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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한항공 ‘수송용 드론’ 디자인 특허 승인…미래 하늘길 선점 나서

대한항공이 인원이나 사물을 실어나르기 위한 드론의 도안에 관한 특허를 따내 시내와 더욱 먼 거리를 날아다닐 소형 비행체 사업에 한 걸음 다가섰다. 23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 24일 '수송용 드론' 디자인을 특허청에 출원했고, 지난달 4일 특허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 등록은 특허청이 심사를 완료해 문제 없음을 확인했고 당사자가 등록료를 납부해 설정된 상태를 의미해 사실상 승인을 의미한다. 이 디자인은 관계 당국의 보정 요구와 출원서·도면 절차 보완, 전문 조사 의뢰 등을 거쳤고 공식 홈페이지나 기존 브로슈어 등에도 소개돼있지 않은 것이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수직 이착륙형 정찰용(KUS-VS) △고성능 전략용(KUS-FS) △차세대 저피탐(KUS-FC) △저피탐 다목적 무인 편대기(KUS-LW) △전자동 틸트 로터(KUS-VT) △다목적 전술용(KUS-FT) △하이브리드 드론(KUS-HD) △다목적 무인 헬리콥터(KUS-VH) △자율 군집 인스펙션 드론(KUS-SID) 등 고정익기·회전익기를 포함, 통산 열 번째 무인 항공기 라인업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측은 “해당 드론 디자인이 도심 항공 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이나 미래 항공 교통(AAM, Advanced Air Mobility)을 위한 외형을 갖추고 있다"며 “다양한 페이로드를 싣고 임무 수행이 가능한 비행체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UAM이나 AAM이 언급됐다는 점에서 물체 이동은 물론 인원 탑승이 가능한 운송 수단일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KUS-VT와 마찬가지로 신개념 폼팩터를 적용한 디자인인 만큼 운용 상 버티포트를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착륙 호버링 시에는 주익이 틸팅돼 수직으로 추력을 만들어내고, 전진 비행·순항 시에는 주익을 수평으로 전환시켜 고정익 비행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좌·우 주익에는 단일 프로펠러가 각각 위치하고, 비행 상태에 따라 날개가 회전하도록 했다. 전방의 동체 앞부분에 있는 작은 날개인 '카나드'에는 동축 프로펠러 2개가 좌·우에 각각 장착된다. 후방의 역 V자 미익에는 동축 프로펠러 2개가 좌·우에 각각 존재한다. 전·후방 동축 프로펠러에는 유선형의 카올이 설치되며 전진 비행 시 모터·프롭 추력 발생은 정지하고, 항력 영향은 최소화시킨다는 게 대한항공 측 전언이다. 유상 화물의 경우 무게 중심의 근방에 적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장·전폭·전고·최대 이륙 중량·엔진·최대 속도·순항 속도·운용 반경·운용 시간 등 상세 제원과 성능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소재는 합성 수지나 금속재 채택이 예정돼있다. 해당 수송용 드론 디자인과 관련, 대한항공은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연구·개발 사업인 '우수 기업 연구소 육성(ATC+, Advanced Technology Center+)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과제는 '하이브리드 엔진 배터리 드론 적용을 위한 9kW급·15kW급 엔진 개발'이었고 ㈜블루 플래닛이 2020년 4월 1일부터 작년 12월 31일까지 수행했다. 앞서 2021년 11월 대한항공은 현대자동차·현대건설·인천국제공항공사·KT와 'K-UAM 원팀'을 구성한 바 있다. 이 컨소시엄에서 대한항공은 여객·화물 운송과 정비 분야에서 쌓은 운항·통제 노하우를 바탕으로 운용 개념과 절차를 수립하고 표준화 해 운항 통제·교통 관리 시스템을 개발을 담당했고, 올해 상반기 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 운항·교통 관리 시스템 실증을 성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새로운 하늘길에서 펼쳐지는 안전하고 편리하며 신뢰할 수 있는 UAM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 기술에 적극 투자해 역량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항공우주 선도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 “인도시장 수출 기지로 키울 것…전기차 전환 앞당긴다”

현대자동차가 인도법인 현지 증시 상장을 통해 인도를 '수출 기지'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장재훈 사장은 인도법인 상장 후 김언수 현대차 인도법인장, 타룬 가르그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목표를 발표했다. 장 사장은 인도를 수출 거점으로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 “길게 1년까지 봤었을 때 인도 시장의 성장세는 5% 이상 신장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인도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현재도 제공하고 있는 수출 기지 역할을 부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IPO 추진 배경에 대해선 “인도의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며 “이제 IPO 이후에 이제 어떻게 하느냐 그 부분을 갖고 지속적으로 저희가 좀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시장 잠재력을 묻는 질문엔 타룬 가르그 COO가 답했다. 그는 “인도 시장 내에서 향후 3만2000 크로아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중 푸네 공장에서만 6000 크로아 계획 중"이라며 “첫 번째로 17만대의 생산을 먼저 시작하게 될 거고 2028년까지 8만대 생산을 추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EV 섹터에서 더 많은 포지션을 확보하고 또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며 “17개소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수요에 대해선 김언수 부사장이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현재 인도는 전기차의 초기 단계"라며 “인도 정부의 전기차 산업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가지고 있고 모든 업체들이 향후에 EV를 런칭하려고 현재 계획을 하고 있다. 우선 전기차 3개 모델을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부사장은 “현대 인도 법인은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테크놀로지를 빠른 시간 내에 인도에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2030년 매출 100조”…LG전자, ‘트리플 7’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22일 LG전자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을 공시했다. 