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소아의료체계 붕괴, 탈출구 없나]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를 믿고 싶다

소아의료체계가 붕괴되었다. 오픈런, 마감런, 응급실 뺑뺑이, 1형 당뇨 일가족 사망 뉴스가 한국 소아의료체계의 현재 위중도를 말해주고 있다. 진짜 문제는 그 뉴스의 수면 아래에 가려진 '빙산(氷山)'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소아청소년과(소청과)는 꼭 찾아야 할 일이 생긴다. 그게 불안하면 아이를 낳을 용기도 흔들리게 된다. 부모들이 아이 낳을 용기, 아이 키우는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소청과 의사들은 최선을 다해왔다. 아니 한계 이상으로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필자 역시 회장이고 병원장이지만 똑같이 야간진료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된지 오래다. 원로 대학교수들도 당직 열외가 없어진지 오래 됐다. 전세계에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 상황을 만든 건 대대로 소청과에 강요된 탈출구 없는 저수가 체계다. 아쉬운 사실은, 수면위로 올라오기 전부터 이야기해왔던 문제들은 터지고 나서도 느껴지는 변화가 없다는 거다. 저출산 정책에 수십년 째 수백조원을 썼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출산이 지속돼서 소청과를 되살리기 위해 지원해야 하는 돈은 조단위도 아니고 단돈 몇 백억원이면 된다고 한다. 박사급 관리들과 학자들이 냉난방 잘되는 사무실의 권위 있는 책상에서 만든 정책들은 이 땅의 투표권 없는 어린 국민들의 생명을 차가운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미안하지만 큰 뜻과 정의로 만든 정책들로 지킬 수 있는 어린 국민들도 이제 이 땅에 많이 남지 않았다. 정부 고위관리, 국회의원, 건정심(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모든 '힘 있는 분'들은 초저출산 한국의 공범이고 주범이다. 그동안 할 말 안하고 생계에만 집중해왔던 소청과 의사들이라고 죄가 없겠나? 우리 역시, 지금 이 땅의 아기들과 앞으로 태어날 아기들에게, 소청과 의사라면서 아기들을 위해 충분히 투쟁하지 않고 점잖은 어른 노릇만 해 온 큰 죄를 지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도 거의 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불어 주요 소아 필수 의약품 공급 절벽, 호소한지 오래 됐지만 해결은 없다. 더해서 교과서에 나오는 약물마저 새로이 품절된다. 한계 이하의 약값, 한계 이하의 수가로는 약과 의사를 다같이 닮은꼴로 구할 수 없게 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소아 의료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말씀하셨다. 현재 있는 제도, 현재 있는 조직, 현재 있는 사람으로는 이 상황을 타개 할 수 없다. 특단의 조치에는 성인 의약품 공급방식 및 성인의료체계와 소아의 그것은 분리하는 것이 꼭 포함되어야 한다. 아이를 구하기 위한 의학적 지식은 충분하다. 환자에게 공급할 교과서적 소아필수의약품 품절에 대해 “대체약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되뇌이는 무심무감한 관리들이 복지부에 없다고 믿고 싶다. 정부와 국회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해 반드시 실천하려는 노력도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아니 믿어 본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초고령사회 앞두고 뇌졸중 치료체계 붕괴 ‘빨간불’

대한뇌졸중학회가 국내의 뇌졸중 치료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비 부족을 지적하고, 인력 확보·질병군 분류체계 수정 등을 제언했다. 대한뇌졸중학회 배희준 이사장(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는 지난 14일 열린 '초고령 사회 뇌졸중 치료시스템 구축을 위한 현황 분석 및 발전 방안 모색' 기자간담회에서 “뇌졸중 치료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비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국가 차원의 지원대책을 강조했다. 뇌졸중학회에 따르면, 국내에는 여전히 뇌졸중 취약지가 존재하며, 전체 뇌졸중 환자의 50%는 해당하는 진료권에서 정맥내혈전용해술, 동맥내혈전제거술 등과 같은 뇌졸중 최종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전국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과 수련병원 뇌졸중 전문의는 209명에 불과하고 일부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에서는 전문의 1명이 400∼500명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과 의사가 뇌졸중 의심 환자를 진료할 경우 진찰료가 없고, 24시간 뇌졸중 집중 치료실 전담의 근무 수당은 2만 7730원에 불과하다. 배 이사장은 “초고령사회에서 뇌졸중 치료 체계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인적 자원 확보, 보상 체계 마련, 질병군 체계 분류 수정 등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치료 사각지대 없이 뇌졸중 발생 예방부터 급성기 치료, 장기적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속히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배 이사장은 촉구했다. 