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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대한항공 ‘블랙호크’ 성능개량 1조원 수주 경쟁

우리 군이 추진 중인 중형 다목적 수송헬기 UH/HH-60 성능개량 사업을 놓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올해 안으로 입찰 공고를 내고 제안서를 받은 뒤 내년 초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현재 우리 군은 블랙호크 130여대를 운용 중으로, 이번 사업 규모는 2031년까지 9000억원~1조원으로 예상된다. 일명 '블랙호크'로 불리는 UH-60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자회사 시코르스키가 개발한 기체로, 승무원 4명과 완전무장병력 11명이 탑승 가능하다. HH-60은 UH-60 기반의 전투 탐색 구조 전용 회전익항공기다. 이들 기체는 국내에서 1990년부터 운용됐고, △작전 수행 능력 향상 △생존성 극대화 등에 대한 소요제기가 꾸준히 발생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미뤄지면서 사업비도 인건비·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업은 항공전자 시스템 디지털화·조종석 현대화·해양환경 기동성 향상 등이 목적으로, 앞어 제14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사업추진기본전략 심의 및 의결을 거쳤다. KAI는 KUH-1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LAH)를 비롯한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회전익항공기 성능개량에 필요한 설계·해석·제작·감항·시험·후속지원을 아우르는 핵심기술을 확보한 것이 강점이다. KAI의 파트너는 한화시스템과 이스라엘 엘빗이다. KAI는 항공기 체계개발과 통합, 한화시스템과 엘빗은 시제기 제조 및 항전체계 개발·통합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들 3사는 '2024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현장에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화시스템은 수리온·LAH에 전자전 장비를 납품한 이력과 항전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엘빗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보병전투차(IFV)에 360도 감시 가능한 '아이언비전'과 대전차 미사일을 방어하는 '아이언피스트'를 제공하는 등 K-방산과 인연이 있다. 대한항공은 500-MD 헬기를 300대 가까이 만들고 국내 운용 중인 UH-60 대부분(138대)도 라이센스 생산한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기체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창정비와 완전복구 등의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항전·전자전·통신장비 등의 역량 확보를 위해 LIG넥스원과 손잡은 것도 특징이다. LIG넥스원은 수리온과 LAH에 탑재되는 통합전자지도컴퓨터 등을 생산한 바 있다. 양사도 KADEX 현장에서 헬기 성능개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KAI와 대한항공은 앞서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체계개발 사업과 한국형 중고도 무인기 등의 사업에서 맞붙었고, 승패를 나눠가졌다. 차세대 공중전투체계와 한국형 전자전기를 비롯한 프로젝트에서도 만날 전망이다. KAI는 회전익사업부에 활력을 불어넣을 프로젝트로 이번 사업을 점찍은 모양새다. 육군향 수리온 납품이 완료된 이후 첫 수출이 이뤄지기 전까지 충분한 일감이 없는 까닭이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도 이번 프로젝트가 놓치기 싫은 물량이다.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프로젝트에서 보라매 개발을 등에 업은 KAI의 우세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은 전자전 역량도 포함된 만큼 한국형 전자전기 사업 수주의 발판도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제시하는 단가가 수주전의 향방을 가를 가장 큰 요소"라면서도 “저가수주가 이뤄지면 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적정선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매출 올랐는데 이익은 하락…LG·삼성 ‘물류비 속앓이’

전자업계가 물류비의 등락에 따라 울고웃고 있다. LG전자 등 대표적인 전자기업이 지난 3분기 실적에서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LG전자 뿐만 아니라 사성전자도 매출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어닝쇼크'를 경험한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과 해운 시장의 변동성이 기업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2조1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해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7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조226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LG전자는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급등한 물류비와 마케팅비 증가를 지목했다. 특히 해상운임의 급등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하반기 해상운임 비딩 결과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상승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6% 감소했다. 삼성전자도 LG전자와 마찬가지로 물류비 상승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대형 가전제품을 주로 다루는 디스플레이와 생활가전 사업부는 물류비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 올해 들어 해상운임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5월 초부터 주요 무역 노선에서 컨테이너 운임이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극동에서 북유럽 노선의 운임이 4월 1일 이후 30% 상승해 5월 중순 기준 FEU당 434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급격한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는 홍해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미국의 대중국 제재, 글로벌 경제 상황의 변화, 선복량 조정 등이 꼽힌다. 