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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분기 성장률 3.9%로 예상치 상회…올해 누적 GDP는 3.0%↑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3.9%를 기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87조 269억위안(약 1경 7176조 50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3.3%)와 로이터(3.4%)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로써 중국의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3.0%로 집계됐다.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기저 효과가 나타났던 작년 1분기 18.3%를 정점으로 7.9%(2분기), 4.9%(3분기), 4%(4분기)로 고꾸라졌다. 올해 1분기는 4.8%로 반등했지만 2분기에는 0.4%로 수직낙하했다. 2분기의 0%대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 1분기(-6.8%) 이후 가장 낮았다. 국가통계국은 코로나19 예방과 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 패키지 가동으로 3분기에 경제회복 속도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3분기에 1차 산업은 4.2%, 2차 산업은 3.9%, 3차 산업은 2.3%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GDP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관련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혀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18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3분기 경제성장률, 9월 산업생산, 9월 소매판매, 9월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 등의 수치 발표가 늦춰졌다. 이를 두고 16일 개막됐던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연관설이 나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 등 새 지도부 구성을 앞둔 상황에서 좋지 않은 3분기 경제 지표들이 발표되는 상황을 피하려 했다는 분석이었다. 당 대회가 끝나자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연기했던 경제 지표들을 일제히 발표했다. 중국 경제는 올들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에 부동산 시장 위기까지 겹치면서 애초 중국 당국이 목표로 삼았던 5.5% 성장률 전망치에 크게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 세계은행도 지난달 27일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FILES-CHINA-ECONOMY 중국 상하이 거리(사진=AFP/연합)

코로나·독감에 RSV까지…美, 겨울문턱서

올겨울 미국에 코로나19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이 한꺼번에 퍼지는 ‘트리플데믹(tripledemic)’이 덮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서 독감이 심상치 않은 속도로 퍼지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코로나 변이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미국에서는 매년 10월에서 이듬해 5월 사이 유행하던 독감이 이례적으로 이른 시점에 찾아왔으며, 향후 몇 주사이 감염률이 지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망했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독감 감염률은 아직 3% 수준이지만, 일부 남동부 지역에서는 10%를 넘어섰다. 텍사스주에서는 일주일 전보다 1.6%포인트 오른 5.3%를 기록했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어린이 환자도 이미 여러 주에서 발생하고 있다.줄어드는 듯했던 코로나 감염도 오미크론 변이가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미국에서도 코로나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 BQ.1.1과 BQ.1의 비율이 2주 만에 3%에서 11%로 급증하는 등 빠른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다.이들 각각의 감염병이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유행할 경우 수많은 감염자가 발생해 병원이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그러면서 감염에 취약한 노인과 임산부, 영유아뿐 아니라 건강한 성인도 코로나 백신과 독감 백신을 모두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연합뉴스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피검자들이 줄을 서 있다.(사진=연합)