김태정 뇌졸중학회 홍보이사(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도 “205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2000만명으로 전체 인구 50%를 차지할 것이며, 매년 35만명의 새로운 뇌졸중 환자 발생, 이에 따른 연간 진료비용 급증이 예측된다"며 “턱없이 부족한 뇌졸중 전문의 인력 문제로 현재 뇌졸중 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뇌졸중학회는 무엇보다도 인력 자원 확보, 보상체계 마련, 뇌졸중 질병군 분류 체계 수정이 선결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차재관 질향상위원장(동아대 의대 신경과 교수)은 “현재의 전문의 인원 수준으로 초고령사회에 들어서면, 치료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뇌졸중 전문의를 확보하고 정부에서 추진하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중 전문의 중심의 진료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향후 전문의가 될 수 있는 필수의료와 관련된 신경과 전공의 증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높은 업무 강도를 고려했을 때 최소한의 보상 체계 마련 및 정책 수가 신설이 필요하다고 차 위원장은 덧붙여 말했다. 이경복 정책이사(순천향대 의대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은 발생 환자의 80%가 후유장애를 얻을 만큼 중증질환이며 골든타임 내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수술이나 시술을 받는 일부의 환자만 전문진료질병군으로 분류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제약사 신약개발 최대 걸림돌은 ‘낮은 수익률’

지난해 주요 상위권 제약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듭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과시했다. 그러나 주요 바이오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해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자체 체질개선 노력은 물론 정부의 지원정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은 국내 6개 전통 제약사 중 녹십자를 제외하면 모두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하는 호성적을 거뒀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전년대비 4.7% 증가한 1조8590억원의 매출과 57.6% 증가한 5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종근당은 12.2% 증가한 1조6694억원의 매출과 124.4% 증가한 24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광동제약은 5.8% 증가한 1조5145억원의 매출과 10.0% 증가한 421억원의 영업이익, 한미약품은 12.0% 증가한 1조4909억원의 매출과 39.6% 증가한 2207억원의 영업이익, 대웅제약은 별도기준 5.2% 증가한 1조2220억원의 매출과 25.9% 증가한 1334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올렸다. 녹십자는 4.9% 감소한 1조6266억원의 매출과 57.6% 감소한 34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상위권 제약사 중 나홀로 역성장했다. 지난해 매출대비 영업이익률을 보면, 유한양행 3.1%, 종근당 14.8%, 녹십자 2.1%, 광동제약 2.8%, 한미약품 14.8%, 대웅제약 10.9%를 기록했다.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은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각 3~7%포인트씩 높아지는 성과를 거뒀지만, 주요 바이오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3조6946억원과 영업이익 1조1137억원을 올려 30.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셀트리온은 2조4000억원대의 매출과 33%대의 영업이익률이 추정된다. 보툴리눔톡신과 필러 등을 주력으로 하는 휴젤은 3197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률 36.8%를 기록했다. 이러한 영업이익률 격차는 전통적으로 제약사들이 수출보다 국내시장에 주력해 왔고, 제네릭(복제약)이 매출 비중이 60% 가량을 차지하는 등 마진이 낮은 복제약과 외부도입상품의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대비 해외수출 비중은 유한양행 14.7%, 종근당 4.3%, 녹십자 15.5%, 한미약품 12.8%, 대웅제약 8.4% 수준이다. 식음료 비중이 55% 가량을 차지하는 광동제약의 수출비중은 1.4%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저마진의 복제약 중심에서 고마진의 신약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그러나 혁신신약 1개를 후보물질 개발부터 출시하기까지 약 10년간 1조원 가까이 투자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규모로는 과감하게 나서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도 임상에 수천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임상 및 출시할 경우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음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기술수출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신약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업계 자체 노력과 더불어 후기임상 단계에 세제 혜택 등 신약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헬스&에너지+] 가천대 길병원, 약물·마취 없는 우울증 치료술 도입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이 우울증 환자의 치료 선택 폭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두개직류자극술(tDCS)를 도입했다. 