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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최대 정적’ 나발니 의문사…러시아 대선에 미칠 영향은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대선을 한달 앞두고 시베리아 감옥에서 갑작스럽게 숨지면서 향후 파장 등이 주목된다. 특히 나발니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며 반(反)푸틴 진영의 핵심 인물인 만큼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언론은 16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이 푸틴 대통령에게 나발니의 사망 사실을 보고했다고 신속하게 보도했지만 푸틴 대통령의 관련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타살 의혹 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일단 '거리두기'를 하며 침묵하는 모양새다. 서방은 대체로 나발니 사망을 의문사로 규정하며 책임을 푸틴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발니의 죽음이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어떤 행동에 따른 결과라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그(나발니)는 자국민의 반대를 두려워하는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권에 의해 서서히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역시 “러시아는 그의 죽음에 대한 모든 심각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의 타살 의혹설 등에 대해 “완전히 광기"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장 직접 나서기보다 국내외 상황을 좀 더 관망하면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에도 자신에게 '눈엣가시' 같은 나발니에 대한 정면 대응을 꺼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를 '그 사람', '블로거', '베를린의 환자' 등으로 부르며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서방 언론에서는 나발니의 죽음으로 러시아 야권이 큰 타격을 입고 푸틴 대통령의 권력이 더 단단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발니의 죽음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실질적으로 남아있던 푸틴의 마지막 정적이 제거됐다"며 “그의 죽음이 푸틴 대통령의 입지를 공고하게 한다"고 진단했다. WSJ은 다른 관련 기사에서 “나발니의 죽음은 푸틴 대통령이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심각한 반란 가능성을 물리쳤고 올해 선거에서 나발니의 위상을 갖춘 적을 만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나발니 죽음은 주로 국외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야권과 진보적 반전 활동가들에게 엄청난 타격"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대선은 다음 달 15∼17일 치러지는데 푸틴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아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나발니의 급사가 대선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 내 야권 인사들과 나발니 지지자들은 그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나발니의 측근이자 나발니가 설립한 '나발니본부' 대표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한다면서 “이게 사실이라면 '나발니가 죽었다'가 아니라 '푸틴이 그를 죽였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의 죽음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열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모스크바 검찰은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 참여하라는 요청이 온라인에서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불법 시위에 참여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4000억원대 벌금 폭탄…“자산 부풀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000억원대의 벌금을 물게 됐다. 은행 대출 때 자산을 허위로 부풀려 신고해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법원에서 인정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16일(현지시간)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및 트럼프 그룹이 관련된 사기대출 의혹 재판 선고공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총 3억6400만 달러(약 4800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앞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2022년 9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이 은행과 보험사로부터 유리한 거래조건을 얻기 위해 보유 자산가치를 허위로 부풀려 신고했다며 뉴욕시 맨해튼 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검찰은 소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벌금 2억5000만달러(3300억원)를 부과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이 뉴욕주에서 영구적으로 사업을 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법원이 결정한 벌금액은 레티샤 검찰총장이 요청한 금액보다 크게 불어난 규모다. 재판장인 엔고론 판사는 판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 등의 사업체가 자산 가치를 허위로 부풀려 부당이득을 얻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총 3억5500만달러(약 4700억원)의 벌금을 명령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에게도 각각 400만달러,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렸던 앨런 와이셀버그도 1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엔고론 판사는 또 3년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주 내 사업체에서 고위직을 맡을 수 없도록 금지하고, 두 아들에게도 2년간 뉴욕주 내 사업체 고위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즉각 항소하는 한편, 뉴욕주 사업체 고위직 수임을 금지한 명령의 효력을 중단하기 위한 가처분을 신청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은행들이 이런 대출로 피해를 본 게 없으며 엔고론 판사가 자산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며 이번 사건을 민주당 인사들이 벌인 마녀사냥이라고 반박해왔다. 이번 재판은 트럼프 및 트럼프 회사와 관련된 사기대출 의혹에 대한 것으로 트럼프가 받고 있는 형사재판 4건과는 무관한 별개의 민사 사건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천장 뚫는 일본증시…日닛케이 34년만에 최고치 또 경신

