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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총대 멘 정년연장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인다. 8월24일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노조는 89%가 찬성에 표를 던졌다.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단연 돋보이는 쟁점은 정년 연장이다. 노조는 정년을 최장 64세까지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노조원들은 정년 연장을 올해 임·단협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다.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는 점차 높아져 2033년 65세가 된다. 여기서 연금 크레바스(공백) 우려가 나온다. 또한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은 국가적 과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로 굴러떨어졌다. 정년 연장은 노동력 부족을 완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자주 거론된다. 현대차에서 정년 연장은 어떤 과정을 밟아왔는지, 정부는 정년 연장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펴왔는지, 해외 사례는 어떤지 등을 살펴보자.◇ 정년 연장 총대 멘 현대차몇 년 전부터 정년 연장은 현대차 노사 협상의 단골 메뉴다. 일부 성과도 있다. 노사는 2018년 시니어 촉탁직 신설에 합의했다. 60세 정년을 맞은 직원은 1년 간 계약직으로 원래 하던 일을 더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니어 촉탁직은 임시방편이다. 노조는 아예 정년을 64세로 높일 것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국민연금 수령까지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측도 고민이 깊다. 사실 정년 연장은 정부와 국회가 다루어야 할 국가적 과제다. 한 회사가 떠맡기에는 부담이 크다. 더구나 현대차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대대적인 전환을 진행 중이다. 전기차는 기존 휘발류·경유 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품이 적고 생산이 간편한 편이다. 굳이 정년을 연장하면서까지 인력을 충원할 필요가 없다. 이 결과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노사 협상은 수년째 답보 상태다.◇ 정부는 어떤 생각인가전임 문재인 정부는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정년 연장 문제를 다뤘다. 지난해 2월 4차 인구정책 TF는 "고령자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계속고용제는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을 없애거나, 직원을 재고용하는 것을 말한다. 윤석열 정부도 계속고용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올 1월 정부는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라 고용고용부 장관은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할 의무가 있다. 고령자 고용에 관한 최상위 체계라 할 수 있다. 기본계획은 ‘자율적 계속고용 지원 확대’를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 계속고용제를 도입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기본계획은 우수 사례로 크라운제과와 한라시멘트 사례를 들었다. 크라운제과는 정년을 62세까지 연장(2016년)하고, 정년 후 3년 간 재고용을 보장했다. 한라시멘트는 노사 합의에 따라 정년 퇴직자 15명을 재고용(2021년)했고, 특정 공정 노하우를 갖춘 퇴직자 22명을 재고용(2022년)했다. 기본계획은 일정도 제시했다. 2023년 1분기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계속고용 논의체를 구성한 뒤, 2분기에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를 거쳐, 연말에 계속고용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시간표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 간 정년 연장 논의는 기업 자율에 의한 바람직한 진전이다.◇ 걸림돌은 없나장애물이 없는 정책은 없다. 정년 연장의 최대 걸림돌은 임금피크제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없는, 곧 소득 감소 없는 정년 연장을 원한다. 회사는 인건비 부담을 내세워 임금피크제를 필수 조건으로 여긴다. 경사노위는 지난 7월에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늑장 발족시켰다. 하지만 노동계는 빠진 반쪽 출범이다. 한국노총은 정년 연장이 임금피크제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불참했다.지난 5월 대법원은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만을 기준으로 적용된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 관련법을 보면 이는 당연한 판결이다. 고용자고용촉진법은 1조(목적)에서 "이 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하는 고용차별을 금지한다"고 못박았다. 비용 절감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기업들로선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연장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걸림돌은 청년 일자리다. 지난 2016년부터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은 정년을 60세로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 고용이 1명 증가할 때 청년 고용은 0.2명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지금도 질 좋은 청년 일자리가 모자란다고 난리다. 현대차는 청년들이 서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곳이다. 이 마당에 정년이 연장돼 신규 채용이 줄면 청년층 불만은 불을 보듯 뻔하다. ◇ 임금체계 개편은 또다른 장벽윤석열 정부는 계속고용제 도입을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한묶음으로 다룬다. 사회적 논의의 핵심도 이 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직무급제 전환은 난관투성이다. 강성 노조가 자리잡은 대기업과 공기업은 호봉제가 지배적이다. 연공서열을 기초로 하는 호봉제 아래선 나이가 벼슬이다. 근무연수가 차면 절로 봉급이 오른다. 