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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재계 1·2세 시대…3·4세로 세대교체 가속화

지난 29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국내 재계의 1·2세 시대가 저물고 3·4세 시대로의 교체가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세대교체'가 이미 수년째 재계의 키워드가 됐을 정도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재계 1·2세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이미 2017년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아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효성이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신설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이를 맡기로 하면서 '형제 독립 경영' 체제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른 그룹에서도 이미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의 경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인 2022년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공식 회장 직함을 달았다. 이미 그룹 총수로 경영 전반을 이끌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회장 타이틀'을 달고 '이재용의 삼성 시대' 문을 연 셈이다. 범현대가(家)에서는 1970년생인 정의선 회장이 부친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며 3세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구 명예회장은 1938년생으로, 2021년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2020년 7월 대장 게실염으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면서 한때 건강 이상설이 돌았으나 현재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도 82세로 고령이다. LG그룹은 2018년 5월 구본무 선대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LG가 4세인 구광모 회장 체제로 전환됐다.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장남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2019년 12월 별세했다. 구인회 창업회장의 3남인 구자학 전 아워홈 대표이사 회장은 2022년에, 5남인 구자일 일양화학 명예회장은 작년 말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인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도 2020년 3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LG가와 '아름다운 이별'을 한 GS가에서는 고 허만정 GS 창업주의 손자인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2005년 3월 GS그룹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15년간 그룹 성장 기반을 닦았으며, 12년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재계의 어른' 역할을 하다 작년 초 물러났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총괄하고 있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유통과 로봇 부문 신사업 등을 나눠 맡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9일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KBO리그 홈 복귀전이자 구단 홈 개막전이 열리는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 91세인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그룹 모태인 태영건설이 유동성 부족으로 위기에 처하자 지난해 12월 경영에 다시 복귀했다. 윤 창업회장은 지난 29일 태영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TY홀딩스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이후 회의를 주재하며 '정신 무장'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찬구(76)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도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지 6개월 만인 작년 11월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했다. 박찬구 회장과 '형제의 난'을 벌인 형 박삼구(79)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19년 퇴진했다. 한편 1980년대생 오너가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42) HD현대 부회장은 작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CES 2024' 기조연설에 나서는 등 리더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허창수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45) 사장은 GS건설 대표이사를 맡았고,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의 장남인 구동휘(42) 부사장은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 박세창(49) 금호건설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코오롱가 4세인 이규호(40)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주사를 포함한 그룹 주요 관계사 4곳의 사내이사를 맡았다. OCI 창업주 고(故) 이회림 회장의 손자인 이우일(43) 유니드 대표이사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연합뉴스

‘재계 큰 별’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별세···향년 89세

'재계 큰 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재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눈을 감았다. 장남인 조현준 효성 회장 등 가족이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2017년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건강이 악화해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조 명예회장은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당초 대학교수를 꿈꿨으나 1966년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부친의 부름을 받고 귀국해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동양나일론 울산공장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향후 효성그룹 성장의 기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명예회장은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를 설립하면서 화섬사업 기반을 다졌다. 1975년 한영공업(현 효성중공업)을 인수해 중화학공업에도 진출했다. 1982년에는 효성중공업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회장 취임 이후 35년간 그룹을 이끈 조 명예회장은 경영 혁신과 주력 사업 부문의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며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생전에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경영 철학을 강조하며 '기술 경영'을 펼쳐왔다.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2006년에는 이를 효성기술원으로 개편했다. 