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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선언 석화업계…‘AI·친환경 기술’로 정면돌파

불황에 빠진 석화업계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면서 판매 실적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업무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제품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부문은 이달 부터 국내·외 출장을 20% 줄이는 등 비상 경영에 나선다. 고유가와 중국발 증설 부담 등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부진 여파가 심해지면서 적자 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지난해 34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출장비 예산을 전년 대비 20% 감축했다. 앞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국내·외 출장은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출장 수행 인원은 최대 2인으로 제한된다. 임원 항공권 등급도 10시간 이내 비행의 경우 한 단계 하향한다. 오전 10시∼12시, 오후 2∼4시는 집중 근무 시간으로 정해 이 시간에 흡연과 업무 외 메신저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LG화학도 비상경영에 나섰다. LG화학은 지난 5월 대산공장의 스티렌모노머 공장은 철거했고 여수 나프타분해시설 공장의 매각은 추진 중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석화업계는 AI도입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기초소재사업과 첨단소재사업 특성에 맞춘 별도의 AI조직을 신설했다. 기초소재사업은 축적된 연구개발(R&D) 지식과 AI 융합을 통해 AI 연계 촉매, 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 등을 위해 대전 종합기술원에 'AI솔루션팀'을 신설했다. LG화학은 제조 영역부터 비제조 영역까지 비즈니스 전방위에 AI 기반의 디지털 변혁(DX)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3월 AI 분석 솔루션인 'CDS 플랫폼'을 오픈해 임직원의 역량을 강화했다. 코딩을 모르는 4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CDS 플랫폼 파일럿 운영 기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최상위 등급의 염제거율을 갖춘 제품의 생산 비율을 4배 이상 높였고 배터리 분리막 제품의 품질 개선점을 이틀 만에 찾아내는 성과를 얻었다. 또 업계는 친환경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높인다.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어려운 정세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10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소재인 전해액의 생산 라인을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준공했다. 이어 14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유사 유기용매 생산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태양광 패널 필름용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와 고수익 제품인 이소프로필 알코올(IPA) 등을 신규 양산 가동한다. 이어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 소재 SSBR(합성고무)의 생산력을 높여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또 한화솔루션은 케이블 소재 등 신사업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은 핵심 기반산업이자 수출 주력산업인 만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부가·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에코프로, ‘불법 사기 사이트’ 주의 당부

'에코프로 공급물량 신청 허위 사이트'가 개설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허위 사이트는 에코프로 △공식 CI △최고경영자(CEO) 멘트 △회사현황표 △최근 뉴스 내용 등을 불법적으로 도용했다. 이름과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 입력을 유도하는 것도 특징이다. 해당 사이트에서 개인정보 입력시 해당 번호로 개인 계좌번호를 요구하는 전화가 오는 구조다. 공급물량을 주당 5만9800원으로 명시하고 선착순 물량 소진시 마감된다는 허위 내용도 게재했다. 에코프로는 관련 당국에 이 사이트의 사기 내용을 신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을 앞두고 비슷한 형태의 불법 사이트가 개설되자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고 경찰 사이버수사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당국에 신고한 바 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이같은 허위 사기 사이트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양극재업계, 3중고 지속…수급 악화·中 입지 강화·메탈값↓

각종 악재에 직면한 양극재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구간에 머물면서 수요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공급은 늘어난 탓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리튬2차전지 양극재 출하량은 294만t로 수요를 76만t 가량 상회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연기하면서 판매량 둔화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계 기업들이 리튬인산철(LFP) 제품을 앞세워 입지를 강화하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LFP의 비중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SNE리서치가 발간한 '올 1분기 LIB 4대소재 분기별 시장 및 SCM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양극재 출하량 중 LFP가 156만8000톤(53%)을 차지했다. 상위 LFP 제조사가 대부분 중국기업인 것도 특징이다. 이 중 'Hunan Yuneng'이 50만t을 돌파하며 1위에 올랐다. 2위 다이나노익은 21만4000t, 3위 로팔도 10만t을 넘겼다. 삼원계에서도 탑13 중 국내 기업은 에코프로·엘앤에프·LG화학·포스코퓨처엠 등 5곳을 넘기지 못했다. 에코프로가 12만t로 1위를 지켰으나, 2·3위를 차지한 중국계 기업이 10만t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내는 등 맹추격했다. 국내 기업들이 메탈값 하락에 따른 해외 진출 연기 등 생산량 확대에 제동이 걸린 것도 문제다. 수익성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리튬값은 ㎏당 87.5위안으로 2달 만에 20% 하락했다. 5월 21일 t당 2만1275달러까지 올랐던 니켈값도 최근 1만7000달러 밑으로 형성되고 있다. 양극재 가격이 상승하면 판매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인하된 시기에 판매량이 회복하는 것도 실적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1119억원을 적자를 냈다가 올 1분기 흑자전환했던 에코프로비엠이 2분기 다시금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엘앤에프도 같은 기간 각각 2800억원, 2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적자 행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지난해 4분기 737억원의 적자를 냈다가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에도 227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나, 연간 기준으로는 2022년 보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올 1분기 중국 롱바이는 2만6000t를 출하하면서 에코프로(2만5000t)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덮친 것이 문제"라며 “충전 인프라 부족을 비롯한 요소가 해결되고 시장이 살아나야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돛 올린 HS효성, 타이어코드 수요 힘입어 순항할까

