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이슈 분석] 티웨이항공, 안전 이유로 운항 거부한 기장 문책 논란

법원이 기체 부품에 문제가 있어 운항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비행을 거부한 조종사가 항공사측의 징계 조치에 반발해 제기한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조종사 단체는 환영의 입장을 보였지만 사내 고참 기장들은 당사자와 회사 모두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와 대구지방법원 민사부 징계 효력 금지 결정문을 종합하면 김모 티웨이항공 기장은 올해 1월 2일 베트남 깜라인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TW158편(HL8324)을 운항할 예정이었다. 해당 항공기 브레이크 인디케이터 핀의 길이가 사측의 운항 기술 고시에 따른 기준치인 1㎜에 미달하는 것을 확인한 김 기장은 정비팀에 브레이크 교체를 요청했다. 그러나 정비팀은 정상 운항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브레이크를 교체하지 않았고, 운항본부로부터 비행 지시 등 다른 조치도 이뤄지지 않자 이에 김 기장은 운항 불가를 결정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조언을 위해 고용돼 통제실에 상주하는 은퇴 기장인 '크루랩'을 비롯, 정비·항공운항관리사들이 안전에 문제가 없음을 김 기장에게 설명했는데 그는 운항본부가 게시한 공시를 근거로 운항 불가를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티웨이항공 사측은 한국에서 부품을 공수해 결국 베트남 현지에서 브레이크를 교체했지만 보항편 투입에 15시간 가량 운항이 지연됐다. 같은 달 19일, 사측은 중앙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김 기장에 대해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독단적이고 무지한 판단으로 회사에 2억원대의 손실을 입혔고, 승객 169명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김 기장이 재심을 요구해 사측은 지난 2월 1일 정직 5개월로 징계 수위를 다소 낮췄다. 이후 김 기장은 대한민국조종사노동조합연맹의 법률 지원을 받아 대구지법에 징계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재판장 김태균 판사는 이를 인용했다. 티웨이항공 운항본부가 지난해 9월 27일 공지한 '카본 브레이크 장탈 기준 전파'에는 '웨어 인디케이터 핀의 길이가 1㎜ 또는 그 이하의 경우 브레이크 교환'이라고 명시돼 있고, 같은해 10월 11일자 운항 기술 공시(23-46)에도 이 사건 항공기와 동일한 기종의 카본 브레이크 장탈 기준에 관해 같은 내용이 기재돼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해당 문언 그 자체로는 해당 기준치 이하에 해당하는 경우 브레이크를 교체하라고 규정돼 있을 뿐, 정비 효율을 위한 참고 사항에 불과하다는 취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판단했다. 또 “브레이크 핀의 길이가 0.8㎜로 최종 확인된 당시 상황에서 채권자인 김 기장은 운항 일반 교범(FOM)에 따라 항공기 출발을 결정해야 하는 지위에 있어 운항 불가를 통보한 것이 징계 대상에 해당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다수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비행 안전과 관련해 채무자인 티웨이항공 사측이 징계를 포함한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원칙에 따라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사측은 당시 한국 시간 기준 자정에 가까워 업무 지시가 불가능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티웨이항공이 국제선을 운영하는 만큼 베트남 현지에 있던 김 기장에게 비행 지시를 내릴 수 없었다는 것으로 충분한 해명이 될 수 없다고 봐서다. 김 판사는 “김 기장에 대한 징계 사유가 존재하는지, 그렇다 하더라도 정직 5개월의 양정이 정당한지에 관해서는 본안 소송의 충분한 심리를 거쳐 최종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특히 김 기장은 징계 처분으로 인해 비행 자격 유지도 어려워져 직무 수행을 할 수 없게 될 것이고 금전 배상만으로는 온전히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법원의 이 같은 결정에 조종사노조연맹은 당연하다면서 반기는 분위기다. 박상모 조종사노조연맹 위원장은 “항공안전법은 기장이 안전 운항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는데, 이에 충실하고자 했던 김 기장에 대해 티웨이항공은 부당 징계를 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측의 이 같은 행태는 안전 운항 문화를 발전시킬 수 없어 징계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며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비 처벌을 근간으로 기체 이상을 자율 보고한다"고 했다. 한편 티웨이항공 사측은 보도자료에서 “인디케이터 핀의 길이가 1㎜ 이상 남은 상태에서 교환할 경우 동 부품 제작사가 페널티를 부과해 내부 기준치에 1㎜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이라며 “실제로는 핀의 길이가 0㎜ 이상인 경우에는 안전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당사 모든 조종사들은 핀의 길이가 0~1㎜인데도 무리 없이 운항 중이고, 김 기장도 과거 0.1~0.7㎜ 사이에서 수차례 아무런 지적 없이 항공기를 운항한 기록이 있어 당시 비운항 결정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고경력 기장들은 운항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고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면 