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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무탄소에너지 정책, 기업에게 또 다른 짐 아닌가

지난달 19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CFE(Carbon Free Energy·무탄소에너지)를 ‘범 정부적 아젠다’를 설정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국내에서는 부족한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고려해서 마찬가지로 저탄소 전원인 원자력과 수소를 추가한다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국제사회 혹은 공급망 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재생에너지 주도자들로 만들어진 해외 대기업들이 이미 만들어진 RE100 네트워크에 CFE라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인정해줄지 걱정이다. CFE로 국제연대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함께 가자는 ‘일대일로(一帶一路)’처럼 CFE도 개발도상국에게는 억지주장스럽다. 정부의 CFE 계획안 마지막에 보면 공적개발원조(ODA) 확대가 따라 붙는거 보니, 아무도 호응 안할 CFE를 위해 개도국들의 지지 한마디 받기 위한 반대급부가 두렵다. 한국형 원전과 수소 인프라라도 지어줄 생각일까. 세일즈 외교에서 상대국에 ‘무탄소(CF) 연합’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도 공짜는 아닐 것이다. 사실 재생에너지의 활용을 주 목적으로 하는 RE100과 온실가스 자체의 전방위적 감축을 목표로 하는 CFE는 서로 다른 결을 가진 제도다. 물론 둘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큰 공통분모가 있지만 말이다. 엄밀히 말해서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보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 한국에서도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재생에너지의 비중 자체를 더 늘리기 위해 위해 신재생에너지의무화 제도를 따로 두고 있다. 그럼 태양광 발전소를 세워서 재생에너지도 늘리고 온실가스도 감축해 사업성을 확보하는 일거양득을 사업자들이 취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예컨대 태양광을 이용해 재생에너지 발전 실적을 취득하면 이를 만약 신재생에너지의무화 제도의 충족에 사용하고 나면, 이로부터 발생된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배출권거래제에서 따로 수익화 하는 것이 원천 차단돼 있다. 두 제도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유사 제도들을 가진 국가들도 마찬가지로, 과거에 이런 제도에 대한 철학과 목적을 가지고 출범했음에도 세월이 지나면서 당국자들도 업무파악이 안되다 보니 이를 자꾸 섞어서 운영하려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 CFE를 들고 나온 것도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제도에 대한 개념과 배경의 혼동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그냥 CFE 혹은 CF100으로 별도로 슬로건을 내걸든, 아니면 따로 원자력· 수소·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전원 활용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든, 실질적으론 큰 차이가 없다. RE100이란 ‘골문’은 너무 멀어 보이는데 재생에너지 발전 실적의 가격은 높아져만 가고 원전은 늘리기가 쉽지 않으며 수소는 단가가 안맞으니 CFE라는 새로운 ‘골문’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CFE가 목표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과는 별도로 재생에너지 확보를 주 목표로 하는 RE100에 대한 대체개념으로는 수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마치 서로 사이즈가 다른 볼트와 너트처럼 호환이 불가능하다. RE100이 재생에너지를 저렴한 값에 확보할 수 있는 일부 선진국들의 신종 무역장벽이든, 뭐든 그 목적이 어떻든 간에 재생에너지 확대 자체를 목적으로 출범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우리가 CFE를 들이밀어 봐야 인정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기후변화 대응 정책으로서의 무탄소 전원은 별개로 키워 나가면 된다. 싼 값으로 할 수만 있다면,안정적으로 원전을 운영하고 수소경제를 이룩해 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하는 한국을 국제사회는 인정해줄 것이다. 다만 이미 국제 공급망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RE100 조건과는 별개로 돌아갈 것이다.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기자의 눈] 보증보험 가입 가능 전세 빌라의 품귀현상

"보여줄 전세 매물은 많은데 보증보험 되는 매물만 찾다보니 보여줄 매물이 확 줄어드네요."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영등포 신길동, 영등포시장역, 마포구 도화동·염리동 등 일대 공인중개사들이 공통으로 전하는 말이다. 전세사기 급증 및 역전세, 깡통전세를 방지하고자 정부가 임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바람에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임대보증보험 요건 강화는 쉽게 주택가격이 3억원이라면 전세금이 3억원(100%)이어도 임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던 것을, 2억7000만원 이하(90%)여야만 가입이 허용되도록 개선한 내용이다. 반환을 보장하는 금액이 줄어든 것이기에 임대인들이 보증보험 가입 의무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세금을 낮춰야 한다. 