이는 지난 8월 21일 10대 그룹 중 첫 밸류업 예고 공시를 진행한지 2개월 만의 일이다. 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2030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고 '트리플 7'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매년 매출 성장률 7%, 영업이익률 7%, EV/EBITDA 7배수를 의미한다. 또한 2027년 ROE는 10%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과 이행 계획에 대해 사측은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B2B 사업 확대 △신사업 발굴 등을 언급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하드웨어 기반 사업에서 웹OS 사업으로 전환하며 스마트홈 사업 등 플랫폼 기반 사업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공조(HVAC)·자동차 전장·스마트 팩토리 사업 등 기업 고객에게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 사업 전략과 연계된 기술 개발을 통해 자사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신사업을 발굴하겠다"고도 했다. 이행 계획에 따른 중장기 매출·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올해 39%·55%에서 52%·7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6년도 회계까지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배당 성향을 기존 20%에서 25%로 제고하고, 연 1회 결산 배당에서 반기 배당으로 늘려간다. 또한 연 1000원의 최소 배당금도 설정한다.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기보유 자사주 소각과 추가 자사주 매입, 분기 배당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의선 회장 “인도가 곧 미래···전기차 문제 6~7년 안에 해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2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NSE)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법인(HMIL) 상장 기념식 직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인도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 회장은 기념식에서 “인도가 곧 미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저희가 IPO를 통해서 더 좋은 제품을 생산 판매해서 여기 소비자들과 가까이 가고 여기 인도 시장의 큰 일원으로서 저희가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IPO를 통해서 저희가 좀 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으로 전진해야 되는 그런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법인이 하나의 거점이 되냐는 질문에 “인도 주위에 많은 국가들이 있고 유럽도 멀지 않은 위치에 있고 또 많은 시장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장을 인도에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 내년부터 현지 전기차(EV)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기차 둔화가 전세계 시장에 닥친 일인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 회장은 “지금 전기차 캐즘에 대해서는 현재 충전 인프라 문제하고 배터리 코스트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데 그것은 시간이 흘러감으로써 이제 기술 개발도 더 되고 코스트 다운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6년에서 한 7년 정도 사이면 많은 부분이 리커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 시장에서도 정부가 정책적으로 EV에 대해, 그리고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과 코스트만 맞춰진다면 EV 시장으로 빨리 변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인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에 불과하다. 이를 늘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이번 기업공개로 확보한 금액으로 투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인도 푸네 공장을 내년 준공을 계획하면서 100만대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정 회장은 “자금 조달에 대한 부분은 우리 한국 법인을 통해 상장한 것"이라며 “인도로 재투자가 되겠지만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나 그리고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이런 부분, 하이테크, 소프트웨어 이런 부분으로 많이 투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인도 사회공언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사마르스 캠페인을 통해 지난 1년간 인도 장애인 선수들 직접 지원했으며 인도 권역에서 지역사회 쓰레기를 전기로 업사이클링하는 사업, 청년 역량 개발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7개 주에 이동식 진료소도 운영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 사마르스라는 프로그램도 새로 시작했고 현재 인도 내에 어려운 분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또 그분들이 인재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것이 또 기업이나 저희가 해야 될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DCF 등 적용할 수 없다는 결론”…두산 재편안 또 막힐까