일본증시가 '거품(버블) 경제' 이후 34년 만의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장보다 329포인트(0.86%) 오른 3만8487로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상승 곡선을 그렸고 오전 10시께 3만 8865를 찍으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에 50포인트 차로 다가갔다. 닛케이지수 역대 최고치는 거품기인 1989년 12월에 기록됐다. 종가 기준으로는 3만 8915이고 장중 고점은 3만 8957이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닛케이지수가 3만 8800선을 넘은 것은 거품 경제 시절이던 1990년 1월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급등 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전날에 이어 연이틀 34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지수는 앞서 지난 8, 9일에 이어 연휴 뒤인 13일까지 3거래일 연속 3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14일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미국 증시 오름세 등에 힘입어 전날부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NHK는 이날 일본 증시 상승세에는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15일(현지시간)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매수 주문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이날도 반도체 관련주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짚은 뒤 금융시장 일각에서 주식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증시는 거품 경제 때인 1989년 말 역대 최고치인 3만 8915까지 올랐다가 그 뒤 거품 붕괴와 '리먼 쇼크' 등의 영향으로 2009년 3월에는 7054까지 추락하는 등 한동안 기록 경신과는 먼 흐름을 보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ESG 손절’ 세계와 엇박자?…“미국, 유럽 등은 외면”

한때 글로벌 금융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갈수록 식어가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내 상장기업들에게 적용될 ESG 공시제도 도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갈수록 ESG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ESG에 대한 투자 관심은 지난 1년 동안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산하 조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 새로 상장된 ESG 상장지수펀드(ETF)는 48개로 집계됐다. 2022년과 2021년에 상장된 ESG ETF가 각각 104개, 125개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ESG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청산된(상장폐지) ESG ETF는 36개로,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났다. 청산된 ETF 중 60% 가량은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액티브펀드였다. ESG 시장규모가 가장 큰 유럽에서도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리서치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패시브 ESG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13억달러로 집계됐는데 같은 기간 액티브 ESG 펀드 투자자들은 180억달러를 회수했다.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액티브 펀드가 본래 ESG의 취지에 부합하지만 투자자들은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ESG 펀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모닝스타의 호텐스 비오이 지속가능성 리서치 이사는 이를 두고 “실망스러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블랙록이 운용하는 ESG 펀드 규모는 3200억달러로 세계 1위지만 이중 85%가 패시브 펀드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는 자사가 운용하는 패시브 ESG 펀드 비중을 작년 33%에서 내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미국 증시에 거래되고 있는 ESG ETF들 마저도 살아남을지 미지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ESG ETF 시장에서 43억달러가 빠져나가 역사상 처음으로 연간 순유출이 발생했다. 130억달러로 시가총액 1위 ESG ETF인 'iShares ESG Aware MSCI USA ETF'(티커명 ESGU)의 경우 작년 90억달러에 이어 올해에도 8억 900만달러가 유출됐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샤힌 콘트랙터 선임 ESG 전략가는 신규 ETF 출시의 축소, ETF 청산과 자금 유출의 증가추이로 미국에서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점이 명백하다며 “이런 추이가 올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 거물들 사이에서도 '반(反) ESG'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이끄는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6월 ESG가 너무 정치화됐다며 이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대표사례다. 핑크 CEO는 ESG 투자 확산에 공헌한 인물로 꼽힌다. 헤지펀드계의 거물 빌 애크먼도 지난 1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ESG 움직임은 특히 원자력과 화석연료 에너지와 방산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중단으로 이어지면서 엄청난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투자 중단은 우리의 에너지 독립을 손상시켰고, 세계적인 환경 파괴로 이어졌으며 국방력을 약화시켰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촉매제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ESG 움직임으로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에 더 의존하게 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ESG의 책임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애크먼은 또 “ESG는 많은 자산운용사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ESG 펀드를 만들어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하지 않는 투자자들로부터도 고액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블랙록, 피델리티, JP모건체이스 등이 운용하는 액티프 ESG 펀드에 대한 수수료 중간값은 패시브 펀드보다 70%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SG가 갈수록 정치화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 공화당은 ESG를 두고 '워크 자본주의'(깨어있는 척하는 자본주의)라고 비난하고 있다. 