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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③]감사원은 권력의 칼?…정권마다 반복되는 ‘표적 감사’

정권이 바뀌면 감사가 시작된다.이전 정권의 장관, 기관장, 위원장은 '정리 대상'처럼 집중 감사를 받는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감사는 왜 늘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시작될까. ◇감사는 권력의 감시자인가, 권력의 수행자인가. 반복되는 '표적 감사' 논란은 감사원이 독립적 감시 기관이 아니라 정권 교체기의 칼날이 된다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사례는 그 일부였을 뿐이다. ◇권력 교체기, 감사는 어김없이 '정무화'됐다 정권 교체 이후, 이전 정권 인사나 정책에 대한 감사를 착수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개별 사건의 성격은 다르지만, 권력 교체기에 특정 인물 또는 정책에 대한 감사가 집중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특별감사, 문재인 정부 초기의 환경부 공공기관 인사 개입 사건, 산업부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 착수 등은 모두 감사원이 특정 시기 특정 인사를 향해 어떻게 작동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감사는 구조적으로 '표적화'가 가능한 제도다 감사원의 감사 착수는 감사원장 재량에 크게 좌우되며, 실제로는 감사 개시, 대상 선정, 범위 설정, 수사의뢰 등의 핵심 결정이 감사원장의 전결로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다. 이로 인해 자의적 운용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로 인해 감사는 전 정부 인사나 산하기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며, 정무적 의도가 개입됐다는 의심을 받기 쉬운 제도적 허점을 안고 있다. 특히 감사 결과와 무관하게 언론을 통한 '비위 프레임'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는 징계나 처벌 없이도 정치적 낙인 효과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감사가 감사받지 않을 때, 권력은 통제되지 않는다 전현희 감사는 감사원 내부 감사위원회에서 불문 처리됐다. 산업부 사례 역시 검찰 불기소로 귀결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법적 위법성은 없지만 정치적 논란은 증폭되는 구조를 보였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경우 실형 선고가 있었으나, 이는 '유일한 유죄 확정 사례'라는 점에서 오히려 예외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감사 개시' 자체가 정치적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감사는 본래 권력 감시의 제도지만, 그 칼날이 특정 시점 특정 인사를 향하게 될 때, 그 제도는 감시가 아니라 제거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복되는 '정권형 감사' 구조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유일한 실형,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문재인 정부 초기에 임명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산하기관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법정에 섰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에게 '스스로 나가라'고 압박한 정황이 공개되며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고, 결국 2022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표적 감사 논란 속 유일하게 유죄 판결로 귀결된 사례다. 감사 뒤 출마,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감사원이 산업부를 들여다본 직후, 감사원장이 대선 후보로 나섰다. 2021년 산업부 산하기관 인사 감사를 단행한 직후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은 사퇴했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 해당 감사는 수사나 기소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감사를 정치의 출발선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뒤따랐다. 불문 처리와 고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근태 문제부터 직원 대응 방식까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은 총 13건의 감사 대상이 됐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를 불문 처리했다. 전 위원장은 이를 '표적 감사'로 규정하며 감사원 고위 간부를 공수처에 고발했고, 사건은 현재 수사 중이다. 비위는 없었지만, 낙인은 남았다. 감사는 없었지만, 김오수 전 검찰총장의 사퇴 압박공식 감사는 없었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 측 인사들은 공개 석상에서 '김 총장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사퇴 압박'으로 해석했고, 김오수 전 검찰총장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감사 없이도 정무적 압력은 작동했다. ◇감사원의 칼을 누가 감시할 것인가 올해 7월, 감사 대상이었던 인물 전현희 의원은 감사원이 자의적으로 감사를 착수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이른바 '표적 감사 방지법'을 발의했다. 감사 대상이었던 그는, 이제 감사 제도를 바꾸려는 입법자가 되었다. 해당 개정안은 △감사 개시 전 감사위원회의 사전 의결을 의무화하고, △감사 결과에 따른 수사의뢰에도 내부 합의 절차를 명문화하며, △감사 대상자가 이의제기 및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제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제도개혁의 출발선일 뿐이다. 감사원의 권한 집중 구조는 여전히 건재하며, 실제 감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는 미흡하다. 감사원은 본래 권력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정권형 감사' 구조 앞에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감사는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그리고 감사원은, 지금 누구의 손에 있는가.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美와 협상기회 30~31일 단 이틀…정부, 막판 총력전

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5% 상호관세 부과를 일주일 앞두고 무역 협상을 가능한 한 유리하게 타결하기 위해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는 25일(현지시간) 한미 무역 협상 상황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불공정한 무역 장벽을 낮추고 미국 기업들을 위한 시장 접근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과 계속해서 생산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진행해온 무역 협상을 “생산적"이라고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워싱턴DC에서 지난 24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회담한 뒤 이날 오전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를 만났으며 이날 오후엔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과 다시 마주했다. 