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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PF시장 부실과 디레버리징

썰물이 오면 준비되지 않은 배는 갯벌에 남겨진다. 마찬가지로, 최근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아래에서 신용 창출이 제한되면서 한때 넘쳐나던 부동산 시장의 자금도 말라가고 있다. 이 상황은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 큰 도전이 되었다. PF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데, 이 시장은 전반적인 신용 상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펌프로 아무리 물을 가져다 댄다한들, 기존의 신용흐름이 막히면 PF 시장의 '배'는 쉽게 떠오르지 못하고 갯벌에 갇혀 버린다. 경제에서 신용은 마치 생명수와 같다. 특히 PF 시장의 경우 이 '생명수'가 얼마나 원활하게 흐르느냐가 생존에 결정적이다. 자산 가격이 결정되는 방식을 이해하면 현재 PF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투자자들에게는 리스크를 감안한 적절한 자산 수익이 기준금리나 단기금리 이상이 되어야 한다. 만약 어떤 자산의 예상 수익률이 낮다면 해당 자산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가격도 떨어진다.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면 장기 보유가 예상되는 자산의 가격은 더욱 크게 떨어진다. PF 프로젝트들은 미래에 완성될 자산의 가치에 기반하며, 높은 금리 환경에서는 이러한 미래 자산의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높은 리스크와 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PF 같은 신용 거래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금리의 변화는 PF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현재와 같은 부실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PF 시장이 직면한 문제들은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 원인을 파악하려면 먼저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인플레이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과거 30년간 보아왔던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로 공급 문제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지정학적 위험과 같은 구조적 문제들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험했던 저금리 시대의 도래는 어려워 보인다. 저금리는 대출 비용을 낮추어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지만, 현재와 같은 금리 수준이 오랫동안 유지된다면 PF 시장의 문제는 단기간 내에 해결이 어려울 것이다. 이는 높은 금리가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투자자들이 고위험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PF 프로젝트는 주택공급과 관련이 있으므로 주택 수요에도 영향을 받는다. 2017년 이후 주택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평균 연소득의 20배에 달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러한 높은 주택 가격 때문에 대부분의 수요자들은 주택 구매를 위해 대출을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다. 현재 가계 대출은 GDP 대비 105%에 달하며, 전세 보증금까지 고려하면 그 비율은 160%까지 치솟는다. 이처럼 높은 가계 부채 비율은 주택 시장의 수요를 억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사람들이 빚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PF 시장의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에서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 2008년의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가계부채 감소, 즉 디레버리징을 겪었다. 주택시장은 단기적으로 침체했지만 디레버리징을 통해 장기적으로 주택수요의 안정을 되찾으며 주택가격은 재차 상승한다.이와 비슷하게 캐나다와 호주에서도 디레버리징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계부채 감소 노력은 결국 주택가격의 지속 가능한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정부는 가계대출의 위험을 줄이려는 몇 가지 조치를 도입했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수요 감소를 초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사례와 같이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의 디커플링이 이루어진다면, 부동산 시장도 다시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PF 시장이 직면한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다. 김수현

