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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LG전자·LG화학 지분 확대…“경영권 방어·수익성 제고”

29일 ㈜LG는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을 투입해 LG전자 주식 203만4587주를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또 같은 날 3000억원을 들여 LG화학 주식 95만6937주를 매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는 2025년 3월 31일부로 LG전자 지분 31.59%(5712만9169주)와 LG화학 지분 31.29%(2449만1148주)를 보유하게 된다. ㈜LG 관계자는 “지분 확대를 통한 안정적 경영권 유지와 당사의 수익 구조를 제고하기 위함이 취득 목적"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에스지모네타, 비상장사 포함 에너지 및 유틸리티 업종 95개사 ESG평가 결과 발표

이에스지모네타주식회사(대표 이재광)는 에너지 및 유틸리티 업종 기업 중 한국거래소 상장사 59개와 비상장사 중 사업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는 36개사, 총 95개사의 ESG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24년 5월 31일 기준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 24년 4월 말 주주총회 결과 보고서, 각 기업 발표 지속가능보고서 외 다양한 공시자료와 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 데이터 등 공시자료를 위주로 평가하였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르면, 평가 대상 기업 95개사 중 최고 등급인 A+를 받은 회사는 전체의 7%인 7개사이며, A등급을 받은 회사는 5개 사로 나타났으며 12개사 모두 상장사로 나타났다. 상위 A+ 등급을 받은 상위 7개사는 한화솔루션(009830), 지역난방공사(071320), 한국가스공사(036460), SK가스(018670), S-Oil(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SK(034730)이었으며, A등급은 한전KPS(SGC에너지(051600), SGC에너지(005090), 한국전력(015760), E1(017940),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 순으로 나타났다. MICS 업종별로 살펴보면 에너지업종 상위 5개사는 한화솔루션(009830), SK가스(018670), S-Oil(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SK(034730), SGC에너지(005090), E1(017940) 이었다.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지역난방공사(071320), 한국가스공사(036460), 한전KPS(051600), 한국전력(015760) 등이 상위에 자리잡았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르면 ESG 총 등급 A등급 이상을 받은 회사 중 환경(E) 부문 A 등급을 받은 회사는 한곳도 없어 앞으로 환경 데이터 공시의 확대, 환경 관련 국제단체 가입, 재생에너지 투자 및 사용 확대, 자원재활용 증대 등의 적극적인 기업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까지 확대한 이번 에너지 및 유틸리티 업종 ESG 평가를 통해, 국내 상장 주식은 물론 비상장을 포함한 에너지 및 유틸리티 기업에도 ESG 평가 등급을 반영한 주식 및 채권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환경 규제가 발달한 유럽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비상장 에너지 및 유틸리티 회사들에게도 ESG 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관련 지방공기업에 대한 ESG 평가 기반도 마련하게 되었다. 이번 평가를 진행한 이에스지모네타 이재광 대표는 “비상장사까지 확대한 에너지 및 유틸리티 업종의 ESG 평가를 통해 재생에너지 투자, 온실가스 감축 및 자원 재활용 등에 적극적인 관심과 개선이 필요함을 확인하였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에너지 및 유틸리티 산업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SK ‘이천 포럼’ 주재한 최태원, AI 생태계 확장에 ‘올인’

SK그룹이 인공 지능(AI)에 의한 대 격변기를 맞아 AI 생태계 확장에 역량을 끌어모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SK 그룹 차원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향후 82조원 이상 투자도 단행할 예정이다. 19일 SK그룹은 서울 광진구 광장동 소재 워커힐 호텔에서 '2024 이천 포럼'을 개최했다. 이천 포럼은 6월 경영 전략 회의·10월 CEO 세미나와 더불어 SK그룹 3대 회의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함과 동시에 미래를 통찰하는 토론을 통해 지식을 교류하는 장을 제안함에 따라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행사로, 올해 8회째를 맞았다. SK그룹은 이 자리에 석학들을 초청해 ESG 경영과 기술 혁신 등 최신 이슈를 논의하며 미래를 준비해왔다.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다가오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AI 비즈니스 생태계 지형 변화 속 SK AI 비즈니스의 성공적 안착 방안 모색 △SK의 AI 기반 디지털 전환(DT) 촉진을 위한 변화 관리 체계 △구성원의 AI 기반 일하는 방식 혁신을 위한 이슈와 과제 등 SK그룹의 AI 전략과 SKMS(SK 매니지먼트 시스템) 실천을 주제로 진행된다. 유영상 수펙스추구협의회 ICT 위원장(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은 “ICT 역사를 돌아보면 기술 혁명은 패권 다툼의 역사"라며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기를 넘어 이제는 챗GPT가 주도하는 AI 혁명에 따라 승기를 잡기 위한 각축전이 치열하다"고 운을 뗐다. 