고인의 '기술 경영'은 효성의 대표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이 탄생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효성은 현재 전세계 50여개 제조·판매 법인과 30여개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 명예회장은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도맡았다.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았다.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2000∼2009년), 한일경제협회장(2005∼2014년) 등도 역임했다. 2000년부터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체결 이후에도 미국 의회를 방문해 인준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과의 우호 협력과 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한일포럼상'을 수상했다. 조 명예회장은 한일포럼과 함께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 개최를 처음 제안했고 한일 양국 간 비자 면제, 역사연구공동위원회 설치 등을 성사시켰다. 2009년에는 일본 정부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욱일대수장'을 받기도 했다. 금탑산업훈장(1987년)과 서울국제포럼 선정 영산외교인상(2022년) 등 수상 이력도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삼남 조현상 부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5일간 효성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영결식은 다음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롯데그룹 ‘미래 준비’ AI 트랜스포메이션·글로벌 진출 확대로 성장 모색

롯데그룹이 전사적인 인공지능(AI) 도입으로 혁신에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개최된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AI를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롯데는 AI 수용성을 높이고 도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해외 사업장과 글로벌 소비자 타깃 상품 확대 등 세계 무대에서의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7일 최신 AI 트렌드 점검 및 그룹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2024 롯데 최고경영자(CEO) AI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AI+X는 커머스,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CEO가 먼저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비즈니스 적용 방안을 논의하고자 기획했다. 콘퍼런스에서는 AI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과 CEO 역할을 비롯해 AI 도입 후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성공 사례 등 다양한 주제로 세션이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AI 관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월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했다. 이들이 개발한 비즈니스 생성형 AI 서비스 아이멤버는 다양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라인업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기업 내부 정보를 학습시켜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안전한 프라이빗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문서 번역 및 요약, 코드 생성, 홍보문구 작성 등의 AI 서비스도 지원한다. 또 회사 규정이나 경영 정보에 대한 질문에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답변하는 대화형 서비스도 PC와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아이멤버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업스테이지가 주최하는 한국어 '초거대 언어 모델' 리더보드 'Open Ko-LLM'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어 이해력과 추론, 상식 생성 능력 등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기초소재사업과 첨단소재사업 특성에 맞춘 AI 조직을 신설했다. 기초소재사업팀은 대전 종합기술원에 'AI 솔루션팀'을 만들어 연구개발(R&D) 지식과 AI 융합을 통해 AI 연계 촉매, 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에 나선다. 관련부서에서 담당해오던 AI 업무를 통합해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법을 활용해 제품 물성을 개선, 촉매 특성 예측, 시뮬레이션 기반 반응기 설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첨단소재산업은 제품 개발과 생산, 글로벌 공급망 등 사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식별하고, AI 기반의 해결책을 개발해 효율성 개선과 제품 품질 향상을 주도하기 위해 'AI 추진사무국'을 신설했다. 새로운 전담 조직을 통해 예측 설비유지보수, 최적 소재조합 시뮬레이션 등 현장에 필요한 AI기술을 도입해 스페셜티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또한 AI 전담조직을 출범하고 사업 곳곳에 AI를 도입하는 등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맞춰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초 AI 전담조직인 'AGI TFT'를 구성했다. R&D 조직과 사업본부 인력으로 구성된 AGI TFT는 AI 업무 자동화, 스마트 AI 기술 확보, 신사업 AI 서비스 확대를 담당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본사에 AI시스템을 연계한 통합 영상관제 시스템 '안전상황센터'를 개관했다. 안전상황센터는 건설 현장에 설치된 CCTV를 본사에서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사고 및 위험요소를 이중으로 감지하고, 사고 예방과 함께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롯데정보통신과 함께 개발한 '위험성평가 AI시스템'을 활용해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난이도가 높은 현장을 선별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롯데쇼핑은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서며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공식 개점했다. 하노이 최대 호수인 서호의 이름을 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유통, 관광, 레저, 건설 등 롯데 계열사 역량이 총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지난 1월 21일 기준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고 누적 방문객이 500만명을 넘어서면서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 복합몰인 롯데쇼핑 에비뉴를 개점하는 등 일찌감치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선 롯데백화점은 향후 베트남에 1~2개의 프리미엄 쇼핑몰 출점을 검토하는 등 베트남을 교두보로 동남아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1월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점의 재단장을 완료하고 K-푸드 중심의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롯데마트 중 최초의 그로서리 혁신 점포로 식료품 매장의 면적을 기존대비 20% 이상 확대한 80%까지 늘리고 차별화 특화 매장을 구역별로 배치했다. 간다리아점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그로서리 전문 매장에 현지 쇼핑 문화를 접목한 인도네시아 롯데마트의 미래형 매장이다. 