전세계는 그야말로 'AI 블랙홀'이라 불릴 만큼 AI 전성시대로 빠르게 빨려들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내 AI 기술 수준은 최근 몇 년 새 가장 빠르게 성장한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의 AI 기술 수준을 100으로 친다면 한국은 88.9%로 1.3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 92.5%(0.9년), 유럽 92.4%(약 1년)보다는 뒤지지만 일본 86.2%(1.7년)에는 앞서고 있다. AI기본법도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을 국가산업 아젠다로 정하고, 100조원 규모의 AI 투자, 전국 AI데이터센터 중심의 AI 고속도로 구축, 독자적 AI 주권 확보를 위한 '소버린 AI' 정립 등을 적극 추진한다. 이렇듯 대한민국 AI산업을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 체계는 완비된 셈이다. '빨리빨리 문화'의 장점과 '탁월한 응용력'의 강점만 제대로 발휘한다면 한국이 글로벌 AI산업을 선도할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AI산업의 육성과 발달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점이다. 초기 발전단계에선 연구개발과 투자를 국가와 기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성과물에 따른 이익 역시 국가와 기업에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이전의 단순 기계적 발달이 가져온 민간의 수용성 속도와 달리 21세기의 인공지능 전환(AX), 디지털 전환(DX)의 급속한 발달은 수용성의 진입장벽을 높이 쌓아 그 과정에서 분배와 포용의 불균형(소외)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AI기본법과 함께 제정된 '디지털포용법'이 주목받는 점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루가 멀다않고 급변하는 AI 및 디지털 시대에 사회적 약자의 기술 소외(불평등)를 해소하는 문제는 AI산업 발전 못지 않게 사회통합과 AI 대중화 차원에서 필수다. 마침 이재명 정부가 표방한 'AI 3대 강국' 아젠다에 전국민 대상 AI 무료 서비스를 표방한 '모두의 AI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어 다행이다. 20세기에 '컴맹(컴퓨터를 모르는 문맹자)'이란 신조어가 있었지만, 21세기에는 'AI맹'이 사회문제로 등장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진우 기자 jinulee646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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