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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초청 치료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이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들을 초청해 치료하고 지난 14일 병실에서 완치를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길병원이 인천시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인천시-아시아권 교류도시 의료지원사업'의 하나이다. 17일 길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치민시를 방문해 심장병 의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정밀 검진을 실시하고, 이 가운데 수술이 시급하지만 현지의 의료 수준 및 경제적 사정 등으로 인해 치료 받지 못하는 5명의 어린이를 초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베트남 어린이 5명은 지난달 26일 우리나라에 들어와 차례로 수술을 받았다. 병실에서 첫돌을 맞이한 응웬 레바오넉을 위해 의료진들은 병실에서 작은 돌잔치를 열어주기도 했다. 치료를 마친 어린이들은 15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완치 축하 행사에는 병원 의료진을 비롯해 윤현모 글로벌비지니스협력단장 등 인천시 관계자들과 후원기관인 밀알심장재단 이정재 회장,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류원기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이번 아이들의 초청 치료를 후원했다. 김우경 병원장은 “아이들이 태어나 선천성 심장병을 진단받은 후로 부모님들께서 무거운 마음을 안고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텐데, 이렇게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건강을 되찾게 돼 다행이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귀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길병원은 1992년 베트남 심장병 환자 치료를 시작으로, 매년 해외 심장병 의료봉사 및 초청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초청치료까지 448명의 해외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생명을 선물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헬스&에너지+] 귀에서 ‘삐~, 윙~’ 소리…이명환자 해마다 30만명 이상

주변은 조용한데 갑자기 귀나 머리 쪽에서 매미소리, 바람소리, 사이렌소리 같은 것이 일시적으로 들리다가 사라지는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흔히 '귀울림'이라고 하는 이명(耳鳴)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통계를 보면, 지난 2018∼2022년 동안 이명으로 진료받은 환자 숫자는 매년 약 30만∼35만명에 이른다. 전문의들은 많은 이명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명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귀 질환 분야를 다루는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이명이란 특정한 질환이 아닌 귀 혹은 머릿속에서 들리는 어떤 소리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을 말한다. 대개 느끼는 '삐~' 하는 고음이나 '윙~' 하는 잡음소리인데, 외부로부터의 소리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증상이다. 특히, 고음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들었을 때 유쾌한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지속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한 불편감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 장시간 큰 소음 노출, 청각기관 손상 등 원인 다양 이명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내이 질환 △장시간 과도한 소음 노출 △중이염 등 청각기관의 손상으로 오는 것부터 고혈압·동맥경화·빈혈 등 청각기관 주위 구조물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럼에도 이명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이명은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청력의 변화에 따른 일종의 '잘못된 청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청력에 감소함에 따라 듣지 못하게 되는 소리가 생기고, 그 부분을 우리 뇌에서 가짜소리로 채워주면서 듣지 못하게 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명은 개인적으로 청력이 가장 많이 떨어진 주파수의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고음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음쪽 소리, 즉 '삐~' 하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저음 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소라에서 나는 소리와 같은 '웅~' 하는 저음의 소리가 느껴진다. 특징적으로 맥박이 뛰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경우를 '박동성 이명'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귀 주변 혹은 머릿속 혈관의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이명이 지속될 경우 심리적으로 예민해지면서 정서적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증가할 수 있고, 집중력 및 인지기능의 저하가 동반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면서 “어지럼과 난청, 이명이 같이 동반되는 메니에르병과 잦은 두통도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 불치병 아닌 '호전가능 증상'…자가진단 아닌 이비인후과 치료 우선 이명은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우선 청력 기본검사를 하고 환자가 느끼는 이명을 객관적인 수치로 정량화하는 '이명도 검사'가 가장 일반적인 검사다. 