특히 주택가격 산정은 이전에 공시가격 150%까지 인정해줬지만 이젠 140%까지만 인정해주기에 임대 보증보험은 공시가격의 126%(공시가격 적정비율140%*전세가율90%)여야만 가입 기준이 된다. 이는 전세가격을 떨어뜨리는 정부의 묘수다. 전세가격이 떨어지니 세입자가 반겼으나, 아파트 전세로 거주할 형편이 안 되는 예비 임차인들이 보증보험이 가능한 빌라 등 전세매물 자체를 찾기가 버거워졌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반전세로 불리는 보증부월세로 전환된 매물이 많아져 오히려 세입자 월 부담금만 늘어나게 됐다. 빌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전세 기피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현실로 다가왔다. 상황이 반전되다 보니 세입자들이 전세 빌라보다는 소형 아파트 반전세, 월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세금 떼일 걱정이 빌라보다는 훨씬 덜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경제만랩이 집계한 자료에도 잘 나와 있다. 그러나 직주근접과 역세권, 풀옵션 등이 필요한 세입자가 상급지에서 하급지로 밀려나가는 것을 꺼려하거나, 환승이 잦아지는 부분을 생각하면 모두가 소형 아파트를 거주하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을 것이다. 전세사기를 방지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에는 긍정적이나, 실거주 임차인이 거주 가능한 매물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합리적인 보증보험 가입 책정과 적정한 매매 가격산정 방법을 찾는 등 좀 더 세밀한 제도개선이 요구되고 있다.건설부동산부 ㅇㅁ

[EE칼럼] RE100 기업 도와주겠다며 헛다리 짚은 정부

신동한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이사 RE100은 민간단체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와 ‘더 클라이미트 그룹’ 주도로 2014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 탄소감축 운동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약속이다. 구글,애플과 같은 IT업체는 물론 GM등 제조업체, 코카콜라와 레고 같은 소비재 업체까지 현재 38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했으며 이들 중 30개 이상의 기업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의 평균 RE100 달성 목표 연도는 2030년이며 2050년을 넘지 않아야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민간의 기후변화 대응 활동이 어떻게 한국 경제에서 키워드가 됐을까? RE100 참여 기업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품이나 소재 업체에게도 RE100을 요구한다. 이들에게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은 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했다는 증빙을 첨부해야 한다. 수출 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 많은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 이미 오래이다. 스웨덴의 볼보나 독일의 BMW에 납품하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이를 충족하지 못해 최종 계약 단계에서 무산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중국에 현지 공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경우 재생에너지 전기 조달이 가능하다. 하지만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건 삼성전자도 국내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려면 국내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기가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예산을 사정 없이 잘라버린 정부지만 국내 기업의 생산시설 이탈은 막아야 할 상황이다. 그래서 나온 대책 중 하나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거래’와 ‘REC 상한제’ 도입을 위한 행정지침 개정이다. 산업부는 지난 10월 20일 RE100 달성이 시급한 국내 기업들의 REC 조달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및 연료 혼합의무화제도 관리·운영지침’ 개정을 공고했다. 그동안 시장에 풀지 않았던 국가 대상으로 발급되는 REC를 거래하기 위한 준비다. 그런데 진단을 잘못해 오답을 낸 안타까운 사례가 됐다. 2012년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에 대해 REC를 발급하기 시작한 이래 REC 가격은 크게 변동해왔다. 2013년 1월 15만7806원으로 시작한 REC 가격은 2018년 연평균 9만5781원으로 떨어졌고 2021년에는 3만6523원으로 최저치를 찍었다. 이후 지난해 5만6478원으로 상승 전환해 올해들어 이달 2일 현재 REC 현물가격은 RPS시장 7만6600원, K-RE100시장 7만3324원이다. 본래 REC는 한국전력에서 매입하는 전력가격(SMP)으로는 생산비 보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공급의무를 가진 대형 발전사에 REC를 판매해 수지를 맞추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그런데 2017년부터 의무발전사의 공급의무량보다 REC 발급량이 많아져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2021년 최저 2만원 대까지 떨어져 수익 악화로 고전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자 산업부는 기준가격의무매입제(FIT)에 비해 시장의 자율 조정에 따르고자 RPS를 시행하는 것이므로 개입할 수 없다며 딱 잘라 거부했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 상황이 변했다. 