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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1Q 영업익 5830억원…전년비 17.3%↓

포스코홀딩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8조20억원·영업이익 583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영업이익은 17.3%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91.8% 증가했다. 2차전지소재부문에서 재고평가 환입효화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4분기 737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으나, 올 1분기 1000억원 이상 높아지면서 흑자전환했다. 고성능 전기차용 단결정 양극재 수율 개선으로 판매량이 확대되고 음극재 생산·판매도 개선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올 1분기 영업이익도 2654억원으로 같은 기간 23.6% 늘어났다. 글로벌 철강 시장이 좋지 않으나 친환경 소재사업에서 성과를 낸 덕분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글로벌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업별 본원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체질개선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철강사업은 스마트팩토리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인텔리전트 팩토리와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으로 초격차 수준의 제조·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차전지소재사업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둔화에 따른 업황조정기를 본원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업스트림 단계에서 리튬 등 우량 자원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연구개발(R&D) 기반의 혁신공정을 만들고 고객과 전략적 협력 및 우량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확장 방식도 다변화한다. 전고체 등 차세대 소재를 조기 상업화하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일부 사업에 대한 투자도 합리적인 시점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24년이 포스코그룹 리튬생산의 원년이자 전기차 배터리 풀 밸류체인이 본격가동되는 첫 해라고 설명했다. 올 연말까지 그룹 내 리튬·니켈·전구체 공장이 가동되면 소재와 전구체를 넘어 양극재 및 천연·인조흑연 음극재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도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및 메탈값 부진이라는 악재를 딛고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말 포항 영일만 산단에 연 50t 규모의 실리콘탄소복합체(Si-C) 음극재 데모플랜트를 가동한다. 양산기술 확보시 생산체제를 2026년 1000t, 2030년 1만t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 상반기 멕시코 1공장이 본격 생산에 돌입하는 등 구동모터코아 사업을 키운다. 5월 멕시코 2공장과 6월 폴란드 신공장 착공도 예정됐다. 올해 초 북미와 유럽 해외법인들을 통해 수주한 영구자석은 미국·호주·베트남 등에서 조달한 희토류를 사용할 방침이다. 희토류 영구자석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2026년까지 3조6000억원을 들여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 가스전 증산 △신규 광구 탐사 △터미널 2배 증축 등이 포함된다. 주주가치 제고 정책 및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검토한다. 이사회 차원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됐고 올해 안으로 자사주 소각 등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추진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올해 매출 목표는 78조원, 투자 예산은 10조8000억원으로 계획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동국씨엠, 1Q 영업익 238억원…전년비 흑자전환

동국제강그룹 냉연철강사업회사 동국씨엠은 별도 기준 올 1분기 매출 5565억원·영업이익 238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6.11%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213억원)은 흑자전환했다. 동국씨엠은 전방 산업 부진 장기화 속에서 수출·가전용 고부가 프리미엄 컬러강판 위주 판매 전략을 펼치며 수익성을 확보한 점이 이같은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DK컬러 비전 2030' 전략도 지속한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유럽향 컬러강판 수출 대응 강화를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했다. 지속성장 부문에서는 신성장동력으로 디지털프린팅 방화문 판매 확대와 금속 기반 복합 자재 시장 진출 검토를 진행 중이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철강 시황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해외 시장 개척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2분기에도 럭스틸·앱스틸 등 고부가 제품 위주 수출 판매 비중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현대건설기계, 1Q 영업익 536억원…전년비 33%↓

HD현대건설기계는 연결기준 올 1분기 매출 9791억원·영업이익 536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영업이익은 33% 감소했다. 글로벌 건설장비 시장의 수요 위축과 기저효과의 영향이다. 그러나 △신흥시장 내 수요 △지역별 딜러망 강화 △제품 교차 판매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수요 회복시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와 브라질 매출은 각각 17%·23% 증가했다. 이들 지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 수준으로 상승했다. 중남미·중동·아프리카 지역도 성장세를 보였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고금리의 장기화와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글로벌 장비 수요가 둔화되는 조정기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맞춤 영업전략과 제품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향후 수요 안정화 시기 더욱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HD현대일렉트릭, 1Q 영업익 1288억원…전년비 178%↑