직무급제는 하는 일에 따라, 성과급제는 실적에 따라 연봉이 달라진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노조는 호봉제를 유지하면서 정년만 연장되길 바란다. 그러나 정부는 노동개혁 차원에서 호봉제를 직무급제로 바꾸려 한다. 윤 정부가 출범한 뒤 노·정 관계는 악화일로다. 이 마당에 직무급제 전환을 강행할 경우 충돌이 불가피하다. ◇ 정년 연장은 가야 할 길현대차 노조는 귀족 노조로 불린다. 평균 연봉는 1억원 수준이다. 이런 회사가 정년까지 늘려달라고 파업에 나설 경우 ‘과욕’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정년 연장은 꼭 현대차 노사가 아니라도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생률을 고려하면 이미 선제 대응 타이밍을 놓쳤다고 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에 그쳤다. 출생아 수가 25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2021년 기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을 밑도는 유일한 나라다. 고령화 선도국인 일본은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려 2006년 65세까지 고용확보 조치를 의무화했다. 이를 계기로 계속고용제가 널리 퍼졌다. 이어 2020년에는 근로자가 만 70세까지 일하기를 원할 경우 기업이 계속고용을 위해 노력할 의무를 부여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아예 정년이 없다. 싱가포르는 법정 정년이 63세이지만 2030년까지 65세로 연장된다. 현대차 노사가 정년 연장에 어떤 결론을 내리든 정부는 이를 존중하면 된다. 그러나 정년 연장을 기업 자율에 맡기는 건 한계가 있다. 한국은 고령화·저출산 속도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나라다. 국가 경제의 지속성을 고려하면 정부가 앞장서고 국회가 이를 법령으로 뒷받침하는 게 정도다. <경제칼럼니스트>현대자동차의 2023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정년연장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최장 64세까지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진=연합뉴스

[기자의 눈] 수백억 배임사태에

최근 은행 금융권 직원들의 대규모 횡령 등 비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에서 마저 100억원대 배임이 나타난 정황이 지난달 29일 드러났다. 배임은 일부 직원들이 모 회사와 허술한 제휴 계약을 맺고 3년 동안 리베이트를 받는 식이었다. 최근 들어 금융업권 직원들로부터 발생하는 횡령 관련 사고가 줄줄이 잇따랐다. 지난달에는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의 동의 없이 계좌 1000여개를 무단 개설한 정황이 포착됐고, KB국민은행 직원과 가족들이 주식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도 적발됐다. 경남은행에서는 부장급 직원이 7년 동안 회삿돈 562억원을 횡령하고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권 안팎에선 내부통제 허술함의 심각성이 도대체 어느 수준이냐는 지적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은행권에 국한돼 연달아 사고가 터졌지만, 업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황당한 수준의 배임이 일어난데다 2금융권인 카드업계로 번지면서 내부통제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넘어 사회 전반에 만연한 잠재적 문제가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는 즉각 롯데카드만의 문제인 것으로 선을 그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금융권을 잘 모르는 사모펀드인 점 등이 타 카드사와는 다르며, 타사는 준법관련 부서에서 계약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기에 일반적으론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손사래를 쳤다. 금융당국은 곧바로 전 카드사 내부통제를 점검하겠다며 통보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을 함께 받고 있다. 뒤늦게 점검할지라도 이미 횡령한 금액을 환수하기가 어려운 구조며 횡령·배임 발견 후 가해지는 제재도 턱없이 약해 범죄를 엄중히 다스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수백 억대 배임 사고에도 롯데카드 경영진 제재는 사실상 ‘시말서’를 작성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당국은 현행법상 직원이나 내부통제 책임을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카드사 사고 때마다 행정 제재가 아닌 검찰 통보로 처벌해왔다. 소비자로선 얼마나 큰 문제가 터져야 ‘문제 해결’ 자체를 위한 대책이 나올수 있을지 개탄스러운 상황이다. 내 돈을 맡겨야 하는 금융사도, 이를 관리하는 당국도 믿을 수 없어 어느 업권과 회사에서 어떤 문제가 나타날지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심정이기 때문이다. 금융사도, 당국도 근본적으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기능이 발휘될 때 보다 근본적인 금융업권의 선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E칼럼] 거꾸로 가는 재생에너지 정책

신동한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이사 한국의 이동통신은 미래 먹거리 산업을 논할 때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등장한다. 이동통신이 시작된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시장을 주름잡은 건 핀란드의 노키아와 미국의 모토로라였다. 이들은 아날로그 방식인 주파수 다중접속을 사용했다.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는 1989년 통화시험에 성공한 미국 퀄컴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을 채택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이동통신을 통해 본격적인 상용화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마침내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 기술을 이용한 이동통신이 상용화하며 디지털 통화 시대를 열었다. 지금은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 라인에 삼성 갤럭시폰이 애플의 아이폰과 경쟁을 하고 있다. 선진국은 관세와 지식재산권 등을 빌미로 후발 개도국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사다리 걷어차기’를 한다. 20세기 후반 온 세계가 합의해 자유무역체제(WTO)를 구축했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반도체 산업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국제적 약속을 뒷전으로 미뤘다. 