[기자의 눈] 시중은행을 향한 금융당국의 불편한 시각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 기준안에 대한 파장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연일 은행 등 판매사를 향해 ELS 분쟁조정안을 토대로 자율적으로 배상을 실시하라는 메시지를 숨기지 않고 있고, ELS 투자자들은 금감원의 배상비율이 자신들의 성에 차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다른 판매사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내부적으로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배상을 하냐 못하냐, 배상 규모가 적절했냐 안했냐 등을 논하기 이전에, 금융감독원이 전체 은행권을 마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불완전판매까지 불사하는 기업이라고 일반화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과거 은행들이 ELS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불완전판매까지 불사한 일부 영업점도 있는 반면, 금융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 영업점, 직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ELS 배상비율에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판매원칙 위반 정도에 따른 기본배상비율을 20~40%로 설정했다. 소비자 보호에 진심인 영업점을 격려하고, 그렇지 않은 영업점은 일벌백계하는 식으로 구분하려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은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찾을 수 없다. ELS 배상안의 적정 규모와 별개로, 금융당국이 각종 금융 사고를 무기삼아 시중은행들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 것도 편치 않다. 금융감독원 은행부문 부원장보가 이달 12일 은행, 은행지주회사 임직원과 은행연합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4년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은행권이 견고한 안정성, 수익성을 시현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은행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특히 “단기 성과위주의 조직문화와 기존 금융관행에 안주하면서 장기 성장비전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것이 그 원인 중 하나"라고 일갈했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금융소비자보호에 100% 진심인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자신 있게 100% 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의 여러 발언과 행보를 종합해보면, 당국 스스로 우리나라 모든 시중은행과 임직원들이 손쉽게 돈을 벌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불완전판매까지 불사하는 기업이라고 단정 짓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시중은행 모두를 향한 손쉬운 비난은, 자칫하다 금융당국의 감독 기능에 대한 의구심과 당국, 소비자, 판매사 간에 보이지 않는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금융소비자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부터 바뀌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총선 등 외부의 정치적 메시지에 휘둘리지 않고, 금융사들이 금융소비자보호에 더욱 매진하도록 은행 사례별로 격려와 질책을 확실하게 가동해야 한다. 그래야만 은행들도 뼈아픈 반성으로 사모펀드 사태의 재발을 막을 것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데스크 칼럼] 시대의 갈림길에 선 K건설

2024년은 훗날 국내 건설업이 운명의 갈림길에 놓였던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건설업은 한국이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경제 대국 반열에 오르는 동안 사회 인프라 구축, 주택 건설·일자리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해왔다. '중동 신화'를 통해 달러를 벌어들이며 해외 시장 개척을 개척했다. 첨단 공법을 통해 전 세계를 선도하는 미래 기술 개발에 앞장서 'K 건설'의 위상을 구축했다. 하지만 2020년대 중반을 향하는 현 시점에서 K 건설은 분명히 위기다. 단순히 경기 순환 싸이클 상에서의 침체·악화 수준이 아니다. 우선 인구 감소라는 '이전에 겪어 보지 못한 사회'가 절벽으로 다가왔다. 더 이상 서울의 인구는 늘어나지 않는다. 소도시 농촌 지역들은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구도심은 썩어가고 빈 집들이 즐비하다. '구조적으로' 주택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덩달아 건설업은 '사람 장사'인데, 산업재해가 빈발하고 3D업종인 탓에 전문 인력 공급이 비상이다. 기후 위기도 직면한 심각한 도전이다. 신기술, 신소재, 신공정을 개발하고 에너지원을 바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애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다.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등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에도 적응해야 한다. 국내 시장 상황도 중차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서울에서 1980년대 이전까지 지어졌던 저층 주택·아파트들의 재건축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에서 공사비 급등까지 겹쳐 재건축 시장은 갈수록 위축될 전망이다. 주택 가격이 역대 최고점에 이른 반면 국민소득 등 경제 발전은 주춤하다. 3기 신도시 등 신규 건설도 장기 불황에 지체될 가능성이 높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큰 걸림돌이다. 미국이 물가를 어느 정도 잡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금리가 대폭 낮아질 리는 만무하다. 사상 최고 수준인 가계빚을 자극했다간 큰 후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함부로 내릴 수는 없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 가계빚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886조원대에 달한다. 