경두개직류자극술이란 전극을 통해 일정 시간 동안 낮은 강도의 전류로 뇌피질을 자극해 막전위에 변화를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치료를 위해서 별도의 마취나 약물이 투여되지 않아 특별한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매일 1회, 30분, 일주일에 5회, 총 4~6주 치료를 받으면 우울증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요우울장애 개선 효과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임신부나 노약자 등 취약한 환자들도 안전하게 치료받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면서 “우울증은 다양한 환자의 개별 상황에 맞는 맞춤 치료가 필요하고, 단독 혹은 기존 치료와 병행 사용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증의 주된 증상은 우울한 기분, 일상생활에서 흥미 저하가 있다. 그밖에 식욕과 체중의 변화, 불면, 피로, 무가치감, 집중력의 감소, 반복적인 죽음 생각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특히 우울증은 감정, 생각, 신체 상태 나아가 행동 변화까지 유발할 수 있다. 환자 대부분인 90% 정도에서 불안 증상을 느끼고, 80%정도는 수면장애를 겪는다. 심하면 극단적 선택의 '방아쇠'가 된다. 강 교수는 “우울증은 일상 생활과 직업 활동 등 삶의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전문화된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씨젠,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 성공 “非코로나 매출 증가”

세계 최초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선보였던 진단시약 전문기업 씨젠이 코로나 종식 이후 처음으로 분기기준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엔데믹 시대에 발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18일 씨젠에 따르면, 씨젠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005억원, 영업이익 35억원, 당기순이익 57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9.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일상회복에 접어든 2022년 3분기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매출은 지난해 2분기 바닥을 친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비(非) 코로나 시약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응한 것이 실적 반등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4분기에 비 코로나 시약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7.4% 증가하며 꾸준히 성장, 10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호흡기세균(PB) 시약 제품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4% 늘어났고, 소화기종합(GI) 제품은 35%, 자궁경부암(인유두종바이러스, HPV) 진단 제품 매출은 36% 증가했다. 씨젠 관계자는 “PB와 GI 제품의 경우 씨젠의 자체 진단기술인 '신드로믹 분자진단 검사' 수요가 늘고 있고, HPV 제품 역시 유럽 내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에서 적합성이 확인되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씨젠의 지난해 연간 실적을 보면, 매출은 3674억원, 영업손실은 301억원을 기록했다. 엔데믹 영향으로 코로나 관련 매출이 급감하면서 전년대비 매출은 43%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959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비 코로나 시약 매출은 2154억원으로 전체 진단시약 매출의 84%를 차지한 반면, 코로나 시약 매출은 409억원을 기록해 16%에 그쳤다. 비 코로나 시약 매출은 2020년 946억원, 2021년 1252억원, 2022년 1642억원, 지난해 215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엔데믹 시대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씨젠은 중장기 사업전략인 '기술공유사업' 등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유통기업으로의 변신한다는 계획이다. 기술공유사업은 씨젠이 직접 제품을 수출하는 대신 세계 각국 현지 진단업체에게 씨젠을 기술을 공유해 줌으로써 팬데믹 발생시 현지에서 현지 업체가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으로, 이를 위해 씨젠은 스프링거네이처,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준혁 씨젠 IR 실장은 “엔데믹 전환 이후 지속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비 코로나 제품 성장을 이끈 결과 시장 전망보다 빠르게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비 코로나 제품과 기술공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중장기 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메드트로닉코리아, 친환경 수술용 전파절삭기 ‘리가슈어’ 출시