특히 홍해에서의 후티 반군 공격으로 인한 선박 우회는 운송 시간 증가와 연료 소비 증가로 이어져 전반적인 해운 비용을 상승시켰다. 또, 글로벌 무역량의 변화와 신규 선박 도입 계획 등도 해상운임의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운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2025년 초 중국 춘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일부 예측에 따르면 컨테이너당 운임이 최대 3만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최고치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은 전자업계와 같이 대형 제품을 주로 다루는 산업에서 그 영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해상운임 상승은 직접적으로 기업의 물류비용을 증가시키며, 이는 결국 제품 가격 상승이나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모두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물류비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내년 하반기부터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신규 선박 도입 등으로 해상운임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24년 선복량 증가율을 7.7%로 예상하고 있어, 공급 과잉으로 인한 운임 하락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무역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전자업계는 당분간 물류비 변동에 따른 실적 등락을 겪을 것"이라며 “글로벌 해운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한 유연한 전략 수립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G엔솔, 20조원 수주 비결은 수백억 손실에도 ‘해외투자 뚝심’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달 합계 20조원 규모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고환율 시기에 환차손을 감수하고 대규모 해외 투자를 뚝심 있게 유지한 덕에 대규모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들어 연이어 대규모 계약을 수주했다. 지난 15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총 10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자재 가격 변동과 시장 상황에 따라 셀 납품 단가가 달라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수주금액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1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메르세데스 벤츠 계열사와도 총 50.5GWh 규모의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역시 수주금액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계약 규모를 감안해 6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이 일주일 만에 합계 20조원에 달하는 공급 계약을 수주한 것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올해 고환율 상황에서 상당한 환차손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해외 투자를 유지해왔던 것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1360.3원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말 1299원에 비해서 4.72% 상승한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1391.5원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고환율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외 투자 규모가 큰 국내 배터리 기업의 환차손 규모도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보다 올해 환율이 5% 오르면 12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판매가 줄어들고 해외 투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해외 부채가 급증한 탓이다. 올해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4483억원 규모지만,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로 받은 수혜액 4666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수혜액을 제외하면 177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29억원 가량의 환차손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속도를 줄였지만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를 유지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사들도 수백억원 환차손을 감당해내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말 환율이 5% 오르면 221억원이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음. SK온의 외화 부채 규모가 지난해 3조4726억원으로 지난 2022년 말 2조3111억원 대비 1조1615억원(50.26%) 늘어난 탓이다. SK온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LG에너지솔루션 만큼 대규모 공급 계약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해외 투자에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던 삼성SDI는 원·달러 환율이 5% 상승하면 오히려 12억원의 이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외화 부채를 크게 줄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SDI도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는 고환율로 인해 이익보다는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투자에 신중한 행보를 보여온 삼성SDI는 달러 환율이 5% 상승하면 12억원의 이익이 기대됨. 