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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대학·벤처와 합작 ‘지방간 신약’ 청신호

한미약품이 국내 대학 연구진과 산학협력을 통해 전 세계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지방간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성과를 거뒀다. 20일 한미약품과 카이스트(KAIST)에 따르면, 한미약품 R&D센터와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 연구팀, 연세대 의과대학 박준용 교수 연구팀,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안진희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벤처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는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MASLD)' 동물모델을 개발했다. MASLD는 음주(알코올)가 아닌 대사이상으로 발생하는 지방간 질환으로 지방간에서 시작해 지방간염(MASH), 간섬유화,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는 만성질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MASLD는 전세계 인구 3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아직 제품화된 치료제가 없다. 이 중 전세계 성인 인구 5% 이상이 앓고 있는 MASH의 경우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미국 제약사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치료 효과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ASLD 또는 MASH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사람의 질환 진행 과정을 그대로 모사할 수 있는 적절한 전임상 동물모델이 없어 발병 기전 규명과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공동연구진은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MASLD 환자와 매우 유사하게 지방간, 지방간염, 간섬유화, 간암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동물(마우스)모델을 개발, 현재 개발 중인 약물을 실제 투여해 지방간·간염·간섬유화 진행이 억제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동물모델에 투여한 약물은 호르몬의 일종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약물로, 현재 한미약품 역시 이 계열의 MASH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미약품은 MASH 후보물질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GLP-1 계열의 삼중작용 MASH 치료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지난 5월 미국 FDA 산하 독립적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로부터 글로벌 2상을 계획 변경 없이 계속 진행하도록 권고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국 머크에 기술수출한 MASH 치료제 '에포시페그듀타이드'는 향후 수년 내 미국 FDA 허가 및 출시가 예상된다. 특히 한미약품은 항암, 비만과 더불어 대사질환을 신약개발 3대 중점 분야로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동물모델이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나 에포시페그듀타이드의 뒤를 이을 신약 개발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MASH 치료제의 경우 오는 2029년 36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산업과 학계의 공동연구를 통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큰 발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KAIST 및 연세대 의과대학 뿐만 아니라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해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2상 임상 진행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와 같은 혁신적인 신약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현재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의 넓은 스펙트럼과 당뇨,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으나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마우스 모델은 만성 대사질환의 특징을 잘 모사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로서 관련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셀트리온과 통합 무산, 셀트리온제약 ‘몸집 키우기’

셀트리온그룹의 케미컬·바이오 전문의약품 계열사 셀트리온제약이 오는 2030년까지 국내 5대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는 셀트리온과의 합병이 무산된 직후 나온 발표라는 점에서 향후 합병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몸집 불리기' 선언으로 풀이된다. 19일 셀트리온제약에 따르면 이날 사업부문별 차별화된 성장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국내 5대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제조 △연구(R&D) △영업 등 3개 부문별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제조 부문에서는 핵심시설인 충북 오창의 청주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청주공장은 셀트리온그룹의 케미컬 의약품 생산기지로 정제·캡슐 제형 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1600만개의 '프리필드 시린지(사전충전형 주사기)' 제형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국내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셀트리온제약은 올해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간 프리필드 시린지 제형 바이오의약품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추가 생산라인도 구축해 생산능력을 3배로 확대하고 위탁생산(CMO) 사업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R&D 부문에서는 연구인력을 보강하고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및 신약 플랫폼 기술개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청주에 있는 R&D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격상하고 인천 송도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로이전하기도 했다. 