메드트로닉코리아가 친환경 디자인을 적용한 수술용 전파 절삭기 '리가슈어'(허가명: 일회용 손조절식 전기 수술기용 전극)를 출시했다. 16일 메드트로닉코리아에 따르면, 리가슈어는 전기에너지를 고주파에너지로 변환해 수술 시 봉합부터 절개·고정·절제 등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수술용 전파 절삭기다. 메드트로닉은 수술 과정에서 의료기기를 빈번히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의료 폐기물을 줄이고, 수술실 내 탄소 발자국(온실가스 발생총량) 감축에 기여하기 위해 '리가슈어 메릴랜드 조'와 '블런트 팁' 두 제품군의 축을 감싸는 검정색 플라스틱 튜브를 제거하는 제품 디자인을 재설계했다. 이를 통해 매년 822.96㎞ 이상 플라스틱 사용(폐기물) 감소와 함께 공정 과정에서 멸균에 필요한 EO(에틸렌 옥사이드)가스 약 50% 저감의 효과를 회사는 기대한다. 병원수술간호사회 채수정 회장(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은 “봉합·절개·고정 등 수술 전 과정에서 자주 사용되는 절삭기와 스테이플러에서 발생하는 의료 폐기물을 줄이는 이 같은 노력은 의료 분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실천의 시작이자 훌륭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승록 메드트로닉코리아 대표이사는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한 리가슈어 제품이 의료 폐기물 감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의료계의 ESG 경영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촉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제약바이오협회 차기 이사장단 구성…이재국 신임 부회장 선임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윤웅섭 차기 이사장 및 노연홍 회장과 함께 협회를 이끌어갈 부이사장단과 상근임원을 선임했다. 16일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협회 이사회는 15일 서울 서초구 협회 본관에서 2024년 제1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재국 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등 상근임원을 선임했다. 또한 윤웅섭 이사장과 임기 2년을 함께 할 부이사장단을 선임하고, 제조품질혁신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바이오벤처특별위원회 등 제약바이오산업 혁신을 위한 조직 신설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는 오는 3월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하는 윤웅섭 신임 이사장(일동제약 부회장)이 정관에 따라 추천한 부이사장 후보들을 원안대로 선임 의결했다. 윤웅섭 이사장과 함께 이사장단을 구성할 부이사장사 대표는 △구주제약 김우태 회장 △대웅 윤재춘 부회장 △대원제약 백인환 사장 △동국제약 송준호 사장 △동아ST 김민영 사장 △보령 장두현 사장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 △제일약품 한상철 사장 △종근당 김영주 사장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 △휴온스그룹 윤성태 회장 △GC녹십자 허은철 사장 △JW중외제약 신영섭 사장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손지웅 사장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 등 15명이다. 또한 이날 이사회는 장병원 부회장 등 상근임원의 2년 임기가 2월말로 종료함에 따라 노연홍 회장이 정관에 따라 추천한 이재국 부회장, 엄승인 전무이사, 장우순 상무이사 등 3인에 대한 선임안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재국 신임 부회장은 대웅제약 이사 등을 거쳐 2013년 협회에 합류, 커뮤니케이션실장, 기획본부장, 상무이사 등을 맡은데 이어 지난 2020년부터 4년간 전무이사로 재직해왔다. 이밖에 이사회는 제조품질혁신위원회, 인재양성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등 3개 위원회와 바이오벤처특별위원회, 지식재산전문위원회 등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위원회 운영규정 개정안도 의결했다. 오는 22일 개최되는 정기총회에서는 제5회 대한민국 약업대상 시상,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등 각종 표창 시상식, 윤성태 이사장과 윤웅섭 차기 이사장의 이사장 이·취임식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올 한해 융복합 혁신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연구개발 가속화, 품질관리 혁신과 의약품 공급망 강화, 예측가능한 약가제도 시행과 공정거래질서 확립에 힘을 쏟겠다"며 “제약바이오강국이라는 목적지로 가는 여정에서 여러분과 함께 난관을 극복해 가며 흔들림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감정싸움 치닫는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3월 주총’ 분수령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는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모녀'와 반발하는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 간 오너가 싸움이 한치 양보없이 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오는 3월 열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양측간 세 대결을 거쳐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15일 한미약품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은 3월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정기주주총회에 이사선임에 관한 안건을 상정해 달라는 주주제안을 지난 9일 제출했다. 