러트닉 장관과의 두 번째 협상은 원래 예정에 없었고 러트닉 장관의 자택에서 진행됐다는 점은 그가 지금까지 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일본과의 장관급 협상에서 잠정 합의점에 도달한 뒤 일본 협상단이 최종 관문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담판을 통과하도록 돕기 위해 지난 21일 밤 사저로 일본 협상단을 초청해 예행연습을 시켜줬다고 한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에 중요한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 관세를 담당하고, 미일 무역 합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대미 투자 펀드 조성을 먼저 제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어 그를 설득하는 게 1차적인 관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사정으로 연기된 '한미 2+2 장관급 회담' 일정도 조속한 시일내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며, 조현 외교부 장관도 오는 31일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을 만나 관세 협상을 측면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원활한 협상 타결을 예단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구글 정밀지도 반출, 온라인 플랫폼 규제 철회, 자동차 등에 대한 비관세 장벽 완화 등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두 국내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이라 각계 반발이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기로 한 것을 환영하면서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을 언급한 것도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요구받은 한국으로선 작지 않은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일부 비관세 장벽 완화와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협력 강화 방안 등을 제시하며 미국에 상호관세와 품목관세 인하를 요구해왔다. 정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미 투자를 확대하려고 하고 있으나 러트닉 장관이 한국과 일본에 처음에 각각 대미 투자 규모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4000억달러(약 550조원)나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결국 합의한 5500억달러(약 760조원)는 경제 규모가 일본의 절반도 안 되는 한국에는 매우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그렇다고 한국이 미국과의 협상 시한을 연장하며 이어가기에는 여건이 녹록지 않다. 8월 1일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가운데 미국은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큰 유럽연합(EU)과 중국과의 무역 협상도 진행하고 있어 한국에만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한국과의 협상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스코틀랜드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코틀랜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관세 협상 최종 담판을 짓는다. 이어 미국은 오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과 3번째 고위급 무역회담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미국의 무역 협상 3인방인 베선트 재무부 장관, 러트닉 상무부 장관, 그리어 USTR 대표 모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정을 고려하면 향후 미국 측과 대면 협상이 가능한 날짜는 오는 30∼31일로 좁혀져 한국 정부는 미국과 협상하며 시간과도 싸워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연금 사각지대’ 전방위 손질…與 이수진 의원, 개정안 발의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 개정이 본격 추진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무소득 배우자, 청년, 육아휴직자, 군복무자 등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민연금법 및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무소득 배우자의 국민연금 적용 △18세 청년에 대한 최초 국고지원 △육아휴직 기간 연금보험료 국가 지원 △군복무 전체 기간 연금 가입 인정 △기초연금 부부감액제 단계적 폐지 및 소득기준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현행법은 소득이 없는 배우자를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학업이나 군복무로 소득이 없는 27세 미만 청년 역시 연금 제도에서 배제돼 있다. 이 의원은 “혼인 여부나 생애주기 상황에 따라 연금 가입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가입자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무소득 배우자와 18세 이상 27세 미만 무소득자에 대한 적용제외 조항을 폐지하고, 18세 청년에게는 최초 3개월간 연금보험료를 국가가 전액 지원하도록 했다. 아울러 18세가 되는 시점에 소득이 없는 청년은 기준소득월액 하한액으로 자동 가입되며, 해당 기간의 보험료는 전액 국비로 납부된다. 소득이 있는 청년에게도 해당 3개월을 연금 가입기간에 산입하고, 이 역시 국가가 부담토록 했다. 육아휴직자에 대한 연금보험료 지원도 현실을 반영해 손질된다. 현재는 납부 유예 후 '추납' 방식으로만 보장되지만,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9~2023년 육아휴직자 중 실제 추납에 나선 비율은 0.69%에 그쳤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육아휴직 기간 중 연금보험료의 50%를 국가가 직접 지원하도록 했다. 군복무 기간의 연금 가입 인정도 확대된다. 현행법은 최대 12개월까지만 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군복무 전체 기간을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병역의무로 인해 발생하는 가입 공백을 제도적으로 메우겠다는 취지다. 기초연금에 적용되고 있는 부부감액제도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현재는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수령할 경우 각자의 연금액에서 20%를 감액하지만, 개정안은 이 비율을 2026년 10%, 2027년 5%로 점진적으로 축소한 뒤, 2028년부터는 전면 폐지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이 같은 개정안 내용 중 △18세 청년 첫 연금 국고지원 △육아휴직 연금보험료 국가 분담 △군복무 크레딧 확대 △기초연금 부부감액제 폐지 등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세운 핵심 연금 공약과 일치한다. 이수진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연금제도 밖으로 밀려난 사각지대 국민에게 최소한의 노후 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적 시도"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연금 공약 이행뿐 아니라, 연금의 실질적 보장성과 형평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정치보복·낙지부동 없앤다”…최대 피해자 이재명의 결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직권남용죄 남용 방지와 정책감사 폐지를 지시했다. 전 정권 국정과제 관련 공직자 처벌의 '정치보복' 고리를 끊어내고, 공직사회의 적극 행정을 장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이 밝힌 추진 과제는 △과도한 정책감사 폐단 차단 및 적극행정 활성화 △직권남용죄 남용 방지를 위한 법 개정 검토 및 수사 신중화 △민원·재난·안전 업무 및 군 초급간부 등 현장 공무원 처우 개선 △비효율적인 당직제도 전면 개편 △일 잘하는 공무원에 대한 포상·승진 확대 등 총 다섯 가지다. 