영업 부문에서는 국내시장에 공급 중인 셀트리온의 6개 바이오시밀러 품목을 2030년까지 22개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밖에 케미컬 의약품 부문에서도 자체개발과 적극적인 기술도입(라이선스 인)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비전 발표는 앞서 지난 16일 셀트리온그룹의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합병 추진여부 검토 특별위원회'가 현 시점에서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당시 셀트리온 개인주주들은 셀트리온제약이 성장은 정체돼 있는 반면 주가는 고평가돼 있어 합병시 셀트리온 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합병에 거세게 반대했다. 이를 반영하듯 특별위원회가 시행한 주주 설문조사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의견이 36.2%, 기권 55.1%, 찬성 8.7%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두 회사의 이사회는 현 시점에서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주주가 원할 때 합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제약으로서는 셀트리온 주주들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자체 성장기반을 다져놔야 하는 셈이다. 따라서 셀트리온제약은 그룹의 최종 목표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 현재 주력제품인 간장질환용제 개량신약 '고덱스' 외에 추가적으로 주력제품을 늘리고 고지혈증·고혈압 개량신약 'CT-K2002' 외에 신약 파이프라인도 확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나아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2~3% 수준에 불과한 연구개발비를 확대하고 9.3% 수준인 영업이익률도 셀트리온(약 30.0%)에 버금가게 개선하는 동시에 연 매출액도 3900억원 수준에서 국내 5대 제약사 수준인 1조3000억원까지 올려야 하는 다소 도전적인 과제도 안고 있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된 역량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해 지난 5년간 매출액이 약 2배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다변화된 포트폴리오와 매출 구조를 갖춘 종합제약사로서 이같은 성장세를 지속해 2030년까지 국내 상위 5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제약바이오, AI 신약개발 닻 올렸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IT 관련 벤처·연구소·대학 등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위한 '원팀(One Team)'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합동작업에 나선다. 차세대 기술 아이콘인 AI를 기반으로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와 신약개발 경쟁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범정부 프로젝트 'K-멜로디' 프로젝트가 닻을 올리고, 국내 제약사·대학·IT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 1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오는 20일 서울 서초구 제약회관에서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멜로디 프로젝트)' 착수보고회를 개최한다. 앞서 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6월 이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최근 공모 및 평가를 거쳐 최종 참여기관 26곳을 선정했다. K-멜로디(K-MELLODDY) 프로젝트는 유럽의 'EU-멜로디(EU-MELLODDY)'를 벤치마킹한 사업으로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추진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며 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범부처 프로젝트다. EU-멜로디가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 암젠 등 유럽 빅파마 10개사가 참여하는 민간 프로젝트인데 반해 K-멜로디는 국내 대표 기업·기관이 '원팀'을 이뤄 추진하는 국책사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연합학습' 인공지능 기술은 각 기업·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지 않고 각각의 기업·기관에서 데이터 유출 없이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개인·기업 정보보호 규제완화가 더딘 우리나라에 특히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참여기관 면면도 '국가대표' 급으로 평가된다.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약물 및 임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제약사와 병원 등에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등 국내에서 신약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에 가장 선도적인 제약사 8곳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가톨릭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이 선정됐다. 데이터를 학습해 실제 신약개발에 활용될 AI 플랫폼 및 솔루션 개발 기관으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해 과기정통부 '광주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조성사업 핵심기관인 광주과학기술원(GIST), GC녹십자의 목암생명과학연구소, 국제 의생명 AI 경연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벤처기업 아이젠사이언스, 의료데이터 전문 IT기업 에비드넷 등이 선정됐다. 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 사업단은 이들 26개 기업·기관과 함께 오는 2028년 말까지 '연합학습 기반 약물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 예측 AI 모델(FAM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약 한 개 개발하는데 통상 10년간 1조원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후보물질 발굴 등 전임상 단계의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후보약물의 인체 내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에 관한 연구는 임상시험의 가장 중요한 단계로, 신약개발 비용의 22% 가량을 차지하며 전임상과 임상1상까지만 수행하고 기술수출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는 임상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화종 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 사업단장은 “K-멜로디는 개발 완료 후에도 참여 기업·기관을 계속 추가할 수 있는 모델이라 EU-멜로디보다 우수한 모델"이라며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하기 위해 제약사와 병원, 대학, 연구소들이 하나의 벤처기업처럼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차바이오텍,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 도약 ‘초읽기’