롯데마트는 간다리아점을 통해 현지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과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해외 사업 핵심 거점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리테일 시장을 선도하고 롯데마트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할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월31일 빼빼로 브랜드의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했다. 인도 현지 법인인 '롯데 인디아'(LOTTE India)의 하리아나 공장에 글로벌 시장 매출 2000억원에 육박하는 롯데 빼빼로의 현지 생산을 위해 21억루피(약 330억원)의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내년 중반 본격 인도 현지 생산을 목표로 하리아나 공장 내 유휴공간을 확보해 오리지널 빼빼로, 크런키 빼빼로 등 현지 수요가 높은 제품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현지의 식문화와 기후에 따른 취식 환경 등을 반영한 현지화 제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내실 다지고 신사업 발굴” 재계 총수 ‘현장 경영’ 고삐

재계 총수들이 '현장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내실을 다지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차원이다. 국내외 사업장을 찾아 현황을 점검하는가 하면 핵심 계열사 역량 강화를 위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의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찾았다. 그는 공장의 생산 역량, 사업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전체 시설을 둘러봤다. 지난 1월29일 준공한 청주 신공장은 롯데그룹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핵심 시설이다. 물류이송로봇(AMR), 인라인 컨베이어 벨트라인 등 자동화시스템이 도입돼 생산능력이 연간 약 2만기까지 확대됐다. 신 회장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 안정성 등 품질을 기반해 국내를 넘어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신성장 테마로 바이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를 꼽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방문을 기점으로 '100일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 취임 후 100일이 되는 오는 6월28일까지 직원들과 호흡하고 생산시설을 점검하겠다는 게 장 회장의 생각이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 연간 생산량의 33% 수준인 500만t을 처리하는 핵심 공장이다. 장 회장은 고로 개수가 진행 중인 2제선공장에 들러 현안을 살펴보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현장 곳곳에서 직원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지난 26일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을 방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연초부터 국내외를 누비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달 초 수원디지털시티를 찾아 TV 사업장 분위기를 살폈다. 2024년형 신제품이 나오고 경쟁사와 기술 대결이 치열해지는 와중의 현장 행보다. 지난달 16일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새해 첫 해외 출장 역시 지난달 이뤄졌다. 이 회장은 설 연휴 기간 말레이시아 스름반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브라질로 날아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을 면담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수소, 전기차 등 미래 사업 분야 현지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을 찾아 그룹사 부스를 직접 챙기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전세계 곳곳을 돌며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수혜'가 기대되는 SK하이닉스 같은 핵심 계열사 경영 전략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의를 주재하는 식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 한 곳에서만 연봉 약 25억원을 수령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비공식 일정으로 주요 계열사를 찾아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파하고 있다. 한화그룹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에 참석했다. 올해 초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도 참석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역시 올해 들어 'CES 2024'와 다보스 포럼 현장을 방문해 존재감을 발산했다. 올해 CES 행사장에는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1월10일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가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은 2019년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 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를 다녀간 이후 5년만이다. 이 회장은 같은 달 12일에도 서울 종로구 CJ대한통운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소통햇다. 그는 주요 부서를 돌면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대한민국 물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산업 전반의 상생을 이끌어 나가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美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창업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인 민정씨가 미국에서 의료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민정씨는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인테그랄 헬스'(Integral Health)의 공동 설립자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민정씨는 대학에서 자본시장과 인수합병(M&A), 투자분석 등을 공부했다. 지난 2014년에는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하기도 했다. 전역 이후 중국 투자회사인 '홍이투자(Hony Capital)'에 입사해 경력을 쌓았다. 2019년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했다가 2022년 초 휴직했다. 인테그랄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행동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포스코, 저출산 문제 해소 모색…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 운영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저출산 문제가 사회 전반에 걸쳐 우려를 자아내는 가운데 포스코가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항·광양 지역에서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을 건립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뤄진 사업주가 참여사업장 근로자를 위해 운영하는 시설이다. 전체 정원 중 협력사 자녀 비중을 50% 수준으로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포스코는 포항·광야에 위치한 88개 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본사 인근에 있는 '포스코 동촌어린이집'은 2층 높이의 실내 정원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면서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실내정원에는 열대과일 식물이 심어졌다. 