또한, 이명의 크기나 이명으로 인해 괴로운 정도를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문진표나 설문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심리적 불편감을 느끼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환자가 스스로 본인의 증상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다 보니 정확한 진단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명을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개선해야 할 요소들을 설명 듣는 상담치료인 '이명 재훈련치료'도 큰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뇌를 자극하는 치료나 다양한 약물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 이명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이명은 실제 귀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라 청력의 변화에 대해서 우리 뇌가 잘못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잘못된 청각 인지이기 때문에 이명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무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명 재훈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전문가들은 주변이 너무 고요하면 상대적으로 이명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음악, 라디오, 선풍기 소리 등 생활소음을 이용해서 이명을 상대적으로 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송 교수는 “증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송 교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이명은 '고칠 수 없는 질병'이 아닌 '좋아질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이라며 “최근에는 심한 난청과 이명으로 고통받다가 '인공와우 이식술'이라는 수술을 받은 후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 고통 받는 환자분들은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반드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 출간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가 '처음 만나는 정신과 의사'(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를 펴냈다. 이 책은 생애주기와 사회·환경적 상황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우울증의 원인과 형태,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백 교수가 진료실에서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마음 처방전도 주목해 볼 만하다. 백 교수는 “가정과 직장 내 인간관계, 우울증, 트라우마 등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하고 싶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두려워 정신과 문을 선뜻 두드리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출간했다"면서 “대부분 우울증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만, 우울은 뇌가 생활방식을 바꿔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라고 보내는 신호로,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좀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백 교수는 우울증과 트라우마 환자를 진료할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정신의학자이다. 중증 정신질환자와 가족, 사회적 재난 피해자, 천안함 생존 장병, 자살유가족을 만나 관련 연구와 정책을 개발했다. 국회자살예방포럼 자문위원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경정신의학 정책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톡톡! 3분 건강] 당뇨 채혈한다면 ‘손끝’은 피하세요

국내 당뇨환자가 약 600만명, 당뇨 전단계가 약 15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당뇨병이거나 당뇨 고위험군들은 가정에서 수시로 자가혈당측정기를 이용해 혈당을 측정하며 변화를 확인해보는 것이 혈당 관리의 기본이다. 이 때 채혈을 하기 위해 손가락 끝부분(그림의 빨간 동그라미 부분)을 채혈침으로 찌르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통증이 적고 찌른 자국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가락 끝부분의 채혈은 자칫 당뇨 관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고려수지침학회(회장 유태우)는 “수지침을 이용한 채혈 위치에 따른 당뇨조절 분석 결과, 찌르는 부위에 따라 당뇨가 악화될 수도 있고 당뇨 조절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7일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고려수지침요법은 손에 있는 14개의 기맥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14개 기맥 중에서 손끝마디와 손끝, 손톱부분이 '태성혈'이다. 자가혈당측정기를 이용해 혈당을 재기 위해 채혈을 할 때는 태성혈(손 끝 제외)에서 채혈하는 것이 좋다. 다른 곳을 찌르는 순간 맥박 상태에 나쁜 영향을 미쳐(음양맥상 부조화) 장·단기적으로 당뇨 조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고려수지침 및 서금요법의 창시자인 유태우 회장은 “채혈침으로 찌르는 순간 '음양맥상'에 편차가 생기면 혈당 조절에 나쁘다"면서 “태성혈의 손끝 부분이나 태성혈 이외의 부분에서 채혈하면 음양맥상의 편차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음양맥상이 흐트러지지 않고 정상적으로 조절되면 당뇨 조절도 더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채혈침의 선택 또한 중요하다. 유 회장은 “침의 끝이 중앙에 있는 '원암출혈침(서암출혈침)'을 사용하면 보다 정확한 채혈이 가능하다"면서 “시중에 나와 있는 채혈침은 침의 끝이 중앙에 위치하지 않고 비뚤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챗GPT 오픈AI와 콤비 이룰 ‘K-스타트업’ 10곳 어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국내 스타트업 10곳과 협업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K-스타트업 & 오픈AI 매칭데이 인 US' 행사를 갖고 오픈AI와 협업할 한국 스타트업 10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6월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의 국내 초청 공개간담회에서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유망 AI분야 스타트업을 오픈AI와 공동 육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220개의 신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발표평가를 통해 14개 스타트업 후보를 선발했다. 