이에 따라 후발국들은 끊임 없이 ‘건너 뛰기(leapfrogging)’를 시도한다. 아직 선진국도 진입 중인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 선두권에 들고자 하는 노력이다. 일본의 전자산업을 뒤따라 가던 우리나라는 반도체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건너뛰기에 성공했다. 원천 기술이나 소재, 부품에서는 미국·일본등과 밸류 체인을 형성하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강고하다. 건너뛰기는 우리만 하는 게 아니다. ‘세계의 공장’으로서 저렴한 소비재의 공급처 역할을 하는 중국도 ‘국민경제사회발전 5개년 규획’을 통해 개도국에서 선진산업국으로 도약을 위해 집중 분야를 선정해 지원한다. 그 결과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다. 국내 전기시내버스의 상당수가 중국산이다. 이는 중국이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분야를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 삼아 건너뛰기 분야로 선정하고 투자를 집중한 결과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방향은 명확하다. 94%의 1차 에너지원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나라로 자립에너지 확대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고, 미래 에너지 분야에 대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1908억달러, 약 250조원이다. 같은해 총 수입액의 26%를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은 유럽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의 경쟁상대국인 독일은 이미 총 에너지 소비에서 16%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지만 우리는 2%대에 머물고 있다. 북해의 산유국인 덴마크는 40%를 재생에너지로 쓰고 있다. 우리도 에너지 소비의 2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한다면 50조원을 산유국에 퍼주지 않고 국내 경제에서 순환시킬 수 있다. 국내 에너지 산업의 생태계를 살펴보자.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매장이 빈약하다. 석유와 가스는 동해 7광구 인근에서 극소량을 채굴하는 형편이고, 석탄도 고갈돼 얼마 전 화순탄광이 문을 닫았다. 화석연료 부문에서 국내 기업들은 조선소의 해상플랫폼과 같은 채굴 장비와 시설, LNG선 제조, 그리고 정유 쪽에 참여하고 있다. 원전부문에서는 25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3기를 건설 중인 우리나라는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에 이어 5위다. 현재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원전이 57기라고 하지만 중국 21기, 인도 8기를 제외하면 10여 개국에서 고작 1~2기를 짓고 있다.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한국 등 6개국이다. 그러나 5개국이 독자적인 수출권을 가진 반면 한국은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도 웨스팅하우스 및 도시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었다. 원전은 핵무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국제정치와 안보를 고려해 도입 결정을 한다. 우리나라가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도입국이 미국을 선택했을 때 시공업체로 참여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에너지 소비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여전히 80%를 웃돌고 있지만 기후위기의 거센 역풍으로 G7 정상들조차 금세기 안에 화석연료 사용을 종식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화석연료와 원전 부문은 에너지 분야에서 축소 또는 정체하고 있는 시장이다. 반면 재생에너지 부문은 이미 미래 에너지에서 주축으로 자리잡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 발전량의 10%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국제에너지기구의 연례보고서는 향후 5년간 신규 전력 설비의 90%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정부와 여당은 재생에너지 홀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여당은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재생에너지 지원 항목들을 삭감하겠다고 공언했다. 우리의 경쟁 상대인 선진 산업국은 물론 화석연료가 풍부한 산유국조차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홀대가 가져올 결과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이 남의 일이 아닐 듯하다.신동한 신동한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이사

[이슈&인사이트]과학, 비과학, 그리고 과학적 사기

누가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 재현성이 있을 때 과학이라고 하고, 없을 때는 비과학이라고 한다. 비과학을 과학으로 변조 또는 조작해서 정신적,물질적 이득을 취할 때는 과학적 사기라고 한다. 퀀텀에너지연구소가 피어 리뷰가 없는 웹사이트 ‘아카이브’(2023년 7월22일자)를 통해 발표한 임계온도 섭씨 127도(400K)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 ‘LK-99’ 개발 소식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 언론은 노벨상은 떼 놓은 당상이라고 하기도 하고 수천 조 원에 달하는 상업적 가치를 추정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초전도체 관련주로 거명된 주식 묻지마 투자가 몰리며 폭주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거명된 기업들이 초전도체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공시를 하지만 묻지마 상한가 행진이 계속됐다. 그러다가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리이론센터(CMTC)가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다’고 발표(8월9일) 하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이후 김인기 보나사피엔스 대표가 SNS를 통해 "LK-99는 상온 초전도체도 맞고 새로운 강자성체도 맞다"라고 언급하면서 다시 관련주의 상한가 행렬이 이어졌다. 최근에 네이처(8월16일자)에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확정적 표현의 기사가 나오자 다시 하한가를 쳤다. 