전년 대비 외화 부채를 큰 규모로 줄인 영향으로 풀이됨. 다만 삼성SDI도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4조3000억원 보다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고환율로 이익보다는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까지 환율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배터리 기업이 해외 투자를 유지하면서도 환차손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은행들과 통화선도계약,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하는 등 여러 헤지(위험회피) 방법을 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환율 상황에서 해외 투자를 지속해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 변동 리스크를 더욱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이륜차 최강자 혼다, 라인업 강화해 ‘중대형 시장’ 공략

혼다코리아가 브랜드 최초로 국내 시장에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출시했다. 슈퍼커브 등 소형 이륜차에 집중됐던 소비자들의 수요를 '중대형 모터사이클'까지 확대해 이륜차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움직임이다. 혼다코리아는 경기도 성남시 카페 더고에서 클래식 모터사이클 'GB350C'를 16일 출시했다. GB350C는 혼다코리아에서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GB 시리즈 모델로 그 중에서도 가장 클래식한 스타일을 추구한 모터사이클이다. 혼다 GB350C는 이륜차 최대 시장 인도를 섭렵한 모델이다. 125cc 미만 소형 바이크에 몰렸던 인도 시장 수요를 300cc 이상 중대형 바이크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제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한국 이륜차 시장서도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전에도 많았던 수요가 코로나 19때 '배달붐'을 통해 폭증했고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배달 이륜차 시장, 소형 모터사이클 등에서 압도적 모습을 보인 반면 중대형 네이키드 시장에선 미미한 존재감을 보였다. 혼다코리아가 소형 이륜차에 집중한 사이 로얄엔필드, 트라이엄프 등이 매력적인 클래식 모델들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이에 혼다코리아는 이번 GB350C 출시를 통해 중대형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할 방침이다. GB350C는 'Feel a Good Beat(기분 좋은 고동감을 경험하라)'라는 슬로건 아래 클래식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을 선호하는 라이더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타일링을 갖췄다. 안정감을 주는 수평적인 프로포션과 클래식한 라인이 돋보이는 연료 탱크, 새롭게 디자인된 사이드 커버, 브라운 시트, 크롬링이 추가된 헤드라이트 등 기존의 다른 GB시리즈와는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갖췄다. 특히 캡톤 스타일 머플러는 GB만의 엔진 고동감과 묵직한 사운드를 내면서도 GB350C가 추구하는 클래식 네이키드로서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파워 유닛은 348cc 공랭식 단기통 엔진으로 최고출력 21.1ps/5,500rpm, 최대토크 3.0kg.m/3,000rp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동급 대비 우수한 동력 성능과 가속감으로 저속에서 강력한 토크와 경쾌한 주행 질감을 구현하고, 장거리 주행에서는 단기통만의 엔진 사운드를 느끼며 기분 좋은 승차감과 투어링의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특히 한국서 판매되는 GB350C의 가장 큰 장점은 '일본 생산'이란 점이다. 로얄엔필드, 트라이엄프 등 제품들은 원가절감 등을 위해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GB350C는 본국인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는 제품의 완성도가 타사 제품대비 뛰어나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경쟁력을 입증하듯 GB350C는 출시 이전부터 사전 예약 700명을 기록했다. 반면 본국 생산으로 인해 가격이 경쟁모델 대비 높은 것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GB시리즈인 GB350C는 클래식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에 대한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GB350C를 통해 중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의 크기를 확대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제4이통 무산’ 스테이지엑스, 분기 첫 흑전…영업이익 1.8억원