특히 부채상환비율(DSR), 즉 가계 소득 중 빚을 갚기 위해 쓰는 원금·이자의 비율이 13%대에 달해 주요 17개국 중 호주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독일은 6~7%에 불과하다. 그만큼 가계빚을 자극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소비가 줄어드는 등 거시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주택 수요도 감소한다. 해외 진출도 여전히 어렵다. 가장 큰 시장이었던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내재화로 돌아선 후 우리나라 해외 건설 수주액은 10년새 700억달러대에서 300억달러대로 쪼그라 들어 쉽게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등 중동 지역의 신개발붐에 희망을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격변의 시기, 갈림길에 놓인 국내 건설업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 발전도 지체된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도시의 노른자위 재개발·재건축은 거의 다 소진됐고, 이제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단지들이 낡아가고 있다. 더 이상 주택건설 만으로 노다지를 캐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대규모 신도시나 대형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등의 건설도 지체될 수 있다. AI와 ICT를 활용한 새로운 건설 기술 개발에 힘써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특히 기후 위기에 적합한 신재생·친환경 저에너지 신기술은 필수다. 무엇보다 해외 시장 개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와 금융권, 건설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인 전략과 지원 방안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 마침 건설사들도 최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요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다. 인류는 눈깜짝할 새 달과 화성에 식민지를 만드는 등 우주 개척 시대를 열 수 있다. 달나라에 가서도 인간에게는 짓고 만들고 꾸미는 '건설'은 필수다. 김봉수 기자 bskim2019@ekn.kr

[EE칼럼] 탄력 받는 미국 전기차 고속 충전시장

조셉 김 한미에너지협회 이사장 미국에서 전기자동차 판매가 크게 늘면서 미국 내 많은 고속충전소의 평균 가동률이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거의 2배로 증가했다. 전기차 중전 사업을 위한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는 'Stable Auto Corp'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Tesla가 운영하지 않는 미국 고속충전소의 평균 활용률은 1월 9%에서 12월 18%로 2배 늘었다. 달리말하면, 전국의 모든 고속충전기가 하루 평균 거의 5시간 동안 연결돼 있었다는 것이다. 완속 중전기의 활용률은 2023년 1월 4.9%에서 2023년 12월 6.5%로 완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Stable Auto는 전기차 고속 충전소가 수익을 창출하려면 약 15%의 시간 동안 충전을 제공해야 한다고 추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3년 미국 고속 충전소의 평균 활용률이 18%라고 하는 것은 처음으로 충전소 사업이 흑자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완속 충전기의 사업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전기차 고속충전소 운영 사업자인 EVgo의 경우 미국에서 약 3분의 1이 2023년 기준 활용률이 최소한 20% 정도를 넘겼다. 물론 아직까지 67% 이상의 고속충전소가 적자이지만 향후 3년 안에 괄목할 만한 수익성의 성장이 기대된다. 블룸버그 그린(Bloomberg Green)의 연방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2023년 한 해에 거의 증가한 수치이다. 2023년 말까지 미국 내 고속충전기가 보급된 곳이 거의 8000곳에 달한다. 이는 미국 내 보급된 주유소 16개당 급속충전소가 하나씩 있게 된 것이다. 미국내 고속충전기가 수익을 내기 위한 최소한의 활용률이 15%라고 이미 앞에서 설명을 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 전역에서 15% 활용률을 넘기고 있는 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캘리포니아 24%, 오리건 17%, 워싱턴 17%, 네바다 28%, 애리조나 16%, 텍사스 23%, 미네소타 20%, 일리노이 28% , 인디애나 16%, 플로리다 23%, 버지니아 16%, 펜실베이니아 26%, 델라웨어 16%, 뉴욕 20% , 코네티컷 26%, 뉴저지 27%, 메사츠세츠 21%, 뉴햄프셔 20% 등이다. 가장 고속충전기 활용률이 높은 주는 일리노이주와 네바다주로 28%나 된다. 앞에서 제시된 각 주별 고속충전기 평균 활용률 수치를 보면 각 주의 전기차 보급률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2023년에 약 천 개의 새로운 고속충전소가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속충전기 활용률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고속충전기 고장율이 평균 15% 이상인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더 고무적인 수치이다. 지금까지는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장애물이 부족한 충전시설이었다. 