부정적 기사와 긍정적 기사가 반복되면서 주가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여기서 초전도체 개발 소식을 사기로 단정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물론 관계자들이 이 과정을 통해서 이득을 편취한 사실이 명확하다면 사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상온에서의 초전도체 개발은 과학기술계의 꿈이다. 1911년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카멜린 온네스 교수가 초전도 현상을 발견하고 노벨상을 받은 이후 상온 초전도체 개발에 수많은 과학자가 밤낮으로 실험실을 지켜왔지만 모두 허사였다. 2019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미하일 에레메츠가 수소화 란타넘으로 영하 23도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발표한 것이 상온에 가장 근접한 연구다. 연구는 무수한 실패 과정을 거치며 진보한다. 그래서 과학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솔직할 때 과학계는 실패에 관용을 가진다. 연구 부정행위는 그 경중에 따라서 사기, 변조, 표절로 대별 된다. 사기는 명백하게 데이터를 날조하고 실험 결과를 조작하는 것이고 변조는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조작하는 것이다. 표절은 다른 사람의 문장이나 데이터를 적절한 인용처리 없이 사용하는 것이다. 과학적 사기의 부류에 속하는 것으로 오도와 편향, 그리고 의도적 왜곡이 있다. 골프에서 홀인원이 필연보다는 우연에 가까운 것과 같이 과학도 필연보다는 우연에서 찾아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연구 전체가 가설검정처럼 정돈되고 엄정한 절차들에 따라 신중하게 기획되고 이뤄진 것처럼 편집된다. 편향의 문제는 과학자들의 문제보다는 연구비 지원자의 입김에 좌우된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CA(Chemical Abstracts·화학 논문 요약)에 기술된 화학 논문의 80%가 기술된 대로 실험하면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사기보다는 지적재산권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왜곡된 것이다. 식품의 경우 조리법을 곧이곧대로 공포하면, 바로 유사품이 출시되기 때문에 조리법을 약간 변조해서 발표하는 게 그 예다. 엄격한 의미에서 지금까지 과학은 한 번도 진실인 적이 없었다. 모든 과학 이론은 후진 과학자에 의해서 부정된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서 부정됐다. 그러나 누구도 뉴턴의 사기성을 말하지 않는다. 뉴턴은 당시로 가장 과학적이었고,정직했으며 만유인력의 법칙은 금전적 이득과 무관했다. 그러나 최근의 초전도체, 꿈의 신소재라고 하는 맥신 사태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연구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주식 시장에서 광풍을 일으키게 되면 과학의 사기성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과학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모든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과학계에서는 상온 초전도체의 진위에 상관없이 한국의 이름 없는 벤처가 초전도체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꿈과 열정 그리고 끈기에 주목한다.윤덕균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기자의 눈] K원전 부활, 정부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 필요

우리 원전업계에 콧노래가 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탈(脫)원전 정책 탓에 한숨만 자아내던 때와 정반대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 정권의 정책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한 후로 원전산업이 하나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급기야 정부 지원으로 해외 수주 가능성까지 높아 지면서 원전 중소·중견기업들이 그간 감내해야 했던 어려움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몇 가지만 꼽자면, 13년만에 대형 원전 수출로 불리는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 사업을 따냈으며 루마니아에서 진행 중인 원자력발전 설비 건설사업도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도 진행하게 됐다. 이 같이 우리 원전업계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데엔 오랜 시간 일궈 온 뛰어난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울러 원전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정부의 정책과 궤를 함께 하는 만큼, 현 정부의 적극적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윤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공약대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원전산업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윤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원전 생태계 정상화를 위한 지원책을 펼쳐 나가는 중이다. 최근엔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 수출일감 통합 설명회’를 개최해 총 104개 품목 8000억원 규모 해외사업 기자재 발주계획을 발표했다. 해외사업 참여에 대한 기업의 부담을 경감시켜 국내 원전생태계 복구를 총력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또 해외사업 유자격 심사 면제(한수원 유자격공급사 대상)를 비롯해 국내인증(KEPIC) 인정 및 필요시 해외인증 취득 지원, 선급금 15% 지급 및 계약금의 최대 80% 융자 지원 등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사업 참여 부담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전 세계가 원전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주요국에선 차세대 원전 개발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도, 그리고 오늘날에도 대한민국의 원전 기술력을 세계 최고다. 그리고 앞으로도 세계 주요국의 ‘러브콜’을 받는 주요 기술 중 하나로 꼽힐 것으로 믿고 있다. 현 정부의 지금과 같은 관심과 지원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김아름23 김아름 산업부 기자

[EE칼럼] 전기차 충전 표준 전쟁, 최종 승자는?

