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영업익 반토막 난 세아제강 ‘친환경 강관’으로 반등 노린다

철강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및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저가 수입산 제품의 유입이 지속되는 탓이다. 세아그룹도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솔루션 마련에 나서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연구원(KIET)이 업종별로 '전문가 서베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달 철강의 현황 지수는 56, 9월 전망치는 78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제조업 분야 중 가장 낮은 수치다. 6월 현황 지수가 50이었던 것을 비롯해 올해 들어 철강의 현황 지수가 100을 넘긴 적은 없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해당월의 경기가 전월 대비 나쁠 것으로 본 전문가가 많았다는 의미다. 세아그룹 계열사들의 실적도 전년 대비 하락했다. 올 상반기 세아제강의 매출은 8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감소했다. 내수·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8% 축소됐다. 북미 강관 제품의 유통 재고 증가가 롤마진 축소로 이어졌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평균 판가가 t당 1만9000원선에서 1만5000원대로 낮아지면서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유사한 흐름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아제강지주는 액화천연가스(LNG)·해상풍력을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용 강관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법인들이 중동 지역에서 유정용 강관 공급계약 등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전방산업 회복도 기대하는 모양새다. 영국 북동부 티스사이드 지역에서 해상풍력 모노파일 하부구조물을 만드는 세아윈드 공장도 건설 중이다. 앞서 스웨덴 국영 전력회사 바텐폴과 1조5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3년치 일감을 확보했고, 내년 상반기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세아제강은 834억원을 들여 세아제강지주의 구조관 사업 유통법인 에스에스아이케이(SSIK)도 인수한다. 물류체계 개선과 영업·마케팅 시너지 효과 창출 등 구조관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구조관 제조법인 동아스틸도 세아제강으로 통합한다. 세아베스틸지주의 경우 올 2분기 매출(9701억원)과 영업이익(646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12.4%, 21.5% 하락했다. 중장비·산업기계 등 특수강 수요산업의 업황 둔화로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하반기에는 주요 원재료값 인하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값은 5월20일 2만1200달러를 넘겼다가 최근 올해 초(1만5000~1만6000달러) 수준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세아창원특수강도 스테인리스 판매량 회복 등을 앞세워 실적 향상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2130억원을 들여 연산 6000t급 특수합금 생산공장도 짓는다. 이는 니켈·티타늄·코발트 등이 철과 배합된 고부가 제품으로, 진입장벽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1년 68억달러에서 2031년 15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항공우주 △원자력발전소 △수소경제 시장 공략 가속화를 위해 특수강·특수금속 소재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북미·중동·동남아 등 대륙별 생산거점 확보로 시장점유율도 높인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소비 부진 및 공급과잉을 빌미로 '밀어내기'를 지속하고 있다"며 “인도 등 신흥국의 생산량도 불어나는 만큼 고부가 제품 개발과 판매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영풍그룹, 고려아연 매출 의존도 여전히 10% 이상… ‘작년 2326억원’

영풍그룹 주요 계열사가 고려아연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10%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2년여 기간 동안 영풍그룹의 최대주주인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최씨 일가의 지분 다툼이 발생하면서 매출 의존도가 크게 줄었음에도 더 이상 낮추기가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려아연 측에서 영풍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1%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산업권에서는 고려아연에는 영풍그룹이 필요 없어 독립을 꿈꾸지만, 영풍그룹에는 고려아연이 필요해 놓아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19일 영풍그룹의 지주사인 ㈜영풍과 주요 계열사인 영풍정밀의 지난해 고려아연향(向) 매출액 규모는 각각 2175억원과 151억원으로 합계 232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영풍과 영풍정밀의 전체 매출액(별도 기준)이 1조5467억원과 1387억원임을 감안하면 매출에서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비중(의존도)은 14.06%와 10.89%에 달한다. 이는 영풍그룹 내부에서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역할이 매우 큰 탓이다.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49년 설립한 영풍기업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장씨 가문은 ㈜영풍을, 최씨 가문은 1974년 자매회사로 설립된 고려아연을 각각 경영하면서 재계에서 흔치 않은 '한 지붕 두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이후 고려아연은 ㈜영풍과 함께 연·아연 제련과 정련 사업을 영위하면서 서로 시너지를 발생한 결과 영풍그룹 매출의 70% 가량을 혼자서 담당하는 주력 계열사로 발돋움했다. 