티웨이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집행부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기장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같은 건의 타당성에 관해 법원과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본 심리를 진행 중에 있고, 향후 본안 소송에서 징계 처분의 정당성을 다툴 예정“이라며 "최상의 안전 운항을 위해 전 분야에서 철저한 점검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경력이 상당한 티웨이항공 교관급 기장들과 심사관들 사이에서는 김 기장과 사측 모두 도를 지나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종사 A씨는 “김 기장은 보수적으로 공시된 내용을 근거로 비행을 거부했는데,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안전에는 문제가 없어 정상 운항이 가능했다"면서도 “사측의 5개월 정직 처분은 과도했고, 일정 기간 비행 정지 정도의 경징계가 적절했다"고 평했다. 김 기장이 티웨이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위원장이라는 점에서 사측과 갈등을 빚은 것도 징계 수위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A씨는 “김 기장은 사측과의 교섭 과정에서 고소를 남발해온 측면이 있다"며 “미운털이 박히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기동 HD현대마린 사장 “‘종합 해양 솔루션 프로바이더’ 글로벌 1위 굳힌다”

“선박 유지·보수(애프터 마켓) 분야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원 스톱 샵' 사업 견인, 친환경 개조 사업에서는 친환경 선박 종합 솔루션 제공, 선박 디지털(SDV)에선 글로벌 선도 해양 빅 데이터 플랫폼 사업, 벙커링 사업에서는 대체재 공급을 통해 친환경 연료 시장 선도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지난 2일 HD현대 선박 개·보수 전문 자회사 HD현대마린솔루션(이하 HD현대마린)은 기업 공개(IPO)에 앞서 출입 기자 간담회를 판교 글로벌 리서치 센터(GRC)에서 개최했다. 이날 이 자리에는 60여명의 취재진과 이기동 사장과 HD현대마린 C레벨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 사장은 “당사는 신조선 인도 이후 선박의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토탈 마린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며 “선박 애프터 마켓 사업은 HD현대그룹이 건조한 선박과 제작한 엔진의 부품·기술과 무상 보증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선박 개조(retrofit)는 운항 성능을 제고하고 선박 내부 하역 작업 효율화와 운항 용도 변경 등을 목적으로 선체 구조나 탑재 기기류를 변경하는 사업이다. 주로 선주로부터 요청을 받아 현존 선박에 대한 △역설계 △재설계 △재설치 △시운전 △승인 재획득 △공급 등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환경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선사들은 기존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개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HD현대마린은 1세대 환경 규제인 황산화물 배출 규제와 선박 평형수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스크러버·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BWTS) 개조 등 수백 척의 친환경 개조 공사 경험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 사장은 “중장기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선박 개조 사업은 30%대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기반으로 회사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박 자동화·전동화·자율화는 향후 조선·해양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당사는 차세대 운항 기술·빅 데이터 기반 선박 디지털 제어 해양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HD현대마린은 2016년 11월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엔진기계사업부·전기전자사업부 등 선박 관련 유·무상 서비스 담당 조직을 통합해 '현대글로벌서비스'로 출범했다. 당시 사명은 건조 후 인도된 선박과 엔진 등 주요 기자재에 대한 정비·수리 개조 등 선박 생애주기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프터 서비스 전문 회사로의 입지를 다져나가겠다는 의지에 따라 정해졌고, 2017년 4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시작으로 해외 주요 거점에 법인을 설립하며 기틀을 닦았다. 2020년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선박 디지털 제어 사업을 양수하는 등 사업 영역이 확대됐고,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305억원, 2015억원으로 2017년 대비 495.30%, 269.05% 성장했다. 2021년에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인정받아 미국 사모 펀드 'KKR'의 지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150여명이던 초기 임직원은 현재 전 세계 약 800여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커져가는 회사의 미래 가치를 당시 사명에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회사 내부에서 제기됐다. 