환경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의 의제에 대해 '자본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진보세력의 선동'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 일부는 '워크 자본주의'라는 비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ESG 상품 리브랜딩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콘트랙터 전략가는 투자회사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기후 전환' 등의 테마로 세분화하는 데 집중했고 이런 추이는 갈수록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일단 올랐지만…엔비디아·메타·테슬라 등 주가 엇갈려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8.85p(0.91%) 오른 3만 8773.12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11p(0.58%) 뛴 5029.73으로, 나스닥지수는 47.03p(0.30%) 상승한 1만 5906.17로 마감했다. 시장은 소매판매 등 미국 경제 지표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하 전망 등을 주시했다.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와 금리 인상 논의를 강한 경기 반등세가 촉발할 수 있다는 일각 우려를 완화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8% 줄어든 7003억달러를 기록해 2023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 줄었다. 1월 소매판매는 전달 0.4% 상승에서 하락 전환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였던 0.3% 감소보다도 더 많이 줄었다. 미국 소비는 국내총생산(GDP) 3분의 2를 차지한다. 미국 소비 감소는 경기 후퇴할 조짐을 시사한다. 그동안에는 미국 소비가 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성장세도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이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소비가 2.8% 증가했고, 국내총생산(GDP)도 3.3% 늘어난 바 있다. 애틀랜타 연은의 GDP 나우 모델로 추정한 미국 1분기 실질 GDP 성장률(계절 조정치) 전망치는 소매판매 발표 이후 2.9%로 하락했다. 이전 추정치는 3.4%였다. 다만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또다시 줄어들면서 고용 지표는 크게 악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1만 2000명으로 직전 주보다 8000명 감소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22만명을 밑돈 것이다. 변동성이 덜한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1만 8500명으로 전주 수정치 대비 5750명 증가했으나 여전히 22만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국채금리는 소매판매 지표 부진에 소폭 하락세를 보이다 보합권으로 올라섰다.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주가도 한숨 돌린 모습이다. 시장은 기업들 실적도 주목했다. 트립어드바이저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매출과 순이익 덕에 9% 이상 올랐다. 시스코 주가는 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약한 매출 가이던스와 감원 소식에 2% 이상 하락했다. 농기계업체 디어 주가는 연간 순이익 가이던스를 하향하면서 5% 이상 하락했다. 쉐이크쉑 주가는 분기 순익과 매출이 모두 예상치를 웃돌면서 26%가량 올랐다. 클라우드 기업 트윌리오 주가는 회사가 예상보다 부진한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15% 이상 하락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기술주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상승했다. 애플 주가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지분을 지난해 4분기 1%가량 줄였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0.2%가량 하락했다. 다른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1.6% 이상 내린 가운데 메타가 2.2%, 테슬라가 6.2% 급등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JP모건이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올렸다는 소식과 비트코인 가격 강세에 3% 이상 올랐다. 허벌라이프 주가는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이 피라미드식 사업 구조를 또다시 비판했다는 소식에 31%가량 급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볼빈자산운용의 지나 볼빈 사장은 마켓워치에 소매판매는 약화하고,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에서 고용시장은 강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완전히 양분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것이 결국 연준이 너무 빨리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그는 “더 높아진 물가와 잉여 현금의 축소는 금리 인상이 마침내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침체가 있지는 않겠지만, 경기 둔화는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38.1%,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8.3%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7p(2.57%) 내린 14.01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고공행진 日 엔화 환율, 더 오를 전망?…“152엔 돌파가 분수령”

올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최근 '1달러=150엔'을 돌파한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의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14엔에 장을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이 연초 140엔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엔화 가치가 약 2개월 만에 6% 가량 급락한 것이다. 특히 지난 13일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자 엔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0엔을 단숨에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선 적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첫 금리인하 시점을 지연한 것이란 관측에 따른 달러 강세가 엔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돼도 금융완화를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힌 점도 엔화를 압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일본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으로 진화에 나섰다. 