이렇다보니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영풍과 제·정련에 필요한 유압 밸브 등 정밀기계 부품을 제조하는 영풍정밀의 주요 고객으로도 자리매김했다. ㈜영풍과 영풍정밀은 최근 몇 년 동안 고려아연에 대한 매출액 의존도를 최대한 줄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회장이 고라아연 대표로 취임한 2022년 전후부터 영풍그룹을 지배하는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최씨 일가의 지분 다툼이 발생하면서 공고했던 영풍그룹 주요 계열사와 고려아연의 협력 관계에 금이 간 탓이다. 실제 지난 2020년 ㈜영풍과 영풍정밀의 고려아연 매출 의존도는 각각 25.98%와 17.07%로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영풍의 경우 2020년 3204억원 수준이었던 고려아연향 매출액 규모를 지난해 2175억원으로 32.12%나 줄이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의존도 줄이기도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큰 폭으로 매출 의존도를 줄였던 2021년에 비해서 2022년과 지난해로 시간이 지날수록 비중 줄이기 성과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고려아연과 협력해 왔기에 당장 의존도를 줄이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려아연은 스스로가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한 알란텀, 한국전구체 등을 제외하고 영풍그룹 계열사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액은 최근 4년 동안 15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고려아연의 연간 매출액이 5조~8조원 규모였음을 감안하면 영풍그룹 의존도는 0.2%에 불과한 수준이다. 산업권에서는 계열사 의존도만 살펴보더라도 영풍그룹은 고려아연이 필요하지만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이 필요치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의 독자경영을 시도하고 영풍그룹의 장씨 일가가 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려는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 의존도만 살펴보더라도 최씨 일가가 독자경영을, 장씨 일가가 그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오랫동안 유지했던 '한지붕 두가족' 체제에 최근 본격적인 균열이 발생한 만큼 앞으로 양측의 공방이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MBK “고려아연 거버넌스 개선… 지분 中에 안 팔 것”

“대리인 문제로 훼손되고 있는 고려아연의 기업·주주가치 개선을 위해 이사회 감독 기능과 전문경영진의 경영관리가 조화롭게 작동하는 선진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겠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7~15% 가량 공개매수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못해도 지분 7%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주당 66만원)이 50%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1대주주로서 회사에 대해 의사를 표명하기 위한 행보다. MBK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의 주주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되고, MBK 주도로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합의했다. ㈜영풍과 장씨 일가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도 부여 받는다. 고려아연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현대자동차·㈜한화·LG화학에 대해서는 “이들 기업은 고려아연의 전략적 파트너"라며 “최윤범 회장의 지지세력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이 비철금속 세계 1위 기업이지만, 2019년 최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고려아연의 주가 성장세가 코스피를 하회했고 2022년 하반기 회장 취임 및 단독경영체제 전환 이후 오히려 하락세"라며 “장기 전망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10%대 중후반이었던 연결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2022년 10.9%, 지난해 10.1%로 떨어졌다는 이유다. 연결 영업이익 마진도 10%대 초중반에서 2022년 8.2%, 지난해 6.8%로 낮아졌다. 부채 규모가 2019년 410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4110억원으로 급증한 것도 언급했다.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도 현금력 악화에 일조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2019년 2조5000억원에 달했던 순현금 규모가 올해말 -440억원으로 축소되는 등 창사 이래 첫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실현을 위한 실탄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 회장 주도로 이뤄진 투자 성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했다. 2019년 이래 38개 투자 건 중 30개 기업들이 202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누적 당기순손실 5297억원에 달한다는 이유다. 이 중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홀딩스는 매출의 200배에 달하는 자금을 들여 인수했고, 여행상품 플랫폼 기업 타이드스퀘어의 경우 평가손실 추정액이 79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본업(제련) 경쟁력 유지 및 발전 위한 투자 지속 △본업과 무관한 투자 출자금 회수 및 신사업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한 재투자 △트로이카 드라이브 지속 강화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 강화 △작업환경 개선 및 탄소배출 저감 등 ESG 역량 향상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로 동사업 수익성이 양호할 것으로 보고 있고, 황산니켈·전구체·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철저한 타겟 분석과 ROI 검증에 따른 인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노·사와 김두겸 울산시장 등 지역 이해관계자들이 제기하는 해외 매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중국 연기금의 비중이 5% 남짓이라는 점도 거론했다. 