두산그룹이 새롭게 제출한 두산밥캣의 지배구조재편안을 두고 다시 금융감독원의 반려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은 이전에 제출된 신고서에 대해 현금흐름할인법(DCF)이나 배당할인법(DDM) 등을 적용한 평가 결과를 기존 시가 기준 평가와 비교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새로 제출한 신고서에 “현금흐름할인모형 등은 적용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사실 상 금감원의 요구를 거절했다. 22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일 공시된 두산로보틱스의 증권신고서 등에는 두산그룹의 새로운 지배구조 재편안이 담겼다. 두산그룹은 새로운 신고서에서 “(두산밥캣 가치 산정)현금흐름할인법 또는 배당할인법 적용 시 미래의 매출 및 영업이익의 추정 등을 포함한 많은 가정사항들이 적용된다"며 “가정사항들은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값 또한 평가인의 판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의 분할신설부문(두산밥캣 지분 보유)의 수익가치는 관련 규정에 따라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모형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금흐름할인법과 배당할인법 등을 적용해 기존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방법과 비교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정정된 증권신고서도 금감원의 요구사항은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요구한 DCF나 DDM을 적용한 결과를 두산그룹이 제공하지 않은 것이다. 두산그룹이 금감원의 요구를 따르지 않는 이유는 DCF나 DDM을 적용할 경우, 두산밥캣의 실제 가치가 현재 제시된 합병 비율보다 높게 평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이를 보여줄 경우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지배구조 재편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두산밥캣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산로보틱스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DCF나 DDM을 적용하면 두산밥캣의 가치가 현재 두산그룹이 제시한 수치보다 더 높게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합병안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새로운 분할합병비율에 따라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기존보다 1주가량 많은 4.33주 받을 수 있다. 이는 기존보다는 확실히 유리해진 조건이다. 구체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 보유 주주의 주식 가치가 약 39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DCF나 DDM을 적용했다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DCF나 DDM은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산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 두산그룹이 새롭게 적용한 '경영권 프리미엄' 역시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요소라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기업의 지배권에 대한 추가 가치다. 하지만 크기를 정확히 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프리미엄의 크기는 대상 기업의 특성, 시장 상황, 인수 기업의 전략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경영권 프리미엄도 계산하려면 여러 가정을 필요로 하며,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두산그룹이 43.7%의 프리미엄을 계산하기 위해 제조업 산업군의 과거 10년 평균을 적용한 것도 판단의 결과다. 두산그룹이 DCF나 DDM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한 이유와 마찬가지의 한계가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신고서도 금감원의 반려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금감원은 “향후 회사가 정정신고서 제출시 동 정정요구 사항이 충실히 반영되었는지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미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무제한으로 증권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금감원이 계속해서 신고서를 반려하는 이유는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기업가치 평가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명분도 뚜렷하다. 한 두산밥캣의 주주는 “두산그룹의 새로운 제안은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며 “이번 작업에 DCF나 DDM을 적용하라는 것도 아니고 숫자를 제시만 하라는 것인데도 이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너무나 분명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한종희 “기술 환경의 근본적 변화”… 삼성·LG전자, AI가 그리는 미래 생활상 제시

“인공 지능(AI) 기술은 로봇·자율 제조부터 리걸 테크 등 서비스 분야까지 우리에게 익숙했던 기술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실력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이 더 많이 나와서 우리나라 전자 산업 위상을 더욱 더 드높일 수 있도록 기대하겠다" (한종희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22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하이브리드 AI, 지속 가능한 세상을 그리다'를 주제로 한국전자전(KES 2024)을 개최했다. 국내 전자업계 양대 산맥답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대형 부스를 차렸다. 삼성전자는 AI 홈·AI 오피스·AI 오피스 등 생활 전반에서 AI 경험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도록 'AI 빌리지'를 조성해뒀다. 인터넷에 기반한 스마트 홈은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때문에 홈 AI 라이프를 구성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보안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안 모바일 플랫폼·솔루션인 '녹스'를 통해 악성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고객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한다"며 “당사 뿐만 아니라 타사 제품들도 연결할 수 있다"며 확장성과 포용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AI 혁신은 주방에서도 이어졌다. 나이 든 부모님이 약을 복용할 시간이면 알림을 보내주고, 비스포크 정수기는 그에 알맞는 온도와 양의 물을 제공했다. 또한 집에 있는 반려 동물의 상태를 비스포크 AI 스팀의 카메라로 집안 내부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영화관'을 컨셉으로 전시장을 꾸렸다. 