이 가운데 제도 개선이 시급한 '직권남용죄'와 '정책감사' 관련 과제는 향후 100일 내 개선 완료를 예고했다. 이 같은 개혁 드라이브는 그간 직권남용죄가 정치적 무기로 활용되며 공직사회 전반에 불신과 위축을 초래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형사정책연구원이 2022년 발간한 '직권남용죄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직권남용죄 접수 건수는 1994년 300건에서 2019년 1만6880건, 2020년 1만6167건으로 54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소 인원도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에 53명으로 정점을 찍었으며, 이후 점차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적폐청산 작업이 마무리되던 시점과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기소의 상당수가 법원에서 무죄로 뒤집혔다는 데 있다. 2017년 5월 이후 2022년까지 확정된 직권남용죄 사건 40건 중 약 126개의 행위가 기소됐지만,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5건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특히 단일 혐의로 직권남용죄로 기소된 사건 7건 중 2건은 전면 무죄였다. 무죄 사유로는 △해당 공무원이 직무권한을 보유하지 않았거나 △상대방의 행위가 법적 의무가 아닌 사실상 보조업무였던 경우,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증거가 부족한 경우 등이 지적됐다. 이 대통령이 '정책감사 폐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같은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시기 통계조작·탈원전 정책 감사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 감사 등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된 정치감사 논란'이 공직사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해왔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정책 결정의 '당부'가 아닌 '절차적 위법성'만을 본다고 해명해왔지만, 실제 감사 실무에서는 정책을 집행한 공무원들이 형사책임을 지는 구조가 반복됐다. 이 같은 전례는 이 대통령 본인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발표한 '경기도 정기감사'에서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시행한 지역화폐 및 남북교류사업에서 발생한 지원금 횡령 사건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전임 시장·지사 시절 정책적 판단의 책임을 공무원에게 물을 때 얼마나 위축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본래 국가 정책의 위법성을 시정하고 경각심을 불어넣는 감사의 본 기능은 약화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오히려 '괜히 책임질 일은 만들지 말자'는 인식이 팽배해지며, 공직사회 전반에 소극행정이 만연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24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요즘은 복지부동이 아니라 '낙지부동'이라고 한다. 붙어서 아예 떨어지지도 않는다"고 지적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회에는 이미 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과 정책 목적의 '당부' 여부를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내용의 감사원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직권남용죄 개정을 담은 형법 개정안도 여럿 올라와 있다. 개정안은 △'직권'의 의미를 명확히 해 자의적 법집행을 막고, △현행법상 처벌 공백 상태에 놓인 '지위의 영향력을 이용한' 직권남용도 처벌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비상계엄 조치로 국민들 정신적 고통”…법원, 尹 손배 책임 인정

지난해 비상계엄으로 정신적 피해를 본 시민들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25일 시민 104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조치로 대한민국 국민들인 원고들이 공포, 불안, 좌절감, 수치심으로 표현되는 정신적 고통 내지 손해를 받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피고는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적어도 원고들이 구하는 각 10만원 정도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그 일련의 조치를 통해 국민들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마비시키고 국민의 생명권과 자유, 존엄성을 유지해야 하는 대통령의 임무를 위배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12·3 비상계엄 선포에 실체적·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비상계엄과 그 후속 조치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원고들에 대해 민법 제750조에서 규정하는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도 설명했다. 앞서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소송 준비 모임'은 지난해 12월 10일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권과 자유를 보장할 대통령의 임무를 저버려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1인당 1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준비 모임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국회 측 대리인을 맡았던 이금규 변호사가 꾸렸다. 이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을 대리하기로 했으나, 순직해병 특검팀의 특검보로 임명되며 원고 대리인단에서 사직하고 소송의 원고로만 참여했다. 이날 법원 판결로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다른 민사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5월 민생경제연구소 등 4개 단체는 계엄 사태에 따른 중소상공인들의 피해에 책임이 있다며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바 있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도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적이 있지만, 이는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위법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은 정치적 책임을 지는 데 불과할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해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산재 장애’ 李 대통령, SPC 공장 찾아 “유사 사고 반복 용납 못해”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저도 산재 피해자"라며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정말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업 중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통령이 직접 산재 사망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 시흥의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서 “산업 현장에서 유명을 달리한 노동자들의 명복을 빈다"며 “죽지 않는 사회, 일터가 행복한 사회, 안전한 사회를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이 공장의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윤활유를 뿌리던 중 컨베이어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 현장의 안전과 인권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온 이 대통령이 직접 사고 현장을 찾은 것은 반복되는 산재 구조를 뿌리 뽑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저도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재해 피해자이기도 한데, 그로부터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며 자신의 소년공 시절 산재 경험을 꺼냈다. 