김 부회장은 관련 질문에 “우리는 정부의 감독을 받는 금융사"라며 “중국에 국가 기간산업을 팔고 국내 사업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꽤 오랜기간' 고려아연 경영권을 갖고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대기업에게 매각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고용 안정과 관련해서는) 최 회장을 제외한 경영진과 근로자를 흔들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대해 “배당규모를 지난해 보다 60% 가까이 높여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위한 재원을 빼가면 해당 사업이 좌초될 것이 뻔하다"며 “홈플러스·ING생명 등 과거 MBK가 인수한 기업에서 사업 축소와 자산 매각 및 사업 분할매각 등으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 “투기자본으로부터 회사 지킬 것”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가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주주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며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영풍은 매년 국정감사에 끌려가는 기업으로, 그간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면서 각종 환경오염을 유발해 지역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피해를 입혀왔다"고 질타했다. 그는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들이 모두 구속됐고, 카드뮴 누출을 비롯한 문제로 이들에게 추가로 실형이 구형되는 등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영정상화와 안전·환경 문제 해결 등을 방기한 채 고려아연 지분과 경영권 확보에만 혈안이 된 점은 영풍 임직원들에게도 불행"이라고 꼬집었다. MBK파트너스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간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뒤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으로 투자금 회수에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자행했다는 논리다. 고려아연이 최기호 창업자를 필두로 최창걸·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에 이어 최윤범 회장과 전현직 경영진 및 임직원이 수십년간 합심해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에 올랐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통해 △2차전지 소재 △자원순환(배터리 리사이클링) △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권을 상실하면 이같은 핵심 사업전략이 추진되지 못하면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영풍 및 특수관계인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보유한 점을 토대로 경영권을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최대주주(영풍)와 함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며 “적대적인 행위 및 경영권 탈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계 펀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펀드에 출자하는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국내 및 세계 유수의 연기금들과 금융기관이라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LP들은 투자에 관여하거나 투자대상 기업의 재산 및 기술에 접근이 가능하지 않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해외 기술 유출 우려는 없다"고 일축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우주항공청, ‘우주강국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구슬땀

'한국판 나사(미 항공우주국·NASA)'를 꿈꾸는 우주항공청이 산업생태계 강화와 혁신 기술 개발 지원에 나선다.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고조된 국민 성원을 모아 대한민국을 세계 5대 우주강국 대열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1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내년 우주항공청 예산은 9649억원으로 올해 보다 27% 증액된다. 정부 전체 예산이 3.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9배에 달하는 성장률인 셈이다. 2027년에는 1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청 당시 110명이었던 인력도 100일 만에 150명을 넘어섰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탓에 인력 충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으나, 존리 본부장을 영입하고 민간 전문가를 기간제 공무원으로 뽑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윤영빈 청장은 가족 단위로 내려오는 인원이 확대된 점을 토대로 올 연말까지 90% 수준의 충원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사에 지역 보건소와 연계한 스마트 건강관리존도 설치했다. 