때문에 해양 분야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친환경·디지털 솔루션 사업 확대를 통한 신성장 동력의 확보 의지를 담아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사장은 “당사는 세계 1위 조선사 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선박·기자재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를 갖고 있는 유일한 애프터 서비스 사업자"라고 전했다. 또 “글로벌 4행정 엔진 시장 점유율 1위인 '힘센(HiMSEN)' 엔진 정품 부품 주문은 HD현대마린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전세계 2행정 엔진 중 99%를 차지하는 독일 MAN과 윈GD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대형 엔진 애프터 서비스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HD현대일렉트릭의 배전반·발전기·모터류·조선 기자재 부품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 내 유일한 원스톱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고, 전기·전자·조선 기자재 사업의 비중도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양 생태계 교란을 방지하기 위한 HD현대마린의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BWTS)·스크러버 등 1세대 친환경 선박 개조 공사 실적은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603척으로 집계된다. 이 사장은 “다수의 친환경 개조 공사 수행 실적과 HD현대 조선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 풍부한 기술 인력, 최신 선박 기술 및 규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기반으로 독보적인 턴키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도 했다. 중장기 전략에 대해 이 사장은 “암모니아·수소 이중 연료(DF) 시스템·탄소 포집 시스템 개발을 비롯한 친환경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탈 탄소화 시대에 걸맞는 벙커링 솔루션을 조선·해운 시장에 공급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피니티 리서치에 따르면 SDV 시장은 연 평균 12.2% 성장해 2032년 시장 규모가 약 24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며 “글로벌 조선·해양 빅 데이터를 보유한 독보적인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정혁 HD현대마린 최고재무책임자(상무)는 “항공 MRO나 엔지니어링 등 유사 업종 대비 우수한 당사 현금 창출 능력은 자산 경량화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감가상각을 최소화 하는 데에서 나온다"며 “핵심 사업부를 기반으로 이익률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김 상무는 “IPO 자금은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해 국내 중소 설계사 인수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타 평가 모델을 적용해도 기업 가치가 높게 측정되느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회사채 발행을 고려했는데 자금 필요성 아닌 재무상 유연성을 가지기 위함"이었다며 “상장 이후 회사채 발행은 추가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한화파워시스템 대비 부유식 액화 천연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FSRU) 강점에 대해서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여서 현 시점에서는 답할 수 없다"고 했다. 미 해군 MRO에 대해선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가 담당하는 영역으로, 별도 라이선스가 있어야 한다"며 “당사가 참여한다는 기사는 추측성 보도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자사주 매입…5억원 규모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이 자사주 6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3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취득 단가는 주당 8535원, 총 매입 규모는 5억1210만원에 달한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3월 공동대표로 취임한 뒤 9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지난해말 단독대표로 전환된 이후 경쟁력 확보와 지속 성장을 위한 토대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 증가와 해양설비 건조 본격화를 토대로 올해 목표 매출 9조7000억원·영업이익 4000억원을 제시했다. 수주 목표는 97억달러로 3월까지 39%를 달성했다. 삼섬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매수는 경영실적 개선에 대한 최 부회장의 자신감과 단독대표로서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조선업계, 1분기 136억달러 수주…세계 1위 탈환