HD현대일렉트릭은 연결기준 올 1분기 매출 8010억원·영업이익 1288억 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9%, 영업이익은 178% 증가했다. 선별수주 전략에 따른 판가 상승분이 실적에 본격 반영된 영향이다. 제품별로 보면 전력기기 부문은 지속적인 시장 호황에 힘입어 매출이 70.4% 늘어났다. 회전기기 및 배전기기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32.2%·52.8% 확대됐다. 1분기 수주는 14억3800만 달러로 연간 수주 목표(37억4300만달러)의 38.4%를 달성했다. 수주 잔고는 50억7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4% 많아졌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동화 및 디지털 전환 가속 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노후 교체 물량 등으로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별 수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가성비 갖춘 우주 플랫폼, 뉴 에어로스페이스 시대 기반”

우주항공청 오픈을 앞두고 '뉴 에어로스페이스' 시대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유창경 인하대 교수는 19일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항공우주 전문가 포럼'에서 “사업성을 확보한 우주 플랫폼을 개발해야 민간 주도 우주 경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의 우주 강국 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인도 등도 성과를 내는 가운데 향후 우리나라의 입지 확보를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개발 비용 절감 및 이윤 창출이 가능한 사업 모델로 민간의 지속가능한 우주 개발 참여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재사용 발사체 △공중 발사체 △재사용 우주 비행선 등의 플랫폼을 토대로 우주 서비스 산업 활성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경쟁력 있는 발사체가 위성·서비스·우주 모빌리티 등 우주 비즈니스 분야의 기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우주 탐사 분야에서는 “'라그랑주 점'을 비롯한 심우주 탐사 도전으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우주 데이터 축적·외교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그랑주 점은 2개 이상의 천체에서 받는 인력이 상쇄되면서 중력이 0이 되는 지점을 말한다. 연료 소모 없이 제 자리에서 정지 가능해 우주 탐사에 용이한 장소로도 불린다. 유 교수는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시장이 반드시 열릴 것"이라며 “국내와 동남아 등에서 활용 가능한 기체로도 시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최근 브라질 Eve 에어모빌리티와 체결한 구조물 공급 계약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ve가 '현실적인' 기체를 만들고 있다는 논리다. 유 교수는 “50~100인승급 하이브리드 민항기 국제 공동 개발로 글로벌 중·단거리 저비용 항공사(LCC)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K-배터리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천·고흥 지역 정주 여건 개선 등 우주항공청의 성공을 위한 과제들도 논의됐다. 허환일 충남대 교수는 “우주항공청이 선거 이슈와 엮였던 만큼 향후에도 관련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학령 인구 감소·공대 기피 현상으로 인해 인력 수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 교수는 “항공 분야는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주 분야는 아직 연구 중심"이라며 “우주항공청을 통해 일관된 정책을 이행하고 산학연 역할을 정립하는 등 민간 주도 상용 우주개발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고비용 우주 개발 특성을 반영한 법·제도 정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적용 대상이 미확정된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산업체 투자·손실이 지속되는 구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허 교수는 “위성체 대량생산을 위한 일괄 제조 라인을 확보하고 생산 일정·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며 “개발 자금 지원·구매 보장 등으로 산업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구영 KAI 사장은 “학계와 연구 기관이 우주항공청의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세부 과제 이행을 위한 핵심 기술과 수단을 연구해야 한다"며 “인재의 질적 향상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기업들도 하늘·우주 공간 산업화를 위한 전투력을 제공해야 한다"며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퍼스트 무버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KAI가 유·무인 복합 체계(MUM-T)가 적용된 6세대 전투기와 독자 위성 플랫폼·재사용 발사체 및 인공지능(AI)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미래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HD현대인프라코어, 1Q 영업익 928억원…전년비 39.2%↓

HD현대인프라코어는 연결 기준 올 1분기 매출 1조1573억원·영업이익 928억원을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영업이익은 39.2% 감소했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건설기계 수요가 이연된 탓이다. 건설기계 사업부 매출은 8481억원으로 13% 줄었다. 영업이익도 458억원으로 55% 축소됐다. 판가 인상과 원자재값 안정화 보다 지난해 기저효과 및 선진·신흥시장 부진의 여파가 크게 나타났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신제품 출시와 계열사 제품 교차판매 및 전략 딜러 프로모션 등에 힘입어 북미·유럽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중국 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남동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핵심고객 발굴과 호주 딜러망 강화로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 하반기 멕시코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라틴아메리카 지역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엔진 사업부는 매출 3093억원·영업이익 470억원을 달성했다. 산업용·방산용·소재 부품 등 제품별 성장으로 매출이 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 하락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북미 데이터센터 및 신흥시장의 발전기 엔진 수요와 방산용 엔진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딜러망 경쟁력 강화와 신제품 등을 통한 제품라인업 확대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초대형 건설기계의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철강업계, 업황 부진 불구 수익성 개선 기대…원료값↓