제4이동통신(제4이통)사업을 준비하다 무산됐던 스테이지파이브가 분기 첫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업 연속성을 이어가는 전략으로 경영 방향을 빠르게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올해 3분기 매출 51억원·영업이익 1억8000만원을 거두며 흑전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누적매출은 243억원으로, 추세를 유지한다면 연매출 3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사업인 MVNO·글로벌 로밍 서비스 가입자 증가와 비용효율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제4이통 진출을 추진했던 스테이지엑스의 모회사다. 지난 7월 말 정부의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빠른 태세 전환에 나섰다. 특히 주력 사업인 MVNO 사업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회사는 '풀 MVNO' 구축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는 자체 시스템·설비를 보유한 알뜰폰(MVNO) 사업자를 뜻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계통신비 인하 및 통신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풀 MVNO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독자적 빌링 시스템과 AI 기반 고객센터를 갖추고, 통신 3사 망 연동 등 기술 중심 통신 밸류 체인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가입자 번호이동(MNP) 시장점유율 KT망 기준 2위로 올라섰다. 이를 기반으로 이달 말 가입자 10만명을 목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출시한 올인원 통신앱 '핀다이렉트'는 지난달 말 기준 41만명을 돌파했다. 글로벌 데이터 로밍 사업은 업계 최초로 데이터 완전 무제한·로밍패스 등 상품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9900원에 1년간 횟수제한 없이 로밍 상품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구독서비스 '로밍패스'는 가입 고객 중 52%가 재구매로 이어지며 높은 고객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자체 핀다이렉트 앱 서비스와 여행 플랫폼인 야놀자·인터파크트리플과의 판매 채널 협력을 통해 연내 누적 가입자 100만명 돌파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풀 MVNO 코어망을 구축하기 위해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주파수 할당대가로 납부했었던 430억원의 경우 정부로부터 반환받은 상태다. 이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작업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조달했던 투자금을 지난 8월 전액 상환했다.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는 “제4이통은 취소됐지만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기반 코어망 등 최신 통신 기술을 확보했다"며 “고객 편의성을 높인 혁신적인 서비스와 요금제를 치열하게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제조사인 폭스콘과 공동 개발한 중저가형 폴더블폰 등 단말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통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NHN ‘AI 두레이’ 베일 벗었다… 쳇봇으로 업무 효율성 극대화

NHN이 올인원 협업툴 '두레이 AI'를 앞세워 국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집중공략한다. 공공 부문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엔터프라이즈·금융·전자결재 등 신사업 영역에도 진출한다. 향후 2~3년 안에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는 목표다. NHN은 지난 15일 판교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레이 AI'를 공개하고 사업 청사진을 공유했다. 지난 2014년 자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나선 지 10년 만이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엔 다음달 정식 출시 예정이며, 오는 12월까지 약 3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 두레이의 프로젝트(협업)·메일·메신저·위키·드라이브 등 기능에 생성형 AI를 연계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 게 골자다.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전략을 가동해 고객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챗봇 제작 △생산성 △보안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챗봇 빌더 기능이다. 두레이 서비스에 축적된 문서·드라이브 등 데이터를 토대로 거대언어모델(LLM)에 질의·응답할 수 있다. 예컨대 기업 내부 규정을 알려주는 챗봇에 부산 출장 시 지원받을 수 있는 출장비가 얼마인지 물으면, AI가 1분 안에 지급 비용·절차 등을 알려주는 구조다. 고객사들과의 상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요청받은 기능인 만큼 개발 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메일 초안 작성·내용 요약·일정 등록 등 기능을 LLM과 연계했다. 화상통화 및 회의 내용을 요약해 일정을 자동 등록하거나 담당자를 배치하고, 메신저 내용을 토대로 PPT 초안도 만들 수 있다. 이외에도 '액션 가이드'를 통해 AI가 다음에 해야 할 일 등을 제안해주기도 한다. 기밀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보안 전문 업체와 협업, 데이터 유출 방지(DLP) 기능을 구축하고, 감사 모니터링 기능도 제공한다. AI가 입력 정보를 분석한 후,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내용을 필터링해 개인정보 등을 보호하는 구조다. NHN은 현재까지 축적해온 고객사 기반을 토대로 국내 업무툴 소프트웨어(SW)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엔터프라이즈·금융 부문 진출과 AI 구독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경쟁사 서비스와의 차별화 지점으론 보안·협업·결제·AI 서비스를 올인원 형태로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스카이퀘스트테크놀로지컨설팅에 따르면 글로벌 업무툴 SW 시장 규모는 지난해 260억1000만달러(약 36조원)에서 2031년 537억5000만달러(약 74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록규 NHN AI기술랩장은 “이용자들이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도록 현재 개발 중인 소형언어모델(sLLM) 모델을 활용한 특화 서비스를 론칭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얼굴 인식 및 광학문자인식(OCR), AI 포토·음악 생성 등 자체 기술을 그룹사의 여러 상품과 결합한 형태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엔터프라이즈 설치형 패키지 적용 영역도 확장한다. 