여전히 공급의무량에 비해 REC 발급량이 많은데도 REC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일한 구매자 그룹이던 공급의무발전사 외에도 국내 RE100 참여기업과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기 사용을 증명하기 위해 REC를 구매하기 시작하면서다. 그리고 그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되자 산업부가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국가REC를 판매해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상한제까지 도입해 가격을 묶겠다니,그동안 시장경제를 내세우던 산업부의 태도는 어디로 갔는지 의문이다. 국내 RE100 관련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기 사용을 증빙하는 방법은 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에게서 REC를 매입하거나, 한전에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방법 등 2가지다. 후자의 경우 한전은 재생에너지 전기를 더 비싼 값으로 팔 수 있으니 재생에너지 지원 비용을 일부 회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2022년 기준으로 국내 RE100 기업들의 합계 사용 전력량은 5만6338GWh로 서울시의 연간 총 전력사용량(4만8789GWh)보다 많다. 삼성전자만 해도 연 2만1731GWh를 사용하여 부산시(2만1493GWh)보다 많이 쓴다. 같은 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모두 4만7266GWh에 불과했다. RE100 참여 기업들은 2030년까지 사용 전력의 60%, 2040년까지 90%, 2050년에는 전량 재생에너지 전기만을 사용해야 한다.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데 국내에서 공급하는 양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지난해부터 REC 가격이 오르는 배경이다. 그렇다면 대책은 당연히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늘리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여전히 억제 일변도다. 이번 조치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의 손익분기점을 어렵게 해 민간 투자 의욕을 꺾고 있다. 이번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지난해 신규 태양광발전 설비 감소로 그 효과를 입증했다. 정부가 진정으로 RE100 기업을 돕고 싶다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쥐어짜기가 아니라 획기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내놓기를 바란다.신동한 신동한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이사

[기자의 눈] 이통사에 집중된 요금인하 압박이 아쉬운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얼마 전 선택약정 할인에 재가입했다. 휴대폰을 구입하면서 가입했던 2년의 약정 기간이 종료했기 때문이다. 기자가 이용하고 있는 요금제는 KT의 5G 넷플릭스 초이스 베이직으로 월 9만원에 무제한 음성과 데이터를 제공한다. 선택약정 25% 할인을 적용하면 요금은 월 6만7500원으로 줄어든다. 요금제 혜택으로 월 1만원 상당의 넷플릭스를 무료 구독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모바일 이용으로만 쓰는 돈은 부가세를 더하더라도 월 6만원 남짓이다. 최근 만난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에서 5G 무제한 등 고가요금제에 가입해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실상 저가 요금제나 중간 요금제가 나와도 크게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통사에서 아무리 저렴한 요금제 라인업을 선보여도 알뜰폰보다 저렴하긴 어렵다"며 "이통사가 요금인하 압박으로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고 있지만 실상 타겟하는 고객은 무제한 고가 요금제 이용자다. 정말 통신비 다이어트를 원하는 이용자는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도 휴대폰 개통 시 가입했던 위 요금제를 단 한 번도 변경하지 않았다.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이 쏠쏠하기도 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 등 이용 중인 서비스를 변경하는 게 번거로워서다. 그간 정부와 국회는 가계 통신비 인상의 주범을 이통사의 고가 요금제로 보고 요금 인하 압박을 지속해 왔다. 이에 이통사들이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큰 수확이 없었던 것을 보면 이통사의 신규 요금제 출시가 과연 국민의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한 정답일지 의문이 든다. 통신 요금을 큰 폭으로 줄이고 싶다면 알뜰폰의 이동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봐도 이통사의 무제한 5G 요금제를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한 혜택과 양질의 서비스, 오프라인 매장의 접근성, 앱·웹에서의 편의성 등이다. 혜택과 편의성을 다소 포기하고 월 통신비 부담을 줄이려는 이용자들은 이미 알뜰폰으로 대거 이동했다. 또 최근에는 통신물가 상승이 통신요금 보다 고가의 단말기 할부금 때문이라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이통사에 반복되는 요금 인하 압박보다는 그보다 먼저 통신 품질이나 고객 서비스 강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정부와 국회가 이통사에 대한 요금인하 압박에 나서는 동안 알뜰폰 활성화 정책도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이제는 국민의 실질적인 통신 서비스 이용 환경 향상을 위해 더 많은 고민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sojin@ekn.kr반명함 윤소진 산업부 기자.

