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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환율 순식간에 2% 급등…무슨 일?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7일 장중 2% 넘게 급등(엔화 약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최대 147.5엔까지 2% 넘게 급등하다가 일본 도쿄시간 오전 11시 17분 기준 달러당 146.69엔으로 소폭 진정됐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이날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쏟아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치다 부총재는 이날 한 강연에서 “국내외 금융 및 자본시장에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금융완화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 등이 그동안 기준금리를 올렸던 것과 다르게 일본 경제는 일정한 속도로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에, 금융과 자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엔화 환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의 스즈키 히로후미 최고 왼환 전략가는 “금융시장이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 속에서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과 관련해 입장을 분명히 말한 점은 안도감을 줄 것"이라며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서 우치다 부총재는 최근 주가 급변동과 관련,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고 일본 기업 수익력도 강화됐다며 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만큼 증시 반응은 과도하다는 인식도 밝혔다. 그는 금융 시장 움직임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긴장감을 갖고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폭락장 온다고 했지?”…짐 싸 떠난 ‘월가 비관론자’ 재조명

미국 뉴욕증시 강세장에도 약세론을 고수했다가 결국 퇴사한 월가의 유명한 비관론자가 재조명받고 있다. 그동안 예고해왔던 증시 폭락이 마침내 현실화되자 '그가 옳았다'는 평가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쫓겨났던 마지막 약세론자인 콜라노비치가 옳은 것 처럼 보인다'는 제목으로 이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에서 글로벌 리서치 부문을 책임지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시장 수석 전략가 겸 글로벌 리서치 공동 수석은 월가에서 대표적인 증시 비관론자로 꼽혀온 인물이다. 콜라노비치는 지난해 1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2024년 말 목표 주가를 4,200으로 제시한 뒤 이 전망을 유지해왔다. 콜라노비치는 과거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언론 매체들로부터 '간달프'(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현명한 마법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는 팬데믹 공포로 시장이 무너지던 시기 증시 반등을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S&P 500 지수가 연중 19% 빠졌던 2022년엔 강세론을 유지했고 24% 뛴 작년엔 약세론을 유지해 명성에 흠이 갔다. 이런 와중에 S&P 500 지수는 지난달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당시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은 이미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한 상태다. 월가의 또 다른 대표적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 투자책임자(CIO)도 내년 2분기 S&P 500 지수 목표치를 5,400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약세론을 일부 철회했다. 반면 JP모건만 유일하게 연말 S&P 500 지수 목표치를 5,200 밑으로 예측한 것으로 나타자나 콜라노비치는 결국 지난달 3일 퇴사했다. 이런 가운데 S&P 500 지수는 지난달 17일부터 하락 전환하더니 지난 5일엔 무려 3% 급락하면서 2022년 9월 13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이날 1.04% 회복했지만 콜라노비치가 퇴사한 시점부턴 5% 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에 월가는 물론 SNS상에서도 그가 옳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브 마짜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고점과 바닥은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지만 증시가 고점을 찍었던 시점에 콜라노비치가 퇴사했다"고 말했다. 또 SNS 엑스(X·옛 트위터)에선 “시장이 고점을 찍은 날 마르코가 해고됐다. 어메이징"이라는 글에 개인들은 물론 전문 투자자들도 댓글을 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선 유명한 약세론자의 퇴사는 주식 폭락의 전조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실제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0년대 후반 당시 메릴린치(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찰스 클라프가 유일하게 비관론을 유지하다가 1999년에 퇴사했는데 다음 해인 2000년 닷컴버블이 붕괴됐다. 이와 관련, 인터랙티브 브로커즈의 스티브 소스닉 최고 전략가는 “시장은 상승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유명한 약세론자를 퇴출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마르코일지 당분간은 알 수 없겠지만 그의 퇴사 타이밍은 상서롭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성전자, HBM3E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이르면 4분기 공급”