오픈형 도서관과 런닝트랙도 갖췄다. 2022년부터는 원어민 영어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광양제철소 주택단지에 들어선 '포스코 금당어린이집'은 고내식 철강재 '포스맥' 외장재를 사용했고, 나무를 활용한 숲속 놀이터와 계절별 이벤트가 가능한 옥상놀이터 등을 보유했다. 반응형 디지털 모션월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이환경도 꾸렸다. 남향으로 배치된 보육실은 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창을 설치했다. 포스코는 앞서 서울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그룹사·협력사·입주사 자녀들이 이용 가능한 제2어린이집을 새단장했다. 직원들의 육아·업무 병행을 돕기 위해 2020년 7월부터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도 시행 중이다. 협력사 직원 자녀들의 유치원-대학교 학자금을 전액 지원하기 위한 기금 조성도 매년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사가 협력사의 경쟁력과 직원의 행복이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며 협력사들과 공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사례가 대·중소기업 갈등의 고리를 뚫고 상생의 해법을 보여주는 롤모델로서 국내 기업들의 자발적 동참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현대차그룹, 3년간 국내에 68조원 투자···8만명 직접 채용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까지 3년간 국내에 68조원을 투자해 8만명을 직접 고용한다. 연구개발(R&D) 등 투자를 늘려 성장동력을 새롭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2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확대·경쟁력 강화 △고령인력 재고용 등 세 부문에서 8만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우선 신사업 추진을 위해 4만4000명을 뽑는다. 이들은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탄소중립 실현, GBC 프로젝트 등에 투입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EV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DV 등을 통해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과 접목해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이와 함께 사업확대·경쟁력 강화를 위해 2만3000명을 새로 고용한다.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밖에 고령인력도 1만3000명 재고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8개사는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퇴직자 계속 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숙련기술을 보유한 생산부문 정년퇴직 대상자들이 퇴직후에도 일정기간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밝힌 투자액은 68조원이다. 연평균 투자규모는 약 22조7000억원으로, 작년(17조5000억원) 대비 30% 늘었다. 회사는 △R&D 31조1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연구개발 분야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전체의 46%가 투자된다. 경상투자는 연구 인프라 확충, EV 전용공장 신증설 및 계열사 동반투자, GBC 프로젝트, IT 역량 강화 등에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EV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올해 2분기에 기아 광명 EVO Plant를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한다.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EVO 플랜트를 준공하고 고객 맞춤형 전동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생산한다. 전략투자는 모빌리티, 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에 활용된다. 산업군별로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이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000억원를 차지한다. 전동화와 SDV 가속화, 수소 생태계 구축, AAM, 로보틱스 등에 투자된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삼성동 부지에 추진 중인 GBC 프로젝트에 대한 진행 상황도 공유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50층대 타워 2개동과 문화·편의시설을 위한 저층 4개동 등 총 6개동의 GBC 설계 변경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현대차그룹은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들로 분산배치하면서 감축한 투자비를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가와 협업을 통한 미래 랜드마크 디자인 개발 △탄소저감 친환경 신기술 대거 적용 △도심항공모빌리티(UAM)·PBV·로보틱스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 접목 등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GBC는 내·외부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친환경적 통합 디자인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 미래사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면서 탄소배출은 저감하는 세계적 수준의 미래 친환경 콤플렉스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행정학회는 GBC 프로젝트에 대해 △생산유발 효과 265조원 △고용유발 효과 122만명 △세수증가 1조5000억원 등 경제효과를 추산한 바 있다. 서울시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원이 들어가 9200여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는 총 19조5000억원 투자, 누적 기준 5만6000명 가량 고용이 창출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대규모 고용 창출과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다양한 신사업은 물론 기존 핵심사업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그룹, 국내에 5년간 100조원 투자한다

LG그룹이 앞으로 5년간 국내에만 10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배터리 등 미래 산업에 투자금의 50% 이상을 집행할 예정이다. LG그룹 지주사 ㈜LG는 2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LG의 글로벌 총투자 규모의 6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LG는 이번에 발표한 투자 재원의 약 55%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국내를 핵심소재 연구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 핵심기지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이날 주총에서는 제62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건의 의안이 상정됐다.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LG는 보통주 1주당 3100원, 우선주 1주당 3150원을 현금배당 하기로 했다. 정관 변경을 통해서는 배당 기준일(사업년도말) 이후 배당액이 확정되던 것과 달리 앞으로 배당액을 먼저 확정한 뒤 배당 기준일을 설정하게 됐다. 