[이슈&인사이트] 김포의 서울 편입,도시경쟁력 차원서 접근해야

이강국 전 중국 시안주재 총영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쏘아 올린 경기도 분도 논의가 김포시의 서울 편입문제로 옮겨 붙었다. 한강 북쪽 지역을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로 분리하는 방향으로 분도가 추진돼왔는 데 김포시를 경기 남부와 북부 중 어느 쪽에 둬야 할 지를 김포시민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북도’로 편입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하는 김포 시민들 사이에서는 섬처럼 한강에 의해 격리되고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경기북도보다는 서울시 편입을 희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서울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국가적 이슈로 떠올랐다.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찬반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가 내년 총선의 메가톤급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필자는 김포의 서울편입 문제를 중국 푸동 성공사례로 풀어보고자 한다. 1930년대에 동양 최대의 도시로 번영을 구가했던 상하이는 1949년 공산당 정부가 수립되면서 쇠락했다. 그러다 1978년 말 공산당 제11차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 정책이 결정되고 1990년 대표적인 낙후지역인 푸둥지역 개발이 시행되면서 일대 전환을 맞았다. 특히 1992년 덩샤오핑이 남방 주요 도시를 순시한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통해 개혁개방을 독려한 후에 푸동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상하이는 급속히 발전하며 명실 공히 중국경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2001년 1월 상하이를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푸동을 둘러보며 "완전히 천지개벽을 했구먼"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처럼 푸동 개발로 상하이가 발전한 것처럼 서울에 김포시가 편입되면 김포를 서울 발전의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면적이 605㎢로 런던(1572㎢), 도쿄(2134㎢), 상하이(6340㎢) 등 세계적인 경쟁도시에 비해 작다. 더구나 이들 도시는 바다를 끼고 있어 교통·물류 이점을 누리고 있다.게다가 상하이는 푸동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양산도라는 섬에 심수항을 건설해 ‘국제물류허브’로 도약했다. 인천만 해도 면적이 1067㎢로 서울보다 훨씬 넓고 바다 매립을 통해 송도국제도시라는 명품도시를 만들었다. 이에 비해 서울은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곳곳에 산들로 둘러쌓여 가용면적이 60%에 불과해 시대변화에 걸맞은 도시 기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 김포는 면적이 276㎢로 서울의 절반에 가깝고 대부분이 평지로 개발여지가 많은 데다 한강에 길게 연접한 상태로 바다를 끼고 있다.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무엇보다도 넓은 토지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첨단 미래산업 단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한강을 통한 교통 및 물류 기반이 확대돼 관광자원 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서울은 김포 편입을 계기로 세계적 추세인 ‘메가시티’ 도시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다. 세계는 경제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경제 위주로 전환되면서 대도시권의 메가 시티를 통해 도시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프랑스는 파리를 중심으로 인근 위성도시를 하나로 묶어 ‘그랑파리 메트로폴(Metropole du Grand Paris)’을 출범했다. 영국은 런던 주변 도시를 합친 ‘대 런던계획’(Greater London Plan)을 세우고 대대적인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수도 베이징과 톈진·허베이 등 인접 도시를 묶어 중국 북방의 성장 거점 메가 시티로 개발하는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메가 서울’의 핵심은 도시경쟁력 향상이고, 이는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그런 점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은 정치논리가 아닌 도시와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해야 한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 거점도시의 메가 시티 추진 방안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이강국 전 중국 駐시안 총영사 이강국 전 중국 시안주재 총영사

[EE칼럼] 산업계,값싼 에너지에 안주할 때 아니다

2014년 파리협약과 더불어 글로벌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시작된 지도 10년 가까이 됐다. 이제 RE-100이나 EGS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온실가스 감축은 기업생존의 주요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제조업 비중이 높고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많은 환경에서는 온실가스 대응 문제가 더욱 중요한 과제다.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규제나 자발적 노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앞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생존도 위협받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접근 방식이나 정책수단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나아가 열악한 환경에서 현재의 방식이 지속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미국, 유럽, 일본의 주요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RE100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400개 이상의 기업이 RE100에 가입했으며 이 가운데 100여개 정도가 소요전력의 90%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4∼5년 전에 제품 생산과 유통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쓰고 있다. 