기술경영이나 기술전략의 측면에서 표준(standard)은 해당 사업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까지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이슈다. 전자기기나 정보통신 분야가 경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그리고 해당 기술의 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곧 관련 시장을 독과점 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표준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 분야에서의 대표적인 표준 경쟁은 19세기 말에 있었던 송전 방식에서의 AC(교류)와 DC(직류) 사례다. 몇 년 전 영화로도 묘사된 바와 같이 토머스 에디슨은 직류 방식을, 니콜라 테슬라와 손잡은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교류 방식을 내세웠다. 하지만 비용이나 장거리 송전의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기업들이 웨스팅하우스와 손을 잡았고, 1893년 시카고 만국 박람회의 전기시설 독점권을 웨스팅하우스가 가져가면서 교류가 송전 방식의 표준으로 100년 넘게 이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역사적으로 볼 때 컬러 TV, 가정용 비디오, 개인용 컴퓨터, 웹 브라우저 등의 시장에서 주요 기술혁신을 이룬 기업들이 전략적 동맹 등을 통해 표준 경쟁에 뛰어들었고, 승자와 패자로 갈리면서 기업의 운명이 바뀐 사례들은 지금까지도 화자 되고 있다. 이러한 표준 경쟁이 최근 전기차의 증가 추세와 함께 관심을 받는 전기차 충전시장에서도 일어나는 분위기이다. 관련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와 미국 및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충전 표준으로 CCS(Combined Charging System·합동충전방식)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미국의 공용 급속 충전기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 있게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운영 중인 테슬라가 자신들의 고유 충전 방식인 NACS(North America Charging Standard·북미표준충전)를 확대하려는 상황이다. 그동안 테슬라를 제외한 미국이나 유럽 대부분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CCS 커넥터를 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테슬라가 독자 규격인 NACS 기술을 공개하면서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하나둘씩 자사 전기차에 NACS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점차 NACS 충전방식이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한편으로 미국의 몇 몇 주에서는 전기차 충전 업체들이 사업에 참여하려면 의무적으로 NACS용 포트를 채택하도록 하는 등 전기차 충전시장에서의 표준 선점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표준화가 이뤄지면 사용자들은 호환성 측면에서 한층 더 편리해진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USB-C 타입의 충전단자를 사용하는 전자기기와 라이트닝 충전단자를 사용하는 전자기기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경우, 서로 다른 충전 케이블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사용에 불편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EU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하면서 USB-C 타입으로 휴대기기 충전단자가 통일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렁주렁 달려있던 충전 케이블 꾸러미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전기차 표준전쟁에서 관련 기업들은 전략적 동맹 여부, 차이 있는 통신 방식과 출력범위를 고려한 충전 포트 확장과 제품 디자인 수정 등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객의 편리성이 높아져 전기차 생태계가 확대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그 대가로 고객은 자신의 주행 및 충전 데이터 등을 공개해야 하는 대상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인 사례들을 보면 표준으로 채택되는 것이 곧 기술적으로 우수한 것임을 입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존 고객기반, 지속적인 혁신 능력, 선도적인 시장 진입 및 변화 대응 속도, 보완재 구축 여부, 사용고객 만족도나 피드백 등이 표준전쟁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들이었다. 아무쪼록 우리나라의 전기차 관련기업들이 전기차 표준 전쟁에서 전략적으로 잘 대응해 침체기에 빠진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슈&인사이트] 해외직구의 허와 실

아주 오래된 일이기는 하지만 홍콩의 백화점이 세일 기간에 맞춰 우리나라 주부들이 보따리 쇼핑을 위해 홍콩 여행을 다녀 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전부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에 해외직구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60대 할머니도 해외직구를 배워 제품 구매에 나서고 있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이같은 해외직구 특수룰 겨냥한 맞춤형 카드 상품 출시로 고객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가 소비 위축으로 어렵다고 하지만 해외 직구 시장은 여전히 ‘불황 무풍지대’다. 2013년 1조원 수준이던 해외직구 규모가 올해는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직구 방법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개인통관 고유번호를 사용해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접배송,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한 제품을 배송대행지(배대지)를 통해 국내 주소지로 배송 받는 해외배송대행, 그리고 최근 대세인 구매대행이 있다. 요즘 네이버, 쿠팡, 11번가 등 국내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자사 사이트에 해외직구 상품을 올려 소비자가 결제만 하면 해외직구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명품 해외직구도 급성장해 올해 6월 전체 명품 매출중 해외직구 비중이 15%까지 올랐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해외직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상품 구매, 쇼핑 과정에서의 재미 등 복합적이다. 