이들 14개 스타트업은 이번 행사에서 알트만 CEO를 비롯한 미국 오픈AI 본사 임원진에게 자신의 사업과 비전을 발표했다. 발표 후 오픈AI 임원진은 현장평가를 통해 총 3개사를 '잠재력상' 수상기업으로 선정했다. 여기에는 △AI 기반의 해운, 항만, 물류 분야 탄소배출량 회계플랫폼 '마리나체인' △쇼핑몰 이미지로부터 상품정보를 추출해 음성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와들' △AI 문맥 분석 기술로 입찰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이원트'가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중기부는 이들 3개사를 포함해 총 10개사를 2024년 오픈AI 글로벌 기업 협력 프로그램 참가 스타트업으로 최종 선정했다. 여기에는 잠재력상 수상 3개사 외에 △슬립테크기업 '에이슬립' △간호진단기록기업 '디케이메디인포' △스마트 리테일 솔루션기업 '넥스트페이먼츠' △에너지분석플랫폼기업 '나인와트' △챗GPT 한국어기능강화기업 '런코리안인코리안' △수학교육플랫폼 '튜링' △선적서류 자동화서비스기업 '위레이저' 등 7개사가 포함됐다. 최종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중기부로부터 사업화 자금(최대 2억원)을 지원받게 되며, 오픈AI로부터 오픈AI 서비스 이용을 위한 크레딧, 전문가 멘토링과 컨설팅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밖에 알트만 CEO는 이날 행사에 예정에 없이 방문해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의 GPT-5 출시계획, AI 기술의 미래, AI 칩 생산 등 다양한 질문에 답변하며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이번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며 “중기부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의 기술개발 역량 향상과 글로벌 진출확대를 위해 오픈AI와 같이 각 업계를 선도해나가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소아의료체계 붕괴, 탈출구 없나] 소청과 의사 소멸, 해결 안하는 건가 못하는 건가?

오늘도 인터넷 게시판에는 소아청소년과(소청과) 병·의원을 찾는 글이 올라온다. 진료 내용 문의가 아니라 진료하는 곳이 있는 지를 묻는 글의 내용을 읽다 보면 의료 접근성이 높다는 한국이 맞는 지 고개가 갸우뚱해질 때가 있다. 매년 배출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줄어든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하는 전공의는 더욱 더 줄어들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되려면 3년간의 수련을 거쳐야 하므로, 지원자가 줄어들수록 배출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더욱 줄어든다. 필수과목 전공의는 최근 10년간 610명이 줄어들었는데, 그 중 87.9%인 536명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이다. 정부는 해결책으로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해 '낙수 효과'를 통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공급 확대를 통해 전반적인 '대우를 낮추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현재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줄어드는 근본 원인에 대한 고찰도 없을 뿐더러, 공급을 늘리면 당연히 늘어난다는 발상은 전세계에서 저출산이 가장 우려되는 국가에서 가능한 것인지 눈을 의심케 한다. 수요공급의 법칙은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이후 가격의 결정을 설명하는 원칙으로서, 다른 조건이 일정한 경우 수요량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이 증가하면 다른 전공의가 늘어나는 만큼, 부족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늘어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우선 소송 리스크와 수가, 전공 지원자들의 소명의식이나 업무 로딩(부담) 등은 모든 과목들이 다르므로 전제 조건들이 전혀 일정하지 않다. 정부의 전공의 증원안은 의사들이 전공과를 수입을 근거로 정한다는 것을 전제한 것으로 의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노력도 없다. 더욱이 정부의 말대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증가하더라도 전문의로 배출되려면 앞으로 10년 후가 된다. 수요는 지금 부족한데 공급은 10년 후에 해주겠다는 것이 저출산을 우려하는 정부의 정책인지 의심스럽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소위 필수의료과에는 책임감이 크고 소명 의식과 해당 과목 자체에 애정이 큰 의사가 많다. 이들은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지원한 것이 아니므로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오히려 '낙수 효과'라는 말로 오늘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소명의식을 비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한다. 진찰과 술기(환자 몸에 행하는 의학적 행위)에 드는 수고에 비하여 턱없이 낮은 수가, 최소한의 존중도 없는 정부의 접근 방식, 생명을 다루는 필수과목 중에서도 사회적으로 가장 보호받아야 할 환아를 다루는 과정에서 무책임하게 기소와 사법절차가 이루어지는 데 대한 좌절감 등에 대해 현 정부가 지금까지 제시한 대책은 무엇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대학병원 및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아동병원 역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이탈하고 있어 주말·야간·휴일진료의 공백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책임감만으로는 유지하기 어려운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다. 1년 365일 24시간 환아의 곁을 지켜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는 것도 이제는 염치가 없다. 각 아동병원들마다 사정이 녹록치 않아 언제까지 주말·야간·휴일진료가 유지될 지 걱정이 되고 실제로 평일진료만으로 변경되는 사례가 늘고있다. 전문의와 전공의를 포함한 현재의 남아있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그리고 소아 진료를 포기한 전문의들이, 또한 미래의 예비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진료에 매진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정책이 시급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수원 이춘택병원 ‘보호자 없는 병실’ 환자 98% 만족