"전례 없는 시기"…고물가·수요둔화에 美 소비재 공룡들의 생존전략은?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4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수요가 위축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재 공룡들이 살아남기 위해 각양각색의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높은 물가상승률로 비용이 상승하고 일부 제품에 대한 소비가 시들해지자 기업 임원들의 돌파전략들이 조명받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실적 압박이 조금씩 가해지자 업종 불문하고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는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상장사들의 3분기 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3.5%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S&P 500 상장 기업의 20%가 실적을 공개했다. 이들 기업의 연간 기준 실적 성장세는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느린 것으로 보고됐다. 실적 공개 기업들 중 72%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SP)을 기록했지만 5년과 10년 평균치는 밑돌았다. 마블 피규어, 너프 등 완구제품으로 친숙한 미국 기업 해즈브로의 3분기 매출은 인플레 여파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 급감했다. 크리스 콕스 해즈브로 최고경영자(CEO)는 "올해가 지나면서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 예민해졌다"고 설명했다. 인플레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져 소비 등에 쓰이는 비용도 줄자 미국 소비재 업체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갬블(PG)은 소비자들이 저가 브랜드로 눈 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 광고에 열 올리는 등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제공하면서 선택의 폭도 넓혔다. PG의 안드레 슐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묶음으로 판매하는 제품들의 가격을 10달러 밑, 혹은 30∼40달러대 위로 책정하는 게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통신망을 장악하고 있는 버라이즌과 AT&T 모두 지난 6월부터 요금제 가격 인상에 나섰다. 양사의 임원들은 요금제 가격 인상이 수익성 확보에 한몫했다고 전했다. AT&T는 핵심 수익원인 후불 무선 가입자 수가 지난 3분기 70만8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버라이즌도 8000명 증가했다. 통신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금제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매트 엘리스 버라이즌 CFO는 "이치에만 맞는다면 특정 서비스 가격 인상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전했다. 유명 가전업체 월풀은 악화하는 거시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35% 줄이기로 결정했다. 수요둔화와 비용상승에 직면한 월풀의 경우 3분기 북미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7.7% 줄고 이익은 49% 급감했다. 마크 비처 월풀 CEO는 "수요가 줄고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며 "불경기 환경에선 비용이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되레 전례 없는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WSJ는 산업재 유통업체 패스널을 예로 들며 지속적인 비용 인상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세가 예전과 달리 그리 가파르지 않기 때문에 제품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홀든 루이스 패스널 CFO는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는 게 현 시장의 분위기"라며 "제품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제품 인플레가 완화하는 징후도 있다"고 말했다.US-vote-inflation-food-election-politics 미국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AFP/연합) VERIZON-RESULTS/ 버라이즌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계에서 210년만 최연소 총리 탄생 임박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영국에서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차기 총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인도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차기 총리로 유력해졌다.수낵 전 장관이 이대로 차기 총리에 오를 경우 영국은 처음으로 백인이 아닌 총리를 맞이하게 된다. 연합뉴스가 BBC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의원들 지지에도 불구하고 출마가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불출마를 밝혔다.이에 24일 마감되는 보수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에서 수낵 전 장관이 단독 후보가 돼 추가 절차 없이 당 대표 겸 차기 총리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당초 존슨 전 총리는 지지 의원 102명을 확보해 후보등록 요건(100명 이상)을 맞췄고 선거 승리 가능성이 높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존슨 전 총리가 의원 100명을 확보했다는 주장에 대한 의심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 공개 지지한 의원은 가디언 집계로 60명에 그친다.반면 수낵 전 장관은 가디언 집계로 지지 의원 150명을 확보했다. 먼저 출마 선언을 한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는 27명에 그쳤다.모몬트 대표가 하루도 남지 않은 시간 극적으로 후보 등록 요건을 갖추더라도 수낵 전 장관에 비해 열세로 선거를 치르게 된다. 선거가 성사되면 24일 오후 원내 의원들이 투표해 순위를 가르고 이후 전체 당원 투표를 거친 당락 결정이 28일에 나온다.수낵 전 장관이 24일 총리로 결정되면 영국은 7주 만에 리즈 트러스 총리에 이어 새 총리를 맞이하게 된다.이 경우 보수당 대표 겸 영국 역사상 최초의 비(非)백인 총리이자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도 세울 전망이다. 그는 1980년 5월생, 만 42세로 직전 기록인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 1일) 전 총리 뒤를 잇는다. 취임 당시 연령은 데이비드 캐머런과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44세였고 전임 리즈 트러스는 47세, 보리스 존슨은 55세였다.그는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면서도 학력과 경력 면에서는 전형적 보수당 엘리트 코스를 거쳐왔다.그의 아버지는 인도에서 영국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됐고, 이민 1.5세인 어머니는 약사였다. 외조모는 동아프리카에 살다가 자녀들을 위해 영국으로 이주했다.수낵 전 장관은 영국 최고 명문 사립고교와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이후 금융계로 진출해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헤지펀드 파트너 등으로 일했다. 2015년에는 하원의원에 당선해 정계에 입문한 뒤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내각을 거쳐 2020년 2월 정부 내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재무부 장관에 임명됐다.그는 영국 부자 순위에 들 정도로 부유하다. 더 타임스 올해 영국 부자 명단에서 수낵 전 장관 부부은 당시 기준 자산 7억 3000만파운드로 222위에 올랐다. 자산 대부분은 부인이 보유한 인도 IT 대기업 인포시스 지분이다. 스탠퍼드대에서 만난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는 인포시스 창업자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이다. 다만 그는 올해 초 인도 국적인 부인이 송금주의 과세제를 이용해서 해외 소득에 세금을 내지 않은 점이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송금주의 과세제는 영국 장기체류 외국인들이 매년 일정 금액을 낼 경우 해외 소득을 영국으로 송금하기 전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제도다. 수낵 전 장관은 부인이 미래에 부모를 돌보러 귀국할 계획이 있으므로 제도를 이용할 자격이 있다고 반발했으나 민심은 싸늘했다.특히 당시 그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 증세를 추진하던 중이어서 더욱 논란이 됐다.그는 코로나19로 늘어난 빚을 갚아야 한다면서 법인세율 인상(19→23%)을 발표했다. 영국은 2020년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3000억 파운드 넘게 조달했다.그는 또 일종의 소득세인 국민보험 분담금률을 1.25%p 올렸다. 영국 무상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코로나19로 인해 떠안은 부담을 해소하고 사회복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런 정책에는 당 안팎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트러스 총리가 택했던 정반대 정책이 참담한 실패로 끝나면서 수낵 전 장관의 노선이 옳았다는 사후적 평가도 나온다. 내각 경험이 길지 않은 수낵 전 장관의 가장 큰 성과는 코로나19 대응이었다. 그는 영국 경제가 봉쇄로 큰 타격을 입었을 때 유급휴직 등 적극적 지원 정책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수낵 전 장관은 23일 출마 선언에서도 ‘경제’를 특히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에 "영국은 훌륭한 나라이지만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다"며 "그것이 내가 출마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hg3to8@ekn.kr차기 총리가 유력한 리시 수낵 영국 전 재무부 장관. AFP/연합뉴스