그러나 고속충전소의 사업성이 좋아지고 연방 및 주 정부 지원 자금까지 더해짐으로써 더 많은 장소에 더 많은 충전소가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전기차 구매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져서 전기차보급이 더 활성화될것이다. 그러나 고속 충전기 시장이 한 가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고속 충전소는 사용 시간의 약 15%가 될 때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지만, 활용률이 30%에 도달하면 충전소에 충전을 하려는 전기차가 많아지고 충전기가 지속적으로 사용됨으로 인하여 전기차 충전을 위한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해당 장소에 추가적인 고속 충전기 설치가 요구된다. 이 현상은 Tesla 충전소에서 일어날 수 있다. 현재까지는 Tesla 충전소는 Tesla 차량 소유주들의 전유물이었다. Tesla의현재 고속충전기의 평균 활용률이 25% 이상을 넘어가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대기시간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상황이다.여기에 정부와의 협의를 통하여 연방지원금 혜택을 받는 조건으로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가 만든 차량에게도 Tesla충전소를 개방해야 한다.이로 인하여 Tesla충전소에서도 대기시간이급속도로 길어져서 기존 Tesla 차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최근 전기차 수요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지만, 전체 전기차 충전 수요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새로운 장소에 고속 충전기 설치 수요뿐만 아니라 기존 충전소 내 추가 설치 수요가 겹쳐서 2024년 이후에도 고속충전기 시장이 더욱 성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활용도 데이터에 따르면 한때 낮은 활용도로 인해 투자 수익이 불투명했던 고속 충전소 사업이 이제 미국 여러 주에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주행거리가 더 크고 더 빠른 충전 차량이 요구되는 전기차가 시장에 지속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즉 한국의 충전사업자 뿐만 아니라 수익성 있는 미래 사업을 찾고 있는 기업들이 미국 고속충전소 사업을 적극 검토할 때이다. 조셉김

[이슈&인사이트] 무리한 의료개혁, 대학교육도 흔들린다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추진 중ㅇ인 의료개혁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심각하다. 1만 명이 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가 병원을 떠났고, 의대 학생들도 학업을 중단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의대 교수조차 집단 사직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의사 수 증가로 인식하는 여론조사를 믿고 밀어붙이는 결과다. 의료 체계가 마비되는 혼란의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대학입시를 8개월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의 입학정원 증원은 고등교육법 제34조 5(대학입학전형계획의 공포)'에 분명하게 규정된 대학입시 4년 예고제'를 무시한 파행이다. 1981년 국보위 시기의 혁명적인 졸업정원제 이후 조령모개(朝令暮改)식으로 뜯어고쳤던 대입 제도 수시 개편에 따른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1995년 5·31 교육개혁에서 처음 도입한 제도가 '예고제'다. 대학의 입학정원을 교육부가 쥐고 있는 현실에서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33조 ③항의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학과 개편 및 정원 조정이 있는 경우'를 교육부 장관이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하면 '예고제'는 통째로 사문화(死文化)돼버린다. 의료개혁을 위한 의대 입학정원의 조정이 '대학 구조개혁'에 해당한다는 교육부의 주장은 억지다. 의대의 입학정원을 확대한다고 당장 의사의 수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2025년에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은 아무리 빨라도 2035년이 되어야만 제대로 된 의사로 활동하게 된다. 의예과·의대 6년을 마치고 의사면허를 받고 나서도 다시 4년 이상의 전공의·전임의 수련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에 대한 정부의 압박도 지나치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공직자도 선거를 핑계로 사표를 던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수련 과정의 전공의가 전문의의 길을 포기하겠다는 것을 정부가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시도는 법치가 아니다. 오히려 헌법 제15조에 명시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면허정지'가 사법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을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더욱이 전공의가 수련병원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도 아니다. 1년 단위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이다. 계약 연장을 포기하고 수련병원을 떠난 전공의·전임의가 일반의로 취업하는 것을 막는 것도 억지다. 수련병원을 전문의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보건복지부의 주장도 비현실적이다. 오히려 6년 후 100개 수련병원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 지금도 수련병원은 37%의 전공의와 16%의 전임의에 의해서 운영되는 비정상 상태다. 