수원 이춘택병원(병원장 윤성환)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입원환자들로부터 전폭적인 만족도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이춘택병원에 따르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일명 '보호자 없는 병동') 운영 1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한달 동안 입원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 98%가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의 97%는 주변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 이용을 추천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추천 사유에 대해서는 '가족들에게 간병비 부담을 주지 않아 좋았다'가 가장 많았고, '상주 보호자가 없어 병실이 조용해 수술 후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어 회복이 빨랐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란 보호자나 간병인 상주 없이 병원의 전문 간호인력이 기본 간호를 포함한 전문 간호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입원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간병으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다. 이춘택병원은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5년부터 전 병동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간병비 연간 상승률이 9%를 넘어 최근 하루 간병비가 15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치료로 인한 입원 시 간병비로 인한 가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환자 부담을 덜어주는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이영미 간호팀장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 차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토대로 숙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환자들이 더 만족할 수 있도록 간호팀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동시에 의료 서비스 환경도 개선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질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유한양행, 28년만에 회장직 부활…글로벌 톱50 ‘정조준’

유한양행이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28년만에 회장직을 부활시켰다. 창립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26년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유한양행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15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열린 제10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지난 1996년 연만희 회장 퇴임과 2009년 정관에서 회장직이 삭제된 이후 처음 회장직이 부활됐다. 당초 회장직 신설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된다고 발표됐을 때 일부에서는 특정인을 위한 의도 의혹을 제기하는 등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특정인의 기업 사유화 의도라며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소유-경영 분리' 철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날 주총에는 유일한 박사의 손녀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도 이례적으로 참석했으며 '창업정신'을 강조하는 반대 주주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날 표결에서 투표에 참여한 주주의 95%가 회장·부회장직 신설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창업정신'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위 직위 신설이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많은 주주들이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1926년 창립된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1조8590억원을 기록, 올해 국내 전통 제약사로는 첫 매출 2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수년째 국내 매출 1위 제약사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역사에 비해 기업규모나 해외수출 등 글로벌 위상은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수출은 241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3%에 그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022년 매출 기준 글로벌 제약기업 중 9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GC녹십자(95위)에 근소하게 앞서며 국내 제약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유한양행은 창립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26년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오른다는 목표를 내걸고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비롯해 신약개발, 기술수출, 오픈이노베이션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회장·부회장직이 부활돼도 특정인의 기업 사유화나 소유-경영 분리의 창업주 창업정신이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역시 해외사업 확대 등을 위해 국내외 고위급 전문가 영입이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회장·부회장직을 신설해 두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 유일링 이사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유일한 박사의 이상과 정신이 회사의 경영과 지배구조가 나아가야 할 가이드라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대표직을 이어가게 됐다. 김열홍 R&D 총괄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됐고, 이정희 이사회 의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됐다. 조욱제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회장·부회장을 두더라도 임원의 일부로 직위만 다는 것이지 특권을 주는 것은 없다"며 “언젠가 미래를 위해서 회장·부회장 직제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 대표는 “2년 후 다가올 유한의 100년사 창조를 위해 올해 글로벌 혁신신약으로 당당하게 서게 될 렉라자를 필두로 유한양행의 비전인 '그레이트 유한, 글로벌 유한'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유한양행, 회장직 부활…“주주 압도적 찬성”