그는 과거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에 팔이 끼여 장애를 얻은 바 있다. 이어 “떨어져서 죽고, 깔려서 죽고, 끼어서 죽는 산재가 불가피하게 예측 못 한 상태에서 발생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고가 반복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예측 가능하고 방지도 가능한데 왜 반복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추측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예방을 위한 비용과 사고 발생 이후의 대가가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이 희생되는 구조라면 정말로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진 발언에서도 이 대통령은 노동 현장의 실태를 '후진국형'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고 국민소득이 4만 달러에 가까운 선진국이라는데, 현장만큼은 선진국 같지 않다"며, “앞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할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꼭 이 공장에서 있었던 사고뿐만 아니라,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의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자살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고, 교통사고와 산재도 많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간다"며, “새 정부는 각종 사유로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복한 사회가 못 될지라도, 불행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최소화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허영인 SPC 그룹 회장,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 김지형 SPC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SPC삼립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SPC 임직원과 노동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강희석 CJ푸드빌 음성공장장, 이정현 크라운제과 대전공장장도 자리했다. 정부 측에서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산업재해에 대해 엄정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시한 데 이어,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도 “산재 사망 1위 국가라는 말이 더는 나오지 않게 잘 대처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尹 정부 감세로 재정 악화”…與, 조세특위로 증세 나선다

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 개편안이 이달 말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시기의 '부자 감세'를 되돌리는 방향의 조세 정상화 기조를 공식화하며 증세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세수 파탄 때문에 국가의 정상적 운영도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재정이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아끼고 줄인다고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근본 해법은 비뚤어진 조세 기틀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당내 '조세제도개편특별위원회(가칭)' 설치에 나서기로 했다. 김 직무대행은 “특위를 중심으로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곳간이 비어 있는데 정상적으로 국가를 운영하려면 부자 감세로 인해 펑크난 재정을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수석부대표는 특히 “법인세만 달랑 인상한다고 보면 안 되고, 배당소득세 분리과세를 하는 것이 맞는지, 또 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해 기구를 통해 당내 논의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나라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기에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것은 증세가 아니다"며 “우리가 그동안 (부자감세 이전까지 유지해온) 재정 규모가 있는데 그것을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혁 수석대변인도 최고위 직후 “조세 제도에 세목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내용이 있고, 정기국회 때 예산과 함께 처리되는 것이 입법 과정"이라며 “이 틀에서 윤석열 정권이 망쳐놓은 국가재정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종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특위의 취지를 밝혔다. 민주당의 이 같은 기류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당정 간 정책 조율을 통해 증세를 포함한 조세 정의 실현 전략을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정부와 민주당 내부에서는 △법인세 최고세율 1%포인트 인상(24%→25%)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강화 △증권거래세 인상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이 가운데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은 당내에서도 논쟁 중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책을 섬세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결국 극소수의 주식재벌들만 혜택을 받고 대다수의 개미 투자자는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배당소득제 개편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한미 관세협상 비상’…대통령실, 오후에 통상대책회의 개최