전날 칸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최근 엔화 흐름은 급격하다"며 “흐름의 일부는 펀더멘털과 일치하지만 나머지는 투기적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 당국은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항상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엔화 환율 전망과 관련해 152엔을 넘어설지가 핵심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다만 일본 당국의 직접 시장 개입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면서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선 적은 2022년이 마지막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야마다 슈스케 일본 통화 및 환율 전략 총괄은 “152엔까지 오르는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현 시점에서 개입이 입박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카이 도쿄 연구소의 시바타 히데키 선임 환율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152엔을 돌파하면 엔화 매도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며 “일본 재무성은 경계하고 있지만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완화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정부가 엔화 평가절하를 막겠다는 의도를 미국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때문에 개입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레소나 홀딩스의 이구치 케이이치 선임 전략가는 152엔 돌파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의 스즈키 히로후미 최고 외환 전략가는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5엔까지 치솟아야 당국이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와중에 블룸버그는 10년만에 일본의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개편으로 개인들의 해외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엔화 환율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이라고 짚었다. 엔화를 외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엔화 약세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지난달 해외 주식과 투자신탁을 사들인 규모는 1조2000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다. 히데키 전략가는 “예상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해외로 향하고 있다"며 “이런 추이는 외환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증권의 전략가들은 NISA 개편으로 지난달에만 엔화 가치가 1엔 더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MUFG은행의 리 하드맨 선임 애널리스트는 “해외 투자 증가 흐름은 엔화 약세의 요인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기여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이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져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폐지 시점이 불확실해진 점도 엔화에 악재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도 3.3% 감소해 2개 분기 역성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전략가들은 “일본은행의 정책 변경이 지연될 경우 엔/달러 환율은 결국 2022년 고점(151.95엔)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해말 엔화 환율 전망치 중간값은 달러당 137엔으로 나타났다. 연준과 일본은행이 연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기 때문에 엔화 환율이 하락(엔화 강세)하리라는 전망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총격에 美 슈퍼볼 우승 행사 ‘아수라장’…어린이 포함 사상자 22명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우승팀의 축하 행사 현장에서 총격이 벌어져 2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에서는 어린이도 최소 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미 캔자스시티 경찰국(KCPD)은 이날 오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유니언역 앞에서 슈퍼볼 우승 축하 퍼레이드와 무대 행사가 끝난 직후 행사장의 서쪽 주차장 건물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해 모두 22명이 총에 맞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명이 숨졌고 2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부상자들이 모두 10분 내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들 가운데 즉각적으로 생명이 위독한 환자가 8명, 중상자가 7명, 경상자가 6명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부상자 중 어린이가 최소 8명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총기를 지니고 있던 총격 용의자 3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에게서 무기를 모두 회수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서는 NFL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슈퍼볼 우승을 축하하는 대규모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남자친구로 유명한 트래비스 켈시 등 주요 선수들도 대부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위프트의 참석 여부도 관심을 모았으나, 스위프트는 현장에서 보이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사건 현장인 유니언역 일대엔 8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있었지만 총기 범죄를 막지는 못했다. ABC방송과 캔자스주 지역 언론사인 캔자스시티 스타 등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폭죽 소리와 같은 소리가 들렸고, 모두가 갑자기 뛰기 시작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뉴햄프셔주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사람들이 앞으로 밀려 나왔고 모두가 뛰기 시작했다. 비명도 들렸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몰랐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사람들이 달리면 나도 달려야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 참가자는 총 1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캔자스시티 시 당국은 추정했다. 지역 교육구 일부는 학생들이 행사에 참가할 수 있도록 휴교를 할 정도로 이번 행사에 대한 시민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AP에 따르면 캔자스시티 시 당국과 치프스 팀은 이번 행사 비용으로 각각 약 100만달러(약 13억4000만원)를 기부했다. 