HS효성그룹이 공식 출범을 마치고 책임경영 강화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한다. 주력 계열사 수익성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S효성그룹은 HS효성첨단소재·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S효성홀딩스USA·HS효성더클래스·HS효성토요타·HS효성비나물류법인·광주일보 등으로 구성됐다. 매출은 7조원, 임직원수는 만명에 달한다. 초대 대표는 조현상 부회장과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이 선임됐다. 신덕수 전무는 지원본부장, 이창엽 전무는 재무본부장을 맡는다. 사외이사진은 권오규 전 부총리, 박병대 전 대법관, 오병희 인천세종병원장, 이상엽 카이스트 연구부총장으로 꾸려졌다. 조 부회장은 효성 역사상 첫번째 타운홀미팅을 통해 '가치 경영'을 천명했다. “가치 또 같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기도 했다. 정기적으로 타운홀미팅을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 이사, 한-베트남 경협위원장직도 수행 중으로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HS효성그룹은 인공지능(AI)·데이터 솔루션(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공급망 관리(SCM) 솔루션 등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HS효성첨단소재는 그룹의 중추를 이루는 계열사로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아라미드를 비롯한 제품을 생산한다.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4826억원·2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59.7%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중 타이어코드는 전방산업 호조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실물경기가 좋은 미국과 오래된 자동차 등을 새 것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을 펴는 중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도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신차용(OE) 타이어 수요가 1% 개선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교체용(RE) 타이어 수요도 상승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타이어코드 업황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지역 자동차 판매량도 증가할 수 있다는 논리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성·주행성·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쓰이는 보강재로 HS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폴리에스테르(PET)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구간에 접어들었으나, 두 자릿수 성장이 이어지는 점도 호재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공차중량이 무거운 탓에 타이어 마모를 줄이기 위한 타이어코드 사용량이 많다. HS효성첨단소재는 업계 최초로 라이오셀 타이어코드에 대해 친환경 소재 국제인증도 획득했다. 글로벌 탄소섬유(카본파이버) 시장도 커지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수요가 15만2000톤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이 생산량 확대를 앞세워 입지 강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HS효성첨단소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우주·수소 고압탱크·방위산업 등 고기능성 제품을 찾는 업종에 집중할 수 있는 덕분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1조원을 들여 현재 9000t 규모인 전주공장 생산력을 2만4000t까지 키운다는 전략이다. 중국과 베트남 내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등 글로벌 탑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심항공용 모빌리티(UAM) 시장 개화도 기대하는 모양새"라며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은 소재를 필요로하는 특성상 탄소섬유를 사용할 공산이 큰 까닭"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정유업계, 국제유가 반등·정제마진 회복세 주목…실적 향상 ‘불투명’

