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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3년간 국내에 68조원 투자···8만명 직접 채용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까지 3년간 국내에 68조원을 투자해 8만명을 직접 고용한다. 연구개발(R&D) 등 투자를 늘려 성장동력을 새롭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2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확대·경쟁력 강화 △고령인력 재고용 등 세 부문에서 8만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우선 신사업 추진을 위해 4만4000명을 뽑는다. 이들은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탄소중립 실현, GBC 프로젝트 등에 투입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EV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DV 등을 통해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과 접목해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이와 함께 사업확대·경쟁력 강화를 위해 2만3000명을 새로 고용한다.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밖에 고령인력도 1만3000명 재고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8개사는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퇴직자 계속 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숙련기술을 보유한 생산부문 정년퇴직 대상자들이 퇴직후에도 일정기간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밝힌 투자액은 68조원이다. 연평균 투자규모는 약 22조7000억원으로, 작년(17조5000억원) 대비 30% 늘었다. 회사는 △R&D 31조1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연구개발 분야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전체의 46%가 투자된다. 경상투자는 연구 인프라 확충, EV 전용공장 신증설 및 계열사 동반투자, GBC 프로젝트, IT 역량 강화 등에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EV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올해 2분기에 기아 광명 EVO Plant를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한다.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EVO 플랜트를 준공하고 고객 맞춤형 전동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생산한다. 전략투자는 모빌리티, 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에 활용된다. 산업군별로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이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000억원를 차지한다. 전동화와 SDV 가속화, 수소 생태계 구축, AAM, 로보틱스 등에 투자된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삼성동 부지에 추진 중인 GBC 프로젝트에 대한 진행 상황도 공유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50층대 타워 2개동과 문화·편의시설을 위한 저층 4개동 등 총 6개동의 GBC 설계 변경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현대차그룹은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들로 분산배치하면서 감축한 투자비를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가와 협업을 통한 미래 랜드마크 디자인 개발 △탄소저감 친환경 신기술 대거 적용 △도심항공모빌리티(UAM)·PBV·로보틱스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 접목 등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GBC는 내·외부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친환경적 통합 디자인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 미래사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면서 탄소배출은 저감하는 세계적 수준의 미래 친환경 콤플렉스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행정학회는 GBC 프로젝트에 대해 △생산유발 효과 265조원 △고용유발 효과 122만명 △세수증가 1조5000억원 등 경제효과를 추산한 바 있다. 서울시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원이 들어가 9200여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는 총 19조5000억원 투자, 누적 기준 5만6000명 가량 고용이 창출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대규모 고용 창출과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다양한 신사업은 물론 기존 핵심사업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그룹, 국내에 5년간 100조원 투자한다

LG그룹이 앞으로 5년간 국내에만 10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배터리 등 미래 산업에 투자금의 50% 이상을 집행할 예정이다. LG그룹 지주사 ㈜LG는 2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LG의 글로벌 총투자 규모의 6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LG는 이번에 발표한 투자 재원의 약 55%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국내를 핵심소재 연구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 핵심기지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이날 주총에서는 제62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건의 의안이 상정됐다.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LG는 보통주 1주당 3100원, 우선주 1주당 3150원을 현금배당 하기로 했다. 정관 변경을 통해서는 배당 기준일(사업년도말) 이후 배당액이 확정되던 것과 달리 앞으로 배당액을 먼저 확정한 뒤 배당 기준일을 설정하게 됐다. 또 구광모 ㈜LG 대표는 사내이사에, 이수영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에 각각 재선임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차별적 고객 가치'와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며 “주력 사업은 전후방 산업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며, 사업 전반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는 단단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 사업은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주력 사업화하고 미래 사업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구본준 “올해는 LX 도약 일궈낼 준비하는 중요 변곡점”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올해는 LX의 도약을 일궈낼 다음 3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복합적 위기 상황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대응 체제를 고도화하고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구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열린 