두 형제의 주주제안은 한미약품 미래전략담당사장(사내이사)이자 한미사이언스 사장(미등기)인 장남 임종윤 사장과 한미사이언스 임원에 포함돼 있지 않은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미등기)을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임종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진단검사업체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의 권규찬 대표와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등 형제측 인사 4명을 한미사이언스 사외이사로 선임하자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달 12일 한미약품그룹은 한미사이언스의 유일한 사내이사인 송영숙 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미등기)의 주도 하에 OCI그룹과 통합 계약 체결을 발표했으며, 임종윤·종훈 형제는 반발해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모녀와 형제 간 대립은 입장발표, 반박문 발표, 재반박을 주고받으며 지지세력 및 지분 확보를 위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임종윤·종훈 형제의 주주제안 제출과 관련해서도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3일 입장자료를 내고 “임종윤 사장은 사익(私益)을 위해 한미그룹을 이용하지 말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임종윤 사장은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상속받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대부분을 주식담보 대출에 사용해 본인사업과 개인자금으로 활용해 왔다"며 “이같은 담보대출을 활용한 금융권 차입금만 1730억원에 달해 임종윤 사장은 연간 1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미약품그룹은 “임종윤 사장은 지난 10년간 한미그룹에 거의 출근하지 않고 본인이 사내이사로 재임하는 한미약품 이사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반면, 개인회사인 DX&VX에는 100% 참석율을 보였다"며 이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선임 시도의 진정성에 불신감을 드러냈다. 장녀 임주현 사장은 꾸준히 한미약품 경영에 참여하며 최근 유망분야인 비만·항암 중심으로 한미약품 R&D 조직을 개편하는 등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있는데 반해, 한미그룹에 무관심했던 임종윤 사장은 개인부채 및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그룹을 이용하려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러자, 임종윤 사장측도 14일 한미약품그룹의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자료를 내고 그룹의 주장은 심각한 왜곡이며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다고 되받아쳤다. 임종윤 사장측은 상속받은 주식의 담보대출은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활용됐다고 해명하면서, 권규찬 DX&VX 대표를 신약개발과 거리가 먼 인사로 표현하는 것도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공격했다. 업계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제안한 안건은 주주총회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최대주주인 송영숙 회장이 12.56% △임종윤 사장 12.12% △임주현 사장 7.29% △임종훈 사장 7.20%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임성기 회장 고교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12.15% △소액주주들이 21.00%를 보유 중이다. 신동국 회장은 오너가 분쟁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결국 오는 3월 하순 개최될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안한 안건의 의결 여부가 OCI그룹과의 통합 및 오너가 경영권 분쟁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휴젤, 매출 첫 3천억 돌파…“톡신·필러 동반성장”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기업 휴젤이 보툴리눔 톡신, 히알루론산(HA) 필러, 더마 코스메틱 등 주력 제품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휴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197억원, 영업이익 1178억원, 당기순이익 971억원을 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16.2%, 당기순이익은 60%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매출 889억원, 영업이익 368억원, 당기순이익 17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0%, 22.4%, 451.6% 성장했다. 이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러한 호실적은 보툴리눔 톡신, HA 필러, 더마 코스메틱 등 주요 제품군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는 8년 연속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외시장의 경우 호주, 중국 등 아시아 지역과 남미 지역에서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진출한 호주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매출이 증가했다. 