유 위원장은 “AI 기술의 등장 1년 후 도달률은 23%로, 1%인 인터넷과 9%인 모바일과 큰 차이를 보인다"며 “70%에 달하는 생산성 향상을 보였고, 작년 1500억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AI 시장은 2030년 1조3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AI 반도체 분야는 지금 돈을 벌고 있는 영역이고, AI 인프라는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영역, AI 서비스는 중장기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라면서도 “SK그룹은 계열사가 보유한 역량을 모두 모아 AI 밸류 체인 리더십을 강화해 변화의 기회를 빠른 속도로 잡아내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SK그룹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두로 향후 82조원 이상 투자해 AI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AI 데이터 센터에 역량을 모아 관련 시장 리딩 컴퍼니로 올라서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솔루션 사업자로 비즈니스 모델(BM)을 확장할 계획이다. AI 데이터 센터의 최대 난제인 전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에너지 계열사의 솔루션을 집중 활용한다. 작년에 출시한 AI 개인 비서이자 올해 말 미국 출시를 앞둔 글로벌 퍼스널 AI 어시스턴트(GPAA) B2C 시장을 공략하고 B2B 시장에서는 SK텔레콤·SK C&C·SK네트웍스가 BM을 만들어가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유 위원장은 “업의 특성에 따라 디테일 수준이 달라 계열사들 간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며 “각사 상황에 맞는 디지털 전환(DT)와 AI 전환(AIX)가 적절히 결합되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로의 전환기에 반도체와 인프라에서 출발하는 대한민국 성공 방정식으로 다 함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도록 SK그룹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유 위원장은 “SK하이닉스의 HBM과 SK텔레콤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솔루션은 SK그룹의 3대 자산"이라며 “빅테크·통신사·컨트리를 대상으로 통합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고, 삼성전자·네이버와 '어벤저스'를 이뤄 해외 시장에 같이 진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면 에이전트의 시대가 스마트폰에서 열릴 것이고 PC·로봇·가정·환경·모빌리티 등 전 영역에 에이전트들이 녹아 들어 이들끼리 소통하는 시대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추형욱 SK E&S 대표이사(사장) △지동섭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장용호 SK㈜ 대표이사(사장) △나경수 지오센트릭 대표이사(사장)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이석희 SK온 대표이사(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K-AI 얼라이언스·대한상공회의소·사회적가치연구원·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석희 SK온 대표는 전기차 화재·국산 배터리 내수 시장 위축 우려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하반기에 좀 더 잘해보려고 하니 지켜봐줬으면 좋겠고, 포드와의 캐나다 합작 양극재 공장 건설 지연 건은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또 “SK온에 AI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과 공부를 하고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두산의 ‘숨겨진 카드’…교환·합병비율 20% 상향 가능성

두산그룹이 결국 두산밥캣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주식 교환비율과 합병비율을 손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정신고서를 받아든 금융감독원장이 “무제한 정정 요청도 할 수 있다"고 나서면서 반려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두산그룹은 비율 조정은 법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정정된 신고서에서도 비율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관련 법규를 검토한 결과 개인주주들에게 지금보다 약 20% 가량 유리한 조건의 비율로 증권신고서 수정이 가능하다. 11일 금융감독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주주들에게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면 두산 측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정정을 계속해서 요구하겠다"며 교환비율과 합병비율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요구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그리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의 주식 교환과 합병이 일반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동안 두산은 교환비율과 합병비율이 법적으로 정해진 것이므로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실제 정정된 보고서에도 비율 부분은 수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6조의5와 제176조의6을 살펴보면, 교환비율과 합병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존재한다. 해당 법규에 따르면 상장법인 간 주식 교환과 합병의 경우 기준주가의 100분의 30 범위에서 할인이나 할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두산의 경우처럼 계열회사 간의 경우에는 이 범위가 100분의 10으로 제한된다. 