또 구광모 ㈜LG 대표는 사내이사에, 이수영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에 각각 재선임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차별적 고객 가치'와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며 “주력 사업은 전후방 산업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며, 사업 전반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는 단단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 사업은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주력 사업화하고 미래 사업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구본준 “올해는 LX 도약 일궈낼 준비하는 중요 변곡점”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올해는 LX의 도약을 일궈낼 다음 3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복합적 위기 상황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대응 체제를 고도화하고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구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열린 LX홀딩스 제3기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급변하는 대외환경에도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토대와 틀을 갖추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LX홀딩스는 글로벌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고금리 지속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 속에서 계열사와 함께 운영 효율화, 고객 확대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진했다"며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사업·고객·지역에 대한 포트폴리오 건전성을 제고하고 기본역량 강화로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한편 지속 성장을 위해 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의 전후방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해 신사업의 발굴과 육성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정도경영과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해 고객과 투자자, 협력업체와 파트너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LX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는 구 회장을 비롯한 이사 선임과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등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 열풍 올라타자” 韓 기업 눈치싸움 ‘치열’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타려는 국내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 같은 '대세 기업'의 고객사가 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AI 역량을 강화해 시장을 주도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AI 시장 확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전력 인프라, 원자력발전 등 업계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SK하이닉스는 18~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고 있는 엔비디아 주최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신형 SSD(Solid State Drive) 'PCB01' 기반 소비자용 제품을 공개했다. 엔비디아가 이 행사에서 차세대 AI칩 등을 공개하며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관련 기술력을 강조한 모습이다. 신제품은 온디바이스 AI PC에 탑재되는 PCIe 5세대 SSD다. 온디바이스 AI는 기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는 달리 단말기 내에서 바로 AI 연산과 추론을 수행하는 개념이다.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는 디지털 기기의 메인보드에서 사용하는 직렬 구조의 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중 PCB01의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대형 고객사향 제품과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SK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제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GTC 24' 둘째 날인 19일(현지시간) “삼성 HBM을 아직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방한했을 때도 삼성과 SK는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올트먼 CEO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각각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I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며 전력 업계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AI가 글자 대신 이미지를 주로 사용하고 로보틱스 등 분야로 전선이 넓어지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챗GPT를 사용할 경우 일반 구글 검색을 이용할 때보다 전력을 10배 이상 사용한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모건스탠리는 올 2027년 생성형 AI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최근 “(AI 발전으로) 앞으로 변압기 부족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한전선은 최근 영국에서 3800만달러 규모 초고압 전력망을 공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가장 효율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전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공급망으로 전력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이 크게 늘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태도 변화도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눈여겨보는 대목이다. AI 분야에서 존재감을 잃은 애플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기기에 탑재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해지며 판도변화가 예고되서다. LG이노텍 등 애플 기기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이나 삼성전자처럼 구글 운영체제(OS)를 사용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경우 등이 사정권이다. 자체적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며 승부수를 띄우는 경우도 있다. LG그룹은 'LG AI 연구원'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며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유전체(Genome, 게놈)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의 잭슨랩과 '알츠하이머'와 '암'의 비밀을 풀어낼 AI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를 계기로 글로벌 통신사들과 AI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도이치텔레콤(독일), 이앤그룹(아랍에미리트), 싱텔그룹(싱가포르), 소프트뱅크(일본)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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