철강업계가 글로벌 공급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원료값 부담 완화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불거지고 있다. 1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철광석값은 t당 106.5달러로 올 1월5일 대비 25.3% 하락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 돌아왔다. 유연탄값도 90.6달러로 집계되는 등 안정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하순~5월 상순 대비 22.6% 가까이 낮은 수치다. 포스코 철강부문은 올 2분기 매출 15조원·영업이익 4000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 가량 오르는 반면 영업이익 상승폭은 절반에 달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설비 보수도 진행 중으로 올 하반기부터 판매량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 6조6200억원·영업이익 2500억원 안팎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7%, 140%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로 마진이 향상된다는 논리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봉형강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아베스틸지주도 매출 1조원·영업이익 360억원 등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스크랩값 급락으로 특수강 봉강 롤마진이 확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전 세계 철강수요를 17억9310만t으로 내다봤다. 인도와 유럽연합(EU) 지역 시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1.7% 높게 잡은 것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축소된 수치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라 중국 수요가 피크를 지나고 있다는 이유다. 실제로 중국 열연·철근 내수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현지 철강사들이 당국에 철근 생산량 제한 조치를 촉구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수입산 철강재 유통가격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국 내에서 소비되지 않은 물량을 밀어내는 탓이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조강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현지 철강사 가동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 상반기 자동차·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과의 가격 협상이 향후 수익성을 좌우할 요소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조선사들은 철광석값 하락을 내세워 후판값 인하를 촉구하는 모양새다. 조선용 후판은 선박 건조 원가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그러나 철강사들은 전기요금 인상 등을 이유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사들이 경영난에 처했을 때 상생의 정신을 발휘한 것도 언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뿐 아니라 중동·중남미를 비롯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는 등 향후에도 수급 밸런스가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재생에너지용 강재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고 원가 절감 등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고환율 공포] 원자재 수급 부담 커진 산업계···‘비상 경영’ 돌입하나

중동 전쟁 확산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보이며 국내 산업계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곳들도 있어 기업들의 부담감이 커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선까지 올랐다가 1394원대에서 마감했다. 환율이 장중 1400원대로 오른 것은 2022년 11월 7일(1413.50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 판매 등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넘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된 점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고환율 흐름으로 한국 산업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산업 구조 특성 상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환율이 높아질수록 원자재 수입 비용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환율 추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식품 업계의 상황이 악화될 전망이다. 대부분 식품 기업들은 3~6개월 정도의 원재료 재고를 확보해놓기 때문에 고환율 흐름이 이 기간을 넘어간다면 단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후 이익이 181억53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최근 중국산 제품의 저가공세, 전기료 인상 등으로 불황을 보내고 있는 철강업계의 고심도 깊어졌다. 철강업계는 수출 위주의 수익구조로 인해 일정 이상의 환차익이 기대되고 있지만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철광석 등 원재료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금 같은 환율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철강업황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전자 등 미국에 현지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기업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설비를 투자하더라도 더 많은 금액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약 7조원을 투입해 전기차 신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자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제공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현대차가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곳이다. 특히 현대차는 기존 2025년 완공 목표를 올해 10월로 앞당기는 등 조지아 공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LG엔솔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단일 기업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SK온도 미국 공장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온은 미국 포드와 배터리 합작법인을 통해 114억달러 규모의 미국 켄터키·테네시 공장을 짓고 있다. 양사는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하고, 약 120GWh의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또 SK온은 현대차그룹과 조지아주에 35GWh급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는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의 투자를 확대해 4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후공정 패키징 시설과 첨단 연구개발(R&D) 시설도 신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지속적으로 급등한다면 기업의 투자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로 인해 원자재 수입 부담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품 수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보존할 방침"이라며 “아직까지 환율 변동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HD현대중공업, 방산·에너지 포트폴리오 강화

