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2023 미국임상화학회(AACC) 엑스포의 씨젠 전시부스 모습. 사진=씨젠
세계 최초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선보였던 진단시약 전문기업 씨젠이 코로나 종식 이후 처음으로 분기기준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엔데믹 시대에 발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18일 씨젠에 따르면, 씨젠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005억원, 영업이익 35억원, 당기순이익 57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9.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일상회복에 접어든 2022년 3분기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매출은 지난해 2분기 바닥을 친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비(非) 코로나 시약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응한 것이 실적 반등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4분기에 비 코로나 시약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7.4% 증가하며 꾸준히 성장, 10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호흡기세균(PB) 시약 제품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4% 늘어났고, 소화기종합(GI) 제품은 35%, 자궁경부암(인유두종바이러스, HPV) 진단 제품 매출은 36% 증가했다.
씨젠 관계자는 “PB와 GI 제품의 경우 씨젠의 자체 진단기술인 '신드로믹 분자진단 검사' 수요가 늘고 있고, HPV 제품 역시 유럽 내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에서 적합성이 확인되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씨젠의 지난해 연간 실적을 보면, 매출은 3674억원, 영업손실은 301억원을 기록했다. 엔데믹 영향으로 코로나 관련 매출이 급감하면서 전년대비 매출은 43%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959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비 코로나 시약 매출은 2154억원으로 전체 진단시약 매출의 84%를 차지한 반면, 코로나 시약 매출은 409억원을 기록해 16%에 그쳤다. 비 코로나 시약 매출은 2020년 946억원, 2021년 1252억원, 2022년 1642억원, 지난해 215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엔데믹 시대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씨젠은 중장기 사업전략인 '기술공유사업' 등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유통기업으로의 변신한다는 계획이다.
기술공유사업은 씨젠이 직접 제품을 수출하는 대신 세계 각국 현지 진단업체에게 씨젠을 기술을 공유해 줌으로써 팬데믹 발생시 현지에서 현지 업체가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으로, 이를 위해 씨젠은 스프링거네이처,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준혁 씨젠 IR 실장은 “엔데믹 전환 이후 지속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비 코로나 제품 성장을 이끈 결과 시장 전망보다 빠르게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비 코로나 제품과 기술공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중장기 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