경남도와 사천시도 대중교통을 증설하고 이주정착금과 자녀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정주여건 향상을 돕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우주수송 역량 확대 및 경제성 혁신 △첨단위성 개발 △달 착륙선 본격 개발 및 국제 거대전파망원경 건설 참여 △첨단항공산업 주도권 확보 △민간 중심 산업 생태계 조성 5개 분야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여기에는 누리호 반복 발사를 위한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재사용발사체 선행기술 개발이 포함된다. 발사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중 재사용발사체가 가장 나은 솔루션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저궤도 수송비용을 ㎏당 1000달러 이하로 낮추고, 2027년 공공위성 발사서비스 구매도 진행할 방침이다. 위성 편대비행을 위한 전기추력기를 국산화하고, 달에 부존된 자원 활용 등을 위한 우주탐사 로드맵도 수립한다는 전략이다. NASA와 함께 세계 최초로 태양 코로나의 온도·속도를 동시에 관측 가능한 카메라도 개발했다. 이는 다음달 발사될 예정이다. 2035년 L4(태양·지구의 중력과 원심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지점 중 하나) 탐사선 발사를 포함해 세계 최초로 태양권 L4 우주관측소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태양풍 관측으로 우주탐사 피해를 예방하고, 이 과정에서 나사의 네트워크를 대체할 심우주 통신망도 만들어 경제적 성과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체계 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7년간 총 3808억원을 전남 발사체 특화지구, 경남 위성 특화지구, 대전 연구·인재개발 특화지구에 투입한다. 고흥에는 민간 발사장, 진주에는 우주환경시험시설, 사천에는 위성개발혁신센터, 대전에는 우주기술혁신인재양성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KDB산업은행·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AIST·항공안전기술원 등과 우주항공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워킹그룹 출범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도심항공용 모빌리티(UAM) 및 친환경 항공기 개발을 비롯한 미래산업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기업과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극초음속 항공기술 뿐 아니라 항공 유지·보수·정비(MRO)와 연계한 핵심기술 개발로 미래시장 주도권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개방형 위성영상 서비스 시스템 개발을 비롯해 우주항공경제 시장 확대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항공우주업계 관계자는 “산·학의 숙원과제가 이뤄졌으나, 글로벌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며 “우주항공청이 민간 투자 유치와 실효성 정책 수립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HD현대사이트솔루션, 신흥시장 힘입어 글로벌 탑10 진입 정조준

HD현대의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세계 건설기계 탑10에 들어가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난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7%로 전년 대비 1%p 높아졌다. 순위는 12위를 유지했다. 특히 신흥시장 내 입지 강화 및 판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광산장비 전시회(마이닝 인도네시아)에서 △100t급 초대형 굴착기 △광산용 덤프트럭(WDT) △53t급 중대형 크롤러 굴착기 등을 선보였다. 인도네시아는 니켈·코발트·주석을 비롯한 광물 채굴을 위한 장비 수요가 증가하는 지역으로, 양사는 올 상반기 7%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5년 내 두 자릿수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비롯한 이유로 부진했던 중국의 경우 양사 모두 7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등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한 인도에서도 인프라 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의 현지 시장점유율은 18%에 달한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HD현대건설기계 인도법인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5%로 높아진 데 이어 올 상반기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 인도법인의 평균 가동률은 2022년 66.65%에서 지난해 94.27%, 올 상반기 106.13%로 상승했다. 올 상반기 생산량(3184대)은 2022년의 80%에 육박한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 상반기 칠레와 멕시코 지사도 설립했다. 중남미 영업망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브라질에서도 광산·인프라 개발 수요가 실적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내년 말까지 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공장증축에 투입할 예정으로, 올 상반기까지 1354억원이 집행됐다. 향후에도 신모델 금형 치구를 갖추는 등 779억원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지출할 계획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상반기를 튀르키예 국방부향 대형굴착기 39대 수주로 마무리했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외곽순환도로 조성 프로젝트에 대형굴착기와 대형휠로더를 포함한 건설장비 1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 상반기 인천공장(G2) 가동률이 90%를 돌파하는 등 엔진사업도 힘을 내고 있다. 발전기용 엔진은 전력 수요와 건설 인프라 투자 확대, 방산용 엔진은 K-방산 및 글로벌 무기체계 수요를 비롯한 요소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및 엔진 생산력 확대·기술개발·정보화 등을 위해 최근 몇년간 연평균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했다. 