시진핑 집권 3기 공식 출범…‘1인 지배 체제’ 열렸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기를 공식 출범시켰다. 장기 집권 체제를 시작한 시 주석이 자신의 측근 인사 4명을 최고 지도부를 구성했다. 시 주석 중심으로 결정 권한을 집중하는 ‘1인 지배 체제’가 완전히 구축된 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3일 발표된 7인의 중국 최고 지도부(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는 시 주석과 함께 리창·차이치·딩쉐샹·리시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시자쥔(習家軍)’ 인사들과 종전 최고지도부에 몸담았던 왕후닝과 자오러지가 포함됐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을 뽑는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이어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에서 선두에 서서 입장한 뒤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순으로 집권 3기를 함께 이끌 동료 상무위원을 호명했다. 당내 서열을 의미하는 이 순서로 미뤄 상하이시 당 서기를 지낸 리창이 내년 3월 리커창 총리의 후임 국무원 총리로 발탁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또 자오러지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시는 이날 1중전회에서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선출됐고, 중앙 서기처 서기와 부총리 자리를 차이치와 딩쉐샹이 각각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25명으로 구성된 중앙정치국에도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과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시 주석의 측근들이 여럿 포함됐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반면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온 후춘화 부총리는 정치국 상무위 진출에 실패한 것은 물론 정치국 위원으로도 뽑히지 못했다. 이로써 최고 지도부는 시 주석과 시 주석의 복심 인사들로 채워지고,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과 공청단파 등 타 파벌은 사실상 ‘전멸’했다. 결국 시 주석은 자신 중심의 독보적이고 집중적인 ‘원톱’, ‘원팀’의 권력기반을 구축하며 총 임기 15년 플러스 알파의 장기 집권 체제의 문을 열었다.CHINA-CONGRESS/LEADERSHIP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 최고 지도부(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왼쪽부터) 리시 광둥성 당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딩쉐상 중앙 판공청 주임(사진=로이터/연합)

"영국 대권 선두 수낵-존슨 전 총리 회동"…단일화? 독자출마?