유럽은 불가리아·아이슬란드·크로아티아·에스토니아 등에서 추가로 품목허가를 획득, 30개국으로 시장을 넓혔다. HA 필러 '더채움'과 '바이리즌'은 전년대비 25%대의 성장을 보이며 국내에서 첫 매출 300억원을 돌파했으며,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 등 해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웰라쥬' 역시 매출이 28% 이상 증가했으며, 흡수성 봉합사 브랜드 '블루로즈'도 점진적인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다. 휴젤은 올해 통합 학술 아카데미, 트레이닝 등 차별화된 영업·마케팅으로 국내외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HA 필러 역시 국내에서는 론칭 10주년 기념 캠페인을 진행하고, 해외에서는 지난 1월 론칭한 태국을 비롯해 최근 품목허가를 획득한 레바논·사우디아라비아 등 신규시장 안착에 주력할 계획이다. 휴젤 관계자는 “대표제품인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가 국내외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하며 사상 첫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며 “올해도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비즈니스를 보다 확장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HLB제약, 건기식 콴첼 업고 ‘신약 본업’ 도약

에이치엘비(HLB)제약이 지난해 관절 건강기능식품 '콴첼' 효과로 인지도를 높인데 힘입어 올해 항암신약으로 '제약본업 도약'을 노린다. 14일 HLB그룹의 제약바이오 계열 HLB제약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1360억원, 영업손실 196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26.5% 증가해 역대 최대치이고, 영업손실은 131억원 증가한 수치다. 매출 증가는 경기 화성 향남공장의 설비 개선·증설로 전문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위탁판매(CSO)가 증가하고, 지난해 4월 출시한 관절 전문 건기식 브랜드 '콴첼'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영업손실이 증가한 이유는 설비 개선·증설 비용 및 콴첼 마케팅 비용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HLB제약은 지난해 설비 개선·증설이 완료되고 콴첼이 시장에 안착한 만큼, 올해 콴첼의 마케팅 비용 감소 등으로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을 위한 뼈·관절 전문 건기식을 표방하며 선보인 콴첼은 출시 첫 해인 지난해 10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며 고령화 시대 유망 품목로 떠오른 동시에, HLB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에게 널리 알린 계기가 됐다. 지난 1975년 요트 등 선박 제조사로 출발한 HLB그룹은 2010년대부터 미국 엘레바(Elevar), 미국 이뮤노믹(Immunomic), 한국 씨트리 등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을 인수하며 의약품 개발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2020년 미국 바이오벤처 어드벤첸(Advenchen)으로부터 간암치료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권리를 인수하고, 같은 해 HLB는 기업 업종을 선박제조에서 바이오기업으로 변경해 제약바이오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현재 HLB그룹은 △항암신약 등을 개발하는 '바이오' △체외진단의료기기 등을 생산하는 '헬스케어' △특수선박 등을 제조하는 '선박' 등 3개 사업부 체제로 구성돼 있다. 계열사도 HLB제약을 필두로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파나진, HLB이노베이션, HLB글로벌 등을 거느리고 있다. HLB는 출범 50년이 되는 내년까지 5개 이상의 항암제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간암 1차치료제인 리보세라닙은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 올해 상반기 중 FDA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리보세라닙이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 사실상 첫 국산 항암신약의 FDA 승인이 될 뿐 아니라, 시장규모가 크면서도 개발이 까다로운 간암 1차치료제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리보세라닙의 개발은 미국 현지 계열사인 엘레바, 생산은 HLB제약이 주도할 전망이다. HLB제약은 리보세라닙이 출시되면 신약 단일매출만 매년 2조원 이상을 올릴 것으로 내다본다. 이 때문에 최근 주식시장에서 HLB는 셀트리온을 능가하는 대장주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현재 HLB의 시가총액은 약 9조 3600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3위, 코스닥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HLB는 올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도 추진 중이다. 업계는 HLB가 중소 제조기업에서 시작해 장기간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도 개발하기 까다로운 항암신약 개발까지 성공한 모범적 사례로 평가하면서, HLB의 성공이 국내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