국내 조선업계가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수주 세계 1위로 돌아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1분기 선박 수주액이 136억달러로 중국에 앞섰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4%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의 45.5%에 달하는 수치다. 수주량은 449만표준환산톤수(CGT)로 중국(490만CGT) 보다 적지만 고부가 선종을 위주로 비즈니스를 전개한 영향이다. 실제로 올 1분기를 보면 국내 조선소들이 액화천연가스(LNG)선 29척과 암모니아선 20척 전량을 '싹쓸이'했다. 3월의 경우 수주량도 105만CGT로 중국(73만CGT)을 상회했다. 선박 수출도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K-조선 차세대 선도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를 발족했다. 민·관이 향후 5년간 9조원을 들여 △초격차 기술 확보 △국내 인력 양성 △외국 인력 도입 등 당면과제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올 상반기 'K-조선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수립하고 하반기에는 중소조선소 경쟁력 강화 및 기자재산업 수출경쟁력 확보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친환경·자율운항선박을 비롯한 신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샌드박스 등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7000억달러 수출 달성에 있어 조선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미래 글로벌 조선시장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한화, 호주 오스탈 인수 추진…방산 시너지 높인다

한화그룹이 호주 오스탈 인수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오스탈은 미국·호주·동남아에서 함정 사업을 영위하는 조선 및 방위산업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탈은 최근 한화오션으로부터 10억2000만호주달러(약 8960억원)에 달하는 인수 제안을 받았다. 이는 오스탈의 주가에 약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그러나 오스탈은 호주 연방 정부 등이 경영권 인수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를 거절했다. 오스탈이 해외 기업에 매각되기 위해서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와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 및 미국 국방방첩안보국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화오션은 이와 관련해 글로벌 로펌을 통해 정부 승인 관련 심사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오스탈도 지난 3월 사업 실사를 개시했으나, 최근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했다. 한화 측은 양국 정부의 우호적 관계와 K-9 자주포·AS-21 레드백 등의 사업이 호주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년간 4000건에 달하는 호주기업의 해외 매각 사례 중 미승인 비중이 0.2% 수준인 점도 언급했다. 이 수치도 중국을 비롯한 특정국에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가 미국·영국과 함께 안보 공동체 '오커스(AUKUS)'에 속했지만, 한국도 호주 및 역내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불승인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로 꼽힌다. 한국이 '파이브아이즈'가 확대된 '세븐아이즈' 멤버로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탈도 당국 승인 등의 조건 하에 인수 제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화 관계자는 “인수를 위해 투자은행 UBS를 자문사로 선정했다"며 “오스탈과 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의 포트폴리오는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방산 분야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스탈은 지난해 11월 호주 연방 정부와 전략적 조선 계약을 위한 초기 계약을 체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아시아나항공 “퇴역 HL7428, 보잉 안 간다…보존 계획 無”

국내 마지막 여객 사업용 보잉 747-400이었던 HL7428 여객기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처리 방안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공식 입장이 나왔다. 1일 본지 취재 결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5일 인천-타이페이 노선을 마지막으로 운항을 마치고 퇴역한 HL7428 여객기에 대한 보존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998년 5월 29일 제작된 해당 여객기는 1999년 6월 18일 항공 관리 당국에 등록된 기재다. 같은 해 6월 22일 김포-뉴욕(JFK) 노선에 첫 투입된 이래 9만6986시간 동안 1만8139차례 운항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비행 거리는 약 8800만킬로미터로, 25년 9개월 간 지구를 약 2500바퀴 돈 셈이다. HL7428은 아시아나항공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코드 원' 운항 임무를 가장 많이 수행했다. 항공 애호가들과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이 여객기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존 747-400 여객기 중 가장 오래된 기체인 만큼 연구 가치가 높아서다. 앞서 한 매체는 원 제작사인 보잉이 HL7428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보잉으로 가는 건 아닌 것으로 안다"며 “타 항공사로의 매각에 따른 송출이나 스크랩 처리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산은 카고 에어’ 될 가능성은?