차병원그룹의 기업 부문 지주사 차바이오텍이 내년 세포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의 위상을 한단계 높인다는 포부다. 18일 차바이오텍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투자해 온 동남아시아 최대 전문 클리닉 그룹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SMG)'이 올해 하반기 차바이오텍의 종속회사로 편입된다. SMG는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암, 여성의학, 영상의학, 소아과 등 46개 전문클리닉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말 약 1190억원의 매출과 241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을 기록했다. SMG가 편입되면 차바이오텍의 연결기준 실적은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차바이오텍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전년동기 대비 4.4% 증가한 매출 4971억원을 올려 올해 창사이래 첫 매출 1조원 달성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차바이오텍은 내년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의 위상을 굳힌다는 포부다. 올해 말 경기 성남 판교에 미국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을 갖춘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 세계 최대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 '세포유전자 바이오뱅크(CGB)'가 완공되면 차바이오텍은 차의과학대학-CGB로 이어지는 국내 유일의 산·학·연·병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허브가 구축된다.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 세포유전자치료제 맞춤형 CDMO 시설을 보유한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차바이오텍은 중국 CDMO 기업의 미국 현지 진출을 금지하는 미국 '생물보안법'이 제정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과 함께 수혜기업이 될 것으로 꼽히기도 한다. 또한 지난 2월 개정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이 내년 2월 시행되면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첨단재생치료 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첨생법은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인공심장 등 인체세포를 이용해 치료하는 첨단재생의료를 규율하는 법으로, 그동안 부작용, 생명윤리 등 우려로 신규 연구개발·허가·출시가 대폭 제한돼 왔지만 내년 2월 개정법이 시행되면 모든 질환에 세포·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이 가능해지는 등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상업화, 국산화의 길이 열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차바이오텍의 연결 매출이 국내와 해외 모두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R&D투자와 핵심연구 인력의 확보를 통해 파이프라인 사업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오스템임플란트 김해성號, 디지털·글로벌 ‘방점’

오스템임플란트가 7년만에 새 대표를 선임하고 '세계 1위 치과기업'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13일 오스템임플란트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중앙연구소 사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해성 경영혁신단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해성 신임 대표는 2020년 경영고문으로 오스템임플란트에 입사해 회사의 중장기 목표 수립과 전략 방향 설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이마트 대표이사 부회장, 신세계그룹 전략실 사장, SI 대표이사 등 대기업에서 주요 요직을 거치며 쌓은 풍부한 경영 노하우와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회사의 대외협력 및 파트너십 강화에 발군의 성과를 보였다. 실제로 오스템임플란트는 김해성 경영혁신단장이 합류한 2021년부터 비약적 성장세를 보여왔다. 2022년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15% 증가한 1조2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연결기준 국내매출 4100억원, 해외매출 8000억원을 올린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해외매출만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대로라면 올해 전체 매출도 1조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21년 직원 횡령사건과 지난 4월 금융위원회 회계처리기준 위반 적발 등의 여파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7년간 대표직을 맡아 회사를 이끌어온 엄태관 대표가 물러나고 김해성 신임 대표를 맞게 됐다. 그러나 신임 김 대표가 회사 급성장기인 최근 3년간 핵심 역할을 맡으며 치과업계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온 만큼 향후 오스템임플란트의 성장전략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게 오스템임플란트의 설명이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는 신임 김 대표가 과거 신세계그룹의 해외사업을 주도하며 부회장까지 오를 정도로 글로벌 사업에 역량을 지닌 만큼 현재 해외 32개국에 36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글로벌 시장 강화전략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김 대표는 치과업계의 디지털 전환 트렌드에 한발 앞서 대처하기 위해 R&D 활동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디지털 덴티스트리(디지털 치과진료)' 추세에 맞춰 디지털 치과기술 및 서비스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디지털 심미보철 컨테스트'를 오는 12월 개최할 계획이다. 치과의사, 치과기공사, 치기공학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컨테스트는 특히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른 결손 치아 대체 보철물 제작 등 보철치료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이번 콘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임상 증례를 살펴보고 디지털 보철분야 교육 진행에 반영할 계획이다. 나아가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연구개발인력과 해외영업인력 등 국내외 직원 수를 3만명 수준으로 늘려 오는 2028년 글로벌 1위 임플란트 기업, 2036년 매출 10조원의 글로벌 1위 치과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김해성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세계 1위 임플란트 기업, 나아가 세계 1위 치과 기업에 도전하는 중대한 시기에 막중한 역할을 맡게 돼 무거운 사명감을 느낀다"며 “미래성장 동력으로 디지털 덴티스트리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R&D 기반을 확대하고 해외영업력 배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체외진단업계, 非코로나 사업다각화로 엔데믹 회복 모색