유한양행이 28년만에 회장직을 부활시켰다. 유한양행은 15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1996년 연만희 회장 퇴임 이후 28년만에 회장직을 부활시켰다. 그동안 유한양행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소유·경영 분리' 경영철학에 따라 평사원 출신의 전문경영인 중에서 사장을 선출해 왔으며 사장 임기도 연임을 포함해 6년으로 제한해 왔다. 이번 회장·부회장직 신설은 오는 2026년 글로벌 톱50 제약사 도약을 위한 직위 유연화에 대비하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것이 유한양행의 설명이다. 이번 회장·부회장 직위신설 안건은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투표에 참여한 주주의 95%가 찬성표를 던져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밖에 이날 주총에서 유한양행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 450원, 우선주 460원의 현금배당(총 321억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주총에서 인사말을 통해 “2년 후 다가올 유한의 100년사 창조를 위해 올해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당당하게 서게 될 렉라자를 필두로 유한양행의 비전인 '그레이트 유한, 글로벌 유한'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제약바이오, ‘2027년 글로벌 톱6’ 꿈은 이뤄진다

'2027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6대 강국'이라는 정부와 제약바이오업계의 목표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이고 지속된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K-제약바이오의 글로벌 톱6 진입'이 장밋빛이 아닌 실현가능한 목표라는 전문 분석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3년 보건산업 통계집'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산업 시장규모(의약품 매출액)은 230억달러(약 30조3000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210억달러(약 27조6000억원) 대비 8.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내년에 매출액 260억달러(약 34조2000억원)로 올해보다 12.8% 증가하고, 이어 오는 2026년 300억달러(약 39조5000억원)로 13.3%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같은 기간 해외 제약산업 시장 규모는 올해 1조4780억달러(약 1948조원)를 기록해 전년대비 6.2% 성장하고, 이어 내년 4.2%, 2026년 5.7% 커질 것으로 보건산업진흥원은 전망했다. 우리나라 제약시장 성장률이 글로벌시장 성장률보다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도 K-제약바이오의 성장세는 괄목할만하다. 2022년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 1위 미국은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4.8%씩 성장했고, 2위 중국은 2.5%, 3위 일본은 -1.6%씩 증가률을 보였다. 6위 프랑스는 5년간 연평균 -0.2%씩 마이너스로 부진했고, 7위 이탈리아와 9위 스페인은 각각 0.2%, 1.9%로 저성장에 그쳤다. 현재 해외시장 점유율 1.6%로 12위를 차지한 한국은 같은 기간에 연평균 3.5% 성장했다. 인도(8위, 6.9%)·러시아(11위, 6.6%)보다 낮지만, 프랑스·이탈리아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국내 의약품 생산액은 2021년 25조4900억원에서 2022년 28조9500억원으로 13.6% 성장했다.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8.2%보다 높다. 또한, 의약품 수출도 2021년 8조590억원에서 2022년 10조4430억원으로 29.6% 많아졌다. 이 역시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9.4%보다 훨씬 높은 성장세다. 엔데믹 이후 우리나라 제약산업 성장이 갈수록 가팔라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해 정부가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에서 제시한 '2027년 글로벌 바이오헬스 6대 강국'이라는 목표도 불가능하지만 않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지난해 정부의 종합계획은 오는 2027년 의약품 수출 160억달러(약 21조원)를 목표로 설정했다. 최근 수출 성장률을 적용하면 산술적으로 도달가능한 수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지난해 정부는 2027년까지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를 만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신약 '짐펜트라(램시마SC)'는 2025년 연매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목표로 하고 있고,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는 2026년,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2029년께 매출 1조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제시한 오는 2027년 연매출 3조원 이상 글로벌 50대 제약기업군에 국내 기업 3곳 배출 목표 가능성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22년 매출 3조원 돌파)에 이어 셀트리온(올해 매출 3조원 돌파 유력)과 유한양행(창립 100주년 맞는 2026년 세계 50대 제약사 등극 목표) 등이 가장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 문턱에 와 있다는 분위기에서 신약개발 연구개발(R&D) 지원 등 정부 정책만 뒷받침된다면 'K-제약바이오의 글로벌 6대 강국' 꿈이 실현될 가능성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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