LX홀딩스 제3기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급변하는 대외환경에도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토대와 틀을 갖추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LX홀딩스는 글로벌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고금리 지속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 속에서 계열사와 함께 운영 효율화, 고객 확대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진했다"며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사업·고객·지역에 대한 포트폴리오 건전성을 제고하고 기본역량 강화로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한편 지속 성장을 위해 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의 전후방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해 신사업의 발굴과 육성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정도경영과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해 고객과 투자자, 협력업체와 파트너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LX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는 구 회장을 비롯한 이사 선임과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등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 열풍 올라타자” 韓 기업 눈치싸움 ‘치열’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타려는 국내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 같은 '대세 기업'의 고객사가 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AI 역량을 강화해 시장을 주도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AI 시장 확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전력 인프라, 원자력발전 등 업계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SK하이닉스는 18~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고 있는 엔비디아 주최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신형 SSD(Solid State Drive) 'PCB01' 기반 소비자용 제품을 공개했다. 엔비디아가 이 행사에서 차세대 AI칩 등을 공개하며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가운데 SK하이닉스도 관련 기술력을 강조한 모습이다. 신제품은 온디바이스 AI PC에 탑재되는 PCIe 5세대 SSD다. 온디바이스 AI는 기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는 달리 단말기 내에서 바로 AI 연산과 추론을 수행하는 개념이다.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는 디지털 기기의 메인보드에서 사용하는 직렬 구조의 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중 PCB01의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대형 고객사향 제품과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SK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제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GTC 24' 둘째 날인 19일(현지시간) “삼성 HBM을 아직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방한했을 때도 삼성과 SK는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올트먼 CEO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각각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I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며 전력 업계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AI가 글자 대신 이미지를 주로 사용하고 로보틱스 등 분야로 전선이 넓어지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챗GPT를 사용할 경우 일반 구글 검색을 이용할 때보다 전력을 10배 이상 사용한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모건스탠리는 올 2027년 생성형 AI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최근 “(AI 발전으로) 앞으로 변압기 부족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한전선은 최근 영국에서 3800만달러 규모 초고압 전력망을 공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가장 효율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전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공급망으로 전력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이 크게 늘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태도 변화도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눈여겨보는 대목이다. AI 분야에서 존재감을 잃은 애플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기기에 탑재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해지며 판도변화가 예고되서다. LG이노텍 등 애플 기기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이나 삼성전자처럼 구글 운영체제(OS)를 사용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경우 등이 사정권이다. 자체적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며 승부수를 띄우는 경우도 있다. LG그룹은 'LG AI 연구원'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며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유전체(Genome, 게놈)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의 잭슨랩과 '알츠하이머'와 '암'의 비밀을 풀어낼 AI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를 계기로 글로벌 통신사들과 AI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도이치텔레콤(독일), 이앤그룹(아랍에미리트), 싱텔그룹(싱가포르), 소프트뱅크(일본)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재계 “바꿔야 산다” 신성장동력 찾기 ‘가속페달’