체외진단기기 업계가 코로나 엔데믹 이후 더디지만 완연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호흡기잘환, 자가면역질환, 만성질환 등 비(非) 코로나 제품군 확대를 통해 200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체외진단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분자진단 솔루션기업 씨젠은 올해 2분기 매출 1001억원, 영업손실 11억원, 당기순이익 2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7.9% 늘고 영업손실은 88.2% 줄인 성과다.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씨젠은 지난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줄고 영업적자는 늘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2분기에는 완연한 실적회복 모습을 보였다. 이는 호흡기질환 진단제품 등 비(非) 코로나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비 코로나 진단제품 매출은 7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해 전체 매출 증가율 17.9%를 2배 넘게 웃돌았다. 또한 비 코로나 제품은 12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호흡기 바이러스(RV), 소화기 질환(GI), 성매개감염질환(STI), 자궁경부암 관련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 비 코로나 진단시약 매출 성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세계 최초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시약 개발업체인 씨젠은 팬데믹 기간인 2021년 연매출 1조3700억원을 올리기도 했지만 엔데믹 여파로 지난해 30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그러나 비 코로나 제품군 성장에 힘입어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매출 12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씨젠은 최대 14개의 다양한 병원체를 하나의 튜브로 검사하는 자체 기술인 '신드로믹 PCR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신드로믹 검사제품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3월 열린 유럽 생식기감염종양학회(EUROGIN)에서 씨젠의 제품이 국제임상연구 표준검사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위상을 기반으로 시장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장진단 전문기업 바디텍메드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62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해 엔데믹이 본격화된 2022년 2분기 이후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3% 증가했다. 특히 질환별 진단기기 제품 매출이 고르게 성장한 것이 고무적이다. 당뇨질환 제품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8.5% 증가하면서 성장을 주도했고 심혈관 및 호르몬질환 제품 역시 30% 안팎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통합 출범한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 초대 회장사를 맡은 바디텍메드는 2021년 1580억원의 매출을 올린 후 엔데믹으로 2022년 실적이 주춤했지만 지난해 곧바로 실적 회복을 보이며 저력을 과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규모는 2021년 992억달러에서 연평균 6.9%씩 성장해 오는 2026년 1380억달러(약 1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체외진단기기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8% 감소하는 등 엔데믹 이후 실적 회복이 더딘 모습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 신속한 진단기기 개발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만큼 비 코로나 진단기기 분야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보툴리눔 톡신 3총사, 상반기에도 실적 날았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3대장으로 꼽히는 휴젤, 대웅제약,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의 해외매출 성장에 힘입어 나란히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54억원, 영업이익 424억원을 올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7.0%, 51.6% 성장했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처음으로 900억원, 4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 1697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3%, 42.8%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은 특히 해외 매출이 견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휴젤의 대표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7.6% 증가한 가운데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62.0%나 늘었다. 이는 중국, 태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에서 급성장한 덕분이다. '더채움' 등 히알루론산(HA) 필러와 코스메틱 브랜드 '웰라쥬' 등 화장품 부문도 각각 20%, 10% 이상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에 힘을 보탰다. 휴젤은 지난달 말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의 미국 초도물량 선적을 시작한 만큼 하반기에도 해외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대웅제약 역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해외 매출 증가에 힘입어 2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대웅제약은 별도기준 올해 2분기 매출 3255억원, 영업이익 496억원을 기록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나보타는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62% 성장한 531억원을 기록, 출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 매출 531억원 중 해외수출 비중이 85%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나보타는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점유율을 올해 12%까지 끌어올리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럽 톡신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영국,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5개국에도 연이어 출시해 유럽 점유율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에도 출시해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메디톡스 역시 '코어톡스' 등 보툴리눔 톡신 제품군과 더마코스메틱 '뉴라덤' 등 선전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올렸다. 