해외 직구는 유통경로가 길어 소비자 가격이 비싸지는 우리나라 유통산업 문제 해결과 지나치게 비싼 수입제품 가격 인하에 도움이 된다. 해외직구 시장의 성장과 함께 온라인 시장에서 해외직구를 둘러싼 국내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이 날로 가열되고 있다. 로켓 해외직구 서비스, 3~5일의 빠른 배송, 편리한 통관절차 등을 내세우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국내 업체가 아마존과 연계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가 하면, 해외 온라인 직구 플랫폼 업체들이 한국어 서비스는 물론 원화 표시, 한국어 상담 제공 등 한국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를 공략한다. 그러나 해외직구에는 ‘함정’도 많다. 제품자체는 가격이 싸지만 국제 배송비가 비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즉 국내 가격보다 비싸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해외 직구 제품중에는 우리 나라 소비자들의 체형과 선호 그리고 표시가 달라 구매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 미국 신발의 경우 치수 표시가 우리와 다르고, 국내 소비자가 미국 신발 볼의 크기 표시, 바지 길이 및 통의 크기 등도 차이가 있어 제대로 맞는 제품을 구매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반품을 하려면 구입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다. 한국 가격의 반값이라는 말에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AS가 잘되지 않으며, 설치 비용을 별도로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110 볼트를 사용하는 국가의 가전제품을 해외 직구로 구매하면 곳곳에 전압기, 일명 ‘도란스’를 달고 살아야 한다. 해외 직구로 가전제품을 구매 한 후 수입업체로 AS를 요청하면 구매한 곳으로 문의하라는 답변이 오기도 한다는데, 독일어도 모르는데 독일 판매처에 문의할 수 있을까? 어떤 소비자는 부품만 주문할 수 있게 해 달라로 요청하는데 "회사 정책상 안 된다"는 답이 들려온다는 지적이다. 어린이 장난감, 스케이트보드, 와플기기 등 해외 인기 직구 제품 중에는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이 종종 있다. 13세 이하 어린이용 제품의 경우 국산이든, 외국산이든 KC미인증 제품의 유통은 불법이다. 해외 직구 어린이용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납, 카드뮴 등의 기준치가 초과 검출된 제품, 유아가 삼킬 위험이 있는 작은 부품들이 포함된 제품, 낙하시험 도중 파손돼 내구력이 기준치에 부적합한 제품도 발견된다. 전성분표시제를 지키지 않은 화장품 유통은 국산이든 외국산이든 불법이다. 국내에서 의사 처방이나 약사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 국내에서는 위해 성분으로 취급되는 여러 성분들이 들어간 해외 직구 건강보조식품, 항우울제, 케톤뇨증치료제 등의 안전성 문제도 커지고 있다. 해외직구 증가와 함께 구매자의 개인통관 고유부호 도용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해외 직구에서 농수산물, 짝퉁, 장난감 총, 칼 등은 반입 불가이며, 6개를 넘긴 건강보조식품은 과세 또는 반품되며 배송비 포함 해외직구 액수가 15만원이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 사업자가 실수요자인 것처럼 명의룰 도용해 면세로 통과 후 제품을 판매하면 밀수입에 해당하고, 특송물품을 원래 주소지가 아닌 곳에 배달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해외직구에 대한 맹종은 국내 제조산업과 유통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져 고용감소로 연결된다. 최근 해외직구 과소비를 빗대어 ‘예쓰(예쁜 쓰레기)’라는 신조어 마저 등장했다. ‘과유불급’(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이라는 말이 요즘 해외직구 광풍에 딱 맞는 말이다.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한미 통화스와프 상설 라인 구축하자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8·18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외교안보 스포트라이트에 가려 묻힌 게 있다. 바로 한·미·일 3국 재무장관 회담이다. 정상회의 공동성명(캠프 데이비드 정신)은 "(연례적인 3국 정상, 외교장관, 국방장관 및 국가안보보좌관 간 협의와) 아울러 우리는 첫 3국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르면 올 10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사상 첫 3국 재무장관 회담이 열릴 수 있다. 세 나라 재무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과제를 다뤄야 할지 등을 알아보자. ◇G7의 출발도 재무장관 회의 꼭 50년 전 조지 슐츠 미국 재무장관은 서독(현 독일), 영국, 프랑스 재무장관을 백악관 지하 도서관에서 만났다. 비공식 모임이었지만 멤버가 화려했다. 서독 헬무트 슈미트 재무장관은 나중에 총리가 된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프랑스 재무장관은 얼마 뒤 대통령이 된다. 이 모임을 ‘도서관 그룹’이라 부른다. 같은 해 슐츠는 4개국에 일본을 더해 G5 재무장관 회담을 가졌다.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은 다섯나라 정상이 모여 친교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1975년 프랑스가 첫 G6 정상회의를 주최했다. G5에 이탈리아가 추가되면서 G6가 됐다. 나중에 캐나다가 그룹에 포함됐다. 결국 현재 우리가 보는 G7 정상회의는 G4 재무장관 회담이 출발점이다. ◇역사를 바꾼 플라자 합의 1980년대 초 미국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1979년에 터진 이란혁명의 여파다. 폴 볼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무시무시한 고금리 정책을 폈다. 한때 연방기금금리는 20%에 달했다. 금리가 치솟자 달러는 강세로 치달았다. 자동차 등 제조업체와 곡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은 달러 강세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강달러로 수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가뜩이나 좋지 않던 미국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환율을 인위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제임스 베이커 재무장관은 1985년 9월 뉴욕에 있는 플라자호텔에서 일본, 서독, 영국, 프랑스 재무장관들을 만났다. 