정유업계가 다시금 상승세에 접어든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을 주목하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4월5일 배럴당 86.9달러까지 높아졌던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들어 70달러대로 하락했다. 80달러를 넘은 것은 하루에 불과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이번달 17일 80달러를 회복하고 18일 81.6달러로 올라섰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도 19일 각각 84.3달러, 85.1달러로 집계되는 등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중동 분쟁 장기화가 원유값 하방 압력을 완화시키는 가운데 드라이빙 시즌에 접어들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가 이번달 보고서에서 글로벌 원유 수요를 일일 1억300만배럴로 기존 대비 20만배럴 상향 조정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생산량 전망치는 1억300만배럴로 20만배럴 낮췄다. 가이아나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산유량이 늘어나겠으나, 러시아 제재를 비롯한 요인이 공급과잉을 진정시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휘발유 마진이 10.5달러로 전주 대비 34%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등유(13.2달러)와 경유(13.0달러)도 같은 기간 각각 8%, 11% 상승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휘발유·등유·경유 심플마진 반등이 복합정제마진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도 2분기 석유제품 수출단가와 수출채산성이 1분기 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물류비 상승과 수출대상국 경기부진 등은 우려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그러나 정유사들의 실적 향상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수급 밸런스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석유수요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공급과잉이 재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휘발유 수요 부진으로 재고량이 많아진 점도 언급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 중인 것도 악재로 꼽힌다. 미국은 국제유가가 낮을 때 전략비축유 물량을 늘리고 가격이 높다고 판단될 때 방출하는 경향이 있다. 재고평가손익도 축소될 전망이다. 1분기의 경우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점진적으로 높아진 국제유가, 2분기는 4월초 피크를 찍고 내려온 가격이 반영된 탓이다. 국내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조6316억원·5613억원, 에쓰오일은 9조7960억원·4335억원이다. 하반기에도 아쉬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연구원(KIET)은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9%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인도·중동과의 수출 경쟁 심화로 물량 확대가 제한되고 유가 및 정제마진 축소가 단가 축소를 야기한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캐즘 구간에 진입하기는 했으나, 석유수요에 끼치는 영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유로존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SK이노 “경쟁력 강화 방안 검토…SK E&S와 합병 결정된 것 아냐”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설에 대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20일 SK이노베이션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공시했다. 이어 “향후 관련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정유업계, 2분기 실적 하락 전망…‘새 먹거리’ 찾는다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지난 1분기 급등했던 정제마진이 가라앉으며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액침냉각유,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신사업으로 반등에 나설 방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이 지난달 말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반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통상 손익분기점인 5달러를 크게 상회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 정제마진은 배럴당 5.4달러로 지난 1분기 최대치인 15달러 대비 크게 감소했다. 정제마진이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유가 등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정제마진 가격이 높다는 것은 이윤이 많이 남는다는 뜻으로 마진 가격이 오르면 정유사 영업이익도 상승한다. 지난 1분기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증가했다. 반면 2분기엔 과잉공급으로 인해 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제마진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실적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는 새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국제유가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 되는 업계 특성상 하나에만 매달리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업계가 선택한 것은 액침냉각유와 지속가능항공유다. 액침냉각은 비전도성 액체로 서버, 배터리 등 제품의 열기를 식히는 기술로 공랭식(공기로 열을 식히는 기술) 대비 효율성이 높아 새로운 열관리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액침냉각유는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윤활유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인 SK엔무브는 2022년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미국 GRC에 25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는 SK텔레콤, 영국 액체냉각 솔루션 전문기업 아이소톱과 차세대 냉각·솔루션 분야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액칭냉각 기술 개발에 돌입했고 에쓰오일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액침냉각유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이어 업계는 지속가능항공유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지속가능항공유는 폐식용유 등 바이오 기반 원료로 생산한 친환경 연료로 항공업계 탄소 감축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손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2026년 생산을 목표로 울산CLX에 SAF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중국 폐식용유 판매 업체와 미국 바이오에너지기업 등에 투자해 해외 투자 활성화에도 적극적이다.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사 최초 SAF 생산 공식 인증 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ISCC CORSIA) 인증을 획득해 지난 1월부터 바이오 원료를 정비 설비서 처리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간 대한항공과 국내 최초 바이오항공유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SAF 수출에 성공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생산한 지속가능항공유는 일본 트레이딩 회사인 마루베니에 공급되고 ANA항공(전일본공수)에서 사용한다. 일본이 SAF를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진혁 HD현대오일뱅크 글로벌사업본부 상무는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수출로 세계 시장의 지속가능항공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며 “바이오 납사, 바이오 경유 등 코프로세싱 방식의 바이오 연료 수출도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합성고무, 석유화학 업황 상승세 견인…합성수지 뒷받침