이를 적용하면 실제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의 교환비율과 두산에너빌리티 분할 신설 투자회사와 두산로보틱스 간의 합병비율을 정정할 수 있다. 현재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준주가는 1만221원, 두산로보틱스의 기준주가는 8만114원으로 산정했다. 두산밥캣은 5만612원이다. 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고평가되고 상대적으로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저평가됐다는 불만이 나온다. 하지만 법규상 허용되는 할인과 할증을 적용하면 현재 나오는 불만을 잠재울 수준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개인 주주들에게 유리한 수치가 나온다. 먼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할 신설되는 투자회사와 두산로보틱스 간의 합병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준주가에 10%를 할증하고, 두산로보틱스의 주식가액에 10% 할인을 적용해 새로운 합병비율을 정할 수 있다. 그 결과 두산에너빌리티 기준주가는 1만1243.1원, 두산로보틱스 기준주가는 7만2102.6원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를 적용한 합병비율은 0.1559로, 기존의 0.1275856보다 유리해진다. 이어 두산로보틱스와 손자회사가 된 두산밥캣의 주식 교환비율도 수정할 수 있다. 두산밥캣의 기준주가를 현재보다 10% 할증된 5만5673.2원으로 수정하면 된다. 이후 교환비율은 0.772로 조정될 수 있다. 기존의 0.6317462보다 두산밥캣 주주들에게 유리하다. 한편 이 원장이 취임한 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의 정정을 요청하는 경우가 대폭 늘었다. 요구하는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는 평가다. 이에 두산이 각 회사의 기준주가에 10% 수준의 할인과 할증을 적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기준주가 변경에 따른 합병과 교환비율을 수정하고도 당국의 심사 문턱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두산 입장에서는 기준주가를 산정하는 방법 자체를 바꿔야 할 수 있다. 상장사 간의 교환과 합병은 시가를 기준으로 비율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비상장사는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두산로보틱스로부터 분할해 신설될 회사는 두산밥캣의 시가 대신 자산가치를 기초로 기업가치를 산정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주주들에게 유리한 비율로 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 재무회계 전문가는 “두산은 이번 지배구조 재편에서 조금이나마 개인주주를 배려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이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당국은 이를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재편 작업의 향방이 SK 등 구조 재편을 앞둔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이에스지모네타, 회사채 발행기업 ESG 평가 결과 발표...채권에도 ESG 투자 가능해져

이에스지모네타주식회사(대표 이재광)은 한국거래소에서 거래중인 회사채 발행기업 370여 개 기업 중 상장사 212개와 비상장사 중 사업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는 151개사를 포함한 총 363개사의 ESG를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24년 5월 31일 기준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 24년 4월 말 주주총회 결과 보고서, 각 기업 발표 지속가능보고서 외 다양한 공시자료와 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르면 대상 기업 363개 사 중 최고 등급인 A+를 받은 회사는 전체의 19%인 70개사이며, A등급을 받은 회사는 30개로 나타났다. 하지만 A등급 이상을 받은 100개사 중 환경(E)부문에서 A등급 이상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A+ 등급을 받은 70개사 중 상위 10개사는 현대모비스(A012330), 삼성물산(A028260), 기아(A000270), 현대차(A005380), 한화에어로스페이스(A012450), 현대위아(A011210), 코웨이(A021240), 한화솔루션(A009830), SK텔레콤(A017670), 현대건설(A000720)이었다. 비상장 회사채 발행사들의 상위그룹은 평균 B+ 평가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수력원자력(NLBI136), 한국서부발전(NLBI135), 한국동서발전(NLBI134), 한국남동발전(NLBI132), GS파워(NLBI005), 한국중부발전(NLBI137) 순으로 나타났다. 각 부문별로 살펴보면 환경(E) 부문에서 상위 5개사는 한국수력원자력, 엘에스전선, 한국동서발전, 에스케이온, SK실트론 이었으며, 사회책임(S) 부문에서 상위 5개사는 신한은행, 코리아세븐, 롯데글로벌로지스, 경남은행, 전북은행이다.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KB증권, 우리은행, 아이엠뱅크, KB카드, 하나증권 순이었다. 이번 비상장 회사채 발행기업을 대상으로 확대한 ESG 평가를 통해 국내 상장 주식은 물론 비상장을 포함한 채권에도 ESG 평가 등급을 반영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환경 규제 및 ESG 관련 자료가 필요한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비상장 회사채 발행사들에게도 ESG 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상장회사 전체 ESG 평가 데이터를 기초로 비상장 회사채 발행사의 ESG 평가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회사채 발행 공기업 및 지방공기업의 ESG 평가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에스지모네타 이재광 대표는 이번 평가결과에 대해 “국내 시장의 밸류업 및 관련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비상장회사채의 ESG평가는 녹색채권발행 및 채권투자에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다."