국내 항공사들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입찰에 응해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불발 시 정부가 한국산업은행에 어떤 역할을 맡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등 국내 저비용 항공(LCC) 3사와 항공 화물 전문 에어인천 등 국내 4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에 대한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했고, 매각 주간사인 UBS는 이달 말까지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응찰 회사들의 대주주를 살펴보면 AK홀딩스(제주항공), VIG파트너스(이스타항공), JC파트너스(에어프레미아), 소시어스(에어인천) 등으로 상당수가 사모 펀드(PEF)다. 이들은 외부 자금을 추가로 끌어와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의 매각가는 1조9000억원으로 평가된다. 이는 2022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간 벌어들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3000억원의 5배에 부채 4000억원을 더한 액수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현행 항공사업법 제7조는 '국내항공운송사업 또는 국제항공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토부가 재무적 투자자(FI)의 공동 투자를 막아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인수 자격은 항공사로 제한된다. 때문에 사모 펀드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보유 항공사 지분을 더 인수하는 등 추가 출자가 필수적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이뤄진 대형 인수·합병(M&A) 사례 중 85%는 사모 펀드들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조단위 거래가 전무해 사모 펀드 업계에도 돈줄이 마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에어프레미아 대주주 JC파트너스는 지난해 AP홀딩스에 지분 21.4%를 매각해 670억원을 챙겨 자금을 일부 회수했다. 이 같은 이유로 비교적 현금이 부족한 LCC들이 사모 펀드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도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인수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주간사를 통해 진행되는 일인 만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자문사를 선정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M&A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검토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가치 평가가 나온 게 아니어서 타 항공사 대비 적극적인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M&A 후보 중 규모가 큰 제주항공도 매각 흥행을 위해 '구색 맞추기' 형태로 참여했고, 적극적인 의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이다. 앞서 지난 2월 14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에 대해 제반 조건을 내걸어 승인을 내줬다. 이 중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이 걸려있는데, 시한은 올해 말까지로 성사되지 않을 경우 두 회사 간 합병도 없던 일이 된다. 때문에 대한항공은 원매자를 찾는 데에 몸이 달아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적 최대 선사 HMM 매각이 불발된 사례를 들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수년에 걸쳐 국내외 경쟁 당국의 M&A 승인을 얻어내온 작업이 무산될 경우 '규모의 경제'에 따른 양대 항공사 통합 효과를 얻지 못하게 되고, 재무 구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파산에 따른 실업과 협력사 도산 등 사회적 파급력이 상당할 것인 만큼 국토부 등 관계 당국이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원매자를 결국 못 찾을 경우 국토부가 한국산업은행에 AOC를 발급하고,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흑기사'로 등판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만 보유하도록 해 'KDB산은 카고 에어'와 같은 형태로 분리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U 집행위원회는 국내 특정 항공사에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를 매각토록 조처를 내리지 않았고, 국적 항공사 출범 금지 등에 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5650억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을 현물 출자했고, 지난달 30일에는 4350억원 어치를 추가 출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총 1조원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 비율 등이 낮아질 경우 향후 산은의 정책 금융 공급 역할이 제한될 여지가 있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살펴보면 산은 체제의 화물 항공사 탄생이 이론상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정기 주총 개최…정기선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HD현대가 제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정기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29일 HD현대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가결됐다.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규 선임됐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이 사업목적에 추가됐다. 결산에 대한 주주 의결권 보장을 위한 규정도 정비했다. HD현대는 주당 1900원의 결산 배당 지급을 결정했다. 중간배당을 포함한 연간 배당금은 주당 3700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도 이날 GRC에서 제5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성준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재무제표 승인·정관 변경·이사 선임·감사위원 선임·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의 안건이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따른 수주량 확대와 건조 물량 증가에 힘입어 조선 부문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건설기계·인공지능(AI)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각화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한항공, ‘RR 트렌트 XWB 엔진’ 탑재 A350 대거 도입 이유는?