이는 고객사 인프라에 호스팅 지원 형식으로 SaaS를 도입하는 시스템으로 최근 우주항공청, 국방부 등 공공기관에 도입된 상태다. 아울러 국내 SaaS 업체 최초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CSP) 안정성 평가를 토대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최근 우리금융지주·우리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 금융사들이 두레이 도입 기반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상태다. 백창열 NHN두레이 대표는 “금융 시장 진출 과정에서 보안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고, 기존 구축형에서 많이 썼던 솔루션들을 SaaS에 결합하는 데 주력했다"며 “내년 사업 매출을 올해보다 3배가량 성장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확보와 흑자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SaaS 구독 관련 매출이 매년 50% 이상씩 성장할 수 있도록 전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올해는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적자폭이 줄어들고, 내년엔 적어도 반기 흑자는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KT 이사회, 자회사 설립 의결…노조 반발

KT 이사회가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를 맡는 자회사 설립을 결정한 가운데, KT 노동조합은 자회사로의 전출 조건 등이 불이익에 해당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KT OSP와 KT P&M(가칭)을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합의를 거쳐 내년 1월1일 자로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업무 및 경영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두 회사는 KT 지분율 100%로 설립된다.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시공 등을 맡을 예정이며 출자금은 610억원이다. 출자금 100억원의 KT P&M은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 등을 맡을 예정이다. 설립 과정에서 KT는 신설 기업 또는 기존 그룹사로 전출을 진행하고 이를 원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특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KT 제1노조인 'KT노동조합'과 제2노조인 'KT새노조'는 전출 조건이 좋지 않아 근로자의 선택권이 박탈될 위험이 있고 KT 통신 인프라 경쟁력 또한 약화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KT는 KT OSP의 경우 기존에 관련 직무를 담당하던 4400명의 77%에 해당하는 3400명을, KT P&M의 경우 기존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420명의 90%에 해당하는 380명을 선발해 전출할 예정이다. 이때 실 근속 10년 이상인 자는 전출 후 KT 기본급의 70%를 지급하고 기존 기본급과 차액의 3분의 2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실 근속 10년 미만인 자는 기본급 수준이 낮은 점을 감안해 KT 기본급의 100%를 유지하기로 했다. KT IS 등 기존 그룹사로의 전출 대상은 170명인데, 이들은 전출 시 KT 기본급의 50%로 기본급이 줄어든다. 이를 보전하기 위한 일시금은 지급된다. 이 같은 계획에 반발해 KT노동조합 중앙본부는 전날부터 철야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날부터는 전국 8개 지방 본부가 모두 철야 농성에 나설 예정이다. KT새노조도 이날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신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KT노동조합 간부진들은 오는 16일 KT광화문 사옥에 모여 단체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상 참여 인원은 300여명이다. 이번 결정이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배치된다는 점도 노조 반발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구조조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인력 감축이 아니라,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 및 인력의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합리적인 수준의 처우와 보상 및 고용연장 기회가 주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석화업계, 업황 부진·환율 하락·운임 상승 3중고…‘고진감래’ 난항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업황 부진을 메워주던 고환율 효과가 축소되고 해상운임 비용이 불어나면서 원가 부담도 가중된 탓이다. 그러나 향후에는 공급과잉이 완화되는 등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불거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3분기 매출 12조8772억원·영업이익 566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양극재 원료 투입가가 개선된 영향이다. 하지만 석유화학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하는 등 실제 수치는 이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하락으로 납사값이 낮아지면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첨단소재부문은 수익성이 높아지겠으나, 양극재 물량 감소가 상승폭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도 5157억원에서 4483억원으로 하락했다. 