라고 밝혔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중꺾마’ SK 최태원의 반도체 집념…‘넥스트 HBM’ 찾는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를 고민해야 한다며 현장 경영에 나섰다. 유력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역전을 노리는 상황에서 나온 행보인 만큼 이목이 집중된다. 6일 대만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53%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엔비디아가 자사 인공 지능(AI) 칩인 'H100'에 SK하이닉스의 4세대 HBM인 HBM3를 탑재함에 따라 이와 같은 결과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엔비디아의 호퍼 아키텍처를 잇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인 '블랙웰'은 출시가 지연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도 SK하이닉스의 5세대 HBM인 HBM3E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꾸준한 엔비디아향 납품에 기인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2조8860억원, 5조4685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부터 AI 붐이 촉발됨에 따라 고속 데이터 처리와 저전력이라는 강점을 지닌 HBM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올해 수급 여건은 전년 보다 2%, 내년에는 1%, 2026년에는 0.7% 공급 부족이 점쳐진다.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2022년 23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230억달러로 10배 확대될 전망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의 기여도 증가에 따라 업종 내 차별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차세대 HBM을 포함한 주문형 메모리 반도체 시장 내 SK하이닉스의 입지는 지속적으로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당분간 SK하이닉스는 '꽃길'을 걸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처럼 그룹의 효자 노릇을 하는 SK하이닉스는 인수 과정에서 그룹 고위 임원들과 투자자, 시장에서 숱한 반대 의견에 직면했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은 임원 회의석상에서 “SK의 미래 뿐만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을 위해 반드시 품어야 한다"며 “삼성이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탑 티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컨드 티어도 존재해야 하고, 그 결과 한국 기업들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게 된다"고 언급하자 임원들은 그제서야 생각을 바꿨다는 게 재계 전언이다. 이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2년 8월 13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6개월이 자난 시점에 “SK하이닉스를 더욱 더 좋은 반도체 회사로 반드시 키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반도체 분야에 대거 투자한 결과 인수 10년 째 되던 날 시가 총액은 96조4603억원으로 6배나 뛰었고, 이로써 SK그룹은 단숨에 재계 2위로 도약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는 전날 경기도 이천시 소재 SK하이닉스 본사에 방문해 AI 메모리 분야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현장에서 최 회장은 “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어려울 때 일수록 흔들림 없이 기술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발언은 2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시장에서 설욕하겠다며 유력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절치부심하는 모습에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중앙 처리 장치(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메모리 △저장 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새롭게 제안된 인터페이스다.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D램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2021년 삼성전자는 CXL 기반 D램 메모리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고용량 512GB CXL D램을 개발하고, 차세대 메모리 상용화를 앞당겼다. 두 사례 모두 업계 최초 사례다. SK하이닉스는 DDR5 D램 CXL 메모리 샘플을 작년 8월에서야 개발했다. 때문에 최 회장이 현장 경영을 통해 구성원들과 만나 이처럼 언급한 것은 기술력 확보를 독려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그룹의 AI 밸류 체인 구축을 위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전략 방향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며 “AI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무조건 총수 집 앞으로”···‘묻지마 시위’ 몸살 앓는 재계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임원이 아니라 사측 협상 대표자가 아니다. 