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 대통령선거가 올해 치러지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강대국 미국을 누가 이끄느냐가 한반도는 물론, 글로벌 정치, 경제, 안보, 외교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전의 날인 11월 5일 50개주와 워싱턴DC에서 선출된 538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쪽이 최종 승자가 된다. ◇ 1월부터 막 오르는 경선…대세 후보는 ‘슈퍼 화요일’에 결정날듯 오는 11월 미 대선을 11개월 가량 앞두고 있지만 미국에선 대선을 향한 선거전은 이미 후끈 달아올라 있다. 미국에선 공화당과 민주당이 1월부터 6월까지 50개 주(州)별로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실시해 후보 간에 대의원 확보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1월 15일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2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시작으로 경선전에 들어간다. 아이오와는 대의원 수가 공화당 전체 대의원 2469명 중 40명에 불과하지만, 가장 먼저 경선을 치르는 덕분에 집중 조명을 받으며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민주당은 2월 3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첫 경선으로 공식 결정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제일 먼저 프라이머리를 실시해온 뉴햄프셔주가 1월 23일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해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2월에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이어 네바다, 미시간 3개 주가 프라이머리와 코커스를 치른다. 이들 모두 초기 판세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승부처다. 공화당의 경우 2월 24일 예정된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가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레이스에 남게 될 인원을 가르는 마지막 경선"이라고 짚었다. 양당 후보들의 경쟁은 15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실시되는 오는 3월 5일 ‘슈퍼 화요일’을 거치며 그 대세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별로 대선 후보 경선을 마치면 공화당은 오는 7월, 8월에 각각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 바이든 vs 트럼프 ‘리턴 매치’ 유력…전·현직 대결 68년만 아직 각 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후보로 확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두 사람을 위협할 만한 대적 상대가 당내에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두 사람은 2020년 대결에 이어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되는데 이처럼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는 것은 68년만이다. 실제 지난달 12일 공개된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뽑겠다고 응답한 공화당 지지자(1689명 대상)들이 61%로 집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지지율은 각각 11%씩 나타났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격차를 좁힌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지난달 14~18일 유권자 16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자 중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은 75%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자로 거론되는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지지율은 13%, 딘 필립스 하원의원의 지지율은 5%였다. ◇ 여론조사선 트럼프 우위…바이든 경합주에서 모두 열세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두 전현직 대통령간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체로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여론조사를 취합해 선거를 예측하는 사이트인 ‘270투윈’은 지난달 실시된 8개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 양자 가상 대결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5%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4.6%)을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이 핵심 경합주에서 모두 열세를 보였다는 여론조사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14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모닝컨설트 여론조사 결과(4935명 대상)에 따르면 경합주 7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 지지를 얻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5%포인트 낮은 42% 지지율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건, 네바다, 노스 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7개 주를 경합주를 간주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70투윈은 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각 당이 확보 가능한 대통령 선거인단수를 민주당 241명, 공화당 235명, 경합 62명으로 분류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네바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5개 주를 경합주로 간주했다. 이대로라면 민주당과 공화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하며 나머지 경합주 중 최소 1곳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美 경제전망이 판세 핵심 변수 그러나 역대 미국 대선의 승패를 결정했던 핵심 변수는 경제 문제인 만큼, 이번에도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대선 판세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승리했다. 경제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한 레이 페어 예일대 경제학 교수는 블룸버그에 "여론조사, 토론, 선거 지출 등이 화두지만 경제 전망이 판세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뒤이은 공급망 붕괴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집권 초반부터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해왔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22년만에 최고인 5.5%까지 끌어올리자 유권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이를 반영하듯, 블룸버그/모닝컨설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를 다루는 데 어떤 지도자를 더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는 51%로 나타난 반면 응답자 33%가 바이든 대통령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로 빠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더 큰 정치적 역풍에 직면할 전망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국가기밀 유출 및 불법보관, 성 추문 입막음 등과 관련해 4차례에 걸쳐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되면서 ‘사법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또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극렬 지지자들의 의회폭동 사태와 관련, 내란 선동 등 책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일부 주에서 그의 대선 출마 자격을 문제 삼으며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것도 백악관 재입성에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콜로라도주에 이어 메인주마저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린 상태로, 공은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 제3 후보들의 약진…공화·민주 표 잠식 가능성 한편, 제3 후보들의 영향력이 이번 대선에서 강력한 점도 또 다른 핵심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에선 양당제 구조가 확고한 만큼 제3 후보가 실제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낮다. 핵심은 민주당과 공화당 표가 얼마나 많이 잠식될 가능성이다. 실제 2000년 대선 때 제3 후보인 랠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가 플로리다주에서 앨 고어 후보의 표를 갉아먹었고 그 결과 조지 W 부시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16년 대선 땐 질 스타인 녹생당 후보가 경합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을 빼앗아 트럼프 후보 당선에 기여했다. 현재 민주, 공화 양당을 제외한 제3지대에서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사람으로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무소속), 코넬 웨스트(무소속), 질 스타인(녹색당)이 있다.2023-12-26_164844 선거예측 사이트인 ‘270투윈’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235명, 24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네바다·애리조나·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조지아 총 5개 주가 62명의 선거인단을 놓고 경합할 것으로 전망됐다.(사진=270투윈 홈페이지 캡쳐) Election 2024 Haley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사진=AP/연합) 바이든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우)(사진=AP/연합) USA GOVERNMENT 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EPA/연합) Election 2024 Kennedy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사진=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