재계 주요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인공지능(AI) 혁명, 기후위기 등 산업계 판도를 바꾸는 굵직한 트렌드가 부각되면서 변화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신사업에 진출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가 하면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리더십 자체를 교체하는 곳들도 상당수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LG 등은 저마다 방식으로 AI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우선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데 분주하다. 고객사에 칩을 공급하며 기존에는 사실상 없었던 시장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AI 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HBM 최대 공급사다. 삼성전자는 HBM을 넘어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수요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와 AI 칩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트먼 CEO는 지난 1월 한국을 찾아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다. 가전 시장에서도 AI 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기능이 적용된 세탁기 등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와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등 신가전의 경우 국내에서는 이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밖에 갤럭시 S24 등 모바일 기기에 AI 기능을 넣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는 독자 개발 운영체제 '타이젠'이 탑재된 AI 로봇 집사 '볼리'를 선보였다. LG전자 역시 같은 행사에서 비슷한 '반려가전' 콘셉트의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내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동안 쌓은 전기차 기술력을 토대로 미래항공모빌리티(U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시장 선점을 도모하고 있다. 현대차 산하 슈퍼널의 경우 하늘을 나는 차세대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공개하며 2028년 상용화를 예고했다. 전기로 움직이는 이 AAM은 수직으로 이착륙하며 복잡한 도심에서 승객을 빠르게 수송할 수 있다. 기아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휠체어를 탄 채로 차에 타거나 반려견과 차를 이용하는 고객 등 다양한 수요에 맞게 전기차를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이미 △PV5 베이직 △PV5 딜리버리하이루프 △PV5 샤시캡 등 PV5 등 실제 판매할 차량의 콘셉트 이미지를 대중에 공개한 상태다.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정관 자체를 바꾸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폐전지 판매·재활용업, 비철금속제품의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차전지 소재 원료 제조·판매, 수출입업, 가공업 등을 더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및 수소화합물 등의 제조, 판매 및 관련 용역의 제공 등 부대사업'을 사업 목적에 덧붙인다. HD현대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중개, 매매, 공급업, 발전업, 설비 임대 등을 더할 방침이다. 리더십 자체를 바꾸며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전 회장이 임기를 모두 채우면서 장인화 신임 회장을 새 선장으로 맞는다. 오는 21일 주총 이후 장인화 회장 체제에 접어들게 된다. 철강 분야에 강점을 지닌 장 신임 회장은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이차전지 등 새로운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 경영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강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게 신세계 측 생각이다. 정 회장은 승진 이후 곧바로 새로운 인사제도를 가동하며 조직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성과에 기반해 임원진을 대상으로 수시 인사를 단행하는 게 골자다. 최고경영자(CEO) 급도 수시로 교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쳐 내부적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동안의 계속된 실패를 반면교사삼아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그룹과 CJ그룹은 불필요한 계열사를 정리하고 내실을 다지면서 더 큰 변화를 준비해나가고 있다. 몸집을 불려가고있는 한화그룹은 우주·항공 등 역량을 더욱 강화하며 존재감을 키워갈 것으로 예상된다. '형제 경영'을 준비하는 효성그룹 역시 분할 이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임업계도 주주총회 시즌을 통해 수장 교체에 대거 나선다. 넥슨을 비롯해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컴투스등이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대표이사 교체를 의결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가천대 길병원,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초청 치료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이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들을 초청해 치료하고 지난 14일 병실에서 완치를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길병원이 인천시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인천시-아시아권 교류도시 의료지원사업'의 하나이다. 17일 길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치민시를 방문해 심장병 의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정밀 검진을 실시하고, 이 가운데 수술이 시급하지만 현지의 의료 수준 및 경제적 사정 등으로 인해 치료 받지 못하는 5명의 어린이를 초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베트남 어린이 5명은 지난달 26일 우리나라에 들어와 차례로 수술을 받았다. 병실에서 첫돌을 맞이한 응웬 레바오넉을 위해 의료진들은 병실에서 작은 돌잔치를 열어주기도 했다. 치료를 마친 어린이들은 15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완치 축하 행사에는 병원 의료진을 비롯해 윤현모 글로벌비지니스협력단장 등 인천시 관계자들과 후원기관인 밀알심장재단 이정재 회장,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류원기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이번 아이들의 초청 치료를 후원했다. 김우경 병원장은 “아이들이 태어나 선천성 심장병을 진단받은 후로 부모님들께서 무거운 마음을 안고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텐데, 이렇게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건강을 되찾게 돼 다행이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귀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길병원은 1992년 베트남 심장병 환자 치료를 시작으로, 매년 해외 심장병 의료봉사 및 초청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초청치료까지 448명의 해외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생명을 선물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BAT로스만스, 사랑의 짜장면 무료급식 후원