어두운 산책로를 조성해둔 공간에는 자연의 청정함과 AI가 결합된 휘센 오브제 컬렉션 에어컨과 퓨리 케어 360 공기 청정기가 뿜어내는 바람과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세제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드럼 세탁기 내부를 조형물로 구현한 듯한 공간을 지나니 역시나 LG 트롬 세탁기 코너가 취재진을 반겼다. LG전자 관계자는 “당사 세탁기·건조기에 적용된 'AI DD(Direct Drive) 모터'는 AI가 세탁물의 무게·옷감 종류·오염도를 분석해 6가지 모드 중 최적의 모션으로 세탁해준다"고 말했다. 싱글 몰트 위스키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얼음의 형태에 대한 요구도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LG전자의 'STEM 얼음 정수 냉장고'는 직수관을 연결해 필요할 때 얼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토 아이스 메이커 기능을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용도와 분위기에 맞게 각얼음·조각 얼음·미니 각얼음·크래프트 아이스 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전자 산업의 쌀로 통하는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 분야 글로벌 탑 티어 한국무라타전자도 전시장 한켠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곳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0% 이상이다. 삼성전기 등 주요 경쟁사 대비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초소형인데다 강한 내전압도 견딜 수 있고, 라인업이 굉장히 많아 차량용 등에 골라 쓸 수 있다"며 “앞으로는 우주나 AI 분야 서버용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 삼성전자 C랩에서 분사된 종합 전기차 충전 기업 에바(EVAR)도 전시에 참가했다. 에바 관계자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삼성벤처스 투자 부문이 출자한 당사는 모든 생산과 품질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기준을 준수하고, 제품 개발과 제조를 보장한다"며 “현재까지 약 310억원 수준의 투자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의 강점에 대해 그는 “적외선 센서가 내장돼있어 화재 감지 시 소방서 등으로 바로 연락이 가도록 개발 중"이라며 “2022년부터 작년까지 AC 충전기 시장 점유율 1위인 당사는 미국·일본·캐나다·벨기에 등을 넘어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곳은 산청토기와였다. 이곳은 전통 한옥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암기와와 수기화를 대표 상품으로 삼고 있다. 신유나 산청토기와 부장은 “업계 2위인 당사는 작년 매출 32억원을 기록했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지원받은 덕분에 원가를 절감해 단기 순이익 개선을 이뤄냈고, 매출은 2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삼성 관계사와의 거래 여부와 무관하게 국내 제조업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자생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게임사 3분기 실적 극과극… 3N2K ‘IP’가 성적 갈랐다

국내 게임업계가 내달부터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하는 가운데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로 불리는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호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흑자전환에 성공하지만,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올 2분기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한풀 꺾일 거란 관측이다. 주요 지식재산권(IP)의 흥행 여부가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업계 및 증권가 등에 따르면 넥슨은 올 3분기 매출 1조3279억원, 영업이익 50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19% 증가한 수치다. 크래프톤은 매출 6452억원, 영업이익 25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3% 성장한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영업이익 전망치는 3922억원, 86억원이다. 전망치가 맞다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영업이익은 48% 감소한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 95% 줄어든 2191억원, 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넷마블은 지난해와 달리 적자 탈출에는 성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호실적을 거둔 2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흥행 IP 유무에 따라 이들 게임사의 희비가 갈렸다는 평가다. 넥슨은 중국 시장에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앱 마켓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누적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를 넘어섰다. 중국 출시 후 4개월간 벌어들인 매출이 2년 간 국내에서의 2년 매출 규모를 뛰어넘었다. 크래프톤의 경우 주력 IP '배틀그라운드'가 실적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래프톤은 여러 기업 등과 배틀그라운드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이용자 트래픽이 늘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크래프톤의 호실적을 점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가 있어 가능하다"며 “지난 7월 PC·모바일에서 동시 진행한 람보르기니 컬래버가 트래픽과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흥행 IP 부재가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각각 '호연', '스톰게이트' 등을 선보였지만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 넷마블도 '아스달 연대기: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레이븐2' 등 올해 출시한 신작들의 매출이 빠른 하향 안정화에 접어들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선 주요 게임사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현실화될 경우 과거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3N이 주도하던 게임업계의 지형도가 1N(넥슨)·1K(크래프톤)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게임사 실적은 '넥슨의 고공행진과 크래프톤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지형도가 기존 3N에서 1N1K로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넥슨-아이언메이스 ‘다크 앤 다커’ 저작권 침해 소송 판결 연기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온라인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RPG) '다크 앤 다커'의 저작권 침해 공방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모양새다. 