독일의 BMW는 80% 이상, 미국 GM은 24%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며 적극적으로 RE100에 동참하는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제조업체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한해에만 56개의 기업이 RE100에 새로 가입한 가운데 아마존은 현재까지 25GW의 전력구입계약(PPA)을 발표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RE100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아직도 매우 낮다.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리한 환경인데도 재생에너지 구입에 추가비용 지불하려는 의지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일부 기업이 자체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대규모 발전소를 짓고자 하지만 이 또한 많은 부분을 외부에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현실이다. 산업이 국가경제에 기여하기 때문에 인프라의 관점에서 에너지 공급에 필요한 지원이 필요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기업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아직도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에 비해 에너지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RE100 가입 기업은 지난해 기준 27개로 2020년 이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는 별개로 시행중인 한국형 RE100 즉, K-RE100에 가입한 기업은 214개이고 이 중 제조업종이 38%를 차지한다. 이들 참여기업 중 80%가 이행수단을 통해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행물량도 약 5GWh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행량의 대부분이 한전으로부터 구입한 물량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 방식은 참여기업이 에너지 구입시 kWh당 10원 정도 추가요금을 부담하는 일종의 ‘녹색요금’ 방식으로, 실제 전력회사가 구입한 재생에너지비용의 일부만을 부담하는 형태다. 실질적인 RE100 이행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비해 글로벌 기업들은 녹색요금제와 더불어 대체로 자체발전분을 제외하면 재생에너지발전사(IPP)와 직접 또는 가상 PPA로 조달하거나 IPP로부터 인증서만 별도 구입하는 방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우리 기업도 RE100 확대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조달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국내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자체조달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로 재생에너지발전설비를 건설운영하지 않으면, 기껏해야 오피스나 공장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정도다.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지만 현재의 여건은 그리 녹녹치 않다. 최근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절대량은 많지 않고, 이마저 대부분 태양광이어서 앞으로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도 쉽지 않다. 해상풍력과 같은 대규모 재생에너지발전단지을 개발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재생에너지 공급방식 또한 기업의 직접 조달을 어렵게 한다. 글로벌기업의 경우 100%를 충당한 기업도 자체공급 즉, 자가발전의 비중은 많아야 20%에 그친다. 결국 대부분을 외부에서 구입하여 해결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일반적이 구입방법은 재생에너지 IPP로부터 사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전력시장에서의 도매가격(SMP)과 재생에너지인증서(REC) 판매를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구조다. RE100으로 팔고자 하는 유인이 발생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RPS의 이행방식이나 가격결정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이행하기 어렵다. 지금과 같은 RPS 일변도의 재생에너지 보급정책으로는 높은 추가비용을 부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재생에너지도 다양한 공급과 조달방식을 통해 시장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분산에너지특별법이 시행되면,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 분산에너지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통해 기업의 온실가스감축으로 연결된다면 신규투자도 활성화는 물론 기업의 참여를 통해 재생에너지 공급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공급비용도 낮춰 RE100이행비중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력회사도 망 사용료나 부대비용을 줄여줌으로써 이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기업들도 낮은 에너지비용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에너지비용을 지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눈앞에 다가온 기술규제와 국가 온실가스감축에 산업체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이창호 가천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과 교수