올 상반기에는 250억원 규모로 축소됐으나, 내년부터 3년간 제관·조립 품질 향상용 설비 개선과 엔진 연구개발(R&D) 설비 구입 등에 연평균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건설기계부품연구원에 5t급 수소지게차 4대를 공급하는 등 친환경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모델로, 2027년 출시가 목표다. 3.5t과 1.8t급 모델을 갖추고, 고체수소 저장장치 탑재로 운행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는 지난해 3억7700만달러(약 5200억원) 안팎이었던 수소연료전지 지게차 시장이 2030년 22억5500만달러(약 3조1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시장의 수요가 고금리 및 딜러 재고 조정으로 인해 저해되고 있으나, 연말부터 회복될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으로, 대통령 선거 이후 인프라 투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중국산 저가 쓰나미에 국내 철강사 수출 위기···올해 영업익 반토막 전망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해 내수 물량을 저가 수출로 돌린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인해 국내 철강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의 주요 철강업체의 올해 영업이익이 수천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중국 세관총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철강제품 수출량은 5300만t(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가 급증했다. 연간 총 수출 예상량은 1억1000만t으로 2015년 역대 최고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눈에 띄는 점은 올해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감소 등을 위해 철강생산량 감소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유독 수출량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정부의 발표를 감안하면 중국 철강사가 생산 자체를 줄였을 것으로 보이나 수출량이 늘어난 것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중국의 극심한 경기 위축으로 내수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 영향에 상반기 수출량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중국에 대한 강력한 무역 제재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관세에 민감한 품목인 철강제품을 서둘러 수출한 다음 하반기에 수출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철강제품의 수출 물량을 연말까지 꾸준하게 유지한다면 국내 철강업계의 영업이익이 절반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 7월에 국내 수입된 중국산 철강제품의 거래가격은 관세의 영향으로 t(톤)당 563달러(약 77만5000원) 수준이다. 같은 달 포스코의 열연 가격은 전월 대비 1만5000원 하락한 t당 80만5000원에 거래됐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관세 등의 영향으로 크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열연가격은 t당 60만원대 후반으로 국내산 제품과 1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환경이 유지된다면 국내 철강사가 판매를 크게 줄이거나 마진을 극도로 낮추고 가격 하락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 실제 포스코 열연가격은 지난 2월 t당 87만7000원을 기록했으나 중국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실제 상반기에도 국내 주요 철강사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점이 확인된다. 현대제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538억원으로 전년 대비 80.8%가 줄었다. 포스코그룹 철강부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836억원으로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로 1분기 생산량이 적었던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서 38.48%가 감소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까지 중국이 지금의 수출 물량을 유지한다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아울러 저가의 중국산 철강제품이 글로벌 철강시장의 디플레이션을 유발하면서 제강사나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한화-SK ‘불타지 않는 ESS’로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 공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년간 연구개발(R&D)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글로벌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윤활유 전문기업 SK엔무브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불타지 않는 제품도 만들었다. 10일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용 ESS 시장은 2021년 21억달러(약 3조원)에서 2030년 76억달러(1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5.5%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보고 잠수함용 수십 메가와트급 제품을 만드는 등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양사는 이날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를 열고 리튬이온배터리(LIB) 모듈에 냉각 플루이드를 채워 화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소개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의 전기추진선에서 실증 테스트도 진행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강제 열폭주 실험 결과를 선보였다. 