심지어 그는 유럽 출장 중이라 이날 집에 없었다. 재계 주요 기업들이 '묻지마 시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개인 또는 단체가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라며 무조건 총수 집 앞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 탓이다. 이웃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 대기업 회장 '사정권'…주민 피해 반복 4일 재계에 따르면 전삼노가 이 회장 자택 앞으로 향한 이유는 총파업 문제 해결을 위해 이 회장이 나서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8일 총파업을 시작한 전삼노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사측과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총수 자택을 찾아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달 15일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동안 파업을 벌이면서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집 앞에서도 피켓시위를 했다. 2009년 해직된 쌍용자동차(현 KG모비리티) 노동자 일부도 서울 강남구 곽재선 KG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보상금 10억원씩을 달라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총수일가 자택 근처에 사는 이들은 경찰서, 구청 등에 무분별한 시위를 멈추게 해달라고 탄원서 등을 내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피켓 문구가 노출되고 소음에 시달리는 한편 쓰레기 투기 등 문제도 심각하다고 전해진다. 지난 2022년에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원들이 서울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근처에서 한 달 넘게 도 넘은 시위를 벌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매일 관광버스를 타고 정 회장 집앞으로 와 'GTX-C 노선의 은마아파트 하부 통과를 반대한다'며 소란을 피웠다. 같은 해 초에도 민주노총 택배노조 150여명이 산하 CJ대한통운 노조의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 중구 장충동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2020년에는 한 시민단체가 배드민턴장을 무상으로 지어달라며 서울 한남동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자택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열었다. 이마트가 매입한 부지에 과거 배드민턴장이 있었으니 이마트가 이를 다시 지어야 한다는 황당한 이유에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집앞에서는 술을 마시며 삼겹살을 먹는 '삼겹살 폭식 투쟁'도 펼쳐졌다. 주가가 떨어졌다며 기업 총수 집앞에서 소동을 피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 “시민의식·경제체질 자체 개선해야" 일각에서는 재계 총수가 그룹 내 굵직한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경영 문화가 이 같은 악습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소한의 지분으로 주요 계열사 경영권을 장악해 권리를 누리는 만큼 큰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논리다. 우리나라 헌법은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제20대 국회부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이 다양한 형태로 발의되고 있지만 총수 집 앞에 가지 못하게 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다만 비상식적인 문구나 욕을 쓴 피켓을 들고 고함을 치는 등 '도를 넘은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게 재계와 노동계의 중론이다. 한 노동 분야 전문가는 “산별노조 제도를 도입하는 등 일정 수준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경제 체질과 재계 입장 등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노조는 '무조건 투쟁'이라는 낡은 프레임을 버리고 사측은 노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는 등 건전한 문화를 조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전삼노는 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한 지 25일 만에 현업에 복귀했다. 임금 손실 부담과 대표교섭 노조 지위 종료 임박 등으로 무기한 총파업은 접었지만 게릴라식 부분 파업 등은 지속될 전망이라 업계에서는 노사갈등이 장기전에 들어 갔다는 평가다. 전삼노는 앞으로 국회·법조계·시민단체와 연대하는 등 파업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으로 5일에는 국회에서도 별도 기자회견을 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CJ그룹 ‘K-컬처밸리’ 무산 후폭풍··· 글로벌 ‘큰손’ 투자자도 떠나가나