[EE칼럼] SK이노베이션의 해상유전 성공이 주목받는 이유

지난달 초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의 위기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다들 반세기 전인 1970~1980년대 중동전 당시의 석유파동 상황을 거론하며 국제유가가 치솟고 물가가 오르며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호들갑이다. 한국은행까지 나서서 시나리오 분석을 하며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 시절에 우리나라가 중동발 1·2차 석유파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행한 정책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시 석유파동 극복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처방전은 바로 국내 석탄 증산 정책이다.정부의 석탄 증산 정책 덕택에 한때 우리나라의 석탄 생산량은 국내 에너지소비의 50% 이상을 감당했다. 석탄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까지도 국내 가정용 난방연료의 80%를 차지할 만큼 대표적인 에너지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1987년 국제유가 하락과 더불어 국내 석탄산업은 전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대부분 도시가스 산업으로 전환했다. 이제 대한석탄공사가 운영하는 마지막 남은 국내 대규모 탄광인 장성광업소가 내년 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지난 50여 년간 세계 에너지산업은 크게 변했다. 21세기 초반에는 미국의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산업이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자본투자 못지 않게 기술개발투자에 집중한 덕분에 미국은 에너지수출국이 됐고, 에너지산업의 혁신에 성공했다. 유럽은 에너지절약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하면서 재생에너지와 청정에너지 분야 전문기업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첨단 IT기술과 빅데이터를 동원해 건물과 공장의 에너지 효율화를 주도하는 회사들이 앞서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으로는 에너지산업이 아니었지만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산업이 새로운 에너지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강자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은 변화와 혁신 면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2010년 국제유가의 급상승과 함께 일어난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붐은 공기업 위주로 진행되면서 국제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 가뜩이나 공기업 주도로 해외자원 개발이 진행되다 보니 시장의 변화에 대한 뒤늦은 대응과 느린 혁신 속도로 인해 모두 부실사업으로 전락하며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세상에 나가서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해 더 많이 벌어오게 하는 정책 대신, 국내 기업의 비용을 절감시키는 역할에만 그치는 정책이 이어지며 에너지 공기업들은 수십, 수백조원 단위의 빚더미에 올라 있다. 이러는 사이에 중국의 CNOOC등 에너지공기업은 세계 굴지의 규모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국영회사로 성장했다. 중동의 위기가 발생하던 지난 9월 말 국내 대표 에너지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남중국해의 해상유전에서 원유생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2015년 광구권 확보 이후 8년간 노력한 결과로 국내 민간기업이 광구 운영권을 가지고 자체 기술력을 통해 초기 탐사부터 원유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성공시킨 첫 사례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했기에 가능한 멋진 성공 사례이다. 아직 희망은 있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우량한 에너지 기업이 한국에 많이 생긴다면, 중동사태로 물가는 오를지 모르나 경제 발전에는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국제유가가 오를수록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쟁력 갖춘 우량 에너지기업이 에너지독립을 이끄는 셈이다. 따라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에너지산업 역시 공기업이든, 민간기업이든 국제경쟁력의 확보가 최우선이다. 정부의 적극적이며 전폭적인 에너지산업 육성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기자의 눈] 늦깎이 한국 mRNA, 글로벌 톱티어 늦지 않았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우리 기업과대학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부상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달 가톨릭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mRNA 백신의 핵심기술인 ‘지질나노입자(LNP) 전달체’ 제조기술을 SML바이오팜에 이전하는 협약식을 개최했다. 같은 달 연세대학교 연구진은 기존 mRNA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된 지질나노입자 전달체의 문제점을 개선한 나노 튜브 형태의 새로운 mRNA 전달체를 개발했다. 