추가 변론을 재개함에 따라 이달 예정됐던 1심 판결 선고가 미뤄지면서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3부(박찬석 부장판사)는 넥슨이 게임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 관련 재판의 변론재개를 결정, 1심 판결선고기일을 연기했다. 4차 변론기일은 오는 12월 17일 오후 2시로 지정됐다. 변론재개 결정 사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통상적으로 선고를 앞두고 변론이 재개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피고인과 검찰 측이 본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추가 제출하기 위해 재판부에 요청하거나, 재판부에서 직권으로 변론 재개를 결정하는 등 사유는 다양하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10일 양측이 제기한 소송을 병합하면서 최종 선고기일을 오는 24일로 잡은 바 있다. 그러나 다시 변론 종결 절차를 거친 뒤 판결기일을 지정해야 해 1심 선고는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는 총 3차례의 변론을 진행, 저작권 침해 및 영업비밀 유출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아이언메이스의 '다크 앤 다커'가 넥슨의 미공개 사내 프로젝트 'P3'의 데이터를 표절했는지를 가리는 게 골자다. 넥슨은 과거 신규개발본부에서 'P3' 개발팀장으로 있었던 A씨가 소스 코드 등 데이터를 유출한 뒤 아이언메이스를 창립,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이언메이스는 게임을 초기 단계부터 직접 개발했으며 부적절한 영업비밀을 사용한 바 없다고 맞섰다. 소송 결과가 게임 저작권에 대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시장 변화가 빨라지며 인기 지식재산권(IP)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됨에 따라 핵심 IP를 지키는 일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분쟁의 핵심 쟁점은 게임물 간 유사성 존재 여부와 인정 범위다. 그동안 캐릭터 디자인과 같은 시각적 요소에 대해서만 유사성을 판단했기 때문에 게임 장르·플레이 방식 등은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저작권 침해 인정 범위에 소극적인 판결이 다수 판례로 남아 있어 저작권 침해 기준을 명확히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이와 관련 아이언메이스 측은 “앞으로 있을 재판 과정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두산 개편안 2R] ‘순이익 의존도 91.6%’ 밥캣 없는 에너빌리티 독자 성공 시험대

다시 추진되는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두산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발 이유 중 하나는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넘겨준 이후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반면 두산그룹에서는 에너빌리티의 독자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그동안 정책적 측면에서 억눌려왔던 원전 생태계가 빠르게 복원되고 있는 만큼 향후 에너빌리티 자체의 매출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오히려 밥캣을 넘겨주고 대규모 현금을 손에 쥔다면 신규 설비 투자를 통해 에너빌리티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산업권에 따르면 새로운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반대하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그룹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합병 비율에 대한 정보를 시장 관계자들에게 밝히며 신규 개편안을 공식화했다. 두산그룹이 공개한 개편안은 기본적으로 지난 7월 발표한 내용과 유사하다. 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 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 신설 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다만 두산그룹이 이번에 공개한 새 합병 비율은 기존보다 소액 주주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됐다. 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게 되는 구조다. 새로운 합병 비율에 대한 논란 역시 적지 않지만 관련 업계 관계자와 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다른 관점의 지적도 나온다. 밥캣을 로보틱스에 넘겨준 에너빌리티가 과연 이전만큼의 실적과 기업가치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지난해 연결 기준 에너빌리티의 매출은 17조5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에너빌리티의 고유 사업인 원자력 및 화력 등 발전설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밥캣 및 그 자회사가 거둬들인 매출은 9조7589억원으로 집계됐다. 밥캣의 매출이 에너빌리티 전체 매출의 55.48%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 뿐 아니라 최근 3년 동안 밥캣의 에너빌리티 전체 매출 기여도는 54.63%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익성을 살펴보면 밥캣의 존재감이 더욱 커진다. 