글로벌 담배기업 BAT(British American Tobacco)의 한국법인 BAT로스만스는 사천공장 소재지인 사천시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짜장면 무료급식' 후원금 1000만원을 기증했다. 13일 BAT에 따르면, 지난 12일 사천시청에서 '사랑의 짜장면 무료급식 지원사업' 행사를 갖고 후원금을 전달했다. 후원금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사랑의 짜장면 무료급식 지원' 사업에 할당돼 식자재 및 이동식 밥차(트럭) 구매에 사용될 예정이다. '사랑의 짜장면 무료급식 지원'은 사천지역 시민봉사단이 경로당과 복지시설을 방문해 저소득층 노인을 대상으로 짜장면을 제공하는 무료급식 서비스다. 지난 2013년부터 10년 간 운영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BAT사천공장의 김지형 공장장, 사천시 박동식 시장,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박은덕 사무처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BAT사천공장 김지형 공장장은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대한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통해 나눔의 가치를 적극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BAT사천공장은 BAT그룹 목표인 '더 좋은 내일(A Better Tomorrow)' 실천 활동의 하나 임직원 봉사그룹 '한사랑회'를 중심으로 2001년부터 김장 봉사활동과 명절 제수용 과일 전달 등 지역사회와 꾸준히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재계 ‘주총 시즌’ 앞두고 분주···주주환원·신사업 진출 ‘활발’

재계가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분주하다. 다양한 형태로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소통을 준비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는 작년보다 약해졌지만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을 벌이는 곳이 여전히 많다. 정관 변경을 안건으로 상정하며 신사업 진출에 포문을 여는 업체들도 눈길을 잡는다. 12일 재계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국내 12월 결산 상장사 2614개사 중 1631곳이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주총을 연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부분 기업들은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올해 주총 시즌 최대 화두는 '주주환원'이다.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다양한 회사들이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사의 보수한도를 축소하는 안건을 상정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3년간 나오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SK이노베이션은 7936억원 규모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 2011년 출범 이후 첫 자사주 소각이다. 삼성물산은 5년 내 보통주 13.2%와 우선주 9.8%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HD현대건설기계, SM엔터테인먼트 등도 자사주 처분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는 자사주를 3년간 1%씩 소각하는 동시에 배당도 늘리기로 했다. 작년 기말 배당금을 역대 최대인 주당 8400원으로 책정하고 분기 배당도 계속 실시할 방침이다. 기아의 기말 배아금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주당 5600원으로 정해졌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주주환원 차원에서 '선배당 후배당일' 제도에 동참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바꾼다. 자발적인 행동을 넘어 행동주의 펀드들에게 '공격'을 받는 사례도 있다. 시티오브런던 등 펀드 5곳은 삼성물산에 배당 증액과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에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을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금호석유화학에서는 수년째 이어진 '조카의 난'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이번에는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전면에 나섰다. 차파트너스는 이사회 결의 없이 주총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자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올해 말까지 자사주의 50%를 소각한 뒤 내년 말까지 나머지 50%를 모두 없애자는 내용도 담겼다. 19일에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표대결이 펼쳐진다. 공동 경영을 펼쳐온 이들은 고려아연 지배력을 두고 지분 매입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고려아연은 주당 5000원 결산 배당, 신주 발행을 외국 합작법인만을 대상으로 제한하는 현재 정관을 삭제하는 안건을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한다. 동업자 가문인 영풍 측은 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 역시 주총 시즌 관전 포인트다. 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각각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각자 대표이사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한미그룹 측은 이에 대해 “임 사장이 경영권 분쟁 상황을 만들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채무를 해결하는 등 한미그룹을 개인 이익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는 28일 열리는 KT&G 주총장에서는 차기 사장 후보인 방경만 총괄부문장(수석부사장)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안을 놓고 표대결이 열린다. 금융권에서는 15일 열리는 다올투자증권 최대주주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2대주주 김기수 프레스토자문 대표의 대결에 이목이 쏠린다. '미래 투자'를 위해 정관을 바꾸는 기업도 상당수다. 현대글로비스는 폐전지 판매·재활용업, 비철금속제품의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차전지 소재 원료 제조·판매, 수출입업, 가공업 등을 더할 생각이다. 롯데케미칼은 청정 암모니아 관련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수소 및 수소화합물 등의 제조, 판매 및 관련 용역의 제공 등 부대사업'을 추가한다. 롯데정밀화학도 수소 및 수소에너지를 사업 목적에 넣을 방침이다. 이밖에 HD현대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중개, 매매, 공급업, 발전업, 설비 임대 등을 추진한다. LS에코에너지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관련 투자왈 합금소재 판매, 초전도체 케이블 관련 시장 등에 도전한다. 카카오는 부동산 임대·컨설팅업, 호스팅 관련 서비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술유출 빨간불④] “산업 스파이 처벌 강화해야···중소기업, 피해 건수 67%”