한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25%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이 1주일 남은 가운데 대통령실은 25일 통상대책회의를 열어 한미 협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날 오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통상대책회의를 열어 한미 관세협상 전략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3실장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미 경제·무역 분야 2+2 장관급 회의'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전날 갑작스럽게 연기된 가운데 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한미 간 협상을 어떤 방식으로 끌고 가야 할지에 대해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탓에 회의가 미뤄진 것일 뿐 조속히 다음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협상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회의에서는 현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미국과의 다음 협상 일정 조율 방안 등에 대해 참석자들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다가 전날 귀국한 위 안보실장으로부터 방미 결과에 대한 보고도 이뤄질 전망이다. 위 실장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방미 기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앤디 베이커 국가안보부보좌관 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 등과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타결한 일본과의 무역 합의를 내세워 다른 협상국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연준) 청사 공사 현장에서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출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난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추는 것(buy it down)을 허용하겠다"고 답했다. 일본이 이번 무역 합의에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점을 들어 다른 협상국에 압박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이에 한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은 일본의 사례를 정밀히 분석하며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與 대표 출마 박찬대, ‘내란 동조’ 野 45명 제명 촉구안 제출

8·2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저지에 나섰던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실제 제명안은 아닌 정치적 압박으로 당 대표 경선에서의 선명성 강조 전략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결의안의 대상인 국민의힘 의원 45명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한남동 관저 앞에서 '인간 방패'를 자처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 시도가 집행되지 못했던 건 국민의힘 의원 45명이 윤석열 관저를 둘러싸고 '인간 방패'를 자처했기 때문"이라며 “법과 공권력을 향해 등을 돌리고 윤석열 얼굴만 바라보던 인간 방패 45인은 명백한 내란 동조범"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들은 지금도 국회에서 국민 세금으로 급여를 받으며 법률을 다루고 예산을 심사하며 심지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재명 정부를 흔들고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헌법을 무너뜨린 자들이 민주 정부의 정당한 권한을 부정하는 현실을 이대로 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앞서 이달 8일에도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내란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결의안은 사실상 그 연장선상에서 의결 가능성보다는, 제도적 상징성을 활용해 정치적 선을 긋고 전선을 구축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의원이 제출한 것은 제명안이 아니라 제명 촉구 결의안으로, 일종의 정치적 의사 표명에 해당한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해 본회의에 상정돼 과반수로 처리된다. 실제 제명안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3분의2(200명) 이상 찬성으로 통과된다. 제22대 국회에서 윤리특위는 아직 구성되지 않은 상태로, 민주당은 오는 29일 운영위에서 윤리특위 구성 안건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박 의원은 앞으로 제명안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윤리특위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 제명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정치적으로 힘을 모으고, 추후 구성되면 제명안을 내겠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11명의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제출돼 있다. 76년간의 의정 사상 제명안이 통과된 것은 1979년 10월 4일 김영삼 신민당 총재 단 한 차례 뿐이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건희 특검, 아크로비스타 자택·사무실 압수수색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 자택과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10분께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수사인력은 이날 오전 8시께 해당 장소에 도착했으나 압수수색 범위 등을 놓고 대통령경호처와 협의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9시 50분께는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도 투입됐다. 특검팀은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한 압수수색"이라고 알렸다. 최근 소환조사와 압수수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등 정치권 관여 의혹 및 코바나컨텐츠 운영 의혹에 관한 문서 자료와 PC 내 파일 등을 확보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이란 통일교 측이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이다. 청탁 내용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의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거론됐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통일교 측이 전씨에게 전달했다는 목걸이와 샤넬 백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들 물품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지난 18일 통일교 본부를, 21일에는 한국수출입은행, 기획재정부, 외교부, 국제개발협력본부 등 경제협력기금 운용에 관여하는 정부 기관을 각각 압수수색했다. 전날에는 통일교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2022년 6·1 재보궐선거 및 지방선거, 작년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들은 2022년 치러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그해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해줬다고 의심받는다. 재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포항·평택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작년 4·10 총선에서는 김 전 의원의 선거구인 경남 창원 의창에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여사는 이에 더해 코바나컨텐츠가 2015∼2019년 개최한 여러 전시회에 기업들이 참여한 것과 관련해 협찬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사건을 앞서 수사한 검찰은 2023년 3월 부부의 뇌물·청탁금지법 위반 등 의혹과 관련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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