수련병원은 36시간 연속 근무와 주당 77.7시간의 살인적인 근로를 강요하고,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보수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의대 정원은 한꺼번에 65%나 늘이면 100개 수련병원은 87%가 수련의로 채워지게 된다. 전문의의 수련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도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상급종합병원을 무턱대고 수련병원으로 전환할 수도 없다. 수련의를 지도할 '교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대 입학정원의 지나친 증원이 대학 사회에 미치게 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은 아무도 거부할 수 없는 대세다. 신입생만 의대로 쏠려가는 것이 아니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재학생의 이탈이 더 심각한 문제다. 전국의 자연대·공대·약대가 초토화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가 애써 만들어 놓았던 반도체 계약학과도 유탄을 피하기 어렵다. 파장은 이공계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기하·미적분을 선택해서 문과계열의 학과에 진학한 재학생도 이동의 기회를 엿보게 된다. 의대 증원의 파장이 가라앉을 때까지 전국의 모든 대학이 재학생의 연쇄 이동으로 감당할 수 없는 몸살을 앓게 될 수밖에 없다. 사교육 시장만 호황을 누리게 된다. 의사를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해서도 안 된다. '자유·공정·정의'를 외치면서 '성공한 과학대통령'을 꿈꾼다는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 이덕환

[기자의 눈] 최저 시급에 맡겨진 대한민국 하늘 관문 보안

연간 약 92만편 운항(2019년), 국제공항협의회(ACI) 인증 세계공항서비스평가 세계 1위. K-공항 플랫폼 해외 수출. 모두 국내 공항들이 거둔 빛나는 실적이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1년 기준 평균 연봉이 8985만원, 한국공항공사는 6850만원에 달했다. 한국공항공사는 공기업인만큼 타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직업 안정성까지 보장돼 신입 사원 공개 채용 경쟁률이 500대 1을 넘은 적도 있어 가히 '신의 직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공항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모두가 비슷하거나 같은 조건 아래에 있는 건 아니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은 언제나 인파로 붐비는 곳이다보니 보안 관련 각종 사건·사고들이 터지기 십상이어서 관리 측은 보안 검색 요원을 출국장 등 곳곳에 배치한다. 이들은 6개조 4교대로 투입돼 12시간 이상의 고강도 근무를 버텨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손에 쥐는 돈은 최저 시급 수준이다.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공항 보안 검색 요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만난 17년차 유민송 전국공항노동조합 보안본부장은 “새벽 4~5시에 근무를 시작해 오후 9시에 퇴근하지만 월급은 200만원 언저리"라고 하소연했다. 보안 요원들의 기본급은 180만원 선이고, 식비는 15만원을 하회한다는 전언이다. 이런 이들에게 공항 당국은 직급이나 직책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이들을 단순 노무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니 이들은 새벽에 출근해도 시간당 만원 남짓한 급여를 받는다. 최근 항공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공항별 처리 인원도 덩달아 늘어 이들의 근무 여건은 날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밥도 제때 챙겨먹지 못하는 건 예삿일이고, 화장실에도 못가 방광염에 시달리는 이들도 있다. 그런 가운데 이들의 책임은 막중하기만 하다. 현행 항공보안법에 따라 위해 물품 검색 실패 시 보안 검색 요원들은 고강도 처벌을 면할 길이 없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들이 열심히 일할 동기 자체가 없어 금방 관두는 사례가 많고, 현장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해 남아있는 이들의 업무 강도만 높아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보안 업무 자회사 '한국공항보안'의 외부 회계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도 인건비 총액은 16억1986만원이었고 당해년도 임직원 수는 2107명으로 집계됐다. 인당 평균 76만8801원인 셈이다. 이런 터무니 없는 수준으로는 공항 시설 보안을 담보할 수 없다. 오늘도 악조건 하에서 최일선에서 묵묵히 공항 안전을 지켜내는 무명의 영웅들에 대한 관심과 인식 제고, 그에 따른 합당한 대우가 시급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E칼럼] 기후문제, 산업과 통상의 문제다