영국의 차기 총리가 될 의회 다수당 보수당의 대표를 뽑는 경선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22일(현지시간) 회동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전했다.BBC는 이날 저녁에 회동이 이뤄졌으나 양측 모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이날 밤에 결론이나 뉴스가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고 관측했다.존슨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가 이날 급거 귀국해 런던 개트윅 공항에 도착했다.이번 경선전의 1차 관문인 후보 등록을 하려면 25일 오후 2시까지 의원 100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수낵은 이미 이 요건을 충족했으며 존슨도 마감시간까지 요건을 맞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찌감치 도전을 선언했던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는 대권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22일 저녁 기준 BBC 집계에 따르면 수낵이 이미 의원 128명의 지지를 확보했으며, 존슨이 53명, 모돈트가 23명을 각각 확보했다. BBC는 보수당 의원 357명 중 지지 후보를 밝힌 이가 203명이었다고 설명했다.존슨 측은 22일 이미 100명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라고 주장했으나 수낵 측은 이런 주장을 선뜻 신뢰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2일 수낵이 선두주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고 관측하면서 케미 바데노크 국제통상부 장관이 현직 각료 중 최초로 수낵 공개지지를 선언했다고 전했다.바데노크는 더타임스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에 실린 칼럼에서 "나도 때로는 보리스 존슨 팬클럽의 회원이었다"라면서도 "우리(보수당)은 팬클럽이 아니고, 인기투표를 벌이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수낵을 차기 총리로 지지한다고 밝혔다.주요 영국 언론매체들은 이날 양자 회동에 앞서 수낵과 존슨이 단일화 논의를 할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수낵이 존슨에게 외무장관직이나 내무장관직을 맡아 달라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이는 수낵이 보수당 지지 유권자들과 당의 우파 세력에서 인기가 높은 존슨을 끌어들여 ‘당심’을 얻고 당을 단합시키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수낵은 존슨이 총리일 때 요직인 재무장관을 지냈으나, 올해 7월 존슨이 여론 악화로 궁지에 몰렸을 때 재무장관직을 내던져 존슨의 퇴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낵은 이런 전력 때문에 ‘당심’이나 당내 우파의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전례상 존슨이 총리직이 아닌 장관직 제안을 수락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영국 전직 총리가 그보다 직급이 낮은 장관직을 맡은 전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1963년 10월부터 363일간 총리를 지낸 앨릭 더글라스-홈이 1970∼1974년 외무장관을 맡은 것이 마지막 사례였다.존슨이 수낵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독자적으로 의원 100명의 지지를 확보해 후보등록을 한 후 당대표직 및 총리직 복귀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이럴 경우에는 수낵과 존슨의 2파전으로 보수당 의원들의 투표에 이어 당원 투표가 이뤄진다.의원 상대 투표 의향 설문조사와 당원 상대 여론조사의 추이로 보아, 이럴 경우 팽팽한 승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당을 혼돈에 빠뜨리고 총리직에서 퇴임한지 두 달도 안 된 존슨이 총리로 복귀한다면 더 큰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언론인 출신인 존슨 전 총리는 2008∼2016년 런던 시장, 2016∼2018년 외무장관을 맡은 데 이어 2019년 7월 테리사 메이의 후임으로 보수당 대표에 선출돼 총리직을 거머쥐었다.그러나 코로나19 봉쇄 중 총리실 등에서 방역 규정을 위반하고 파티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는 등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바람에 올해 7월 당 안팎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사의를 표명했으며 9월 6일 취임한 리즈 트러스에게 자리를 물려줬다.수낵과 존슨은 아직 공식적으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다./연합뉴스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보리스 존슨 전 총리(사진=AFP/연합)

러, 헤르손 전황 악화에 또 긴급대피령…우크라에 대대적 공습

러시아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점령지에서 불안한 수세를 이어가던 끝에 주민들에게 전원 즉각 떠나라며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전선의 긴박한 상황, 대규모 포격 위험 증가, 테러 공격 위협으로 인해 헤르손의 모든 민간인은 즉시 도시를 떠나 드니프로 강의 왼쪽(동쪽) 둑으로 건너가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가족과 친구들의 안전을 조심하라"며 "서류, 돈, 귀중품, 옷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헤르손 점령지 행정부는 모든 산하 부서·부처에도 이날 중으로 드니프로 강을 건너라고 명령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지난달 말 동부 요충지 리만을 빼앗긴 데 이어 남부 점령지인 헤르손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최근 헤르손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져 며칠간 수천 명이 떠난 가운데 헤르손 점령 당국이 남아 있는 주민들에게 이날 중으로 모두 떠날 것을 긴급히 명령했다고 통신은 전했다.우크라이나가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밤사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무차별 공습을 이어갔다.러시아의 공습이 전기 관련 기반시설에 집중되면서 전국적으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키릴로 티모셴코 대통령실 차장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다고 밝혔다.그는 현재 흐멜니츠키 67만 2000 가구, 미콜라이우 18만 8400 가구, 볼린 10만 2000 가구, 체르카시 24만 2000 가구, 리브네 17만 4790 가구, 키로보그라드 6만 1913 가구, 오데사 1만500 가구 등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남·동부 전선에서 점령지를 빼앗기는 등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설을 주요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기와 난방, 물, 가스 등을 끊어 한겨울에 우크라이나인들을 고통에 몰아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우크라이나 국영 전력회사 우크레네르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주요 네트워크의 에너지 시설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또 감행했다"고 전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시아가 밤사이 36발의 미사일을 쏘며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했다. 발사된 로켓은 대부분 격추됐다"며 "이번 공습은 중요 기반 시설에 대한 사악한 공격이며 전형적인 테러리스트 전술"이라고 비난했다.우크라이나 공군도 이날 성명에서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날 남부 오데사 지역과 서부 및 중부 권역 6개 주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을 받았다는 보고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러시아 공습에 불타는 우크라이나 전력시설(사진=EPA/연합)