중국 제조업 반등이 부진하지만 석유화학 업황의 반등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안정화되면서 납사값 부담이 줄었고 설비 순증설 규모가 감소한 영향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연구원(KIET)은 올 상반기 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공급과잉이 제품 단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나, 수출대상국 수요 회복이 물량 증가를 야기한다는 논리다. 반면, 내수는 민간 소비 및 건설투자 위축으로 10.7%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달 석유화학 수출은 40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4%, 4월(42억9000만달러)도 12.3% 늘어나면서 실제 지표는 이를 상회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합성고무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국 '이구환신' 정책과 전기차 보급 확대를 비롯한 요소가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천연고무 태핑이 지연되고 고무 선물값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타이어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가동률이 회복되는 점도 언급했다. 중국 부타디엔 고무(BR) 공장들이 돌아가며 정기보수를 단행하는 것도 공급 부담을 줄이고 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t당 364달러였던 부타디엔 마진이 올 1분기 537달러를 거쳐 2분기 744달러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을 비롯한 합성수지 제품도 자동차·가전·IT 등 수요산업에 힘입어 살아나는 모양새다. PP는 제품값이 오르는 중으로 마진도 같은 기간 234달러에서 257달러로 상승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등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부타디엔과 고부가 합성수지(ABS) 등의 공급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틸렌 마진의 경우 최근 감소했으나 2분기 전체적으로는 300달러에 육박한다.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셈이다. 납사크래커(NCC) 업체들의 스프레드가 오름세를 지속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에틸렌·프로필렌을 비롯한 올레핀 계열 제품과 벤젠·파라자일렌(PX) 등 아로마틱 제품 마진이 향상된 덕분이다. 하반기에도 수출 물량 확대와 단가 회복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 수출 증가폭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인도와 아세안을 비롯한 수출대상국 경기 회복의 수혜를 입는다는 것이다. 국내 설비들의 정기보수 종료로 공급 역량을 확보한 점도 언급된다. 미국 섬유 수요 반등과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고부가 섬유 증설도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은 악재"라며 “환경규제 등도 리스크지만, 이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한다면 후발국 추격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석화업계, ‘이구환신’ 힘입어 업황 반등 기대

석유화학 다운사이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으나, 원가 부담 완화와 중국발 수요 회복이 업황 반등을 견인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78.2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약 1달 만에 12.8%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감산 연장을 검토 중이지만, 가이아나·나이지리아·멕시코 등 신흥국 내 신규 설비가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넷째주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이 91.7%에 달하고 중국도 석유제품 재고량 축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t당 700달러를 상회하던 납사값이 지난달 682달러로 낮아진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제품 마진은 높아지는 추세다. 납사크래커(NCC) 스프레드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에틸렌 마진은 지난해 4분기 t당 274달러에서 올 1분기 289달러, 2분기에는 307달러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했다. 자동차 소재·섬유 등에 들어가는 폴리프로필렌(PP)의 경우 234달러에서 249달러, 합성수지를 비롯한 제품의 원료가 되는 스티렌모노머(SM)도 342달러에서 443달러로 상승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HEPE) 등 폴리에틸렌 계열 뿐 아니라 벤젠·부타디엔·톨루엔을 비롯한 제품 마진도 상승세다. 중국이 오래된 자동차와 가전을 비롯한 제품을 새 것으로 바꾸는 '이구환신' 정책을 펴고 있는 덕분이다. 국채 발행에 나서는 등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의지도 불태우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올 상반기 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점쳐지고 있다. 올 2분기 LG화학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8218억원·4855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0%, 영업이익은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롯데케미칼은 매출 5조2431억원·영업손실 4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3%, 영업이익은 70% 가까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353억원·795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SKC·효성화학 등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IET는 하반기에도 석유화학 업종이 △주요 수출대상국 경제 성장 △국제유가 부담 완화 △기저효과를 비롯한 요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도 수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중동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유가 하락이 물류비용 절감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배터리, 북미에 사활…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북미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NE리서치는 2035년 리튬이온배터리(LIB) 수요가 총 5570GWh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의 5.6배 수준으로 이 중 전기차향이 8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우려기관(FEOC) 지정 등 대중국 규제가 본격화되는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 중국계 기업과의 경쟁이 어려워지고 있다. CATL과 BYD를 비롯한 기업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입지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LFP는 국내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 실제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철광석값은 t당 119.9달러, 코발트는 2만6910달러로 집계됐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신흥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2021년 4분기 70%를 넘었던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올 1분기 45%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같은 기간 20%에서 49%로 높아지는 등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자국산 선호가 강한 중국 지역을 포함하면 글로벌 시장 내 K-배터리 점유율이 20%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이어 삼성SDI가 북미 지역 내 생산력 확대에 나서는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미국 전기차 침투율이 아직 낮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컴백'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변수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언급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성추문 입막음' 혐의 34건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여전히 네바다·애리조나·조지아 등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얼리어답터'의 소비가 이뤄진 캐즘 구간에 진입하는 등 차량 전동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를 비롯한 이유로 동급 내연기관 차량 대비 비싼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업계가 보급형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뿐 아니라 46파이 원통형배터리와 전고체배터리(ASB)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 가능하다. ASB는 기존 액체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안전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46파이는 기존 원통형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을 대폭 끌어올린 제품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분야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흐름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ESS는 △전력망 안정화 △수요관리 △분산발전 제어 역할을 수행하는 등 재생에너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다량의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게 안정적인 공급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충전 시간 단축을 비롯한 요소가 결합되면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LFP 배터리의 재활용 생산성이 높지 않다는 점은 향후 K-배터리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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