엔비디아에 납품을 위한 삼성전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의 퀄테스트(품질 검증)가 통과됐다고 로이터통신이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조만간 HBM3E(8단) 공급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며 올 4분기부터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HBM3E(12단)에 대한 테스트는 아직 통과되지 않은 상태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HBM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는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HBM3E(8단)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트포스에 따르면 HBM3E는 올 하반기 인도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HBM 시장에서 주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까지 HBM3E 칩이 HBM 매출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지난달 예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3분기 이내 테스트가 통과될 경우 목표 당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골드만삭스 CEO “美 경기침체 없어…긴급 금리인하도 예상 안해”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로 불안심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이끄는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긴급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솔로몬 CEO가 블룸버그TV의 유명한 방송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쇼에서 인터뷰한 내용 일부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그는 금리인하 전망과 관련해 “9월 전까지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순항해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솔로몬 CEO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증시 폭락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급 금리인하 가능성이 부상한 와중에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일 파생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주 이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장중 한때 60%의 확률로 반영했었다. 이러한 베팅은 현재 매우 낮은 확률로 축소됐지만 그럼에도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포인트 인하)이 단행될 것을 여전히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솔로몬 CEO는 “지금까지 보고있는 경제 지표와 연준의 메시지를 감안했을 때 올 가을 금리가 1~2차례 인하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7월 고용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온 것과 관련 “끔직한 고용보고서는 아니었다"며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둔화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시장이 요동쳤던 이유는 일본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솔로몬 CEO는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것과 관련해 “강한 강세장 이후 조정을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이는 건강한 조정"이라며 “이 조정은 거대하고 의미가 있었기에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공포 떨친 증시…엔비디아·브로드컴·ASML·팔란티어·메타·우버 등 주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반등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4.39p(0.76%) 오른 3만 8997.6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3.70p(1.04%) 뛴 5240.03에,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6.77p(1.03%) 오른 1만 6366.85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일본 닛케이 225 지수가 이날 10.2% 반등 마감하며 전날 12.4% 급락분 일부를 되돌린 가운데 뉴욕증시도 투매 심리가 진정되며 전날 낙폭 일부를 만회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앞서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특히 전날 다우지수가 2.6%, S&P 500 지수가 3.0% 떨어져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엑센셜 웰스 어드바이저의 팀 코트니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초 여건이 바뀐 게 없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깨닫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주 나온 고용보고서를 포함해 최근 며칠 새 나온 경제지표들은 이전부터 약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3.78%), 메타(3.86%) 등 일부 주요 대형 기술주는 이날 3%대 상승률을 보이며 지수 반등을 견인했다. 브로드컴(1.30%), ASML(2.76%) 등 반도체 및 AI 관련주도 강세에 동참했다. 이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빅데이터 프로세싱 기업 팔란티어는 주가가 10% 이상 급등했다. 팔란티어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며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 AI 수요를 입증했다는 호평을 들었다. 이밖 주요 기술기업 중엔 애플이 1% 가까이 내렸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약보합이었다. 구글은 워싱턴DC 연방법원으로부터 “구글이 온라인 검색 및 관련 광고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불법 행위를 했다"는 판결을 받아 약세를 보였다. 미국 제조업 상징인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주가가 3% 이상 급상승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8% 증가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등 호실적을 내놓은 영향이다. 차량공유·배달대행 서비스 기업 우버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10% 이상 뛰었다. 업종별로 보면 모든 업종이 강세였다. 부동산이 2.3% 급등했고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임의소비재, 금융, 산업이 1% 이상 뛰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 긴축 개시로 헤지펀드들이 '엔 캐리 트레이드' 투자 비중을 정리하기 시작한 게 일본증시 폭락을 가속하는 주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려 외국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기법이다.