또한,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 에스티팜도 이화여자대학교와 손잡고 상온에서 보관 가능한 mRNA 전달체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 백신 등 mRNA 의약품은 ‘내용물’인 mRNA 못지않게, 불안정하고 쉽게 분해되는 mRNA를 감싸 안정적으로 세포 내에 운반하는 ‘포장재’인 mRNA 전달체 개발이 중요하다. 10여 년 전 개발된 mRNA 기술이 코로나 팬데믹 때 처음 상용화될 수 있었던 것도 운반체인 지질나노입자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학계에 따르면 현재 mRNA 전달체로 사용되고 있는 지질나노입자는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먼저, 지방질 혼합물로 만드는 현재의 지질나노입자는 열에 매우 약해 영하 20~70℃에서 보관·운송해야 한다. mRNA는 기다란 실 모양인데 기존 지질나노입자는 동그란 공 모양이라는 것도 불안정성을 높인다. 이 때문에 지질나노입자가 원치않은 타이밍에 분해돼 mRNA가 체내 정확한 지점에 도달해 작동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일부 학자는 기존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 mRNA 자체보다 전달체인 지질나노입자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나라 mRNA 기술은 미국·유럽보다 3년 가량 늦었지만, mRNA 전달체 분야는 아직 글로벌 차원에서 독보적인 선두기업이 없어 우리에게도 추월할 기회가 많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제약사·바이오벤처를 위시해 대학·정부가 ‘원팀’을 이뤄 투자와 정책 지원에 매진한다면 자동차·조선 산업처럼 mRNA 분야도 우리나라가 후발주자로 출발했다가 글로벌 톱티어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kch0054@ekn.kr김철훈 김철훈 유통중기부 기자

[데스크 칼럼] 탄소중립과 철없는 파란 단풍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40%로 삼되, 그 이상까지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지의 표명이다" 2년 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공식 행사에서 나온 한정애 당시 환경부 장관의 발언이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앞선 COP26 행사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 NDC를 40% 이상’으로 표현한 것에 대한 부연 설명이었다. 한국 대통령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 설정 및 공식 발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바로 직전 기존 NDC안인 2018년 대비 26.3%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서 40%로 17.7%포인트나 확대한 것이니 그럴 만도 했다. 당시 우리나라가 실제 UN에 제출한 NDC는 2030년 대비 37%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과 2년 후, 국제사회에 천명한 한국의 NDC를 실행 가능할 것으로 믿는 전문가는 얼마나 될까? 최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이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내놓았다. 한경협은 자체 분석을 통해 국제사회의 낙관적인 기대 및 선언과는 달리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미국·인도·러시아의 2030 NDC 목표 달성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와 실현가능성과의 간극을 나타내는 감축격차율에서 한국은 13개국 중 2위를 차지했다.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정책을 선도했었던 영국, 독일조차 당면한 에너지 위기 해결을 위해 석탄 등 화석연료로 회귀하는 등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현실도 드러났다. 영국은 일찌감치 지난 1979년 온실가스 배출량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배출량이 감소에 앞장서 온 국가로 평가된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대비 68% 감축하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실제 행보는 이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 7월 영국 정부는 에너지 안보 위기 극복과 에너지 자립을 달성하기 위해 약 100건 이상의 북해 원유 및 가스전에 대한 개발을 허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서는 "영국은 기후대응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상실했으며, 스스로 설정한 2030 NDC 목표 및 넷제로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고 자가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G20 국가 전체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모습이기도 하다. 올해 정기 국정감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의원은 G20국가들의 화석연료 발전량이 4개국을 뺀 총 16개국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너지 전환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유럽국가에서도 화석연료 발전량이 2020년 1176TWh에서 2022년 1278TWh로 102TWh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NDC 목표 달성과는 역행하는 모습이다. 올 가을, 유독 단풍놀이객들의 실망이 크다고 전해진다. 단풍은 나무가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광합성을 멈추고 나뭇잎에서 초록빛을 띠게 하는 엽록소 농도가 줄어들어야 점차 붉은색을 띄는데, 올해는 늦더위가 이어져 단풍이 제때 옷을 갈아입지 못해 단풍색이 제대로 들지 못했다는 푸념이다.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위기는 생각보다 깊숙이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2050년 탄소배출 제로(0)를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과제이니 ‘천천히 가자’는 속도 조절에 대한 요구인가, 아니면 우리가 설정한 목표를 가능한 빠른 시기에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정책방향의 전략적 조정에 대한 요구인가.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지성이 또 한번 요구되는 시기다.02_35x45_일반증명사진 (1) ▲김연숙 기후에너지부장.