최근 국내외 정세변화 양상을 보면 가히 대전환기적 상황이라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미·중 패권경쟁과 헤게모니 다극화 속에서 새로운 국제질서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예상치 않은 전쟁의 발발이나 동맹체제의 변경과 같은 외교 안보 질서의 변화도 크지만, 국제 산업통상 질서의 변동은 더 가파르다. 공급망 안정화와 일자리 창출이 맞물리며 그동안 글로벌 경제 질서를 지배한 자유시장 기반의 세계화가 퇴조하고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표현한 “국내중심경제학(Homeland Economics)의 시대"가 오는 듯하다. 국제적으로는 다양한 무역규제, 국내적으로는 국가 주도 산업 정책의 부활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강력하게 추동하는 요인 중 하나가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전 세계가 동시에 전개하고 있는 탈탄소 전환이다. EU는 탄소국경조정(CBAM)을 통해 EU에 수출하는 타국의 상품에 대해 EU 수준의 탄소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방식으로 EU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메커니즘을 작동하고자 한다. 2023년부터 과도기를 거쳐 2026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들고 나왔는데, 총 7370억달러 재원 중 4400억달러를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대응 등 녹색산업에 투여,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기후 입법안으로 평가받는다. 이 정책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탄소중립 관련 제품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자국 산업 보호나 해외 클린산업 유치를 추진하는 적나라한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이다. 민간의 자발적 캠페인인 RE100도 각국의 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RE100은 애플, 구글, 3M 등 글로벌 기업 400여개가 참여하여 이 기업에 납품하는 각국의 수천개 기업들에게 재생에너지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 이러한 각국의 기후정책들은 탄소중립을 명분으로 자국 산업의 탈탄소 전환과 산업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글로벌 산업통상 질서와 연계되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우리 현실과 타국의 전략을 정확하게 진단하여 제대로 된 탈탄소 전환 정책 및 산업 통상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국가경제의 존망이 걸린 중대사다. 그러나 정부는 우리가 갈라파고스에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국제적 추세와 동떨어진 정책을 펼치거나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재생에너지 생산 목표의 하향 조정과 원전 강화 정책이다. 지난 정부에서 2030년에 30.2%로 설정했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21.6%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원전 비중은 23.9%에서 32.8%로 높였다.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기업들의 RE100 대응이다. RE100은 비록 민간의 자발적 캠페인이지만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동참을 약속하고 실제로 부품과 소재를 조달하는 연관기업에도 RE100 준수를 요구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 기준이 되었다. 삼성, SK 등 우리의 핵심 기업들도 모두 참여하고 있다. 공급망 체계 안에 있는 국내 부품 및 소재 기업들도 이미 기준 준수를 요구받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이들에게 재생에너지를 충분하게 공급하는 것이다. 원전도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이니 괜찮지 않느냐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RE100에 원전을 포함하지 않는 것은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어버렸다. RE100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 이미 수출길이 막힌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위험성을 예견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공급이 원활하고 여기에 더해 보조금까지 지원하는 미국 등으로 빠르게 이전하고 있는 현실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을 시행한 이후 1년간 외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 건수 중 한국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탄소중립의 실현과 기후위기 대응 관련 글로벌 산업통상 규제를 돌파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인 재생에너지의 획기적 증대를 위한 정책을 시급히 펴야 한다. 독일이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증대를 위한 초강력 정책패키지인 '부활절 패키지'와 같이 국가가 총력으로 정책드라이브를 걸어가는 시도가 우리에게 절실하다. 서왕진

[김상호 칼럼] 4.10 이후 여야 ‘총선백서 발간’ 필요

4.10 총선을 앞두고 하남지역 후보 공천이 여야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여야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후보 공천 과정은 여야 모두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내부 잡음과 파열음이 터졌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역 정당 당원은 물론이고 시민이 이맛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는 중앙당이 하남시 2곳 전략공천을 재고하고, 1곳이라도 지역 후보자를 포함한 전략경선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건의는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중앙당 전략공천 기준이 일관성 있게 적용됐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강병덕-오수봉 두 후보는 고뇌 속에 이를 수용했습니다. 선당후사를 기억하겠습니다. 