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파로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해소되는 흐름이 지속되면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아린담 산딜야 글로벌 외환전략 공동수석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투기적 자본에 한정해 볼 때 캐리 트레이드의 되돌림은 50∼60% 정도 이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메이필드 전략가는 “앞으로 몇 주간 더 많은 압박이 가해질 수 있겠지만 성장에 대한 두려움은 과장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시장은 일부 냉각됐음에도 여전히 비교적 건강하고 다른 경제 지표도 견고해 보인다"며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겠지만 펀더멘털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LPL파이낸셜의 조지 스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과거 S&P500지수 추이를 돌이켜보면 10% 이상 급락과 조정은 모두 강세장에서 정상적이고 건강한 요소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식은 강세장인 해에도 평균적으로 1년에 3회 이상 5% 이상의 후퇴를 경험하고 1년에 한 번 정도 10% 이상의 조정을 겪는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도 S&P500지수가 7월 중순 고점 대비 8.5%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지금 지수를 매수할 경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아직 주식시장은 저점을 찍지 않았고 S&P500 10% 조정은 매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루이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 키스 러너 역시 “최저점을 찍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시장에 손상이 생겼고 복구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퍼졌던 위험회피 심리가 진정되면서 미 국채 수익률은 반등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3.90%로 전날 같은 시간 대비 12bp(1bp=0.01%p) 상승했다. 시장 공포 심리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공포지수'도 급격히 하락했다.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전 거래일 대비 10.86p 내린 27.71을 나타냈다. VIX는 전날 뉴욕증시 개장 전 65.73으로 고점을 높여 2020년 3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증시·비트코인·엔화 ‘가격 재앙’ 끝난 거 같은데...전망은 ‘멈칫’

미국 주식시장 폭락 후 아시아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엔화 등이 6일 (이하 현지시간) 다소간 안정세를 찾았지만, 전망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번 폭락사태 원인으로 지목되는 변수들이 시장 방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재단키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세계 곳곳 자산 가격이 뚜렷한 추가 재료 없이도 급락과 멈춤을 반복 중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5일 나스닥100 지수는 장 초반 5.5% 하락세에서 벗어나 3% 하락 마감했다. 이는 2022년 이후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최근 주식을 사지 않은 투자자들은 주가가 많이 떨어진 이때를 매수 기회로 삼으려 눈치를 보고 있다. 추가 하락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상황을 살피는 것이다. 에이펙스 트레이더 펀딩의 댄 쿡 투자전략팀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더 좋은 매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매도세가 조금 완화됐다는 징후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많은 투자자가 긍정적인 신호를 기다리지만 이 신호가 언제 어디서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올해 상승세를 이끈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기업 실적 발표도 당장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 인공지능(AI) 선두 주자 엔비디아는 28일이나 돼야 실적을 내놓고, 다른 6개 사는 이미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급회의를 열어서라도 금리를 내려주길 바라지만 그럴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주가가 내려가면서 순익 대비 주가(멀티플)도 낮아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나스닥 100 지수 종목들 멀티플은 한 달 전 28배에서 하락한 24배였다. 다만 10년 평균치 22배보다는 아직 높다. 가벨리 펀드의 존 벨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많은 빅 테크 기업들이 강력한 성장세와 수익 확대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금리가 좀 정상화된다면 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 캐리 트레이드 여파는 아직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이나 스위스와 같은 저금리 국가에서 돈을 빌려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번에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많이 청산됐으나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TIFF 투자관리의 제센 다각화 전략팀장은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꽤 컸기 때문에 매도세는 며칠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손해가 너무 크니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팔고 내일 더 팔자고 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금리 인상 이후 5일째 오르던 엔화 가치는 이날 오전 달러 대비 1% 이상 약세로 돌아섰다. 상승세는 멈췄지만 하락세라고 평가하긴 어려운 애매한 상황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최근 비트코인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4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그 규모는 약 4억 2300만 달러(약 5801억원)로 집계됐다. 이에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중요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직면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도 지난달 미국 시장 출시 이후 5억 달러(약 6860억원)가 순유출된 상태다. 비트코인 가격도 최근 16% 넘게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1500억 달러(약 205조원) 이상이 줄어든 바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7일에 7만 달러에 근접했지만 이후 약 30% 폭락, 전일 4만 9000달러대까지 내렸다. 