최근 산업계 전반에 기술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국가 경쟁력 저하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적극적인 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지난 1월 전직 삼성전자 부장 김모 씨와 협력업체 A사에서 근무했던 방모 씨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해당 인물들에 대한 첫 공판은 1월 17일 열렸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씨는 국가 핵심 기술로 꼽히는 삼성전자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에 관한 정보를 무단 유출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제품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한 혐의를 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6년 신생 업체인 CXMT로 2016년 이직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증착 관련 자료와 7개 핵심 공정 관련 기술 자료를 유출하고, 수백억원대 금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최소 세후 5억원 이상의 금액을 제시해 삼성전자·관계사 기술 인력 20여명을 빼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씨와 공모한 방 씨는 반도체 장비 납품을 담당한 A사의 설계 기술 자료를 CXMT에 넘긴 혐의를 받는다. 업력이 비교적 짧은 CXMT는 수년 새 중국 주요 D램 반도체 업체로 급성장해 한국·미국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NISC)가 발간한 '산업 기술 해외 유출 사건' 자료집에 따르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의 피탈 첨단 기술은 총 552건으로, 피해액은 10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유출 분야는 △전기·전자 163건 △기계 81건 △정보통신 77건 △디스플레이 47건 △반도체 35건 순이었고, 적발 건수 기준으로 피해 기업 중 67%는 중소기업이었다. 국정원 관계자는 “21세기 글로벌 경쟁 시대에 산업 기술 유출은 피해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훼손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정보 보안 전문 인력과 관련 예산을 갖추지 못해 피해 기업 중 다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93건의 산업 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해 총 1638명을 검거했다. 유형별로는 산업 기술 유출 45명, 영업 비밀 유출 548명으로 집계됐다. 유출 지역으로는 국내 522명, 국외도 71명이나 돼 해외 유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처럼 산업 스파이가 활개를 치고 있지만 재판부가 작량 감경을 하는 통에 정작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평이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 핵심 기술 해외 유출에 대해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법원은 초범·진지한 반성·기업 피해 복구 등을 이유로 들어 낮은 형량을 선고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 산업계의 불만 요소다. 피해를 본 회사가 영업 비밀 관리 등을 등한시 했다는 이유로 형량이 깎이는 경우도 있었고, 정확한 피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워도 감형됐다. 홍성삼 가천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영업 비밀을 국외로 유출하는 이들을 '경제 스파이(Economic Espionage)'라하고, 국내에서 영업 비밀을 유출하는 것을 '영업 비밀 절도(Theft of Trade Secrets)'라고 구분한다"며 “전자에 대해서는 가중 처벌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스파이 담당 기관은 영업 비밀 관리의 소홀을 이유로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수사를 기피하지 말고 보충적으로 배임죄 구성 여부를 적극 검토해 조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술유출 빨간불②] 반도체 등 첨단분야 경쟁 과열···韓 기업 ‘초긴장’

삼성, SK 등 기업들이 '기술 유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최근 드러난 각종 사례의 공통점이 '미래 기술'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인공지능(AI),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산업군을 중심으로 인력·자본력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 입장에서는 앞으로 같은 고민을 계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분야는 단연 AI다. 오픈AI가 '챗 GPT'를 내놓고 엔비디아의 기업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AI쪽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AI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제품이 고대역폭메모리(HBM)다.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개발 과정을 거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해당 반도체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마이크론 임원으로 이직한 SK하이닉스 전 연구원에 대한 전직금지 가처분을 법원이 인용한 것은 그만큼 HBM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해당 임원이 맺은 전직금지 약정이 5개월 정도 남은 가운데 가처분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HBM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긴 하지만 마이크론 역시 차세대 'HBM3E' 양산에 가장 먼저 성공하는 등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업계 최초로 12단 36기가바이트(GB) HBM3E 개발에 성공하며 패권경쟁이 치열하다. 자율주행차 관련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죄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받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항소심이 기술 유출 사태의 중대함을 파악해 원심을 파기하고 해당 교수를 법정구속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7년 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계획인 '천인계획'에 선발돼 2020년 2월까지 자율주행차 라이다(LIDAR) 기술 연구자료 등 72개 파일을 중국 현지 대학 연구원 등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정부 역시 나름대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우리나라 산업기술보호법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규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조선, 원자력 등 분야 70여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30나노 이하급 D램 기술,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기술 등이 포함된다. 글로벌 기술 패권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주요 산업 기술 해외 유출을 강력히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법원과 협력을 통한 양형 기준 상향(실질 처벌 강화) 등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2월 중소기업인들과 현장 간담회에서 “기술유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퇴사한 기술 인력이 경쟁 업체로 이직한 사실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긴장감을 늦추기 힘든 형국이다. 이를 알아내고 전직금지 가처분 등을 내도 법원의 인용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수개월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1심 사건 총 33건 중 무죄(60.6%)와 집행유예(27.2%)가 전체의 87.8%에 달했다. 2022년 선고된 영업비밀 해외 유출 범죄의 형량은 평균 14.9개월에 불과했다. 새 국회가 해외 기술 유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면서 보안 장치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재계에서는 커지고 있는 배경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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