메디톡스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5% 증가한 650억원, 영업이익은 50.1% 증가한 14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 해외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4%, 필러 해외 매출이 29% 증가해 해외매출 증가율이 국내매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메디톡스는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메디톡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1195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6%, 18.4% 성장했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보툴리눔 톡신(독소류 및 톡소이드류)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7.2% 증가한데 이들 3개 기업의 활약이 컸다고 보고 하반기 휴젤의 미국 톡신시장 진출 등 지속적인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보령-HK이노엔, ‘1등약 공동판매’로 실적 쑥쑥

보령과 HK이노엔이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 측면에서 나란히 상위 10대 제약사 중 최고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업부문이 두루 성장한 덕분이지만 특히 올해 초 국내 제약업계에 처음 선보인 '1위 제품 상호 공동판매'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돼 눈길을 끈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556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8.2%, 영업이익은 5.7%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4892억원, 영업이익은 36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4% 증가한 수치로 특히 매출은 역대 상반기 최대치일 뿐만 아니라 상위 10대 제약사 중 최고 매출 성장률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고혈압, 당뇨, 항암 등 주요 전문의약품(ETC)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보령은 전체 매출 중 전문의약품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해 상위 10대 제약사 중 최고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카나브' 제품군이 전년동기 대비 13% 성장해 처음 반기 매출 700억원을 돌파했으며 보령의 매출 1위 품목 자리도 더욱 굳혔다. 특히, 올해 초 HK이노엔과 상호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 HK이노엔의 매출 1위 품목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판매 매출도 처음 발생했다. 앞서 보령과 HK이노엔은 지난 1월 국내 제약업계 처음으로 매출 1위 품목을 상호 공동판매하는 계약을 체결, 카나브와 케이캡을 공동판매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보령은 케이캡을 비롯해 항생제, 수액, 백신 등 만성질환 치료제 이외의 제품으로 구성된 '스페셜티케어' 사업부문 매출이 올해 상반기 총 1385억원을 기록, 보령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했다. 스페셜티케어 사업부문 매출은 올해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56% 증가한데 이어 2분기에는 80% 증가해 케이캡이 매출확대 첨병역할을 톡톡히 했다. HK이노엔 역시 보령의 카나브 판매 매출이 처음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HK이노엔은 올해 2분기 매출 2192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각각 7.3%, 58.9%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상반기 전체를 보면 매출은 4319억원, 영업이익은 416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 98% 성장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율 98%는 상위 10대 제약사 중 최고치인 것으로 파악된다. HK이노엔 역시 전문의약품의 판매호조가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로 간판제품을 맞바꿔 공동판매하는 만큼 보령에게 지불하는 케이캡 판매 수수료를 줄인 점도 영업이익 증가에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HK이노엔의 올해 상반기 케이캡 처방실적은 총 91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밖에 의료파업 여파에도 수액제품 매출도 6% 성장했고 숙취해소제 '컨디션' 매출도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보령이 카나브 제품군 신규 복합제 4종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카나브 제품군 매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HK이노엔 역시 미국에서 케이캡 임상 3상 완료를 앞두고 있어 케이캡 매출 확대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매출 1조300억원과 9300억원을 각각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보령과 HK이노엔의 매출 1조 클럽 가입 시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홍삼→비타민 세대교체…제약사 ‘이중제형 건기식’ 공략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비타민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부동의 1위' 홍삼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는 알약(정제)과 액상을 한 번에 섭취하는 '이중제형' 비타민의 인기 덕분으로 주요 제약사들의 이중제형 비타민 시장 쟁탈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멀티비타민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인 동아제약 '오쏘몰'은 올해 상반기 매출 652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13.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1204억원으로 국내 멀티비타민 부문 판매액 1위에 오른 오쏘몰은 올해에도 두자릿수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지난 2020년 출시 첫해 87억원에서 2021년 284억원→2022년 655억원→지난해 1204억원으로 출시 이후 매년 매출이 2~3배씩 성장하며 국내 비타민 시장의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오쏘몰 매출은 국민 자양강장제 박카스 매출(올해 상반기 1297억원)의 55% 규모로 성장, 동아제약의 새 간판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오쏘몰은 대표 제품이자 이중제형 비타민 제품인 '오쏘몰 이뮨 멀티비타민&미네랄'을 중심으로 비타민 시장의 트렌드를 기존 일반의약품 '종합비타민(고함량비타민)'에서 건강기능식품 '이중제형 비타민'으로 전환시키며 비타민 중흥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건기식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상위 3개 품목인 홍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중 비타민이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건기식 시장점유율 1위인 홍삼은 지난해 매출 1조1700억원으로 전년대비 9.7% 감소하고 3위 프로바이오틱스 매출은 8300억원으로 2.0% 감소한데 반해 2위 비타민(종합·단일 포함) 매출은 9400억원으로 4.3%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향후 2~3년 내 국내 건기식 매출 1위 품목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는 비타민 시장 성장의 원동력으로 이중제형 비타민을 꼽고 있다. 