이더리움 가격 역시 2021년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이날은 비트코인이 5만 5844달러를 상회한 가격을 기록하면서 일단 시장이 진정된 모습이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코스피 회복했는데…“엔 캐리 청산 더 남았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의 아린담 산딜야 글로벌 외환 전략 공동 총괄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끝나지 않았다"며 “투기적 투자자들의 커뮤니티 내에선 청산이 50~60% 완료된 것으로 본다"고 블룸버그TV에 말했다. 엔화 강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진행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될 수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날 급락에서 일부 회복했음에도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딜야 총괄은 이어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기 전 시점의 수준으로 캐리 트레이드가 빠른 시일 내 다시 활성될 가능성은 낮다며 이는 급격한 움직임으로 포트폴리오에 가해진 피해는 쉽게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좋은 결과로는 현재 수준에서 시장이 안정화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속도가 느리더라도 (청산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글로벌 증시 폭락, 1987년과 비슷…2008년 금융위기 반복 가능성 낮아”

지난 5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증시 폭락 사태가 1987년 '블랙 먼데이'와 비슷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실물 경기엔 충격을 몰고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린 경우에 이번 상황을 비교해보면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가 있던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보다는 1987년과 더 비슷해 보인다고 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블랙 먼데이인 1987년 10월 19일 다우지수와 S&P500은 하루 만에 20% 이상 떨어졌다. 그 전에 차입이 과도하게 쌓여서 미국 증시는 8월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주가가 폭락하자 이것이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 콜)와 자동 매매를 초래해서 매도세를 부추겼다. 이후 연준이 유동성을 쏟아부었고 증권사들은 도산하지 않고 버텼으며 금융시장은 2년 내 손실을 모두 회복했다. WSJ에 따르면 1987년의 경우 모두 금융시장 문제였다는 점이 좋은 소식이다. 시장이 올랐다가 내려갔을 뿐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당시 S&P500은 연초부터 36% 오른 뒤 8월에 정점을 찍었는데 이는 올해 들어 33% 상승해서 8월에 고점을 기록한 것과 비슷하다. 연준 긴축 정책과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올랐다는 점이나, 투자자들이 긴장된 상태로 예상치 못한 이익을 확정하려고 매도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이와 달리 1998년엔 헤지펀드 LTCM이 러시아 채무 불이행 여파로 파산하면서 월가 전체가 무너질 뻔했다. 연준이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하고, 금융회사에 구제금융을 투입했다. 당시엔 주가가 4개월 만에 회복했지만 연준의 완화적 정책은 2년 후에 닷컴 버블 붕괴로 이어졌고, 소폭 경기침체와 기술주 관련 막대한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 2008년 금융위기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은행들은 이전보다 부채비율이 낮고, 위험을 민간 대출 은행들이 상당 부분 가져간 덕에 시스템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덜 노출돼있다. WSJ은 이상적인 경우는 주식시장 과열 현상이 1987년처럼 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그때보다 더 점진적으로 해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인공지능(AI) 관련 열기가 식으며 주가가 더 내려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6월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했지만, 아직도 연초에 비해 두 배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나스닥 100지수의 올해 상승률이 6%에 불과할 정도로 정상에 가까워졌다. WSJ은 이번 주가 폭락은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7월 고용 보고서로 인해 경제 전망이 연착륙에서 갑자기 경착륙으로 전환되면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또 AI 관련 기업의 실적에 관한 실망, 엔화 강세를 위한 일본은행 금리 인상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절반 매각하고 현금을 늘렸다는 소식은 충격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폭락의 주요인이 미국 경제 전망 변화가 아니라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7월 고용지표는 시장에서 그렇게 격렬한 움직임을 일으킬 만큼 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다우딩은 “이번 매도의 상당 부분은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것"이라며 “경제지표에서 경착륙을 시사하는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아시아계 투자자는 지난주 일본은행의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으로 추가 인상에 관한 기대가 커지자 일부 대형 헤지펀드가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수석 통화 전략가인 키트 주크스는 “유례 없이 큰 캐리 트레이드가 해소되려면 몇몇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화 환율 급락 촉발한 일본은행…금리 인상 비판 도마위