8년여간 진행된 'K-컬처밸리' 조성 사업에 경기도가 제동을 걸면서 후폭풍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책임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적으로 우리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에 대한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업 시행업체인 CJ그룹 산하 CJ라이브시티는 글로벌 1위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의 투자 약속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 2019년부터 AEG와 접촉···韓 사무실 조성 앞두고 '계약 해지' 1일 재계에 따르면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6천400㎡에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CJ그룹, 경기도, 고양시가 협업해 지난 2021년 첫 삽을 떴지만 작년 4월부터 건설비용 상승 문제 등이 불거져 공사가 중단됐다. 경기도는 지난달 1일 해당 사업 관련 협약을 해제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문제는 K-컬처밸리 조성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CJ그룹이 공사 재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이다. 라이브시티는 1조8000억원의 금액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기획됐다. CJ ENM은 사업 구상 초기인 2010년 중반부터 전환사채(CB)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회사인 CJ라이브시티를 지원해왔다. '국내 최대 돔 공연장'을 성사시키기 위해 외부 투자금 유치에도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여왔다. CJ그룹은 결국 글로벌 1위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 'AEG'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AEG는 크립토닷컴 아레나, O2아레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레나 및 컨벤션 센터 등 주요 복합문화시설의 개발·임대·시설 운영 등에서는 세계 최고 권위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AEG는 2019년 CJ라이브시티와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공사가 중단된 이후에도 아레나 건축 설계 및 시설, 활용 계획 등 실질적인 운영 기획을 계속해왔다. 최근에는 CJ그룹과 합작법인을 만들고 고양시 내에 사무소를 개설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AEG의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재계에서는 수천억원 단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그룹 입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글로벌 큰손'에게 외면 받을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일본 컨벤션 기업 니켄세케이도 사업 설계 단계부터 함께해오다 된서리를 맞았다. AEG는 우리나라 지자체들과도 투자 및 운영 관련 소통을 이어왔다. 일각에서는 CJ그룹이 아직 보유하지 못한 대형 아레나 운영 경험 등을 해외 파트너로부터 배우는 데 제동이 걸린 게 중장기적으로 더 큰 악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엔터 업계 한 관계자는 “아레나를 포함한 문화복합단지는 아파트나 임대·분양 중심의 개발 사업과는 체질이 다르다"며 “빠르게 변모하는 문화 트렌드와 시장 변화를 읽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는 감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J라이브시티 시공사도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아레나 건설 경험이 있는 한화 건설부문이었다. ◇ “문제 있는 부지 제공" 의문 지속 제기···경기도 고집에 여론 '싸늘' 'K-컬처밸리' 무산 후폭풍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공모사업 추진 당시 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에게 하자있는 부지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커지며 '경기도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착공한지 얼마 되지 않은 2022년 5월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던 도중 아레나 서측 구간에서 대량의 건설·산업 폐기물이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폐기물은 아레나 공사장 인근부터 23만7401m²에 달하는 구간에 걸쳐 지표면으로부터 약 3미터 깊이까지 불법 매립돼 있었다. 해당 부지는 이미 한 차례 사업 추진이 무산된 후 재공모된 부지다. 경기도가 이를 알고도 무책임하게 방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CJ 측은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만 6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CJ라이브시티 전 단지를 가로지르는 한류천에는 생활 오·폐수가 10년 넘게 유입돼 오물·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고 전해진다. CJ라이브시티 사업 여건 악화에 근본적인 책임이 경기도에 있는데 일방적으로 사업협약을 해제해 '무책임한 행정'을 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CJ라이브시티 사업 협약 해제 발표 이후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공공개발 추진, 특별회계 신설 등 대안을 황급히 제시하며 해명에 나선 상태다. 고양 시민들은 차량을 동원해 집단 시위를 진행하는 등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런던 O2아레나는 영국 정부가 1조4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했지만 개관 후 심각한 운영난에 시달리다 1년만에 문을 닫았다"며 “AGE가 부지를 매각한 이후 지구를 재개발한 다음에는 연간방문객 850만명의 시설로 탈바꿈했다. CJ그룹과 외부 투자자들의 역량 없이 지자체 홀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O2아레나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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