일본에선 다케시타 노보루 재무장관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폭적인 달러 가치 절하에 합의했다. 직후 일본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한때 달러당 180엔에 육박하던 엔화 환율은 120엔대로 떨어졌다. 이를 플라자 합의라 한다.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부동산 등 자산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 거품이 꺼지면서 일본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졌다. 결국 5개국 재무장관들이 합의한 플라자 합의는 일본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상설 통화스와프 구축이 과제 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8년만에 통화스와프 복원에 합의했다. 100억달러 규모다. 통화스와프는 위기 때 꺼내쓰는 비상금 통장이다. 한·일 관계가 나빠지면서 한때 수백억 달러 규모이던 한·일 통화스와프는 2015년 제로가 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 관계가 순풍을 타자 자연스럽게 통화스와프도 재개됐다. 경제 위기 때 가장 확실한 안전판은 미국 연준과 맺은 통화스와프다. 연준은 기축통화 달러를 이론상 무한대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은 연준과 300억달러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금융시장에서 원화는 안정세로 돌아섰다. 2020년 코로나 위기 때도 한국은 600억달러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준과 체결했다. 이 역시 외환시장 안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연준은 위기가 끝나면 곧바로 협정을 종료한다. 600억달러 스와프는 2021년 12월에 끝났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연준은 2013년부터 캐나다,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스위스 5개국과 상설 통화스와프 라인을 구축했다. 상설 라인을 가동하면 위기 때 연준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으려 발을 동동 구를 필요가 없다. 물론 5개국은 특수성이 있다. 바로 이웃한 캐나다는 최대 교역국 중 한 곳이고, 유로·엔·파운드·스위스프랑은 무역 결제에서 국제통화 대우를 받는다. 현실적으로 원화는 아직 그런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상설 통화스와프 라인 구축은 한국 경제 안정에 꼭 필요한 요소다. 작년 7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방한했을 때도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양국은 필요하면 외화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실행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3국 재무장관 회의 개최를 명시한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상기하면 미국이 그만큼 한국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일본은 이미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 라인을 가동중이다. 한국은 그 위에 올라타면 된다. 통화스와프는 미국 재무부가 아니라 연준 소관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옐런 장관은 직전 연준 의장 출신이다. 적어도 가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는 한·미 통화스와프 상설 라인을 구축하는 데 다시 없는 기회다.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윤석열 대통령,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접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E칼럼] 미세먼지 이슈도

UN에서 환경 프로그램과 관련된 역할을 담당하는 UNEP에서는 미세먼지와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깨끗한 공기를 정하는 기준으로 2021년 국제보건기구(WHO)에서는 초미세먼지 (PM2.5) 기준을 5ug/㎥로 강화했다. 그런데 최근의 국가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이 기준 안에 드는 국가가 없다. 전 세계의 지역별 연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아시아가 53.97ug/㎥,중동 45.69 ug/㎥,아프리카 43.29ug/㎥, 남미 17.39 ug/㎥,유럽 15.47ug/㎥, 북미 7.75ug/㎥로 빠르게 경제 개발이 진행이 되는 아시아 지역이 가장 높다. 국가별로는 한국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관광지인 괌 마저도 WHO 권고치보다 1.6% 높은 8.2ug/㎥ 정도이니 초미세먼지의 기준 자체가 얼마나 엄격한 지를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는 자연 환경이 좋고, 인구 밀도가 낮으며, 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한 스웨덴이 5.6ug/㎥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고, 아이슬란드와 그린랜드도 각각 5.7ug/㎥, 6.5ug/㎥ 정도이니 가히 WHO의 권고 수준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겠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평균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27 ug/㎥로 아시아평균의 절반 수준이며 투르키예. 과테말라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 기반 산업구조 탓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2021년 기준으로 세계 10위 수준으로 국내 발생 초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은 화석원료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를 오염원별로 따져보면 지역별 특징이 분명해진다. 황사나 사막먼지로 구분되는 먼지의 경우 전세계에서 중동 지역이 58%를 차지한다. 아프리카는 52%로 그 뒤를 잇는다. 유럽에서조차 사막먼지가 비중기준으로 발생원 중에 가장 높은 원인이기는 하다. 다만, 일반적으로 아시아 지역은 그 양이 3.63ug/㎥임에도 다른 오염원들이 많아서 그 비중이 6.7%를 차지한다. 에너지부문은 아시아와 중동지역이 6~7ug/㎥ 정도지만 지역에서 따라 사용 연료의 기여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경우에 초미세먼지 증 에너지 부문은 양은 적지만 비중은 13%로 높다. 