대한항공이 기단 현대화 차원에서 에어버스의 광동체 여객기를 대량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 배경에는 항공기 엔진의 기계적 신뢰도와 연비 측면에서의 장점과 제작사와의 사전 협의를 거쳐 정비 권한을 획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사회는 지난 21일 제62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에어버스 A350 계열 여객기 33대 구매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세부 기종은 A350-1000 27대, A350-900은 6대로 소요 금액은 총 137억6520만달러(약 18조4660억원)다. 대한항공 측은 기존 747·A380 등 대형 기재 송출과 매각 등 중장기 운영 계획에 따른 부족분을 확보하고, 친환경 기종인 A350 계열 항공기 운용을 통해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경영 강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 기존까지 취급하지 않던 A350 여객기를 대거 도입하기로 한 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2019년 6월 19일 파리 에어쇼에서 11조원 상당의 787-9 10대와 787-10 10대 등 여객기 총 30대를 구매·리스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미국 보잉과 계약했다. 그러나 최근 보잉은 급강하와 비행 중 비상문·패널 이탈 등 제작 결함으로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조사를 받았고, 연방법무부(DOJ)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등 기체 결함성 문제점이 속출되고 있다. 또 공급망 문제로 고객사에 항공기를 제때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또 대한항공이 상당수 보유한 프랫 앤 휘트니(P&W)의 PW4000 계열 엔진이 유나이티드항공 운항 중 화재 사고를 일으켜 신뢰도가 하락했다. 이 외에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 승인 조건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대한항공이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항공기를 대량 주문하는 안에 합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아울러 기계 공학적 측면의 우수성도 고려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영국 항공기 엔진 제작사 롤스로이스(RR)plc는 최소 2030년까지 A350 계열 항공기에 자사 엔진이 독점 탑재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3축 구조 기어형 터보 팬을 갖춘 '트렌트 XWB'다. 기존 2축 엔진보다 기계적 복잡성은 높아졌지만 입구에서 흡입한 공기 중 바로 외부(by-pass)로 빼내는 공기량과 엔진에서 연소시키는 공기량의 비율인 '바이패스 비'가 9.6대 1로 전작인 트렌트 1000보다 소폭 개선돼 연료 효율성이 높아졌고, 비행 중 고장률(IFSR)이 200만 시간당 1회 수준에 불과해 신뢰도가 좋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인천 영종도에 아시아 최대 수준의 항공 엔진 정비 공장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고, 아시아나항공 보유분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RR 트렌트 XWB를 단 A350-900 여객기를 2017년 4월부터 들여와 현재 15대를 운용하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대한항공은 A350 48대를 갖게 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정비본부장을 역임한 최세종 한서대학교 항공정비학과장(교수)은 “일반적으로 동일 계열 기재 40대, 쌍발기 기준 엔진은 80~90대 이상 보유했을 때 '오퍼레이팅 코스트'를 낮춰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RRplc는 자사 지정 공장에서만 엔진 정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경향이 짙다. 때문에 자체 정비 공장을 지닌 대한항공의 정책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가 협상 끝에 RRplc로부터 엔진 정비 권한을 얻어낸 사례가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최 교수는 “대한항공 이사회가 트렌트 엔진만 달 수 있도록 한 A350을 구매하기로 했다는 것은 RR과 사전 협상을 이미 끝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새 정비 공장을 세워 트렌트 엔진까지 다룬다면 싱가포르항공 자회사 'SIA EC'를 능가하는 아시아 최고의 항공 엔진 유지·보수·분해 조립(MRO) 메카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