HD현대중공업이 글로벌 해양방산과 재생에너지 시장 내 입지 확대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6일(현지시각)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3400t급 호위함 1척·2200t급 원해경비함(OPV) 1척·1400t급 상륙함 2척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규모는 6406억원으로 대한민국 중남미 방산 수출 사상 최대다. HD현대중공업이 함정의 설계와 기자재 공급 및 기술 지원, 시마조선소가 최종 건조를 맡는다. HD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이들 군함을 페루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페루 해군이 발주할 예정인 호위함 5척·원해경비함 3척·상륙함 2척 등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도 확보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첨단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페루 해군의 현대화와 전투능력 강화를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구 반대편에서 같이 협력할 기회를 마련해준 시마조선소가 HD현대중공업의 중남미 지역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 경제개발기구들과 손잡고 유럽 해상풍력 시장 진출도 가속화한다. 탄소중립 및 전력수요 확대 등으로 커지는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함이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누적 설치용량은 2022년 63.3GW에서 2032년 477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은 2021년 11GW였던 해상풍력 발전규모를 2030년 50GW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세계 최초 부유식 단지 '하이윈드 스코틀랜드'도 건설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스코틀랜드 엔터프라이즈(SE)·하이랜드&아일랜드 엔터프라이즈(HIE)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부유식 해상 구조물 설계 및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급망 최적화 방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SE와 HIE는 △재정 지원 방안 모색 △잠재적 공급 기업 및 제조 시설 △투자자 등에 대한 인적⋅물적 네트워크 확보 방안을 지원한다. 해상풍력 구조물은 거친 해양 환경을 고려한 설계·제작이 필요해 해양플랜트 제작 경험을 보유한 조선사들이 강점을 보일 수 있다. 조선소 내 특별한 구조 변경이나 설비 투자 없이도 대형 구조물 제작에 바로 돌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상풍력 시장 개척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제작 공급 인프라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부유식 구조물 설계 및 제작에 대한 노하우를 살려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방산, 글로벌 시장 내 입지 강화…유럽·중동발 훈풍 지속

한국산 무기체계의 수출길이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유럽과 중동의 군사적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의 경우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격과 반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각)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월요일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은 탄도 미사일·순항 미사일·자폭 드론을 비롯한 수단으로 이스라엘을 타격했으나, 대부분의 시도가 '아이언돔' 등에 의해 무력화됐다. 이번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방산업계는 이로 인해 역내 무기 구매 수요가 촉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LIG넥스원과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4조원 이상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계약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사우디의 영토는 UAE의 25배에 달하고, 주력산업인 석유 시설이 타겟이 된 바 있다는 점에서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모하나드 카리브 모하메드 이라크 방공사령관도 한국에서 천궁-Ⅱ를 둘러봤다. 이라크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UH-1 수리온 헬기 도입도 검토 중이다. 타벳 모하메드 사이에드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강구영 KAI 사장과 만나 국방·방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수리온은 UAE에서도 첫 수출을 노리고 있다. KAI는 미국·이집트·우즈베키스탄·중남미를 비롯한 지역에서 FA-50 경전투기 등 T-50 계열 고정익항공기 수출도 타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현대로템의 K-2 전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등이 노후 전력을 대체할 무기체계로 자리잡고 있다.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에서 대규모 수출 계약이 예상된다. 루마니아는 300대에 달하는 신형 전차 도입을 추진 중이다. 북쪽 국경을 우크라이나와 맞댄 탓에 올해 국방예산도 208억달러(약 28조원)로 전년 대비 45% 늘렸다. 이미 미국산 전차를 구매하기로 했으나, 높은 가성비와 빠른 납기를 겸비한 K-2를 포함해 기갑전력을 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자주포 수출 시장의 '1인자' K-9도 1조원(54문) 상당의 계약도 앞두고 있다. K-9은 지난해 루마니아 자주포 사업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보병전투차(IFV) 레드백도 호주에 이은 수출 성과를 내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경쟁자로는 레드백은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 및 스웨덴 CV90 등이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이 페루와 호위함·원해경비함(OPV)·상륙함 현지 건조 공동생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해양방산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폴란드·필리핀 잠수함 프로젝트를 수주를 타진하고 있다. 현지 기업과 협업도 확대 중이다. 양사는 지속적인 매출 발생을 위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분야 경쟁력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풍산의 155㎜ 포탄은 지상 무기체계 수출 및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역의 재고 부족의 수혜를 꾸준히 입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말레이시아 등 수출 계약이 체결된 국가에서 또다른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KF-21 보라매를 비롯해 개발 중인 무기체계도 수출 전선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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