이처럼 미세먼지 통계와 자료들은 국가별, 지역별 상황을 잘 설명해 주는 것은 물론 정책적 관리가 가능하고 통제가 가능한 실현 가능한 우선 순위를 정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 또 이미 사회 환경적으로 한 국가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감안할 때에 통제 가능하지 않은 원인들에 대한 분석도 가능하고 국제 공조와 협력을 기반으로 감축해야 하는 분야도 있다. 현재까지 구축된 측정망, 위성데이터, 기후망 등의 시스템을 통해 미세먼지와 관련해 시간적, 지역적으로 구분된 데이터와 통계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가공해 많은 정보와 지식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대기의 특성상 인접국으로부터의 영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과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단순히 자국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을 넘어 국가 간에 논의할 수 있는 근거와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과학적 데이터와 자료들도 그 분석과 해석에서 시간적, 공간적 이유라거나 예상하지 못한 사건의 발생 가능성으로 다양한 의견과 부정확한 결론이 생길 수 있다. 기후환경문제와 관련해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문제를 제기한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지원을 받은 다양한 단체와 학계가 이를 엄청난 거짓말(Big Lie)이자 사기(scam)이라고 지적하며 적절한 행동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기후 변화와 관련하여 온라인상의 많은 잘못된 정보의 기초가 되는 기술과 비유들은 아직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정치가 정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선동적이고 감정적인 언어로 과학을 끌어들이거나, 과학으로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기정사실화하거나, 가설을 사실로 분식하는 등의 문제는 모두 사회적으로 매우 위험한 일이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들이 과학이라는 가면을 쓰고 일반 개인들이 자기 의견과 결정을 내릴 자유를 위협하도록 해서도 안된다. 빛의 속도로 의견과 정보가 퍼지는 현재의 IT기반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독립적인 과학자들이 과학적 진실을 가지고 협력해야 잘못된 정보의 맹공격으로부터 개인과 사회를 보호할 수 있다. 제2의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논란이 미세먼지 이슈로 옮겨 붙지 않기 위해서는 과학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정보가 왜곡되지 않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기자의 눈] 무섭게 침투하는 중국산 전기車, 이대로 가다간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한국에 점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의 경우 10대 가운데 4대가 중국산이다. 업계의 활발한 연구개발과 동시에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1131대 중 중국산 전기버스는 468대로 전체의 41.4%를 차지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 일렉시티가 457대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2~4위는 모두 중국업체 버스다. 중국 하이거버스의 하이퍼스는 191대가 팔렸고, CHTC 에픽시티와 비야디 eBus-12는 각각 79대, 76대가 팔렸다. 현대차 카운티 일렉트릭과 일렉시티 타운은 각각 54대, 46대 판매에 그쳤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저가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낮은 온도에서 성능이 떨어지지만 가격은 한결 저렴하다. 최근에는 LFP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지난 16일 신제품 발표회에서 10분 충전에 400㎞까지 달릴 수 있는 LFP 배터리 ‘선싱’을 공개했다. 완전 충전 시 최고 700㎞까지 주행할 수 있고 영하 10도에서도 3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승용차 시장에서도 ‘중국산’의 공습이 거세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오는 차종이 과거에는 볼보 S90이 유일했으나 테슬라 모델Y, BMW iX3, 폴스타 폴스타2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니(MINI) 일렉트릭, 테슬라 모델3, 링컨 노틸러스 등도 조만간 중국에서 생산돼 국내에 수입될 예정이다. 볼보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을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최소 7개월간 모두 중국산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반면 중국 시장 내 한국 자동차 기업은 그야말로 허덕이고 있다. 2016년 현대자동차는 중국에서 공장을 5개까지 늘리고, 기아도 3개의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그러나 다음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내 반한 감정이 표출되면서 판매량은 곤두박질했다. 2016년 현대차그룹의 합산 점유율은 8.1%에 달했는데 지난해는 1.9%였다. 현대차는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이번 달 충칭 제5공장도 36억8000만 위안(약 6800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창저우에 있는 제4공장도 연내 매각할 방침이다. 기아는 2019년 장쑤성 1공장을 장쑤웨다그룹에 장기 임대했다. 이젠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완화됐다. ‘어디서’ 만들었는지가 아닌 ‘얼마냐’의 문제다. 이대로 가다간 잠식될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 자동차 업계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국내 업계도 연구개발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도 R&D 지원, 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해 국내 산업 보호·활성화를 도와야 한다. kji01@ekn.kr김정인 산업부 기자 김정인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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