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윤수현 기자]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거대 양당이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30%대의 저조한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여야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싸늘한 민심을 잡고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국면전환 카드를 고심 중에 있다.◇ 쇄신경쟁 나선 여야…국민의힘, 당 인선안 전격 개편 vs 민주당, 의원총회 정례화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집권 국민의힘은 최근 당 인선안을 전격 개편했다. 내년 총선 전략을 짤 홍보본부장에는 외부 전문가를, 당내 상설위원회 위원장에는 외연 확장을 위해 호남, 충청권 의원들을 내세웠다.국민의힘은 당 홍보 전략을 총괄할 홍보본부장에 ‘광고 전문가’인 송상헌 전 제일기획 국내비즈니스부문 광고팀장을 임명했다. 송 팀장은 제일기획에서 삼성전자 제품 광고와 KT 광고 등을 맡아온 광고전문가다.앞으로 온오프라인 홍보 기획·제작을 총괄하는 상근직으로 근무하며 내년 총선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국민의힘은 다른 상설위원회 위원장 13명도 함께 임명했다. 국민통합위원장에는 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지역구인 재선의 이용호 의원, 국가안보위원장에는 직전 정책위의장을 지낸 재선의 성일종 의원, 북한인권 및 탈·납북자 위원장에는 3선의 하태경 의원, 인권위원장에는 이창수 충남 천안병 당협위원장이 각각 임명됐다.법률자문위원장에는 판사 출신 비례대표 초선 전주혜 의원, 노동위원장에는 한국노총 출신으로 국회 환경노동위 위원인 김형동 의원, 통일위원장에는 서울 강북갑에서 재선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이 각각 선임됐다.중소기업위원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간사인 비례대표 초선 한무경 의원, 소상공인위원장은 홍철호 전 의원, 중산층·서민경제위원장은 김선동 전 의원, 약자와의동행위원장은 비례대표 초선 이용 의원이 맡는다.재정위원장은 중앙당 후원회 수석부회장인 강중구 산본제일병원 대표원장, 실버세대위원장은 이춘식 전 의원이다.민주당은 당 쇄신의 일환으로 혁신기구 구성에 착수했다. 당을 둘러싼 연쇄 논란으로 인해 떨어진 신뢰도를 복구하겠다는 취지다.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가지고 앞으로 정책 의총을 정례화하고 민주당의 가치와 비전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박광온 민주당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앞으로 정책 의총 성격의 의원총회를 정례화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그 문제를 상당히 논의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쟁점 법안이나 주요 정책에 대해서 토론을 활성화하고 의견을 수렴해서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의정 활동을 할 것인지, 국민들과 대화할 것인지, 폭넓게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그런 과정을 조금 더 강화하고 활성화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야 겹악재로 지지율 답보 상태…주류 정치인 불출마 선언설도한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고 한일관계가 정상화됐음에도 여당의 지지율이 답보하는데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비호감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의 잇따른 실언을 비롯해 소통을 하지 않는 ‘독단적’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화하면서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는 것이다.또 김기현 대표 체제에 흠결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이 ‘2021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라는 악재를 맞은 상황에서 내부 문제를 조속히 수습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내에서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은 각종 설화와 논란을 일으켰다. 김 대표가 김 최고위원과 태 최고위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1년, 당원권 정지 3개월을 징계했지만 징계 강도에 대한 차이가 있어 잔불이 남아있는 상태다.민주당은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부터 시작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의혹이 연달아 터지며 당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지금까지도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 화폐 투자 논란 여진이 계속되며 민주당에 대한 민심은 싸늘하다.이에 여야가 반전 카드로 주류 정치인들의 불출마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당에서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윤석열 핵심 관계자(윤핵관) 등이 총선을 불출마 선언한다는 것이다.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불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성 비위’ 문제가 발생하면 영구 복당 불허를 천명한 만큼 앞으로 탈당 인사 복당을 불허하는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다만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여야 주류 세력들의 불출마 설은 최후의 마지노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여야 지도부가 내걸은 ‘쇄신 카드’마저 표심잡기에 발휘되지 못하거나 쇄신 작업 이후에도 당안팎에서 퇴진론이 나올 경우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김철현 경일대 교양학부 교수는 "쇄신이란 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인선이나 정책 내용을 바꾸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정치권에서는 현재의 지도부 리더십이 흔들리지 않도록 유지하는 장치로 쇄신이라는 카드를 꺼낸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여당의 경우 김기현 대표와 윤핵관, 야당의 경우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 등이 지금 주류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모두 쇄신작업을 진행한 뒤 여론을 살피면서 총선 전략을 짤 것"이라며 "만일 지금 상태에서 여당의 지도부 설화, 야당의 사법리스트가 커지면서 쇄신 이후에도 당 안팎으로 퇴진론이 강해질 경우에는 최후의 방법으로 주류계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ysh@ekn.kr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