하남 민주당 지역위원회가 당원 권리를 보장하는 지역 후보자 참여 경선을 1곳도 대변하지 못한 대목은 하남 민주당 지역위원회의 뼈아픈 과제로 남게 됐습니다. 국민의힘 역시 하남갑 지역에서 헌신한 당협위원장을 하남을 선거구로 옮겨, 특정인을 배려한 듯한 무늬만 경선을 도입했습니다. 이번 22대 총선 양당 지역공천과 지역정치를 보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선출직 공천과 민주적인 지역위원회 운영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생각합니다. 첫째, 필요조건은 양당 모두 총선 이후, 하남시 공천 사례가 공정했는지, 지역 당원 권리를 존중했는지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2022년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은 당내 갈등을 우려해 '대선백서'를 발행하지 못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이는 총선 관련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대선 평가가 이뤄졌다면 공천 혁신 통합력이 높아졌을 것입니다. 향후 '총선백서'를 만들어 민주당 통합 기반을 만들고, 풀뿌리 지역 정치인을 품는 공천제도 혁신을 계속해야 합니다. 민주당 전략지역이던 용인(이언주 후보, 지역 후보 3인 경선)-화성(지역 후보 3인 경선)-안산(경선 방식 변경, 3인 경선)-의정부(영입인재 1호와 지역 후보 2인 경선) 등 4곳과 비교해 하남시 갑을 2곳을 모두 전략공천으로 결정하고, 6인 예비후보를 모두 배제한 점은 형평성에 분명 어긋납니다. 하남 국민의힘 역시 4년간 하남갑 출마를 희망했던 1등 예비후보를 다른 지역으로 배제한 경선과정을 성찰하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충분조건입니다. 이제 본선 후보들이 지역 정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돌이켜보면 2020년 하남시 지방선거 시-도의원 공천은 여야 모두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공천에 대한 기준 없이, 자기 사람은 경선 없이 단수로, 시-·도의원 후보자들을 공천했습니다. 민주당은 현역 시-도의원들이 예비후보 경선기간에는 특정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하지 못하게 돼있습니다. 그러나 하남 국민의힘 시-도의원들은 모두 현 당협위원장 예비후보를 지지선언을 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하남 정치문화 혁신을 위해, 민주적인 지역정당 운영, 시-도의원 선출 정책이 절실합니다. 일례로 이번 광주시 총선에 출마했던 박해광 예비후보(국민의힘)의 '민주적 공천 공약(안)'을 소개합니다. 박해광 예비후보는 “국회의원이 된다면 광주시을 지역에서 시-도의원 후보자격 심사 시 최소기준을 마련해 운영하겠다"며 그 최소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연간 100시간 이상 봉사활동 실적을 비롯해 △연간 100만원 이상 공익기부 실적(청년후보 감액 가능) △후보심사 신청일 이전 2년 이상 해당 지역 실거주 △책임당원 200명 이상 확보 및 1년 이상 유지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시-도의원이 되려고 하는 후보들 시선과 행동은 시민이 아니라 지역위원장 또는 국회의원에게만 맞춰져 있어, 바른 정치가 이뤄지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그의 진단에 공감합니다. 양당 공천 결과에 대한 평가는 이제 국민 몫이 됐습니다. 총선을 통해 공천 혁신 성적표, 즉 당선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총선이 끝난 후 정치혁신과 자치분권시대를 위해 여야 모두 객관적인 총선 공천 평가와, 민주적인 지역 정당 운영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실천하기를 기대합니다. 김상호 전 하남시장 kkjoo0912@ekn.kr

[기자의 눈] “넷째가 아니고, 넷제로요”

최근 20대 후반의 지인과 얘기를 나누다 안타까운 경험을 했다. 그 지인은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았다. 에너지 및 기후변화를 담당하는 본 기자로서는 아는체 좀 하며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러다 '넷제로'(net zero)가 나왔다. 지인에게 넷제로를 아냐고 물으니 “넷째요?"라고 되물었다. “아니. 넷제로. n.e.t.z.e.r.o요"라고 하자 “그게 뭐죠?"라며 생전 처음 듣는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기후변화 전문용어인 넷제로는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뜻으로, 우리말로는 '탄소중립'으로 해석해서 부른다. 넷제로는 2015년 12월 이후로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 중 하나일 것이다. 당시 195개 당사국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 모여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2021년 9월 영국 글래스코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넷제로를 선언했고,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국가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하는 2050 넷제로를 선언했다. 2050 넷제로는 국가 경제분야 최상위 정책이 됐기 때문에 기자들 중에 넷제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본인도 지인이 당연히 넷제로를 알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물었는데 뜻밖의 대답이 오자 약간 당혹스러웠다. 넷제로가 선언된지 2년 반이 됐는데, 아직도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가만 생각해보면 요즘 들어 넷제로, 탄소중립, 친환경이란 단어가 정책에서, 정치에서, 사회에서 전보다 덜 사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비근한 예로 우리나라 정책 최고결정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경제방향을 설명하는 민생토론회를 19차까지 살펴봐도 넷제로, 탄소중립, 친환경이 주제가 된 적은 한번도 없으며 심지어 단어 조차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넷제로를 언급하지 않으면 정책에도 없고, 정치에서도 빠지게 되며, 결국 미디어에도 나오지 않게 돼 일반인들은 넷제로가 넷째로로 밖에 들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넷제로 시계는 째깍째깍 돌아가고, 청구서는 다가 오고 있다. 결제는 국민 몫이니, 최고 결정권자가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는 넷제로를 알아야 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쓰레기 전쟁, 경제논리로 풀어야