밥캣의 최근 3년 동안 평균 순이익은 6505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에너빌리티 평균 순이익인 7101억원의 91.61%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밥캣의 순이익이 9215억원으로 에너빌리티의 순이익 5175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만약 밥캣이 없었더라면 에너빌리티는 4040억원 적자가 발생했을 테지만 밥캣 덕에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밥캣을 넘겨준다면 에너빌리티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두산그룹은 그동안 눌려있던 원전 생태계로 인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이익창출력이 잠시 주춤했던 것이라 독자적으로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전 정부 시기 대체 에너지 개발을 명분으로 원전 가동률을 낮추고 신규 원전에 대한 발주도 사실상 중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고 원전 기술을 보유한 에너빌리티는 장기간 암흑기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원전 생태계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유럽 등에선 에너지 정책이 급변하며 에너빌리티 고유의 사업 기회가 열렸다. 이미 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체코원전 1기, 해외원전 2기(폴란드) 등을 수주하며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도 체코원전 2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에너빌리티는 밥캣을 넘겨주고 대규모 현금을 충당해 원전 관련 설비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에너빌리티는 기존 원전 역량에 덧붙여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에너빌리티 사장은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소통 부족으로 (주주들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좋은건 같이 하자”… 韓 완성차 업계 日·中과 맞손

국내 완성차 기업과 중국, 일본 업체의 동맹 사례가 늘고 있다. 현대차는 토요타와 합작 레이싱 대회를 개최하고 KG모빌리티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협력한다. 특히 모터스포츠서 만난 현대차와 토요타가 '수소 동맹'을 현실화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토요타, 체리자동차 등 일본, 중국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미래차 개발의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오는 27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서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현장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두 회장이 만나는 이유는 '모터스포츠' 때문이지만 일각에선 수소차 등 미래 모빌리티 등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소차에 가장 진심을 보이는 양사가 만나는 만큼 '수소 협력'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암시하듯 양사는 대회 부스에 수소 콘셉트카를 전시하며 수소차에 대한 자사의 진심을 입증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인 'N 비전 74'를 전시하고 토요타는 '액체 수소 엔진 GR 코롤라' 콘셉트를 선보인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수소차 시장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경쟁관계다. SNE리서치 상반기 글로벌 수소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는 1836대를 팔아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토요타는 1284대를 판매해 2위를 기록했다. 치열한 경쟁 관계임에도 양사의 '수소 동맹'에 대한 추측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수소차의 높은 진입장벽 때문이다. 수소차는 전기차, 내연기관차 대비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기술 자체도 어렵기 때문에 현대차, 토요타 이외 기업들은 진입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업계에선 선두주자인 현대차와 토요타가 힘을 합쳐 개발 비용을 절약하고 기술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수소차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의 진출을 원천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시장"이라며 “개발비 효율화, 보급 확대를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협력이 앞으로 더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완성차 기업 KG모빌리티(KGM)는 중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앞선 미래차 기술을 받아들여 급변하는 친환경차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1일 KGM은 중국 완성차 기업 체리자동차와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내연기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이 생산 가능한 체리자동차의 'T2X 플랫폼'을 들여오는 내용이다. 체리자동차는 중국 5대 자동차기업 중 하나로 지난해 188만대 판매고를 올린 업체다.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KGM은 이번 협력을 통해 다양한 세그먼트의 SUV와 PHEV를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PHEV의 경우 국내에선 인기가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수요가 많기 때문에 수출 증대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KGM과 중국 기업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GM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기업 BYD와도 손을 잡았다. 자사 첫 전기차인 토레스 EVX에도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KGM은 BYD의 기술을 접목해 브랜드 최초 하이브리드차를 내년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KGM 관계자는 “자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개발 시간과 비용이 막대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과 유럽시장에서 인정 받은 체리자동차의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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