여기에서 미국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를 포함한 LG화학의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5% 가까이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의 예상 매출과 영업손실은 당초 각각 5조3190억원·1000억원이었지만, 재고평가손실과 미국법인 정기보수를 비롯한 이유로 더 큰 폭의 적자가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2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레핀·아로마틱부문과 롯데케미칼타이탄 등 전반적으로 실적이 나빠졌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성장 정체) 및 공급과잉 등에 따른 동박 업황 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정밀화학 케미칼·그린소재 부문 수익성도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석유화학도 매출 1조8764억원·영업이익 1128억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천연고무 강세가 합성고무 가격도 끌어올렸고, NB라텍스 판매량도 증가했지만 원료값도 높아진 까닭이다. 합성수지·에너지 및 정밀화학 부문 실적 하락도 언급된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티렌부티렌고무(SBR) 가격이 1분기 t당 1649달러에서 2분기 1825달러, 3분기 2009달러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부타디엔(BD)은 1222달러에서 1466·1552달러로 인상됐다. SBR 보다 5%p 가량 더 빠르게 비싸진 셈이다. 한화솔루션 역시 매출 3조2653억원·영업손실 265억원 보다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태양광 모듈 출하량이 증가했음에도 판가가 회복되지 못한 탓에 적자가 지속되는 탓이다. 윤 애널리스트는 한화솔루션의 영업손실을 800억원대로 보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2분기에 이어 첨단소재부문만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케미칼부문도 업황 부진에 따른 적자가 점쳐진다. HS효성첨단소재·효성티앤씨·코오롱인더스트리는 각각 △타이어코드 판가 및 물량 감소 △높은 수준의 중국 스판덱스 재고 △아라미드 기존 설비 가동률 축소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가 부담을 판가에 반영하지 못한 것을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아로마틱 계열은 드라이빙 시즌 종료로 휘발유 블렌딩용 수요가 축소된 것이 마진 감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이어진 중국 내 설비 증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중국 금리 인하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도 호재로 꼽힌다. 내년과 2026년 글로벌 에틸렌 증설은 3%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도 경제성장률을 낮게 보는 등 중국 경기 회복은 부동산 침체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높은 에탄 경제성을 토대로 아시아 지역 내 미국 제품 수출도 불어나고 있지만, 고유가 국면을 벗어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애플 ‘에어팟4’ 韓 상륙…국내 시장서 삼성 ‘갤버즈3’와 한판 승부

애플의 최신 무선 이어폰 '에어팟4'가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신제품 출시로 '갤럭시 버즈3' 시리즈를 앞세운 삼성전자와 애플 간 국내 무선 이어폰 시장을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팟4는 10월 16일 한국에 공식 출시된다. 애플이 제품을 공개한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번 신제품은 오픈형 이어폰으로 기본 모델과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모델의 2가지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ANC 모델이 눈길을 끈다. 애플이 프로 라인업을 제외한 일반 에어팟에 ANC 기능을 탑재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애플은 지난 7월 신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3', '갤럭시 버즈3 프로' 등 갤럭시 버즈3 시리즈를 선보인 삼성전자와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국내 무선 이어폰 시장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 체제다.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양사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무선 이어폰을 향한 소비자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두 제조사 모두 한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무선 이어폰 사용률은 지난 2020년 41%에서 올해 59%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시장에선 ANC 성능 측면에서 에어팟4가 갤럭시 버즈3와 비교해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오픈형 이어폰인 에어팟4 ANC 모델의 직접적인 비교 대상은 오픈형 타입의 갤럭시 버즈3다. 갤럭시 버즈3 프로는 커널형 타입의 제품이다. 이번 에어팟4 두 모델 모두 에어팟 프로2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H2 칩이 적용됐다. 에어팟 프로2의 경우 강력한 ANC 성능으로 주목을 받아온 만큼, 동일한 칩 적용이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 디자인에 대한 기대도 크다. 애플은 이용자 착용감 극대화를 위해 수백만 개의 다른 귀 모양을 스캔한 후 이를 신제품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품질은 갤럭시 버즈3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작 대비 큰 변화가 없는 에어팟4와 달리 갤럭시 버즈3는 전작과 비교해 통화품질 개선에 힘을 썼다. 머신 러닝 모델을 통해 통화 중 발화자의 목소리를 다양한 소음 환경에서 복구하고, '슈퍼 와이드밴드 콜' 기능으로 고품질의 통화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식이다. 갤럭시 버즈3는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우위를 가져간다. 21만9000원인 갤럭시 버즈3는 에어팟4 ANC 모델(26만9000원)보다 5만원 저렴하다. 