시연 영상에서는 냉각유에 담긴 배터리 내 6개의 셀에서 순차적으로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와 기포가 발생했으나, 이들 셀에 둘러쌓인 셀에 불이 옮겨붙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추가적인 소화장치 없이도 불이 꺼진 것이다. 손승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센터장은 파우치셀에 대해서도 유사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외부 먼지·염분 등의 유입을 차단, 내부 손상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도 제거했다고 부연했다. 플루이드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 성질을 지닌 물질로 모듈 내부에서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하고,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손 센터장은 “배터리의 경우 전해액의 인화점이 낮고, 양극에서 산소와 수소 등이 나온다"라며 “전압이 높으면 절연 파괴와 단락 리스크도 커지기 때문에 화재 예방 및 소화 솔루션이 필수적"이라고 발언했다. 특히 액침냉각 방식이 기존 공랭·수랭식 보다 액침 냉각하는 방식의 효율이 높고, 화재 예방 및 소화가 된다고 강조했다. 서상혁 SK엔무브 e-Fluids B2B 사업실장은 에어컨과 샤워 및 목욕탕 냉탕을 비유로 들었다. 손 센터장은 절연액 구입에 필요한 비용이 소요되지만, 수랭관을 비롯한 설비가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모듈러 방식을 채택한 덕분에 유연한 배치가 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선박용 ESS 제조시 △셀 열 폭주 발생 요인의 원천적 차단 △셀 열폭주 전조증상 검출 통한 화재 발생 차단 △화재 발생시 랙 내 화재 완화 △화재 소화 및 리튬전지 랙간 화재 전이 차단을 위한 설계를 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요 모델(제품명: SEAL)이 노르셰베리타스(DNV)와 한국선급(KR)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향후 판매하는 제품 전량에 액침냉각 기술도 적용할 방침이다. 서 실장은 “열관리 플루이드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존에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ESS 기술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품질 기유를 활용한 냉각 플루이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높은 산화안정성에 힘입어 수명도 늘릴 수 있다"며 “분자구조 설계·화학물질 합성 기술·반응 기작 분석·양산 최적화 기술도 접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 플루이드를 사용해 원통형 배터리 화재 실험을 해보니 4.6초만에 진화됐으나, 첨가제를 사용해 0.4초로 줄어든 실험 결과도 공개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보급 확대가 수요를 끌어올리는 중으로, 다양한 배터리 폼팩터에 대한 데이터 확보 등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서 실장은 액침냉각 플루이드는 △발화 억제 및 전이 차단 △물성 변화 억제와 냉각 성능 유지 △기기부품과 접촉시 열화 최소화 △누전 또는 요구 되지 않은 전기흐름 방지를 비롯한 성능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냉각유 열 관리에 대한 질문에 “컨트롤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며 “교체 주기 등에 대한 매뉴얼 제작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HD현대·효성·LS “슈퍼사이클 온다” 전력기기 증설 박차

글로벌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이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내 업계도 실적 향상을 위해 생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5월부터 360억원을 들여 중저압차단기 스마트팩토리용 부지를 매입했다. 내년 말까지 약 82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 공장을 짓는 등 2030년까지 생산량을 2배 가량 높인다는 목표다. 올해 말까지 변압기공장 철심가공설비 구축 등이 이뤄질 예정으로, 180억원 규모의 800kV급 리액터 설비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변압기 적치장 및 자재창고 확장으로 납기변경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중공업은 올 상반기에 신·증설과 설비개선 등에 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초고압변압기 생산력을 40% 이상 늘리기 위해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에도 1000억원을 투자한다. 저압전동기 이익 확대 목적으로 배트남 공장 증설도 이뤄졌다. LS일렉트릭 역시 1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다. 기존 부산사업장에 예정된 803억원에서 205억원을 늘린 것이다. 진공 건조설비(VPD) 2기 구축으로 초고압변압기 생산력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일감도 많아졌다. HD현대일렉트릭의 6월말 기준 수주잔고는 52억5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1% 늘어났다. 북미·중동·유럽에서 선전한 덕분으로, 최근 스웨덴 시장에도 처음 진출했다. 효성중공업의 수주잔고(중공업부문)도 같은 기간 5조5000억원에서 6억6000억원 규모로 향상됐다. 여기에는 노르웨이·모잠비크와 체결한 계약도 포함됐다. LS일렉트릭 전력부문도 북미향 초고압변압기·배전반 호조에 힘입어 수주잔고가 지난해말 2조3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2조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 △노후 인프라 교체 수요 △해상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다. 