캔자스시티 치프스는 지난 11일 열린 제58회 슈퍼볼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25 대 22로 무너뜨리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연고지인 캔자스시티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겼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1월 CPI에 의견 엇갈린 연준…“금리인하 신중히” vs “2% 경로에 있어”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과 관련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과 관련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반면 인플레이션이 조금 높게 나와도 괜찮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바 금융감독 부문 부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이 나와 연준 동료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가는 길에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연방기금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계속해서 좋은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파월 의장의 신중한 접근법에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바 부의장은 또 1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과 관련해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로 돌아가는 길이 불확실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이는 금리인하에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1월 CPI가 전년 동기대비 3.1% 상승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9%보다 높은 수치로, 이를 계기로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바 부의장의 매파적인 발언과 달리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굴스비 총재는 같은날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금리 인하는 목표로 가는 경로에 있다는 자신감과 연결돼야 한다"며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 지표가 조금 더 높게 나오더라도 연준의 목표치로 향하는 경로와 여전히 부합하다"고 말했다.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지는 만큼 물가 지표가 기대치보다 다소 높게 나오더라도 이를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올해 통화 결정 투표권이 없는 굴스비 총재는 한 달 수치로 인플레이션 추세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CPI가 아닌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기준으로 한다고 강조한 뒤 이들 두 지표는 “어느 정도 크게"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2개월 기준 인플레이션이 2%를 달성한 이후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현재 연준의 정책 기조는 “꽤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1월 CPI 수치가 “조금 높았다"면서 “사소한 변동에 집중해 장기적이고 더 큰 추세를 보지 못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 2%에 거의 부합하는 수준까지 둔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갈수록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임금이 계속해서 인상됨에 따라 미국 가계는 이 시기가 지나간 후 더욱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그런 상황이) 더욱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일본, 경제대국 세계 4위로 추락했지만…25년만에 한국 역전

일본이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55년 만에 세계 경제대국 4위로 추락했다. 경제성장률 측면에선 일본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블룸버그통신·CNBC 등에 따르면 15일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4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내수 부진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1.1% 성장)와 로이터통신(1.4%)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를 대폭 하회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로는 4분기 GDP 성장률이 0.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해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졌다. 3분기 GDP는 전년 대비, 전 분기 대비 각각 3.3%, 0.7% 하락했다. 일본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배경엔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위축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생활비 상승으로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 예상치(+0.1%)를 하회했다. 임금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못따라가면서 지난해 12월 가계지출은 전년 동월대비 2.5% 하락해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나갔고 기업 설비투자 또한 3분기 대비 0.1% 하락했다. CNBC는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개월 연속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노린추킨 리서치의 미나미 타케시 이코노미스트는 “끈끈한 인플레이션이 구매력을 떨어트려 소비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토추 연구소의 타케다 아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급등에 따른 영향은 예상보다 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일본 가계와 기업 모두 지출을 지속적으로 줄이자 지난해 일본 경제규모가 달러 기준으로 독일에 밀려 세계 4위로 추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날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명목 GDP가 591조4820억엔(약 5200조원)으로 발표됐다.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4조2106억 달러다. 지난달 15일 독일 연방통계청은 독일의 지난해 명목 GDP가 4조1211억 유로(약 5900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달러로 환산할 경우 4조5000억달러로, 독일이 일본을 약 3000억 달러 앞지른 셈이다. 일본은 인구가 약 1억2500만명으로 8300만명인 독일보다 51%나 많은데도 달러를 기준으로 한 경제 규모는 오히려 작아진 것이다. 우크라이나전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독일에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역대급 엔저(円低)로 달러로 환산한 일본의 명목 GDP가 감소한 것이 역전 원인으로 꼽힌다. GDP는 국가 내에서 생산된 물품과 서비스를 합한 수치로, 명목 GDP에는 물가 변동이 반영된다.