최근들어 기존 알약, 젤리, 스틱형 비타민에 비해 이중제형 비타민의 성장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비타민 외에 칼슘, 엽산 등 미네랄을 알약과 액상으로 나눠 제조해 한 병에 포장한 이중제형 비타민은 물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순 정제형에 비해 고급 영양제 이미지까지 더해 비교적 고가임에도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동아제약 오쏘몰 성장에 고무된 상위 제약사들이 잇따라 이중제형 비타민 시장에 뛰어든 것도 비타민 시장을 키운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종근당건강은 지난 2022년 액상·정제·캡슐 3중 제형의 멀티비타민 '아임비타 멀티비타민 이뮨샷'을 출시, 월 100만병씩 판매하며 며 지난 6월 누적 판매량 2000만병을 돌파했다. 오쏘몰보다 가격이 저렴해 아직 오쏘몰과의 매출 격차는 크지만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간 건강을 위한 '밀크시슬' 성분을 추가한 이중제형 비타민 '에너씨슬 퍼펙트샷'을 지난해 5월 출시, 출시 첫해에만 200만병 가까이 판매하며 시장 쟁탈전에 가세했다. 이밖에 동국제약 '마이핏V 멀티비타 이뮨 128', 일동제약 '마이니 부스터 비타민', 삼진제약 '하루엔진 이뮨 부스터샷' 등도 이중제형 비타민 후발주자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이중제형 방식이 비타민뿐 아니라 건기식, 식품, 뷰티 업종에도 확산되면서 반짝 유행이 아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제약사들의 신제품 개발 및 점유율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셀트리온, 제약 합병 추진 ‘헬스케어와는 딴판’

지난해 말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셀트리온이 당초 공언대로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추진에도 나섰다. 그러나 셀트리온 개인주주들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때와는 달리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 향후 셀트리온의 행보가 주목된다. 5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간 합병 타당성 검토를 위한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를 설립한데 이어 특별위원회는 오는 12일까지 합병에 대한 주주 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주주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특별위원회는 독립성을 위해 두 회사의 사외이사로만 구성됐으며 향후 주주 설문조사 결과를 비롯해 외부기관 평가 등 합병 타당성을 종합 검토한 후 추진 여부에 대한 최종 의견을 두 회사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개인주주, 법인주주,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 셀트리온 주주 모두를 대상으로 하며 합병과 같은 경영상 중요 의사결정에 앞서 주주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대주주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중립 입장을 지키며 설문조사 종료 후 다수 주주 의견에 따라 합병 여부에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표명할 예정이다. 앞서 서 회장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 추진 과정에서 주주가 동의해야 합병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해 왔다. 지난해 말 완료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은 셀트리온의 지분 약 35%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당시 개인주주들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이 분식회계, 매출 밀어주기 등 셀트리온에 따라붙던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명분과 실익이 있다고 보고 합병 찬성 신문광고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는 것이 개인주주들의 입장이다. 제조와 판매를 각각 전담하던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은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 모두 높일 수 있는데 반해 기업규모가 상이하고 성장이 정체돼 있는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은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셀트리온제약 주가는 합병 기대감에 고평가돼 있어 합병시 셀트리온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주주연대 관계자는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교환비율(1:0.45)을 정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는 셀트리온헬스케어 2주당 셀트리온 주식 1주 정도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래도 셀트리온 개인주주들은 합병 명분이 있었던 만큼 울며 겨자먹기로 합병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셀트리온제약 주주들 역시 주가를 기준으로 교환비율을 정할 것을 요구할텐데 이경우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셀트리온제약 주식 2주당 셀트리온 주식 1주 정도를 가져가게 된다. 이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매출, 순이익, 성장성 등 차이를 감안할 때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지금은 합병 타이밍이 아니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가치가 동등하게 평가되는 시점에 합병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주가 원하는 합병이 전제인 만큼 양사 주주의 절대적 동의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 셀트리온그룹의 입장"이라며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일정 규모를 넘을 경우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요인이 되지 못하고 주식매수청구권 등 비용 부담까지 발생해 합병이 오히려 회사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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