[글로벌 증시전망] ‘FOMC 블랙아웃’ 속 연준 속도조절론 주목…빅테크 실적도 관심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속도조절론이 투자심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들의 3분기 실적 또한 증시 향방을 가르게 될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한 주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89%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74%, 5.22% 급등했다. 지난 6월 말 이후 넉 달 만에 최고의 한 주를 보낸 셈이다. 3대 지수는 특히 지난 21일 하루에만 2% 가량 오르는 등 주간 상승률을 크게 견인했다. 연준이 12월부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WSJ에 따르면 일부 인사들은 올해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경제를 어떻게 둔화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조만간 인상 속도를 늦추고 내년 초에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시사하고 있다. 경기를 필요 이상으로 급격하게 둔화시킬 위험을 줄이고 싶다는 것이다. 일부 다른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고 지속적이기 때문에 관련 논의가 아직은 이르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연준이 11월은 물론 12월에도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WSJ의 보도가 나온 이후 시장은 12월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점치기 시작했다. 페드와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1거래일만에 24.2%에서 51.8%로 급등한 상태다. 다만, 11월 1일부터 2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의 공식 발언이 제한되는 ‘블랙아웃’ 기간(10월 22일∼11월 3일)에 진입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미국 국채금리 추이에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2%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에 힘입어 고점을 찍고 진정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WSJ 보도에 언급되지 않았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내년 금리인상을 두고 신중론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불러드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기준금리가 제로금리에서 시작해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이지만 적절한 수준에 도달했을 때 소폭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날, 데일리 총재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연설에서 "지금은 큰 폭의 인상에서 내려와야 할 시기는 아니지만 단계적인 축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시가총액 상위 테크공룡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거시경제 환경 악화에 직격탄을 맞은 테슬라, 스냅 등처럼 다른 빅테크 기업들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관심이 집중된다. 테슬라 3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고 연간 차량 인도량 목표치 또한 하향 조정됐다. 스냅은 상장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경기침체와 수요 둔화 우려, 금리인상, 달러 강세 등에 영향을 받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감원을 시작했고 메타와 구글 또한 조직 개편을 통한 ‘조용한 감원’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중앙은행과 캐나다중앙은행(BOC),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 정책 회의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USA-STOCKS/WEEKAHEAD (사진=로이터/연합)

엔화·위안화 동반추락에 불똥튄 韓...亞 외환위기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통화가치가 동반 추락하면서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당국이 개입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지만 ‘엔저’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란 지적이 나온다. 중국 위안화 역시 역외시장 기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세를 보이자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부도사태 등을 계기로 한국에 가해지는 타격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51.94엔까지 찍은 이후 갑자기 144.5엔까지 떨어졌다. 단 하루 만에 환율이 7엔 가량 떨어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시장에서는 당국이 개입했다는 관측이다. 이럴 경우 일본 정부는 약 한 달만에 외한에 다시 개입한 것이다. TD 시큐리티스의 마젠 이사 수석 외환 전략가는 "일본 재무부가 달러를 매도하는 등 개입에 나서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화 약세의 원인은 미일 금리격차에 이어 일본 경제상황 악화 등인 만큼 일본 정부의 개입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도이치방크의 앨런 러스킨 국제 수석전략가는 "장기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선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은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나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 변화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엔달러 환율의 다음 ‘심리적 저항선’으로 152엔, 155엔 등을 제시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실제로 이날 엔달러 환율은 다시 147엔대로 올라선 채 장을 마감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 마찬가지로 지난달 ‘포치(달러당 7위안)’가 무너진 뒤에도 지금까지 맥을 못 추고 있는 모습이다. CNBC에 따르면 역외 위안화 환율은 현재 달러당 7.2284위안을 보이고 있다. 최고점 대비 다소 주춤했지만 역외 위안화 거래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엔화와 위안화의 동반 추락은 한국 원화의 하방 압력은 물론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은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 급락이 아시아 전체에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특히 한국 원화와 필리핀 페소화가 가장 취약하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골드만삭스의 최고 환율 이코노미스트로 지낸 짐 오 네일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까지 급등하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수준의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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