수년전부터 폐플라스틱·폐비닐 등 가연성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시멘트, 자원순환, 열분해 업계가 엄청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넘쳐나는 쓰레기를 해외로 수출했다가 반송되어 오고, 처리가 곤란해지자 소각 매립 등을 전문으로 하는 폐기물 업체의 주가가 하늘찌르듯 올라가던 때와 비교하면 정말 격세지감이다. 자원순환 혹은 폐기물 처리 자체가 서로 경쟁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이라, 환경 경제학자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폐기물에서 나프타 등을 추출하는 도시유전 사업이나 플라스틱 재활용 방식이 자원을 순환시킨다는 개념에서는 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경제적 관점에서는 시멘트 소각장 운영에 필요한 유연탄 수입을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한다는 것도 수입대체효과 및 광의의 측면에서 볼 수 있는 자원순환이기 때문이다. 물론 열분해업, 물질재활용업, 소각업, 고형연료업, 시멘트, 석유화학업계가 폐기물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밀려나서 생존의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적인 사업성에 바탕을 두지 않은 정부지원 의존적 수익성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고 제한된 자원은 가장 효율적인 순번으로, 즉 높은 사업성에 따라 줄지어 배분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이 선의의 경쟁이 되기 위해선 광의의 경제학적 사업성이 엄격히 적용되고 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먼저 규제의 공평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업계 간 동일한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면 현재의 폐기물 자원의 시멘트 업계 쏠림 현상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사실 사업성이 가장 좋은 시멘트 소성로 연료로의 사용은 일반 폐기물 소각업에 비해 훨씬 완화된 배출 허용기준 및 오염물질의 배출량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불공평하게 느슨한 규제가 시멘트 소성연료로서의 높은 사업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사업성 즉 사적인 이익에 따라 자원의 배분이 일차적으로 이뤄지지만, 공익을 위해선 경제학에서 늘 얘기하는 외부성(Externality)이 고려되어야 한다. 외부성이란 한 경제주체의 행위로 인해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경제적 이익이나 손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거나 지불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예컨데, 폐기물의 자원재활용을 통해서 자원의 고갈을 막고 환경을 보호하는 등의 사회적인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면 양의 외부성이 인정된다. 반면 폐기물을 소각함에 따라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면 사회적인 부정적인 외부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단순히 사적인 이익을 감안한 사업성 만을 비교해 폐기물 자원의 배분이 이뤄져선 안된다. 외부성을 감안한 공평한 규제이 적용된 후에야 진정한 사업성 비교가 가능하다. 둘째, 기존의 재활용업계도 스스로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예컨데, 열분해 및 자원재활용업의 경우 생산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이 이뤄진다. 이를 배출권으로 인정받아 매매할 수 있으면 추가적인 수익이 발생한다. 물론 현 업계에서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탄소배출권으로서 인정받아 본인의 소유로 가져오기 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발급되는 배출권의 소유권을 두고 합의가 안돼 발급 자체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자원재활용을 통한 최종생산물의 납품처가 매우 제한돼 있는 경우가 많아 납품처에서 배출권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 막상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생산자 측에서는 탄소배출권으로 인증 받을 유인 자체가 사라진다. 이는 기업의 탄소배출 공시기준 중 가장 범위가 넓은 개념 (Scope 3)과 관련된 이슈로 협력업체와의 원자재 구매, 제품 판매 등 가치사슬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은 소유권이 모호할 수 밖에 없음을 감안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개입해 공익적 차원에서 실제 온실가스 저감이 이뤄지도록 업계간 권리관계를 명확히 해줘야 한다. 유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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