업계는 향후에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량은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에서 2026년 1050TWh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AI 활용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의 전력설비 증가율도 기존 데이터센터 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AI 서버 기술이 전력사용량 증가를 야기하고 있으며,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서비스가 기존 검색 서비스 보다 전력 소모가 큰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선진시장 내 오래된 송·배전 설비가 많은 상황에서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것도 국내 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송전 인프라의 70% 가량이 25년을 넘었고, 2차대전 직후 건설된 경우도 있다. 유럽에서도 배전망의 40%가 40년 이상인 상황이다. 전력망 인프라가 노후되면 정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설비 고장이 잦아지고, 복구에 소요되는 기간도 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도 언급된다.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전력망 복구 지원에 나서면서 관련 장비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마진 프로젝트가 매출로 반영되는 중으로, 수익성 향상을 위한 선별수주도 이뤄지고 있다"며 “수주지역 다변화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조현상號’ HS효성, 정체성·실적 키운다… 새 로고·핵심비전 공개 임박

효성첨단소재가 'HS효성첨단소재'로 사명을 변경하며,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그룹의 정체성 확립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번 사명 변경은 효성그룹이 ㈜효성·HS효성이란 2개의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함에 따른 것으로 새 로고와 핵심 비전도 공개할 예정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HS효성첨단소재'로 바꾸는 정관 변경안을 가결 처리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사명 변경을 신호탄으로 '조현상호 HS효성'의 경영 기조 역시 빠르게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HS효성 그룹의 새 이미지(CI)는 산업보국의 철학을 상징하는 별, 건강한 미래·강인한 생명력·지속적인 가치 창출·나눔의 의미를 담은 나무를 모티브로 삼는다. 아울러 조 부회장의 HS효성 지배력도 높아지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더해지면 현재 55.08%인 지분율이 70%에 육박하게 된다. 민간외교 영역에서 HS효성의 존재감도 커질 전망이다. 조 부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 이사 △한-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위원으로 활동하는 중으로, 최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만나 경제협력에 관해 논의했다. 주력 계열사로 사명을 변경한 HS효성첨단소재는 HS효성의 CI 적용으로 그룹 브랜드와 일체화를 시도하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효성토요타·효성홀딩스USA 등 HS효성그룹에 속한 다른 계열사들도 곧 이같은 행보에 합류할 전망이다. HS효성첨단소재의 올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8.0% 오른 3조4600억원에 영업이익(2711억원)은 57.2%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증설한 에어백 생산설비 등의 영향이다. 내년에는 매출 3조7000억원·영업이익 3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주력 제품 생산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 8월 시작된 베트남 타이어코드 생산설비 증설은 내년 4월 완료될 예정이다. 올 상반기까지 총 투자액(13억1600만달러) 중 74%가 집행됐다. 글로벌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50% 수준의 점유율로 1위를 수성 중으로, 2050년까지 PET 타이어코드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업계 최초로 라이오셀 제품에 대한 국제 인증도 받았다. 고부가 제품인 전기차용 타이어코드 공급도 늘리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밸류체인이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각국 차량 전동화 정책 등에 힘입어 시장이 성장하는 것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전기차는 동급 내연기관 차량 보다 무거운 탓에 강도가 높고 타이어 마모를 줄일 수 있는 보강재가 필요하다. 2028년까지 1조원을 들여 전주 탄소섬유공장 생산력도 9000t에서 2만4000t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수소경제·친환경차·재생에너지·항공우주 분야를 중심으로 불어나는 수요를 충당하고 글로벌 2위권 생산자 지위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022년 9월부터 올 연말까지 총 8600만달러를 투입해 추진하는 중국법인 증설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베트남 법인 설립을 위해 533억원도 출자한 바 있다. 오는 9일부터 나흘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CAMX 2024' 전시회에서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도 알린다. 이는 북미 최대 복합소재 전시회로, HS효성첨단소재는 고압용기용 신규 고강도 원사, 자동차 휠, 자전거 프레임 등을 선보인다. 앞서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복합재료 산업박람회 '차이나 컴포짓 엑스포 2024'에도 참가, 수소차용 고압용기를 비롯한 제품을 소개했다.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세가 점쳐지는 국내·외 아라미드 시장 내 입지 확대를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도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는 트렌드에 맞춰 데이터 솔루션 전문업체로 자리잡는다는 목표"라며 “그룹 차원에서도 기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 등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