아울러 갤럭시 버즈3는 에어팟4와 다르게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은 갤럭시 AI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연계한 뒤 버즈3를 착용하면 외국어를 사용자 언어로 실시간 통역된 걸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3 내에 주변 소음을 AI로 지속 분석하고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무선 이어폰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제품을 앞세운 양사의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며 “애플은 ANC 모델이, 삼성전자는 제품 내 AI 적용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얼마나 끌 수 있을지가 판매 향방을 가를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中 반도체 보조금만 ‘100조’… 국내선 반기업 정서 탓 언감생심

글로벌 반도체 대전이 국가 간 대항전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막대한 현금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외국과의 산업 발전 수준이 다르고 형평성과 반기업 정서 등의 문제로 정부가 주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에 대한 기술 패권 경쟁은 자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의 중요성은 2018년 이후 촉발된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전쟁으로 강화됐다. 생성형 인공 지능(AI)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성 전망에 따라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은 선두주자 지위를 확보하고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미국은 68조원, 유럽연합 62조원, 중국 101조원, 일본은 매년 10조~20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자국 반도체 기업에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자국 내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립하는 삼성전자에 64억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고, 이 외에도 인텔 85억달러·대만반도체제조(TSMC) 66억달러 등 막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일본 역시 반도체 산업 회생 차원에서 TSMC에 구마모토현 공장 부지와 1조2080억엔 수준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세금을 투입하며 반도체 기업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대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와 반기업 정서 탓에 투자액의 15%를 세액 공제해주는 정도에만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지난 14일 오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세종 청사 기자실에서 차담회를 갖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검토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일 고동진 국민의힘(강남 병) 의원이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반도체 특별 회계를 도입해야 하는데 산업부의 대응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언급하자 안 장관은 “어떻게 재원 마련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전세계적으로 보호 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고 보조금 지급이 대세가 됨에 따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자유 무역'을 의식해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주저하면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제임스 브랜더는 '전략적 무역 정책'론을 제시했고, 불완전 경쟁 시장에서 정부 개입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수출 비중은 2021년 25.0%, 2022년 23.9%, 2023년 20.7%로 집계됐다. 때문에 적기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국가 경쟁력 확보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산업과 기업 경쟁력 제고의 골든 타임을 놓치면 비 가역적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62.3%, 삼성전자 11.5%, SMIC 5.7%, UMC 5.3%, 글로벌 파운드리 4.9%, 화홍그룹 2.1%로 나타났다. 인텔은 11조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미국 정부로부터 받았지만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메우지 못해 최근 대규모 인력 해고와 파운드리 분사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 보고서는 2032년 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 순위 측면에서 중국이 21%로 1위를 차지하고 한국 19%, 대만 17%, 미국은 14% 순으로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첨단 공정을 비롯, 10나노미터 이하 한국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2022년 31%에서 2032년 9%로 급락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한경협 관계자는 “타 산업과의 형평성·재정 건전성 고려도 중요하지만 세계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반도체 산업 재선점에 있어 애로사항이 매우 커진다"며 “정부 불용 예산이 연간 11조원에 달하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직접 보조금 재원을 마련하는 등의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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