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독일의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0.3%로 침체에 빠졌다. 다만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인플레이션 등을 제외하더라도 일본과 독일의 역전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GDP가 지난해 독일에 밀린 데에는 엔화 약세와 독일의 물가 상승 영향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독일 경제 성장률이 일본을 웃돌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바탕으로 2000∼2022년 실질 성장률을 단순히 추산하면 독일은 1.2%이지만 일본은 0.7%에 머물렀다"고 짚었다. 일본은 고도 성장기였던 1968년에 당시 경제 주요 지표였던 국민총생산(GNP)을 기준으로 했을 때 서독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2010년 급성장한 중국에 뒤져 3위가 됐고 지난해는 4위까지 떨어졌다. 2026년 무렵에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에도 추월당해 5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해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은 1.9%로 집계됐다. 앞서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한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1.4%로, 일본이 한국보다 0.5%포인트 높았다. 한국이 일본에 경제성장률에서 뒤진 것은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이와 관련,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도체 불황 같은 일회성이 아닌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도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한국은행이 저출산·고령화와 생산성 및 경쟁력 저하로 잠재성장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한국도 저성장기에 들어갔다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는 한국이 다시 일본에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IMF은 지난달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2.3%, 일본은 0.9%로 각각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셸 “2040년에 글로벌 LNG 수요 정점”…전망치 하향 조정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큰손인 영국계 석유공룡 셸이 글로벌 LNG 수요가 2040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수요 전망치 또한 작년에 제시됐던 것보다 하향 조정됐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셸은 '2024 LNG 전망' 보고서를 내고 2040년 글로벌 LNG 수요가 6억 2500만~6억 850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셸은 LNG 수요에 강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이번에 공개된 수치는 작년에 제시된 전망치인 7억톤보다 하향 조정돼 주목받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셸은 글로벌 석유공룡들인 이른바 '빅오일' 중에서 LNG 사업의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이며 세계 LNG 수요의 20% 가량 차지하고 있다. 셸은 일본, 유럽, 호주 등에선 2010년대에 수요가 이미 정점을 찍었고 북미에서는 수요가 2030년대에 최고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셸의 이 같은 전망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관측과 어느정도 비슷하다. IEA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연례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LNG 수요는 2030년에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됐다. IEA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더 커질 것이란 이유로 2030년 LNG 수요 전망치를 2020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셸은 2040년 글로벌 LNG 수요가 현재 수준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포함해 신흥국에선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존재해 글로벌 수요 강세를 견인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글로벌 LNG 수요는 전년대비 1.7% 가량 증가한 4억 400만톤으로 집계됐다. 셸은 “중국의 탈탄소 기조, 기타 아시아 국가들의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LNG 시장은 2040년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석탄에서 LNG로 전환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LNG 수입국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에서 에너지 안보가 부각된 점도 글로벌 LNG 수요를 지속적으로 지지하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해왔던 유럽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다. 셸은 2025년, 2030년 유럽에서 요구될 현물 LNG 물량이 각각 7000만톤, 500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일환으로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오는 2026년부터 27년 동안 네덜란드에 매년 최대 350만톤의 LNG를 공급하는 장기계약을 지난해 셸과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LNG 수요가 2040년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변수도 존재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 경제,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미국의 신규 LNG 수출 시설에 대한 승인 결정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LNG 수출을 기록한 미국은 호주와 카타르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LNG 수출이 에너지 비용, 미국의 에너지 안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이 조치는 기후위기를 우리 시대의 실존적 위협으로 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LNG는 석탄에 비해 청정하지만 연소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또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LNG 수송관 등에서 누출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동남아에서 LNG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수입 인프라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셸은 예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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