최근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배경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의 급락(엔화 강세)이 지목되면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잘못된 통화정책 판단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엔/달러 환율이 급락했고 이로 인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촉발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돼 증시 낙폭을 키웠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앞으로도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해 일본 기준금리는 물론 엔/달러 환율 전망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전일보다 12.4% 폭락하자 일본은행이 금리인상 방아쇠를 너무 빠르게 당겼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회의에서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난 데 이어 4개월 만에 금리를 또 올린 것이다. 연 0.25%의 일본 기준금리는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결정은 시장 예상을 깬 움직임이기도 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채권시장 관계자 123명 중 74%는 금리가 7월에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에 그치지 않고 경제와 물가 전망치가 예상치와 일치하는 추세가 유지되면 정책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그 결과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연말까지 일본 정책금리가 0.5%까지 오를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68%에 달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전망까지 맞물리면서 엔저의 주요 요인이었던 미일 금리차가 좁혀질 것이란 관측에 엔/달러 환율은 급락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달 일본은행 회의 결과 발표 무렵 달러당 152엔대였던 엔화 환율은 단숨에 150엔 밑으로 떨어졌고 5일엔 장중 141.69달러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의 아타고 노부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은 경제 지표와 시장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며 “경제 지표 통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자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이와 증권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 역시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했던 금리 인상"이라며 “일본은행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할지 침체에 빠질지 확인한 이후 다음 금리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 9월 또는 10월 추가 인상은 논의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의 깜짝 금리인상으로 전 세계 증시가 급락하자 비난의 화살이 일본은행에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일본은행의 지난들 금리인상 배경엔 정치적 개입이 있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실제로 일본 여당 고위 정치인 두 명은 지난달 금리 결정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집권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금융정책을 정상화할 방침을 더욱 명확히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엔화가 너무 저렴해 (금리인상을 통해) 이를 되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아타고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상) 결정에 정치적 요인이 뒤에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엔화 약세에 대처하기 위해 정치권과 일본은행이 소통한 결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가격 폭락 ‘구사일생’…시세 전망은?

미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세를 보인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5일(현지시간) 5만 달러 선 밑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해 '구사일생'했다. 그러나 시장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라 시장 긴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5시 38분(서부 시간 오후 2시 38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24시간 전보다 6.52% 내린 5만 4716달러(7496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4만 9100달러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5만 달러 선을 하회한 가격은 지난 2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9일 7만 달러 선을 터치한 이후 일주일 만에 약 30% 폭락했다. 이후 낙폭 과대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5만 5000달러선을 잠시 회복하는 등 상당 정도 반등했다. 지난 2일부터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투매가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단기 폭락은 코로나19 때를 연상시킨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 투자사 판게아 펀드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인 다니엘 청은 “(비트코인 급락은) 코로나19로 촉발된 2020년 붕괴를 연상시키는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2020년 3월 중순 6일 만에 57% 급락한 바 있다.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 매트 호건도 “당시 비트코인은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2020년 3월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언론은 비트코인이 헤지 자산으로서의 테스트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고 짚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날 급락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갤럭시의 리서치 책임자인 알렉스 손은 “이번 하락이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하락폭은 이전 강세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니엘 청은 “현 시점에서 대부분의 매도가 강제적이고 완전한 공황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암호화폐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아이러니하게도 더 큰 강세장의 문이 열렸다"고 봤다. 다만 10X 리서치 설립자인 마커스 틸렌은 “현재의 경기 약세가 경기 침체로 더 악화하면 비트코인은 4만 2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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