[이슈&인사이트] 전쟁이 만들어내는 위기와 기회

박세원 S&P Global 상무/거시경제·국가리스크 한국 총괄 역사적으로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은 세계 경제와 지역 경제에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극심한 불확실성을 몰고 왔다. 이런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면 전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영향을 항목별로 조목조목 따져보고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전쟁으로 발생하는 불확실성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무역과 공급망 이슈이다. 전쟁은 국제 무역 및 공급망을 교란시킨다. 인프라 파괴, 봉쇄, 제재 등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흐름이 중단돼 필수 상품의 부족과 비용 증가를 유발한다. 이는 분쟁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국가 뿐만 아니라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상품 가격의 변동성이다.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상품 가격의 변동성을 초래한다. 특히 석유가 풍부한 지역의 갈등은 유가 변동을 초래한다. 에너지 자원 공급 불안정성은 전세계적으로 기업과 소비자의 비용을 증가시켜 우리나라 같이 대외 자원에 의존하는 산업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셋째, 투자 및 자본 이동과 그에 따른 통화 가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쟁은 불확실성의 분위기를 조성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감소시킨다.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시장을 추구함에 따라 외국인 직접 투자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자본 유출을 발생시킨다. 이는 분쟁에 연루된 국가와 주변 지역 국가의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글로벌 금융 시장과 무역 관계 변화와 연결된다. 투자자들이 분쟁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투자를 자국으로 회수하거나 다른 나라로 옮긴다면 환율과 투자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넷째, 지역 및 글로벌 경제 둔화를 불러온다. 전쟁으로 인한 무역 중단이 만들어내는 불확실성은 경제 성장을 둔화시켜 안정적인 시장에 의존하는 기업과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에게는 오히려 High-Intelligence 기반의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전략을 마련해야 될 시점이자 기회다. 연관 국가들의 국방 및 안보에 대한 군비 지출에 대한 단기적인 대응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전쟁에 연루된 나라들이 경제적 불확실성을 해결하고 분쟁 후 피해를 입은 경제를 재건을 위해 외교, 원조, 재건 및 안정성을 육성할 때 우리가 지능적으로 기여하면서 혜택을 누릴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도 전쟁을 치르는 나라들의 피해는 전략적으로 접근한 다른 나라들의 이득으로 연결됐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물자가 부족한 유럽국가들에 미국은 무기와 상품을 팔아 경제대국이 됐다. 일본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누렸고, 우리나라도 베트남 전쟁 참전을 통해 50억달러에 달하는 외화를 벌어들였다. 지역 및 글로벌 제조 공급망과 메쉬 네트워크의 주된 노드처럼 긴밀하게 연결된 우리나라의 산업 생태계는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과 리스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자국의 이익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이 전쟁의 큰 영향을 받고 있으니,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원자재와 부품을 조달, 가공, 생산을 통해 최종 고객에게 전달할 때 정치적 논리보다는 경제적인 논리를 펼쳐야 할 시점이다. 고유가· 고물가를 야기하는 전쟁의 여파가 우리에게 단기적으로는 ‘마이너스 경제’라는 위기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치밀한 외교전략을 통해 전쟁 자원을 전략적으로 제공하고, 전후 복구 사업에 참여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박세원 S&P글로벌 한국지사 상무 박세원 S&P Global 상무/거시경제·국가리스크 한국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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